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하놀의 서재 (하놀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독서를 통한 자기계발과 성장을 도모합니다.https://blog.naver.com/hagonolza84</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ue, 01 Sep 2026 03:21:27 +0900</lastBuildDate><image><title>하놀</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157691244370253.png</url><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하놀</description></image><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나 혼자 AI 기업‘, 어비-송태민 지음 (시공사 출판사) - [나 혼자 AI 기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62887</link><pubDate>Fri, 21 Aug 2026 00: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628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136&TPaperId=174628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4/40/coveroff/k0421301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136&TPaperId=174628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 혼자 AI 기업</a><br/>어비(송태민) 지음 / 시공사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요즘 AI 관련 책은 정말 많다.ChatGPT에게 질문하는 법, 프롬프트를 잘 쓰는 법,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법,영상을 만드는 법까지 새로운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관련 책도 빠르게 쏟아진다.그런데 『나 혼자 AI 기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이 책이 단순히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저자 어비(송태민)가 던지는 질문은 조금 다르다.AI를 배웠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그 도구를 어떻게 내 경험과 연결할 것인가?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콘텐츠와 서비스, 나아가 수익이 반복되는 하나의 구조로 만들 것인가?결국 이 책의 중심에는 이런 질문이 놓여 있다.AI 시대의 진짜 격차는 누가 더 많은 AI를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과 능력에 AI를 어떻게 연결해 실제 가치로 만들어내느냐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저자 어비는 24년 동안 SK, LG, 현대, 이베이 등 대기업에서 일했다.인공지능과 IoT를 포함한 신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했고, 동시에 회사 밖에서는 유튜브와 책, 음악, 강의 등 여러 활동을 이어왔다.현재는 280만 구독자 규모의 ‘어비월드’를 비롯해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구글 Product Expert 활동과 교육 분야 글로벌 수상 경력, AI 프로젝트와 영화제 등의 경험도 가지고 있다.그런 저자가 오랫동안 품었던 질문은 의외로 단순했다.개인도 스스로 하나의 경제 단위가 될 수 있을까?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회사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았다.하지만 퇴근 후와 주말을 활용해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책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강의를 하면서 다른 가능성을 시험했다.처음부터 완성된 사업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하나를 만들고,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보고, 실패하고, 다시 바꾸는 과정을 반복했다.그렇게 쌓였던 결과들이 결국 개인의 브랜드와 콘텐츠 자산이 되었고 어느 순간 본업 수입까지 넘어섰다.여기에 AI가 등장하면서 그 가능성은 훨씬 커졌다.예전에는 글 하나, 영상 하나, 디자인 하나를 만들더라도 시간과 비용과 인력이 필요했다.기업이 강했던 것도 결국 사람을 모아 역할을 나누고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생성형 AI는 이 구조의 일부를 개인에게 가져왔다.기획하고,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고, 분석하고, 홍보하는 과정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이제 한 사람이 AI와 함께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나 혼자 AI 기업’은 혼자 모든 일을 죽도록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다.오히려 반대다. 사람이 해야 할 일과 AI에게 맡길 일을 구분하고, 여러 도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적은 힘으로 더 큰 결과를 만드는 사람에 가깝다.이 차이가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1인 기업을 떠올리면 모든 일을 혼자 떠안는 모습을 생각하기 쉽다.기획도 내가 하고, 디자인도 내가 하고, 홍보도 내가 하고, 고객 응대도 내가 하는 식이다. 그렇게 일하면 자유를 얻기 전에 먼저 지친다.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AI 기반 1인 기업은 ‘내가 모든 것을 하는 구조’가 아니라 ‘모든 일이 돌아가는 구조를 내가 설계하는 방식’이다.이 책의 전체 구성 역시 이 생각을 그대로 따라간다.1부에서는 AI 시대에 왜 1인 비즈니스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지를 설명하고,이어지는 2부에서는 콘텐츠를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돈이 되는 콘텐츠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여기에는 생산비용의 변화, 콘텐츠 자산화 구조, ‘AI-First 콘텐츠 모델’ 4가지, 반복 생산 가능한 콘텐츠 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다.이 부분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콘텐츠를 바라보는 관점이다.저자가 몇 년 전에 만든 유튜브 영상은 지금도 조회수를 만들고, 이미 집필한 책은 계속 판매되어 인세를 만들며, 발표한 음원 역시 스트리밍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킨다. 한 번 만들어진 콘텐츠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우리는 보통 일을 ‘시간과 돈을 교환하는 행위’로 생각한다.한 시간을 일하면 한 시간만큼 돈을 받고, 일을 멈추면 수입도 멈춘다.그러나 콘텐츠의 구조는 조금 다를 수 있다.오늘 쓴 글이 몇 년 뒤에도 검색되고, 오늘 만든 영상이 몇 년 뒤에도 조회되고, 한 번 만든 강의나 책, 음악이 계속 소비된다면 그때부터 노동의 결과는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결국 중요한 것은 더 오래 일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용한 시간이 나중에도 계속 일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뿐이지만, 축적된 콘텐츠는 과거의 내가 오늘의 나와 함께 일하게 만든다.어쩌면 콘텐츠 자산화란 ‘시간을 저장하는 방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AI가 가진 힘도 여기에서 더 분명해진다.AI는 부자가 되는 마법이 아니다.오히려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실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도구다.저자는 100개가 넘는 유튜브 채널을 직접 실험했다. 어떤 콘텐츠가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반응이 없으면 제목과 섬네일, 편집 방식을 바꾸고, 때로는 채널 자체를 접었다.과거에는 실패 하나가 큰 비용이었다면 AI 시대에는 비교적 작은 비용으로 더 많은 가설을 시험할 수 있게 됐다.그래서 이 책에서 반복되는 중요한 표현을 하나 꼽으라면 ‘빠른 실행’이다.완벽한 것을 만들기 위해 몇 달을 준비하는 것보다 작은 결과물을 먼저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확인한다.조회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바꾼다.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시도한다.효과가 있다면 그 부분을 확대한다.온라인 서점에서도 이 책의 핵심을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검증된 영역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생각해보면 완벽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결과물의 완성도가 아니라 시장으로부터 배우는 시간을 늦춘다는 데 있다.혼자 고민하는 한 달보다 실제 사람들에게 보여준 하루가 더 많은 답을 주는 경우가 있다.그렇다고 무조건 빨리 많이 만들어내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도 아니다.이 책은 오히려 그다음 단계를 중요하게 본다.시도 → 반응 확인 → 분석 → 수정 → 재시도. 이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저자는 100개 이상의 채널을 운영하면서 어떤 섬네일이 클릭을 만드는지, 어떤 제목이 알고리즘에 잡히는지, 어떤 편집 방식이 시청자의 체류시간을 높이는지를 계속 관찰했다고 설명한다. 많이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결과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실패가 자산이 되는 것은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다.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기록하고 다음 행동을 바꿨을 때 비로소 실패는 데이터가 된다.이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더욱 실용적으로 변한다.3부는 아예 유튜브·쇼츠·틱톡 제작 시스템을 다룬다. 노출되는 숏폼 콘텐츠의 패턴을 분석하고, AI를 이용한 숏폼 제작 루틴, 스토리보드·대본·프롬프트 생성, 전자동 업로드 시스템까지 이어진다.4부에서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틱톡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커뮤니티 기반 수익화, AI 디지털 굿즈 제작, 자동 세일즈 페이지와 판매 자동화까지 다룬다.즉 콘텐츠를 만드는 데서 끝내지 않고, 콘텐츠 → 관심 → 관계 → 상품 → 판매 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이 부분 역시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조회수가 많다고 반드시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팔로워가 많다고 반드시 안정적인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콘텐츠와 실제로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는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콘텐츠 수익화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만이 아니라,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만드는 것이다.조회수는 관심의 숫자이고, 수익은 가치 교환의 결과다.그래서 자신의 경험과 관심사를 찾으라는 책의 조언도 단순한 자기계발 이야기가 아니다.우리가 이미 오랫동안 해온 일,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운 것, 계속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것 안에는 누군가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정보가 있을 수 있다.전문가라는 거창한 이름이 없어도 자신이 먼저 경험한 시행착오는 뒤에 오는 사람에게는 지도가 될 수 있다.평범한 경험도 정리되지 않은 채 머릿속에 있을 때는 추억에 불과하지만, 다른 사람이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되는 순간 지식이 되고, 그 지식이 반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하나의 자산이 된다.5부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책은 AI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직업과 서비스 모델까지 확장한다.1인 미디어 편집 서비스, AI 브랜딩과 섬네일 디자인, AI 음성·뮤직 콘텐츠 스튜디오, 기업 대상 AI 영상 에이전시 등이 별도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이 대목을 보면 AI 시대의 수익화를 꼭 ‘유튜버가 되는 것’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알 수 있다.누군가는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콘텐츠 제작을 돕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누군가는 AI를 활용해 디자인이나 영상을 만들어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기업이 AI를 활용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주는 일을 할 수도 있다.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대개 ‘내 일이 없어질까?’이지만, 역사를 조금 넓게 보면 기술은 기존 직업을 바꾸는 동시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계속 만들어왔다. 중요한 것은 직업 이름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범위를 넓히는 일인지도 모른다.그리고 결국 6부에서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모인다.‘나만의 AI 워크플로우 구축’, ‘시간·노력 최소화 운영 루틴’, ‘성장 사이클 설계’, ‘확장 가능한 수익 구조’다.여기까지 읽으면 책 제목에서 말하는 ‘기업’의 의미도 조금 달리 보인다.기업은 단순히 직원이 많은 조직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일이 반복 가능하게 돌아가는 구조가 있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며, 그 결과로 수익이 발생하고, 다시 다음 성장을 위한 자원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도 있다.그렇다면 직원이 한 명뿐이어도 이런 구조가 있다면 작은 기업처럼 움직일 수 있다.반대로 혼자 아무리 바쁘게 일해도 모든 일이 자신에게만 의존한다면 그것은 시스템이라기보다 계속해서 자신의 시간을 판매하는 일에 가까울 수 있다.그래서 ‘나 혼자 AI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어쩌면 ‘AI’도 ‘혼자’도 아니라 ‘기업’이다.내 노동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없어도 일부가 돌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물론 여기에서 현실적인 균형도 필요하다.이 책이 기업의 시대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저자 역시 반도체, 자동차, 제약처럼 대규모 자본과 복잡한 공급망, 높은 수준의 전문 인력과 협업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기업이 여전히 훨씬 강하다고 인정한다. 개인의 장점은 콘텐츠, 교육, 출판, 컨설팅, 니치 시장 등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빠르게 실험하고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이 점이 오히려 책에 현실감을 더한다.모두 회사를 그만두라는 이야기도 아니고, AI만 배우면 당장 1인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아니다.저자 자신 역시 24년간의 회사 경험을 기반으로 투잡과 쓰리잡을 오랫동안 병행했고, 부업의 수익이 본업을 넘어선 이후에야 독립했다.안정과 도전은 반드시 둘 중 하나를 오늘 당장 버려야 하는 선택지가 아니다.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작은 실험을 시작하고,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조금씩 선택지를 늘려가는 것도 충분히 좋은 전략이다.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AI를 바라보는 저자의 태도다.AI에는 방향도 판단도 영혼도 없다고 말한다.AI가 글을 쓸 수 있고, 그림을 만들 수 있고, 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고 해도 무엇을 만들 것인지까지 대신 결정해주지는 않는다.어떤 사람을 도울 것인지, 무엇을 말할 것인지, 어떤 기준을 지킬 것인지, 시장의 반응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AI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오히려 이 부분은 더 중요해질 것 같다.모두가 비슷한 글을 만들고,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고, 비슷한 영상을 몇 분 만에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오면 ‘만드는 기술’ 자체의 희소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그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경험, 관점, 안목, 취향, 신뢰, 판단이다.AI가 평균적인 결과를 만드는 비용을 계속 낮출수록 인간에게 남는 경쟁력은 오히려 ‘무엇을 만들지 선택하는 안목’과‘왜 이것을 만드는지 설명할 수 있는 자기만의 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그래서 저자가 강조하는 “도구를 아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엮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말도 단순한 기술 이야기가 아니다.ChatGPT, Claude, Midjourney, Runway, ElevenLabs 같은 AI 서비스를 몇 개 사용해봤는지가 핵심이 아니다. 출판사 역시 이 책을 개별 AI 사용법보다 여러 AI를 연결해 콘텐츠의 기획·제작·배포·분석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드는 책으로 설명한다.결국 도구에는 유행이 있다.오늘 가장 좋은 AI가 내년에는 다른 서비스로 바뀔 수도 있다.하지만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고, 결과물을 검토하고, 여러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도구를 외우는 사람은 도구가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지만,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은 새로운 도구가 등장해도 자신의 시스템 안에 갈아 끼울 수 있다. 이것이 단순한 AI 사용 능력과 AI 활용 능력의 차이다.그래서 책 마지막의 실천 조언도 생각보다 소박하다.처음부터 AI 도구 수십 개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ChatGPT나 Claude, Midjourney 가운데 한두 개라도 직접 사용해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작게 적용해본다.그리고 자신의 경험이나 관심사 가운데 지금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를 하나 골라본다.완벽하게 준비하기보다 먼저 한 번 만들어본다.그다음 반응을 확인한다.조금씩 AI 도구를 연결하고, 만들어진 콘텐츠가 한 번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계속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구조화한다.쉬워 보이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우리는 시작하기 전에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새로운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출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작하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 있다. 움직여야만 보이는 문제가 있고, 실패해야만 알 수 있는 자신의 약점도 있다.그래서 실행은 준비가 끝난 뒤 하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배우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일 수도 있다.『나 혼자 AI 기업』을 읽고 나면 AI를 바라보는 질문도 조금 달라진다.“요즘 어떤 AI가 제일 좋은가?”라는 질문에서,“나는 지금 무엇을 알고 있는가?”“내 경험 가운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인가?”“반복해서 하고 있는 일 가운데 AI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오늘 만든 것이 1년 뒤에도 가치를 만들게 하려면 어떤 구조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으로 넘어간다.나는 이 변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AI가 인간을 대신한다는 이야기보다 더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하는 한 개인이 이전보다 훨씬 큰 실행력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다.과거에는 자본과 조직과 많은 사람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 가운데 일부를 이제 개인도 시도할 수 있다.그렇다고 성공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오히려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그래서 앞으로는 AI를 사용하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이 아니라, AI를 이용해 무엇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결국 AI 시대에도 가장 강력한 자산은 AI가 아니라 ‘축적’일 수 있다. 오늘 쌓은 한 편의 글, 하나의 영상, 하나의 고객 경험, 한 번의 실패와 수정이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연결될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나만의 자산이 만들어진다.혼자 일하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닌 시대다.AI가 반복 업무를 돕고, 플랫폼이 시장과 연결해주며, 자동화가 시간을 확보해주고, 과거에 만들어둔 콘텐츠가 미래에도 계속 움직인다.그래서 『나 혼자 AI 기업』이라는 제목은 단순히 혼자 회사를 차리라는 의미가 아니다.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관심사, AI와 콘텐츠, 플랫폼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작은 경제 단위가 될 수 있다는 선언에 가깝다.그리고 그 출발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완벽한 사업계획도, 수십 개의 AI 도구도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지금 알고 있는 것 하나, 해본 경험 하나, 해결해본 문제 하나에서 시작해도 된다.작게 만들어보고, 세상에 내놓고, 반응을 보고, 다시 수정한다.그 과정을 반복하며 단발적인 노동을 쌓이는 자산으로 바꿔가는 것이다.AI 시대의 기회는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 먼저 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작은 가능성을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사람에게 먼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그런 의미에서 『나 혼자 AI 기업』은 단순한 AI 활용서나 부업 안내서라기보다, AI 시대에 개인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자신의 경험을 자산으로 바꾸며 어떻게 작은 시스템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br>ㅡ'시공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14/40/cover150/k0421301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14402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나를 위해 쓸 권리‘, 줄리아 캐머린 지음/박성혜 옮김 (위즈덤하우스) - [나를 위해 쓸 권리 -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철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62855</link><pubDate>Fri, 21 Aug 2026 00: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6285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0734&TPaperId=1746285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4/72/coveroff/k6121307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0734&TPaperId=1746285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를 위해 쓸 권리 -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철학</a><br/>줄리아 캐머런 지음, 박성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아티스트 웨이』로 전 세계 수많은 사람에게 창작의 용기를 건넨 줄리아 캐머런은 『나를 위해 쓸 권리』에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br>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그리고 누가 우리에게 글을 쓸 자격을 허락해줘야 하는가.<br>이 책은 문장을 잘 다듬는 법이나 출판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서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언제부터 글쓰기를 어렵게 여기게 되었는지, 왜 쓰기도 전에 자신의 문장을 검열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자기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br>줄리아 캐머런은 40여 년 동안 소설, 영화, 희곡, 시,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왔다. 그에게 글쓰기는 직업이기 이전에 삶을 견디고 이해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br>“우리는 데뷔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작가다.”<br>우리는 흔히 책을 출간했거나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만 작가라고 생각한다. 일기를 오래 써도,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려도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를 주저한다. 하지만 줄리아 캐머런에게 작가란 무엇인가를 보고 느끼고, 그것을 자기 언어로 표현하는 사람이다.<br>문제는 성장하면서 글쓰기가 점점 ‘평가받는 행위’가 된다는 데 있다. 학교에서 글에는 점수가 붙고 문법과 논리, 주제가 평가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는 표현하는 것보다 틀리지 않는 것에 익숙해진다.<br>‘이 문장이 이상하지 않을까?’, ‘유치해 보이지 않을까?’, ‘좀 더 똑똑하게 써야 하지 않을까?’<br>줄리아 캐머런은 우리가 글을 쓸 때 너무 제대로 쓰려고 하고, 너무 잘 보이려고 애쓴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글은 오히려 힘을 조금 뺐을 때 살아난다. 좋은 글이란 완벽한 사람이 쓴 글이라기보다 자기 목소리를 숨기지 않은 사람이 쓴 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br>책에서는 글쓰기를 ‘좋은 잠옷’에 비유한다. 글은 편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형식과 표현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문장은 정확해질 수 있지만 그 사람만의 온도는 사라질 수 있다.<br>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글을 쓰기 위한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랑해서, 화가 나서,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어떤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써도 된다.<br>글쓰기는 지나가는 삶을 붙잡는 일이면서 아직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이름을 붙이는 일이기도 하다.<br>그래서 줄리아 캐머런은 말한다.<br>“지금 당신이 어디 있는 그곳이 출발점이다.”<br>완벽한 환경이나 대단한 영감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글쓰기는 호흡과 같다. 우리는 모든 상황이 완벽해질 때까지 숨 쉬는 것을 미루지 않는다. 글 역시 쓰고 싶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br>우리는 생각이 완전히 정리된 다음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다.<br>머릿속에서는 막연했던 감정도 문장이 되는 순간 구체적인 모습을 얻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세상을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하늘의 색, 사람의 표정, 지나간 말 한마디와 자신의 감정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br>그래서 기록할 것이 많은 특별한 삶을 살아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록하기 시작하면 평범한 삶에서도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br>결국 이 책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쓸 자격을 다른 사람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출판사의 선택이나 조회수, 좋아요가 글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br>아무도 읽지 않는 글이라도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쓸 수 있다. 글쓰기의 가장 근본적인 독자는 어쩌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br>우리는 자꾸 ‘잘 쓴 글인가’, ‘책이 될 수 있는가’,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먼저 묻는다. 하지만 줄리아 캐머런은 그보다 앞선 질문으로 돌아간다.<br>나는 쓰는 동안 살아 있음을 느끼는가.<br>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서툰 글을 쓸 자유가 필요하다. 평범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까지 써보면서 자신의 언어를 발견해야 한다.<br>『나를 위해 쓸 권리』가 되찾아주려는 것은 뛰어난 문장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쓰기 전에 움츠러들지 않을 용기, 남의 평가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태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나는 써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다.<br>잘 쓰기 때문에 쓸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나만의 문장이 생긴다.<br>지금 있는 곳에서, 지금 떠오르는 것부터 적으면 된다. 당신은 이미 쓸 수 있는 사람이다.