<?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하놀의 서재 (하놀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독서를 통한 자기계발과 성장을 도모합니다.https://blog.naver.com/hagonolza84</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11 Aug 2026 09:51:15 +0900</lastBuildDate><image><title>하놀</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157691244370253.png</url><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하놀</description></image><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 최영원 지음 (스노우폭스북스 출판사) -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1408</link><pubDate>Sun, 09 Aug 2026 20: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14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328&TPaperId=174414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2/62/coveroff/k56213032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328&TPaperId=174414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a><br/>최영원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우리는 국어와 영어, 수학과 과학을 배우며 어른이 되지만,정작 평생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돈’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 적이 거의 없다.첫 월급을 받았을 때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투자는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돈을 어떻게 지키고 불려야 하는지 누구도 체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그렇게 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시작한 뒤에야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테크를 공부한다.<br>『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은 이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재테크 책과는 방향이 달랐다.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노자,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니체, 쇼펜하우어 등 고전 철학자의 사상을 돈과 소비, 투자, 노동, 욕망의 문제에 연결하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보다 먼저 ‘왜 돈을 원하는가’를 묻는다.<br>저자는 돈을 공부할수록 결국 돈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같은 돈을 가져도 어떤 사람은 자유를 얻고, 어떤 사람은 더 큰 불안을 얻는다.소득이 늘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돈 자체보다 비교와 욕망, 삶의 기준에 있을 수 있다.돈은 우리의 불안을 완전히 없애주는 도구가 아니다.오히려 자신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는 돈이 많아질수록 지켜야 할 것과 비교할 대상, 원하는 것까지 함께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부를 만들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은 ‘얼마를 가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나에게 충분함은 어디까지인가’를 정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br>아리스토텔레스는 부를 행복 그 자체가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았다.스토아 철학자들 역시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더 중요한 부로 여겼다.노자의 이야기도 같은 지점에 닿는다. 화려한 색과 소리, 맛과 귀한 물건처럼 강한 외부 자극에 계속 끌리다 보면 인간은 자신의 중심을 잃기 쉽다고 경고한다.이 말은 소비 자극이 넘쳐나는 지금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SNS를 켜면 새 옷과 자동차, 여행, 명품, 투자 수익이 끊임없이 등장한다.과거의 욜로 문화 역시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했지만,소비가 자존감을 대신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만족은 오래가지 않는다.소비가 나쁜 것이 아니라 소비가 나를 설명하기 시작할 때 문제가 생긴다.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냐보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가 중요해지면,돈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한 무대 장치가 된다.<br>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보여준 단순한 삶도 그래서 인상적이다.적게 소유한다는 것은 무조건 아끼고 궁핍하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면서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다.저소비의 본질은 돈을 안 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든 욕망에서 빠져나오는 데 있다.물건을 줄이는 일이 결국 자신의 기준을 되찾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br>이 책은 인정 욕구와 소비의 관계도 깊이 들여다본다.아들러가 말한 열등감과 허구적 목적처럼 우리는 ‘이 정도가 되면 괜찮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가상의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명품, 집, 투자 수익 같은 요소들이 어느 순간 자신을 증명하는 표식이 된다.<br>특히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연봉과 자산, 몸매와 성취가 매일 전시된다.우리는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자신의 평범한 현실을 비교하면서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비교의 가장 큰 문제는 기분이 나빠지는 데 있지 않다. 타인의 속도를 내 인생의 시간표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누군가 집을 샀다고 조급하게 투자하고, 누군가 성공했다고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시작한다면 삶의 방향타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셈이다.이 과정에서 작은 소비 습관도 무시할 수 없다.제임스 클리어가 설명하듯 반복되는 행동은 어느 순간 자동화된다.스트레스를 받을 때 쇼핑 앱을 켜고, 지칠 때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불안을 달래기 위해 충동적인 투자에 손을 대는 행동도 반복되면 하나의 습관이 된다. 부를 만드는 것과 부를 잃는 것 모두 거대한 선택 한 번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통장을 관리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감정과 습관을 관리하는 일이기도 하다.<br>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현실적인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근로소득만으로 살아가기보다 일정한 종잣돈을 만들고 주식, 채권, ETF,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돈이 다시 돈을 만드는 구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핵심은 수익률보다 자기 통제다.소득이 늘 때 소비까지 함께 늘어나면 자산은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br>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오래 남았던 문장은 버나드 쇼의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너무 아깝다”는 말이었다. 젊음은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 아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자본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돈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살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가장 귀한 자본인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는 데 너무 쉽게 써버린다. 몇 년 뒤 기억조차 나지 않을 유행과 소비에 젊음을 사용하면서 정작 자신을 성장시키는 독서와 경험, 기술과 건강에는 인색해질 때도 있다.그래서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은 무조건 아끼라는 뜻이라기보다 지금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돌아보라는 말로 느껴졌다. 소비의 흔적은 사라질 수 있지만 읽은 책과 배운 기술, 쌓아온 경험과 건강한 습관은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돈의 복리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삶의 복리’인지도 모른다.<br>칸트의 철학도 돈을 바라보는 기준을 한 단계 더 넓혀준다.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사용하느냐는 것이다.<br>결국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이 말하는 부는 통장 잔액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시간, 건강, 지식, 관계, 경험, 선택의 자유까지 삶 전체를 자산의 관점에서 바라본다.책 후반부에서 시간 관리와 복리, 독서 습관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매일 읽는 몇 페이지, 조금씩 쌓는 투자금, 꾸준히 관리하는 건강처럼 눈앞에서는 별것 없어 보이는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의 격차를 만든다.<br>결국 진짜 부자는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남의 욕망을 좇는 데 인생을 소비하지 않고, 오늘의 작은 선택을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투자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이 책이 말하는 ‘부의 철학’은 결국 그런 삶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라고 느꼈다.<br>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다. 하지만 그 돈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묻는 책은 상대적으로 드물다.그래서 이 책은 ‘얼마를 벌고 싶은가’보다 조금 다른 질문이 남는다.나는 지금 가장 귀한 자본인 돈과 시간, 그리고 젊음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br>ㅡ'스노우폭스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2/62/cover150/k56213032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42628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10권 독서법‘, 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마인드빌딩 출판사) - [10권 독서법 - 책을 읽고도 제자리인 사람들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9463</link><pubDate>Sat, 08 Aug 2026 18: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94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017&TPaperId=174394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39/18/coveroff/k0421300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017&TPaperId=174394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10권 독서법 - 책을 읽고도 제자리인 사람들에게</a><br/>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원선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읽고 싶은 책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을 시간은 점점 부족해진다.서점이나 SNS에서 괜찮아 보이는 책을 발견하면 일단 사두지만,어느 순간 책장에는 ‘언젠가 읽어야 할 책’만 늘어간다.한편으로는 한 달에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하고, 완독한 책을 쌓아가는 일이 독서의 성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그런데 『10권 독서법』을 읽다 보면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나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라 ‘읽은 책이 실제로 내 삶에서 무엇을 바꾸었는가?’라는 질문이다.저자 하토야마 레히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빠르게 읽는 속독도, 많은 책을 읽는 다독도 아니다.책에서 얻은 지식을 지금 자신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저자는 20대와 30대가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 싸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40대의 관리자 역시 마찬가지다.새로운 일을 맡고 경험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와 낯선 업계의 노하우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이 평생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하지만 책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이 수십 년 동안 쌓은 경험과 실패를 몇 시간 안에 만날 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겪지 못한 삶을 빌려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단 10권’이다.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과 일본 학생들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다.저자는 두 집단의 차이가 ‘독서량’보다 ‘책 사용법’에 있다고 말한다.책을 외워야 할 지식, 즉 입력의 수단으로 읽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전처럼 읽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도 결국 ‘알고 있다’를 ‘할 수 있다’로 바꾸는 일이다.아무리 좋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에 머무른다. 책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책 한 권을 끝냈다는 사실만 남을 뿐이다. 결국 독서의 진짜 결과는 완독 표시가 아니라 그 뒤에 달라진 행동에서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그래서 저자는 책을 읽는 시간만큼 ‘고찰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지금 내 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어느 부분이 도움이 될까?’이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이런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서와는 다르다.책을 하나의 정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꺼내기 위한 질문지로 사용하는 것이다.결국 좋은 독서는 지식을 많이 저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든다.저자가 눈앞에 두는 책을 10권으로 제한하는 이유도 흥미롭다.책이 너무 많으면 정말 필요한 책이 다른 책 사이에 묻히고 관심도 분산된다.그래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책, 실제로 실천해 보고 싶은 책, 미래의 자신에게 도움이 될 책을 골라 10권만 가까이에 둔다. 이 10권은 단순한 독서 목록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업무 리스트 역할까지 한다.어떤 책을 지금 곁에 두고 있는지는 내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작은 지도와도 같다. 결국 책을 고르는 일은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10권은 계속 바뀐다.저자는 한 달에 한 번 목록을 다시 살펴보고 현재의 과제와 맞지 않는 책은 정리한다.필요하면 버렸던 책도 다시 산다.실제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한 번 처분했다가 산리오의 라이선스 사업이 성공하던 시기에 다시 구입했다.사업이 잘되고 있었기에 오히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같은 책도 내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책처럼 읽힐 수 있다.책이 바뀐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문장이 어느 날 갑자기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도결국 내가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책을 고르는 기준도 실용적이다.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먼저 살펴보고,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자신이 주목하는 사람이 읽는 책이나 신뢰할 만한 추천 목록을 참고한다.중요한 것은 유명한 책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문제와 연결되는 책을 찾는 것이다.다음 주에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언젠가 도움이 될 교양서가 아니라 당장의 발표를 개선할 수 있는 책이다.경제경영서나 실용서를 스마트폰 사용설명서처럼 생각하라는 조언도 인상적이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 없이 필요할 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저자는 완독 여부조차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제를 해결할 답에 빠르게 도달해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다.300페이지를 끝까지 읽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보다 단 한 페이지에서 필요한 답을 발견해 행동 하나를 바꾸는 편이 훨씬 의미 있는 독서일 수 있다.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만족보다 책에서 무엇을 가져와 현실에 옮겼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산리오에서 해외 CSR을 고민하던 당시 마이클 포터의 ‘공통 가치 창조(CSV)’개념을 실제 업무에 활용한 저자의 경험도 이 독서법을 쉽게 이해하게 해준다.책에서 얻은 개념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비즈니스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좋은 책은 반드시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대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향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한다.결국 독서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이유는 책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책을 통해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질문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또 하나 기억하고 싶은 것은 이해가 잘되지 않을 때 ‘콘텍스트가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다. 우리는 어려운 내용을 만나면 쉽게 자신의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배경과 앞뒤 맥락을 알게 되는 순간 복잡했던 내용이 쉽게 이해되는 경우도 많다.이해한다는 것은 정보를 하나 더 외우는 일이 아니라 정보와 정보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는 일이다.그래서 독서는 문장을 수집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10권 독서법』을 읽고 나면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라는 독서의 강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저자가 말하는 ‘책을 10권밖에 읽지 않는다’는 것은 적게 읽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10권의 책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바꾸라는 의미다.책의 숫자를 늘리는 독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독서.100권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보다 단 10권을 읽고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편이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결국 독서가 남겨야 하는 것은 읽은 책의 숫자가 아니라 책을 만나기 전과 조금은 달라진 나 자신일 것이다.『10권 독서법』은 책을 많이 읽는 방법보다 책을 현실에서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ㅡ'마인드빌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39/18/cover150/k0421300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391823</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ComfyUI 독학노트‘ (성안당 출판사) - [이미지부터 영상·3D까지 디자이너의 AI 창작 워크플로우를 완성하는 ComfyUI 실전 가이드 : ComfyUI 독학노트 - 이미지 생성: FLUX.1 Krea·FLUX 등 최신 모델 워크플로우 / 영상·3D 제작: Wan2.2, Hunyuan3D와 Mesh 6 / 품질 결정: LoRA, ControlNet, Inpaint, Redux, 업스케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4934</link><pubDate>Thu, 06 Aug 2026 00: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49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507984&TPaperId=174349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40/coveroff/89315079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507984&TPaperId=174349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미지부터 영상·3D까지 디자이너의 AI 창작 워크플로우를 완성하는 ComfyUI 실전 가이드 : ComfyUI 독학노트 - 이미지 생성: FLUX.1 Krea·FLUX 등 최신 모델 워크플로우 / 영상·3D 제작: Wan2.2, Hunyuan3D와 Mesh 6 / 품질 결정: LoRA, ControlNet, Inpaint, Redux, 업스케일</a><br/>김한호 외 지음 / 성안당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일 자체는 이제 그리 어렵지 않다.몇 줄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현실적인 인물 사진부터 일러스트, 제품 광고 이미지까지 짧은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다.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같은 인물이나 제품을 여러 장면에서 어떻게 일관되게 유지할지,&nbsp;완성된 이미지를 영상이나 3D 작업으로 어떻게 확장할지를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ComfyUI 독학노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단순한 AI 이미지 생성과 실제 창작에 활용할 수 있는 AI 워크플로우의 차이를 보여주는 책이다.<br>ComfyUI는 이미지 생성 과정을 여러 개의 노드로 나누어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도구다.모델을 불러오고, 텍스트를 해석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거나 해상도를 높이는 과정이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펼쳐진다.버튼 하나를 누른 뒤 결과만 기다리는 방식과 달리, 각 단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다.<br>생성형 AI 시대에 중요한 능력은 우연히 좋은 결과물을 한 번 얻는 것이 아니다.원하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떤 요소를 조정했는지 이해하고, 같은 품질과 방향을 다시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우연히 얻은 이미지 한 장은 한 번의 성과로 끝날 수 있지만, 잘 설계한 워크플로우는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수정하고 확장하며 사용할 수 있는 창작 자산이 된다.<br>이 책은 ComfyUI 설치와 화면 구성, 노드의 의미, 연결선과 데이터 흐름, 노드 추가·복사·정리 방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워크플로우를 JSON 파일이나 이미지에 저장하고 다시 불러오는 방법, Nodes Manager로 커스텀 노드를 설치하고 누락된 노드를 확인하는 과정도 다룬다.처음에는 복잡한 노드들이 얽힌 화면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각각의 노드가 하나의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이미지 제작 과정이 오히려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br>이후에는 Stable Diffusion의 작동 구조와 체크포인트, CLIP, VAE, KSampler 등의 역할을 설명하며 본격적인 이미지 생성 단계로 넘어간다.같은 프롬프트라도 샘플러에 따라 이미지의 안정성, 디테일, 질감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을 실제 결과로 비교해 보여준다.단순히 권장 설정값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설정 하나가 결과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구성한 점이 좋다.<br>프롬프트 작성법도 실용적이다.단어를 길게 나열하기보다 인물, 행동, 배경, 조명과 카메라의 관계를 하나의 문장으로 설계하도록 안내한다.부드러운 빛, 자연광, 스튜디오 조명, 강한 직사광 같은 표현이 이미지의 감정과 완성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고,&nbsp;중요한 정보는 문장의 앞부분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반영되게 하는 방법도 알려준다.<br>좋은 프롬프트는 화려한 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증명이 아니다.화면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인물과 배경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보는 사람의 시선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를 정리한 작은 연출안에 가깝다.결국 프롬프트를 잘 쓴다는 것은 AI에게 명령을 잘 내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br>FLUX 활용 부분에서는 컴퓨터 사양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현실적인 기준도 제시한다.FP16, FP8, Q8, Q4, Q2 등 모델의 압축 정도에 따라 필요한 VRAM과 이미지 품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한다.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없더라도 자신의 작업 환경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면 충분히 작업할 수 있으며,무조건 가장 무거운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br>도구를 제대로 활용한다는 것은 항상 최고의 사양을 갖추는 일이 아니다.자신이 가진 환경의 한계를 이해하고, 작업 목적에 필요한 품질과 속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한 실무 능력이다.좋은 작업은 비싼 장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설계할 때 만들어진다.LoRA를 활용해 특정 스타일을 적용하거나 동일한 캐릭터를 정면·측면·후면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유용하다.멋진 캐릭터 한 장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게임·웹툰·애니메이션·브랜드 마스코트처럼 여러 장면에서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디자인 시트로 발전시킨다.<br><br><br>캐릭터 AI 작업에서는 한 장의 화려함보다 여러 이미지에서 같은 인물로 인식되는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br>이미지 편집 기능도 풍부하다.인페인트로 제품과 배경은 유지하면서 꽃이나 소품만 교체하고, 아웃페인트로 기존 화면 바깥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Canny ControlNet으로 윤곽과 구도를 유지한 채 스타일을 바꾸고, Depth를 활용해 공간감과 원근을 보존하는 방법도 다룬다.Redux로 레퍼런스 이미지의 스타일을 참고하거나, 업스케일과 리터칭을 통해 의류 소재, 인물 피부, 머리카락과 제품 표면의 디테일을 살리는 과정도 이어진다.<br>이러한 기능들은 실제 디자인 업무와 직접 연결된다.제품 병의 형태와 라벨은 유지하면서 배경만 자연광이 비치는 주방이나 석재 공간으로 바꾸고,&nbsp;유리병에 빛의 굴절과 물방울을 더해 광고 이미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모델 사진과 제품 사진을 결합해 인물이 제품을 들고 있는 홍보 포스터를 만들거나,&nbsp;서로 다른 이미지 여러 장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장면으로 합성하는 것도 가능하다.<br>상업용 AI 이미지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만이 아니다.제품의 형태와 비율, 라벨과 브랜드 정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바꾸는 통제력이 더욱 중요하다.창의성은 모든 것을 새로 만드는 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과감하게 바꿔도 되는 것을 구분하는 판단에서도 나온다.<br>책의 후반부는 ComfyUI의 활용 범위를 영상과 3D까지 확장한다.Wan2.2를 활용해 텍스트로 영상을 만드는 T2V, 한 장의 이미지에 움직임을 더하는 I2V, 첫 프레임과 마지막 프레임을 연결하는 FLF2V를 설명한다.앞 영상의 마지막 프레임을 다음 영상의 시작점으로 활용해 여러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고, 프레임 보간으로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도 배운다.숲속 여성에게 새가 날아오는 장면을 연결하거나, 운동·업무·공연 관람 장면을 이어 헤드폰 광고 영상을 완성하는 실습은 한 장의 이미지가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br>유튜브 광고 스토리보드, SNS 화장품 포스터, 쇼츠 영상, 게임 장비·스킬·포션 아이콘 제작처럼 실제 콘텐츠 작업에 가까운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또한 Qwen-Image와 편집 모델, FLUX.2 Klein, Krea, Kontext 등 비교적 새로운 모델을 활용하는 워크플로우도 소개한다.배경 제거 후 게임 그래픽에 적용하는 방법과 Hunyuan3D, Meshy를 활용해 이미지 한 장을 3D 모델로 변환하는 과정까지 담아 이미지·영상·게임·3D를 하나의 창작 흐름으로 연결한다.<br>생성형 AI의 실질적인 가치는 한 장의 멋진 이미지를 빠르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이미지를 수정하고, 다른 이미지와 합성하고, 영상의 첫 장면으로 확장하고,&nbsp;다시 3D 모델과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는 단순한 생성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제작 환경이 된다.결과물 하나에 만족하기보다 다음 단계로 어떻게 이어갈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AI를 더 오래, 더 깊게 활용할 수 있다.『ComfyUI 독학노트』는 가볍게 결과만 얻고 싶은 사람에게는 두껍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노드와 모델, 샘플러, VRAM, 커스텀 노드와 워크플로우의 개념을 직접 실행하며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책은 특정 버튼의 위치만 알려주는 사용 설명서보다 오래 활용할 수 있다.<br>AI가 디자이너를 대신한다는 말은 창작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AI는 수많은 가능성을 빠르게 보여줄 수 있지만, 무엇이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는지,어떤 결과를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서로 다른 결과를 어떻게 하나의 메시지로 연결할지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앞으로 디자이너의 역할은 이미지를 직접 그리는 사람에만 머물지 않고,&nbsp;가능성을 탐색하고 기준을 세우며 결과에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는 창작 디렉터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이 책은 생성 버튼을 잘 누르는 방법보다 창작 과정 전체를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이미지 생성에서 시작해 수정, 합성, 업스케일, 영상 연결과 3D 변환까지 자신만의 워크플로우를 구축하고 싶은 디자이너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다.<br>ㅡ'성안당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40/cover150/89315079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9404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고이시 유카 지음 (서교책방) - [[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2856</link><pubDate>Tue, 04 Aug 2026 22: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28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801&TPaperId=174328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52/coveroff/k87213080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801&TPaperId=174328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a><br/>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책의 판권에는 저자와 번역가, 편집자, 디자이너 등 책을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러나 한 권의 완성도에 깊이 관여하면서도 독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출판사의 숨은 공로자인 교열자다.<br>『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신쵸샤 교열부 문예팀에서 10년째 일하는 쿠쥬 코코로를 중심으로 교열자들의 세계를 그린 직업 만화다. 교열이라고 하면 흔히 오탈자나 맞춤법을 고치는 일을 떠올리지만, 작품 속 교열자들이 확인하는 범위는 훨씬 넓다.<br>소설의 배경이 2020년으로 추정되면 당시의 달 모양이 실제와 맞는지 살피고, 앞에서는 ‘뺀질뺀질한 소년’이라고 한 인물을 몇 페이지 뒤에서 ‘소심해 보이는 소년’이라고 표현하면 성격 묘사가 모순되지 않는지 확인한다. 서로 다른 장면에 흩어진 문장을 비교해 인물의 나이와 학년을 추론하고, 등장인물의 특징과 관계, 버릇, 작품 전체의 연표까지 따로 정리한다.<br>명백한 오류를 고치는 빨간 표시와 달리, 저자의 의도를 물어보기 위해 연필로 의문점을 적는 것을 ‘연필을 넣는다’고 한다. 교열은 문장을 마음대로 고치는 일이 아니라 저자의 표현을 존중하면서 더 정확한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작업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br>“푹 빠져 읽으면 안 돼. 단어 그 자체와 마주해야지.”<br>독자는 이야기에 몰입하지만 교열자는 한 걸음 떨어져 문장과 단어를 바라봐야 한다. 사람의 눈은 익숙한 문장을 자동으로 보정해 읽기 때문에 틀린 글자도 쉽게 지나친다. 그렇다고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까지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br>“좋은 교열은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 그렇기에 작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싸울 것.”<br>작품에 빠져 오류를 놓치지 않는 객관성과, 작품을 사랑하기 때문에 더 좋은 책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애정. 좋은 교열에는 이 두 가지가 함께 필요했다.<br>교열자는 사실 확인, 이야기의 모순, 표기 통일 등 수많은 요소를 살펴야 한다. 하나의 단어가 책 안에서 여러 방식으로 쓰이는 ‘표기 흔들림’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사전을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품 속 야히코 씨는 교열 업무가 존재하는 이유를 “독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따라서 사실과 이야기의 오류를 먼저 확인하고, 상대적으로 사소한 표기 통일에는 우선순위를 낮춰야 한다.<br>사전에 없는 표현이라고 곧바로 틀렸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언어에는 시대와 작가의 개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열자는 사전을 통해 단어의 유래와 오래된 쓰임을 살피지만, 사전의 답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교열의 ‘교’는 비교하고 대조해 바로잡는 것이며, ‘열’은 살펴보고 검토한다는 뜻이다. 잘못을 찾는 것뿐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비교하는 과정까지가 교열인 것이다.<br>“잘 안다고 생각하는 게 방심하기 쉬워요.”<br>“아예 모르면 단어가 주는 위화감을 못 느껴서 지나쳐 버리잖아요.”<br>“의문의 전제 조건은 지식인 것 같아요.”<br>“과신하지 말고 의심해 보는 자세가 중요해.”<br>이 대화는 교열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아무것도 모르면 무엇이 이상한지조차 알 수 없지만, 안다고 확신하는 순간 확인을 멈추게 된다. 지식은 의문을 갖게 하는 출발점이지만, 진짜 전문성은 자신의 지식이 틀릴 가능성까지 열어 두는 데서 완성된다. 익숙한 일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하고 살피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br>“다른 사람의 실수를 발견했을 땐,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여기려 하고 있어.”<br>이 문장도 오래 남았다. 우리는 남의 실수는 쉽게 지적하면서 자신의 실수에는 이유를 붙이곤 한다. 하지만 나 역시 언제든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대에게 함부로 말하기 어려워진다. 지적의 목적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br>교열을 마쳐 인쇄 공정으로 넘기는 것을 ‘교료’라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오류가 발견될 수 있다. 책이 인쇄 단계에 들어간 뒤 한 페이지를 수정하려면 그 페이지가 포함된 16페이지 단위의 ‘접지’ 전체를 다시 인쇄해야 한다. 글자 하나의 실수가 제작비와 일정에 영향을 주는 만큼 교열자는 마지막까지 책임을 짊어진다. 그렇다고 실수에만 붙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br>“중요한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무슨 일이든 평정심이 중요한 법이야.”<br>책을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완벽할 수 없다는 현실 사이에서, 교열자는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다음 문장을 바라본다.<br>시마 씨는 책을 정보와 이야기뿐 아니라 무게, 종이의 촉감, 페이지 넘기는 소리와 냄새까지 포함한 하나의 ‘물건’이라고 말한다.<br>“누군가의 손에 건네질 그 물건에 뜯어진 신발이나 덜 조여진 나사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br>이 말에는 독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온전한 책을 건네고 싶은 교열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교열은 단순히 틀린 글자를 찾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이 보지 못할 독자를 생각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일이다.<br>“십 년 후, 이십 년 후에도 책은 사라지지 않아. 책은 사람이 엮는 거니까.”<br>그리고 작품은 마지막에 말한다.<br>“문장은 사람이니까.”<br>문장 뒤에는 그것을 쓴 사람이 있고, 그 문장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다. 교열은 글자를 고치는 일이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뜻이 어긋나지 않도록 돕는 일이다.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우리가 당연하게 읽었던 책 한 권이 얼마나 많은 질문과 확인, 책임과 애정을 거쳐 완성되는지를 보여 준다. 이제 판권을 펼치면 그곳에 적힌 이름뿐 아니라,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문장과 마주한 숨은 사람들까지 떠올리게 될 것 같다.<br>ㅡ‘요조앤 @yozo_anne 서평단‘을 통해,'서교책방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52/cover150/k87213080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95247</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인간이 유리하다‘, 김용섭 지음 (퍼블리온 출판사) - [인간이 유리하다 - AI 시대, 인간에게만 허락된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9403</link><pubDate>Mon, 03 Aug 2026 03: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94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52130315&TPaperId=174294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6/coveroff/k2521303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52130315&TPaperId=174294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간이 유리하다 - AI 시대, 인간에게만 허락된 것</a><br/>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요즘은 AI가 만든 글과 이미지, 영상을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난다.몇 시간 걸리던 일을 순식간에 끝내는 모습을 보면 편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다.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능력이 앞으로도 가치가 있을지, 새 기술을 열심히 배우는 것만으로 충분할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br>『인간이 유리하다』는 이런 막연한 불안에 희망적인 말만 건네지 않는다.AI가 인간을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도, 도구 몇 개만 잘 다루면 미래를 앞서갈 수 있다는 낙관도 경계한다.이 책이 말하려는 것은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다.“AI 시대의 가장 비싼 실수는 늦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뒤처질까 봐 서둘러 자격증을 따고 강의를 듣는다.그러나 빨리 시작하는 것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은 다르다.현재 특별한 능력처럼 보이는 프롬프트 작성법이나 AI 활용 기술도 머지않아 누구나 사용하는 기본 기능이 될 수 있다.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할 줄 아느냐가 아니다.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결과를 선택하며 그것을 어디에 사용할지 판단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인간은 AI와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다른 인간과 경쟁한다.AI는 적이라기보다 강력한 도구다. 다만 그 도구가 사람을 자동으로 유능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능력을 크게 확장해주지만, 방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럴듯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데 그칠 수 있다.<br>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공식은 ‘인공지능×인간지능’이다.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라는 점이 중요하다.AI를 능숙하게 다뤄도 비판적 사고와 판단력, 창의성이 부족하면 결과의 수준도 낮아진다.반대로 인간적인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AI를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면 변화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펼치기 어렵다.앞으로는 AI 활용 능력과 휴먼 스킬을 함께 키워야 한다.여기서 말하는 휴먼 스킬은 의사소통, 비판적 사고, 창의성, 리더십, 적응력, 감성지능과 같은 능력이다.AI도 논리적인 문장을 만들고 사람의 감정을 분석할 수 있다.하지만 말하지 않은 마음을 읽고, 관계와 상황에 맞게 소통하며, 타인의 고통 곁에 함께 머무는 일까지 완전히 대신하지는 못한다.AI가 빠르게 답을 내놓더라도 그 답의 전제가 옳은지, 단기적인 효율이 장기적인 문제를 만들지는 않는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br>샘 올트먼이 중요하게 보았다는 채용 기준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첫째는 문제를 해결해 실제 성과를 내는 사람,둘째는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셋째는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다.