글쓰기는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나 자신과 세상을 조금 더 선명하게 이해하며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br>ㅡ'위즈덤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84/72/cover150/k6121307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847213</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 ‘디자인 뮤지엄‘, 김신 지음 (북트리거 출판사) - [디자인 뮤지엄 - 디자인으로 읽는 인간 욕망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60750</link><pubDate>Wed, 19 Aug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607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0120&TPaperId=174607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68/coveroff/k9821301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0120&TPaperId=174607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디자인 뮤지엄 - 디자인으로 읽는 인간 욕망의 역사</a><br/>김신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들기 전까지 우리는 수많은 디자인 속에서 살아간다.불을 켜는 스위치, 세면대와 식탁, 스마트폰처럼 너무 익숙해서 의식하지 못할 뿐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건과 공간에는 누군가가 사용자의 행동을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온 흔적이 숨어 있다.김신의 『디자인 뮤지엄』은 바로 이런 익숙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디자인을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살고 싶어 했던 욕망,그리고 그 너머의 아름다움과 개성, 즐거움을 추구해 온 과정으로 보여 준다.<br>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문장은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의 질은사회 전체의 미적 감각과 시각적 상상력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라는 말이다.좋은 디자인을 꾸준히 경험한 사람은 단순히 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편리하고 세심하게 만들어졌는지,무엇이 사람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는지를 자연스럽게 구분하게 된다.반대로 불편하고 조악한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그 불편함조차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결국 디자인은 물건 하나의 품질을 넘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만드는 일과도 연결된다.좋은 디자인이란 결국 ‘사람을 얼마나 세심하게 생각했는가’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드러난 결과인지도 모른다.<br>디자인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 욕망의 역사와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처음에는 생존을 위해 도구를 만들었지만 생존이 해결된 뒤에는 편리함을 원했고,편리함 다음에는 아름다움을, 그 이후에는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원하게 됐다.인간은 필요를 해결한 뒤에도 계속 새로운 욕망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 욕망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조금 더 편하게 만들 수 없을까’,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없을까’,‘다른 방법은 없을까’라는 불만과 질문이 수많은 발명과 디자인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부족함을 느끼는 마음은 인간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br>책이 선사시대의 돌도끼에서 디자인의 시작을 찾는 것도 흥미롭다.자연에 놓여 있는 돌을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필요한 기능을 상상하고 목적에 맞게 형태를 바꾼 순간부터 이미 디자인이 시작됐다는 것이다.이 대목을 읽으며 디자인의 시작은 결국 ‘지금 있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왜 꼭 이렇게 해야 하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이 변화의 출발점이다.이런 의미에서 반복되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거나,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편한 곳으로 옮기거나,복잡한 정보를 다른 사람이 쉽게 이해하도록 정리하는 것 역시 모두 디자인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다.<br>부엌의 변화는 좋은 디자인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 준다.과거 부엌은 위험하고 불편한 공간이었지만 실제로 그곳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공간을 결정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았다.직접 부엌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야 동선과 구조가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불편함을 겪는 사람과 그것을 결정하는 사람이 다르면 변화는 늦어진다.오늘날의 서비스나 공공시설도 마찬가지다.만드는 사람에게는 계단 몇 개, 작은 글씨 하나가 별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접근 자체를 막는 장벽이 된다.결국 좋은 디자인에 필요한 핵심 능력은 ‘내가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힘’이며 좋은 디자인에는 기술뿐 아니라 공감이 들어 있다.<br>프랑크푸르트 주방은 작업 동선을 약 90m에서 8m까지 줄였다고 한다.이 사례는 디자인이 반드시 화려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손잡이 위치를 조금 옮기고, 자주 쓰는 기능을 한 단계 앞에 두고,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는 작은 변화가 오히려 사람의 삶을 크게 바꾼다.가장 뛰어난 디자인은 사용자가 디자인의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삶 속에 녹아든 디자인일지도 모른다.<br>그러나 효율만으로 좋은 디자인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지나치게 효율을 추구한 프랑크푸르트 주방은 한 사람이 혼자 일하는 폐쇄적인 공간이 됐다.이후 주방이 거실과 연결되고 가족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디자인의 또 다른 의미가 드러난다.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을 줄이고 동작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아니다.사람은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얼굴을 바라보며 함께 있다는 느낌을 필요로 한다.효율을 높이기 위해 관계와 감정, 휴식까지 제거한다면 삶은 편리해질 수는 있어도 풍요로워졌다고 말하기 어렵다.좋은 디자인은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지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누구와 관계를 맺는지까지 생각해야 한다.<br>미디어의 역사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문자와 종이, 책, 인쇄술, 스마트폰은 모두 인간의 한계를 확장해 온 도구다.기억의 한계 때문에 기록했고, 목소리가 멀리 닿지 않기 때문에 문자를 만들었으며,더 많은 사람에게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인쇄술을 발전시켰다.인간의 뛰어난 능력은 처음부터 완벽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nbsp;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보완할 방법을 만들어 온 데 있는지도 모른다.<br>하지만 도구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다고 해서 인간까지 자동으로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에는 많이 아는 것이 힘이었다면, 지금은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에는 말할 자유만큼 무엇을 말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도 커진다.기술이 인간에게 더 큰 힘을 줄수록 그 힘을 다루는 판단력과 책임 역시 함께 성장해야 한다.<br>결국 『디자인 뮤지엄』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디자인이 단순히 물건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물건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과 시간을 디자인하는 일이고,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그 안에서 일어나는 관계를 바꾸는 일이며,미디어를 디자인하는 것은 누가 말하고 누가 들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그래서 좋은 디자인을 볼 때는 “예쁜가?”보다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가”, “어떤 불편을 없앴는가”,“누군가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가”, “사람을 고립시키는가, 연결시키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br>무엇보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 쉽게 당연하게 여겨 온 일상을 다시 보게 한다.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고,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지며, 몇 초 만에 지구 반대편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삶은 수많은 사람의 발견과 시행착오, 노동이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다. 문명은 몇몇 천재가 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이름도 남지 않은 수많은 사람이 ‘조금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며 다음 세대에 넘겨준 긴 협업의 역사인지도 모른다.<br>『디자인 뮤지엄』은 그래서 단순한 디자인사 책이 아니다. 익숙한 물건 하나에서도 인간의 욕망과 불편, 기술과 노동, 관계와 시대의 가치관을 보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난 뒤 “왜 이렇게 생겼을까?”, “왜 이렇게 사용하도록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된다.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고, 당연했던 것에서 질문을 발견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남기는 가장 좋은 메시지였다.<br>ㅡ'북트리거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68/cover150/k9821301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296811</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멸종 위기의 사고‘, 에릭 사댕 지음 (헤이북스 출판사) - [멸종 위기의 사고 - 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포기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52963</link><pubDate>Sun, 16 Aug 2026 00: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529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121&TPaperId=174529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98/coveroff/k1521301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121&TPaperId=174529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멸종 위기의 사고 - 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포기하는가?</a><br/>에릭 사댕 지음, 이선주 옮김 / 헤이북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생성형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답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궁금한 것을 검색하는 대신 질문하면 정리해 주고, 몇 줄의 지시만으로 글과 이미지, 음악까지 만들어 준다. 분명 놀라운 기술이다.그런데 에릭 사댕의 『멸종 위기의 사고』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바로 그 ‘편리함’에서 한 걸음 물러나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 바라보라고 요구한다.이 책의 시작을 여는 나이팅게일 이야기가 이를 아주 인상적으로 보여준다.나이팅게일은 처음부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부모의 소리를 관찰하고 수없이 연습하면서 자신의 발성을 찾아가고, 성장하면서 저마다 다른 화음과 개성을 만들어 낸다.그러던 어느 날 원하는 리듬과 후렴만 입력하면 대신 노래를 만들어 주는 기계가 등장한다.더 이상 힘들게 연습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새들은 기꺼이 자신의 능력을 기계에 넘겨준다.이 우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무겁다. 능력은 가지고 있다고 해서 계속 나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사용하고 연마할 때 비로소 내 것이 된다. 편리한 도구가 등장할 때 우리는 보통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시간과 함께 어떤 능력을 잃고 있는지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듯 사고력과 창의력 역시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편안한 둥지를 얻는 대신 스스로 노래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나이팅게일이 될 가능성을 경고한다.그래서 저자가 챗GPT의 등장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도 단순히 ‘AI가 일자리를 빼앗기 때문’만은 아니다.지금까지 인간에게 고유하다고 생각했던 사유하고 표현하고 창작하는 능력이 인간의 외부로 이전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텍스트와 이미지, 음악뿐 아니라 판단과 조언까지 기계가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점점 결과를 받아들이는 위치로 이동한다.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은 부분은 언어에 관한 이야기였다.폴 발레리는 “창조하는 것은 바로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수많은 단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화가는 색과 선을 선택하며, 작곡가는 리듬과 음을 선택한다. 심지어 짧은 문자 한 줄을 보낼 때도 우리는 상황과 감정, 상대방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끊임없이 단어를 선택한다.바로 그 선택 속에 한 사람의 경험과 취향, 기억과 판단이 스며든다.이 관점에서 보면 글을 직접 쓰는 과정은 단순히 문장을 생산하는 작업이 아니다.생각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무엇을 먼저 말할 것인지 고민하고, 문장을 썼다가 지우고,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해 한동안 멈춰 있는 시간까지도 사고의 일부다.그래서 글쓰기에서 모든 시행착오를 제거하고 완성된 문장만 빠르게 얻으려 한다면 결과물은 더 매끄러워질 수 있어도 정작 내 안에서 생각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줄어들 수 있다.샤를 페기의 말도 오래 남았다. 그는 나쁜 생각보다 더 위험한 것은 ‘이미 만들어진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한다.나는 이 문장을 AI 시대의 핵심 경고처럼 읽었다.틀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이 생각한 것이다. 틀렸다면 반박당하고 고치면서 더 나은 판단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남이 만들어 놓은 생각을 자신의 생각처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지면 사고 과정 자체가 사라진다.생각의 가장 큰 적은 틀린 생각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상태일지도 모른다.이 문제는 이미 노동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책에는 AI로 먼저 번역한 원고를 번역가에게 넘기고 수정만 맡기는 사례가 등장한다.문제는 AI 번역의 오류가 많아 번역가가 사실상 전체를 다시 손봐야 하는데도 ‘보조 작업’으로 평가되면서 보수는 낮아진다는 것이다.결국 인간은 창작자에서 기계의 결과물을 정리하는 사람으로 밀려난다.저자는 이를 단순한 직업 감소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과 역할 자체가 평가절하되는 문제로 본다.교육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학생이 자료를 찾고, 이해하지 못해 다시 읽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고, 틀린 문장을 고치는 과정은 모두 사고 훈련이다. 그런데 과제와 글쓰기를 AI에게 넘기기 시작하면 ‘시간은 절약’할 수 있지만 배우는 과정까지 함께 생략될 수 있다.이 책은 효율성과 학위 취득에만 매달리는 교육이 결국 글쓰기를 익히고 사고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시간을 ‘낭비’처럼 여기게 만들었다고 비판한다.더 나아가 저자는 AI가 인간관계까지 대신하려는 현상도 경고한다.언제든 대답해 주고, 나를 비판하지 않으며,내가 듣고 싶은 방식으로 공감해 주는 AI는 현실의 인간보다 편안할 수 있다.하지만 실제 인간관계에는 불편함과 오해, 반대와 갈등이 존재한다.역설적으로 바로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한다.나와 다른 사람을 견디는 능력 역시 인간이 사회 속에서 배우는 중요한 사고 능력이다.저자는 기계와의 완벽하고 편안한 관계가 자기 능력을 낮게 평가하게 하고 현실과 타인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위험을 지적한다.물론 이 책은 비판적으로 읽을 필요도 있다. 사댕은 생성형 AI가 가져올 위험을 매우 강한 언어로 경고한다.하지만 AI가 인간의 능력을 무조건 퇴화시키는 방향으로만 작동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어떤 사람에게 AI는 사고를 대신하는 도구가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자료를 더 넓게 탐색하고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며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 내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보다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라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자료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장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반론을 요청할 수도 있다.그러나 무엇을 믿을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어떤 문장을 내 생각으로 남길지는 결국 인간의 몫이어야 한다.저자는 한나 아렌트의 말을 빌려 ‘사유의 공허’를 경고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AI의 장단점을 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기술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우리의 삶과 교육, 노동, 문화,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제대로 바라보는 일이라고 말한다.그렇기에 『멸종 위기의 사고』라는 제목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다.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검색을 대신 맡기고, 글쓰기를 맡기고, 판단을 맡기고, 선택까지 맡기는 동안 조금씩 사라진다.AI 시대에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AI보다 더 빨리 답을 내놓는 능력이 아니다.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이다.그리고 어쩌면 앞으로 가장 귀해질 사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의심하고, 선택하고,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이 책은 AI를 두려워하라고 말하는 책이라기보다, 너무나 편리한 기술 앞에서 우리가 무엇만큼은 끝까지 인간의 몫으로 지켜야 하는지 질문하게 만드는 책이었다.<br>생각하는 수고를 포기하지 않는 것~!어쩌면 그것이 AI 시대에 인간다움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지도 모른다.ㅡ‘헤세드의서재 서평단 @hyejin_bookangel’님을 통해,'헤이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29/98/cover150/k1521301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299876</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반골 :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권민창 지음 (모티브) - [반골 -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52915</link><pubDate>Sat, 15 Aug 2026 23: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529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0720&TPaperId=174529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7/30/coveroff/k4721307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0720&TPaperId=174529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반골 -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사람들</a><br/>권민창 지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반골’이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거칠고 반항적으로 들린다.하지만 권민창의 『반골』에서 말하는 반골은 무조건 세상과 싸우는 사람이 아니었다.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과 책임을 스스로 쥐는 사람에 가까웠다.책의 서문은 꽤나 강렬하다. 저자는 몇 년의 시간과 1억 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은 유튜브 채널을 직접 삭제한다. “조금만 더 해보자”는 미련으로 계속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사람들이 좋아한 것은 ‘권민창이라는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가 만들어낸 콘텐츠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이 장면에서 먼저 떠오른 것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만큼 잘못된 방향을 버릴 줄 아는 판단도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이미 많이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붙잡는 것은 끈기가 아니라 집착이 될 수도 있다.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더 이상 잘못된 곳에 시간과 돈을 쓰지 않겠다는 새로운 결정일 수 있다.저자는 이후 대중 앞에서 사라져 사업에 집중했고, 2025년 25억 원의 매출, 성수동 사옥 매입, 일본 출판사 설립까지 이어졌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말이 있다.“결국 결과로, 내 인생으로 증명하면 된다.”이 문장은 지나치게 결과주의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읽었다.타인의 현재 평가를 내 가능성의 최종 판결처럼 받아들이지 말라는 의미다.저자 역시 운동도, 글도, 새로운 일도 처음부터 잘한 것이 아니었고 비웃음을 받았다고 한다.하지만 계속하다 보니 비웃음은 질투가 되고, 다시 “어떻게 그렇게 잘하느냐”는 질문으로 바뀌었다.사람들은 결과가 없을 때는 쉽게 무모하다고 평가하고, 결과가 나온 뒤에는 같은 행동을 결단력과 통찰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남의 평가에 반박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보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는 것이 더 강한 답일 수 있다.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이것이었다.“나는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100% 완전한 내 의지로 결정한 무언가가 있었나?”저자는 직업군인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안정적인 직업과 연금이 정답처럼 주어진 환경에서 살았고,이후에도 선배와 동료가 선택한 길을 따라갔다고 한다.그러다 병원에 입원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자신만의 삶을 생각하기 시작했다.이 대목을 읽으며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결정을 타인의 기준에 맡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좋은 직장, 좋은 집, 적절한 결혼 시기, 성공한 삶의 모습까지 사회가 만들어놓은 표준을 참고한다.하지만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화려한 삶을 원하고, 누군가는 적게 벌더라도 자기 시간이 많은 삶을 원한다. 그래서 조언은 참고할 수 있어도 인생의 결정권까지 타인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반골』은 이를 ‘야생 DNA’, ‘야생 지능’, ‘시작 중독’, ‘불완전 전략’, ‘선점자’, ‘금강불괴’ 등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표현은 거칠지만 핵심은 명확하다.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시작하고, 틀리면 빠르게 수정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사람으로 살라는 것이다.특히 “조준은 달리면서 한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았다.우리는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작을 미루지만, 현실에는 직접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정보가 있다.사업은 시장에 내놔야 반응을 알고, 글은 공개해야 독자의 반응을 알 수 있다.생각은 가능성을 예측하지만 행동은 현실의 데이터를 만든다.그래서 실행력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빨리 발견하고 수정하는 사람일 수 있다.출판업을 바라보는 시선도 흥미롭다.저자는 “책은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다”라고 말한다. 좋은 내용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그 책이 독자의 눈앞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것까지 출판의 책임이라고 본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은 것을 만드는 능력과 좋은 것이 발견되게 만드는 능력은 서로 다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존재를 모르면 선택받을 수 없다.그래서 마케팅을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가치를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본다면 이 주장은 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AI에 대한 태도도 같은 맥락이다. 저자는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위안에 머물기보다 반복 업무는 자동화하고 인간은 기획과 판단에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말한다.앞으로 중요한 경쟁은 인간과 AI의 대결이라기보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 수도 있다. 결국 인간에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무엇을 물을지, 무엇을 선택할지, 결과물의 수준을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능력일 것이다.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남의 돈 10억을 쓰는 엘리트와 내 돈 1천만 원을 쓰는 반골’의 비교였다.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핵심은 책임의 거리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나에게 직접 돌아올수록 사람은 더 세밀하게 판단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조언을 들을 때도 그 사람이 무엇을 아는지만큼, 자신의 말과 결정에 실제로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다만 모든 주장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 큰 빚이나 극단적인 압박을 일부러 만드는 방식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성공법이 아니며, 번아웃이나 우울증 같은 문제 역시 의지만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책임을 진다는 것은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다시 움직이는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후반 추천사들에서도 저자의 성향이 선명하게 드러난다.강연주 저자는 그를 세상을 거스르기 위해 반골이 된 사람이 아니라,자신이 믿는 길을 끝까지 가기 위해 세상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김민성 저자는 “이대로는 안 팔릴 것 같다”는 직설적인 피드백이 오히려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말한다.윤만 저자는 빠른 실행력과 출간 이후까지 작가와 함께 움직이는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이 추천사들을 읽으며 한 가지 생각이 남았다.좋은 사람은 항상 나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 아닐 수 있다.때로는 듣기 좋은 위로보다 정확한 지적이 더 큰 성장을 만든다.『반골』을 다 읽고 나면 결국 이 책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당신은 지금 누구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반골은 모든 규칙을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다. 규칙이 왜 존재하는지 묻는 사람이다.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실패했을 때 방향을 수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지 않는 사람이다.결국 자신만의 삶을 산다는 것은 자유만 얻는 일이 아니다. 선택과 함께 책임까지 가져오는 일이다.