각각 실행력, 관계지능, 학습지능으로 볼 수 있다.지금 시대의 ‘똑똑함’은 명문대를 나왔거나 시험을 잘 본다는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새로운 것을 빠르게 흡수하고, 기존의 답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내며,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많이 아는 것보다 계속 배울 수 있는 사람, 정답을 외우는 사람보다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더 높은 가치를 갖게 된다.성과를 끝까지 완성하는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은 시작한 순간이 아니라 마침표를 찍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벌이는 사람은 많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처음에는 거창하게 출발했지만 마무리에서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흔하다.그래서 조직은 자신의 능력을 말로 포장하는 사람보다 결과로 증명하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일을 완수하는 데에는 책임감과 끈기, 판단력과 결단력이 모두 필요하다.이런 역량은 학력이나 자격증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실제로 함께 일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지를 봐야 알 수 있다.<br>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창의력과 판단력, 공감력이 실패와 경험에서 자란다는 이야기다.판단력은 교과서만 읽는다고 생기지 않는다. 직접 선택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며, 실패를 다음 판단의 재료로 바꾸는 과정에서 단단해진다.AI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배울 수 있지만, 실패한 뒤 후회하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은 하지 못한다.타인의 눈물을 보며 마음이 흔들리는 일도,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두려움도 알지 못한다.어쩌면 AI 시대에 가장 강한 인간은 정답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경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며,실패를 통해 깊어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경쟁력은 지식의 양뿐 아니라 경험과 관계의 밀도에서 만들어진다.<br>AI는 조직과 일자리의 구조도 바꾸고 있다.자료 조사와 문서 정리, 초안 작성처럼 과거 신입이 맡았던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신입을 뽑아 키우는 방식’도 흔들리고 있다.기업이 당장의 효율만 생각해 신입을 줄인다면, 미래의 숙련자와 관리자를 키울 기회까지 사라질 수 있다.조직은 단순히 사람을 줄이는 데서 멈추지 말고,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반대로 개인에게는 더 큰 기회가 열릴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기획, 디자인, 마케팅, 고객 응대처럼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던 업무를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솔로프러너’는 자신의 시간만 판매하는 프리랜서를 넘어, 혼자서도 하나의 사업 구조와 시스템을 운영하는 1인 기업가다. AI는 전문성과 방향을 가진 개인의 힘을 크게 확장해준다.그러나 모든 인간이 자동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책이 제시하는 미래의 순서는 냉정하다.휴먼 스킬을 충분히 가진 유능한 인간 〉 AI 〉 휴먼 스킬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간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AI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질문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익숙한 방식만 반복한다면 AI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인간의 유리함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특권이 아니라 계속 배우고 훈련하며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능력이다.<br>이 책을 읽은 뒤에는 “AI가 내 일을 빼앗을까?”라는 질문보다 “나는 AI와 함께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이 남는다.AI가 잘하는 반복 작업과 정보 정리는 적극적으로 맡기되,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질문과 판단, 공감과 책임의 능력은 더욱 깊게 키워야 한다.인간이 AI보다 유리한 이유는 더 빠르고 정확해서가 아니다.질문하고, 의심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며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계속 배우는 힘, 사람들과 협력하는 힘, 시작한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힘이 더해질 때 인간의 경쟁력은 분명해진다.AI 시대에도 인간은 유리하다. 다만 그 유리함을 실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은 결국 각자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br>ㅡ'퍼블리온 출판사 @publion_book'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6/cover150/k2521303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30678</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 린지 스톤브리지 저/손성화 역 지음 - [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5495</link><pubDate>Fri, 31 Jul 2026 22: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54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0298&TPaperId=174254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4/75/coveroff/k46213029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0298&TPaperId=174254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a><br/>린지 스톤브리지 지음, 손성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현재처럼 한국 사회가 정치적 갈등과 불신, 거짓과 진실의 충돌 속에서 혼란을 겪는 시기에『한나 아렌트: 사유하는 인간』을 만난 것은 내게 큰 행운인 것 같다.나라의 상황을 바라보며 불안과 분노를 느끼고, 개인 한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라 무력해질 때가 많았다.아무리 말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 듯했고,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그러나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고를 따라가면서 혼란스러운 시대를 견디는 데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이나 누군가가 대신 내려주는 정답이 아니라, 끝까지 현실을 바라보고 스스로 생각하겠다는 결심이라는 사실을 배웠다.린지 스톤브리지의 『한나 아렌트: 사유하는 인간』은 아렌트의 철학 개념을 단순히 정리한 입문서가 아니다.나치 전체주의와 전쟁, 망명과 무국적, 사랑과 배신, 논쟁과 고독을 통과한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사유하는 사람으로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지적 전기다. 아렌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시작해 파리의 난민 공동체와 프랑스 귀르스수용소, 몽토방을 거쳐 뉴욕에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철학이 현실과 떨어진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삶의 절박한 경험에서 태어났음을 알게 된다.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문장은 “놀이터에 혼자 있는 이에게는 아무리 잔인하고 억압적이더라도 포퓰리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놀이에 가담하는 것이 완전한 고립보다 낫다”는 말이었다. 이 문장은 사람들이 왜 때로는 자신을 억압하는 집단이나 권위주의적 정치에까지 끌려가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인간은 단순히 옳고 그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원하고, 자신이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사회에서 고립되고 정치적으로 무력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잔인한 집단조차 자신을 받아주는 공동체처럼 보일 수 있다.전체주의는 바로 이 고립과 외로움을 이용한다. 사람들의 불안과 좌절, 정치에 대한 환멸과 막연한 분노를 특정한 적에게 집중시키고, 복잡한 현실을 짧고 강한 구호로 바꾼다. 서로 다른 의견은 배신이나 적대행위로 취급되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말하고 판단하는 정치 대신 하나의 목소리와 하나의 진실만이 요구된다. 그렇게 시민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존재에서 집단의 언어를 되풀이하는 군중으로 변한다.아렌트의 경고를 읽으며 전체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독재자가 나타나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사람들이 서로 고립되고, 현실을 함께 판단할 공적 공간을 잃고, 자신의 생각보다 집단이 제공하는 확신에 기대기 시작할 때 이미 그 토대가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것은 선거와 제도만을 유지하는 일이 아니다.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실을 확인하고 질문하며, 두려움 없이 자신의 판단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지켜내는 일이기도 하다.아렌트는 전체주의 체제가 언젠가 몰락하더라도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맥락과 사고방식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경고했다.증오와 공포, 정치적 거짓말, 음모론, 자기 검열, 조직된 분노는 시대에 따라 새로운 언어와 모습을 입고 되돌아올 수 있다.과거의 제복과 깃발은 사라져도 사람들의 현실 감각을 무너뜨리고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방식은 새로운 매체와 기술을 통해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폭풍 역시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짧고 자극적인 문장이 복잡한 현실을 대신하고, 상대의 주장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조롱과 낙인이 더 빠르게 퍼진다.분노가 계속될수록 사람은 사회적 고통에 더 민감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사건에 지쳐 무감각해지기도 한다.결국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냉소에 빠지거나, 자신이 속한 집단이 제공하는 설명만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정치적 거짓말의 가장 위험한 결과는 사람들이 하나의 거짓을 사실로 믿게 되는 데만 있지 않다.무엇이 사실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더 위험하다.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냉소가 퍼지면 사람들은 증거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일 자체를 포기한다. 그 자리를 자신을 안심시키는 이야기, 분노의 대상을 선명하게 정해주는 이야기, 이미 가진 확신을 강화해주는 이야기가 대신한다.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분노와 위기의식에도 사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돌아보게 되었다.나라를 걱정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심과 주장이 저절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상황이 위급하다고 느낄수록 확인된 사실과 해석, 우려와 추측을 더 세심하게 구분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내가 비판하고자 했던 선동과 확증편향의 방식에 나 역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아렌트는 독자에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정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전체주의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공식이나 민주주의를 즉시 회복시키는 묘책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익숙한 기준과 제도가 흔들리는 시대에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인간의 조건』에서 그가 남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에 불과하다”는 말은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한다는 것은 명령을 내린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직의 결정, 법과 규정, 다수의 선택, 시대의 분위기 뒤에 숨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내가 따르는 원칙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도 괜찮은지를 스스로 묻는 일이다.이 지점에서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은 평범한 사람이 모두 악하다는 뜻이 아니다.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관여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은 재판정에서 자신이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했다.그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보내는 일을 하나의 행정 업무처럼 설명했고, 자신은 거대한 조직 속 작은 톱니바퀴였을 뿐이라며 책임을 피하려 했다.아렌트가 충격을 받은 것은 아이히만이 상상할 수 없는 악마였기 때문이 아니었다.오히려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그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지 못했고, 상투적인 관료의 언어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일조차 규정과 절차의 문제로만 받아들였다.악의 평범성이 주는 가장 무서운 경고는 거대한 악이 특별히 잔인한 사람에게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자신은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 모두가 그렇게 했으니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타인의 고통을 숫자나 업무로만 취급하는 평범한 사람도 거대한 악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사유를 멈춘다는 것은 단순히 생각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일이 된다.아렌트에게 사유는 철학자나 지식인만이 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었다. 누구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였다.그는 이 생각을 소크라테스에게서 가져왔다. 소크라테스는 온 세상과 불화하더라도 자기 자신과 불화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다른 사람의 비난은 피할 수 있어도 자신이 저지른 일을 알고 있는 내면의 목소리까지 완전히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 대목에서는 사유가 타인을 설득하거나 논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사유는 내가 한 행동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 일을 저지른 나 자신과 앞으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과정이다.세상의 흐름과 다수의 의견에 맞서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그러나 바로 그 내면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인간을 도덕적 존재로 남게 한다.개인적으로 가장 통쾌하고 큰 힘을 얻은 부분은 아렌트가 칸트의 철학으로 아이히만의 복종 논리를 뒤집는 대목이었다.아이히만은 자신이 국가의 법과 상부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며 칸트의 윤리를 왜곡해 행동을 변호했다. 그러나 아렌트는 “누구에게도 복종할 권리는 없다”고 단호하게 받아친다.이 말은 모든 권위에 무조건 반항하라는 구호가 아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도덕적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선언하는 문장이다. 칸트의 정언명령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행동의 원칙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인간은 명령을 수행하는 수동적인 도구가 아니라 자기 행동의 원칙을 세우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도덕적 주체다.“누구에게도 복종할 권리는 없다”는 문장이 통쾌했던 이유는 인간을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만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자가 명령했고 법과 제도가 허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개인의 책임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법과 명령이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었을 때 인간에게는 그것을 다시 판단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명령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부품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 묻고, 부당함을 거부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존재다. 이 문장은 혼란스러운 현실을 바라보며 무력감을 느끼던 내게 인간에게는 여전히 판단하고 행동할 힘이 남아 있다는 위로가 되어주었다.물론 이를 모든 법과 제도를 무시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아렌트가 강조한 것은 충동적인 반항이 아니라 책임 있는 판단이다.법치와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되, 법과 제도 자체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파괴하는 수단으로 쓰일 때 시민이 질문하고 비판하며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아렌트는 칸트가 말한 ‘확장된 심성’을 좋은 판단의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자신만의 사유를 펼치되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하세요”라는 가르침은 내 생각을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바라보는 현실이 전부가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과 처지, 두려움과 이해관계를 고려한 뒤 판단하라는 의미다.이 말은 정치적 갈등이 극심한 오늘날 더욱 중요하게 다가왔다.자신의 편만 옳고 상대편은 모두 악하다고 믿는 순간 판단은 멈춘다. 그러나 모든 주장에 같은 가치를 부여하며 사실과 거짓의 차이를 지우는 것도 올바른 판단은 아니다. 아렌트가 말한 판단은 사실을 직시하면서 여러 사람의 관점을 검토하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결론을 내리고 책임지는 일이다.아렌트의 사유는 추상적인 철학 이론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1933년 나치 독일을 탈출했고, 프랑스에서는 귀르스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탈출했다. 오랫동안 국적 없는 난민으로 살아야 했으며 고향과 언어, 직업과 친구를 잃었다. 그는 『우리 난민들』에서 고향을 잃는 것은 익숙한 일상을 잃는 것이고, 직업을 잃는 것은 자신이 세계에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잃는 것이며, 언어를 잃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과 감정 표현의 능력을 잃는 것이라고 썼다.이 경험은 아렌트에게 ‘권리를 가질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했다.인간이라면 누구나 권리를 가진다고 말하지만, 어떤 정치 공동체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은 그 권리를 주장하고 보호받을 장소조차 잃는다. 경계 밖으로 밀려난 사람은 중심에 있는 사람이 미처 보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를 본다. 아렌트는 난민이자 외부자로 살아온 경험을 통해 국가와 제도, 시민권과 인간의 권리가 실제 삶에서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았다.그의 철학에는 여러 사상가와 친구들의 흔적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칸트에게서는 스스로 판단하는 인간의 존엄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확장된 심성을 배웠고, 소크라테스에게서는 사유를 자기 자신과 나누는 대화로 이해하는 법을 얻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 개념은 인간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과 모든 탄생이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온다는 ‘탄생성’의 사유로 발전했다.스승이자 젊은 시절의 연인이었던 마르틴 하이데거에게서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배웠지만,하이데거가 나치 체제에 협력하는 모습을 통해 깊은 철학적 지성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반면 평생의 멘토이자 친구였던 카를 야스퍼스와의 대화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검증하고 책임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다. 발터 베냐민에게서는 역사를 승자의 진보 이야기로만 보지 않고 파괴된 삶과 잊힌 사람들의 흔적 속에서 읽는 법을 발견했고, 로자 룩셈부르크에게서는 자유란 소수 지도자가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말하고 행동할 때 생겨난다는 가능성을 보았다.아렌트가 사랑한 것은 하나의 이념과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는 복수적 세계였다.그러나 이 책은 아렌트를 오류 없는 사상가로 만들지 않는다. 그 역시 미국의 인종 문제를 바라보면서 당사자들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판단을 내렸다. 이 점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강조한 아렌트 자신도 언제든 판단에 실패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실패는 오히려 사유하는 인간이란 항상 옳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고 현실의 반박 앞에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이 책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확신과 사유를 혼동하지 않는 일이었다.자신은 이미 모든 답을 알고 있으며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는 확신도 인간의 생각을 멈추게 한다.사실이 자신의 신념과 충돌할 때 사실을 부정하기 시작하면 사유는 이데올로기로 굳어진다.자유로운 정신이란 아무것도 믿지 않는 정신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생각까지 현실의 검증대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정신이다.아렌트가 보기에 자유로운 정신을 지닌다는 것은 편안한 정치적 확실성과 이론적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현실의 위험과 취약성, 모순과 당혹스러움을 제거하려 하지 않고 견뎌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이는 답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질문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다.아렌트는 사유를 변화에 직면할 때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로 다시 태어나는 방식이라고 보았다.심각한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난 뒤에는 살아 있기 때문에 세상을 다시 사랑할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환희를 느꼈다. 인간은 과거에 의해 완전히 결정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존재였다.이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이 이 책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세계가 이미 많이 어긋났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렌트는 세계가 무너졌다는 사실이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는 상황이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에게는 서로 말하고 판단하고 함께 행동함으로써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시작할 능력이 남아 있다고 믿었다.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을 바라보며 느끼는 불안도 이 책을 통해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었다.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역할, 권력기관의 견제와 균형, 법치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두려움과 분노가 앞설 수 있다. 그러나 무력감이 크다고 해서 사유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공포에 휩쓸려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아렌트가 말한 용기는 단지 목소리를 크게 내는 데 있지 않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구분하고, 법과 제도를 공부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편의 잘못도 잘못이라고 말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자유까지 지키는 데 있다. 부당함에는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되 증오와 허위가 나의 판단을 대신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것이 사유하는 시민이 지녀야 할 용기일 것이다.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은 특정한 인물이나 집단을 무조건 믿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시민 각자가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권력에 질문하며, 자신의 판단에 책임지는 데서 나온다. 자유 역시 내 편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법의 보호 아래 말하고 판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는 모두가 함께 누리는 현실이 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하나의 정당이나 정권만이 아니라, 누구나 말하고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는 세계 그 자체다.그렇다고 부당함 앞에서 중립을 지키라는 뜻은 아니다. 아렌트는 세계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 불복종할 용기를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그 불복종은 증오와 파괴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자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세계를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어야 한다.이 책을 읽으며 나라의 상황을 걱정하고 분노하는 내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다만 그 감정을 그대로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배웠다. 분노를 판단으로 바꾸고, 두려움을 공부와 행동으로 바꾸며, 무력감을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로 바꾸어야 한다. 한 사람의 목소리는 작을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때 공적인 힘이 만들어진다. 아렌트가 보기에 진정한 권력은 한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는 순간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한나 아렌트: 사유하는 인간』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인간다움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힘이 사유와 판단에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명령에 복종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는 존재다. 자유는 혼자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말하고 행동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공적 가능성이다. 전체주의와 권위주의는 인간을 고립시키고 현실에 대한 공통 감각을 파괴하지만, 사유하는 인간은 그 고립을 넘어 타인의 관점을 살피고 자신의 양심과 대화하며 다시 공동의 세계로 나아간다.생각을 멈추지 말 것. 자신의 판단을 권력이나 집단에 넘기지 말 것. 현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고, 자신이 믿는 생각까지 끊임없이 검토할 것. 그리고 세계에 대한 사랑을 냉소와 무력감에 빼앗기지 말 것. 우리는 완전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말하고 판단하고 행동함으로써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시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세계가 이음매에서 어긋나 있다는 사실은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그 틈을 다시 잇기 위해 사유하고 행동해야 할 이유가 된다.“누구에게도 복종할 권리는 없다.”이 문장은 누구도 우리의 판단과 책임을 대신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인간은 복종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사유하고 판단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시작할 수 있는 존재다.지금처럼 혼란스럽고 암울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이 책을 만난 것은 그래서 더욱 큰 행운이었다.아렌트의 사유는 현실을 외면하게 하는 위로가 아니라, 현실을 더 정확히 바라보고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위로였다.생각을 멈추지 않는 일,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일이야말로 어두운 시대에도 우리가 자유와 인간다움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일 것이다.<br>ㅡ'단단한맘포포리 서평단'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단단한맘 @gbb_mom#포포리 @ppoppory_#사람in출판사 @saramin_books<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size: 15px;"><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4/75/cover150/k4621302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64751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2 :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 -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2084</link><pubDate>Thu, 30 Jul 2026 19: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20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0490&TPaperId=174220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1/61/coveroff/k4221304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0490&TPaperId=174220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a><br/>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우리는 보통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지금 피곤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기억이 진짜인지 정도는 스스로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믿는다.평생 하나의 몸과 마음으로 살아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다.그러나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02 :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는 그 믿음이 생각보다 불안정한 토대 위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br>책에는 11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도 자신은 멀쩡하다고 믿었던 소년,잠든 채 차를 몰고 가 사람을 해치고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남자,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자신의 경험처럼 기억한 사람, 즐겁지도 않은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자신을 해치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낫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어진다.이들은 특별히 어리석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기 몸과 정신을 가장 잘 안다고 믿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br>책은 잠과 기억, 쾌락과 치료를 둘러싼 실제 사건을 통해 인간이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자주 잘못 이해하는지 보여준다.심리학과 뇌과학, 의학과 역사, 범죄와 철학을 넘나들지만 어렵고 딱딱한 이론을 앞세우지 않는다.먼저 흥미로운 사건을 들려준 뒤, 그 안에 숨어 있는 인간의 오류를 짚어낸다.한 편의 미스터리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빠르게 읽히면서도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남는다.<br>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열일곱 살 랜디 가드너의 수면 박탈 실험이다.그는 1963년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며 약 264시간, 무려 11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 실험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눈꺼풀이 무겁고 조금 예민해지는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야의 초점이 풀리고 감각이 둔해졌으며, 발음이 뭉개지고 감정의 변화도 심해졌다. 나중에는 길가의 표지판을 사람으로 착각하는 환각까지 나타났다.<br>그런데도 가드너는 끝까지 완전히 무너져 보이지 않았다.농구를 하고 핀볼 게임에서 연구자를 이겼으며, 기자회견에서는 질문에도 또렷하게 답했다. 한 관찰자는 기억과 판단력이 무너지는 소년을 보았지만, 다른 관찰자는 여전히 게임을 하고 대화하는 멀쩡한 소년을 보았다.<br>이 실험이 보여주는 것은 인간이 잠을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는지가 아니다.잠이 부족해지면 몸만 둔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괜찮은가’를 판단하는 능력도 함께 흐려진다는 사실이다.술에 취한 사람이 자신은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가장 지친 순간의 사람은 오히려 자신이 아직 괜찮다고 쉽게 판단한다.<br>사람은 망가질 때 모든 기능이 한꺼번에 꺼지지 않는다.말하고 걷고 웃을 수 있다는 이유로 멀쩡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흐려진 것이 판단력이라면 자신의 변화를 제대로 알아차리기 어렵다.결국 가드너의 실험이 보여준 것은 잠을 이긴 인간이 아니라,무너지는 몸이 한동안 멀쩡한 척할 수 있으며 그 모습에 가장 먼저 속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br>책은 현대인이 잠을 지나치게 수치와 기준으로 판단하는 모습도 돌아보게 한다. 몇 시에 잠들었는지, 몇 시간을 잤는지, 깊은 잠이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수면 앱으로 확인하고, 앱이 좋지 않은 점수를 보여주면 몸의 느낌보다 숫자를 더 믿는다.새벽에 잠깐 눈을 뜬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나쁜 잠’이라고 해석하는 순간 불안이 시작된다.불면증이 아닐까, 내일 하루를 망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면 몸은 긴장하고 다시 잠들기 어려워진다.<br>우리가 정상이라고 부르는 잠의 형태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만들어진 기준일 수 있다.빛이 밤을 밀어내고 도시의 활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은 휴식이 아니라 관리하고 평가해야 할 성과처럼 변했다.몸이 보내는 느낌보다 수면 앱의 점수를 믿고, 정해진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면 자신의 몸에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한다.책은 우리가 잠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몸을 조금 더 느슨하게 받아들이는 감각까지 잃어버렸다고 말한다.<br>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을 앓았던 실바노의 이야기는 잠이 얼마나 놀라운 기능인지 보여준다.그는 누구보다 자고 싶어 했지만 잠으로 넘어가는 길 자체가 닫혀 있었다.그의 가문에서는 여러 세대에 걸쳐 비슷한 죽음이 반복됐고, 오랫동안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이라고 여겼던 증상은 훗날 유전되는 질병으로 밝혀졌다.&nbsp;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몸의 기능도 어느 날 조용히 무너질 수 있으며, 그 변화가 반드시 통증이나 분명한 경고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아니었다.<br>잠든 채 처가로 운전해 장모를 공격한 케네스 파크스 사건은 더 불편한 질문을 남긴다.그의 몸은 움직였지만 판단과 기억은 충분히 깨어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피해와 행동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그 순간 그에게 행동을 선택하거나 멈출 의지가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몸은 움직였는데 의식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그 행동의 주인은 누구라고 해야 할까. 이 사건은 인간이 언제나 자기 몸의 주인이라는 믿음을 흔든다.<br>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의 확신을 더욱 근본적으로 뒤흔든다.우리는 “내가 똑똑히 기억한다”는 말을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그러나 기억은 과거의 장면을 그대로 보관하는 창고라기보다, 떠올릴 때마다 다시 조립되는 이야기에 가깝다.어린 시절의 한 장면도 정말 내가 직접 본 것인지, 나중에 본 사진과 가족들이 반복해서 들려준 이야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br>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자동차 사고 실험은 질문에 사용된 단어 하나가 기억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참가자들은 모두 같은 사고 영상을 보았지만, 자동차가 서로 ‘부딪쳤다’는 표현보다 ‘박살 났다’는 강한 표현을 들은 사람들이 차량의 속도를 더 빠르게 기억했다. 질문은 단순히 기억을 꺼내는 도구가 아니라 기억 안에 새로운 정보를 넣는 장치가 될 수 있었다.<br>‘쇼핑몰에서 길을 잃다’ 실험에서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어린 시절의 사건을 가족에게 들은 사실처럼 제시했다. 일부 참가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을 기억한다고 말했고, 당시의 감정과 주변 모습까지 덧붙였다. 물론 모든 기억이 쉽게 완전히 조작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이야기와 유도 질문, 신뢰하는 사람의 암시가 기억의 내용과 확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br>이 때문에 목격자가 확신에 찬 태도로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한다고 해도 그 기억이 반드시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사건 이후 본 뉴스와 사진, 수사관의 질문,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가 원래 기억에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섬뜩한 것은 잘못된 기억도 흐릿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장면에도 감정과 세부 정보가 붙을 수 있고,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실제 경험이라고 굳게 믿을 수 있다.<br>이 책은 우리가 즐겁지도 않은 행동을 왜 멈추지 못하는지도 살펴본다.슬롯머신과 숏폼 영상이 사람을 붙잡는 것은 확실한 만족보다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다.재미가 없으면서도 계속 화면을 넘기고, 이미 충분히 소비했으면서도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이것까지만 보고 자야지”라고 생각한 뒤 한 시간이 지나 있는 이유도 매 순간 즐거워서라기보다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것이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br>마지막으로 책은 선의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됐던 의학의 오류를 보여준다.사람을 낫게 한다며 오랫동안 시행된 사혈, 환자를 조용하게 만들면 치료됐다고 여긴 로보토미,한때 의약품으로 사용됐던 헤로인과 코카인은 전문가의 확신도 잘못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반대로 손 씻기의 중요성을 주장했지만 동료들에게 외면받은 이그나츠 제멜바이스의 이야기는기존의 믿음과 자존심이 새로운 지식을 거부할 때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지 생각하게 한다.<br>『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라는 제목은 처음에는 인간을 냉소적으로 비난하는 말처럼 들린다.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오히려 인간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문장처럼 느껴진다. 누구나 착각하고,기억을 다시 쓰며, 욕망에 흔들리고, 자신의 판단을 지나치게 믿는다.나만 부족하고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원래 불완전한 것이다.<br>중요한 것은 우리가 망가져 있다는 사실보다 그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내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타인의 말을 조금 더 신중하게 듣는다.내 기억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확신만으로 누군가를 쉽게 단정하지 않는다.<br>이 책은 독자를 겁주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가장 잘 안다고 믿는 것이 사실은 가장 모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가장 가까워서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잠과 기억, 욕망과 치료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어두운 본성보다 더 두려운 것은‘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는 굳은 확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br>ㅡ'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1/61/cover150/k4221304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16133</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토지19‘, 박경리 (다산책방) - [토지 19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6072</link><pubDate>Tue, 28 Jul 2026 00: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60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833126&TPaperId=174160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830/97/coveroff/k79283312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833126&TPaperId=174160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토지 19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a><br/>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06월<br/></td></tr></table><br/><br>광복을 불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일제강점기 말기,일본의 패색은 짙어지고 있지만 조선 사람들의 삶은 오히려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학병과 징용, 식량난과 사상 탄압이 일상이 된 시대다.