잘못된 길이라면 돌아가도 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도 된다.중요한 것은 완벽한 정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선택하고, 부딪히고, 수정하면서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어쩌면 『반골』이 말하는 ‘세상을 등진다’는 것은 세상과 싸우라는 뜻이 아니라,세상이 정해놓은 방향에서 잠시 등을 돌리고 내가 정말 가고 싶은 방향을 처음으로 바라보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ㅡ'책읽는쥬리 서평단 @happiness_jury'을 통해,'모티브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7/30/cover150/k4721307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87304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고전부적‘, 태종 이방원 (모티브 출판사) - [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 고전부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7713</link><pubDate>Thu, 13 Aug 2026 00: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77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0190&TPaperId=174477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68/coveroff/k9121301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0190&TPaperId=174477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어찌 가만히 앉아서 죽기만을 기다리겠는가 - 고전부적</a><br/>이방원 지음 / 흑막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살다 보면 분명 선택해야 하는 순간인데도 결정을 미룰 때가 있다.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서, 누군가가 상처받을 것 같아서, 괜히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한 발 물러난다.그리고 그때 우리는 꽤 그럴듯한 이유를 붙인다. 신중해야 한다고, 관계를 지켜야 한다고, 도리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br>『고전부적』은 태종 이방원의 삶을 통해 바로 이 지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책이다.책의 시작에는 이방원의 「하여가」와 정몽주의 「단심가」가 등장한다.이방원은 정몽주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그는 끝까지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켰고, 결국 선죽교에서 죽음을 맞았다.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역사적 장면이지만, 이 책은 여기서 선악을 판단하기보다 다른 질문을 던진다.<br>명분을 끝까지 지키는 것과 실제로 시대를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같은 방향을 향하는가.책은 명분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명분이 행동의 기준이 아니라 행동하지 않기 위한 핑계가 되는 순간을 경계한다.결정을 미루면서 스스로를 ‘신중한 사람’, ‘도리를 아는 사람’이라고 위로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는다.<br>이 지점은 우리의 일상에도 그대로 이어진다.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부모가 실망할까 봐 머물고, 부당한 부탁을 거절하고 싶지만 관계가 틀어질까 봐 받아들이고, 잘못된 상황임을 알면서도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되기 싫어 침묵한다. 그렇게 자신의 판단을 계속 뒤로 미루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의 중요한 결정들이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채워진다.<br>책에서는 이를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으로 설명한다.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은 타인의 입에서 만들어진다.&nbsp;그 평판을 유지하려다 보면 싫어도 웃고, 화가 나도 참으며, 원하는 것이 있어도 욕심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처음에는 배려처럼 보이지만 반복되면 결국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가 먼저 떠오른다.<br>이방원은 이성계의 아들 가운데 문과에 급제한 인물이었다.&nbsp;학문을 익혔고 명망 있는 선비로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머물지 않았다. 책은 이를 통해 묻는다.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은 내가 선택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입혀준 것인가.직업, 가족의 기대,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 너무 오래 맞춰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역할이 자신의 한계가 된다.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자유는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자유라기보다,&nbsp;타인의 기대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수하면서 자기 판단을 선택하는 자유에 가깝다.다만 결정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온다.책에서 말하는 ‘내 손에 피를 묻힌다’는 표현 역시 잔혹해지라는 의미보다 자신이 내린 결정의 흔적을 남에게 떠넘기지 말라는 뜻으로 읽혔다.우리는 선택한 뒤 자주 말한다.<br>“다들 그렇게 하자고 해서.”“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누가 시켜서.”<br>이 말이 반복될수록 삶에서 나는 점점 사라진다.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면 내가 직접 이야기하고,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면 그 이후의 삶까지 준비해야 한다. 무언가를 끊어냈다면 그 빈자리에 무엇을 세울 것인지까지 책임져야 한다.결단의 가치는 무엇을 버렸는가보다, 그 이후 무엇을 새로 세웠는가에서 완성된다.<br>책에서 또 하나 강하게 남은 주제는 ‘망설임’이었다.충분한 정보가 모이면, 돈이 더 생기면, 상황이 좋아지면 시작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완벽한 조건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물론 신중하게 판단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문제는 정보 수집과 결정 회피를 스스로 구분하지 못할 때다.계속 검색하고, 비교하고, 고민하지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 신중함 속에 두려움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결정하지 않는다고 결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결정하지 않는 동안 상황이 나를 대신해 결정한다.<br>다만 나는 이 책의 모든 주장에 그대로 동의하지는 않았다.이방원의 강한 현실주의와 숙청을 현대인의 삶에 그대로 성공의 논리처럼 가져오는 것은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다. 행동 없는 명분은 공허하지만, 반대로 명분 없는 행동 역시 위험하다. 빠른 결단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며 어떤 순간에는 충분히 숙고하고 멈춰 서는 것이 더 큰 용기일 수도 있다.<br>그래서 『고전부적』은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가치관과 부딪치며 읽을 때 더 흥미로운 책이었다.좋은 사람이 되려는 것과 자기주장이 없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미움받을 용기와 독선의 경계는 어디인가.신중함과 우유부단함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이런 질문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해 본다면 더욱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좋은 책은 반드시 독자를 설득하는 책이 아니라, 읽기 전에는 하지 않았던 질문을 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br>『고전부적』 역시 그런 책이었다.나는 지금 신중한 것인가, 아니면 두려운 것인가.나는 정말 배려하는 것인가, 미움받기 싫은 것인가.그리고 지금 내 삶의 중요한 결정권은 정말 내 손에 있는가.<br>결국 책을 읽고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이방원의 권력이나 승리가 아니었다.내 삶에서 나는 얼마나 자주 ‘좋은 이유’를 만들어 결정을 미루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었다.내가 선택하고, 결과를 바라보고, 잘못했다면 고치고, 무언가를 끊어냈다면 다시 세우는 것.어쩌면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결단을 오늘의 삶에서 가장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이 아닐까.결단은 칼을 휘두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칼이 지나간 자리를 책임 있게 다시 세우는 데서 완성된다.<br>ㅡ'책읽는쥬리 서평단 @happiness_jury‘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68/cover150/k9121301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56688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가장 위대한 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쟁취된다‘, 애덤 스미스 지음 - [가장 위대한 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쟁취된다 - 신 국부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7686</link><pubDate>Thu, 13 Aug 2026 00: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76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130691&TPaperId=174476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2/78/coveroff/k9321306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32130691&TPaperId=174476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가장 위대한 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쟁취된다 - 신 국부론</a><br/>애덤 스미스 지음 / 에버필링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우리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할 때 투자, 저축, 부동산, 사업처럼 ‘돈을 불리는 기술’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가장 위대한 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쟁취된다』는 그보다 먼저 돈은 왜 움직이는가,사람은 왜 거래하는가, 부는 어떤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가를 묻는다.<br>책은 250년 전 애덤 스미스가 남긴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을 오늘의 현실로 가져온다.마차가 자동차로, 편지가 메신저로 바뀌고 인공지능까지 등장했지만 인간은 여전히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고, 손해를 피하려 하며, 더 나은 삶을 원한다.저자는 바로 이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250년 전의 문장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한다.<br>특히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이기심’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스미스가 바라본 인간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타인을 짓밟는 존재가 아니다.자신을 보존하고 삶을 개선하려는 욕망을 가진 동시에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고 공감할 줄 아는 존재다.『도덕감정론』의 ‘공명정대한 관찰자’라는 개념처럼, 인간에게는 자신의 욕망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보고 그것이 타인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지는 않는지 판단하려는 도덕적 감각도 존재한다.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이기심은 탐욕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자신의 시간에 정당한 값을 요구하고, 더 나은 보수를 원하며,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것까지 이기주의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어야 타인이 원하는 것도 제대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욕망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권리까지 침해하는 순간이다.<br>책 속 ‘빵집 주인’의 이야기는 이 원리를 가장 이해하기 쉽게 보여준다.빵집 주인이 매일 새벽 일어나 빵을 굽는 이유가 동네 사람들을 사랑해서만은 아니다.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바로 그 이익 추구 덕분에 우리는 매일 안정적으로 빵을 살 수 있다. 누군가의 호의가 아니라 서로의 필요와 이익이 맞물리기 때문에 일상이 지속되는 것이다.<br>이 부분을 읽으며 부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부는 단순히 많은 돈을 소유하는 결과가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과 시간과 자원을 다른 사람의 필요와 연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일 수 있다. 내가 돈을 벌고 싶다면 먼저 상대가 왜 나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를 만들어야 한다. 결국 시장에서 중요한 질문은 “나는 얼마나 절박한가”가 아니라 “나는 상대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다.<br>이런 관점은 일과 인간관계에서도 꽤 현실적인 메시지를 준다.“우리는 가족이니까”,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지금만 조금 희생하면 나중에 보답할게”라는 말이 언제나 선의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정당한 보상과 조건을 흐리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선을 말하는 것과 실제로 공정한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그래서 책이 강조하는 ‘정직한 교환’이 기억에 남았다. 자신의 셈을 숨기면서 상대에게만 희생을 요구하는 관계보다 “나는 이것을 얻고 싶고, 대신 이것을 제공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오히려 더 건강할 수 있다. 한쪽이 베풀고 다른 쪽이 빚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필요를 채우는 수평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br>다만 여기에서 한 가지는 반드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이 책 역시 생각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오히려 인간의 이기심을 강조하는 책이기 때문에 더욱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고 느꼈다.예를 들어 ‘타인의 자비에 기대지 말라’는 말은 경제적 자립과 협상의 측면에서는 강력한 조언이다.그러나 이것을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해 “사람은 결국 자기 이익밖에 모른다”는 결론으로 확장한다면 스미스의 사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된다. 인간에게는 이익 계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랑, 연대, 책임, 돌봄, 희생도 존재한다. 스미스 자신도 인간의 공감과 도덕 감정을 중요하게 다뤘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br>‘이익을 추구하면 사회 전체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 역시 조건 없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기업의 이익이 소비자의 안전이나 노동자의 권리, 환경보다 앞설 때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 전체에는 큰 비용을 떠넘길 수도 있다. 독점이나 담합처럼 경쟁 자체가 무너지면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기도 어렵다. 시장에는 개인의 욕망뿐 아니라 그것을 견제하는 법과 제도, 정보의 투명성, 신뢰와 공정한 규칙이 함께 필요하다.그래서 나는 이 책의 메시지를 ‘이기심을 따르라’보다 ‘인간의 이기심을 부정하지 말되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끝까지 살펴보라’는 말로 받아들이고 싶다. 누군가 선의를 이야기한다면 무조건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그 말 뒤에서 누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부담하는지는 볼 줄 알아야 한다. 반대로 돈과 이익이 개입됐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관계를 속물적이라고 판단할 필요도 없다.중요한 것은 그 교환이 투명한가, 서로 동의했는가,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가다.이런 의미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모든 것을 알아서 해결해주는 마법 같은 손이라기보다,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필요를 조율하면서 만들어내는 복잡한 결과에 가깝게 다가왔다.그리고 그 손이 건강하게 작동하려면 그만큼 보이는 규칙과 보이는 책임도 필요하다.<br>결국 이 책은 부자가 되는 비법을 알려주는 재테크서라기보다 돈을 벌기 전에 인간과 시장을 이해하게 만드는 책에 가깝다.나는 무엇을 원하는가?상대는 무엇을 원하는가?내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그리고 내가 얻는 이익의 뒤에서 누군가가 부당하게 비용을 떠안고 있지는 않은가.<br>이 질문을 함께 던질 수 있을 때 ‘부’라는 단어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가장 단단한 부는 단순히 더 많이 소유하는 데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알고 타인의 필요를 읽으며 서로에게 지속 가능한 이익을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동시에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 역시 저자의 문장을 정답처럼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라, 그 문장을 현실에 대입해 보고 어디까지 유효하며 어디에서 한계가 생기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일 것이다.<br>250년 전의 애덤 스미스를 지금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다.그의 답을 그대로 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인간을 바라보았던 것처럼 우리 역시 세상을 미화하지도 악마화하지도 않고, 이익과 도덕, 욕망과 책임 사이를 스스로 생각해보기 위해서다.그런 점에서 『가장 위대한 부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쟁취된다』는 돈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사람을 읽는 법, 관계를 바라보는 법,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어떻게 정직하게 지킬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br>ㅡ‘책읽는쥬리 서평단 @happiness_jury’을 통해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2/78/cover150/k9321306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127818</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부처의 감정 수업‘, 자현 지음 (카시오페아 출판사) - [부처의 감정 수업 - 세상이란 파도를 거침없이 타기 위한 자현 스님의 가르침]</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7634</link><pubDate>Wed, 12 Aug 2026 23: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76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0825&TPaperId=174476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5/75/coveroff/k13213082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32130825&TPaperId=174476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부처의 감정 수업 - 세상이란 파도를 거침없이 타기 위한 자현 스님의 가르침</a><br/>자현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br>우리는 흔히 마음을 잘 다스리는 사람을 화내지 않는 사람, 욕심이 없는 사람,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그래서 화가 나면 참으려 하고, 질투나 욕망이 생기면 그런 마음을 가진 자신을 부끄러워하기도 한다.하지만 자현 스님의 『부처의 감정 수업』은 이런 생각부터 뒤집는다.감정을 없애거나 억누르는 것이 마음공부가 아니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그 감정에 잡아먹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자현 스님은 자신이 8개의 박사 학위와 200편 이상의 논문을 쓰게 된 이유를 거창한 구도의 과정으로 설명하지 않는다.오히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남는 시간에 공부했다고 말한다.처음에는 실패처럼 보였던 시간이 오히려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이 대목은 책 전체의 메시지와도 닿아 있다. 우리는 계획대로 흘러가면 성공, 어긋나면 실패라고 쉽게 판단하지만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중요한 것은 모든 일을 원하는 방향으로 통제하는 능력이 아니라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 자리에서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인지도 모른다.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개념은 ‘인욕긍정론’이다.오랫동안 여러 철학과 종교는 인간의 욕망을 절제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봐왔다.하지만 자현 스님은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 역시 인간에게 자연스럽게 주어진 에너지라고 말한다.우리는 화가 나거나 질투가 생기면 곧바로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자신을 평가한다.그러다 보면 원래의 감정보다 그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이 더 큰 고통이 되기도 한다.감정을 긍정한다는 것은 감정의 명령대로 행동한다는 뜻이 아니다.화가 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질투나 욕망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럽지만 그것 때문에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감정에는 솔직하되 행동에는 책임을 지는 것. 나는 이 구분이 이 책을 읽을 때 특히 중요하다고 느꼈다.책에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 역시 많이 등장한다. 10억을 가지면 행복할 것 같지만, 막상 10억을 가지면 비교 대상이 10억을 가진 사람들로 바뀔 뿐이라는 ‘고레벨 사냥터’의 비유가 재미있다.특히 SNS 시대에는 남의 여행, 명품, 집, 성공을 실시간으로 보며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한다. 결국 비교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더 높은 곳에 올라가도 만족은 오래가지 않는다.행복의 기준을 계속 타인의 삶에 두면 내 행복의 주도권 역시 타인에게 넘겨주는 셈이다.다만 책의 “돈만으로 행복할 수 없다”는 주장 역시 한쪽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안정은 주거와 의료, 교육, 시간의 자유 등 삶의 조건을 실제로 크게 바꾼다. 그래서 이 메시지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기보다 ‘돈은 중요하지만 돈만으로 인간의 모든 괴로움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정도로 읽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감정을 설명하는 ‘거울’의 비유도 인상 깊었다.거울은 앞에 무엇이 나타나든 그대로 비추지만 붙잡지는 않는다. 화가 났다고 내가 곧 ‘화’가 되는 것이 아니고, 슬픔이 찾아왔다고 내 인생 전체가 슬픔이 되는 것도 아니다.“나는 화난 사람이다”가 아니라 “지금 내 안에 화가 올라오고 있다”라고 바라보는 작은 거리 하나가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공간을 만들어준다.《논어》의 ‘불천노(不遷怒)’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 사람에게 받은 화를 다음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그 감정이 다음 관계까지 점령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성숙함이란 상처받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내가 받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 능력인지도 모른다.자현 스님은 이를 ‘연기하듯 살아가는 법’으로도 설명한다.좋은 배우는 슬픈 장면에서는 진심으로 울지만 감독이 “컷!”이라고 하면 다시 다음 장면으로 이동한다.우리 역시 슬플 때 충분히 슬퍼하고 화날 때 화를 느끼되, 동시에 그 감정을 바라보는 시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책을 관통하는 가장 인상적인 비유는 역시 이것이었다.“감정이 파도라면 당신은 바다다.”바다에는 끊임없이 파도가 친다. 잔잔한 날도 있고 거대한 파도가 몰려오는 날도 있다.그러나 어느 하나의 파도가 바다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오늘 실패했다고 실패한 인생이 되는 것도 아니고, 오늘 화가 났다고 내가 분노로 가득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행복한 삶은 파도가 없는 삶이 아니라, 파도가 와도 그것이 지나가는 하나의 현상임을 알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삶에 가까울 것이다.다만 이 책 역시 모든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 번 더 질문하며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욕망을 긍정한다는 말은 어디까지 유효한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감정에 끌려 행동하는 것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개인의 관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좋은 독서는 저자의 생각에 전부 동의하는 일이 아니라“정말 그런가?”, “반대의 경우는 없는가?”를 물으며 결국 내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그런 의미에서 『부처의 감정 수업』은 감정을 없애는 기술보다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완벽해진 뒤에 행복하려 하지 말고, 지금의 불완전함 때문에 현재의 나를 실패라고 규정하지 말 것.감정을 솔직하게 바라보되 그것이 나의 전부라고 착각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흔들린 뒤 다시 돌아올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 책이 말하는 마음공부는 결국 그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br>ㅡ'카시오페아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95/75/cover150/k13213082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957570</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x오귀스트 르누아르‘ (모티브 출판사) - [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5492</link><pubDate>Tue, 11 Aug 2026 22: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54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607&TPaperId=174454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2/15/coveroff/k5121306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607&TPaperId=174454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a><br/>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유명한 작가나 화가의 작품을 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삶까지 궁금해진다.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톨스토이사람들의 행복한 순간을 따뜻한 색으로 그려낸 르누아르작품만 놓고 보면 두 사람 모두 인간을 깊이 바라보고 사랑했던 예술가처럼 느껴진다.그런데 『거장의 사생아들』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작품으로 알고 있던 ‘거장’의 모습과 실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의 모습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었기 때문이다.톨스토이에게는 젊은 시절 농민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아들 티모페이가 있었다.하지만 그는 그 아들을 자신의 가족 안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티모페이는 훗날 톨스토이의 적자들을 태우는 마부로 살아갔다.르누아르에게도 젊은 시절 모델이자 연인이었던 리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잔이 있었다.르누아르는 딸에게 생활비를 보내고 편지를 전했지만 공개적으로 자신의 딸이라고 밝히지는 않았다.무엇보다 평생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을 그렸던 그의 그림 속에서도 정작 잔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인간에 대한 사랑과 도덕을 이야기했던 톨스토이는 자기 아들을 온전히 품지 못했고,행복한 가족과 아이들을 누구보다 아름답게 그렸던 르누아르는 자신의 딸을 화폭 밖에 두었다.두 사람의 작품 속 세계와 실제 삶을 나란히 놓고 보니,예술가가 작품에서 이야기한 가치와 그 사람이 현실에서 살아낸 삶이 언제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거장의 숨겨진 사생활을 들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우리가 작품을 통해 만들어온 거장의 이미지 너머로 모순과 결핍을 안고 살아간 한 인간의 모습을 함께 바라보게 한다.작품을 사랑하는 것과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수도 있다.좋은 작품을 만든 사람은 반드시 좋은 사람이어야 할까?예술가의 삶과 작품은 어디까지 함께 바라봐야 할까?책을 읽다 보니 톨스토이와 르누아르에게는 분명한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두 사람 모두 평생 사람을 바라봤다는 것이다.그런데 사람을 바라보는 방향이 완전히 달랐다.톨스토이는 인간의 마음속으로 계속 들어갔다.사람이 왜 욕망에 흔들리는지, 무엇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는지, 돈과 신분은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지, 죽음을 앞두면 무엇이 남는지를 끊임없이 물었다. 반대로 르누아르는 눈앞에 펼쳐진 삶을 바라봤다. 햇빛 아래 앉아 있는 사람, 춤추는 연인, 아이들의 발그레한 얼굴,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그렸다.같은 인간을 바라보면서도 톨스토이는 사람의 내면으로 향했고, 르누아르는 사람을 둘러싼 삶의 순간으로 향했던 것이다.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두 사람이 조금 더 선명하게 이해됐다.내게 톨스토이는 ‘거울’을 들여다보는 사람처럼 느껴졌고, 르누아르는 ‘창문’을 바라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거울은 나를 보여준다. 보고 싶은 모습뿐 아니라 감추고 싶은 모습까지 보여준다.반면 창문은 나의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준다. 내 마음속에만 갇혀 있던 시선을 햇빛과 사람, 풍경과 일상으로 옮겨준다.톨스토이는 거울을 통해 인간이 외면하고 싶은 모습을 들여다봤고, 르누아르는 창문을 통해 인간이 놓치기 쉬운 아름다운 순간을 바라봤다.한 사람은 인간의 어둠을 오래 바라봤고, 한 사람은 인간의 밝음을 오래 바라봤다.하지만 결국 두 사람이 평생 바라본 대상은 같았다.인간이었다.이 차이는 책에 실린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더욱 선명해졌다.『주인과 일꾼』에는 부유한 상인 바실리 안드레이치와 그의 일꾼 니키타가 등장한다.바실리는 좋은 조건으로 땅을 사기 위해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에도 길을 나선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그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러다 두 사람은 눈보라 속에서 길을 잃고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처음의 바실리는 자신부터 살아남으려고 한다.니키타를 남겨두고 혼자 빠져나가지만 눈보라 속에서 계속 길을 헤매다 결국 다시 그가 있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그리고 죽어가는 니키타를 발견한다.그 순간 바실리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한다.자신의 몸으로 니키타를 덮어 체온을 나눠준다.평생 무엇을 더 가질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어준다.나는 이 장면이 오래 남았다.죽음 앞에서는 돈도, 소유도, 주인과 일꾼이라는 위치도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결국 남는 것은 한 인간과 또 다른 인간이다.평생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던 바실리가 마지막 순간에 경험하는 것은 더 많은 소유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자신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다.어쩌면 톨스토이가 말하고 싶었던 구원도 거창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만 살면 된다’는 마음에서 벗어나는 순간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그런데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톨스토이 자신의 삶이 떠오른다.작품에서는 사랑과 희생을 이야기했지만 현실에서는 자신의 아들을 품지 못했다.처음에는 이 모순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람은 자신이 완벽하게 해낸 것만 글로 쓰지는 않는다.오히려 하지 못했던 것, 후회했던 것,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끝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글 속에서 반복해서 묻기도 한다.사람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답보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질문에 더 오래 매달리는 존재인지도 모른다.그렇다면 톨스토이의 작품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사랑과 구원, 욕망과 절제에 대한 질문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그가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완벽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 역시 그렇게 살아내기 어려웠기 때문에 평생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고 또 물었던 것은 아닐까.어쩌면 그의 문학은 완성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말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답을 찾지 못한 한 인간이 평생 써 내려간 질문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악마』에서는 그런 톨스토이의 내면이 훨씬 적나라하게 드러난다.젊은 지주 예브게니는 결혼 전에 한 농촌 여성과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다.결혼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뒤에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다시 그 여자를 보는 순간 과거의 욕망이 되살아난다.자신에게 좋은 아내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잘못된 선택 하나가 현재의 삶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그런데 알고 있는 것과 욕망을 통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이 부분은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많은 잘못은 무엇이 옳은지를 몰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있다.옳고 그름을 아는 것과 실제로 옳은 선택을 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긴 거리가 있다.그래서 읽다 보니 제목의 ‘악마’가 바깥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하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계속 그쪽으로 마음이 끌리는 것. 인간 안에서 스스로도 통제하기 힘든 욕망 자체가 악마처럼 느껴졌다.톨스토이 역시 젊은 시절 자신의 욕망과 성적 경험, 그로 인한 죄책감을 오랫동안 기록했던 사람이다.그래서 『악마』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멀리서 관찰하며 쓴 작품이라기보다 자신의 내면을 꺼내놓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이야기처럼 읽혔다.그래서 다시 ‘거울’이라는 생각으로 돌아오게 된다.거울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지 않는다. 외면하고 싶은 모습도 그대로 비춘다.톨스토이에게 글쓰기는 자신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은 자기 모습을 오래 바라보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크로이체르 소나타』에서는 욕망이 질투로 이어진다.아내가 한 바이올리니스트와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함께 연주한 뒤 남편의 의심과 질투는 점점 커지고 결국 비극으로 향한다.이 작품을 읽으며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톨스토이와 음악의 관계였다.그는 음악을 무척 사랑했다.차이콥스키의 《현악 사중주 1번》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고, 쇼팽을 들을 때면 자신이 직접 그 음악을 작곡한 것처럼 느낀다고 할 만큼 음악에 깊이 빠져들었다.그러면서도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순식간에 움직이는 힘을 두려워했다.생각해보면 우리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음악 한 곡을 듣다가 오래전에 잊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았던 마음이 갑자기 흔들리기도 한다.음악은 우리에게 무엇을 생각하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마음을 움직인다.톨스토이가 두려워했던 것도 어쩌면 바로 이 지점이 아니었을까.이성이 준비되기도 전에 감정이 먼저 움직여버리는 순간 말이다.그래서 책 앞부분에 소개된 클래식 여덟 곡도 흥미로웠다.쿠프랭,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구노, 차이콥스키, 바그너.단순히 책을 읽을 때 틀어놓는 배경음악이 아니라 실제 두 거장의 삶과 연결된 음악들이다.르누아르 역시 어린 시절 노래에 재능이 있어 작곡가 샤를 구노와 인연을 맺었고, 조금만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화가가 아닌 음악가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특히 바그너를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는 정말 재미있다.르누아르는 바그너를 동경해 직접 찾아가 그의 초상화를 그렸다.반면 톨스토이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바그너의 예술을 날카롭게 비판했다.같은 음악가 앞에서 한 사람은 붓을 들었고, 다른 한 사람은 펜을 들었다.짧은 일화지만 두 사람이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르누아르는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낀 것을 오래 바라보고 남기려 했다.톨스토이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끝까지 질문했다.그리고 책에 실린 르누아르의 그림을 넘기다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으며 한참 인간의 욕망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르누아르의 그림을 만나면 정말 창문 하나를 활짝 연 것 같은 느낌이 든다.발그레한 볼, 부드러운 피부, 아이와 여성, 꽃과 햇빛.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는 욕망과 죄책감, 죽음 같은 무거운 문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햇볕을 쬐고, 누군가의 얼굴을 바라보는 평범한 행복도 존재한다.톨스토이가 ‘인간은 왜 이렇게 괴로운가’를 묻는 사람처럼 느껴진다면, 르누아르는 ‘그래도 삶에는 이런 아름다운 순간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그런데 딸 잔의 존재를 알고 난 뒤 그의 그림을 다시 보면 그 밝음마저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톨스토이가 자기 삶의 어두운 부분까지 작품 안으로 끌어들였다면, 르누아르는 어쩌면 자신의 어두운 부분은 화면 밖에 두고 자신이 사랑하고 싶었던 세계를 오래 그렸던 것은 아닐까?그렇다고 어느 쪽이 더 솔직하고 어느 쪽이 더 옳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생각해보면 우리 역시 두 가지 방식으로 살아간다.힘든 일이 생기면 그것을 끝까지 들여다보며 해결하려고 할 때도 있고, 어떤 날에는 잠시 그 문제에서 눈을 돌려 산책을 하거나 좋은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자기 안을 들여다보는 것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사람이 무너지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모두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톨스토이의 거울과 르누아르의 창문이라는 이미지가 더 마음에 남는다.거울만 보고 있으면 자기 안에 갇힐 수 있고, 창밖만 바라보면 자신의 문제를 외면할 수도 있다.때로는 거울 앞에 서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솔직하게 바라봐야 하고, 때로는 창문을 열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의 좋은 것들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그리고 묘하게도 톨스토이의 아들 티모페이와 르누아르의 딸 잔은 같은 해인 1934년 세상을 떠났다.거장들의 이름은 지금도 수없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그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두 사람의 삶은 오랫동안 잘 보이지 않았다.그래서 처음에는 강렬한 제목이라고만 생각했던 『거장의 사생아들』이라는 말도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조금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톨스토이를 덜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하게 된 것도 아니고, 르누아르의 그림이 덜 아름답게 느껴진 것도 아니다.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그들도 우리처럼 욕망하고 실수하고 모순을 안고 살아간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작품을 이전보다 조금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예전에는 거장의 작품을 보면 그 결과물만 보았다면, 이제는 그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질문과 모순을 품고 살아갔을지를 생각하게 된다.위대한 작품은 완벽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끝내 해결하지 못한 질문을 오래 붙들고 살아간 사람이 남긴 흔적일 수도 있다.그리고 어쩌면 예술의 의미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완벽한 삶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자신의 부족함과 모순 속에서도 무엇인가를 이해하려 했던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그 흔적을 수십 년, 수백 년 뒤의 우리가 다시 읽고 바라보면서 우리 자신의 삶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그래서 좋은 예술은 정답을 남기기보다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남기는지도 모르겠다~!톨스토이는 거울을 보며 인간의 안쪽을 들여다봤고, 르누아르는 창문을 열어 삶의 아름다운 순간을 바라봤다.생각해보면 우리에게도 둘 다 필요하다.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할 때도 있고, 너무 내 안에만 갇혀 있지 말고 고개를 들어 바깥을 바라봐야 할 때도 있다.문학과 미술, 음악을 함께 따라간 책인데 마지막에는 이상하게도 두 거장보다 내 삶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나는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지,그리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데 너무 몰두한 나머지 지금 내 곁을 지나가고 있는 좋은 순간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자신의 어둠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밝은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어쩌면 잘 살아간다는 것은 그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거울을 들여다봐야 할 때와 창문을 열어야 할 때를 아는 것.『거장의 사생아들』을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이었다.ㅡ'단단한맘킴히 서평단'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br>#단단한맘 @gbb_mom#킴히 @_kkimhee#수련 @water_liliesjin#모티브 @motivebooks.official<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2/15/cover150/k5121306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21531</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씽크 브레이커‘, 양중훈(발명킹밥테일) 지음 (모티브 출판사) - [씽크 브레이커 - 보이지 않던 세상을 다시 읽는 사고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5314</link><pubDate>Tue, 11 Aug 2026 21: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53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130415&TPaperId=174453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0/93/coveroff/k8421304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42130415&TPaperId=174453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씽크 브레이커 - 보이지 않던 세상을 다시 읽는 사고법</a><br/>양중훈 지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것을 보고 살아간다.그런데 『씽크 브레이커』를 읽으며 가장 먼저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눈에 들어오는 것’과 ‘제대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었다.<br>늘 지나던 길인데 어느 날 처음 보는 가게를 발견하고,매일 사용하던 물건인데 누군가 불편한 점을 지적하고 나서야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네”라고 느낄 때가 있다.그것은 그동안 그 대상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분명 눈앞에 있었지만 우리의 인식에 제대로 남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이 차이를 ‘인식의 해상도’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사진이나 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작은 차이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것처럼 사람의 사고에도 해상도가 있다.같은 장소, 같은 사물, 같은 사건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지나가지만어떤 사람은 그 안에서 구조와 관계, 원인과 가능성까지 읽어낸다.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보았느냐가 아니라, 같은 것을 보고 얼마나 많은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느냐에 있다.저자는 자신의 삶 역시 처음부터 하나의 전문성을 향해 곧게 나아온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여러 일과 취미, 관심사를 두루 경험했고 한때는 그런 자신을 ‘어중이떠중이’처럼 느끼기도 했다.그러나 살면서 실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자 상황이 달라졌다.예전에 잠깐 해봤던 일, 실패했던 경험, 별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지식, 취미를 통해 익힌 감각들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 서로 연결되기 시작했다.평소에는 산만하게 흩어진 조각처럼 보였던 경험들이 문제 앞에서는 하나씩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된 것이다.<br>특히 이 비유가 특히 좋았다.인생에서 쌓이는 경험은 그 순간의 성공과 실패만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지금 당장은 쓸모없어 보이는 경험도 훗날 전혀 다른 문제를 만났을 때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다.실패 역시 마찬가지다. 실패 자체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아니지만,왜 실패했는지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정보를 꺼내두면 다음 선택을 바꿀 수 있는 카드가 된다.경험은 많이 했다고 해서 저절로 자산이 되지 않는다.경험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그것을 어떤 의미로 기억했는지, 그리고 다른 경험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br>그래서 문제 해결 능력이 특별한 몇몇 사람에게만 주어진 천부적인 재능은 아닐 수도 있다는 관점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누군가가 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흔히 그 사람의 머리가 특별히 좋다고 생각한다.하지만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떤 경험의 카드를 모았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얼마나 오래 관찰했고, 얼마나 많이 실패했고, 무엇을 공부했으며, 어떤 질문을 반복해서 던졌는지도 겉으로는 알 수 없다.결과만 보면 순간적인 ‘센스’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오랫동안 축적된 관찰과 경험이 있을 수 있다.<br>책의 초반부에서 이 생각은 자연스럽게 ‘저해상도와 고해상도’의 차이로 이어진다.저자는 우리 눈이 최신 카메라보다 훨씬 정교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실제로는세상을 상당 부분 저해상도로 처리하며 살아간다고 설명한다.그 이유는 뇌가 비효율적이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우리는 지하철을 타면서 주변 사람들의 옷 색깔, 휴대전화 기종, 광고판의 문구, 안내 방송, 표정, 움직임을 모두 분석하지 않는다.당장 필요한 정보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밀어낸다.익숙한 길을 걷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면서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분석한다면 평범한 하루조차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이다.이러한 사고 방식 덕분에 우리는 빠르게 판단하고 살아갈 수 있다.하지만 효율적인 뇌에는 동시에 하나의 맹점이 생긴다.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정보 속에 실제로 중요한 문제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br>이 책에서 언급되는 유명한 ‘투명 고릴라’ 실험은 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농구공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패스 횟수를 세는 데 집중하고 있을 때 화면 한가운데를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지나가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눈은 분명 보았다. 하지만 인식하지 못했다. 이 사례를 일상으로 가져오면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내가 관심을 두는 것, 알고 있는 것,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따라 세상을 선택적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그래서 같은 일을 겪고도 누군가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그 안에서 작은 이상 신호를 발견한다.중요한 것은 단순히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자체가 고해상도 사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내가 잘 안다고 믿는 순간 더 이상 질문하지 않게 된다.반대로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고해상도의 시선은 많이 아는 것을 자랑하는 태도와는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모든 것을 이미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아직 자신이 읽어내지 못한 맥락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깊이 볼 가능성이 높다.<br>이 책에서는 자동차를 통해 이 차이를 매우 쉽게 보여준다.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자동차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움직이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멈추는 기계’ 정도로 보일 수 있다.문제가 발생해도 “차가 이상하다”, “소리가 이상하다” 정도로 느낀다.하지만 자동차의 구조를 공부하기 시작하면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던 엔진이 흡기, 연소, 배기, 냉각, 윤활처럼 여러 과정으로 나뉘어 보이기 시작한다. 부품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알게 된다.그러면 똑같은 이상한 소리도 이전과 다르게 들린다.어디에서 소리가 발생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진동이 생기는지, 계기판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같은 것들이 단순한 ‘이상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좁혀갈 수 있는 단서가 된다.이것은 지식이 많아졌다는 의미만으로는 부족하다.문제를 읽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전에는 ‘차가 이상하다’라는 하나의 커다란 문제밖에 보이지 않았다면, 이제는 증상과 조건, 원인 후보와 확인 순서로 나눠 생각할 수 있게 된다.문제의 덩어리가 잘게 나누어지는 순간 막막함도 함께 줄어든다.이 부분은 업무나 일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예를 들어 “요즘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문제는 거대한 덩어리다.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업무량 자체가 많은 것인지, 반복 작업이 많은 것인지, 불필요한 확인 과정 때문인지,정보 전달이 늦어서 대기 시간이 생기는 것인지, 우선순위가 정리되지 않은 것인지 문제를 나눌 수 있다.문제가 나뉘면 해결 방법도 달라진다.막연한 문제를 구체적인 문제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해결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그래서 책을 읽으며 문제 해결에 대해 한 가지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은 정답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정의할 줄 아는 사람일 수 있다.해결책을 빨리 찾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문제를 제대로 읽는 능력인 이유다.책의 이러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창의성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br>우리는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무에서 만들어내는 사람을 떠올린다.하지만 실제로 많은 아이디어는 이미 존재하던 정보와 경험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면서 나온다.카메라를 오래 다룬 사람에게 카메라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물건이 아니라 빛과 조리개, 셔터와 센서가 상호작용하는 장치로 보인다.악기를 오래 다룬 사람에게 음악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호흡, 압력, 리듬과 타이밍의 구조로 들린다.요리를 오래 해본 사람은 재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열과 시간, 수분과 간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 생각한다.지식과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세상에 없던 것이 새롭게 생긴다는 뜻이 아니라 원래 존재하고 있었던 차이를 비로소 구별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인지도 모른다.<br>그리고 이 지점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새롭게 읽힌다.많이 안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말이 아니라, 구분할 수 있는 개념과 경험이 많아질수록 이전에는 하나로 뭉쳐 보였던 세상이 여러 층으로 나뉘어 보인다는 의미다.다만 책은 모든 것을 고해상도로 바라보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우리가 모든 간판과 사람의 표정, 모든 기계와 현상의 구조를 분석하면서 살아간다면 금세 지쳐버릴 것이다.중요한 것은 필요한 순간에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느냐다.특히 반복해서 불편한 일이 생길 때, 같은 문제가 계속 나타날 때,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에는 ‘원래 그런 것’이라고 지나치기 전에 한 번쯤 초점을 다시 맞춰볼 필요가 있다.<br>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어디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을까?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간 것은 무엇일까?지금 보고 있는 현상 뒤에 다른 구조가 있는 것은 아닐까?<br>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저해상도로 뭉쳐 있던 문제가 조금씩 나뉘기 시작한다.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불편함이 문제로 바뀌고, 문제는 다시 해결 가능한 대상으로 바뀐다.이 책이 말하는 창의성도 결국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머리를 쥐어짜기 전에 평소 그냥 지나쳤던 것을 다시 바라보는 것.익숙해서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던 방식에 질문을 던져보는 것.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조합해보는 것이다.그래서 『씽크 브레이커』는 ‘천재처럼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기보다평범하게 지나쳤던 세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읽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에 가깝다.개인적으로도 이 지점이 가장 좋았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우리는 세상을 더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경험은 양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해상도를 높여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원래 이렇다”는 판단을 강화하기도 한다.그래서 경험이 많을수록 필요한 것은 확신만이 아닐 것이다.경험은 정답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지만 편견을 만드는 재료이기도 하다.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현재를 재빨리 판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지금 눈앞의 상황이 정말 과거와 같은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태도다.<br>그래야 오래 쌓아온 경험이 벽이 아니라 카드가 된다.책에서 이야기하는 ‘경험 카드’ 역시 이런 의미에서 흥미롭다.