자유는 물론이고 내일을 기대할 마음마저 빼앗긴 사람들은 살아 있다는 느낌조차 잃어간다.이 책에서 가장 무섭게 다가온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젊은이들이 거리와 일터, 집 마당에서 끌려가고, 가족은 기약 없는 이별을 맞는다.그럼에도 울음과 한숨은 점차 들리지 않는다. 고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반복된 나머지 고통에 반응할 힘마저 없어진 것이다.“체념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의식이 남아 있을 때의 이야기다.”체념은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알고 있을 때 가능한 감정이다.그러나 폭력이 일상이 되고 굶주림과 이별이 풍경처럼 반복되면 사람은 생각하는 일부터 멈추게 된다.부당함을 부당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원인과 결과를 따질 힘도 없이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린다.억압의 가장 무서운 결과는 사람을 굴복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이 굴복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게 만드는 데 있다.사람들이 침묵하는 사회라고 해서 반드시 평온한 사회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너무 많은 사람이 말할 힘을 잃고, 서로의 고통을 돌아볼 여유마저 빼앗긴 사회일 수 있다. 거리의 고요함이 평화를 뜻하지 않듯, 국민의 침묵 역시 동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때로 침묵은 두려움이고 체념이며, 살아남기 위해 감정을 닫아버린 결과다.<br>식량난을 그린 장면에서도 전쟁의 참혹함이 생생하게 드러난다.밥 한 술과 술 한 잔을 나눌 여유가 사라지고, 냉수 한 그릇을 떠놓고 혼례를 치르는 일이 예사가 된다.장례식에서도 조문객을 대접할 수 없고, 징용으로 끌려가는 아들과 남편에게 주먹밥을 싸주고 나면 남은 가족은 푸성귀가 든 죽으로 끼니를 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내일 닥칠 불행보다 오늘 먹을 한 끼를 먼저 걱정한다.배급받은 식량의 절반을 팔아 다음 배급을 받을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은 가난이 단순히 먹을 것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가난은 사람에게 미래를 생각할 여유를 빼앗는다. 생존에 모든 힘을 써야 하는 사람에게 정의와 희망,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일은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다.결국 전쟁은 사람의 목숨만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인심과 마음의 여백까지 말려버린다.먹을 것이 없으니 밥을 나누기 어렵고,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타인의 슬픔을 오래 들여다볼 수도 없다.극심한 가난이 무서운 까닭은 사람을 굶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를 돌볼 힘까지 빼앗기 때문이다.그런 상황에서도 누군가에게 한 술의 밥을 건네고, 아픈 사람을 보살피는 행위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다.인간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저항이다.<br>서희의 삶에도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내려앉아 있다. 길상은 형무소에 갇혀 있고, 출옥할 날짜조차 알 수 없다.예전에는 정해진 형기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일본의 패배가 가까워지는 것은 희망이지만, 궁지에 몰린 권력이 어떤 잔혹한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는 또 다른 공포가 된다.전쟁에서 패배해가는 권력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마지막 순간까지 더 많은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움을 키운다.희망이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그 희망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은 사람을 더욱 지치게 한다.기다림은 끝을 알 때보다 끝을 전혀 알 수 없을 때 훨씬 잔인하다.둘째 아들 윤국마저 학병으로 떠나면서 서희 곁의 사람들은 하나씩 사라진다.환국 역시 아버지와 동생, 양현이 모두 곁을 떠난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자신의 두려움을 털어놓지 못한다.가족이 있어도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인간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토지 19』는 가족을 단순히 혈연으로만 그리지 않는다.서로의 불안을 알아보고 마음을 받아주는 관계가 있을 때 비로소 가족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한집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아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사이라도 고통을 말하지 못하면 사람은 고립된다.반대로 피가 섞이지 않았더라도 상대의 두려움을 알아보고 곁을 지켜준다면 그 관계는 가족보다 더 깊어질 수 있다.<br>성환이 학병에 끌려갔다는 소식을 들은 성환할매가 눈이 멀어버리는 장면도 가슴을 무겁게 한다.“자식이란 무엇일꼬? 애간장을 녹이는 것이 자식이다. 전생에 무슨 인연으로 부모 자식은 맺어진 걸까?”자식은 부모에게 기쁨인 동시에 평생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존재다.아무렇게나 굴러도 좋으니 목숨만 길게 이어가라는 어머니의 마음 앞에서는 성공도 명예도 중요하지 않다.살아서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마음, 그것이 전쟁을 견뎌야 했던 수많은 부모의 유일한 기도였을 것이다.전쟁은 군복을 입고 떠나는 한 사람만 희생시키지 않는다.그를 기다리는 부모와 형제, 아내와 자식의 시간까지 함께 빼앗는다.전쟁터에 끌려간 사람은 몸으로 전쟁을 겪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끝없는 상상과 기다림으로 또 다른 전쟁을 치른다.“원수는 세월이 갚고 남이 갚아준다”는 말도 오래 남는다.이 말은 무조건 참고 살라는 뜻처럼 보이지만, 당시의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지혜였을 것이다.당장 맞서 싸울 힘이 없을 때 분노에 자신을 모두 태워버리는 대신 살아남아 시간을 견디는 것, 그것 역시 하나의 저항일 수 있다.다만 세월이 모든 잘못을 저절로 바로잡아주는 것은 아니다.누군가 기억하고 말하며 기록해야 비로소 시간은 심판의 힘을 얻는다.그런 의미에서 『토지』라는 작품 자체가 한 시대의 폭력을 잊지 않게 만드는 거대한 기억이라 할 수 있겠다.역사는 저절로 기억되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은 고통은 쉽게 지워지고, 말하지 않은 진실은 힘 있는 자의 이야기로 대체되기 쉽다.박경리가 수많은 사람의 삶과 사투리, 굶주림과 이별을 문장으로 남긴 것은 사라질 뻔한 사람들의 시간을 되찾아주는 일이기도 하다.<br>작품 속에서는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말이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면서 어느새 사실처럼 굳어지는 모습도 나온다.처음에는 추측에 불과했던 이야기가 반복될수록 진실의 얼굴을 갖게 되는 것이다.소문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사람의 평판과 삶을 무너뜨릴 수 있다.특히 불안이 가득한 시대에는 사람들이 사실을 차분히 확인하기보다 자신의 두려움에 맞는 이야기를 더 쉽게 믿는다.그렇게 만들어진 낙인은 때로 총칼보다 오래 남는다.박경리는 국가의 폭력뿐 아니라 일상 속 언어가 만들어내는 폭력도 놓치지 않는다.한 사람이 무심코 옮긴 말이 다른 사람의 삶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br>양현과 영광의 사랑은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인간의 마음이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잃을 것에 대한 불안도 커진다.“진정 크나큰 환희는 슬픔인지 모른다.”행복이 클수록 그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함께 자란다.사랑은 삶을 완성해주는 감정이면서 동시에 인간을 가장 연약하게 만드는 감정이다.전쟁 한가운데서도 함께 있다면 헤어져 서로를 찾는 것보다는 행복할 것이라는 두 사람의 대화는 사랑의 본질을 단순하면서도 절실하게 보여준다.고난 자체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이 더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양현과 영광의 관계에는 출생과 신분, 가족의 역사도 얽혀 있다.양현은 영광의 따뜻함을 알아가지만, 동시에 그 행복을 잃게 될까 두려워한다. 영광 역시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두 사람의 사랑이 애틋한 이유는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사람은 사랑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과거와 신분, 가족에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그래서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를 좋아하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상대가 짊어진 상처와 삶의 무게까지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묻는다.<br>영광이 어린 시절 모아두었던 책과 습작 노트를 다시 발견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그는 책을 한 권씩 사 모으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품었던 오기가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반드시 거창한 신념만은 아니다.어린 시절의 꿈, 누군가 건넨 작은 돈, 어렵게 사 모은 책 한 권처럼 사소해 보이는 기억이 한 사람을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주기도 한다.삶이 흔들릴 때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이유를 미래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다.때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했는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잊고 있던 노트와 책은 영광에게 과거의 물건이 아니라 자신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였을 것이다.<br>오가타와 쇼지, 조찬하의 여행은 혈연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쇼지는 오가타와 유인실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조찬하 부부의 사랑 속에서 자란다.생물학적 아버지인 오가타는 쇼지가 찬하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를 부러워한다.아이에게 진짜 부모는 단지 피를 물려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안심할 수 있는 세계가 되어준 사람일지도 모른다.오가타에게 쇼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아들이지만, 쇼지의 삶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만들어온 사람은 찬하다.이 장면은 피가 관계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어도, 관계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함께 보낸 시간과 책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출생의 진실만이 아니라 자신이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벽은 사람을 가두어 두는 억압적 존재이기도 하고 사람을 보호하고 의지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사람도 벽과 비슷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 일은 때로 책임과 의무라는 울타리 안에 자신을 가두는 일이 된다.그러나 바로 그 울타리 덕분에 우리는 차가운 세상에서 몸을 녹이고 안심할 수 있다.인간은 완전한 자유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자신을 조금 구속하더라도 기꺼이 돌아가고 싶은 벽, 즉 관계와 공동체가 필요하다.벽이 전혀 없는 집은 자유로운 공간이 아니라 머물 수 없는 공간이다.사람에게도 자신을 지켜주는 일정한 경계와 책임, 돌아갈 관계가 필요하다.중요한 것은 벽이 있느냐가 아니라 그 벽이 사람을 가두는 벽인지 지켜주는 벽인지에 있다.<br>일본인 오가타와 유키코를 통해서는 한 국가의 잘못과 개인의 양심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보여준다.오가타는 남경학살과 조선 여성들에게 가해진 참상을 떠올리며 일본인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분노한다.유키코 역시 전쟁을 일으키고 진실을 감춘 일본 군부를 비판한다.일본 정부는 전쟁에서 입은 피해를 축소해 발표하고, 비판적인 언론인과 지식인을 탄압하며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한다.국민의 부엌과 쓰레기통까지 살피면서 절약을 요구하지만, 정작 전쟁을 일으킨 책임과 잘못된 판단은 감춘다.사소한 생활을 통제하는 모습은 국가가 국민을 얼마나 세밀하게 감시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권력은 자신이 만든 실패를 인정하는 대신 국민의 절약과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책임을 돌린다.국가가 진실을 감추고 비판하는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하면, 전쟁은 바깥의 적과 싸우는 일을 넘어 내부의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이 된다.박경리는 모든 일본인을 하나의 얼굴로 단순화하지 않는다.국가가 광기에 빠졌을 때에도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잘못을 직시하며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존재했다.이는 개인에게 조국을 무조건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책임을 묻는다.진정한 애국은 국가의 잘못을 감추고 두둔하는 태도가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국가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태도에 가까울 것이다.자신의 집단이 저지른 폭력을 외면하지 않는 양심은 그 시대에도, 지금도 귀하다.자신이 속한 나라와 집단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배신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막는 가장 책임 있는 태도일 수 있다.국가와 국민을 사랑한다면 무엇이든 옳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br>작품 속 예술인과 지식인들의 모습도 많은 생각을 남긴다.권오송은 한때 주변 사람들에게 변절자라는 의심을 받았지만, 정작 전쟁을 찬양하고 징병을 독려하는 극본을 쓰라는 요구를 거부해 감옥에 갇힌다.반대로 그를 손가락질했던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세가 험악해지자 일본 권력에 협력한다.어제의 애국자가 오늘의 변절자가 되고, 변절자로 몰렸던 사람이 끝내 신념을 지키는 모순된 현실이다.인간의 진실은 평온할 때의 말보다 위기 앞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를 통해 드러난다.누군가를 평가할 때 한때의 소문과 겉모습만으로 쉽게 결론 내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시대가 혼란스러울수록 사람은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더 쉽게 낙인을 찍기도 한다.음악가 나일성의 태도를 통해서는 예술과 현실의 관계도 드러난다.그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처럼 살며 자신이 가진 음악적 재능과 자신이 하는 음악까지 경멸한다.그러나 악기와 목소리 자체에는 죄가 없다. 문제는 예술이 어떤 권력과 목적을 위해 사용되느냐에 있다.전쟁을 찬양하고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선전에 이용될 때 예술은 폭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반대로 말할 수 없는 시대의 슬픔을 기록하고 인간의 마음을 지켜낼 때 예술은 저항과 위로가 된다.『토지』 역시 역사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대에 짓눌린 사람들의 목소리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문학이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보여준다.<br>작품 속에서는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자유가 저당 잡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집도 가족도 없는 거지는 자유인이라는 주장에 다른 인물은 실제로 그런 처지가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반박한다.이 대화는 자유를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경계하게 한다.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상태는 집착에서 벗어난 자유일 수 있지만,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힘조차 없는 빈곤일 수도 있다.자유는 단순히 가진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굶주린 사람에게 내일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말은 자유가 아니라 막막함일 수 있다.가진 것이 많아 생기는 구속도 있지만, 가진 것이 없어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구속도 있다.진정한 자유는 모든 관계와 책임을 버리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이 감당할 관계와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데 있다.<br>배설자의 죽음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도 단순한 복수의 통쾌함으로 끝나지 않는다.배설자는 일본 경찰에 협력하며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와 공포를 남긴 인물이다.그런 그가 소나무에 묶인 채 죽음을 맞지만, 누가 왜 그를 죽였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는다.강선혜는 배설자로 인해 오랫동안 불안과 고통을 겪었고, 그의 죽음 이후에도 마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한편 여옥은 자신 역시 누군가를 미워하며 벌을 바랐지만, 어느 순간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고 벌할 자격이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가해자의 죽음이 피해자의 상처를 곧바로 낫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복수는 사건을 끝낼 수 있어도 기억과 공포까지 지우지는 못한다.『토지 19』는 악인이 벌을 받는 장면을 보여주면서도 그것만으로 정의가 완성된다고 말하지 않는다.누군가의 죄를 기억하고 책임을 묻는 일은 필요하지만, 증오가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질문을 남긴다.<br>홍과 보연의 딸 상의가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장면도 인상적이다.평소 조용히 지내던 상의는 학생들을 함부로 대하는 교사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밝힌다.전쟁과 식민지 교육은 학생들에게 질문하지 말고 명령에 복종하라고 가르친다.신사참배와 군사훈련, 근로 동원은 학교를 배움의 공간이 아니라 국가가 원하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바꾸어놓는다.그 안에서 상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작아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거대한 폭력에 맞서는 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일상의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연습에서 시작된다.상의의 용기는 어른들이 체념한 시대에도 다음 세대의 정신까지 완전히 길들일 수는 없다는 희망을 보여준다.어두운 시대에도 학생들은 웃고 장난치며 서로를 위로한다.그들의 해맑음은 현실을 모르는 철없음이 아니라 폭력적인 시대가 끝내 빼앗지 못한 생명력처럼 느껴진다.<br>『토지 19』에서 광복은 가까워지고 있지만 인물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독자는 곧 역사의 전환점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이들의 절망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가장 어두운 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새벽 가까이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그래서 희망은 언제나 확신의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희망을 믿을 힘조차 없을 때에도 오늘을 견디고, 아이를 돌보고, 누군가를 사랑하며, 책 한 권을 다시 펼치는 행동 속에 희망은 이미 존재한다.누군가는 미래가 없으니 오직 오늘만 생각하며 살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그 말에는 체념과 생존의 지혜가 함께 담겨 있다.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시대에는 하루를 버티는 일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된다.그러나 오늘만을 살아야 하는 삶이 진정으로 홀가분한 것은 아니다.내일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회는 인간에게서 꿈과 선택의 가능성을 빼앗은 사회이기 때문이다.사람은 오늘의 밥으로 목숨을 이어가지만, 내일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삶을 계속할 수 있다.“사람이 어찌 무병으로 살 수 있겠소? 아플 때도 있고, 고개를 넘어 또 넘어도 사람 사는 것이 안 그렇소.”삶은 하나의 고개를 넘으면 끝나는 길이 아니다. 고개를 넘은 뒤 또 다른 고개가 나타난다.그럼에도 사람들은 아픈 이를 돌보고, 떠난 이를 기다리며 서로에게 밥 한 술과 마음 한 조각을 내어준다.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이 전혀 없는 상태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라, 아픔이 찾아올 때마다 서로를 돌보며 다시 고개를 넘는 일인지도 모른다.<br>『토지 19』는 거대한 역사를 기록하면서도 역사의 진짜 얼굴은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전쟁은 멀리 떨어진 전쟁터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헤어지게 하며 평범한 가족의 끼니마저 빼앗는 일이다.또한 학교의 수업을 바꾸고, 예술가의 문장을 검열하며 사람들 사이에 의심과 소문을 퍼뜨린다.전쟁은 전선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생각과 언어, 관계와 기억을 차지하려는 순간 일상 전체가 전쟁터가 된다.그런 세상에서도 인간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섬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마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사람은 밥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살아간다는 작품 속 문장처럼,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 나를 사람답게 바라봐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인간을 끝까지 살아 있게 한다.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그 사람만 살리는 것이 아니다. 돌보는 사람 자신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게 한다.폭력적인 시대가 사람들을 서로 의심하고 외면하게 만들 때 타인의 곁을 지키는 행동은 시대의 명령을 거스르는 일이 된다.<br>『토지 19』가 전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는 결국 이것이라 생각한다.역사가 인간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갈 수는 있어도 서로를 기억하고 지키려는 마음까지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절망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단순히 목숨을 이어가는 일이 아니다.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며 사랑과 양심을 다음 세대에 건네는 일이다.광복을 한 권 앞둔 이 책은 희망을 크게 외치지 않는다.대신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밥을 짓고, 자식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이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을 보여준다.소문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사람, 잘못된 명령을 거부하는 사람, 자신의 조국이 저지른 죄를 부끄러워하는 사람, 교사의 부당함 앞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말하는 학생도 보여준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반드시 거대한 영웅만이 아니다.자신이 선 자리에서 양심을 포기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 역사의 방향을 조금씩 바꾼다.어쩌면 희망은 밝은 미래를 확신하는 마음이 아니라 미래를 믿지 못하면서도 오늘 해야 할 일을 계속하는 태도인지도 모른다.아무도 새벽이 온다고 장담해주지 않는 밤에도 밥을 짓고, 아이를 키우고, 사랑하며,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그것이 『토지 19』가 보여주는 가장 끈질긴 생명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br>ㅡ#채손독 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chae_seongmo@dasanbooks<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1830/97/cover150/k79283312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830976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현자병법 :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 항우 -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4086</link><pubDate>Mon, 27 Jul 2026 03: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40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174&TPaperId=174140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97/coveroff/k3621301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174&TPaperId=174140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a><br/>항우 지음 / 블랙라벨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역사는 대개 승자의 이름을 오래 기억한다. 초한쟁패의 최종 승자는 유방이었고, 항우는 해하 전투에서 패한 뒤 오강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이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흔드는 인물은 항우다. 천하를 얻은 황제보다 천하를 잃은 패자의 마지막 노래가 더 오래 남았다.<br>“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br>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한 힘과 기개를 뜻하는 이 말에는 단순한 무용담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현자병법 :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는 항우의 승리와 패배를 따라가며, 결국 우리 삶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 되묻는 책이다. 항우의 생애를 소개하는 역사서라기보다 그의 결단과 자존심, 타협하지 않는 태도를 오늘의 삶에 비춰보게 하는 인문 자기계발서에 가깝다.<br>이 책은 진나라가 정해 놓은 질서 안에서 부속품처럼 살아가던 백성들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사람은 자신이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라는 사실조차 잊기 쉽다. 오늘날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놓치기도 한다. 타인의 기대와 시선을 하나씩 걷어냈을 때 내 결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남는지 돌아보게 된다.<br>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것과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 조직에 속한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의 생각과 선택을 완전히 포기하는 순간이 문제다. 타인과 협력하면서도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br>항우는 진시황의 행차를 보며 언젠가 자신이 그 자리를 대신하겠다고 말한 인물이다. 멸망한 초나라의 후예였지만 진나라가 정해 놓은 운명에 자신을 맡기지 않았다. 끝내 황제가 되지는 못했지만 사마천은 『사기』에서 황제의 일대기에 사용하는 ‘본기’에 항우를 기록했다. 왕조를 세우지는 못했어도 자신의 의지로 살아낸 삶 자체가 하나의 역사였기 때문일 것이다.<br>하지만 이 책은 항우를 무조건 영웅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그는 과감하고 강인했지만 잔혹하고 오만했으며,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해 사람들의 마음을 잃었다. 그의 강한 기개는 수많은 승리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고립과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br>그래서 항우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극단적인 고집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남에게 맡기지 않으려 했던 자세는 배우되, 자기 확신이 타인의 목소리를 지우는 순간은 경계해야 한다. 주도적인 사람은 자신의 선택과 결과를 책임지지만, 독단적인 사람은 자신의 결정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그 대가까지 떠넘긴다.<br>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거록대전의 파부침주(破釜沈舟)였다. 항우는 강을 건넌 뒤 배를 가라앉히고 솥을 깨뜨렸으며, 병사들에게 사흘 치 식량만 남겼다. 그러나 이것은 무모한 만용이 아니었다. 그는 적의 상황과 보급선을 살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뒤, 그 결정을 끝까지 실행하기 위해 퇴로를 끊었다.이 장면을 현실에 대입해보자면, 무조건 직장을 그만두거나 모든 것을 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퇴로와 안전장치는 때로 우리를 보호하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준다.다만 그것이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인지,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핑계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나를 보호하는 안전망은 필요하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할 이유부터 찾는 마음속 비상구는 결단의 힘을 약하게 만든다.<br>이 책은 ‘완벽한 계획’의 함정도 지적한다. 우리는 “자료가 더 모이면”, “상황이 안정되면”, “조금 더 준비되면” 움직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백 퍼센트의 정보가 주어지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 모든 변수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선택할 기회와 결정권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결단이란 두려움이 사라진 뒤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를 판단한 뒤, 불완전함을 안고 움직이는 일이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핵심을 파악하고 첫 행동을 시작하는 힘이다.<br>타협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남았다. 인간의 삶에는 타협이 필요하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의 가능성을 깎아내리는 타협은 다르다. “이 정도면 됐다”, “나는 원래 이 정도다”라는 생각은 결과보다 먼저 기세를 꺾는다. 모든 일에 사력을 다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선택한 일이라면 적어도 스스로의 한계를 미리 정해놓지는 말아야 한다.<br>이 책은 신중함과 망설임도 구분한다. 신중함은 칼을 휘두르기 전에 자세를 가다듬는 일이고, 망설임은 이미 휘두른 칼에서 힘을 빼는 일이다. 결단은 극적인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결심한 다음 날에도 행동하고, 실패한 뒤에는 방법을 고쳐 다시 시도하는 시간 속에서 완성된다.<br>그래서 큰 결단보다 작은 결판을 자주 내보는 일이 중요하다. 미뤄둔 전화 한 통을 하고, 보내지 못한 메일을 보내고, 핑계만 늘어놓던 일을 오늘 한 페이지라도 시작하는 것이다. 큰 결단은 타고난 용기가 아니라 작은 선택을 스스로 내려온 습관에서 나온다.<br>책을 읽는 동안 한 가지 질문이 오래 남았다.<br>“나의 오늘은 누가 결정하고 있는가?”<br>망설임은 단순히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미루는 동안 선택지는 줄어들고, 결정권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첫걸음은 거대한 선언이 아니라, 더 이상 두려움을 신중함이라고 부르며 삶을 미루지 않는 것이다.<br>항우는 천하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지는 않았다. 역발산기개세는 산을 뽑겠다는 허황된 외침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무게를 스스로 들겠다는 한 인간의 선언이었을 것이다.<br>망설임이 스스로를 베는 칼이라면 오늘 우리가 내려야 할 결단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남의 허락을 기다리며 미뤄둔 작은 일 하나를 내 손으로 결정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남이 짠 판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길을 여는 첫 번째 파부침주일지도 모른다.<br>ㅡ'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97/cover150/k3621301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9972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김병호 그림에세이 (세종마루 - [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 2026 충남문화관광재단 선정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700</link><pubDate>Wed, 22 Jul 2026 14: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7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0705&TPaperId=174057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6/83/coveroff/k7321307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0705&TPaperId=174057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 2026 충남문화관광재단 선정작</a><br/>김병호 지음 / 세종마루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일에 머무르는 것이 편하고, 서툰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점점 부담스러워진다.하지만 『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를 읽다 보면 늦었다는 말이 꼭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br>이 책은 50대 중반을 지나던 글쟁이가 코로나 시기에 동네 문화강좌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탄생한 그림 에세이다. 저자는 그림일기를 매일 성실하게 쓰겠다고 다짐하지 않는다.자신이 그린 그림을 핑계 삼아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일기라는 이름을 붙여두면 그림을 조금 덜 미루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을 뿐이다.<br>그림을 배우게 된 계기도 거창하지 않다. 팬데믹으로 수강생이 줄어든 화가 친구의 문화강좌에 “나라도 나가지, 뭐” 하는 마음으로 등록한다. 두 달 동안 4B연필을 쥐고 씨름한 뒤에야 수채화로 넘어가고, 어렵게 완성한 첫 그림을 바라보며 혼자 뿌듯해한다.그러나 선생님은 “도화지 한 장을 꽉 채워보는 일도 좋은 경험”이라는 짧은 말을 남긴다.정성을 쏟아 완성한 그림인데 그 이상의 가치는 없는 것인지, 저자는 속으로 아쉬워한다.<br>이 책은 자신의 어설픈 순간을 숨기지 않는다.혼자 애써 그리던 그림을 선생님이 고쳐주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한 모습과 실제 그림이 달라 속상해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부족함까지 농담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림 실력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툴러도 계속 그리면서 조금씩 자기 그림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br>그림을 시작한 뒤 저자는 동네를 더 자주 걷는다.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골목과 논길을 돌아다니며 그림의 소재를 찾는다.사진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불필요한 것은 지우고, 없던 것은 더하고, 색도 마음대로 바꾼다.동네 고등학생들이 다니는 논길을 그리면서는 자신만의 이름을 붙이고, 그 길에서 학창 시절의 흡연과 폭력적인 학교문화까지 떠올린다.그림 한 장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자꾸 옆길로 새지만, 그 옆길이야말로 이 책의 진짜 재미다.굴다리를 그리다가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동네 풍경을 그리다가 설날 아침에 마주친 육상선수를 생각하며, 힘겹게 운동하는 자신을 손오공과 팔계, 대왕달팽이에 빗댄다.저자의 시선은 조금 삐딱하고 능청스럽지만 그 안에는 지나온 시간과 주변 사람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따뜻함이 있다.<br>특히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선생님이 그림의 어두운 부분을 손보자 밝은 색이 더 선명해지는 장면이었다. 저자는 어둠을 잘 다뤄야 밝은 부분이 더 밝아지듯, 현실에서도 어두운 부분을 잘 만져야 삶의 명도가 높아질지 모른다고 말한다. 삶의 어둠은 무조건 지워야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바라보고 다룰 때 오히려 밝은 순간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른다.<br>〈비 오는 날 도시〉에 담긴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저자는 그림을 그리는 일을 인간의 아주 오래된 본능이라고 말한다.언어가 생기기 전부터 사람들은 동굴 벽화에 소와 말, 고래와 사람, 별을 그렸다.그 안에는 먹고사는 일과 사랑, 두려움과 꿈이 담겨 있었다.그림은 자신의 삶을 남기고 다른 사람과 이어지기 위한 오래된 소통 방식이 아닌가 싶다.<br>저자는 특히 그림 속 ‘상징’에 주목한다. 동그라미 하나도 숫자 0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연인의 얼굴이고, 밥그릇이며, 보름달일 수 있다. 같은 모양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것은 다르다.그래서 상징은 정답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보는 사람의 기억과 감정이 더해질수록 의미가 계속 달라진다.<br>비 오는 날의 도시도 마찬가지다. 빗방울을 통과한 풍경은 휘어지고, 색은 번지고, 도시의 불빛은 평소보다 더 강하고 낯설게 보인다. 저자는 이를 칸딘스키적인 미학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면서도, 사실은 아마추어로서 부족한 부분을 감추기 위한 꼼수일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 솔직함이 오히려 재미있다.하지만 나는 이 그림에서 그 이상의 의미를 떠올리게 되었다.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비 오는 창밖 풍경과 비슷하지 않을까?같은 장면을 보고도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어느 순간 흐려지고 휘어진다.결국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통과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그래서 예술은 현실을 정확히 복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보인 세계를 자기 방식으로 다시 보여주는 일인지도 모른다.<br>저자가 말하는 예술은 경건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술은 노는 일이며, 말려도 하고 싶은 일이고,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 그 안에서 마음껏 움직이는 일이다.그림도 시도 음악도 잠시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놀이이며, 슬픔조차 그 안에서는 표현의 한 부분이 된다. 그래서 거실 벽을 보수하라는 아내의 잔소리에 잔머리를 굴리다가 벽 전체를 하나의 그림처럼 바꾸어버리는 엉뚱한 장면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br>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작품은 〈바람의 고향을 주제로 한 변주곡〉이었다.시인 주우1이 등단 30년을 기념해 기획한 전시에서 시는 시대로, 그림은 그림대로, 영상은 영상대로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의 시를 표현하는 자리였다.저자는 그 가운데 시 「바람의 고향」을 주제로 그림 한 점을 맡는다.시 내용을 그대로 옮긴 삽화가 아니라 시를 자신의 시선으로 다시 해석한 작품이었다.<br>그림 왼쪽에는 한 사람이 힘겹게 똥을 싸고 있다.이를 본 아내는 남의 중요한 행사에 걸 그림에 왜 똥을 그리느냐며 타박하지만,저자는 “예술은 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며 그림을 지킨다.작품 속 인물은 오랫동안 묵힌 것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꺼낸다.그렇게 나온 똥은 책이 되고, 책은 바람을 만든다.오른쪽의 위아래가 뒤집힌 세상에서는 그 바람에 놀란 존재들이 무언가를 깨달은 듯 뒤돌아본다.<br>나는 이 그림을 보며 ‘바람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여기서 똥은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작가 안에 오랫동안 쌓여 있던 생각과 경험, 고민과 감정, 그리고 창작의 시간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것을 힘겹게 밖으로 꺼내면 책이 되고 그림이 되고 한 편의 작품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작품은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고 익숙하게 보던 세상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바람이 된다.뒤집힌 세계와 뒤돌아보는 존재들은 예술이 익숙한 현실을 낯설게 보여주는 힘을 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 바람은 비로소 마음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림 속에 숨겨진 마릴린 먼로 역시 오래 바라볼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예술의 성질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왼쪽 아래의 ‘670달러, 가격 흥정 없음’이라는 문구에는 창작에 들인 시간과 마음은 쉽게 흥정할 수 없다는 유쾌한 자존심도 담겨 있는 듯하다.<br>물론 이런 해석이 작가가 정해둔 하나의 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묘한 매력이다. 처음에는 장난스럽고 조금 삐딱하게 보이는 그림이지만, 그 안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생각하다 보면 의외로 깊은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저자의 엉뚱한 시선을 따라 웃으며 걷다가 어느 순간 멈춰 서서 삶과 창작, 나이 듦과 새로운 시작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br>『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는 그림을 통해 평범한 하루를 다시 보고, 오래된 기억과 감정을 꺼내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그 의미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서툴더라도 계속 바라보고, 그리고, 기록하는 동안 평범했던 하루는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어쩌면 예술의 시작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자기 눈으로 다시 바라보고 마음속에 오래 묵혀둔 것을 용기 내어 꺼내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이 책을 읽고 나면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지금이라도 느지감치 시작해 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묘한 책이다.<br>ㅡ'세종마루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6/83/cover150/k7321307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68398</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크레타) - [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011</link><pubDate>Wed, 22 Jul 2026 00: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0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0205&TPaperId=174050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3/1/coveroff/k1121302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0205&TPaperId=174050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a><br/>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근아 옮김 / CRETA(크레타)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어린 왕자』는 비행기 사고로 사하라사막에 불시착한 한 조종사가 작은 별에서 온 어린 왕자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어린 왕자는 자신이 살던 소행성 B612를 떠나 여러 별을 여행하고, 왕과 허영심 많은 사람, 사업가와 점등인 같은 어른들을 만난다.