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은 수많은 경험은 그 당시에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실패한 일, 잠깐 배웠던 기술, 오래된 취미, 어설프게 익힌 지식까지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그 카드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다.그래서 실패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실패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기억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어디에서 잘못됐는지, 무엇을 놓쳤는지, 다시 같은 상황이 온다면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지까지 생각했을 때 실패는 다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가 된다.<br>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제 해결 능력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겨나는 특별한 능력이 아니다.평소 세상을 어떻게 관찰했는지, 무엇을 궁금해했는지,어떤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었는지가 조금씩 쌓여 만들어지는 힘이다.결국 누군가는 같은 장면을 보고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수많은 신호를 읽어낸다.그 차이는 처음부터 정해진 능력이라기보다 무엇을 오래 들여다봤는지, 어떤 질문을 던져왔는지, 어떤 경험의 카드를 쌓아왔는지에서 조금씩 만들어질 수 있다.그래서 『씽크 브레이커』를 읽고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은 이것이다.세상이 달라져야 새로운 것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가 달라지는 순간, 오래전부터 내 앞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br>문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항상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다.어쩌면 이미 눈앞에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문제라고 읽어내지 못했을 뿐이다.계속 반복되는 불편, 이유 없이 거슬리는 과정, 늘 해오던 비효율적인 방식 안에도 개선의 실마리가 있을 수 있다.그러니 답을 찾아 서두르기 전에 먼저 질문해야 한다.내가 지금 무엇을 너무 뭉뚱그려 보고 있는지, 무엇을 너무 익숙하다는 이유로 지나치고 있는지,그리고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안에 아직 읽어내지 못한 구조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고해상도의 사고는 세상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이미 복잡한 세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힘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은 바로 그 정확한 읽기에서 시작된다.<br>결국 생각의 틀을 깨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억지로 기발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잘 보는 것.질문하는 것.차이를 구별하는 것.경험을 그냥 지나가지 않는 것.그리고 서로 관계없어 보였던 경험들을 다시 연결해보는 것.이 단순해 보이는 과정이 쌓이면 어제까지는 ‘원래 그런 것’으로 보였던 것이 오늘은 하나의 문제로 보이고, 문제로 보이던 것이 다시 가능성으로 읽히기 시작한다.<br>『씽크 브레이커』는 정답을 많이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우리가 너무 쉽게 정답이라고 믿고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다.문제를 잘 풀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쩌면 가장 먼저 연습해야 하는 것은 더 빠르게 답을 내는 일이 아니라,눈앞의 세계에 조금 더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는 일일 것이다.<br>ㅡ'이 리뷰는 [체크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0/93/cover150/k8421304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809350</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뇌가 만든 천재들‘,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저/성소희 역 - [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4620</link><pubDate>Tue, 11 Aug 2026 15: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462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8402&TPaperId=1744462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41/coveroff/896596840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5968402&TPaperId=1744462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a><br/>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성소희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천재의 뇌에는 보통 사람에게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까?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며익숙한 세계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br>신경과 의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의 『뇌가 만든 천재들』은이 질문을 높은 지능이나 타고난 재능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신경과학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며 우리의 뇌가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고통과 기억을 어떻게 다시 구성해 예술로 바꾸는지를 추적한다.<br>이 책의 출발점부터 흥미롭다. 약 300만 년 전의 ‘마카판스갓 조약돌’이다.자연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돌로, 발견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옮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저자는 이를 인간의 얼굴 인식 능력과 파레이돌리아 현상에 연결한다.먹을 수도 없고 특별한 도구도 아닌 돌을 누군가 굳이 가지고 다녔다면,그에게는 이미 쓸모를 넘어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나는 여기서 창의성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창의성이란 없는 것을 갑자기 만들어내는 능력보다 모두가 보고 있는 것에서 남들이 보지 못한 의미를 발견하는 능력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br>이어지는 쇼베-퐁다르크 동굴 이야기도 놀랍다.구석기 시대 화가들은 사자의 머리를 겹치거나 들소의 다리를 여러 개 그리는 방식으로 정지된 벽 위에 움직임을 표현했다. 수만 년 뒤 뒤샹이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2》에서 하나의 화면에 연속된 움직임을 담아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이런 사례를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는 말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창작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인간이 오래 품어온 감각과 질문을 자기 시대의 언어로 다시 번역하는 과정일 수 있다.<br>또한, 이 책은 이후 ‘광기와 천재’라는 오래된 신화를 본격적으로 해부한다.특히 인상 깊었던 인물은 멕시코 출신 화가 마르틴 라미레스다.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대공황과 실업, 가족과의 단절을 겪은 뒤 정신병원에 들어갔다.긴장성 조현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충분한 통역 없이 이루어진 진단이었다는 점에서 그 정확성을 둘러싼 논쟁도 존재한다.<br>병원에서 라미레스는 쓰레기통의 종잇조각을 이어 붙이고 성냥의 목탄, 구두약, 크레파스와 과일주스까지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에는 멕시코의 교회와 기병, 성모상과 동물뿐 아니라 끝없는 터널과 철도, 고속도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그 길들을 보고 있으면 단순한 풍경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멕시코와 미국, 고향과 타향, 병원 안과 바깥세상 사이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했던 한 사람의 삶이 겹쳐 보인다. 사람은 현실에서 돌아갈 수 없는 장소를 기억 속에서 다시 만들기도 한다.예술은 때로 현실에서는 갈 수 없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길인지도 모른다.<br>그러나 저자는 라미레스나 반 고흐의 삶을 근거로 ‘정신질환이 예술적 천재성을 만든다’고 결론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생각을 ‘고통받는 천재’의 신화로 경계한다. 극적인 삶을 살았던 천재들은 강하게 기억되는 반면 평온하게 살았던 수많은 창작자는 잘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정신적 고통과 천재성이 실제보다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책이 강조하는 것도 고통 자체보다 그 고통을 어떻게 인식하고 변형했는가에 가깝다.이 차이는 중요하다. 고통을 예술의 재료로 바꿀 수 있다는 것과 고통이 있어야 위대한 예술이 탄생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후자의 생각은 정신질환을 낭만화하고, 실제로 질환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사람들의 고통마저 천재의 대가처럼 포장할 위험이 있다.<br>도스토옙스키의 사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그는 평생 뇌전증을 앓았고, 작품 속에도 뇌전증을 가진 인물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스메르쟈코프의 뇌전증이 이야기의 중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뇌전증이 도스토옙스키를 천재로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질병과 고통을 인간의 죄책감과 죽음, 구원과 자유를 탐구하는 문학적 재료로 변화시켰다는 점이다.<br>앤디 워홀에서는 다른 방향의 질문이 등장한다. 워홀이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였다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후대 연구자들은 그의 반복적인 생활습관과 제한된 관심사, 사회적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을 자폐 특성과 연결해 해석해왔다.이 책은 이 가능성을 워홀의 팝아트와 함께 살펴본다.흥미로운 것은 ‘반복’이 그의 예술 자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캠벨 수프 캔과 매릴린 먼로의 얼굴을 끊임없이 복제하고, 자신의 작업실을 ‘팩토리’라고 부르며 예술 제작 과정 자체를 대량생산 방식으로 바꾸었다.남들에게는 경직된 습관처럼 보일 수 있었던 특성이 워홀에게서는 하나의 미학적 언어가 된 것이다.자신을 세상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사고방식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었고, 결국 세상이 그 세계 안으로 들어왔다.<br>이 책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인간이 얼마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경험하는지도 보여준다.프란츠 리스트와 바실리 칸딘스키를 통해서는 소리를 색처럼 경험하거나 서로 다른 감각이 연결되는 공감각을 살펴보고, 프리다 칼로에게서는 끔찍한 사고 이후 계속된 육체적 고통과 트라우마가 자화상과 신체 이미지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들여다본다.<br>버지니아 울프와 실비아 플라스, 앤 섹스턴의 삶에서는 이야기가 개인의 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저자는 이들의 죽음을 단순한 ‘광기’로 환원하지 않고 유전적 취약성과 만성적인 스트레스,가족 관계와 여성에게 가해졌던 사회적 압력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바라본다.또 뇌 손상으로 공간의 한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편측 무시’가 화가의 그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향정신성 물질과 환각은 인간의 지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꿈과 무의식은 초현실주의 예술과 어떻게 이어졌는지도 살펴본다.<br>기억과 망각 역시 중요한 주제다.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반드시 축복인 것은 아니며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인간이 사는 것이 아니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역설도 생각하게 한다.시력을 잃어간 보르헤스가 자신의 상실마저 문학의 재료로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더 깊게 남는다. 이 모든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생각으로 모인다.예술은 완벽한 뇌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이 자신이 경험하는 세계를 이해하고 다시 구성하는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br>그래서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질문도 자연스럽다.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글까지 쓰는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이란 과연 무엇인가.이 책은 공감각과 질병, 트라우마, 꿈, 기억과 망각을 거쳐 결국 인간과 기계의 지능과 창의성이라는 문제까지 나아간다.<br>라미레스에게는 돌아가지 못한 고향이 있었고, 칼로에게는 고통스러운 몸이 있었으며도스토옙스키에게는 뇌전증과 죽음 가까이까지 갔던 삶이 있었다.인간의 창작에는 단순한 정보의 조합만이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살아낸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다시 표현하는 과정이 들어 있다.<br>그래서 『뇌가 만든 천재들』을 읽고 나면 처음의 질문도 조금 달라진다.‘천재의 뇌는 무엇이 다른가?’보다 더 흥미로운 질문은 어쩌면‘인간의 뇌는 어떻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전혀 다른 의미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일지도 모른다.천재는 고통을 많이 받은 사람도, 남들과 다른 뇌를 가진 사람도 아니다.자신에게 주어진 감각과 경험, 때로는 결핍과 한계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이전에는 없었던 언어로 세상에 보여준 사람이다.<br>300만 년 전 누군가 얼굴을 닮은 돌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했던 순간부터 동굴벽화와 라미레스의 선로, 워홀의 수프 캔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현실에 없는 의미를 만들어왔다.우리는 단순히 세상을 보는 존재가 아니다.본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경험한 것을 다시 해석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도 존재하게 만드는 존재다. 『뇌가 만든 천재들』은 천재들의 특별한 뇌를 구경하는 책인 줄 알았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인간의 불완전한 뇌가 얼마나 놀라운 방식으로 세계를 만들어내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br>ㅡ'흐름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뇌가만든천재들 #성소희 #흐름출판 #뇌가만든천재들서평 #뇌가만든천재들리뷰 #책리뷰 #책추천 #도서추천 #신간도서 #신간추천 #뇌과학 #뇌과학책 #뇌과학도서 #과학책추천 #교양과학 #과학도서 #천재 #천재성 #창의성 #재능 #인문교양 #교양도서 #독서 #독서기록 #북리뷰 #책스타그램<br>#하놀 #도서리뷰_하놀 #뇌가만든천재들_하놀 @hagonolza#흐름출판 @nextwave_pub<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41/cover150/896596840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3419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 최영원 지음 (스노우폭스북스 출판사) -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1408</link><pubDate>Sun, 09 Aug 2026 20: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4140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328&TPaperId=1744140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2/62/coveroff/k56213032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328&TPaperId=1744140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a><br/>최영원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우리는 국어와 영어, 수학과 과학을 배우며 어른이 되지만,정작 평생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돈’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 적이 거의 없다.첫 월급을 받았을 때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투자는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돈을 어떻게 지키고 불려야 하는지 누구도 체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그렇게 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시작한 뒤에야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테크를 공부한다.<br>『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은 이 지점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재테크 책과는 방향이 달랐다.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노자,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니체, 쇼펜하우어 등 고전 철학자의 사상을 돈과 소비, 투자, 노동, 욕망의 문제에 연결하며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보다 먼저 ‘왜 돈을 원하는가’를 묻는다.<br>저자는 돈을 공부할수록 결국 돈의 문제는 사람의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같은 돈을 가져도 어떤 사람은 자유를 얻고, 어떤 사람은 더 큰 불안을 얻는다.소득이 늘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돈 자체보다 비교와 욕망, 삶의 기준에 있을 수 있다.돈은 우리의 불안을 완전히 없애주는 도구가 아니다.오히려 자신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는 돈이 많아질수록 지켜야 할 것과 비교할 대상, 원하는 것까지 함께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부를 만들기 전에 먼저 필요한 것은 ‘얼마를 가져야 하는가’가 아니라 ‘나에게 충분함은 어디까지인가’를 정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br>아리스토텔레스는 부를 행복 그 자체가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았다.스토아 철학자들 역시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더 중요한 부로 여겼다.노자의 이야기도 같은 지점에 닿는다. 화려한 색과 소리, 맛과 귀한 물건처럼 강한 외부 자극에 계속 끌리다 보면 인간은 자신의 중심을 잃기 쉽다고 경고한다.이 말은 소비 자극이 넘쳐나는 지금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SNS를 켜면 새 옷과 자동차, 여행, 명품, 투자 수익이 끊임없이 등장한다.과거의 욜로 문화 역시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했지만,소비가 자존감을 대신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만족은 오래가지 않는다.소비가 나쁜 것이 아니라 소비가 나를 설명하기 시작할 때 문제가 생긴다.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냐보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가 중요해지면,돈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한 무대 장치가 된다.<br>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보여준 단순한 삶도 그래서 인상적이다.적게 소유한다는 것은 무조건 아끼고 궁핍하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면서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다.저소비의 본질은 돈을 안 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든 욕망에서 빠져나오는 데 있다.물건을 줄이는 일이 결국 자신의 기준을 되찾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br>이 책은 인정 욕구와 소비의 관계도 깊이 들여다본다.아들러가 말한 열등감과 허구적 목적처럼 우리는 ‘이 정도가 되면 괜찮은 사람이 될 것’이라는 가상의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명품, 집, 투자 수익 같은 요소들이 어느 순간 자신을 증명하는 표식이 된다.<br>특히 SNS에서는 다른 사람의 연봉과 자산, 몸매와 성취가 매일 전시된다.우리는 타인의 하이라이트와 자신의 평범한 현실을 비교하면서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비교의 가장 큰 문제는 기분이 나빠지는 데 있지 않다. 타인의 속도를 내 인생의 시간표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누군가 집을 샀다고 조급하게 투자하고, 누군가 성공했다고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시작한다면 삶의 방향타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셈이다.이 과정에서 작은 소비 습관도 무시할 수 없다.제임스 클리어가 설명하듯 반복되는 행동은 어느 순간 자동화된다.스트레스를 받을 때 쇼핑 앱을 켜고, 지칠 때마다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 불안을 달래기 위해 충동적인 투자에 손을 대는 행동도 반복되면 하나의 습관이 된다. 부를 만드는 것과 부를 잃는 것 모두 거대한 선택 한 번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통장을 관리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감정과 습관을 관리하는 일이기도 하다.<br>자본주의를 이해하는 현실적인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근로소득만으로 살아가기보다 일정한 종잣돈을 만들고 주식, 채권, ETF, 부동산 등 자산을 통해 돈이 다시 돈을 만드는 구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핵심은 수익률보다 자기 통제다.소득이 늘 때 소비까지 함께 늘어나면 자산은 좀처럼 쌓이지 않는다.<br>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오래 남았던 문장은 버나드 쇼의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너무 아깝다”는 말이었다. 젊음은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뜻이 아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자본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돈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살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가장 귀한 자본인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고민하는 데 너무 쉽게 써버린다. 몇 년 뒤 기억조차 나지 않을 유행과 소비에 젊음을 사용하면서 정작 자신을 성장시키는 독서와 경험, 기술과 건강에는 인색해질 때도 있다.그래서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은 무조건 아끼라는 뜻이라기보다 지금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돌아보라는 말로 느껴졌다. 소비의 흔적은 사라질 수 있지만 읽은 책과 배운 기술, 쌓아온 경험과 건강한 습관은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돈의 복리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삶의 복리’인지도 모른다.<br>칸트의 철학도 돈을 바라보는 기준을 한 단계 더 넓혀준다.돈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결국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사용하느냐는 것이다.<br>결국 『서른에 처음 읽는 부의 철학』이 말하는 부는 통장 잔액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시간, 건강, 지식, 관계, 경험, 선택의 자유까지 삶 전체를 자산의 관점에서 바라본다.책 후반부에서 시간 관리와 복리, 독서 습관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매일 읽는 몇 페이지, 조금씩 쌓는 투자금, 꾸준히 관리하는 건강처럼 눈앞에서는 별것 없어 보이는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의 격차를 만든다.<br>결국 진짜 부자는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남의 욕망을 좇는 데 인생을 소비하지 않고, 오늘의 작은 선택을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투자로 바꿀 수 있는 사람. 이 책이 말하는 ‘부의 철학’은 결국 그런 삶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라고 느꼈다.<br>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다. 하지만 그 돈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묻는 책은 상대적으로 드물다.그래서 이 책은 ‘얼마를 벌고 싶은가’보다 조금 다른 질문이 남는다.나는 지금 가장 귀한 자본인 돈과 시간, 그리고 젊음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br>ㅡ'스노우폭스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2/62/cover150/k56213032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42628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10권 독서법‘, 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마인드빌딩 출판사) - [10권 독서법 - 책을 읽고도 제자리인 사람들에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9463</link><pubDate>Sat, 08 Aug 2026 18: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94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017&TPaperId=174394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39/18/coveroff/k0421300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017&TPaperId=174394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10권 독서법 - 책을 읽고도 제자리인 사람들에게</a><br/>하토야마 레히토 지음, 원선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읽고 싶은 책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을 시간은 점점 부족해진다.서점이나 SNS에서 괜찮아 보이는 책을 발견하면 일단 사두지만,어느 순간 책장에는 ‘언젠가 읽어야 할 책’만 늘어간다.한편으로는 한 달에 몇 권을 읽었는지 기록하고, 완독한 책을 쌓아가는 일이 독서의 성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그런데 『10권 독서법』을 읽다 보면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나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가 아니라 ‘읽은 책이 실제로 내 삶에서 무엇을 바꾸었는가?’라는 질문이다.저자 하토야마 레히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빠르게 읽는 속독도, 많은 책을 읽는 다독도 아니다.책에서 얻은 지식을 지금 자신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저자는 20대와 30대가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 싸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40대의 관리자 역시 마찬가지다.새로운 일을 맡고 경험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와 낯선 업계의 노하우까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해 보면 한 사람이 평생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하지만 책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이 수십 년 동안 쌓은 경험과 실패를 몇 시간 안에 만날 수 있다.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겪지 못한 삶을 빌려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단 10권’이다.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과 일본 학생들의 차이를 설명하는 부분이다.저자는 두 집단의 차이가 ‘독서량’보다 ‘책 사용법’에 있다고 말한다.책을 외워야 할 지식, 즉 입력의 수단으로 읽는 사람이 있는 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전처럼 읽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도 결국 ‘알고 있다’를 ‘할 수 있다’로 바꾸는 일이다.아무리 좋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행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에 머무른다. 책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면, 책 한 권을 끝냈다는 사실만 남을 뿐이다. 결국 독서의 진짜 결과는 완독 표시가 아니라 그 뒤에 달라진 행동에서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그래서 저자는 책을 읽는 시간만큼 ‘고찰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지금 내 상황에 적용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내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어느 부분이 도움이 될까?’이 질문을 계속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이런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서와는 다르다.책을 하나의 정답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꺼내기 위한 질문지로 사용하는 것이다.결국 좋은 독서는 지식을 많이 저장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든다.저자가 눈앞에 두는 책을 10권으로 제한하는 이유도 흥미롭다.책이 너무 많으면 정말 필요한 책이 다른 책 사이에 묻히고 관심도 분산된다.그래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책, 실제로 실천해 보고 싶은 책, 미래의 자신에게 도움이 될 책을 골라 10권만 가까이에 둔다. 이 10권은 단순한 독서 목록이 아니라 현재 자신이 어디에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업무 리스트 역할까지 한다.어떤 책을 지금 곁에 두고 있는지는 내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으며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작은 지도와도 같다. 결국 책을 고르는 일은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10권은 계속 바뀐다.저자는 한 달에 한 번 목록을 다시 살펴보고 현재의 과제와 맞지 않는 책은 정리한다.필요하면 버렸던 책도 다시 산다.실제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한 번 처분했다가 산리오의 라이선스 사업이 성공하던 시기에 다시 구입했다.사업이 잘되고 있었기에 오히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같은 책도 내가 처한 상황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책처럼 읽힐 수 있다.책이 바뀐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문장이 어느 날 갑자기 중요하게 다가오는 이유도결국 내가 새로운 질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책을 고르는 기준도 실용적이다.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먼저 살펴보고,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고,자신이 주목하는 사람이 읽는 책이나 신뢰할 만한 추천 목록을 참고한다.중요한 것은 유명한 책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문제와 연결되는 책을 찾는 것이다.다음 주에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언젠가 도움이 될 교양서가 아니라 당장의 발표를 개선할 수 있는 책이다.경제경영서나 실용서를 스마트폰 사용설명서처럼 생각하라는 조언도 인상적이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 없이 필요할 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저자는 완독 여부조차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과제를 해결할 답에 빠르게 도달해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다.300페이지를 끝까지 읽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보다 단 한 페이지에서 필요한 답을 발견해 행동 하나를 바꾸는 편이 훨씬 의미 있는 독서일 수 있다.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만족보다 책에서 무엇을 가져와 현실에 옮겼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산리오에서 해외 CSR을 고민하던 당시 마이클 포터의 ‘공통 가치 창조(CSV)’개념을 실제 업무에 활용한 저자의 경험도 이 독서법을 쉽게 이해하게 해준다.책에서 얻은 개념을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비즈니스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좋은 책은 반드시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대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방향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한다.결국 독서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이유는 책 속에 답이 있기 때문이라기보다,책을 통해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질문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또 하나 기억하고 싶은 것은 이해가 잘되지 않을 때 ‘콘텍스트가 부족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해 보라는 조언이다. 우리는 어려운 내용을 만나면 쉽게 자신의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배경과 앞뒤 맥락을 알게 되는 순간 복잡했던 내용이 쉽게 이해되는 경우도 많다.이해한다는 것은 정보를 하나 더 외우는 일이 아니라 정보와 정보 사이의 관계를 발견하는 일이다.그래서 독서는 문장을 수집하는 과정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10권 독서법』을 읽고 나면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라는 독서의 강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저자가 말하는 ‘책을 10권밖에 읽지 않는다’는 것은 적게 읽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10권의 책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바꾸라는 의미다.책의 숫자를 늘리는 독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독서.100권을 읽고도 이전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보다 단 10권을 읽고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편이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결국 독서가 남겨야 하는 것은 읽은 책의 숫자가 아니라 책을 만나기 전과 조금은 달라진 나 자신일 것이다.『10권 독서법』은 책을 많이 읽는 방법보다 책을 현실에서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ㅡ'마인드빌딩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39/18/cover150/k0421300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391823</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ComfyUI 독학노트‘ (성안당 출판사) - [이미지부터 영상·3D까지 디자이너의 AI 창작 워크플로우를 완성하는 ComfyUI 실전 가이드 : ComfyUI 독학노트 - 이미지 생성: FLUX.1 Krea·FLUX 등 최신 모델 워크플로우 / 영상·3D 제작: Wan2.2, Hunyuan3D와 Mesh 6 / 품질 결정: LoRA, ControlNet, Inpaint, Redux, 업스케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4934</link><pubDate>Thu, 06 Aug 2026 00: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49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507984&TPaperId=174349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40/coveroff/89315079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507984&TPaperId=174349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미지부터 영상·3D까지 디자이너의 AI 창작 워크플로우를 완성하는 ComfyUI 실전 가이드 : ComfyUI 독학노트 - 이미지 생성: FLUX.1 Krea·FLUX 등 최신 모델 워크플로우 / 영상·3D 제작: Wan2.2, Hunyuan3D와 Mesh 6 / 품질 결정: LoRA, ControlNet, Inpaint, Redux, 업스케일</a><br/>김한호 외 지음 / 성안당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일 자체는 이제 그리 어렵지 않다.몇 줄의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현실적인 인물 사진부터 일러스트, 제품 광고 이미지까지 짧은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다.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같은 인물이나 제품을 여러 장면에서 어떻게 일관되게 유지할지,&nbsp;완성된 이미지를 영상이나 3D 작업으로 어떻게 확장할지를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ComfyUI 독학노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단순한 AI 이미지 생성과 실제 창작에 활용할 수 있는 AI 워크플로우의 차이를 보여주는 책이다.<br>ComfyUI는 이미지 생성 과정을 여러 개의 노드로 나누어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도구다.모델을 불러오고, 텍스트를 해석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거나 해상도를 높이는 과정이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펼쳐진다.버튼 하나를 누른 뒤 결과만 기다리는 방식과 달리, 각 단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다.<br>생성형 AI 시대에 중요한 능력은 우연히 좋은 결과물을 한 번 얻는 것이 아니다.원하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떤 요소를 조정했는지 이해하고, 같은 품질과 방향을 다시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우연히 얻은 이미지 한 장은 한 번의 성과로 끝날 수 있지만, 잘 설계한 워크플로우는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수정하고 확장하며 사용할 수 있는 창작 자산이 된다.<br>이 책은 ComfyUI 설치와 화면 구성, 노드의 의미, 연결선과 데이터 흐름, 노드 추가·복사·정리 방법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워크플로우를 JSON 파일이나 이미지에 저장하고 다시 불러오는 방법, Nodes Manager로 커스텀 노드를 설치하고 누락된 노드를 확인하는 과정도 다룬다.처음에는 복잡한 노드들이 얽힌 화면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각각의 노드가 하나의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이미지 제작 과정이 오히려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br>이후에는 Stable Diffusion의 작동 구조와 체크포인트, CLIP, VAE, KSampler 등의 역할을 설명하며 본격적인 이미지 생성 단계로 넘어간다.같은 프롬프트라도 샘플러에 따라 이미지의 안정성, 디테일, 질감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점을 실제 결과로 비교해 보여준다.단순히 권장 설정값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설정 하나가 결과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구성한 점이 좋다.<br>프롬프트 작성법도 실용적이다.단어를 길게 나열하기보다 인물, 행동, 배경, 조명과 카메라의 관계를 하나의 문장으로 설계하도록 안내한다.부드러운 빛, 자연광, 스튜디오 조명, 강한 직사광 같은 표현이 이미지의 감정과 완성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고,&nbsp;중요한 정보는 문장의 앞부분에 배치해 우선적으로 반영되게 하는 방법도 알려준다.<br>좋은 프롬프트는 화려한 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증명이 아니다.화면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인물과 배경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보는 사람의 시선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를 정리한 작은 연출안에 가깝다.결국 프롬프트를 잘 쓴다는 것은 AI에게 명령을 잘 내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장면을 구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br>FLUX 활용 부분에서는 컴퓨터 사양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현실적인 기준도 제시한다.FP16, FP8, Q8, Q4, Q2 등 모델의 압축 정도에 따라 필요한 VRAM과 이미지 품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한다.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없더라도 자신의 작업 환경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면 충분히 작업할 수 있으며,무조건 가장 무거운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br>도구를 제대로 활용한다는 것은 항상 최고의 사양을 갖추는 일이 아니다.자신이 가진 환경의 한계를 이해하고, 작업 목적에 필요한 품질과 속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 역시 중요한 실무 능력이다.좋은 작업은 비싼 장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 안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설계할 때 만들어진다.LoRA를 활용해 특정 스타일을 적용하거나 동일한 캐릭터를 정면·측면·후면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유용하다.멋진 캐릭터 한 장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게임·웹툰·애니메이션·브랜드 마스코트처럼 여러 장면에서 반복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디자인 시트로 발전시킨다.<br><br><br>캐릭터 AI 작업에서는 한 장의 화려함보다 여러 이미지에서 같은 인물로 인식되는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br>이미지 편집 기능도 풍부하다.인페인트로 제품과 배경은 유지하면서 꽃이나 소품만 교체하고, 아웃페인트로 기존 화면 바깥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다.Canny ControlNet으로 윤곽과 구도를 유지한 채 스타일을 바꾸고, Depth를 활용해 공간감과 원근을 보존하는 방법도 다룬다.Redux로 레퍼런스 이미지의 스타일을 참고하거나, 업스케일과 리터칭을 통해 의류 소재, 인물 피부, 머리카락과 제품 표면의 디테일을 살리는 과정도 이어진다.<br>이러한 기능들은 실제 디자인 업무와 직접 연결된다.제품 병의 형태와 라벨은 유지하면서 배경만 자연광이 비치는 주방이나 석재 공간으로 바꾸고,&nbsp;유리병에 빛의 굴절과 물방울을 더해 광고 이미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모델 사진과 제품 사진을 결합해 인물이 제품을 들고 있는 홍보 포스터를 만들거나,&nbsp;서로 다른 이미지 여러 장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장면으로 합성하는 것도 가능하다.<br>상업용 AI 이미지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만이 아니다.제품의 형태와 비율, 라벨과 브랜드 정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바꾸는 통제력이 더욱 중요하다.창의성은 모든 것을 새로 만드는 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과감하게 바꿔도 되는 것을 구분하는 판단에서도 나온다.<br>책의 후반부는 ComfyUI의 활용 범위를 영상과 3D까지 확장한다.Wan2.2를 활용해 텍스트로 영상을 만드는 T2V, 한 장의 이미지에 움직임을 더하는 I2V, 첫 프레임과 마지막 프레임을 연결하는 FLF2V를 설명한다.앞 영상의 마지막 프레임을 다음 영상의 시작점으로 활용해 여러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고, 프레임 보간으로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도 배운다.숲속 여성에게 새가 날아오는 장면을 연결하거나, 운동·업무·공연 관람 장면을 이어 헤드폰 광고 영상을 완성하는 실습은 한 장의 이미지가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br>유튜브 광고 스토리보드, SNS 화장품 포스터, 쇼츠 영상, 게임 장비·스킬·포션 아이콘 제작처럼 실제 콘텐츠 작업에 가까운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또한 Qwen-Image와 편집 모델, FLUX.2 Klein, Krea, Kontext 등 비교적 새로운 모델을 활용하는 워크플로우도 소개한다.배경 제거 후 게임 그래픽에 적용하는 방법과 Hunyuan3D, Meshy를 활용해 이미지 한 장을 3D 모델로 변환하는 과정까지 담아 이미지·영상·게임·3D를 하나의 창작 흐름으로 연결한다.<br>생성형 AI의 실질적인 가치는 한 장의 멋진 이미지를 빠르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이미지를 수정하고, 다른 이미지와 합성하고, 영상의 첫 장면으로 확장하고,&nbsp;다시 3D 모델과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AI는 단순한 생성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제작 환경이 된다.결과물 하나에 만족하기보다 다음 단계로 어떻게 이어갈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AI를 더 오래, 더 깊게 활용할 수 있다.『ComfyUI 독학노트』는 가볍게 결과만 얻고 싶은 사람에게는 두껍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노드와 모델, 샘플러, VRAM, 커스텀 노드와 워크플로우의 개념을 직접 실행하며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책은 특정 버튼의 위치만 알려주는 사용 설명서보다 오래 활용할 수 있다.<br>AI가 디자이너를 대신한다는 말은 창작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AI는 수많은 가능성을 빠르게 보여줄 수 있지만, 무엇이 프로젝트의 목적에 맞는지,어떤 결과를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서로 다른 결과를 어떻게 하나의 메시지로 연결할지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앞으로 디자이너의 역할은 이미지를 직접 그리는 사람에만 머물지 않고,&nbsp;가능성을 탐색하고 기준을 세우며 결과에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는 창작 디렉터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이 책은 생성 버튼을 잘 누르는 방법보다 창작 과정 전체를 설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이미지 생성에서 시작해 수정, 합성, 업스케일, 영상 연결과 3D 변환까지 자신만의 워크플로우를 구축하고 싶은 디자이너와 콘텐츠 제작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다.<br>ㅡ'성안당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40/cover150/89315079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9404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고이시 유카 지음 (서교책방) - [[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2856</link><pubDate>Tue, 04 Aug 2026 22: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328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801&TPaperId=174328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52/coveroff/k87213080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801&TPaperId=174328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a><br/>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책의 판권에는 저자와 번역가, 편집자, 디자이너 등 책을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러나 한 권의 완성도에 깊이 관여하면서도 독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출판사의 숨은 공로자인 교열자다.<br>『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신쵸샤 교열부 문예팀에서 10년째 일하는 쿠쥬 코코로를 중심으로 교열자들의 세계를 그린 직업 만화다. 교열이라고 하면 흔히 오탈자나 맞춤법을 고치는 일을 떠올리지만, 작품 속 교열자들이 확인하는 범위는 훨씬 넓다.<br>소설의 배경이 2020년으로 추정되면 당시의 달 모양이 실제와 맞는지 살피고, 앞에서는 ‘뺀질뺀질한 소년’이라고 한 인물을 몇 페이지 뒤에서 ‘소심해 보이는 소년’이라고 표현하면 성격 묘사가 모순되지 않는지 확인한다. 서로 다른 장면에 흩어진 문장을 비교해 인물의 나이와 학년을 추론하고, 등장인물의 특징과 관계, 버릇, 작품 전체의 연표까지 따로 정리한다.<br>명백한 오류를 고치는 빨간 표시와 달리, 저자의 의도를 물어보기 위해 연필로 의문점을 적는 것을 ‘연필을 넣는다’고 한다. 교열은 문장을 마음대로 고치는 일이 아니라 저자의 표현을 존중하면서 더 정확한 방향을 함께 찾아가는 작업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br>“푹 빠져 읽으면 안 돼. 단어 그 자체와 마주해야지.”<br>독자는 이야기에 몰입하지만 교열자는 한 걸음 떨어져 문장과 단어를 바라봐야 한다. 사람의 눈은 익숙한 문장을 자동으로 보정해 읽기 때문에 틀린 글자도 쉽게 지나친다. 그렇다고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까지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br>“좋은 교열은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 그렇기에 작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싸울 것.”<br>작품에 빠져 오류를 놓치지 않는 객관성과, 작품을 사랑하기 때문에 더 좋은 책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애정. 좋은 교열에는 이 두 가지가 함께 필요했다.<br>교열자는 사실 확인, 이야기의 모순, 표기 통일 등 수많은 요소를 살펴야 한다. 하나의 단어가 책 안에서 여러 방식으로 쓰이는 ‘표기 흔들림’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사전을 비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품 속 야히코 씨는 교열 업무가 존재하는 이유를 “독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따라서 사실과 이야기의 오류를 먼저 확인하고, 상대적으로 사소한 표기 통일에는 우선순위를 낮춰야 한다.<br>사전에 없는 표현이라고 곧바로 틀렸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언어에는 시대와 작가의 개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교열자는 사전을 통해 단어의 유래와 오래된 쓰임을 살피지만, 사전의 답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교열의 ‘교’는 비교하고 대조해 바로잡는 것이며, ‘열’은 살펴보고 검토한다는 뜻이다. 잘못을 찾는 것뿐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비교하는 과정까지가 교열인 것이다.<br>“잘 안다고 생각하는 게 방심하기 쉬워요.”<br>“아예 모르면 단어가 주는 위화감을 못 느껴서 지나쳐 버리잖아요.”<br>“의문의 전제 조건은 지식인 것 같아요.”<br>“과신하지 말고 의심해 보는 자세가 중요해.”<br>이 대화는 교열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아무것도 모르면 무엇이 이상한지조차 알 수 없지만, 안다고 확신하는 순간 확인을 멈추게 된다. 지식은 의문을 갖게 하는 출발점이지만, 진짜 전문성은 자신의 지식이 틀릴 가능성까지 열어 두는 데서 완성된다. 익숙한 일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하고 살피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br>“다른 사람의 실수를 발견했을 땐,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여기려 하고 있어.”<br>이 문장도 오래 남았다. 우리는 남의 실수는 쉽게 지적하면서 자신의 실수에는 이유를 붙이곤 한다. 하지만 나 역시 언제든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대에게 함부로 말하기 어려워진다. 지적의 목적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br>교열을 마쳐 인쇄 공정으로 넘기는 것을 ‘교료’라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오류가 발견될 수 있다. 책이 인쇄 단계에 들어간 뒤 한 페이지를 수정하려면 그 페이지가 포함된 16페이지 단위의 ‘접지’ 전체를 다시 인쇄해야 한다. 글자 하나의 실수가 제작비와 일정에 영향을 주는 만큼 교열자는 마지막까지 책임을 짊어진다. 그렇다고 실수에만 붙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br>“중요한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무슨 일이든 평정심이 중요한 법이야.”<br>책을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완벽할 수 없다는 현실 사이에서, 교열자는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다음 문장을 바라본다.<br>시마 씨는 책을 정보와 이야기뿐 아니라 무게, 종이의 촉감, 페이지 넘기는 소리와 냄새까지 포함한 하나의 ‘물건’이라고 말한다.<br>“누군가의 손에 건네질 그 물건에 뜯어진 신발이나 덜 조여진 나사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br>이 말에는 독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온전한 책을 건네고 싶은 교열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교열은 단순히 틀린 글자를 찾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이 보지 못할 독자를 생각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일이다.<br>“십 년 후, 이십 년 후에도 책은 사라지지 않아. 책은 사람이 엮는 거니까.”<br>그리고 작품은 마지막에 말한다.<br>“문장은 사람이니까.”<br>문장 뒤에는 그것을 쓴 사람이 있고, 그 문장을 받아들일 사람이 있다. 교열은 글자를 고치는 일이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뜻이 어긋나지 않도록 돕는 일이다.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는 우리가 당연하게 읽었던 책 한 권이 얼마나 많은 질문과 확인, 책임과 애정을 거쳐 완성되는지를 보여 준다. 이제 판권을 펼치면 그곳에 적힌 이름뿐 아니라,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문장과 마주한 숨은 사람들까지 떠올리게 될 것 같다.<br>ㅡ‘요조앤 @yozo_anne 서평단‘을 통해,'서교책방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9/52/cover150/k87213080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95247</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인간이 유리하다‘, 김용섭 지음 (퍼블리온 출판사) - [인간이 유리하다 - AI 시대, 인간에게만 허락된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9403</link><pubDate>Mon, 03 Aug 2026 03: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94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52130315&TPaperId=174294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6/coveroff/k25213031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52130315&TPaperId=174294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간이 유리하다 - AI 시대, 인간에게만 허락된 것</a><br/>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요즘은 AI가 만든 글과 이미지, 영상을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난다.몇 시간 걸리던 일을 순식간에 끝내는 모습을 보면 편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다.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능력이 앞으로도 가치가 있을지, 새 기술을 열심히 배우는 것만으로 충분할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br>『인간이 유리하다』는 이런 막연한 불안에 희망적인 말만 건네지 않는다.AI가 인간을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도, 도구 몇 개만 잘 다루면 미래를 앞서갈 수 있다는 낙관도 경계한다.이 책이 말하려는 것은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다.“AI 시대의 가장 비싼 실수는 늦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시작하는 것이다.”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뒤처질까 봐 서둘러 자격증을 따고 강의를 듣는다.그러나 빨리 시작하는 것과 제대로 준비하는 것은 다르다.현재 특별한 능력처럼 보이는 프롬프트 작성법이나 AI 활용 기술도 머지않아 누구나 사용하는 기본 기능이 될 수 있다.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할 줄 아느냐가 아니다. 무엇을 질문하고, 어떤 결과를 선택하며 그것을 어디에 사용할지 판단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인간은 AI와 직접 싸우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다른 인간과 경쟁한다.AI는 적이라기보다 강력한 도구다. 다만 그 도구가 사람을 자동으로 유능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능력을 크게 확장해주지만, 방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럴듯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데 그칠 수 있다.<br>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공식은 ‘인공지능×인간지능’이다.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라는 점이 중요하다.AI를 능숙하게 다뤄도 비판적 사고와 판단력, 창의성이 부족하면 결과의 수준도 낮아진다.반대로 인간적인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AI를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면 변화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펼치기 어렵다.앞으로는 AI 활용 능력과 휴먼 스킬을 함께 키워야 한다.여기서 말하는 휴먼 스킬은 의사소통, 비판적 사고, 창의성, 리더십, 적응력, 감성지능과 같은 능력이다.AI도 논리적인 문장을 만들고 사람의 감정을 분석할 수 있다.하지만 말하지 않은 마음을 읽고, 관계와 상황에 맞게 소통하며, 타인의 고통 곁에 함께 머무는 일까지 완전히 대신하지는 못한다.AI가 빠르게 답을 내놓더라도 그 답의 전제가 옳은지, 단기적인 효율이 장기적인 문제를 만들지는 않는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br>샘 올트먼이 중요하게 보았다는 채용 기준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첫째는 문제를 해결해 실제 성과를 내는 사람,둘째는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셋째는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다.각각 실행력, 관계지능, 학습지능으로 볼 수 있다.지금 시대의 ‘똑똑함’은 명문대를 나왔거나 시험을 잘 본다는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새로운 것을 빠르게 흡수하고, 기존의 답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내며,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많이 아는 것보다 계속 배울 수 있는 사람, 정답을 외우는 사람보다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더 높은 가치를 갖게 된다.