이후 지구에 도착해 장미와 여우, 뱀을 통해 사랑과 관계, 책임과 이별의 의미를 배워간다.어린 시절에는 신비로운 별에서 온 아이의 모험담처럼 읽히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다가온다.숫자와 성과를 좇느라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어른들의 모습, 사랑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관계, 꿈과 상상력을 잃어버린 삶이 곳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어린 왕자』는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라기보다 한때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어른을 위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br>『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의 첫머리에서 정여울 작가는 우리가 『어린 왕자』를 혹시 잘못된 서랍 속에 넣어둔 것은 아닌지 묻는다.‘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서랍에서 꺼내 ‘꿈을 깜빡 잊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책들의 서랍’에 넣어두자고 말한다.이 표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한 번 읽었다는 이유로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책이 사실은 어른이 된 뒤 다시 읽어야 비로소 보이는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br>어떤 책은 눈으로 읽고 어떤 책은 마음으로 읽지만 이 필사책은 손끝으로 읽는 책이다.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전체 내용을 직접 따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 삽화와 함께 작품의 주요 장면마다 ‘사유의 시간’이 배치되어 있다.눈으로 읽으면 한두 초 만에 지나갈 문장도 손으로 옮겨 적으려면 한 글자씩 바라보아야 한다.문장의 속도에 맞춰 생각도 느려지고, 평소라면 지나쳤을 표현과 감정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필사는 문장을 단순히 베껴 쓰는 일이 아니라 한 문장이 내 안을 충분히 통과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주는 일이다.빨리 읽을 때는 작가의 이야기였던 문장이 손끝을 거치고 나면 나의 기억과 꿈, 관계와 상처를 돌아보게 하는 문장으로 바뀌게 된다.<br>이 책은 “어른은 누구나 한때 어린아이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는 어른은 거의 없다”라는 유명한 헌사로 시작한다.생텍쥐페리는 처음에는 이 책을 자신의 친구 레옹 베르트에게 바쳤지만, 곧 ‘어린 시절의 레옹 베르트’에게 바친다고 고쳐 쓴다.이 한 문장 안에는 『어린 왕자』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잊는다.상상하는 법, 이유 없이 좋아하는 법, 사소한 것에 감탄하는 법, 누군가의 마음을 숫자 없이 바라보는 법을 잃어버린다.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마음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면서도 그 마음을 잃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세상을 계산하는 능력은 커졌지만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지 잊었다면 우리는 성장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일부를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br>이야기의 화자인 조종사는 여섯 살 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린다.하지만 어른들은 그 그림을 모자라고 생각한다.보아뱀의 내부까지 다시 그려 보여주었지만 어른들은 그림을 그만두고 지리와 역사, 연산과 문법을 공부하라고 충고한다.결국 그는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화가의 꿈을 포기한다.이후 어른이 된 조종사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보아뱀 그림을 보여주며 상대가 자신의 상상력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한다.그러나 누구나 모자라고 답한다. 그러면 그는 그 사람 앞에서 보아뱀과 원시림, 별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대신 골프와 정치, 넥타이 같은 이야기만 나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어른들의 상상력 부족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이해받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사람은 꿈이 없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말해도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고 느낄 때 먼저 입을 다물게 되는지도 모른다.우리는 꿈을 잃은 것이 아니라 내 꿈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마음속에 숨겨둔 것은 아닐까?<br>이 책의 ‘사유의 시간’은 바로 이런 지점에서 독자의 삶을 향해 질문을 건넨다.어린 시절 진지한 호기심을 보였지만 어른들에게 이해받지 못한 적이 있는지 주변의 만류와 사회적 시선 때문에 포기한 꿈은 무엇인지 묻는다.그리고 그 열정이 아직 남아 있다면 지금부터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따라서 ‘사유의 시간’은 단순히 작품의 내용을 되짚는 코너가 아니다.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내 삶과 연결해 보고 나라면 어땠을지 천천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br>“나라면 어땠을까?”“나는 이해받지 못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지금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꿈은 무엇일까?”<br>이런 질문을 통해 독자는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좋은 질문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평소 외면했던 마음 앞에 잠시 멈춰 서게 한다.이 책의 ‘사유의 시간’은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읽는 시간을 넘어 자신의 삶을 천천히 읽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br>조종사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 없이 살아가다가 사하라사막에 불시착한다.마실 물은 일주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고 혼자서 고장 난 비행기를 고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그런데 그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제발, 양 한 마리만 그려줘!”이렇게 조종사는 어린 왕자를 만난다.조종사가 여러 번 양을 그려주지만 어린 왕자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아파 보인다거나 숫양이라거나 너무 늙었다고 말한다.결국 조종사는 상자 하나를 그려주며 원하는 양이 그 안에 있다고 말한다.그러자 어린 왕자는 환하게 기뻐한다.“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어른에게는 빈 상자일 뿐이지만 어린 왕자에게는 양이 잠들어 있는 집이다.어린 왕자는 눈에 보이는 그림보다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바라본다.상자 속 양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사랑과 믿음, 위로와 희망도 눈앞에 형태로 드러나지 않지만 사람을 살아가게 한다.어쩌면 우리에게도 힘든 날마다 떠올릴 수 있는 ‘상자 속 양’ 같은 존재가 하나쯤 필요하다.<br>이 책은 여기서 다시 질문한다.눈에 보이지 않아도 나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상자 속 양’ 같은 존재가 있는지?황량한 사막 같은 고난의 시간에 어린 왕자와 같은 존재를 만난 적이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사막은 아무것도 없는 장소처럼 보이지만, 조종사는 바로 그곳에서 어린 왕자를 만난다.삶이 가장 메마르고 고립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나 책, 문장 하나가 찾아와 삶의 의미를 바꾸기도 한다.힘든 일이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은 순간에도 새로운 사람이나 뜻밖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난다는 것은 절망 속에서도 관계와 의미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br>특히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어린 왕자와 양에 관한 대화다.조종사는 양이 제멋대로 가다가 길을 잃을 수 있으니 끈과 말뚝을 그려주겠다고 한다.그러나 어린 왕자는 자신이 사는 곳이 아주 작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한다. 그리고 슬픈 기색으로 덧붙인다.“앞만 보고 가봤자 아무도 멀리 갈 수 없는걸….”처음에는 작은 행성에서는 아무리 걸어도 멀리 갈 수 없다는 단순한 의미처럼 보였다.하지만 이 문장은 어른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우리는 흔히 앞만 보고 나아가는 사람을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멈추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리며 더 높은 자리와 더 많은 성과를 얻는 것을 성장이라고 여긴다.그러나 어린 왕자는 앞만 본다고 해서 반드시 멀리 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방향을 돌아보지 않고 속도만 높이면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같은 자리만 맴돌 수 있다.멀리 간다는 것은 단순히 많은 거리를 이동하는 일이 아니다.자신이 왜 이 길을 걷는지 알고, 곁에 있는 존재를 살피며, 필요할 때 방향을 바꿀 수 있어야 비로소 멀리 갈 수 있다.<br>또한 이 문장은 ‘앞’만 바라보는 삶이 무엇을 놓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앞에는 목표와 미래가 있지만 옆에는 함께 걷는 사람이 있고, 뒤에는 내가 지나온 삶과 포기했던 마음이 있다.앞만 보는 사람은 빠르게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미가 외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누군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인생은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가 아니다. 때로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고, 옆 사람의 속도를 기다리고, 내가 출발한 이유를 다시 떠올려야 한다.삶의 깊이는 얼마나 빨리 갔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보고 누구와 함께 걸었는가에 의해 만들어진다.<br>이 문장은 자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조종사는 양이 길을 잃을까 봐 묶어두려고 하지만 어린 왕자는 양을 묶는다는 발상 자체를 이상하게 여긴다.어른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행동을 제한하거나 자신의 뜻대로 하려 할 때가 있다.하지만 상대를 걱정한다는 이유로 붙잡아두는 것은 사랑이라기보다 잃을까 봐 불안한 마음일 수 있다.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억지로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만큼 서로 믿는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br>어린 왕자의 말에는 앞으로만 달리는 삶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작은 세계 안에 갇혀 있는 외로움도 담겨 있다.아무리 걸어도 멀리 갈 수 없는 작은 행성은 어쩌면 자신의 생각과 습관 안에서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도는 사람의 마음처럼 느껴진다.그래서 이 문장은 현재의 방향이 맞는지, 내가 걷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자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삶에서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때로는 멈춤이 후퇴보다 더 큰 전진이 되며 방향을 바꾸는 용기가 속도를 높이는 노력보다 더 멀리 데려다준다.<br>『어린 왕자』는 숫자로 세상을 판단하는 어른들의 모습도 보여준다.어른들은 새로 사귄 친구의 목소리와 좋아하는 놀이보다 나이와 몸무게, 형제의 수와 아버지의 수입을 묻는다.분홍빛 벽돌과 창가의 제라늄, 지붕 위의 비둘기가 있는 집을 설명하면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비싼 가격의 집이라고 말하면 그제야 멋진 집이라고 감탄한다.오늘날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사람을 연봉과 직함, 학력과 팔로워 수로 설명하고, 집은 가격으로, 책은 판매량과 순위로 평가한다.우리는 하루를 잘 보냈는지도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로 판단할 때가 있다.숫자는 결과를 쉽게 보여주지만, 한 사람의 마음과 삶까지 설명해주지는 못한다.어떤 목소리로 이야기하는지, 무엇을 기다리고 누구를 사랑하는지는 숫자로 나타낼 수 없다.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은 대부분 셀 수 없기에 더 귀하다.<br>필사로 『어린 왕자』를 읽는 장점은 이런 문장 앞에서 쉽게 지나가지 않게 된다는 데 있다.눈으로 읽을 때는 익숙한 명문장으로만 받아들였던 표현도 손으로 쓰면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더 오래 생각하게 된다.또한 각 장면 뒤에 놓인 ‘사유의 시간’은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도록 돕는다.질문에 반드시 훌륭한 답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한두 문장으로 답해도 좋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해도 괜찮다.중요한 것은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그저 아름다운 동화로 남겨두지 않고 현재의 나와 연결하는 일이다.나는 아직 보아뱀 속 코끼리를 알아볼 수 있는가.사회적 시선 때문에 포기했던 꿈은 무엇인가.내 삶에서 단 한 송이 장미처럼 특별한 존재는 누구인가.나는 지금 앞만 보고 걷고 있지는 않은가.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묶어두려 한 적은 없는가.이 질문들은 독서를 삶의 문제로 확장한다.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권의 책이 나에게 어떤 질문을 남겼는가이다.<br>『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는 빠르게 완독하고 덮어두는 책이 아니라 하루에 몇 쪽씩 천천히 쓰고,질문 앞에서 잠시 멈추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책이다.글씨가 예쁘지 않아도 괜찮고 매일 정해진 양을 채우지 못해도 괜찮다.중요한 것은 문장을 따라 쓰면서 내가 무엇을 잊고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데 있다.필사는 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이라기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놓쳐버린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에 가깝다.어린 시절 좋아했던 것과 마음속에 숨겨둔 꿈, 소중하지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한 문장씩 다시 꺼내보는 일이다.<br>삶의 방향이 흐릿해졌을 때, 숫자와 성과에 지쳤을 때, 관계 속에서 마음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어린 왕자의 문장을 손으로 따라가다 보면 아주 새로운 답을 발견하기보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잠시 잊고 지냈던 진실을 다시 만나게 된다.우리 안의 소행성 B612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잊혀 있었을 뿐이다.보아뱀 속 코끼리를 알아보는 눈과 상자 속에서 잠든 양을 믿는 마음도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는 잊어버린 별로 돌아가기 위한 나침반이다.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쳤던 마음을 돌아보고 내가 정말 멀리 가고 있는지 다시 묻게 하는 책이다.손끝에 별 하나를 올려놓고 싶은 밤, 꿈을 깜빡 잊어버린 어른에게 건네고 싶은 책이다.<br>ㅡ'크레타 CRETA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3/1/cover150/k1121302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30147</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 캥맨 지음 (중앙북스 출판사) - [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 - 다이어트 좀 해본 사람을 위한 마법의 주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4892</link><pubDate>Tue, 21 Jul 2026 2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48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7881710&TPaperId=174048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71/coveroff/892788171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7881710&TPaperId=174048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 - 다이어트 좀 해본 사람을 위한 마법의 주문</a><br/>캥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다이어트를 결심할 때마다 우리는 늘 비슷한 방법을 반복한다.탄수화물을 끊고, 닭가슴살만 먹고,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을 한다.처음에는 체중이 빠지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가고,체중도 함께 돌아온다. 결국 “나는 의지가 약해서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자책만 남는다.<br>『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책이다.저자 캥맨은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을 의지 부족이 아니라 지속할 수 없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그래서 이 책은 극단적인 식단이나 특별한 운동법을 소개하기보다 평생 유지할 수 있는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br>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체중 감량 속도에 대한 이야기였다.많은 사람이 한 달에 10kg을 빼고 싶어 하지만, 저자는 그런 목표가 오히려 실패를 부른다고 설명한다.몸은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에너지를 아끼려 하기 때문에 무리한 감량은 결국 요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빨리’보다 ‘오래’가 중요하다는 말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삶의 모든 성장에도 적용된다.눈에 띄는 변화만 쫓다 보면 쉽게 지치지만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쌓인 습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결국 사람을 바꾸는 것은 단기간의 열정이 아니라 오래 이어지는 작은 반복이다.<br>식단에 대한 설명도 현실적이다. 이 책은 탄수화물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nbsp;오히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끊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아침과 저녁에는 조금 줄이고, 활동량이 많은 점심에는 충분히 섭취하는 방식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단백질도 마찬가지다.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단순한 접근이 아니라 자신의 체중과 활동량에 맞게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지방 역시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올리브유, 견과류, 등푸른생선처럼 좋은 지방은 적당히 먹고, 가공식품과 튀김은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br>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다이어트 음식’이라는 개념 자체를 바꿔준다는 것이다.닭가슴살만 먹고 샐러드만 먹는 삶이 아니라 평소 먹던 음식 안에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조금씩 조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제육볶음을 먹어도 채소를 충분히 곁들이고 밥 양을 조절하면 되고,회식에서는 회나 숙회, 계란찜처럼 단백질 위주의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심지어 배달음식과 여행 중 식사까지 현실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소개한다.<br>이 부분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했던 것은 다이어트는 특별한 날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의 문제라는 점이었다.회식이 있다고 포기하고, 여행을 간다고 무너지는 식단이라면 결국 오래 유지할 수 없다.진짜 실력은 완벽하게 참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다시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오는 힘이다.<br>운동 파트 역시 부담이 적다. 헬스장에서 수십 가지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가슴, 등, 어깨, 하체의 대표 운동 몇 가지만 정확한 자세로 꾸준히 반복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상체는 핵심 운동 세 가지 정도, 하체는 두 가지 정도만 꾸준히 해도 전신 운동 루틴을 만들 수 있으며,러닝머신도 무작정 오래 걷기보다 경사를 활용한 파워 워킹과 근력운동 후 유산소를 추천한다.특히 하체 운동을 강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nbsp;힘들다고 가장 먼저 빼먹는 운동이지만, 오히려 큰 근육을 사용하는 하체 운동이 전신을 효율적으로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또한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휴식과 회복이라는 점도 반복해서 강조한다.잠이 부족하면 식욕이 늘고 회복이 늦어져 운동 효율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잘 쉬는 것 역시 다이어트의 일부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br>우리는 종종 ‘열심히 하는 것’만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몸은 기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이다. 운동으로 자극을 주었다면 회복할 시간도 필요하다.&nbsp;쉬는 시간을 게으름으로 생각하지 않고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다이어트는 훨씬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습관이 된다.<br>이 책은 화려한 비법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원칙을 알려준다.목표 체중에 맞춰 적절한 섭취량을 설정하고, 탄단지의 균형을 맞추며, 극단적인 제한보다 꾸준한 습관을 만드는 것~!그리고 운동 역시 복잡한 프로그램보다 기본 동작을 반복하며 몸을 천천히 변화시키는 것이다.<br>결국 다이어트는 체중계 숫자와 싸우는 일이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한 선택을 반복하는 과정이다.몸은 하루 만에 바뀌지 않지만, 습관은 하루의 선택에서 시작된다.오늘의 작은 선택이 모여 몇 달 뒤의 몸을 만들고, 그 몸이 다시 삶의 자신감을 만든다.<br>『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를 여러 번 실패했던 사람일수록 더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이다.이번에는 의지만 믿지 말고 습관을 바꿔보라고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용히 이야기한다.그래서 이 책은 살을 빼는 방법을 알려주는 다이어트 책을 넘어, 건강한 삶을 오래 이어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생활 안내서처럼 느껴졌다.<br>ㅡ'중앙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71/cover150/892788171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57196</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주사위는 던져졌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프라임북스) - [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2959</link><pubDate>Mon, 20 Jul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29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691&TPaperId=174029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2/83/coveroff/k0421306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691&TPaperId=174029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a><br/>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 프라임북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나는 정말 신중하게 살고 있는 걸까?실패가 두려워 계속 결정을 미루고 있었던 건 아닐까?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작하지 않고, 책임감이라는 말로 익숙한 자리에 남아 있으면서스스로는 꽤 괜찮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어온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주사위는 던져졌다』를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는 책 속의 카이사르보다 자꾸만 내 모습이 먼저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br>한 사내가 루비콘강 앞에 멈춰 선다. 강은 좁고 수심도 얕다.말 한 마리면 쉽게 건널 수 있지만, 그 강을 넘는 순간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건너면 반역자가 되고, 건너지 않으면 야심을 품은 채 늙어간다. 카이사르는 마침내 강을 건너며 선언한다.<br>“주사위는 던져졌다.”<br>처음에는 이 문장을 운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주사위는 운이 아니다.오랜 관찰과 계산 끝에 내린 결단이며, 더 이상 자신의 선택을 뒤로 미루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br>이 책은 카이사르의 일생을 시간순으로 설명하는 전기라기보다,그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어떻게 두려움을 바라보고 자신의 약점을 무기로 바꾸었는지를 보여주는 자기계발서다. 카이사르가 무엇을 얻었는지보다 무엇을 걸었고, 왜 안전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는지를 따라간다.<br>이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표현은 ‘안전한 파멸’이었다.사람들은 안전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익숙함을 좋아한다.익숙한 월급, 익숙한 자리, 익숙한 인간관계, 익숙한 불만을 놓지 못한다.그것이 자신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손을 떼지 않는다.놓는 순간 무엇이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래서 한 번에 실패하는 위험 대신 천천히 부서지는 삶을 선택한다.<br>실패해서 무너지는 것만 파멸은 아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안도감 속에서 자신의 열망과 가능성을 조금씩 잃어가는 삶도 파멸이다.다만 너무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뿐이다.책은 이런 안전지대를 가장 안락한 감옥에 비유한다.창살도 보이지 않고, 식사도 따뜻하며, 주변 사람들도 친절하다.사람들은 그곳을 ‘내 직장’, ‘내 자리’, ‘내 일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오래 머물수록 야망은 닳고 감각은 무뎌진다. 처음에는 답답했던 현실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해지고, 처음에는 부당하다고 느꼈던 일도 익숙한 농담처럼 받아들이게 된다.<br>카이사르는 그런 삶을 거부했다. 절대 권력자 술라가 아내와 이혼하라고 명령했을 때, 명령에 따르면 목숨과 재산, 정치적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거절하고 도망자의 삶을 택했다. 겉으로는 무모해 보이지만, 그는 한 번 자신이 정한 선을 무너뜨리면 다음에는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살아남는 것과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어떤 선택은 당장의 안전을 지켜주지만, 그 대가로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기준을 빼앗아가기도 한다.<br>기원전 69년,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상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알렉산드로스는 자신의 나이에 이미 세계를 정복했는데, 자신은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이 장면을 읽으며 조금 뜨끔했다.나 역시 누군가의 성취를 보고 부러운 마음이 들 때면 그 감정을 인정하기보다 애써 의미를 줄이곤 했기 때문이다.<br>“나는 저런 삶을 원하지 않아.”“나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야.”“이 정도면 충분해.”<br>책은 이런 말을 겸손이 아니라 두려움의 변장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진짜 겸손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만, 위장된 겸손은 부족함을 보지 않기 위해 욕망 자체를 부정한다. 카이사르의 눈물은 자기 연민이 아니라 자기 진단이었다.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이 부족하며,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직하게 확인한 순간이었다.부러움은 반드시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다.때로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가장 솔직한 신호다.부러움을 부정하면 마음은 잠시 편해지지만, 그 감정이 가리키던 길도 함께 사라진다.<br>책은 두려움을 없애려 하지 말라고 말한다. 두려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더 큰 욕망이다.실패가 두렵고, 비웃음을 살까 걱정되고, 무능이 드러나는 것이 무서워도 원하는 삶이 그보다 크다면 결국 움직일 수 있다.그런데 우리는 자주 결정을 미룬다. 조금 더 준비한 다음에, 돈을 더 모은 다음에, 상황이 좋아진 다음에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준비가 완벽해지는 날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시작하는 사람만이 시작하고, 모든 시작은 어느 정도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머뭇거림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삶을 계속 선택하는 일이다.결정을 미루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미루지 않은 사람은 실패하고 배우며 이미 몇 걸음을 앞서 나간다.<br>카이사르가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이야기도 강렬했다. 그리스에 상륙한 그의 군단은 돌아갈 함대를 잃고 고립된다. 퇴로가 사라지자 카이사르는 그것을 절망의 이유가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로 바꾼다. 책은 야생의 포식자와 동물원의 짐승을 비교하며, 지나친 안전망이 사람의 야성과 감각을 무디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물론 무조건 직장을 그만두거나 가진 것을 전부 버리라는 뜻은 아니다.무모함과 결단은 다르다. 무모함은 충분히 보지 않고 뛰어드는 것이지만, 결단은 오래 관찰하고 계산한 뒤 행동하는 것이다. 카이사르의 하루짜리 결단 뒤에는 갈리아에서 보낸 8년과 로마 정계에서 쌓은 20년의 관찰이 있었다.결단력은 생각하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충분히 생각한 뒤 더 이상 생각 속에 숨지 않는 능력이다.<br>파르살루스 전투에서 카이사르는 자신보다 두 배가량 많은 폼페이우스의 군대를 상대한다. 그는 병력의 숫자만 보지 않고 사람의 심리를 읽었다. 귀족 자제들로 이루어진 적의 기병대가 죽음보다 얼굴에 상처를 입고 명예를 잃는 일을 더 두려워한다는 점을 파악했고, 병사들에게 적의 얼굴을 공격하라고 지시한다. 카이사르는 적의 갑옷이 아니라 허영과 자존심을 찔렀다.이 장면은 불리한 조건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우리는 돈과 시간, 경력과 인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물론 모두 중요한 조건이다.그러나 눈에 보이는 자원만으로 승패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상대의 자만, 피로, 두려움, 시장의 빈틈처럼 보이지 않는 요소가 판을 뒤집기도 한다.<br>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를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다.오히려 내가 질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이다.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만이 상대와 현실도 정확히 볼 수 있다.책을 읽고 나니 결국 카이사르보다 내 삶을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내가 아직 던지지 못한 주사위는 무엇인지, 건너지 못한 강은 어디인지,안전이라는 이유로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게 되었다.<br>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카이사르 역시 마지막에는 동지들의 칼에 쓰러졌다.이 책도 용기를 내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위로하지 않는다. 선을 넘으면 대가를 치른다.그러나 아무것도 잃지 않으려는 삶 역시 시간과 가능성, 자신에 대한 믿음을 조금씩 잃게 한다.<br>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는 말은 성공을 위해 무작정 자신을 희생하라는 뜻이 아니다. 잃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가능성까지 시작 전에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 가깝다. 어차피 삶에서 무언가는 사라진다. 그렇다면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위해 잃을지, 그 방향만큼은 스스로 정해야 한다.<br>이제 강 앞에 선 사람은 카이사르가 아니다.책을 읽는 나이고, 우리다. 생각보다 강은 깊지 않을지도 모른다.필요한 것은 완벽한 계획이나 거대한 용기가 아니라 작은 한 발일 수 있다.던지지 않은 주사위는 영원히 굴러가지 않는다.그리고 건너지 않은 강 너머의 삶은 끝내 내 것이 되지 않는다.<br>ㅡ‘단단한맘킴히 서평단(르온서평단)‘을 통해,'프라임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2/83/cover150/k0421306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128358</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 라비니야 지음 (모티브 출판사) - [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1263</link><pubDate>Mon, 20 Jul 2026 02: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12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592&TPaperId=174012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8/45/coveroff/k99213059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592&TPaperId=174012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a><br/>라비니야 지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살다 보면 마음속에 쌓인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온다.서운했지만 괜찮은 척 넘긴 일, 상처받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견딘 시간,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쪽에 남아 있는 슬픔까지.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마음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라비니야의 『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는 그런 마음을 글로 천천히 꺼내보도록 이끄는 책이다.이 책에서 글쓰기는 멋진 문장을 완성하거나 책을 출간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흔들리는 삶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기록이며, 보이지 않는 내면을 돌보는 생활의 한 방식이다.<br>저자 역시 한동안 자신을 위한 글쓰기를 잊고 살았다.마감에 맞춘 글, 돈이 되는 글, 책으로 묶일 글은 썼지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록은 사라졌다.글쓰기가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변하자 즐거움보다 피로와 불안이 커졌다.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노동이 되면, 사람은 그 일을 계속하면서도 시작한 이유를 잊게 된다.문제는 목표가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시간까지 실패로 여기는 데 있다.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한 문장이라도 그날의 나를 지켜냈다면 이미 충분한 글이다.<br>이번 책을 준비하며 저자는 자신이 처음 글을 썼던 이유를 다시 기억한다.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알고, 내면을 지나는 감정의 결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우울과 불안에 가라앉지 않으려고 두서없는 문장이라도 적었다.삶을 회복시키는 것은 정돈된 문장보다 정직한 문장이다.‘나는 괜찮지 않다’, ‘그 말이 오래 아팠다’는 고백은 마음을 현실로 불러낸다.내가 슬픔 자체가 아니라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임을 아는 것, 그것이 회복의 시작이다.<br>글쓰기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맛없는 샌드위치, 무심코 들은 말, 퇴근길의 흐릿한 야경도 충분히 글이 된다.중요한 것은 특별한 삶이 아니라 평범한 삶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태도다.기록은 없던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다.같은 하루처럼 보여도 그날의 빛과 표정, 마음의 온도는 모두 다르다.<br>저자는 자신을 이해하려면 ‘자기 추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적다 보면 희미했던 자신의 윤곽이 드러난다.기록은 답을 대신 내려주지는 않지만, 무엇을 두려워하고 어떤 삶을 원하는지는 보여준다.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놀랄 만큼 자신을 모른 채 살아간다.매일의 문장을 이어보면 반복되는 감정과 선택의 무늬가 보이고, 그때 비로소 다른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br>남편의 사고 이후 가장이 되어 괜찮은 척 살아온 한 수강생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그는 다른 이들의 상처가 담긴 글을 읽으며 자신 역시 오래 지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침내 자신의 이야기를 쓴다.슬픔을 견디는 데 익숙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도 늦게 알아차린다.기록은 마음의 균열을 바로 메우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금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는 것은 책임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삶을 오래 감당하기 위한 정직한 점검이다.<br>이 책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감정을 억누르거나 긍정으로 서둘러 덮는 것도 아니다.흙탕물이 맑아지려면 계속 휘젓기보다 가만히 기다려야 하듯, 마음에도 가라앉는 시간이 필요하다.잠시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허락하는 태도는 무책임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성숙함이다.<br>저자는 거창한 목표보다 오늘의 몫을 꾸준히 써나가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과거에 좋은 글을 썼다는 사실보다 지금도 계속 쓰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삶을 바꾸는 것은 화려한 결심보다 지루할 만큼 반복되는 작은 습관이다.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따르지 않는 날에도 소중한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일에 가깝다.<br>독서 역시 쓰기와 연결될 때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좋은 문장을 읽고 감탄하는 것만으로는 타인의 생각을 잠시 빌려온 데 그칠 수 있다.‘나는 정말 동의하는가’, ‘내 경험과 무엇이 다른가’를 적어볼 때 생각은 자기 언어로 바뀐다.읽기와 쓰기는 서로 경쟁하는 활동이 아니라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과 같다.<br>필사도 좋은 문장을 베끼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왜 첫 문장이 시선을 붙잡는지, 어떤 단어와 리듬이 마음을 움직이는지 살펴야 한다.필사는 문장을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그 문장이 만들어진 사고의 과정을 배우는 일이다.<br>기록은 사진과 링크를 많이 저장하는 일과도 다르다.인간은 데이터를 쌓는 존재가 아니라 경험을 해석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다.짧은 한 줄이라도 왜 이 장면을 남기고 싶은지 고민하며 쓴 기록에는 그날의 감정과 가치관이 담긴다.기록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남겼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의미를 부여했는가에 있다.<br>『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오래 괜찮은 척 살아온 사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기록을 성취의 수단으로만 여겨 지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매일 스트레칭으로 굳은 몸을 풀어주듯 마음에도 빗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글을 쓰는 시간은 생산하지 못한 시간이 아니라 무너진 내면을 다시 정돈하는 시간이다.<br>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어른이 되지 않는다.쓰다가 멈추고 다시 돌아와 문장을 잇는 동안 조금씩 자란다.성장이란 덜 흔들리는 상태가 아니라 흔들릴 때 돌아올 자리를 자신 안에 마련하는 일인지도 모른다.글은 그 자리로 되돌아가는 길을 표시해준다.<br>이 책은 기록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버리지 않기 위한 약속이라고 말한다.잘 쓰지 않아도 괜찮고 대단한 이야기가 없어도 괜찮다.오늘의 마음을 정직하게 한 줄 적는 순간, 우리는 삶을 다시 살아갈 힘을 마련한다.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약함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지난날의 자신을 함부로 미워하지 않게 되는 일이다.<br>ㅡ'단단한맘수련 서평단'을 통해,'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8/45/cover150/k99213059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84551</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마일로 로시 지음 (현대지성 출판사) - [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고학 기초 체력 수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9250</link><pubDate>Sat, 18 Jul 2026 23: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92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809&TPaperId=173992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8/35/coveroff/k3821308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809&TPaperId=173992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고학 기초 체력 수업</a><br/>마일로 로시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박물관에 가면 유리 진열장 속 유물보다 설명문을 먼저 읽게 된다.제작 연대와 출토 지역, 재료와 용도를 확인한 뒤 다음 전시물로 이동한다.수천 년을 견디고 우리 앞에 도착한 물건인데도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많지 않다.유물의 정보는 보았지만, 그것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의 삶까지는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br>마일로 로시의 『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는 유물과 우리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고고학 입문서다.이 책은 연도와 유물의 이름을 외우게 하기보다 작은 물건과 흔적 속에서 인간의 마음을 발견하게 한다.유물을 보는 법을 넘어, 유물 속 사람을 만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br>우리는 역사를 왕과 영웅, 전쟁과 혁명, 국가의 흥망을 중심으로 기억한다.