성과를 끝까지 완성하는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일은 시작한 순간이 아니라 마침표를 찍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벌이는 사람은 많지만,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처음에는 거창하게 출발했지만 마무리에서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흔하다.그래서 조직은 자신의 능력을 말로 포장하는 사람보다 결과로 증명하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일을 완수하는 데에는 책임감과 끈기, 판단력과 결단력이 모두 필요하다.이런 역량은 학력이나 자격증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실제로 함께 일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지를 봐야 알 수 있다.<br>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창의력과 판단력, 공감력이 실패와 경험에서 자란다는 이야기다.판단력은 교과서만 읽는다고 생기지 않는다. 직접 선택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며, 실패를 다음 판단의 재료로 바꾸는 과정에서 단단해진다.AI는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배울 수 있지만, 실패한 뒤 후회하고 다시 일어서는 경험은 하지 못한다.타인의 눈물을 보며 마음이 흔들리는 일도,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두려움도 알지 못한다.어쩌면 AI 시대에 가장 강한 인간은 정답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경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며,실패를 통해 깊어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경쟁력은 지식의 양뿐 아니라 경험과 관계의 밀도에서 만들어진다.<br>AI는 조직과 일자리의 구조도 바꾸고 있다.자료 조사와 문서 정리, 초안 작성처럼 과거 신입이 맡았던 업무를 AI가 대신하면서 ‘신입을 뽑아 키우는 방식’도 흔들리고 있다.기업이 당장의 효율만 생각해 신입을 줄인다면, 미래의 숙련자와 관리자를 키울 기회까지 사라질 수 있다.조직은 단순히 사람을 줄이는 데서 멈추지 말고,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반대로 개인에게는 더 큰 기회가 열릴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기획, 디자인, 마케팅, 고객 응대처럼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던 업무를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솔로프러너’는 자신의 시간만 판매하는 프리랜서를 넘어, 혼자서도 하나의 사업 구조와 시스템을 운영하는 1인 기업가다. AI는 전문성과 방향을 가진 개인의 힘을 크게 확장해준다.그러나 모든 인간이 자동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책이 제시하는 미래의 순서는 냉정하다.휴먼 스킬을 충분히 가진 유능한 인간 〉 AI 〉 휴먼 스킬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간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AI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질문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익숙한 방식만 반복한다면 AI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인간의 유리함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특권이 아니라 계속 배우고 훈련하며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능력이다.<br>이 책을 읽은 뒤에는 “AI가 내 일을 빼앗을까?”라는 질문보다 “나는 AI와 함께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이 남는다.AI가 잘하는 반복 작업과 정보 정리는 적극적으로 맡기되,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질문과 판단, 공감과 책임의 능력은 더욱 깊게 키워야 한다.인간이 AI보다 유리한 이유는 더 빠르고 정확해서가 아니다.질문하고, 의심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며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계속 배우는 힘, 사람들과 협력하는 힘, 시작한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힘이 더해질 때 인간의 경쟁력은 분명해진다.AI 시대에도 인간은 유리하다. 다만 그 유리함을 실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은 결국 각자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br>ㅡ'퍼블리온 출판사 @publion_book'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6/cover150/k25213031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30678</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 린지 스톤브리지 저/손성화 역 지음 - [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5495</link><pubDate>Fri, 31 Jul 2026 22: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54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0298&TPaperId=174254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4/75/coveroff/k46213029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0298&TPaperId=174254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한나 아렌트 - 사유하는 인간</a><br/>린지 스톤브리지 지음, 손성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현재처럼 한국 사회가 정치적 갈등과 불신, 거짓과 진실의 충돌 속에서 혼란을 겪는 시기에『한나 아렌트: 사유하는 인간』을 만난 것은 내게 큰 행운인 것 같다.나라의 상황을 바라보며 불안과 분노를 느끼고, 개인 한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라 무력해질 때가 많았다.아무리 말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는 듯했고,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그러나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고를 따라가면서 혼란스러운 시대를 견디는 데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이나 누군가가 대신 내려주는 정답이 아니라, 끝까지 현실을 바라보고 스스로 생각하겠다는 결심이라는 사실을 배웠다.린지 스톤브리지의 『한나 아렌트: 사유하는 인간』은 아렌트의 철학 개념을 단순히 정리한 입문서가 아니다.나치 전체주의와 전쟁, 망명과 무국적, 사랑과 배신, 논쟁과 고독을 통과한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의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사유하는 사람으로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지적 전기다. 아렌트가 어린 시절을 보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시작해 파리의 난민 공동체와 프랑스 귀르스수용소, 몽토방을 거쳐 뉴욕에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철학이 현실과 떨어진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삶의 절박한 경험에서 태어났음을 알게 된다.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문장은 “놀이터에 혼자 있는 이에게는 아무리 잔인하고 억압적이더라도 포퓰리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놀이에 가담하는 것이 완전한 고립보다 낫다”는 말이었다. 이 문장은 사람들이 왜 때로는 자신을 억압하는 집단이나 권위주의적 정치에까지 끌려가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인간은 단순히 옳고 그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원하고, 자신이 어떤 공동체에 속해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사회에서 고립되고 정치적으로 무력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잔인한 집단조차 자신을 받아주는 공동체처럼 보일 수 있다.전체주의는 바로 이 고립과 외로움을 이용한다. 사람들의 불안과 좌절, 정치에 대한 환멸과 막연한 분노를 특정한 적에게 집중시키고, 복잡한 현실을 짧고 강한 구호로 바꾼다. 서로 다른 의견은 배신이나 적대행위로 취급되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말하고 판단하는 정치 대신 하나의 목소리와 하나의 진실만이 요구된다. 그렇게 시민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존재에서 집단의 언어를 되풀이하는 군중으로 변한다.아렌트의 경고를 읽으며 전체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독재자가 나타나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사람들이 서로 고립되고, 현실을 함께 판단할 공적 공간을 잃고, 자신의 생각보다 집단이 제공하는 확신에 기대기 시작할 때 이미 그 토대가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것은 선거와 제도만을 유지하는 일이 아니다.서로 다른 사람들이 사실을 확인하고 질문하며, 두려움 없이 자신의 판단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지켜내는 일이기도 하다.아렌트는 전체주의 체제가 언젠가 몰락하더라도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맥락과 사고방식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경고했다.증오와 공포, 정치적 거짓말, 음모론, 자기 검열, 조직된 분노는 시대에 따라 새로운 언어와 모습을 입고 되돌아올 수 있다.과거의 제복과 깃발은 사라져도 사람들의 현실 감각을 무너뜨리고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방식은 새로운 매체와 기술을 통해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폭풍 역시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짧고 자극적인 문장이 복잡한 현실을 대신하고, 상대의 주장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조롱과 낙인이 더 빠르게 퍼진다.분노가 계속될수록 사람은 사회적 고통에 더 민감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사건에 지쳐 무감각해지기도 한다.결국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냉소에 빠지거나, 자신이 속한 집단이 제공하는 설명만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정치적 거짓말의 가장 위험한 결과는 사람들이 하나의 거짓을 사실로 믿게 되는 데만 있지 않다.무엇이 사실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더 위험하다.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냉소가 퍼지면 사람들은 증거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일 자체를 포기한다. 그 자리를 자신을 안심시키는 이야기, 분노의 대상을 선명하게 정해주는 이야기, 이미 가진 확신을 강화해주는 이야기가 대신한다.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끼는 분노와 위기의식에도 사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돌아보게 되었다.나라를 걱정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심과 주장이 저절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상황이 위급하다고 느낄수록 확인된 사실과 해석, 우려와 추측을 더 세심하게 구분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내가 비판하고자 했던 선동과 확증편향의 방식에 나 역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아렌트는 독자에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정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전체주의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공식이나 민주주의를 즉시 회복시키는 묘책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익숙한 기준과 제도가 흔들리는 시대에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인간의 조건』에서 그가 남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에 불과하다”는 말은 단순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한다는 것은 명령을 내린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직의 결정, 법과 규정, 다수의 선택, 시대의 분위기 뒤에 숨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내가 따르는 원칙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어도 괜찮은지를 스스로 묻는 일이다.이 지점에서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은 평범한 사람이 모두 악하다는 뜻이 아니다.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관여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은 재판정에서 자신이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변명했다.그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보내는 일을 하나의 행정 업무처럼 설명했고, 자신은 거대한 조직 속 작은 톱니바퀴였을 뿐이라며 책임을 피하려 했다.아렌트가 충격을 받은 것은 아이히만이 상상할 수 없는 악마였기 때문이 아니었다.오히려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었다.그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지 못했고, 상투적인 관료의 언어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일조차 규정과 절차의 문제로만 받아들였다.악의 평범성이 주는 가장 무서운 경고는 거대한 악이 특별히 잔인한 사람에게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자신은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 모두가 그렇게 했으니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타인의 고통을 숫자나 업무로만 취급하는 평범한 사람도 거대한 악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사유를 멈춘다는 것은 단순히 생각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일이 된다.아렌트에게 사유는 철학자나 지식인만이 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었다. 누구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였다.그는 이 생각을 소크라테스에게서 가져왔다. 소크라테스는 온 세상과 불화하더라도 자기 자신과 불화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다른 사람의 비난은 피할 수 있어도 자신이 저지른 일을 알고 있는 내면의 목소리까지 완전히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이 대목에서는 사유가 타인을 설득하거나 논쟁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사유는 내가 한 행동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 일을 저지른 나 자신과 앞으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과정이다.세상의 흐름과 다수의 의견에 맞서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그러나 바로 그 내면의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인간을 도덕적 존재로 남게 한다.개인적으로 가장 통쾌하고 큰 힘을 얻은 부분은 아렌트가 칸트의 철학으로 아이히만의 복종 논리를 뒤집는 대목이었다.아이히만은 자신이 국가의 법과 상부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며 칸트의 윤리를 왜곡해 행동을 변호했다. 그러나 아렌트는 “누구에게도 복종할 권리는 없다”고 단호하게 받아친다.이 말은 모든 권위에 무조건 반항하라는 구호가 아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도덕적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선언하는 문장이다. 칸트의 정언명령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행동의 원칙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인간은 명령을 수행하는 수동적인 도구가 아니라 자기 행동의 원칙을 세우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도덕적 주체다.“누구에게도 복종할 권리는 없다”는 문장이 통쾌했던 이유는 인간을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로만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자가 명령했고 법과 제도가 허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개인의 책임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법과 명령이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었을 때 인간에게는 그것을 다시 판단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명령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부품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 묻고, 부당함을 거부하며,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존재다. 이 문장은 혼란스러운 현실을 바라보며 무력감을 느끼던 내게 인간에게는 여전히 판단하고 행동할 힘이 남아 있다는 위로가 되어주었다.물론 이를 모든 법과 제도를 무시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아렌트가 강조한 것은 충동적인 반항이 아니라 책임 있는 판단이다.법치와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되, 법과 제도 자체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파괴하는 수단으로 쓰일 때 시민이 질문하고 비판하며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아렌트는 칸트가 말한 ‘확장된 심성’을 좋은 판단의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자신만의 사유를 펼치되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하세요”라는 가르침은 내 생각을 포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바라보는 현실이 전부가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과 처지, 두려움과 이해관계를 고려한 뒤 판단하라는 의미다.이 말은 정치적 갈등이 극심한 오늘날 더욱 중요하게 다가왔다.자신의 편만 옳고 상대편은 모두 악하다고 믿는 순간 판단은 멈춘다. 그러나 모든 주장에 같은 가치를 부여하며 사실과 거짓의 차이를 지우는 것도 올바른 판단은 아니다. 아렌트가 말한 판단은 사실을 직시하면서 여러 사람의 관점을 검토하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결론을 내리고 책임지는 일이다.아렌트의 사유는 추상적인 철학 이론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1933년 나치 독일을 탈출했고, 프랑스에서는 귀르스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탈출했다. 오랫동안 국적 없는 난민으로 살아야 했으며 고향과 언어, 직업과 친구를 잃었다. 그는 『우리 난민들』에서 고향을 잃는 것은 익숙한 일상을 잃는 것이고, 직업을 잃는 것은 자신이 세계에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잃는 것이며, 언어를 잃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과 감정 표현의 능력을 잃는 것이라고 썼다.이 경험은 아렌트에게 ‘권리를 가질 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했다.인간이라면 누구나 권리를 가진다고 말하지만, 어떤 정치 공동체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은 그 권리를 주장하고 보호받을 장소조차 잃는다. 경계 밖으로 밀려난 사람은 중심에 있는 사람이 미처 보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를 본다. 아렌트는 난민이자 외부자로 살아온 경험을 통해 국가와 제도, 시민권과 인간의 권리가 실제 삶에서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았다.그의 철학에는 여러 사상가와 친구들의 흔적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칸트에게서는 스스로 판단하는 인간의 존엄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확장된 심성을 배웠고, 소크라테스에게서는 사유를 자기 자신과 나누는 대화로 이해하는 법을 얻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 개념은 인간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과 모든 탄생이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온다는 ‘탄생성’의 사유로 발전했다.스승이자 젊은 시절의 연인이었던 마르틴 하이데거에게서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배웠지만,하이데거가 나치 체제에 협력하는 모습을 통해 깊은 철학적 지성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반면 평생의 멘토이자 친구였던 카를 야스퍼스와의 대화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검증하고 책임을 나누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다. 발터 베냐민에게서는 역사를 승자의 진보 이야기로만 보지 않고 파괴된 삶과 잊힌 사람들의 흔적 속에서 읽는 법을 발견했고, 로자 룩셈부르크에게서는 자유란 소수 지도자가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말하고 행동할 때 생겨난다는 가능성을 보았다.아렌트가 사랑한 것은 하나의 이념과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는 복수적 세계였다.그러나 이 책은 아렌트를 오류 없는 사상가로 만들지 않는다. 그 역시 미국의 인종 문제를 바라보면서 당사자들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판단을 내렸다. 이 점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강조한 아렌트 자신도 언제든 판단에 실패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실패는 오히려 사유하는 인간이란 항상 옳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고 현실의 반박 앞에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이 책을 통해 배운 가장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확신과 사유를 혼동하지 않는 일이었다.자신은 이미 모든 답을 알고 있으며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는 확신도 인간의 생각을 멈추게 한다.사실이 자신의 신념과 충돌할 때 사실을 부정하기 시작하면 사유는 이데올로기로 굳어진다.자유로운 정신이란 아무것도 믿지 않는 정신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생각까지 현실의 검증대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정신이다.아렌트가 보기에 자유로운 정신을 지닌다는 것은 편안한 정치적 확실성과 이론적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현실의 위험과 취약성, 모순과 당혹스러움을 제거하려 하지 않고 견뎌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이는 답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질문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태도다.아렌트는 사유를 변화에 직면할 때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로 다시 태어나는 방식이라고 보았다.심각한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난 뒤에는 살아 있기 때문에 세상을 다시 사랑할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환희를 느꼈다. 인간은 과거에 의해 완전히 결정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존재였다.이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이 이 책에서 가장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세계가 이미 많이 어긋났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렌트는 세계가 무너졌다는 사실이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는 상황이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에게는 서로 말하고 판단하고 함께 행동함으로써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시작할 능력이 남아 있다고 믿었다.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을 바라보며 느끼는 불안도 이 책을 통해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었다.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역할, 권력기관의 견제와 균형, 법치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두려움과 분노가 앞설 수 있다. 그러나 무력감이 크다고 해서 사유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공포에 휩쓸려 확인되지 않은 주장까지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아렌트가 말한 용기는 단지 목소리를 크게 내는 데 있지 않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구분하고, 법과 제도를 공부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편의 잘못도 잘못이라고 말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자유까지 지키는 데 있다. 부당함에는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되 증오와 허위가 나의 판단을 대신하지 못하게 하는 것, 그것이 사유하는 시민이 지녀야 할 용기일 것이다.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은 특정한 인물이나 집단을 무조건 믿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시민 각자가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고, 권력에 질문하며, 자신의 판단에 책임지는 데서 나온다. 자유 역시 내 편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법의 보호 아래 말하고 판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는 모두가 함께 누리는 현실이 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하나의 정당이나 정권만이 아니라, 누구나 말하고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는 세계 그 자체다.그렇다고 부당함 앞에서 중립을 지키라는 뜻은 아니다. 아렌트는 세계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 불복종할 용기를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다만 그 불복종은 증오와 파괴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자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세계를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이어야 한다.이 책을 읽으며 나라의 상황을 걱정하고 분노하는 내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다만 그 감정을 그대로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배웠다. 분노를 판단으로 바꾸고, 두려움을 공부와 행동으로 바꾸며, 무력감을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로 바꾸어야 한다. 한 사람의 목소리는 작을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때 공적인 힘이 만들어진다. 아렌트가 보기에 진정한 권력은 한 사람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는 순간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한나 아렌트: 사유하는 인간』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인간다움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힘이 사유와 판단에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명령에 복종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는 존재다. 자유는 혼자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상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말하고 행동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공적 가능성이다. 전체주의와 권위주의는 인간을 고립시키고 현실에 대한 공통 감각을 파괴하지만, 사유하는 인간은 그 고립을 넘어 타인의 관점을 살피고 자신의 양심과 대화하며 다시 공동의 세계로 나아간다.생각을 멈추지 말 것. 자신의 판단을 권력이나 집단에 넘기지 말 것. 현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외면하지 말고, 자신이 믿는 생각까지 끊임없이 검토할 것. 그리고 세계에 대한 사랑을 냉소와 무력감에 빼앗기지 말 것. 우리는 완전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말하고 판단하고 행동함으로써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시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세계가 이음매에서 어긋나 있다는 사실은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그 틈을 다시 잇기 위해 사유하고 행동해야 할 이유가 된다.“누구에게도 복종할 권리는 없다.”이 문장은 누구도 우리의 판단과 책임을 대신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인간은 복종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사유하고 판단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시작할 수 있는 존재다.지금처럼 혼란스럽고 암울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이 책을 만난 것은 그래서 더욱 큰 행운이었다.아렌트의 사유는 현실을 외면하게 하는 위로가 아니라, 현실을 더 정확히 바라보고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위로였다.