그러나 거대한 역사를 만든 것은 아이를 돌보고, 음식을 나누고, 일하고, 사랑하고, 불평하며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였다.이 책이 황금관이나 피라미드보다 아기곰 모양 딸랑이, 신석기 시대 젖병, 아이의 낙서와 노동자의 결근 기록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저자는 유물이 얼마나 귀한가보다 왜 만들어졌고, 그것을 사용한 사람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묻는다.<br>기술과 제도는 변했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과 욕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20만 년 전에도 아이는 걷다가 힘들다고 보챘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 아이를 등에 업었을 것이다.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기뻐했고, 사랑하고 웃었으며, 상실 앞에서 슬퍼했다.우리는 오래전부터 쓰여온 ‘인류’라는 거대한 책에 가장 최근 들어온 존재에 가깝다.<br>이 책은 출생과 어린 시절에서 시작해 음식, 동물, 놀이, 의식, 사랑, 패션, 교육과 노동, 질병과 건강, 죽음과 장례까지 인간의 생애를 따라 이야기를 펼친다.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의 유물을 한 사람의 인생처럼 연결해 보여주기 때문에 역사를 보다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다.<br>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에서 발견된 약 2만 3천 년 전의 발자국은 고고학이 과거를 복원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발자국에 눌린 수생식물 씨앗을 분석해 기존 통설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북아메리카에 사람이 살았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특히 발자국 대부분이 아이와 청소년의 것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저자는 이를 단순한 연대 정보로 설명하지 않고, 호숫가에서 돌을 던지고 거대한 짐승을 바라보던 아이들의 모습으로 그려낸다.그 순간 발자국은 차가운 자료가 아니라 한때 살아 움직였던 사람의 흔적이 된다.<br>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 깊다.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소금 광산에서는 광부들의 배설물 화석을 통해 보리와 누에콩, 동물 뼈를 먹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DNA 분석에서는 블루치즈 곰팡이와 맥주 효모도 발견되었다.화려한 유물이 아닌 배설물조차 당시 사람들의 식단과 건강, 노동환경과 발효 기술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는 것이다.<br>중국 시안 인근 무덤에서 발견된 2천 년 전 뼈 스튜, 발트해 난파선에서 나온 170년 묵은 샴페인, 미국 금주법 시대의 포도 벽돌 이야기도 흥미롭다.특히 포도 농축액을 물에 녹여 어두운 곳에 두지 말라는 경고를 이용해 사람들이 몰래 와인을 만든 일화는 규칙을 피해가는 인간의 창의성을 보여준다.한국전쟁 이후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번데기가 오늘날 길거리 음식이 된 과정에서는 생존의 선택이 문화와 추억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br>책의 후반부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 고대의 악기와 놀이, 통과의례와 결혼, 패션과 미용, 교육과 노동, 질병과 장례 문화를 폭넓게 다룬다.이름으로 불린 최초의 개와 전쟁 영웅이 된 비둘기, 고대 게임과 테트리스, 왕실의 보라색 염료와 리바이스 청바지, 이집트 노동자의 근태 기록과 고대 바빌로니아인의 불량 상품 항의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시대와 문화는 달라도 동물을 사랑하고, 놀고, 자신을 꾸미고, 지루한 수업을 견디며, 부당한 일에 화를 내는 인간의 모습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br>이 책은 인간이 오래전부터 무엇을 먹고, 누구와 살며, 어떻게 사랑하고 일하고, 아픈 사람을 돌보고 죽은 이를 기억할지 고민해왔음을 보여준다.시대마다 답은 달랐지만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과거의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반복해서 품어온 질문의 역사를 만나는 일이다.<br>역사를 가까이 느끼게 하는 것은 거대한 사건보다 작은 공감이다.왕의 승리보다 아이를 위해 딸랑이를 만든 부모의 손길이, 제국의 멸망보다 불량 상품에 화를 낸 평범한 사람의 기록이 우리를 과거로 데려간다.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것은 연도나 왕조가 아니라 시대를 넘어 누구나 느끼는 감정과 살아가는 모습이다.<br>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이름이 남지 않은 삶을 하찮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세계를 유지한 것은 밥을 짓고 아이를 키우며, 도구를 만들고 동물을 돌보고 아픈 사람 곁을 지킨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기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삶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작은 흔적을 귀하게 바라보는 태도는 과거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이기도 하다.<br>『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를 읽고 나면 작은 토기 조각과 낡은 숟가락, 발자국과 낙서 앞에서도 그것을 사용한 사람의 하루를 상상하게 된다.박물관은 죽은 물건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의 필요와 기쁨, 노동과 사랑이었던 것들을 통해 사라진 삶을 다시 불러오는 장소다.<br>박물관을 걷는 일은 오래된 물건을 구경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먼 시간을 건너온 사람들이 무엇을 사랑하고 두려워했는지를 살펴보며 오늘의 나를 이해하는 일이다.오늘의 작은 메모와 낡은 물건, 평범한 식사와 사소한 농담도 언젠가는 한 시대를 설명하는 흔적이 될 수 있다.『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는 과거를 이해하는 시선과 현재의 평범한 삶을 소중히 바라보는 마음을 함께 길러주는 다정하고 흥미로운 책이다.<br>ㅡ'현대지성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8/35/cover150/k3821308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8354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괴테의 말 낭독 x 필사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유노북스) - [괴테의 말 낭독 x 필사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7849</link><pubDate>Sat, 18 Jul 2026 01: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78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498&TPaperId=173978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81/56/coveroff/k62213049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498&TPaperId=173978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테의 말 낭독 x 필사책</a><br/>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임재성 편저, 정서우 낭독 / 유노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우리는 매일 수많은 문장을 읽으며 살아간다.스마트폰과 책, 뉴스와 SNS를 오가며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저장하고 밑줄을 긋는다.그러나 그렇게 많은 문장을 만나도 삶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그 문장을 삶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충분히 머무는 시간은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괴테의 말 낭독×필사책』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괴테의 문장을 눈으로 읽는 데서 끝내지 않고, 소리 내어 낭독하고 손으로 옮겨 쓰며 문장을 자기 삶 안으로 가져오도록 이끈다. 낭독은 문장을 소리로 깨우는 일이고, 필사는 문장을 손으로 붙드는 일이다. 눈으로 읽을 때 지나치기 쉬운 운율과 호흡은 입술을 통과하며 살아나고, 자신의 목소리로 들은 문장은 다시 마음속으로 돌아온다. 이어 한 글자씩 천천히 옮겨 쓰는 동안 독자는 문장의 뜻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괴테가 남긴 “먼저 뜻을 깨닫고 그 뜻에 어울리는 말을 천천히 고르겠다”라는 말은 필사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필사는 글씨를 그대로 베껴 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문장 안에 담긴 삶을 느끼고, 그 문장이 지금의 나에게 무엇을 묻는지 생각하는 시간이다. 손의 속도가 생각의 속도를 늦추면서 문장은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호흡과 태도로 스며든다.이 책에는 괴테의 방대한 저작에서 길어 올린 100개의 문장이 담겨 있다.젊은 날의 격정에서 나온 문장도 있고, 오랜 사유와 삶의 마지막에서 건져 올린 문장도 있다.특히 아픔과 불안, 고통과 성장에 관한 문장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건드린다.“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적 없는 사람”은 삶의 참맛을 알기 어렵다고 말하는 첫 번째 글은 고통을 단순한 불행으로만 보지 않는다. 눈물과 외로움의 밤을 견딘 사람만이 살아 있다는 것의 무게와 의미를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 자신에게서도 도망치고 싶은 날」에는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고 자기 자신에게서조차 벗어나고 싶은 불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을 붙드는 것은 외부의 상황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매달린 마음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숨이 막히는 순간도 은총이다」에서는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삶에 비유한다.숨을 들이쉴 때 가슴이 눌리고 내쉴 때 다시 편안해지듯, 인생도 답답한 순간과 풀리는 순간이 함께 어우러져 완성된다는 것이다. 압박받는 시간조차 삶의 일부라면 우리는 고통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단정할 필요가 없다.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글은 「아직 오지 않은 불행을 먼저 슬퍼하지 말 것」이었다.근심은 집의 문제와 세상의 일, 사람의 얼굴과 아이의 모습 등 끊임없이 새로운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때로는 불처럼 다가오고, 물처럼 밀려오며, 독처럼 마음속으로 스며든다.결국 사람은 아직 잃지 않은 것을 두고도 이미 잃은 것처럼 슬퍼하며 살아간다.이 문장은 실제로 닥친 고통보다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잃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이 책이 일반적인 명언 필사책과 다른 점은 문장 사이사이에 괴테의 삶과 문학을 해설하는 에세이가 실려 있다는 것이다. 열 개의 문장마다 한 편씩 이어지는 에세이는 괴테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떠한 사랑과 방황과 고통을 통과해 그 문장에 도달했는지를 들려준다.덕분에 문장을 단편적인 명언으로 소비하지 않고, 한 인간의 긴 생애와 함께 이해할 수 있어 읽을거리가 한층 풍성하다.괴테는 문학가에만 머문 인물이 아니었다.시인과 소설가, 극작가이자 사상가였으며 식물과 빛, 색채를 탐구한 과학자이기도 했다.행정가로 현실 정치와 국가 운영에 참여했고 예술과 자연과학 전반으로 관심을 끊임없이 확장했다.스물다섯 살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유럽 문학의 중심에 섰지만, 젊은 날의 성공에 머물지 않았다. 『빌헬름 마이스터』 연작에는 50여 년을, 색채 연구에는 40년을, 『파우스트』에는 약 60년을 바쳤다.그의 위대함은 단숨에 완성된 천재성보다 평생 자신을 고치고 빚어 간 성실함에 있었다.괴테는 인간을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되어 가는 존재’로 보았다.사랑 앞에서 흔들리고, 선택 앞에서 방황하고, 고통 속에서 자신을 의심하면서도 다시 배우고 나아가는 존재로 이해했다. “나는 사랑했노라. 괴로워했노라. 그리고 배웠노라”라는 고백은 그의 생애와 문학 전체를 압축한다.「꽃은 어느 날 갑자기 피지 않는다」라는 글은 괴테의 세계관을 가장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보여 준다. 특히 꽃이 피기 전, 대지 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먼저 움직인다는 표현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눈앞에 드러난 변화만을 성장이라 여기기 쉽지만, 삶의 중요한 변화는 대부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시작된다.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으려 애쓴 시간, 답을 찾지 못한 채 오래 고민한 시간,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묵묵히 하루를 견딘 시간이 땅속의 뿌리처럼 한 사람을 붙들어 준다.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해서 자라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제자리에 머문 듯한 시기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새로운 삶을 감당할 힘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뜨거운 계절을 견디기 위해 뿌리가 말없이 제 몫을 다하듯, 사람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살게 하는 힘을 길어 올리며 자란다. 그러므로 아직 눈에 보이는 결실이 없다고 해서 자신의 시간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견디고, 생각하고, 다시 살아내려 했던 모든 날이 결국 한 사람을 피워 내는 밑거름이 된다. 이 문장은 지금 당장 달라지지 않는 자신을 조급하게 다그치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미 움직이고 있는 삶의 힘을 믿어 보라고 말하는 듯하다.『괴테의 말 낭독×필사책』은 빠르게 읽고 덮는 책이 아니다.하루 한 문장씩 천천히 읽고, 소리 내고, 손으로 쓰며 그 문장이 태어난 삶과 지금의 나를 함께 바라보는 책이다. 반복해 쓰는 동안 조급했던 마음은 잠시 멈추고, 흔들리던 마음은 한 문장 안에서 다시 중심을 찾는다.괴테의 문장을 따라간 끝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은 괴테가 아니다.사랑하고 괴로워하면서도 다시 배우고 조금 더 깊고 단단해진 자기 자신이다.이 책은 좋은 문장을 수집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문장을 삶으로 옮기며 천천히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독서의 시간을 건넨다.ㅡ'유노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81/56/cover150/k62213049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81565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테오‘, 앨런 레비 장편소설 (오팬하우스 출판사) - [테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6167</link><pubDate>Thu, 16 Jul 2026 2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61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74&TPaperId=173961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79/coveroff/k99213017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74&TPaperId=173961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테오</a><br/>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앨런 레비의 장편소설 『테오』는 미국 남부의 작은 도시 골든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신사 테오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봄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골든은 층층나무와 철쭉꽃이 만개하고, 강물 위로 옅은 안개가 리본처럼 드리워지는 곳이다.테오는 이 도시에서 꼭 1년을 살아간다. 길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그가 자신만의 조류를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그 안으로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포르투갈에서 태어난 테오는 어린 시절 도루강 옆에서 뛰어놀았고, 젊은 시절에는 센강에서 추억을 만들었으며 은퇴한 뒤에는 허드슨강을 걸었다.골든에 도착해서도 자연스럽게 옥스보우강 근처에 머문다. 강은 이 소설에서 테오의 삶을 닮은 상징처럼 다가온다.수많은 굽이를 지나면서도 끝내 바다를 향해 흐르는 강처럼, 테오는 깊은 상실을 안고서도 삶을 멈추지 않는다.골든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첫날, 테오는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거리를 천천히 걷는다.오래된 건물의 장식과 역사 안내판을 읽고, 작은 새에게 말을 걸며, 길에 떨어진 빈 병을 주워 쓰레기통에 넣는다.주머니에서 루페를 꺼내 철쭉꽃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무엇이든 쉽게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바라보는 사람이었다.이러한 태도는 훗날 그가 골든 사람들의 얼굴뿐 아니라 그 얼굴 안에 담긴 삶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출발점이 된다.테오는 카페 첼리스에서 벽을 가득 채운 92점의 연필 초상화를 발견한다.연령과 인종, 표정이 모두 다른 얼굴들이다. 화가 애셔 글리슨은 “모든 얼굴은 이야기를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이 그림들을 그렸다.그러나 훌륭한 작품인데도 대부분 팔리지 않은 채 카페 벽에 걸려 있다. 테오는 그림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초상화는 그 얼굴의 주인이나 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한 점씩 구입해 실제 주인에게 선물하기 시작한다.첫 번째 초상화의 주인인 미넷 프렌티스에게 테오가 편지를 보내는 장면은 특히 기억에 남았다.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노인이 자신의 초상화를 선물하겠다며 만나자고 한다면 누구라도 의심부터 할 것이다.미넷과 남편 데릭 역시 편지의 의도와 발신인의 정체를 여러 방향으로 추측한다.스토커일 수도 있고 장난일 수도 있으며, 위험한 목적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상에서 좀처럼 겪기 어려운 사건이 생겼다는 사실에 호기심과 설렘도 느낀다.부부가 편지를 함께 읽고 흥미진진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그 자체로 소중해 보였다.이 장면을 읽으며 중학생 때 잡지의 펜팔 코너에 신청했던 기억이 떠올랐다.잡지를 구독하던 또래 친구들에게 편지를 받고, 한 번도 만나지 않았으며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과이야기를 주고받고 작은 선물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상대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하며 답장을 기다리던 설렘과,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대화를 오래 이어가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이 테오의 편지를 통해 되살아났다.테오의 편지는 정중하고 세심하다. 낯선 사람의 연락이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먼저 사과하고,자신을 수상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도록 나이와 옷차림, 만날 장소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자신을 “선한 의도만 있는 이빨 빠진 사자”라고 소개하는 대목에는 위트도 있다. 상대가 느낄 불안까지 미리 헤아린 문장이다.SNS와 짧은 메시지로 소통하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손으로 편지를 쓸 기회가 거의 사라졌지만,자신의 필체로 천천히 적은 편지에는 말만으로는 전하기 어려운 사람의 온도와 태도가 담기는 것 같다.테오의 편지는 정중한 편지가 어떻게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현대에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경험 때문에 마음에 높은 경계를 세우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누군가 이유 없이 호의를 베풀면 고마워하기 전에 목적부터 의심한다.그것은 지나친 냉소라기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익힌 태도일지도 모른다.그러나 마음 한편에서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털어놓고, 판단받지 않은 채 들어주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가까운 가족이라고 해서 언제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오랜 세월을 함께하지 않은 사람, 세대 차이가 날 만큼 나이가 다른 사람과도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오히려 이해관계가 적은 낯선 사람에게 오래 묻어둔 이야기를 고백하며 마음을 치유받기도 한다.이런 힘은 혼자서는 얻기 어렵다. 나를 제대로 바라봐 주는 타인을 통해서만 자신을 새롭게 발견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테오는 질문을 잘하고 그보다 더 잘 듣는 사람이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재촉하지 않고, 위트와 예의를 잃지 않으며 사소한 표정의 변화까지 알아차린다.무엇보다 그의 관심은 상대에게 진심으로 전달된다.진심 어린 칭찬 한마디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누군가가 발견해 준 좋은 점을 통해 비로소 자기 안의 가치를 믿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칭찬은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칭찬받은 사람은 다시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진심 어린 칭찬은 또 다른 칭찬을 남긴다.테오의 다정함이 단순히 타고난 낙천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설은 더 깊어진다.그는 음주 운전 사고로 사랑하는 딸과 아내를 모두 잃었다.아내가 운전한 차에서 딸과 아내가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그에게 견디기 어려운 죄책감과 후회를 남겼다.그는 그 슬픔에 빠져 익사하지 않기 위해 걸었다. 가만히 있으면 자신을 덮칠 생각들이 두려워 매일 혼자 걷고 또 걸었다.초라하고 분노한 채, 위로받을 수 없는 상태로 절박하게 걸었다.그러나 가장 암울한 순간에도 자연은 계속 아름다웠다.프랑스의 어느 4월 저녁, 해가 지기 직전부터 황혼의 첫 별이 떠오르기까지의 짧은 시간에 테오는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라는 사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산산이 부서진 영혼의 치유가 그때부터 아주 조금씩 시작된다.치유는 완전한 회복도, 슬픔의 삭제도 아니었다. 앞으로도 전진과 후퇴를 반복할 것이며 슬픔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따라올 것이다.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이 부분에서 테오의 다정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그는 슬픔을 모르는 사람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친절했던 것이 아니다.오히려 적어도 한 번은 누군가를 온 존재로 사랑했고, 그 사랑을 잃은 뒤 무너져 본 사람이었기에 타인의 슬픔을 알아볼 수 있었다.상처가 언제나 사람을 다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상처를 오래 들여다본 사람은 다른 이의 아픔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않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테오는 상대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곁에 앉아 듣고, 그 사람의 슬픔이 존재해도 괜찮다고 알려준다.초상화는 그러한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다. 그림의 가치가 뛰어난 묘사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초상화 속 얼굴 뒤에는 살아온 시간과 사랑, 후회, 상실, 말하지 못한 사연이 있다.테오는 그림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동시에 그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볼 기회를 돌려준다.예술은 현실을 잊게 하는 장식이 아니라 잊고 있던 자신과 타인을 기억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한 사람의 초상화는 결국 “당신은 자세히 바라볼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된다.작은 도시 골든도 이 소설의 중요한 주인공이다.첼리스 카페와 분수대 옆 벤치, 강변 산책로와 서점에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주민들이 모인다.테오가 한 사람씩 만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개인의 변화는 관계의 변화로 이어지고, 관계의 변화는 공동체 전체에 잔잔한 파문을 만든다.강물의 작은 흐름들이 하나로 모여 바다로 향하듯 테오의 작은 친절도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세상을 바꾸는 일은 반드시 거창한 선언이나 영웅적인 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한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한 사람에게 필요한 초상화를 돌려주며 눈앞의 존재를 함부로 지나치지 않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다.작가 앨런 레비의 실제 삶을 살펴보면 테오와 겹쳐 보이는 부분도 적지 않다.그는 미국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성장해 조지아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법학을 공부했다.변호사로 일하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스코틀랜드 문학을 공부했으며,이후 다시 법률가로 활동하다가 1996년부터 전업 싱어송라이터이자 이야기꾼의 길을 걸었다.20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했고, 판사로 일한 경력도 있다. 또한 2012년 세상을 떠난 동생 게리와의 우정을 기록한 회고록도 출간했다.『테오』의 직접적인 출발점 역시 작가의 실제 경험이었다.앨런 레비는 고향의 한 카페에서 벽에 걸린 92점의 초상화를 보다가 “누군가 이 그림을 모두 사서 주인에게 돌려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그는 실제로 그날 초상화 네 점을 구입했고, 집에서 그림 속 인물의 사연을 상상하기 시작했다.다만 소설 속 테오의 행적 전체가 실화인 것은 아니다.작가는 처음부터 특정 인물을 모델로 삼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써갈수록 사람을 사랑하고 충만하게 살았던 동생 게리가 테오 안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작가와 테오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두 사람 모두 천천히 바라보고, 걷고, 이야기를 듣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앨런 레비는 가족의 땅을 돌보며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없는 숲속 작업실까지 걸어가 손으로 글을 쓴다.그는 테오가 완성된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도 테오처럼 살고 싶어 이 인물을 썼다고 설명했다.사회의 큰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각자가 이름 없이 행하는 작고 지속적인 친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작품에 담겨 있다.음악가로 오래 살아온 경력도 소설의 문체에 스며 있다. 장면은 계절과 빛, 강물과 새, 사람들의 목소리를 따라 음악처럼 완급을 조절한다.작가는 집필할 때 수백 곡의 영화음악을 들었고, 장면과 음악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그래서 『테오』는 사건을 빠르게 밀어붙이기보다 여러 인물의 사연을 하나씩 쌓아 올리고,후반부에 이르러 흩어진 음들이 하나의 선율이 되는 듯한 울림을 만든다.앨런 레비는 이 작품을 3년 반 동안 쓰면서도 출간할 생각이 없었다.완성된 원고를 서랍에 넣어두려 했지만 대학 시절 친구들이 읽은 뒤 반드시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고 권했다.그는 거의 일흔이라는 나이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조카와 함께 2023년 자비 출판을 선택했다.목표는 천 부 정도를 판매하는 것이었다.그러나 광고보다 독자의 추천과 북클럽의 입소문을 통해 판매량이 늘었고,2025년 ‘하얀 책’이라 불리며 출판계의 예상 밖 화제작이 되었다.2026년 6월에는 누적 판매량이 250만 부를 넘어섰다.이 데뷔 과정 역시 소설의 메시지와 닮았다. 테오의 친절이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며 골든을 변화시킨 것처럼,『테오』라는 책도 한 독자가 다른 독자에게 건네면서 세계로 퍼져나갔다.작가가 거의 일흔에 시작한 첫 장편소설이라는 사실은 새로운 시작에 정해진 나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오랫동안 법과 음악, 가족의 상실과 돌봄, 지역사회에서의 관계를 경험한 시간이 있었기에 이러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테오』를 읽고 난 뒤 가장 오래 남은 것은 화려한 사건이나 반전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테오의 태도였다.우리는 매일 많은 얼굴을 보지만, 그 얼굴 안에 한 사람의 진짜 삶이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테오는 초상화 앞에서 멈추었고, 그 사람을 궁금해했으며,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얼굴을 바라보는 일은 그 사람을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음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인생에서 테오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큰 행운일 것이다.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사람을 기다리는 데서 멈추지 말고, 내가 누군가에게 테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도 묻는다.누군가의 말을 조금 더 오래 들어주는 것, 진심으로 좋은 점을 발견해 말해주는 것,가까운 사람의 얼굴을 익숙하다는 이유로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작 1년이었다. 하지만 테오는 골든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의 조류를 만들었다.그 물에 떠가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함께 노를 저었고, 마침내 하나의 물살이 되어 바다를 향했다.『테오』는 한 사람의 진심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슬픔을 없애주지는 못하더라도 함께 살아갈 힘을 건네는 사람,상처 입은 얼굴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대가 없이 친절을 선택하는 사람이다.책을 읽고 나면 테오의 이름이 한 인물의 이름을 넘어 우리가 닮고 싶은 마음의 이름처럼 남는다.<br>ㅡ‘이키다서평단 @ekida_library’을 통해,'오팬하우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79/cover150/k99213017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97936</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 마틴 츠바이크 지음 (이레미디어) - [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 - 40년간 시장을 이긴 월스트리트 전설의 투자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3681</link><pubDate>Wed, 15 Jul 2026 20: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36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0774&TPaperId=173936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9/65/coveroff/k5321307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0774&TPaperId=173936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 - 40년간 시장을 이긴 월스트리트 전설의 투자법</a><br/>마틴 츠바이크 지음, 송미리 옮김 / 이레미디어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매일 새로운 정보를 찾아보게 된다.금리와 환율, 기업 실적, 증권사 보고서, 유튜브와 뉴스까지 확인할 것이 끝도 없다.정보를 많이 알수록 투자가 쉬워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어떤 사람은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큰 하락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br>『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를 많이 모으는 일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해석하느냐는 것이었다.지금은 누구나 비슷한 시간에 뉴스와 주가를 확인할 수 있다.츠바이크는 전쟁의 승패가 무기의 성능보다 그것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주식시장에서도 같은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br>우리는 정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너무 많은 정보에 흔들려 자신이 세운 기준을 잃을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결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 하나가 아니라 수많은 정보 속에서도 판단을 지켜줄 단단한 원칙인지도 모른다.<br>마틴 츠바이크는 투자 심리를 측정하는 풋·콜 비율을 개발하고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원칙을 널리 알린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략가다.그는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지표와 원칙을 실제 시장에서 반복해 검증했다.하지만 자신을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예언자로 설명하지 않는다.“나는 확신이 아닌 확률을 다룬다”는 그의 말이 책을 읽는 내내 기억에 남았다.<br>츠바이크는 바닥과 꼭대기를 정확히 맞히려 하지 않는다.가장 낮은 가격이 아니더라도 상승 가능성이 커졌을 때 사고, 꼭대기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하락 위험이 커지면 시장에서 나온다.조금 덜 벌더라도 크게 잃지 않는 선택을 통해 오래 시장에 머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br>이러한 철학은 1987년 블랙 먼데이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당시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22.6% 폭락했다.츠바이크는 높은 주가 수준과 금리 인상, 과거 폭락 직전과 비슷한 가격 흐름, 투자자들의 지나친 낙관을 발견했다.그러나 시장이 반드시 무너진다고 단정하지 않고 자신이 틀릴 가능성까지 고려해 주식의 손실을 제한하고 일부 자금을 풋옵션에 투자했다.<br>시장이 상승하면 작은 비용만 부담하고, 폭락하면 풋옵션 수익으로 주식 손실을 방어하는 전략이었다.실제로 폭락이 발생하자 보유 주식의 손실을 상쇄하고도 포트폴리오는 블랙 먼데이 당일 9% 상승했다.<br>진짜 실력은 미래를 완벽하게 맞히는 능력보다 예상이 빗나갔을 때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능력에서 드러난다.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최악의 순간에 나를 지킬 방법은 미리 정해둘 수 있다.<br>츠바이크 투자법의 첫 번째 축은 연준의 정책과 금리, 유동성을 살피는 것이다.금리가 내려가고 시중에 돈이 풀리면 주식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반대로 긴축이 시작되고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주식시장도 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좋은 종목을 찾기 전에 시장 전체의 환경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br>두 번째 축은 가격과 거래량으로 확인하는 모멘텀이다.츠바이크는 상승·하락 종목의 수와 거래량, 가격 변화 속도를 통해 자금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살핀다.그는 “테이프와 싸우지 말라”고 강조한다.기업의 전망이 좋아 보여도 주가가 계속 약해진다면 자신의 생각보다 시장의 움직임을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br>츠바이크는 하락하는 종목을 싸다는 이유로 매수하는 행동을 공중에서 떨어지는 금고를 받아내는 일에 비유한다.금고 안에 귀중한 것이 들어 있어도 떨어지는 순간에 받으려 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바닥에 떨어진 뒤 움직임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하고 다가가도 늦지 않다.<br>나 역시 많이 하락한 종목을 보면 충분히 싸졌다는 생각부터 할 때가 있다.하지만 많이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싸게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는 추세를 사는 일이다.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며, 다시 상승할 힘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좋은 기회가 된다.<br>개별 종목을 고를 때는 기업의 이익 성장과 P/E, 재무 상태 같은 펀더멘털과 주가의 상대 강도를 함께 살핀다.좋은 기업을 찾는 것과 좋은 매수 시점을 선택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br>종목을 고른 뒤에는 손실 관리가 중요하다.츠바이크는 매수할 때 현재 주가보다 10~20% 아래에 스톱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이 무너지면 자신의 판단을 합리화하지 않고 매도한다.주가가 상승하면 스톱 가격도 올려 이미 얻은 수익을 지킨다.<br>모든 매매에서 수익을 낼 수는 없다.야구의 3할 타자도 열 번 중 일곱 번은 아웃된다.투자 역시 손실은 작게 제한하고 수익이 나는 종목을 오래 보유한다면 성공 비율이 높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br>손실을 인정하는 것은 실패를 확정하는 일이 아니라 더 큰 실패를 막는 결정이다.틀린 선택을 오래 붙잡는 것이 끈기는 아니다.때로는 빠르게 놓아주는 것이 자본과 다음 가능성을 지키는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이다.<br>츠바이크는 성공적인 투자자에게 자제력과 유연성,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모든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치기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타자처럼, 투자자도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br>『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은 단기간에 큰돈을 버는 비결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연준의 정책을 살피고, 가격과 거래량이 보여주는 추세를 따르며, 예상이 틀리면 손실을 제한하라고 말한다.<br>책을 덮고 나니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는 시장이 아니라 내 감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언제나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틀렸을 때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br>좋은 투자는 미래를 완벽하게 맞히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변화한 상황에 맞게 자신의 판단을 수정하는 데서 시작된다.<br>결국 츠바이크가 남긴 위대한 투자 원칙은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시장과 함께 움직이라는 것이다.시장의 흐름을 존중하고 확률이 유리할 때 참여하며, 상황이 달라지면 미련 없이 전략을 바꾸는 것.투자 기준과 손실 관리 원칙을 세우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br>ㅡ'이레미디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9/65/cover150/k5321307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99658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반경 5미터 세계사‘, 히스토리카 지음 (더퀘스트 출판사) - [반경 5미터 세계사 - 방구석에 누워만 있었는데 역사 천재가 되어버렸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2181</link><pubDate>Tue, 14 Jul 2026 22: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21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493&TPaperId=173921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44/coveroff/k1421304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493&TPaperId=173921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반경 5미터 세계사 - 방구석에 누워만 있었는데 역사 천재가 되어버렸다</a><br/>히스토리카 지음, 김효진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이 책을 읽기 전에는 방 안에 놓여 있거나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유심히 바라본 적이 없었다. 유리컵은 물을 마시는 컵이었고, 책상 위에는 읽다 만 책과 메모지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의자에 걸린 옷과 창가의 커튼, 벽에 걸린 시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익숙한 풍경이었다.<br>너무 익숙한 나머지 존재조차 의식하지 않았던 물건들. 그런데 『반경 5미터 세계사』를 읽고 나니 그 평범한 물건들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br>이 책은 왕과 영웅, 전쟁과 왕조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유리, 세라믹, 종이와 책, 직물, 나무, 시계처럼 생활 반경 5미터 안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물들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들려준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물건들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떤 기술과 교역, 사람들의 삶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하나씩 따라가게 만든다.<br>가장 먼저 만난 것은 유리였다. 지금은 너무 흔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유리는 자연 속에서 먼저 만들어졌다. 리비아 사막에서는 운석 충돌로 생성된 천연 유리가 발견되었고,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는 그 유리로 만든 장식품도 출토되었다. 이후 인간은 유리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로마를 거치며 귀한 교역품이자 생활용품으로 발전해 왔다.<br>유리컵을 보며 운석 충돌이나 고대 문명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평범한 유리컵 하나에도 수천만 년의 자연과 수천 년의 문명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되었다.<br>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종이와 책의 역사였다. 우리는 글은 당연히 종이에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초의 문자는 점토판과 파피루스, 거북 등딱지와 짐승의 뼈 위에 기록되었다. 종이가 등장한 뒤에도 곧바로 널리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채륜이 기존 제지법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였고, 종이는 동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전해지며 인쇄술과 만나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다.<br>활판 인쇄술은 성서를 더 많은 사람이 읽게 만들었고, 지식은 소수의 것이 아니라 대중의 것이 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 종이가 대량 생산되면서 신문과 책은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고, 생각과 정보는 훨씬 빠르게 퍼져나갔다. 얇은 종이 한 장이 사회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br>책은 기술만 발전했다고 문명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보여준다. 같은 금속활자를 가지고도 조선과 유럽이 다른 길을 걸었던 이유처럼, 기술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와 사람들, 시장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br>유리와 종이 외에도 이 책은 토기와 자기, 직물, 나무, 시계를 통해 또 다른 세계사를 펼쳐 보인다. 중국 자기를 둘러싼 유럽의 기술 경쟁, 산업혁명을 이끈 직물 산업, 숲의 감소가 가져온 에너지의 변화, 정확한 시계가 항해와 지도를 바꾼 이야기까지 어느 하나 지루할 틈이 없다. 하나의 물건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역사 속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br>책을 다 읽고 방 안을 둘러보니 책에서 만났던 물건들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유리컵과 책, 종이, 커튼, 시계는 여전히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평범한 물건들이 오랜 시간 동안 기술과 교역, 사람들의 삶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된다.<br>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지는 데 있는 것 같다. 익숙해서 아무 의미 없이 지나쳤던 물건 속에도 수천 년의 역사와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 기술의 발전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평범한 일상도 이전보다 훨씬 깊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지식은 특별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늘 곁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발견하게 해주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br>『반경 5미터 세계사』는 역사를 암기해야 할 정보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이야기로 바꾸어주는 책이다. 눈앞의 평범한 물건 하나를 보며 "이것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자연스럽게 세계사의 문이 열린다. 방 안에서 책을 읽었을 뿐인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베네치아와 산업혁명의 현장을 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가장 흥미로운 역사 여행으로 바꾸어주는 교양서였다.<br>ㅡ'더퀘스트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44/cover150/k1421304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4426</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 세계 여성 시인선 100 -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88708</link><pubDate>Mon, 13 Jul 2026 01: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887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907&TPaperId=173887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59/34/coveroff/k0521309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0907&TPaperId=173887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슬픔에게 언어를 주자</a><br/>김명순 외 지음, 이루카 엮고 옮김 / 아티초크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슬픔에게 언어를 주자』는 기원전 2300년경의 엔헤두안나부터 사포, 허난설헌, 에밀리 디킨슨, 나혜석, 김명순에 이르기까지세계 여성 시인 100인의 삶과 시를 한 권에 담은 시선집이다.시대와 언어, 국경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이 남긴 시에는사랑과 상실, 고독과 분노, 가난과 차별을 견뎌야 했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공통으로 흐른다.옮긴이 이루카는 이 책을 만드는 동안 혼자가 아니었다고 말한다.나치에 체포되기 전 스무 살 무렵 엘레나 쉬르만이 쓴 “고통에 몸을 굽히고, 분노로 치솟아 오를지언정”이라는 구절을 옮기다가 손을 멈추었고,그 순간 시인이 같은 방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서로 다른 언어로 쓰인 작품을 옮기기 위해 검증된 번역본과 여러 연구자의 도움을 받으며 그는 “번역은 언제나 여럿의 일”임을 깨닫는다.누군가 먼저 언어의 첫 번째 다리를 놓았고, 옮긴이는 그 끝에서 독자에게 이어지는 두 번째 다리를 놓은 셈이다.초판 한정 양장본의 덧표지에 실린 데이비드 인쇼의 〈배드민턴 게임〉도 이 책의 의미와 닿아 있다.황혼 무렵 정원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두 여성의 이름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셔틀콕은 공중에 머물러 있고 시간마저 정지한 듯하다.수많은 여성 작가의 이름 또한 전해지지 않았겠지만, 그들이 살아간 자리에는 자신을 지탱한 언어가 있었을 것이다.옮긴이는 이름 없이 사라진 이들, 원고를 스스로 불태운 이들, 이름이 있었음에도 잊힌 시인들에게 감사를 건네며 마지막에 말한다.“이 목소리들은 이제 당신의 것이다.”책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엔헤두안나는 인류 역사상 이름이 기록된 최초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정치적 격변으로 여사제의 지위를 빼앗기고 추방당했던 그는 「이난나와 신성한 정수」를 통해 무너진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고자 했다.여신을 향한 찬미는 곧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언어였다.사포의 「내 눈에 그는」은 사랑과 질투가 인간의 몸을 어떻게 장악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순간 목소리가 잠기고, 혀가 갈라지며, 눈앞의 빛이 사라지고 온몸이 떨린다.반면 고대 로마의 술피키아는 「드디어 사랑이 찾아왔습니다」에서 사랑을 숨기는 일이 오히려 부끄럽다고 선언한다.그는 남들의 시선을 피해 가면을 쓰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당당하게 드러낸다.알칸사는 세상을 떠난 오빠를 향해 “눈물을 쏟아라, 절대로 멈추지 마라”라고 말한다.슬픔을 빨리 극복하라고 재촉하는 대신 충분히 울도록 허락한다.남편을 잃은 크리스틴 드 피장 역시 「홀로됨에 관하여」에서 “나는 홀로이고”라는 문장을 반복한다.그 반복은 외로움의 깊이를 보여 주면서도 자신의 상실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들린다.이 책에는 오노노 코마치와 무라사키 시키부, 황진이와 허난설헌, 에밀리 디킨슨과 브론테 자매, 요사노 아키코,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나혜석과 김명순 등 익숙한 이름들도 등장한다.그러나 이 책의 의미는 유명한 여성 문인을 다시 소개하는 데만 있지 않다.역사에서 밀려나거나 지워졌던 목소리를 다시 불러내 여성들의 사랑과 노동, 분노와 슬픔 역시 기록될 가치가 있는 삶의 역사였음을 보여 준다.슬픔에게 언어를 준다는 것은 슬픔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잃었고 왜 아픈지를 말함으로써, 그 고통이 분명히 존재했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말이 된 슬픔은 여전히 아프지만 더 이상 이름 없이 마음속을 떠돌지는 않는다.『슬픔에게 언어를 주자』는 괜찮아질 것이라는 가벼운 위로보다 아픔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정직한 문장을 건넨다.이 책은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말을 찾지 못한 사람, 오래된 상실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누군가의 슬픔을 읽는 일은 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기억하는 일이다.100인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혼자라고 여겼던 슬픔 곁에 이미 수많은 목소리가 함께 서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ㅡ'아티초크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59/34/cover150/k0521309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593467</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임성훈 지음 (다른상상) - [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88682</link><pubDate>Mon, 13 Jul 2026 01: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886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0272&TPaperId=173886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59/coveroff/k16213027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0272&TPaperId=173886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a><br/>임성훈 지음 / 다른상상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도서협찬 #다른상상출판사<br>[짧은 소감문 먼저]기대했던 내용보다 훨씬 좋아서 보관하고 싶은 책이었다.그냥저냥 비슷한 내용만 담고 있는 인문 에세이의 느낌이 아니라 심리학과 철학서의 느낌을 담고 있는 인문 에세이라고 해야할까?이해되고 공감가는 일상적인 예시들에 파트 내용마다 "맞아, 나도 그랬었어!"하며 너무나 공감하며 읽었다.내 삶뿐만 아니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도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 추~천~!!<br>[본문 리뷰]“나는 언제 다 커요?”“나도 아직 덜 컸어.”<br>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이 짧은 대화는 『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가 출발하는 지점을 잘 보여 준다.어릴 때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단단해지고, 힘든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 믿었다.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고 보면 누군가의 무심한 말에 상처받고, 지나간 일을 오래 곱씹으며,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저자 역시 나이와 사회적 위치 때문에 어른으로 대우받지만, 스스로를 완전히 성숙한 사람이라 느끼지는 못한다고 고백한다.수십 번의 계절을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고 해서 어른스러움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게임처럼 시간이 흐른 만큼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라,흔들리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그때마다 어떤 선택을 할지 다시 결정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완성된 어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성찰하는 사람만이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br>이 책은 어른이 되는 정답을 알려 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표면적으로는 어른 취급을 받지만 내면에서는 여전히 미숙하다고 느끼는 한 사람이 감정과 관계,삶의 기준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한 기록에 가깝다.이 책은 자기 내면의 기준을 세우는 일, 자기 인생을 책임지는 태도, 현재를 살아가는 힘,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관계를 맺는 법을 차례로 이야기한다.<br>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것은 ‘내 안의 나침반’을 찾으라는 메시지였다.우리는 중요한 선택을 앞두면 누군가가 대신 길을 정해 주기를 바란다.부모, 전문가, 멘토, 유튜브, 심지어 MBTI 결과에까지 기대며 확실한 답을 찾는다.그러나 남이 정해 준 길을 따르면 실패했을 때 책임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삶이 온전히 내 것이 되지는 않는다.심리학자 줄리언 로터는 삶의 결과를 자신의 선택과 노력에서 찾는 태도를 ‘내적 통제 위치’, 운이나 환경, 타인의 영향에서 찾는 태도를 ‘외적 통제 위치’라고 설명했다.타인의 판단에 의존하는 삶은 잠시 편할 수 있지만, 결국 자기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일이 된다.영화 〈스펜서〉의 다이애나처럼 아무리 화려한 삶이라도 내가 선택하지 않은 역할이라면 감옥이 될 수 있다.단테의 『신곡』에는 “네가 너의 별을 따라가기만 한다면, 너는 반드시 영광스러운 항구에 도달할 것이다”라는 문장이 나온다.여기서 별은 남이 가리킨 성공의 표지가 아니라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 없어도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는 나만의 방향이다.삶의 방향을 찾는 데 필요한 것은 완벽한 확신이 아니라 내 안에서 반복해서 울리는 작은 끌림을 무시하지 않는 태도다.선택에는 언제나 불안이 따르지만, 불안이 있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결정권을 넘기면 결국 실패보다 더 큰 후회를 남길 수 있다.<br>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말한 ‘일치성’도 이와 연결된다.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욕구,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크게 어긋나지 않을 때 사람은 단단해진다.반대로 타인의 기대를 오래 내면화하면 어느 순간 그것을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하게 된다.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등장하는 “너 자신에게 진실하라”는 문장이 오늘날에도 유효한 이유다.누군가의 말이 내 나침반을 대신하도록 두지 않는 것, 그것이 자기 삶을 살아가는 첫걸음이다.<br>이 책에는 타인의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사람들은 누군가의 성취를 보며 “타고났다”, “운이 좋았다”, “집안이 달랐다”고 쉽게 말한다.하지만 혜성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오랜 시간 자기 궤도를 돌고 있었듯, 사람의 성취 뒤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 쌓여 있다.영화 〈위플래쉬〉의 폭발적인 공연 장면 뒤에는 피가 나도록 드럼을 치고, 물집이 굳은살이 될 때까지 반복한 시간이 있었다.<br>앤절라 더크워스는 재능에 노력이 더해져 기술이 되고, 기술에 다시 노력이 더해져 성취가 된다고 했다.결과에는 노력이 두 번 들어가지만, 결과만 보는 사람은 그 시간을 한순간에 지워 버린다.우리는 결과를 소비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과정을 존중하는 데는 서툴다.누군가의 성취를 쉽게 평가하는 말은 그 사람의 삶을 설명하기보다 보이지 않는 시간을 상상하지 못하는 관찰자의 한계를 보여 줄 뿐이다.<br>‘경기장 밖에서는 누구나 쉽게 떠든다’는 장도 인상 깊었다.『논어』에는 “부재기위 불모기정(不在其位 不謀其政)”이라는 말이 있다.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일을 함부로 논하지 말라는 뜻이다.직접 책을 써 보지 않은 사람이 글쓰기를 쉽게 말하고 그 직업을 가져 보지 않은 사람이 진로를 재단하며 자녀를 키워 보지 않은 사람이 육아를 평가한다.<br>저자는 이를 ‘미로와 드론’에 비유한다.미로 밖에서 아무 경험 없이 “왜 그쪽으로 가느냐”고 외치는 사람과, 실제로 그 미로를 지나본 뒤 전체 그림을 보여 주는 사람은 다르다.진짜 멘토는 목소리가 큰 사람이 아니라, 그 길을 먼저 걸어 본 사람이다.모든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이 겸손은 아니다.어떤 말은 나를 성장시키지만 어떤 말은 말한 사람의 불안과 편견을 내 안에 옮겨 놓을 뿐이다.들을 말과 흘려보낼 말을 구분하는 능력은 고집이 아니라 분별이며 어른에게 필요한 중요한 지혜다.<br>책에서 특히 현실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빌런은 상대할수록 커진다’는 이야기였다.저자는 자신의 책을 읽지도 않은 사람이 SNS에 근거 없는 비난을 남긴 경험을 털어놓는다.처음에는 충격을 받았지만 그 말에 해명하고 싸우며 시간을 쓰지 않았다.악의적인 사람은 상대의 불안과 분노, 진지한 반응을 먹고 힘을 키우기 때문이다.단테의 『신곡』에서 베르길리우스는 악마와 일일이 맞서 싸우지 않는다. 그저 짧게 일축하거나 지나친다.『해리 포터』의 보가트 역시 두려움 앞에서는 커지지만 웃음과 무관심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모든 갈등은 끝까지 싸워 이겨야 끝나는 것이 아니다.어떤 갈등은 그 대상에게 부여했던 의미와 관심을 거두는 순간 비로소 끝난다.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내 감정과 시간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br>‘감정 쓰레기통은 사양합니다’라는 장에서는 타인의 분노와 불안을 대신 받아내는 관계를 다룬다.저자는 어린 시절, 작은 실수로 선생님에게 뺨을 맞고 심한 욕설을 들었던 경험을 떠올린다.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분노는 자신에게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선생님이 해결하지 못한 감정이 우연히 눈앞의 아이에게 쏟아진 것이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심리학에서는 자신의 불안과 열등감, 분노를 타인에게 떠넘기는 현상을 ‘투사’라고 부른다.“넌 왜 이렇게 일을 못하냐”는 말이 사실은 “나는 무능한 사람이 될까 두렵다”는 불안의 표현일 수도 있다.“넌 왜 그렇게 예민하냐”는 말 또한 상대가 자신의 불안을 감당하지 못해 내뱉는 신호일 수 있다.중요한 점은 누군가의 말이 언제나 나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때로 그 말은 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상태를 보여 준다.공감과 경계는 함께 존재할 수 있다. “그럴 수 있겠네요”는 공감이지만, “제가 대신 감당할게요”는 자기희생이 될 수 있다.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떠안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상대가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힘듦을 내 책임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경계는 사랑의 반대가 아니라 관계가 서로를 파괴하지 않도록 지켜 주는 최소한의 질서다.<br>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남은 부분은 ‘인간 불가사리’와 다크 트라이어드에 관한 이야기였다.불가사리는 먹이를 감싼 뒤 소화액으로 녹여 영양분을 흡수한다.인간관계 속 불가사리도 비슷하다. “이번 한 번만”, “잠깐만 도와 달라”고 다가오지만,도움을 당연하게 여기고 내가 힘들 때는 사라진다.관계가 상호작용이 아니라 일방적인 흡수로 변한다.이들은 죄책감을 자극하고, 필요할 때만 친절하며, 비슷한 부탁과 갈등을 반복한다.<br>다크 트라이어드는 자기애,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스 성향이 결합된 성격 특성을 가리킨다.과도하게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을 조종하려 하며 공감 능력이 낮다는 특징을 보인다.이들은 처음부터 악인의 얼굴로 나타나지 않는다.오히려 평범하고 다정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처럼 다가오기 때문에 더 알아차리기 어렵다.나 역시 이 대목을 읽으며 가까운 주변의 한 사람이 떠올랐다.그 관계를 예전에는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했다. 내가 조금 더 양보하고 참으면 괜찮아질 것이라 믿었다.하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고, 만날 때마다 감정이 소진되었으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계속 작아져야 했다.결국 관계를 정리했지만 처음에는 죄책감과 비슷한 감정이 남았다.내가 너무 냉정했던 것은 아닌지, 조금 더 이해했어야 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그러나 지금은 그 선택이 나를 위한 건강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관계를 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미워한다는 뜻은 아니다. 더 이상 반복되는 상처 속에 나를 두지 않겠다는 선택일 수 있다.그 사람을 바꾸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관계에 거리를 둔 것은 실패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좋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계속 소모되어야 할 의무는 없다.관계를 오래 유지했다는 사실보다 그 관계 안에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누군가와 멀어지는 선택이 죄책감을 남기더라도 그 거리가 비로소 나를 다시 살아 있게 한다면그것은 관계의 실패가 아니라 자기 존중의 회복이다.<br>『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는 완벽한 어른이 되라고 재촉하지 않는다.아직 흔들려도 괜찮고, 여전히 미숙하다고 느껴도 괜찮다고 말한다.다만 자기 삶의 방향을 남에게 맡기지 말고, 타인의 감정을 무분별하게 떠안지 않으며 자신을 소진시키는 관계에는 경계를 세우라고 권한다.책을 읽고 나면 어른스러움이란 무조건 참고, 양보하고, 모든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오히려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거절할지 선택하는 능력, 타인의 삶에 함부로 개입하지 않으면서 내 삶의 주도권도 넘겨주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세상에 완벽한 어른은 존재하지 않는다.다만 자신의 상처를 타인에게 넘기지 않고, 남의 목소리보다 자기 내면의 나침반을 믿으며,필요할 때는 자신을 지키는 선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매 순간 조금 더 책임 있게 나를 선택하는 일이다.<br>ㅡ'다른상상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59/cover150/k16213027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55996</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내향인의 말하기 수업‘, 김해리 지음 (비전코리아) - [내향인의 말하기 수업 - 말수가 적어도 인정받는 사람들의 말하기 전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86505</link><pubDate>Sat, 11 Jul 2026 23: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8650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22242X&TPaperId=173865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56/3/coveroff/896322242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322242X&TPaperId=1738650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내향인의 말하기 수업 - 말수가 적어도 인정받는 사람들의 말하기 전략</a><br/>김해리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말문이 막히는 순간이 있다.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있는데 입은 떨어지지 않고 말 대신 당황스러움이나 억울함 같은 감정이 먼저 차오른다.회의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뒤에야 “그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라며 뒤늦게 상황을 복기하기도 한다.『내향인의 말하기 수업』은 이런 순간에 필요한 것은 타고난 말재주나 갑작스러운 용기가 아니라고 말한다.<br>먼저 몸과 마음을 차분히 정리한 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한 문장을 꺼내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이 책은 내향적인 사람을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사람으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대신 자신의 속도를 지키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자기 목소리를 완전히 숨기지 않는 방법을 알려준다.<br>저자 김해리는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을 15년째 해 온 강사지만, 스스로를 극단적인 내향인이라고 말한다.이웃의 말소리가 들리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향하고,미용실에서는 대화를 피하려 눈을 감으며,전화가 오면 바로 받지 못할 정도로 낯선 소통에 긴장한다.그런 사람이 어떻게 오랫동안 강의를 할 수 있었을까?<br>처음에는 자신도 외향적인 강사를 따라 하려고 했다.억지로 목소리를 높이고 과장된 몸짓을 사용하며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처럼 보이려 했다.그러나 강의가 끝날 때마다 며칠씩 기운이 빠졌고, 강의를 하는 자신과 평소의 자신 사이가 점점 어긋났다.결국 저자는 질문을 바꾸었다.외향인처럼 말하는 법이 아니라, 내향인에게 맞는 말하기는 무엇일까?<br>그 뒤로 순발력이 부족한 만큼 대본을 더 탄탄하게 준비하고, 말을 많이 하기보다 한 문장에 힘을 실었다.화려한 쇼맨십 대신 정확한 정보와 진심 어린 태도를 내세웠다.그러자 사람들은 오히려 “말씀이 편안해서 내용이 잘 들어온다”고 반응하기 시작했다.내향성을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기질로 받아들인 순간, 저자만의 말하기가 만들어진 것이다.<br>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내향인의 말문을 막는 세 가지 벽에 대한 설명이었다.바로 내향성, 불안, 예민함이다.내향인은 말을 꺼내기 전에 그 말이 정확한지, 필요한지, 적절한지를 오래 생각한다.불안이 큰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먼저 떠올린다.예민한 사람은 표정, 한숨, 자세, 회의실의 분위기까지 모두 신호처럼 받아들인다.이 세 가지가 겹치면 생각은 깊어지지만 말은 점점 늦어진다.저자는 이런 상태를 ‘내적 말하기 과포화’라고 부른다.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열 번쯤 말해 본 상태다.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적절한지 판단하고, 상대의 반응과 분위기를 예측하고, 오해가 생길 가능성까지 생각한다.그렇게 머릿속의 정류장을 모두 거치는 동안 대화는 이미 다음 주제로 넘어가 버린다.<br>저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회의에서 밝히지 못해 성과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던 일화는 이 문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팀장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지만,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보일까 걱정하는 사이 다른 사람이 자신과 함께한 일이라고 말해 버렸다.발표까지 그 사람이 맡게 되면서 저자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졌다.말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었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는 고백이 더욱 씁쓸하게 다가왔다.<br>내향인이 중요한 순간에 말해야 하는 이유는 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만은 아니다.내가 한 일과 생각, 감정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다말을 삼키는 일이 반복되면 단순히 말할 기회를 놓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때로는 나의 성과와 존재감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다.하지만 이 책은 내향성과 불안, 예민함을 무조건 극복해야 할 약점으로만 보지 않는다.내향성은 생각의 깊이를 만들고, 불안은 여러 가능성을 미리 살피게 하며, 예민함은 청중의 표정과 분위기를 빠르게 감지하는 능력이 될 수 있다.저자 역시 이 성향을 활용해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강의의 흐름을 바꾸고, 교육 만족도가 높은 강사로 자리 잡았다.이 책에서 제안하는 핵심 연습은 ‘한 호흡 한 문장’이다.완벽한 문장을 준비하려 애쓰기보다, 꼭 전하고 싶은 한 줄을 숨을 고른 뒤 끝까지 말해 보는 것이다.“그 아이디어는 제가 처음 정리한 내용이라 제가 설명해 보고 싶습니다”,“아직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 부분이 마음에 걸립니다”처럼 짧더라도 나의 입장을 보여주는 문장을 준비한다.이 연습이 좋은 이유는 말하기를 거창한 성과가 아닌 작은 실험으로 바꾸어 주기 때문이다.말을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평가하기 전에,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실제 목소리로 꺼냈다는 경험을 몸에 남긴다.내향인에게는 이런 작은 물리적 경험이 다음번에 다시 입을 열 수 있는 발판이 된다.<br>연습 노트 역시 인상적이었다.어떤 상황에서 말하기가 힘든지,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먼저 들었는지 기록하게 한다.자신을 “말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단정하는 대신 “말하기 전에 너무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새롭게 해석하도록 돕는다.책을 깨끗하게 보관하기보다 줄을 긋고 한 단어라도 적으며,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감정과 생각을 바깥으로 꺼내도록 만든다.<br>혼자 있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도 깊이 공감되었다.저자는 모두가 퇴근한 뒤 사무실에 적막이 흐를 때야 비로소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말한다.밥 먹듯 야근을 선택했던 이유는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며 몰입할 수 있는 차단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수전 케인의 『콰이어트』에서도 내향인은 고독 속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한다저자에게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무기였다.나 역시 주변의 말과 소리, 움직임이 사라져야 비로소 생각이 정리되는 순간이 있기에 이 부분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br>저자는 내향인을 용량이 작은 배터리에 비유한다.자주 충전해야 한다고 해서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사회성이나 대인관계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날 필요도 없고, 항상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줄 필요도 없다.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꺼내 쓸 수 있으면 된다.<br>말하기는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눈빛과 자세, 고개를 끄덕이는 방식과 손동작처럼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비언어적 표현도 중요하다.저자는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비언어 표현을 연습하면 불안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설명한다.많은 말을 하는 것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눈빛과 몸 전체로 전달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을 수 있다.완벽한 대사를 한 줄도 틀리지 않고 말하려는 태도보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방향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현실적이었다.내향인은 준비에 강한 사람이다. 따라서 외운 문장을 완벽하게 재현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방식대로 충분히 준비하고 맡겨진 메시지만 끝까지 전달하겠다는 기준을 세우는 편이 낫다.<br>말의 양이 아니라 이미지와 방향으로 기억되게 하라는 전략도 유용하다.내향인은 말수가 적다는 이유로 차갑거나 자신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하지만 편안한 눈빛, 안정된 자세, 분명한 한 문장을 갖춘다면 적은 말로도 신뢰를 줄 수 있다.실제로 배우 엄태구처럼 수줍음과 어색함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 오히려 솔직함과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우리는 어쩌면 유려하고 화려한 말보다, 서툴지만 꾸밈없는 한마디에 더 마음을 열기도 한다.<br>책 후반부에서 저자는 수영을 통해 자신의 속도로 반복하는 법을 배운 경험을 들려준다.두려움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지만, 안전한 조건에서 같은 경험을 반복하면 낯섦의 모서리가 조금씩 닳아 간다.말하기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대답하는 사람의 속도에 맞추려다 보면 오히려 자신의 흐름을 잃기 쉽다.내향인에게 필요한 것은 뛰어난 입담이나 빠른 순발력이 아니라 ‘침묵을 견디는 마음의 근육’이라는 문장이 특히 좋았다.질문을 받자마자 답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잠깐 숨을 고르고 2~3초 생각한 뒤 자신의 속도로 말해도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그 짧은 정적을 견디는 힘이 결국 자신의 말이 된다.<br>『내향인의 말하기 수업』은 조용한 사람에게 더 큰 목소리를 내라고 다그치는 않는다.자신이 왜 말 앞에서 작아지는지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호흡과 속도로 한 문장을 꺼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내향성과 불안, 예민함은 말하기의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말을 신중하게 고르고 한 번 내놓은 말을 오래 책임지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말이 적어도 괜찮다고 믿는 순간부터 말하기는 조금 덜 무서운 일이 된다.회의에서 한 번은 손을 들고 싶은 사람, 중요한 자리에서 내 생각 한 줄만큼은 끝까지 말하고 싶은 사람,조용히 있는 것이 편하지만 평생 숨어 있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좋은 연습 상대가 되어 줄 것이다.말수가 적어도 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크게 떠들지 않아도 된다.나의 호흡을 놓치지 않고 꼭 필요한 순간에 책임질 수 있는 한 문장을 꺼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단단한 말하기일 것이다.<br>ㅡ’검은고양이 @thaod1088’ 님에게'비전코리아 출판사' 도서를 선물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56/3/cover150/896322242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56035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1로 서기‘, 임홍택 지음 (디자인하우스 출판사) - [1로 서기 - 어떤 순간에도 나를 책임지는 '1인분의 삶'을 위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7970</link><pubDate>Tue, 07 Jul 2026 02: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79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414827&TPaperId=173779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6/21/coveroff/89704148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414827&TPaperId=173779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1로 서기 - 어떤 순간에도 나를 책임지는 '1인분의 삶'을 위하여</a><br/>임홍택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1로 서기』를 읽으며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문장은 “세상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선 인생 1회차 당신에게”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 인생을 처음 살아간다. 누군가는 사회생활도, 돈 관리도, 인간관계도 능숙해 보이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서툴게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는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어려운 일은 여전히 어렵고 처음 겪는 상황 앞에서는 또다시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1로 서기’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혼자 잘난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내 삶의 한 사람 몫은 내가 감당할 수 있도록 배워가자는 말처럼 느껴졌다.<br>저자 임홍택은 자신의 10대와 20대를 솔직하게 돌아본다.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성인이 되어 마주한 세상은 학교와 전혀 달랐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시험 보는 법은 알려주었지만, 조별 과제에서 무임승차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회사에서 반복되는 실수와 상처를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월급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계약이나 사기 앞에서 어떻게 나를 지켜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성적은 중요하다고 배웠지만 정작 사회에 나왔을 때 꼭 필요한 생활의 기술은 대부분 직접 부딪히며 배워야 했다.<br>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초생’과 ‘경생’이라는 표현이었다. 첫아이를 키울 때는 모든 것이 무섭고 서툴지만, 둘째 아이를 키울 때는 한 번의 경험 덕분에 훨씬 차분해진다는 이야기다. 인생도 그렇다. 한 번 더 살아볼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덜 당황하고, 덜 다치고, 덜 무너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에는 두 번째 예행연습이 없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제 막 사회에 던져진 누군가가 조금이나마 경험자의 삶처럼 살아가길 바란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공한 사람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조언하는 느낌이 아니라, 여러 번 넘어져 본 사람이 “나도 그랬다. 그러니 너는 조금 덜 다쳤으면 좋겠다”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br>『1로 서기』는 단순히 “열심히 살아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너무 오랫동안 노력, 성공, 경쟁, 뒤처짐에 대한 불안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짚는다. 물론 노력은 중요하지만, 노력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은 때로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든다.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사람은 세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탓하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공에는 운의 비중도 크다고 말한다. 이 말은 노력이 소용없다는 뜻이 아니라, 결과를 전부 내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자는 의미에 가깝다. 운은 내가 원하는 순간에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결과가 늦게 오더라도 내 자리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br>이 책은 ‘전속력으로 달리는 삶’보다 ‘버티고 서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빠르게 성공하는 것도 멋지지만,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도 자기 일을 놓지 않는 태도는 더 깊은 울림을 준다. ‘1로 서기’를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역량도 현실적이다. 직업 전문성, 돈 관리 역량, 관계 관리 역량, 위기 대처 능력, 실전 생활 기술. 일을 잘한다고 삶이 안정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잘 번다고 관계와 생활이 저절로 정리되는 것도 아니다. 한 사람의 몫을 해낸다는 것은 어느 한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성공하는 일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균형을 갖추는 일에 가깝다.<br>커리어에 대한 조언도 공감됐다. 우리는 자주 “좋아하는 일을 해라”는 말을 듣지만, 정작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를 때가 많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억지로 찾기보다 먼저 싫어하는 일을 하나씩 지워 나가라고 말한다. 나를 지치게 하는 일, 마음이 불편한 관계, 아무리 해도 맞지 않는 환경을 줄여가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조금씩 선명해질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말도 오래 남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붙잡고, 그것을 통해 다음 가능성을 열어가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br>『1로 서기』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책처럼 보이지만, 이미 어른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내용이 많다. 커리어 설계, 경제적 자립, 인간관계, 위기 대처, 자취와 생활 관리까지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기를 폭넓게 다룬다.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했지만, 사회에 나와 꼭 필요했던 것들을 알려주는 책이다.<br>결국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생은 처음이라 서툴 수밖에 없지만, 계속 서툴게만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1인분의 삶은 대단한 성공이나 완벽한 독립을 뜻하지 않는다. 내 돈을 조금 더 잘 관리하고, 내 관계의 선을 지키고, 맡은 일을 책임 있게 해내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너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에 가깝다. 완벽하게 서 있지 못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려는 마음, 모르면 배우려는 태도, 실수했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일 것이다. 『1로 서기』는 조금 덜 다치고,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현실적인 안내서다.<br>ㅡ'디자인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6/21/cover150/89704148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6214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진짜 예술 가짜 예술‘, 장 프랑수아 마르텔 지음 (서스테인) - [진짜 예술, 가짜 예술 - 우리를 조종하는 것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5474</link><pubDate>Sun, 05 Jul 2026 20: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54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171&TPaperId=173754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8/29/coveroff/k04213017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171&TPaperId=173754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진짜 예술, 가짜 예술 - 우리를 조종하는 것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들</a><br/>장 프랑수아 마르텔 지음, 김기상 옮김 / 서스테인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요즘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이미지를 본다. SNS 피드에는 광고, 짧은 영상, 밈, AI가 만든 그림과 문장이 끝없이 흘러간다.처음에는 그저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것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취향이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은 설계된 욕망일 수도 있고, 감동이라고 느꼈던 것이 사실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계산된 자극일 수도 있다.『진짜 예술, 가짜 예술』은 바로 그 지점에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이 책은 단순히 “무엇이 좋은 예술인가”를 묻지 않는다.오히려 “우리가 예술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 중 얼마나 많은 것이 우리를 조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를 묻는다.저자 J. F. 마르텔은 광고, 정치 선전, 상업적 이미지, SNS 콘텐츠처럼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을 ‘인공물’이라고 부른다. 겉으로는 아름답고 세련되어 보이지만, 그것이 인간을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들기보다 무언가를 사게 하고, 따르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열망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라 예술의 얼굴을 한 조작에 가깝다.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우리가 예술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예술을 감각하는 능력’을 조금씩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너무 많은 이미지와 콘텐츠가 눈앞을 스쳐 지나가지만, 정작 하나의 장면 앞에 오래 머물고, 하나의 문장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고, 하나의 음악 안에서 내 삶의 어떤 부분을 발견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많이 보는 시대가 되었지만, 깊이 느끼는 시대는 오히려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책의 추천 글들은 이 작품을 ‘메마른 시대를 살아가는 영혼을 위한 지침서’라고 말한다.자본주의가 인간을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노리는 것이 우리의 정신이며, 상상력을 기계의 부품처럼 만들려 한다는 지적도 인상 깊다.이 말은 지금 시대에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많은 콘텐츠를 보고 있지만,정작 더 깊이 느끼는 능력은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많이 보는 것과 깊이 감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도나 타트의 추천 서문은 이 책의 문제의식을 더 넓게 펼쳐 보인다.그는 예술이 정치권력에 이용되고, 이론으로 해체되고, 상업광고로 팔려가며 디지털 자극에 밀려 점점 관심 밖으로 밀려난 현실을 짚는다.예술이 돈과 성공, 대중의 입맛, 특정 이념을 위해 쓰이는 순간 그 안에 있던 신비로운 생명력은 사라진다.퀸시 존스의 표현처럼, 그때 ‘신은 그 방을 떠나버린다.’는 말은,진짜 예술은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할 때 가장 큰 힘을 가진다.예술은 상품을 팔기 위해 존재하지 않고, 정치적 구호가 되기 위해 존재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교훈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오스카 와일드가 말한 “모든 예술은 쓸모없다”라는 문장도 이 책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여기서 쓸모없다는 말은 가치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예술이 인간의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예술이 광고, 선전, 교훈, 도덕적 명령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존재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앞에서 자유로워진다.진짜 예술은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지 않는다.다만 우리 안의 감각을 흔들고, 익숙한 세계에 균열을 내며 다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게 만든다.어쩌면 예술의 가장 큰 힘은 ‘쓸모없음’에 있다. 쓸모 있는 것들은 대개 우리를 어떤 목적지로 데려간다.더 많이 벌게 하고, 더 빨리 처리하게 하고, 더 효율적으로 살게 만든다. 그러나 예술은 우리를 목적지로 데려가기보다 잠시 멈춰 세운다.그리고 그 멈춤 속에서 내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무엇을 진짜로 사랑했는지, 어떤 감각을 너무 오래 외면하고 살았는지를 조용히 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예술은 당장 쓸모없어 보여도, 인간이 인간으로 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쓸모인지도 모른다.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쇼베 동굴벽화에 대한 이야기다.3만 년 전 인류가 깊은 동굴 속에 남긴 동물 그림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생존에 급급했을 구석기 인류가 왜 햇빛도 들지 않는 곳에 들어가 그런 이미지를 남겼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다.그러나 바로 그 알 수 없음 때문에 예술은 더욱 신비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예술이 서서히 진화한 문화의 부산물이 아니라,어느 날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하나의 사건이었다고 말한다. 예술은 인간이 만든 발명품이라기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결정적인 순간에 가깝다.이 지점에서 책은 예술과 인간의 상상력을 연결한다. 인간은 단순히 현실에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이미지로 그려내며,‘있는 그대로의 세상’ 너머에 ‘마땅히 그래야 할 세상’을 꿈꾸는 존재다. 저자는 이 상상력의 세계를 ‘상상계’라고 부른다.예술은 바로 이 상상계의 이미지를 현실의 형태로 불러오는 일이다.그래서 예술은 인간의 내면 깊은 곳, 꿈과 신화와 기억과 무의식이 뒤섞인 장소와 연결된다.인간은 현실에 적응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현실이 아무리 단단해 보여도 인간은 그 안에서 다른 가능성을 상상한다.그래서 예술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가장 깊은 방식일 수 있다.지금 보이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감각, 내 삶이 지금의 조건으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그 작은 틈을 열어주는 것이 예술의 힘이다.반대로 인공물은 인간의 상상력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좁힌다.광고와 포르노처럼 욕망을 자극하는 ‘말초적 인공물’, 정치 선전물처럼 감정을 선동하는 ‘교훈적 인공물’은 모두 우리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인공물은 속삭인다. 나를 사랑해라, 나를 구매해라, 나에게 투표해라.진짜 예술이 우리를 멈춰 세우고 내면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면, 인공물은 욕망과 혐오를 부추겨 우리를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만든다.AI 시대에 이 구분은 더욱 중요해진다. 생성형 AI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음악도 만든다.하지만 이 책은 AI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예술을 창조한다기보다, 인간이 오랜 시간 쌓아온 데이터 조각을 그럴듯하게 조합해 ‘예술처럼 보이는 제품’을 만든다고 본다. 문제는 그 결과물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진짜 예술의 자리를 밀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AI가 만든 이미지는 매끄럽고 빠르지만, 살아 있는 인간이 세상과 부딪치며 얻은 상처, 실패, 시간, 육체의 감각까지 품고 있지는 않다.아무리 정교한 AI 그림이라도 인간이 남긴 서툰 낙서 한 장에 담긴 날것의 생명력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AI가 두려운 이유는 단순히 인간보다 빠르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때문만은 아니다.더 근본적인 두려움은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그럴듯한 것’에 너무 쉽게 만족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완벽하게 매끄러운 이미지, 즉각적으로 감정을 건드리는 문장, 공식처럼 잘 짜인 음악이 넘쳐날수록 우리는 서툴지만 진짜인 것,거칠지만 살아 있는 것, 완성되지 않았지만 한 사람의 삶이 통과한 흔적을 알아보는 눈을 잃어버릴 수 있다.예술을 지키는 일은 결국 인간의 불완전함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AI를 거부하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분별력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나를 더 자유롭게 하는가, 아니면 더 쉽게 조종당하게 만드는가. 나를 더 깊은 감각과 사유로 이끄는가, 아니면 즉각적인 소비와 반응으로 몰아가는가. 이것을 구분하는 힘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예술적 감각일지도 모른다.『진짜 예술, 가짜 예술』은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너무 많은 콘텐츠 속에서 피로를 느끼는 사람, 내가 보는 것과 믿는 것이 정말 내 선택인지 의심해본 사람, AI와 알고리즘의 시대에 인간만의 고유한 힘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예술을 보는 기준이 달라진다. 유명한가, 비싼가, 화려한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이것은 나를 더 인간답게 만드는가. 이것은 나를 자유롭게 하는가. 이것은 내가 잊고 있던 감각을 다시 깨우는가.결국 좋은 예술은 우리를 더 똑똑한 사람으로 만들기보다 더 살아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많은 지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아직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어떤 작품 앞에서 이유 없이 마음이 오래 머물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오고,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세계의 표정이 갑자기 선명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이야말로 예술이 우리 안에서 조용히 일을 시작하는 때다.결국 이 책이 말하는 진짜 예술은 인간의 마지막 피난처에 가깝다.자본과 권력, 알고리즘과 AI가 우리의 욕망과 감각을 대신 설계하려는 시대에 예술은 우리 안에 아직 조종되지 않은 영역이 남아 있음을 알려준다. 예술은 우리를 가르치려 들지 않고, 설득하려 들지 않으며, 특정한 답으로 몰아가지 않는다.다만 낡은 현실에 작은 균열을 내고, 그 틈으로 새로운 빛이 들어오게 한다.진짜 예술은 우리에게 무엇을 사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믿으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다만 우리가 잊고 있던 감각을 조용히 흔들어 깨우며, 다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자리로 데려다준다.그래서 예술은 쓸모없어 보이지만, 바로 그 쓸모없음 때문에 인간을 가장 깊이 자유롭게 한다.이 책을 덮고 나면 예술을 더 많이 알아야겠다는 생각보다, 예술 앞에 더 오래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이 남는다.빠르게 소비하고 판단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하나의 작품이 내 안에서 어떤 감정을 깨우는지 조용히 기다리는 일이다.어쩌면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다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감상법일지도 모른다.진짜 예술은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오래 사라지지 않는 질문을 남긴다.그리고 그 질문이야말로 인간이 아직 완전히 조종되지 않았다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다.<br>ㅡ'서스테인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8/29/cover150/k04213017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82923</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리셋 유어 마인드‘,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 지음 (오픈도어북스) - [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4329</link><pubDate>Sun, 05 Jul 2026 03: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43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9109&TPaperId=173743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3/55/coveroff/k6421391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9109&TPaperId=173743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리셋 유어 마인드 - 반복되는 루틴에 가려진 내 안의 잠재력과 마주하는 법</a><br/>마리오 알론소 푸이그 지음, 성소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우리는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늘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할 때가 많다.불안할 때마다 같은 생각에 빠지고, 외로울 때마다 익숙한 행동을 반복하며, 상처받았던 관계와 비슷한 관계를 다시 선택하기도 한다.분명히 변하고 싶은데도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리셋 유어 마인드』는 그 답을 의지의 부족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이미 작동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찾는다.이 책의 문장처럼, “프로그램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프로그램에서 깨어날 수 없다.”이 책은 바로 그 프로그램을 알아차리고 그 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내면 탐험의 안내서다.<br>저자 마리오 알론소 푸이그는 인간의 마음을 막연한 감정이나 긍정적인 태도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그는 뇌과학, 심리학, 의식과 무의식, 신체 감각과 정서적 기억을 함께 설명하며 우리가 왜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 보여준다. 책에서는 인간의 정신에도 컴퓨터처럼 여러 운영체제가 있다고 말한다.생존과 본능을 담당하는 시상 하부, 감정과 애착을 기억하는 대뇌변연계, 언어와 분석을 맡는 좌뇌, 직관과 연결감을 느끼는 우뇌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한다는 것이다.쉽게 말하면 우리 안에는 “지금 당장 안전해야 한다”는 마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마음, “더 깊은 의미를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한다.그래서 인간은 단순하지 않다. 어떤 행동 하나에도 여러 층의 이유가 있다.시상 하부는 배고픔, 목마름, 성적 욕구, 스트레스 반응처럼 생존에 꼭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이 영역은 “지금 당장 필요해”라고 외친다.반면 대뇌변연계는 위험과 기회를 감지하고, 즐거움은 가까이하고 고통은 피하려 하며, 무엇보다 정서적 유대를 중요하게 여긴다.이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왜 낯선 변화보다 익숙한 안전지대에 머무르려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변화가 무서운 것은 우리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익숙한 것을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br>특히 깊게 남은 부분은 신체 접촉과 정서적 유대에 관한 내용이었다.저자는 아기에게 안기고 쓰다듬어지는 경험이 단순한 애정 표현이 아니라 뇌 발달과 관계 형성의 중요한 토대라고 말한다.편도체는 대뇌변연계의 중심이며 감정적인 기억을 저장하는 곳이다.어린 시절 충분한 접촉과 애착을 경험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 관계에서 불안정함을 느끼거나 외로움과 거절에 지나치게 민감해질 수 있다.그래서 어떤 사람은 외로울 때 음식을 찾고, 어떤 사람은 불안을 느낄 때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며, 어떤 사람은 자신을 힘들게 하는 관계임을 알면서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이 대목은 단순히 뇌과학 지식으로만 읽히지 않았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행동을 보며 “왜 나는 또 이러지?”라고 자책한다.하지만 이 책은 그 행동을 곧바로 비난하기 전에 그 안에 숨은 결핍을 보라고 말한다.음식을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위로가 필요했을 수 있고, 물건을 사고 싶다고 느꼈지만 사실은 허전함을 달래고 싶었을 수 있다.사람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모를 때, 가장 가까이 있는 대체물로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려 한다.그래서 변화의 시작은 행동을 억지로 끊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대신 채우고 있던 감정을 알아차리는 데 있다.<br>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도 좋았다. 저자는 누군가의 행동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과거에 겪은 일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이는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모두 결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어떤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 상처, 결핍, 두려움 속에서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의미다. 누군가가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반응할 때 우리는 쉽게 판단한다.그러나 판단은 대상을 좁게 보고, 이해는 대상을 넓게 본다.“저 사람은 왜 저래?”라고 묻는 대신 “저 사람에게는 내가 모르는 어떤 맥락이 있었을까?”라고 묻는 순간, 관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진다.물론 과거의 상처가 모든 행동을 정당화해 주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그러나 책임을 묻는 일과 원인을 이해하는 일은 함께 갈 수 있다. 원인을 보지 못하면 같은 행동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진짜 성숙은 상처를 핑계로 삼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나를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알아차리고 더 이상 그 방식으로만 살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일이다.<br>좌뇌와 우뇌에 대한 설명도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좌뇌는 언어, 분석, 분류, 판단을 담당한다.우리는 좌뇌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든다.그런데 문제는 그 이야기가 현실과 다를 때도 우리가 그것을 진실처럼 믿는다는 점이다.“나는 원래 안 돼”, “나는 사랑받기 어려운 사람이다”, “나는 늘 실패한다” 같은 생각도 반복되면 하나의 자기 서사가 된다.반면 우뇌는 존재의 느낌, 직관, 연결감, 더 깊은 현실을 받아들인다.좌뇌가 소유와 성과와 통제를 중시한다면, 우뇌는 존재와 공감과 연결을 중시한다.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좌뇌가 나쁘고 우뇌가 좋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좌뇌만 강하면 삶을 성과와 인정, 소유로만 바라보기 쉽고, 우뇌만 강하면 현실을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결국 필요한 것은 통합이다. 이성과 감정, 논리와 직관, 현실과 내면이 함께 움직여야 우리는 더 온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삶은 논리만으로도 부족하고 감정만으로도 불안하다.좋은 선택은 차가운 분석과 따뜻한 감각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한자리에 앉을 때 가능해진다.<br>책에서 말하는 ‘리셋’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오히려 오래전부터 내 안에서 자동으로 작동하던 반응을 알아차리는 일이다.우리는 상처받았던 과거가 괴로우면서도 그것이 익숙하다는 이유로 반복한다.익숙한 고통은 이상하게도 안전처럼 느껴진다. 불편하지만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낯선 행복보다 익숙한 불행을 선택할 때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조용히 건드린다.변화를 위해서는 먼저 내가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그리고 그 반복이 정말 나를 지키고 있는지, 아니면 나를 가두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후반부에서 말하는 명상과 호흡도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명상은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바라보는 시간이다.집중해야 하는 활동을 잠시 멈추고 조용히 호흡에 집중할 때, 뇌는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에서 조금씩 벗어난다.그때 창조적 무의식이 움직이고,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이 열린다.기억 자체를 지울 수는 없지만, 그 기억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면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우리를 제한하지 못한다.<br>『리셋 유어 마인드』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뇌의 구조와 의식, 무의식, 좌뇌와 우뇌, 운영체제 같은 개념이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고장 난 존재가 아니라 아직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존재다.나를 힘들게 했던 반복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감정도, 자꾸만 돌아가던 익숙한 선택도 모두 나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자기 이해는 자기 합리화가 아니라 자기 회복의 출발점이다. 나를 알아야 나를 바꿀 수 있고, 나를 바꿀 수 있어야 비로소 내 삶의 방향도 달라진다.<br>책을 읽고 나서 오래 남았떤 생각은, 괜찮은 정도의 삶에 머물기엔 우리 안의 잠재력이 너무 아깝다는 것이다.우리는 이미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그 자원이 잠들어 있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을 뿐이다.물이 액체, 얼음, 수증기로 형태를 바꾸듯 인간도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힘을 발휘한다.지금 무기력하다고 해서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 불안하다고 해서 삶 전체가 불안으로 결정된 것도 아니다.결국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더 세게 밀어붙이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일이다.내가 어떤 프로그램 안에서 살아왔는지, 어떤 감정에 묶여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사실처럼 믿어 왔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그때 우리는 반응하는 삶에서 선택하는 삶으로 조금씩 이동한다.진짜 리셋은 과거의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를 이해한 뒤 더 이상 그 방식만으로 살지 않겠다고 조용히 선언하는 일이다.<br>ㅡ'오픈도어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53/55/cover150/k6421391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53557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죽음의 수용소 이후‘, 북하우스 출판사 - [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0849</link><pubDate>Thu, 02 Jul 2026 23: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708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139340&TPaperId=173708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2/2/coveroff/k48213934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139340&TPaperId=173708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a><br/>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요즘은 분명 예전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사는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자주 텅 비는 순간이 있다.해야 할 일은 많은데 왜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는데 밤이 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SNS를 보면 다들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고, 열심히 일해도 불안은 줄어들지 않고, 쉬는 날이 와도 제대로 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람들과 계속 연결되어 있는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혼자인 것 같고, 무언가를 사고 먹고 보고 즐겨도 잠깐뿐, 다시 원래의 허전함으로 돌아오는 날도 있다.나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삶이 아주 크게 무너진 사람뿐 아니라, 겉으로는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속으로는“나는 지금 뭘 위해 살고 있지?”라고 묻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이다.이상하게 힘든데 그 이유를 정확히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일이 너무 많아서 힘든 것 같기도 하고, 돈이 부족해서 불안한 것 같기도 하고, 관계 때문에 지친 것 같기도 한데,막상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보다 더 깊은 곳에 “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마음이 숨어 있을 때가 있다.프랭클이 말하는 ‘의미의 상실’은 바로 그런 마음의 상태에 가까웠다.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마음이 굶주린 느낌. 쉬고 있는데도 쉬어지지 않고, 웃고 있는데도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 느낌.이 책은 그 공허함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인간에게는 의미가 필요하다고 아주 진지하게 말해준다.<br>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단순히 강제수용소의 고통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이 책은 고통을 겪은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삶을 향해 걸어갈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죽음의 수용소에서』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면, 『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그 이후의 질문을 던진다.살아남은 뒤에도 사람은 다시 살아갈 이유가 필요하다.하루하루는 계속되지만, 마음속에서 “왜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삶은 쉽게 버거워진다.나는 이 부분이 참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는 보통 힘든 일을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어떤 고통은 지나간 뒤에 더 크게 남기도 한다.사건은 끝났는데 마음은 아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고, 겉으로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속으로는 삶의 이유를 다시 찾지 못할 때도 있다.그래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버티는 일이 아니라, 버틴 이후에 내가 무엇을 붙들고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br>특별서문에서 손자 알렉산더 베셀프랭클은 할아버지를 쾌활하고 사랑이 많았던 사람으로 기억한다.손주들과 놀이공원에 가고,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고, 화를 내더라도 금방 사과할 줄 아는 사람.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다정한 할아버지처럼 보였지만, 그는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 튀르크하임을 지나온 사람이었다.가족을 잃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짓밟히고,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던 사람이었다.그런데도 그는 세상을 미워하는 사람으로만 남지 않았다.이 부분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큰 고통을 겪은 사람이 반드시 차갑고 날카로운 사람으로만 남는 것은 아니라는 것.상처가 없어서 다정한 것이 아니라, 상처를 통과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고 깊어진 사람도 있다는 것.프랭클의 삶은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픔을 겪었다고 해서 반드시 원망만 남는 것은 아니다.물론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인간에게는 고통 이후에도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조용한 위로처럼 다가왔다.<br>나는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다.어떻게 그런 사람이 밝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을까.어떻게 산산이 부서지고도 원망에만 잠식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프랭클이 전쟁 후 빈으로 돌아왔을 때 더 힘들었던 것은, 오히려 강제수용소에서보다 살아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사실이었다.수용소 안에서는 목표가 분명했다.살아남아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나는 것.그러나 돌아왔을 때 가족은 더 이상 없었다.삶을 지탱하던 희망이 사라진 것이다.사람은 고통 자체보다, 그 고통을 견뎌야 할 이유가 사라졌을 때 더 깊이 무너지는 것 같다.아무리 힘든 시간도 “이걸 지나면 만나게 될 사람”, “이걸 견디면 해내고 싶은 일”,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그런데 그 이유가 사라지면, 삶은 갑자기 방향을 잃는다.프랭클이 겪은 절망은 감히 쉽게 상상할 수 없지만, 그가 다시 붙든 것이 ‘나를 위한 이유’가 아니라 ‘누군가를 돕는 일’이었다는 점이 깊게 다가왔다. 자기 삶이 무너진 사람이 다시 다른 사람의 삶을 붙드는 쪽으로 걸어갔다는 것. 그 자체가 이 책의 가장 큰 메시지처럼 느껴졌다.<br>프랭클은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대신, 자신에게 남은 하나의 과제를 붙들었다.의사로서, 작가로서, 자신과 비슷하게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일이었다.그가 남긴 유명한 말처럼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에 무엇을 기대하느냐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였다.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삶의 의미는 내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 생기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삶이 내게 던지는 질문 앞에서 내가 어떤 태도로 응답하느냐에 따라 의미는 생긴다.나는 이 문장이 단순한 명언처럼 읽히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아프게 다가왔다. 우리는 자주 삶에게 묻는다.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겼냐고, 왜 나는 이렇게 힘드냐고, 왜 원하는 만큼 얻지 못했냐고.그런데 프랭클은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지금 이 상황에서 삶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나는 여기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이 질문은 쉬운 위로는 아니지만,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삶의 의미는 생각만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응답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드러나는 것 같다.<br>그래서 이 책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깊게 다가온다.취업에 실패해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사람, 매일 바쁘게 살지만 마음속은 텅 빈 사람, 남들처럼 소비하고 과시하려 애쓰지만 정작 왜 사는지 모르는 사람. 번아웃에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 사람, 주말이 오히려 더 외롭게 느껴지는 사람, 사랑하는 이를 잃고 앞으로의 시간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사람.프랭클은 이런 상태를 단순한 우울이나 나약함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그 안에 실존적 공허가 있다고 말한다.다시 말해, 인간 안에 있는 의미를 향한 욕구가 채워지지 못했을 때 생기는 깊은 허기다.이 표현이 참 정확하다고 느꼈다.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인정도 필요하고, 사랑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그 이유를 잃어버리기 쉬운 시대인 것 같다.계속 비교하게 되고, 계속 증명해야 하고, 계속 더 나아져야 할 것 같은 압박 속에서 정작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놓치게 된다.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이 텅 빈다. 아무것도 안 한 것도 아닌데, 열심히 안 산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내 삶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프랭클은 그 공허를 인간의 중요한 신호로 본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신호가 아니라, 내 삶이 의미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신호로 말이다.<br>프랭클은 현대인이 더 빠르게 달리는 이유도 이 공허와 관련 있다고 본다.사람들은 일이 많아서만 지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멈추면 자신 안의 공허가 드러날까 봐 더 바쁘게 움직인다.더 많이 사고, 더 많이 보여주고, 더 빨리 달리지만, 정작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목표가 없을수록 속도만 빨라진다는 말은 오늘의 삶에도 그대로 들어맞는다.이 부분을 읽으며 요즘 사람들의 삶이 많이 떠올랐다.무언가를 계속 보고, 사고, 올리고, 확인하고, 계획하고, 일정을 채우지만 정작 혼자 조용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불안해진다.바쁘게 살면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멈췄을 때 마주하게 될 허전함이 두려워서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정말 무서운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방향 없는 성실함일지 모른다.매일 열심히 살고 있는데 마음이 비어 있다면, 그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이 나에게서 멀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br>이 책이 말하는 구원은 거창하지 않다.프랭클은 삶의 의미를 실현하는 길을 크게 세 가지로 말한다.첫째, 무엇인가를 만들거나 성취하는 일이다.둘째,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다.셋째,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통을 일부러 찾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그 고통 앞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이 세 가지가 좋았던 이유는 너무 멀리 있는 답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의미 있는 삶은 꼭 대단한 성공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오늘 내가 맡은 일을 조금 더 성실하게 해내는 것,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슬픔 앞에서도 나 자신을 함부로 망가뜨리지 않는 것. 그런 일들 속에도 의미는 있었다.결국 의미는 나만 바라볼 때보다 내가 기여할 일과 사랑할 사람과 지키고 싶은 태도를 가질 때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br>특히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다”는 말은 오래 남는다.이 말은 고통을 똑같이 보자는 뜻이 아니다.누군가에게는 실직이, 누군가에게는 이별이, 누군가에게는 질병이,누군가에게는 죄책감이, 누군가에게는 아무도 몰라주는 외로움이 자기 삶에서 가장 큰 고통일 수 있다는 뜻이다.고통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고통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갈 것인가이다.우리는 너무 자주 고통을 비교한다.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아”, “그걸로 힘들어하면 안 되지” 같은 말로 누군가의 아픔을 작게 만든다. 하지만 고통은 등수를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어떤 사람에게는 작은 일처럼 보이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삶 전체를 흔드는 사건이 될 수 있다.그래서 이 문장은 누군가에게 “내가 힘들어해도 되는구나”라는 작은 위로처럼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네가 힘든 것도 진짜라고,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문장처럼 느껴졌다.<br>프랭클은 인간을 완전히 선하거나 완전히 악한 존재로 보지 않았다.인간은 언제나 둘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고 보았다.그래서 그는 자유를 말하면서 반드시 책임을 함께 말한다.자유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취할 태도를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것이다.군중 속에 숨고, 시대 탓을 하고, 운명 탓을 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반대로 소수일지라도 품위 있는 사람의 편에 서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이 대목에서는 프랭클의 위로가 가볍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그는 힘든 사람에게 그저 괜찮다고만 말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그럼에도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이 질문이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인간을 믿는 말처럼 느껴졌다.상황에 휩쓸리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작은 선택이라도 할 수 있는 존재로 우리를 바라보기 때문이다.우리는 모든 것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태도로 살아갈지는 조금씩 선택할 수 있다.그 선택들이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만들어간다.<br>책 후반부에서 프랭클은 덧없음에 대해서도 인상적인 설명을 남긴다.사람들은 언젠가 모든 것이 사라진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다.그러나 프랭클은 덧없음이야말로 가능성이자 기회라고 말한다.우리가 한 일, 우리가 한 사랑, 우리가 견딘 고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라는 창고 안에 보관된다.한 번 실현된 것은 아무도 없던 일로 만들 수 없다.나는 이 생각이 참 좋았다. 우리는 지나간 시간을 자주 잃어버린 것처럼 생각한다.끝난 관계, 실패한 시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 젊음,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떠올리며 아쉬워한다.그런데 프랭클은 과거가 사라진 곳이 아니라 가장 안전하게 보관되는 곳이라고 말한다.내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간, 최선을 다해 견딘 시간, 누군가를 위해 애쓴 시간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이미 내 삶 안에서 실제로 일어난 것이고, 누구도 그것을 없던 일로 만들 수 없다. 이 말이 이상하게 큰 위로가 되었다.이 부분에서 말하는 의미의 형태도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다.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이런 뜻인 것 같다. 삶의 의미는 처음부터 완성된 답처럼 보이지 않는다.흩어진 점처럼 보이는 경험들, 실패, 사랑, 일, 상실, 고통이 어느 순간 하나의 그림처럼 연결될 때가 있다.그때 우리는 “아, 이 일이 내 삶에서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조금씩 알게 된다.프랭클이 말하는 의미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정답이 아니라, 각자의 삶 안에서 발견되는 구체적인 모양에 가깝다.같은 사건도 누구에게는 절망으로 끝나지만, 누구에게는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은 바로 그 모양을 알아보는 일이다.그래서 지금 당장 삶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해서, 내 삶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떤 의미는 지나고 나서야 보인다.당시에는 실패처럼 보였던 일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당시에는 상실처럼 보였던 시간이 나에게 사랑의 깊이를 가르치기도 한다.삶은 매 순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내고, 사랑하고, 견디는 동안 흩어진 조각들은 조금씩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간다.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완벽한 답을 손에 넣는 일이 아니라, 내 삶의 조각들이 어떤 그림을 이루고 있는지 천천히 알아보는 일인지도 모른다.<br>『죽음의 수용소 이후』는 고통을 없애주는 책이 아니다.대신 고통 속에서도 인간이 끝내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삶이 무너졌다고 느낄 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느낄 때,이 책은 내게 아직 삶 안에 남아 있는 것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해야 할 일이 있고, 사랑할 사람이 있으며, 끝까지 견뎌내야 할 태도도 있다고 말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삶이 나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이 있었다.우리가 완전히 절망하는 순간은 고통이 찾아왔을 때만이 아닌 것 같다.그 고통 속에서 더 이상 아무 의미도 발견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사람은 정말 무너진다.프랭클은 바로 그 순간에 인간의 마지막 자유를 이야기한다.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조차, 나는 그 상황 앞에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이 선택은 작아 보여도 결코 작지 않다.그 태도 하나가, 고통 속에서도 내가 나를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게 붙들어주는 마지막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br>결국 프랭클이 말하는 삶의 의미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피할 수 없는 슬픔 앞에서도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것.그 작은 응답들이 쌓여 내 삶의 의미가 된다.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살아낸 것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그것들은 과거라는 가장 안전한 곳에 보관되어, 끝내 우리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준다.<br>이 책을 읽고 나면 삶의 의미란 대단한 성공이나 특별한 사명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프랭클이 말하는 의미는 멀리 있는 답이 아니라, 지금 내 삶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더 가까웠다.무너진 날에도 다시 일어나는 것, 외로운 사람의 손을 잡는 것,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감당하는 것.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고통 속에서도 나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것.그런 작고 조용한 선택들이 한 사람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삶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고,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하지만 이 책은 그 순간에도 인간에게는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태도가 남아 있다고 말해준다.내가 어떤 마음으로 견디고, 무엇을 사랑하고, 어떤 책임을 붙들 것인지.결국 그 응답들이 모여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를 말해준다.<br><br>ㅡ'북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82/2/cover150/k48213934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82020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제작비지원] ‘바다 여인의 선물‘, 데니스 존슨 지음 (다산책방) - [바다 여인의 선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9708</link><pubDate>Thu, 02 Jul 2026 13: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97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139771&TPaperId=173697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6/86/coveroff/k71213977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12139771&TPaperId=173697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바다 여인의 선물</a><br/>데니스 존슨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을 겪는다. 성공과 실패, 사랑과 이별, 기쁨과 슬픔….우리는 특별한 사건들이 인생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면 오래 남는 것은 의외로 평범한 순간들이다.함께 밥을 먹던 저녁, 아무렇지 않게 나눴던 대화, 끝내 하지 못했던 사과,그리고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침묵.데니스 존슨의 유작 《바다 여인의 선물》은 바로 그런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는 작품이었다.<br>처음에는 다섯 편의 단편이 서로 흩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줄거리도 선명하지 않고, 현실과 기억, 꿈이 뒤섞여 있어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하지만 한 편 한 편 따라가다 보니, 이 작품은 사건을 들려주는 소설이 아니라 삶을 오래 살아본 사람이 자신의 기억을 한 장씩 넘겨 보여주는 기록에 더 가까웠다.결국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인간은 무엇을 후회하며, 마지막에는 무엇을 붙잡고 살아가는가?’<br>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첫 번째 단편인 〈바다 여인의 선물〉이었다.이야기는 사람들이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지금까지 들었던 가장 큰 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누군가는 이혼을 통보받던 순간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심장이 터질 듯 뛰던 순간이나 아이가 태어나 처음 울던 소리를 이야기한다.그런데 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크리스는 뜻밖의 말을 꺼낸다.<br>“내가 들은 가장 조용한 소리는 지뢰가 내 다리를 날려버리던 소리였다.”<br>처음에는 이 문장이 이해되지 않았다. 폭발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가장 조용한 소리일 수 있을까.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데니스 존슨이 말한 침묵은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너무 큰 충격은 오히려 모든 소리를 지워 버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도, 삶이 한순간에 무너졌을 때도 사람은 크게 울부짖기보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진짜 고통은 비명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말조차 잃게 만드는 침묵에 더 가까운 것이다.<br>이어지는 장면은 더욱 인상 깊었다. 크리스는 농담처럼 자신의 잘린 다리를 보여주겠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웃으며 받아들인다. 하지만 의족을 벗는 순간 디어드리는 눈물을 흘린다.처음에는 상처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읽으니 그녀가 본 것은 다리가 아니었다. 늘 유쾌하게 웃던 사람이 사실은 전쟁이라는 시간을 견디고 살아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마주한 것이다. 몇 달 뒤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결말도 처음에는 갑작스럽게 느껴졌지만, 작가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당신도 나도 이유를 안다.“라는 한 문장만 남긴다. 그 여백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br>우리는 사람을 겉모습으로 너무 쉽게 판단하며 살아간다.늘 웃는 사람은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고, 씩씩한 사람은 상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누구나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시간을 견디며 살아간다.진짜 이해란 지금 눈앞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견뎌 온 시간을 상상해 보는 일이다. 어쩌면 사랑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장면은 전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br>이후 이어지는 ‘공범’에서는 침묵이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한 남자가 자신이 아끼던 그림을 벽난로 속에 던져 버린다.그는 “내 것이니 내가 태워도 된다.“고 말한다.하지만 더 이상했던 것은 그 장면을 바라보던 사람들이었다.누구도 그를 말리지 않는다. 모두가 불타는 그림만 바라볼 뿐이다.왜 아무도 말리지 않았을까?데니스 존슨은 끝내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남긴다.<br>살아가면서 가장 큰 후회는 내가 저지른 잘못보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했던 순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 힘들어하는데 괜히 나섰다가 불편해질까 봐 모른 척했던 일,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침묵했던 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미루다 끝내 하지 못했던 일처럼 말이다.그때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침묵이 가장 크게 마음에 남는다.그림을 태운 사람은 한 명이지만, 그 광경을 끝까지 지켜본 사람들도 결국 그 순간의 일부가 된다.침묵은 누군가를 이해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잘못을 완성시키는 공범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 장면이 조용히 일깨워 준다.<br>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화자의 삶으로 이어진다.성공한 광고인이었던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나 상을 받게 되지만, 기쁨보다 허무함을 먼저 느낀다.몸은 조금씩 고장 나고, 신경통은 점점 심해지며, 예전의 영광은 기억 속 이야기가 되어 간다.그가 말한 “삶의 속도에 관한 엄청난 슬픔”이라는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젊을 때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계절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한 해가 너무 빨리 끝나 버린다. 성공은 남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시간도 함께 흘러가 버린 것이다.<br>우리는 늘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린다.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돈, 더 큰 성공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을 오래 붙잡아 주는 것은 성취보다 기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삶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느냐보다, 하루를 얼마나 진심으로 살아냈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언젠가 오늘을 돌아봤을 때 후회보다 따뜻한 기억이 하나라도 더 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br>죽음을 앞둔 첫 번째 아내에게서 걸려 온 전화도 잊기 어려웠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사과를 주고받는다.그런데 화자는 통화 도중 자신이 첫 번째 아내와 이야기하는지, 두 번째 아내와 이야기하는지조차 헷갈리기 시작한다. 황당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억도 함께 늙어 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누구였든 그는 두 사람 모두에게 같은 잘못을 저질렀고, 이제야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br>사형수와 그의 아내가 등장하는 이야기 역시 오래 남는다.그녀는 남편을 속이기 위해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사람이 마지막만큼은 행복한 마음으로 떠나기를 바랐기 때문에 거짓말을 선택한다.거짓말조차 사랑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이 씁쓸하면서도 아름다웠다.반대로 화가 토니의 이야기는 예술조차 인간을 완전히 구원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뛰어난 재능과 깊은 감수성을 지녔지만 끝내 외로움을 이겨 내지 못한 그의 삶은 예술도 인간의 고통을 모두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인정한다.<br>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남은 단어는 ‘침묵’이었다.우리는 침묵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데니스 존슨은 가장 깊은 진실은 말보다 침묵에 담겨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랑도, 상실도, 용서도, 후회도 결국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그래서 이 소설은 친절하게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다.대신 독자가 자신의 삶을 떠올리며 빈칸을 채우기를 기다린다.어쩌면 이것이 이 작품이 어려운 이유이면서도 오래 기억되는 이유일 것이다.살아온 시간이 쌓일수록 같은 문장을 전혀 다른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그래서 이 소설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작품이 아니라, 삶의 어느 순간 다시 꺼내 읽고 싶은 책으로 남았다.<br>《바다 여인의 선물》은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더 잘 살아가라고 말하는 소설이다.인생은 거창한 사건으로 완성되지 않는다.평범했던 하루, 누군가와 나눈 대화, 끝내 하지 못한 말, 그리고 조용히 곁을 지켜 준 사람들.그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한 사람의 삶을 만든다.책을 읽고 나니 나 역시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언젠가 마지막 순간에 떠올릴 기억을 만드는 일은 거창한 내일이 아니라,바로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책은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해 주었다.<br>ㅡ'이키다 @ekida_library'님을 통해 '다산책방(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도서와 소정의 제작비를 지원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6/86/cover150/k71213977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6864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명료함‘, 탁민 오 지음 (도서출판탁희재) - [명료함 - 1% 리더들만의 사람을 이끄는 기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7944</link><pubDate>Wed, 01 Jul 2026 13: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79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6379&TPaperId=173679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6/28/coveroff/k4621363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6379&TPaperId=173679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명료함 - 1% 리더들만의 사람을 이끄는 기술</a><br/>탁민 오 지음 / 탁희재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좋은 리더는 사람을 세게 몰아붙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해주는 사람이다.『명료함』은 리더십을 카리스마나 타고난 자질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이 책은 리더십을 조직 안의 모호함을 줄이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는 일로 설명한다.저자는 훌륭한 리더를 “조용한 엔지니어”에 비유한다.좋은 엔지니어가 제품의 설계도를 그리듯, 좋은 리더는 조직의 목적과 기준, 일하는 방식을 설계한다.이 책에서 말하는 명료함은 바로 그 설계도의 밑그림이다.리더의 말이 흐리면 조직은 추측으로 움직인다. 구성원은 리더의 마음을 읽으려 하고,리더는 구성원이 자기 뜻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답답해한다.하지만 문제는 사람의 의지나 능력이 아니라 애초에 모두가 같은 그림을 보고 있지 않았다는 데 있다.명료함은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언어가 아니라,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덜 헤매고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배려에 가깝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책이 인상 깊은 이유는 리더십을 추상적인 말로 설명하지 않고, 저자의 실패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저자는 과거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안젤라라는 직원을 “역량이 부족하고 성장 가능성이 없는 사람”으로 판단해 내보낸다.그런데 2년 뒤,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그녀를 다시 만난다. 놀랍게도 안젤라는 그곳에서 유능하고 신뢰받는 매니저가 되어 있었다.저자는 그녀가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생각했지만, 안젤라는 오히려 자신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그리고 결정적인 한마디를 남긴다.“2년 전에는 한 번도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없잖아요.”이 장면은 책 전체의 핵심을 관통한다.안젤라가 일을 못했던 것이 아니라, 그 조직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것이다.더 정확히 말하면 리더였던 저자 자신도 그 기준을 명료하게 정리해본 적이 없었다.많은 리더들은 구성원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불평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기대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알아서 잘하라”는 말은 기준이 아니다. 그것은 구성원에게 추측을 떠넘기는 말에 가깝다.사람이 가장 힘들 때는 일이 많은 순간보다,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을 때다. 노력은 하고 있는데 방향이 맞는지 모르고, 혼나긴 하는데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모를 때 사람은 지친다. 평가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안내다. 기준 없는 평가는 성장의 기회가 아니라 상처가 되기 쉽다. 그래서 리더가 해야 할 첫 번째 친절은 막연한 격려가 아니라, 무엇이 좋은 일인지 분명히 알려주는 일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저자는 조직을 그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복잡해지고 무질서해진다고 말한다.열역학 제2법칙의 엔트로피 개념을 조직에 적용해, 리더의 역할을 ‘조직적 엔트로피를 줄이는 일’로 설명한다.구성원이 늘어나고 일이 복잡해질수록 조직은 저절로 흐트러진다.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일하지만,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때 필요한 것이 선명한 기준이다. 리더는 탁월하게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정의하고,그 차이를 구성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그래서 명료함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다. 조직의 질서를 세우는 일이고, 사람들의 에너지가 흩어지지 않도록 방향을 잡는 일이다.조직에서 생기는 많은 오해는 누군가 게을러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기준으로 성실했기 때문에 생긴다.어떤 사람은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완성도를 중요하게 여기며, 또 다른 사람은 관계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모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조직의 기준이 없다면 그 최선은 서로 충돌한다.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의 노력을 하나의 방향으로 모으는 것이다. 흩어진 성실함을 성과로 바꾸는 힘, 그것이 명료함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책은 흔히 말하는 미션, 비전, 핵심 가치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질문한다.저자는 과거 자신의 회사에 미션과 핵심 가치가 있었지만,그것이 자신의 내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가져온 멋진 말에 가까웠다고 고백한다.그는 이것을 “철학을 아웃소싱했다”고 표현한다.리더가 직접 고민하지 않고 가져온 기준은 리더 자신도 지킬 수 없다. 그리고 구성원은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느낀다.모든 회사가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 진짜 목적이 없다면 억지로 거창한 Why를 만들기보다,고객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당하게 돈을 버는 목표를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더 건강하다.사람은 말보다 반복되는 행동을 더 믿는다.아무리 멋진 미션을 내세워도, 실제 의사결정에서 그 가치가 지켜지지 않으면 구성원은 금방 알아차린다.오히려 거창하지 않아도 진심인 목적은 사람에게 안정감을 준다.리더가 진짜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실제로 그 기준에 따라 선택할 때 조직은 혼란을 덜 겪는다.좋은 리더십은 완벽한 문장을 만드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자신이 정말 지킬 수 있는 기준을 정직하게 찾는 데서 시작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책이 실용적인 이유는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기준을 만드는 방법까지 제시한다는 점이다.저자는 최고의 인재와 평균 수준의 인재를 비교하고, 그들의 행동을 상황·행동·영향으로 나누어 분석하라고 말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실함”, “주인의식”, “고객지향” 같은 추상적인 단어를 먼저 정하는 것이 아니다.실제로 조직에서 가치 있게 여겨지는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그 행동이 어떤 영향을 만들었는지까지 구체화해야 비로소 기준이 된다.예를 들어 고객 중심이라는 가치를 말하고 싶다면, 단순히 “고객을 생각하자”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객이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 단기 매출과 고객 신뢰가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까지 설명되어야 한다.그래야 가치가 문구가 아니라 행동의 기준이 된다.좋은 기준은 사람을 옥죄는 규칙이 아니라, 헷갈리는 순간에 꺼내볼 수 있는 지도와 같다.기준이 없으면 사람은 매번 리더의 눈치를 보거나 분위기를 살핀다.하지만 기준이 분명하면 리더가 없을 때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이것이 명료함의 힘이다.명료한 조직에서는 구성원이 단순히 지시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기준을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후반부에서 소개되는 ‘인간 등대’ 개념도 오래 남는다.인간 등대란 조직 안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바라보고 따라가는 상징적 인물이다.아무리 벽에 멋진 가치를 붙여두어도 실제로 인정받고 승진하는 사람이 그 가치와 다르게 행동하면,&nbsp;구성원은 벽의 문구가 아니라 그 사람을 기준으로 배운다.조직문화는 말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인정받고 누가 남는지에 의해 만들어진다.그래서 리더는 올바른 행동을 보여주는 인간 등대를 지켜야 한다. 그들이 조직 안에서 계속 빛날 수 있게 해야 한다.조직의 진짜 가치는 선언문에 적힌 말이 아니라, 사람들이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남는다.성과를 내면서도 동료를 존중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조직과, 결과만 좋으면 어떤 태도도 용인되는 조직은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갖게 된다.구성원은 리더가 칭찬하는 사람, 승진시키는 사람, 끝까지 지키는 사람을 보며 ‘이곳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배운다.결국 문화는 말이 아니라 선택의 누적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또 하나의 핵심 도구는 ‘명료함 캔버스’다.명료함 캔버스는 “우리 조직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바꾸는 도구다.직무별·부문별로 기대 수준을 정리하고, 기본 수준과 탁월한 수준을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이 도구가 중요한 이유는 기준을 머릿속에만 두지 않기 때문이다.리더가 혼자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준을 꺼내어 글로 쓰고, 구성원과 공유할 때 비로소 조직은 같은 언어를 갖게 된다.생각은 머릿속에 있을 때는 선명해 보이지만,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얼마나 흐릿했는지 드러난다.그래서 기준을 적어보는 일은 중요하다. 글로 쓰인 기준은 리더 자신에게도 거울이 된다.내가 정말 이것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실제로 이 기준을 지킬 수 있는지, 구성원에게 설명할 수 있는지 점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명료함은 말하는 기술 이전에 생각을 끝까지 붙잡는 훈련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명료함』은 좋은 소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좋은 소통은 말을 부드럽게 하는 것만이 아니다. 진짜 좋은 소통은 상대가 헤매지 않도록 기준을 선명하게 알려주는 것이다.막연한 칭찬보다 무엇이 좋았는지 알려주는 피드백이 사람을 성장시키고, 추상적인 지시보다 판단 기준이 담긴 설명이 사람을 움직인다.이 책은 CEO, 팀장, 관리자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우리는 누구나 어떤 자리에서는 리더가 된다.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고, 의견을 나누고, 기준을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명료함』을 읽고 나면 리더십의 출발점이 사람을 바꾸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은 리더의 생각이다.명료한 리더는 사람을 통제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이 스스로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남긴다.&nbsp;누군가를 움직이고 싶다면 먼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건네야 한다.&nbsp;그 과정이 쌓일 때 사람은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납득하며 움직이게 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결국 명료한 리더가 명료한 조직을 만들고, 명료한 조직이 더 좋은 성과를 만든다.『명료함』은 리더십책이지만, 동시에 관계와 소통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일을 잘하고 싶은 사람,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사람, 누군가와 함께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nbsp;이 책을 통해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얻게 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나는 내가 기대하는 것을 정말 명료하게 말하고 있는가?"ㅡ'탁민 오'작가님에게 선물로 도서를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6/28/cover150/k4621363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962895</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세계척학전집, 초월자의조건‘, 이클립스 지음 (모티브 출판사) - [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7186</link><pubDate>Tue, 30 Jun 2026 23: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71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9613&TPaperId=173671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19/38/coveroff/k0721396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72139613&TPaperId=173671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a><br/>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초월자의 조건』은 큰 꿈은 있지만 이상하게 늘 제자리인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삶은 쉽게 달라지지 않을까?남들은 작은 실패에도 금세 회복하고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는데, 나는 왜 말 한마디에 오래 흔들리고 비교와 후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까?이 책은 그 이유를 단순히 멘탈이 약해서,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말하지 않는다.오히려 우리가 강함이라고 믿어온 것, 더 나아지기 위해 붙잡고 있던 방식이 우리를 한자리에 묶어두고 있었을 수 있다고 말한다.책의 첫 장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에서 시작한다.누구에게나 그런 사람이 있다. 자리가 위태로워져도 조급해하지 않고, 실패를 겪고도 무너지지 않으며 남의 평가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며 “멘탈이 강하다”, “자존감이 높다”고 말한다.하지만 저자는 이 표현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한다.흔들리지 않으니 멘탈이 강하다고 하고, 멘탈이 강하니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같은 자리를 맴도는 설명일 뿐이다.이 책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흔들리지 않음은 타고난 기질일까? 아니면 도달할 수 있는 상태일까?『초월자의 조건』은 그것이 성격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이며 거기에 이르는 길이 있다고 말한다.그리고 그 길을 2,500년 동안 탐구해온 인류의 사유를 25명의 사상가를 통해 보여준다.니체, 헤세, 베커, 힐먼, 아렌트, 프랭클, 스피노자, 한병철 등 서로 다른 시대와 언어를 가진 사상가들이 결국 같은 지점을 가리킨다.자기를 넘어선다는 것은 더 강한 자아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가두고 있던 껍데기를 알아보고 깨뜨리는 일이라는 것이다.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니체의 ‘르상티망’이다.친구의 좋은 소식에 축하한다고 말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가라앉는 순간이 있다.잘나가는 사람을 보며 “재수 없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순간도 있다.누군가의 몰락 앞에서 이상하게 후련함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니체는 이것을 단순한 질투나 분노가 아니라, 표현되지 못한 원한이 안에서 곪는 상태로 본다.르상티망의 무서움은 나의 하루를 타인의 삶에 묶어둔다는 데 있다.내가 무엇을 할지가 아니라 저 사람이 무엇을 가졌는지가 내 기분을 결정한다.결국 내 삶의 운전대를 남의 손에 쥐여 주는 셈이다.이 대목에서 책은 매우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내가 누군가를 “악하다”고 부르기 전에, 정말 그에게 악의가 있는지 물어보라고 한다.아니면 내가 그를 이길 방법이 그 말밖에 없어서인지 돌아보라고 한다.약자는 종종 결핍을 미덕으로 바꾸고, 하지 못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처럼 포장한다.“나는 저런 거 안 해”라는 말도 때로는 선택이 아니라 무력함을 꾸민 말일 수 있다.그래서 『초월자의 조건』은 독자를 쉽게 위로하지 않는다.오히려 내가 정의감이라 믿었던 감정, 겸손이라 여겼던 태도, 고생을 훈장처럼 붙잡고 있던 마음까지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베커의 ‘죽음의 부정’도 오래 남았다.베커는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끝까지 믿지 않으려는 존재라고 말한다.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 한구석에서는 나만은 예외일 것처럼 살아간다.그래서 더 높은 자리, 더 큰 이름, 더 많은 성취를 향해 달린다.그것을 야망이라고 부르지만, 베커의 눈으로 보면 그 밑바닥에는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공포가 숨어 있다.돈과 명성, 업적과 인정은 결국 육체는 사라져도 무언가는 남기고 싶어 하는 인간의 ‘불멸 프로젝트’일 수 있다.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하게 만든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베커는 "인간만이 자신의 소멸을 미리 아는 존재"라고 보았다.그리고 인간은 죽음의 공포를 견디기 위해 문화와 종교, 예술, 업적 같은 상징적 성취를 만들어낸다고 말했다.이 생각은 이후 공포관리이론의 출발점이 될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그런데 이 문장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따라왔다.정말 죽음을 감지하고 이별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일까?그 질문 끝에서 나는 반려견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임종을 앞둔 반려견이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보호자에게 다가가 꼬리를 흔들고, 품 안에서 눈을 감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물론 이것만으로 동물이 인간처럼 자신의 죽음을 명확히 인식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다만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몸으로 느끼고,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듯 행동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남았다.물론 동물이 인간처럼 죽음을 철학적으로 사유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감지하고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마지막 행동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은 남는다.최근에는 동물의 죽음 인식을 연구하는 비교 타나톨로지(Comparative Thanatology) 분야에서도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침팬지, 코끼리, 범고래, 까마귀, 개 등이 죽음이나 이별 앞에서 애도와 유사한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들이 있다.그래서 나는 베커의 주장에 전적으로 반대하기보다, 오늘날에는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인간은 죽음을 언어와 철학으로 해석하고 미래까지 확장해 성찰하는 존재일 수 있다.그러나 죽음 자체를 감지하고 이별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인간만의 전유물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영역이 많다.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여러 사상가의 이론을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이다.이후에 나온 힐먼의 ‘다이몬’ 이야기 또한 기억에 오래 남았다.우리는 방향을 아직 못 찾아서 제자리라고 생각한다.그래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좋은 재능을 찾고, 더 나은 내가 되려고 애쓴다.하지만 힐먼은 반대로 말한다. 방향은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다는 것이다.어릴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던 것, 돈이 되지 않아도 자꾸 마음이 돌아가는 것,안정된 삶 속에서도 이상하게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끌림.힐먼은 이것을 다이몬이라 부른다.그것은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천사가 아니라, 나답게 살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는 내면의 부름에 가깝다.이 부분은 자기계발의 방향을 완전히 다르게 보게 만든다.우리는 늘 위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그러나 힐먼은 아래로 자라야 한다고 말한다.도토리가 참나무가 되기 위해 먼저 땅속으로 내려가 뿌리를 내려야 하듯, 사람도 자기 안에 처음부터 묻혀 있던 것을 파내야 한다.평생 고치려 애썼던 예민함, 내성적인 성격, 쉽게 질리는 기질도 어쩌면 결함이 아니라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일 수 있다.문제는 우리가 그 신호를 방향이 아니라 고장으로 여겨왔다는 데 있다.이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처음에는 우리가 왜 같은 자리에 머무는지 보여주고, 그다음에는 변화가 왜 그토록 고통스러운지 설명한다.사람은 단순히 결심한다고 바뀌지 않는다.익숙한 나를 유지하는 방식이 있고, 불편하지만 안전한 자리로 되돌아가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책은 변화란 더 나은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내가 나라고 믿어온 껍데기를 하나씩 의심하는 일에 가깝다고 말한다.헤세의 말처럼 알을 깨지 않으면 새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알은 한 번만 깨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어느 정도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우리는 또 다른 껍데기 안에 들어가 있다.어제의 성공, 익숙한 역할, 남들이 인정해준 이미지, 안전하다고 믿어온 선택들이 다시 나를 가둔다.이 책이 말하는 자기극복은 그래서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내가 붙잡고 있던 낡은 나를 알아차리고 내려놓는 과정에 가깝다.특히 좋았던 점은 철학과 심리학의 개념이 현실적인 장면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니체의 르상티망은 친구의 합격 소식 앞에서 묘하게 가라앉는 마음으로 설명된다.베커의 죽음의 부정은 더 큰 성취를 향해 달리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야망으로 이어진다.힐먼의 다이몬은 돈이 되지 않아도 자꾸 마음이 돌아가는 일, 안정된 자리에서도 계속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과 연결된다.그래서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사상가들의 개념이 내 일상 속 감정으로 다가온다.후반으로 갈수록 책은 더 날카로워진다.우리가 바뀌지 못하는 이유가 능력 부족만은 아니라고 말한다.때로는 자유가 두려워서 복종을 선택하고, 나를 지키려고 만든 성격의 갑옷이 오히려 나를 가둔다.변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변하지 않기 위해 아주 정교하게 애쓰는 마음도 있다.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조차 때로는 진짜 변화가 두려워서 스스로를 바쁘게 몰아붙이는 방식일 수 있다.이 지점에서 한병철의 자기 착취, 키건의 변화면역, 프롬의 자발적 복종 같은 개념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그러니까 이 책은 “더 열심히 살아라”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오히려 “너는 왜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도 그대로인가”라고 묻는 책이다.우리는 흔히 더 많은 노력, 더 강한 멘탈, 더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인생이 달라질 거라 믿는다.하지만 이 책은 그 믿음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어쩌면 더 많이 쌓으려는 마음, 더 강해지려는 마음, 더 완벽한 내가 되려는 마음이야말로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천장이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마지막에 이르러 책은 초월을 어떤 완성된 상태로 말하지 않는다.초월자는 더 이상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상처받지 않는 사람도 아니고, 늘 흔들리지 않는 사람도 아니다.오히려 불안을 읽을 줄 알고, 감정에 끌려가면서도 그 감정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다.빼앗길 수 없는 태도를 선택하고, 남의 목소리가 아니라 자기 목소리로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다.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고, 완성되지 않은 채로도 자기 삶을 계속 살아내는 사람이다.그래서 『초월자의 조건』은 편안한 위로를 주는 책은 아니다.오히려 읽는 동안 자주 멈칫하게 된다.내가 강함이라 믿었던 것이 사실은 두려움이었을 수 있다.더 나아지려는 노력이 오히려 나를 가두는 방식이었을 수도 있다.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이 책은 오래 남는다.큰 꿈은 있는데 계속 제자리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각오가 아니라,나를 붙잡고 있는 내면의 구조를 알아차리는 일일지도 모른다.『초월자의 조건』이 말하는 초월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흔들리지 않는 척하는 사람도 아니다. 자신이 왜 흔들리는지, 무엇에 묶여 있는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끝내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다.책을 읽고 나면 "나는 무엇을 더 해야 할까?"보다 “나는 무엇에 붙잡혀 있는지?"를 먼저 묻게 된다.그리고 그 질문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다.초월은 더 높은 곳으로 도망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가두고 있던 천장을 알아보고 깨뜨리는 일이다.<br>ㅡ#단단한맘서평단 @gbb_mom#수련서평단 @water_liliesjin#모티브출판사 @motiv_insight<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19/38/cover150/k0721396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19386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 오가와 고스케 지음 (동양북스 출판사) - [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 - 디저트부터 AI까지, 로손 편의점 디테일 마케팅의 비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5170</link><pubDate>Tue, 30 Jun 2026 18: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651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02139319&TPaperId=173651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70/45/coveroff/k2021393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02139319&TPaperId=173651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 - 디저트부터 AI까지, 로손 편의점 디테일 마케팅의 비밀</a><br/>오가와 고스케 지음, 정현옥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편의점은 대체로 ‘가까워서 가는 곳’이다. 목이 마를 때, 배가 출출할 때, 급하게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들르는 공간이다.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편의점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한 지역의 생활을 붙들고 있는 작은 사회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은 일본 편의점 로손이 어떻게 고객에게 선택받는 브랜드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마케팅 책처럼 성공 사례를 단편적으로 나열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시작부터 한 통의 전화로 이야기가 열린다.2015년, 호세이대학교 오가와 교수에게 로손의 다마쓰카 게이치 사장이 전화를 건다.저자의 『맥도날드 실패의 본질』을 읽고 로손의 경영을 학자의 시선으로 분석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이 만남을 계기로 저자는 로손 본사를 방문하고,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전국 매장과 현장을 취재하기 시작한다.그렇게 시작된 ‘로손 응원 프로젝트’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그래서인지 이 책은 마치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처럼 느껴진다.처음에는 로손이라는 기업을 관찰하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모르게 “그렇다면 로손은 세븐일레븐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하고 함께 고민하게 된다.&nbsp;보통 마케팅 책은 각각의 사례가 따로따로 소개되어 몰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nbsp;이 책은 로손을 움직인 사람들, 실제 매장에서 벌어진 변화, 매출의 흐름, 회사의 전략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한 브랜드가 변화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지루한 기업 분석서가 아니라, 한 브랜드가 자기 길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진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책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우리는 세븐만 보았고, 세븐은 고객을 보았다”는 다케마스 사장의 말이다.로손은 오랫동안 세븐일레븐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매장 수, 일매출, 상품 전략, 시스템까지 세븐일레븐을 의식했다.하지만 문제는 경쟁사를 보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쏟은 나머지, 정작 고객을 충분히 보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이 깨달음 이후 로손은 ‘고객을 위해서’라는 장사의 원점으로 돌아간다.&nbsp;그리고 그 방향에서 로손 혁신 프로젝트가 시작된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여기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케마스 사장이 유니클로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의 『경영자가 되기 위한 노트』를 반복해서 읽었다는 대목이다.그는 방향을 잃거나 힌트가 필요할 때마다 그 책을 펼쳤다고 한다.이 장면을 읽으며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을 하거나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인생 책’을 만나는 일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다는 것은 이미 아는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그때의 나에게 필요한 답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방향을 잃었을 때 다시 펼쳐볼 수 있는 책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되었다.로손의 변화는 말뿐인 선언에서 끝나지 않는다. 2020년 시작된 로손 혁신 프로젝트는 매장 혁신, 수익 구조 혁신, 근무 만족도 혁신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주방 프로젝트, 상품 혁신, 지역 전략 재구축, 데이터 활용, 물류 개혁, 그룹 브랜딩까지 회사 전체를 다시 짜는 작업이었다.이 과정에서 로손은 2023년도 결산에서 V자형 회복을 보여준다.즉석식품과 즉석조리식품, 일용잡화, 신선·냉동식품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무인양품 도입과 매장 모델 개선도 성과에 영향을 주었다.중요한 것은 이것이 단순히 몇몇 상품이 잘 팔린 결과가 아니라, 조직의 방향을 고객 중심으로 다시 세운 결과라는 점이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특히 왓카나이 프로젝트는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일본 최북단 마을 왓카나이는 물류센터에서 차로 4~5시간이나 떨어져 있고, 한두 매장만으로는 물류 효율이 맞지 않는 지역이었다.일반적인 계산으로는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런데도 로손은 주민들의 오랜 요청을 듣고 2023년 여름 두 개 매장을 먼저 열었고, 이후 두 개 매장을 추가했다. 개점 첫날에는 각 매장에 3천 명이 넘는 손님이 몰렸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편의점 오픈이었겠지만,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ATM을 이용하고, 티켓을 사고, 로손의 디저트와 도시락을 만날 수 있는 생활의 변화였다.왓카나이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었다. 로손은 한 매장만 내는 대신 네 개 매장을 비슷한 시기에 열어 물류 문제를 해결했고, 경험 많은 매니지먼트 오너를 투입했다. 지역 컴퍼니 제도를 통해 현장에 권한을 넘겼고, 눈이 쌓이는 겨울을 대비해 넓은 창고와 조리 시설도 갖추었다.또한 무인양품, 세이조이시이, 내추럴 로손, 로손 키친 같은 로손만의 자원을 지역 상황에 맞게 배치했다.이 과정은 ‘편의점 하나를 열었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보고, 그 필요를 실제 운영 시스템으로 바꿔낸 사례에 가깝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이 책이 말하는 브랜드의 조건은 화려한 광고나 유행을 빠르게 좇는 감각만이 아니다.고객을 숫자로 보지 않고, 지역을 시장으로만 보지 않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태도다.로손은 세븐일레븐을 무작정 따라가는 대신, 자신이 가진 무기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디저트, 로손 키친, 무인양품 협업, 로손팜, 아바타 직원, 그린 로손, 식품 손실 감축, 동네 책방형 매장까지 로손은 편의점의 역할을 조금씩 확장해 간다.목차를 보면 이 책이 다루는 세계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도 알 수 있다.지속가능한 편의점인 그린 로손, 동일본대지진 이후 로손 키친이 보여준 현장의 힘, ‘로손 하면 디저트’라는 인식을 만든 프리미엄 롤케이크와 바스크 치즈케이크, 무인양품과의 협업, 농가와 연결된 로손팜, 식품 손실을 줄이기 위한 발주 시스템과 냉동 주먹밥 실험, 아바타 직원을 통한 따뜻한 기술의 가능성, 그리고 편의점 안에 책방의 기능을 더하는 시도까지 이어진다.디저트부터 AI까지라는 부제가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결국 고객은 왜 로손을 일부러 찾는가. 이 책을 읽고 나면 답은 분명해진다.&nbsp;로손은 단순히 가까운 편의점이 아니라, 고객의 생활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고, 지역의 빈틈을 채우고, 작은 즐거움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되려 했기 때문이다. 선택받는 브랜드는 경쟁사만 바라보지 않는다. 고객이 사는 자리,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순간, 고객이 작게라도 행복해지는 장면을 오래 바라본다. 『선택받는 브랜드의 조건』은 바로 그 시선의 힘을 보여주는 책이다.ㅡ'동양북스 서포터즈2기' 활동을 통해'동양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70/45/cover150/k2021393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704568</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