생각을 멈추지 않는 일,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일이야말로 어두운 시대에도 우리가 자유와 인간다움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일 것이다.<br>ㅡ'단단한맘포포리 서평단'을 통해 '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단단한맘 @gbb_mom#포포리 @ppoppory_#사람in출판사 @saramin_books<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 style="box-sizing: border-box; margin: 0px; padd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size: 15px;"><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64/75/cover150/k4621302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64751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2 :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 -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2084</link><pubDate>Thu, 30 Jul 2026 19: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220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0490&TPaperId=174220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1/61/coveroff/k42213049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22130490&TPaperId=174220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a><br/>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우리는 보통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지금 피곤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기억이 진짜인지 정도는 스스로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믿는다.평생 하나의 몸과 마음으로 살아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다.그러나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02 : 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는 그 믿음이 생각보다 불안정한 토대 위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br>책에는 11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도 자신은 멀쩡하다고 믿었던 소년,잠든 채 차를 몰고 가 사람을 해치고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남자,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자신의 경험처럼 기억한 사람, 즐겁지도 않은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자신을 해치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낫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어진다.이들은 특별히 어리석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기 몸과 정신을 가장 잘 안다고 믿었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br>책은 잠과 기억, 쾌락과 치료를 둘러싼 실제 사건을 통해 인간이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자주 잘못 이해하는지 보여준다.심리학과 뇌과학, 의학과 역사, 범죄와 철학을 넘나들지만 어렵고 딱딱한 이론을 앞세우지 않는다.먼저 흥미로운 사건을 들려준 뒤, 그 안에 숨어 있는 인간의 오류를 짚어낸다.한 편의 미스터리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빠르게 읽히면서도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남는다.<br>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열일곱 살 랜디 가드너의 수면 박탈 실험이다.그는 1963년 과학 경시대회를 준비하며 약 264시간, 무려 11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 실험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눈꺼풀이 무겁고 조금 예민해지는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야의 초점이 풀리고 감각이 둔해졌으며, 발음이 뭉개지고 감정의 변화도 심해졌다. 나중에는 길가의 표지판을 사람으로 착각하는 환각까지 나타났다.<br>그런데도 가드너는 끝까지 완전히 무너져 보이지 않았다.농구를 하고 핀볼 게임에서 연구자를 이겼으며, 기자회견에서는 질문에도 또렷하게 답했다. 한 관찰자는 기억과 판단력이 무너지는 소년을 보았지만, 다른 관찰자는 여전히 게임을 하고 대화하는 멀쩡한 소년을 보았다.<br>이 실험이 보여주는 것은 인간이 잠을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는지가 아니다.잠이 부족해지면 몸만 둔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괜찮은가’를 판단하는 능력도 함께 흐려진다는 사실이다.술에 취한 사람이 자신은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가장 지친 순간의 사람은 오히려 자신이 아직 괜찮다고 쉽게 판단한다.<br>사람은 망가질 때 모든 기능이 한꺼번에 꺼지지 않는다.말하고 걷고 웃을 수 있다는 이유로 멀쩡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흐려진 것이 판단력이라면 자신의 변화를 제대로 알아차리기 어렵다.결국 가드너의 실험이 보여준 것은 잠을 이긴 인간이 아니라,무너지는 몸이 한동안 멀쩡한 척할 수 있으며 그 모습에 가장 먼저 속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이었다.<br>책은 현대인이 잠을 지나치게 수치와 기준으로 판단하는 모습도 돌아보게 한다. 몇 시에 잠들었는지, 몇 시간을 잤는지, 깊은 잠이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수면 앱으로 확인하고, 앱이 좋지 않은 점수를 보여주면 몸의 느낌보다 숫자를 더 믿는다.새벽에 잠깐 눈을 뜬 것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나쁜 잠’이라고 해석하는 순간 불안이 시작된다.불면증이 아닐까, 내일 하루를 망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면 몸은 긴장하고 다시 잠들기 어려워진다.<br>우리가 정상이라고 부르는 잠의 형태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만들어진 기준일 수 있다.빛이 밤을 밀어내고 도시의 활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은 휴식이 아니라 관리하고 평가해야 할 성과처럼 변했다.몸이 보내는 느낌보다 수면 앱의 점수를 믿고, 정해진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면 자신의 몸에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한다.책은 우리가 잠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몸을 조금 더 느슨하게 받아들이는 감각까지 잃어버렸다고 말한다.<br>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을 앓았던 실바노의 이야기는 잠이 얼마나 놀라운 기능인지 보여준다.그는 누구보다 자고 싶어 했지만 잠으로 넘어가는 길 자체가 닫혀 있었다.그의 가문에서는 여러 세대에 걸쳐 비슷한 죽음이 반복됐고, 오랫동안 스트레스나 과로 때문이라고 여겼던 증상은 훗날 유전되는 질병으로 밝혀졌다.&nbsp;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몸의 기능도 어느 날 조용히 무너질 수 있으며, 그 변화가 반드시 통증이나 분명한 경고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아니었다.<br>잠든 채 처가로 운전해 장모를 공격한 케네스 파크스 사건은 더 불편한 질문을 남긴다.그의 몸은 움직였지만 판단과 기억은 충분히 깨어 있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피해와 행동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그 순간 그에게 행동을 선택하거나 멈출 의지가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몸은 움직였는데 의식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그 행동의 주인은 누구라고 해야 할까. 이 사건은 인간이 언제나 자기 몸의 주인이라는 믿음을 흔든다.<br>기억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의 확신을 더욱 근본적으로 뒤흔든다.우리는 “내가 똑똑히 기억한다”는 말을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그러나 기억은 과거의 장면을 그대로 보관하는 창고라기보다, 떠올릴 때마다 다시 조립되는 이야기에 가깝다.어린 시절의 한 장면도 정말 내가 직접 본 것인지, 나중에 본 사진과 가족들이 반복해서 들려준 이야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br>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자동차 사고 실험은 질문에 사용된 단어 하나가 기억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참가자들은 모두 같은 사고 영상을 보았지만, 자동차가 서로 ‘부딪쳤다’는 표현보다 ‘박살 났다’는 강한 표현을 들은 사람들이 차량의 속도를 더 빠르게 기억했다. 질문은 단순히 기억을 꺼내는 도구가 아니라 기억 안에 새로운 정보를 넣는 장치가 될 수 있었다.<br>‘쇼핑몰에서 길을 잃다’ 실험에서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어린 시절의 사건을 가족에게 들은 사실처럼 제시했다. 일부 참가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을 기억한다고 말했고, 당시의 감정과 주변 모습까지 덧붙였다. 물론 모든 기억이 쉽게 완전히 조작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이야기와 유도 질문, 신뢰하는 사람의 암시가 기억의 내용과 확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br>이 때문에 목격자가 확신에 찬 태도로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한다고 해도 그 기억이 반드시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사건 이후 본 뉴스와 사진, 수사관의 질문,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가 원래 기억에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섬뜩한 것은 잘못된 기억도 흐릿하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장면에도 감정과 세부 정보가 붙을 수 있고, 사람은 그것을 자신의 실제 경험이라고 굳게 믿을 수 있다.<br>이 책은 우리가 즐겁지도 않은 행동을 왜 멈추지 못하는지도 살펴본다.슬롯머신과 숏폼 영상이 사람을 붙잡는 것은 확실한 만족보다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다.재미가 없으면서도 계속 화면을 넘기고, 이미 충분히 소비했으면서도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이것까지만 보고 자야지”라고 생각한 뒤 한 시간이 지나 있는 이유도 매 순간 즐거워서라기보다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것이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br>마지막으로 책은 선의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됐던 의학의 오류를 보여준다.사람을 낫게 한다며 오랫동안 시행된 사혈, 환자를 조용하게 만들면 치료됐다고 여긴 로보토미,한때 의약품으로 사용됐던 헤로인과 코카인은 전문가의 확신도 잘못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반대로 손 씻기의 중요성을 주장했지만 동료들에게 외면받은 이그나츠 제멜바이스의 이야기는기존의 믿음과 자존심이 새로운 지식을 거부할 때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지 생각하게 한다.<br>『우리는 모두 망가져 있다』라는 제목은 처음에는 인간을 냉소적으로 비난하는 말처럼 들린다.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오히려 인간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문장처럼 느껴진다. 누구나 착각하고,기억을 다시 쓰며, 욕망에 흔들리고, 자신의 판단을 지나치게 믿는다.나만 부족하고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원래 불완전한 것이다.<br>중요한 것은 우리가 망가져 있다는 사실보다 그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내 판단이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타인의 말을 조금 더 신중하게 듣는다.내 기억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확신만으로 누군가를 쉽게 단정하지 않는다.<br>이 책은 독자를 겁주거나 고치려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가장 잘 안다고 믿는 것이 사실은 가장 모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가장 가까워서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잠과 기억, 욕망과 치료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어두운 본성보다 더 두려운 것은‘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는 굳은 확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br>ㅡ'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1/61/cover150/k42213049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16133</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토지19‘, 박경리 (다산책방) - [토지 19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6072</link><pubDate>Tue, 28 Jul 2026 00: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60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833126&TPaperId=174160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830/97/coveroff/k79283312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833126&TPaperId=174160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토지 19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4권</a><br/>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06월<br/></td></tr></table><br/><br>광복을 불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일제강점기 말기,일본의 패색은 짙어지고 있지만 조선 사람들의 삶은 오히려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학병과 징용, 식량난과 사상 탄압이 일상이 된 시대다.자유는 물론이고 내일을 기대할 마음마저 빼앗긴 사람들은 살아 있다는 느낌조차 잃어간다.이 책에서 가장 무섭게 다가온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젊은이들이 거리와 일터, 집 마당에서 끌려가고, 가족은 기약 없는 이별을 맞는다.그럼에도 울음과 한숨은 점차 들리지 않는다. 고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반복된 나머지 고통에 반응할 힘마저 없어진 것이다.“체념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의식이 남아 있을 때의 이야기다.”체념은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 알고 있을 때 가능한 감정이다.그러나 폭력이 일상이 되고 굶주림과 이별이 풍경처럼 반복되면 사람은 생각하는 일부터 멈추게 된다.부당함을 부당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원인과 결과를 따질 힘도 없이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린다.억압의 가장 무서운 결과는 사람을 굴복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이 굴복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게 만드는 데 있다.사람들이 침묵하는 사회라고 해서 반드시 평온한 사회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너무 많은 사람이 말할 힘을 잃고, 서로의 고통을 돌아볼 여유마저 빼앗긴 사회일 수 있다. 거리의 고요함이 평화를 뜻하지 않듯, 국민의 침묵 역시 동의를 의미하지 않는다.때로 침묵은 두려움이고 체념이며, 살아남기 위해 감정을 닫아버린 결과다.<br>식량난을 그린 장면에서도 전쟁의 참혹함이 생생하게 드러난다.밥 한 술과 술 한 잔을 나눌 여유가 사라지고, 냉수 한 그릇을 떠놓고 혼례를 치르는 일이 예사가 된다.장례식에서도 조문객을 대접할 수 없고, 징용으로 끌려가는 아들과 남편에게 주먹밥을 싸주고 나면 남은 가족은 푸성귀가 든 죽으로 끼니를 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내일 닥칠 불행보다 오늘 먹을 한 끼를 먼저 걱정한다.배급받은 식량의 절반을 팔아 다음 배급을 받을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은 가난이 단순히 먹을 것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가난은 사람에게 미래를 생각할 여유를 빼앗는다. 생존에 모든 힘을 써야 하는 사람에게 정의와 희망,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일은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다.결국 전쟁은 사람의 목숨만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인심과 마음의 여백까지 말려버린다.먹을 것이 없으니 밥을 나누기 어렵고,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타인의 슬픔을 오래 들여다볼 수도 없다.극심한 가난이 무서운 까닭은 사람을 굶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를 돌볼 힘까지 빼앗기 때문이다.그런 상황에서도 누군가에게 한 술의 밥을 건네고, 아픈 사람을 보살피는 행위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다.인간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저항이다.<br>서희의 삶에도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내려앉아 있다. 길상은 형무소에 갇혀 있고, 출옥할 날짜조차 알 수 없다.예전에는 정해진 형기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일본의 패배가 가까워지는 것은 희망이지만, 궁지에 몰린 권력이 어떤 잔혹한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는 또 다른 공포가 된다.전쟁에서 패배해가는 권력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마지막 순간까지 더 많은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움을 키운다.희망이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그 희망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은 사람을 더욱 지치게 한다.기다림은 끝을 알 때보다 끝을 전혀 알 수 없을 때 훨씬 잔인하다.둘째 아들 윤국마저 학병으로 떠나면서 서희 곁의 사람들은 하나씩 사라진다.환국 역시 아버지와 동생, 양현이 모두 곁을 떠난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자신의 두려움을 털어놓지 못한다.가족이 있어도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인간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토지 19』는 가족을 단순히 혈연으로만 그리지 않는다.서로의 불안을 알아보고 마음을 받아주는 관계가 있을 때 비로소 가족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한집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아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사이라도 고통을 말하지 못하면 사람은 고립된다.반대로 피가 섞이지 않았더라도 상대의 두려움을 알아보고 곁을 지켜준다면 그 관계는 가족보다 더 깊어질 수 있다.<br>성환이 학병에 끌려갔다는 소식을 들은 성환할매가 눈이 멀어버리는 장면도 가슴을 무겁게 한다.“자식이란 무엇일꼬? 애간장을 녹이는 것이 자식이다. 전생에 무슨 인연으로 부모 자식은 맺어진 걸까?”자식은 부모에게 기쁨인 동시에 평생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존재다.아무렇게나 굴러도 좋으니 목숨만 길게 이어가라는 어머니의 마음 앞에서는 성공도 명예도 중요하지 않다.살아서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마음, 그것이 전쟁을 견뎌야 했던 수많은 부모의 유일한 기도였을 것이다.전쟁은 군복을 입고 떠나는 한 사람만 희생시키지 않는다.그를 기다리는 부모와 형제, 아내와 자식의 시간까지 함께 빼앗는다.전쟁터에 끌려간 사람은 몸으로 전쟁을 겪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끝없는 상상과 기다림으로 또 다른 전쟁을 치른다.“원수는 세월이 갚고 남이 갚아준다”는 말도 오래 남는다.이 말은 무조건 참고 살라는 뜻처럼 보이지만, 당시의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지혜였을 것이다.당장 맞서 싸울 힘이 없을 때 분노에 자신을 모두 태워버리는 대신 살아남아 시간을 견디는 것, 그것 역시 하나의 저항일 수 있다.다만 세월이 모든 잘못을 저절로 바로잡아주는 것은 아니다.누군가 기억하고 말하며 기록해야 비로소 시간은 심판의 힘을 얻는다.그런 의미에서 『토지』라는 작품 자체가 한 시대의 폭력을 잊지 않게 만드는 거대한 기억이라 할 수 있겠다.역사는 저절로 기억되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은 고통은 쉽게 지워지고, 말하지 않은 진실은 힘 있는 자의 이야기로 대체되기 쉽다.박경리가 수많은 사람의 삶과 사투리, 굶주림과 이별을 문장으로 남긴 것은 사라질 뻔한 사람들의 시간을 되찾아주는 일이기도 하다.<br>작품 속에서는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말이 여러 사람의 입을 거치면서 어느새 사실처럼 굳어지는 모습도 나온다.처음에는 추측에 불과했던 이야기가 반복될수록 진실의 얼굴을 갖게 되는 것이다.소문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사람의 평판과 삶을 무너뜨릴 수 있다.특히 불안이 가득한 시대에는 사람들이 사실을 차분히 확인하기보다 자신의 두려움에 맞는 이야기를 더 쉽게 믿는다.그렇게 만들어진 낙인은 때로 총칼보다 오래 남는다.박경리는 국가의 폭력뿐 아니라 일상 속 언어가 만들어내는 폭력도 놓치지 않는다.한 사람이 무심코 옮긴 말이 다른 사람의 삶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br>양현과 영광의 사랑은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인간의 마음이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잃을 것에 대한 불안도 커진다.“진정 크나큰 환희는 슬픔인지 모른다.”행복이 클수록 그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함께 자란다.사랑은 삶을 완성해주는 감정이면서 동시에 인간을 가장 연약하게 만드는 감정이다.전쟁 한가운데서도 함께 있다면 헤어져 서로를 찾는 것보다는 행복할 것이라는 두 사람의 대화는 사랑의 본질을 단순하면서도 절실하게 보여준다.고난 자체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이 더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양현과 영광의 관계에는 출생과 신분, 가족의 역사도 얽혀 있다.양현은 영광의 따뜻함을 알아가지만, 동시에 그 행복을 잃게 될까 두려워한다. 영광 역시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두 사람의 사랑이 애틋한 이유는 마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사람은 사랑하는 순간에도 자신의 과거와 신분, 가족에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그래서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를 좋아하는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상대가 짊어진 상처와 삶의 무게까지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묻는다.<br>영광이 어린 시절 모아두었던 책과 습작 노트를 다시 발견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그는 책을 한 권씩 사 모으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품었던 오기가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반드시 거창한 신념만은 아니다.어린 시절의 꿈, 누군가 건넨 작은 돈, 어렵게 사 모은 책 한 권처럼 사소해 보이는 기억이 한 사람을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주기도 한다.삶이 흔들릴 때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이유를 미래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다.때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했는지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잊고 있던 노트와 책은 영광에게 과거의 물건이 아니라 자신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였을 것이다.<br>오가타와 쇼지, 조찬하의 여행은 혈연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쇼지는 오가타와 유인실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조찬하 부부의 사랑 속에서 자란다.생물학적 아버지인 오가타는 쇼지가 찬하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를 부러워한다.아이에게 진짜 부모는 단지 피를 물려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안심할 수 있는 세계가 되어준 사람일지도 모른다.오가타에게 쇼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아들이지만, 쇼지의 삶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만들어온 사람은 찬하다.이 장면은 피가 관계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어도, 관계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함께 보낸 시간과 책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출생의 진실만이 아니라 자신이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벽은 사람을 가두어 두는 억압적 존재이기도 하고 사람을 보호하고 의지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사람도 벽과 비슷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가족을 이루는 일은 때로 책임과 의무라는 울타리 안에 자신을 가두는 일이 된다.그러나 바로 그 울타리 덕분에 우리는 차가운 세상에서 몸을 녹이고 안심할 수 있다.인간은 완전한 자유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자신을 조금 구속하더라도 기꺼이 돌아가고 싶은 벽, 즉 관계와 공동체가 필요하다.벽이 전혀 없는 집은 자유로운 공간이 아니라 머물 수 없는 공간이다.사람에게도 자신을 지켜주는 일정한 경계와 책임, 돌아갈 관계가 필요하다.중요한 것은 벽이 있느냐가 아니라 그 벽이 사람을 가두는 벽인지 지켜주는 벽인지에 있다.<br>일본인 오가타와 유키코를 통해서는 한 국가의 잘못과 개인의 양심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보여준다.오가타는 남경학살과 조선 여성들에게 가해진 참상을 떠올리며 일본인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분노한다.유키코 역시 전쟁을 일으키고 진실을 감춘 일본 군부를 비판한다.일본 정부는 전쟁에서 입은 피해를 축소해 발표하고, 비판적인 언론인과 지식인을 탄압하며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한다.국민의 부엌과 쓰레기통까지 살피면서 절약을 요구하지만, 정작 전쟁을 일으킨 책임과 잘못된 판단은 감춘다.사소한 생활을 통제하는 모습은 국가가 국민을 얼마나 세밀하게 감시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권력은 자신이 만든 실패를 인정하는 대신 국민의 절약과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책임을 돌린다.국가가 진실을 감추고 비판하는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하면, 전쟁은 바깥의 적과 싸우는 일을 넘어 내부의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이 된다.박경리는 모든 일본인을 하나의 얼굴로 단순화하지 않는다.국가가 광기에 빠졌을 때에도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잘못을 직시하며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존재했다.이는 개인에게 조국을 무조건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책임을 묻는다.진정한 애국은 국가의 잘못을 감추고 두둔하는 태도가 아니라,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국가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태도에 가까울 것이다.자신의 집단이 저지른 폭력을 외면하지 않는 양심은 그 시대에도, 지금도 귀하다.자신이 속한 나라와 집단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배신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막는 가장 책임 있는 태도일 수 있다.국가와 국민을 사랑한다면 무엇이든 옳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br>작품 속 예술인과 지식인들의 모습도 많은 생각을 남긴다.권오송은 한때 주변 사람들에게 변절자라는 의심을 받았지만, 정작 전쟁을 찬양하고 징병을 독려하는 극본을 쓰라는 요구를 거부해 감옥에 갇힌다.반대로 그를 손가락질했던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세가 험악해지자 일본 권력에 협력한다.어제의 애국자가 오늘의 변절자가 되고, 변절자로 몰렸던 사람이 끝내 신념을 지키는 모순된 현실이다.인간의 진실은 평온할 때의 말보다 위기 앞에서 무엇을 선택하는가를 통해 드러난다.누군가를 평가할 때 한때의 소문과 겉모습만으로 쉽게 결론 내려서는 안 되는 이유다.시대가 혼란스러울수록 사람은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더 쉽게 낙인을 찍기도 한다.음악가 나일성의 태도를 통해서는 예술과 현실의 관계도 드러난다.그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처럼 살며 자신이 가진 음악적 재능과 자신이 하는 음악까지 경멸한다.그러나 악기와 목소리 자체에는 죄가 없다. 문제는 예술이 어떤 권력과 목적을 위해 사용되느냐에 있다.전쟁을 찬양하고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선전에 이용될 때 예술은 폭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반대로 말할 수 없는 시대의 슬픔을 기록하고 인간의 마음을 지켜낼 때 예술은 저항과 위로가 된다.『토지』 역시 역사를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대에 짓눌린 사람들의 목소리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문학이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보여준다.<br>작품 속에서는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자유가 저당 잡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집도 가족도 없는 거지는 자유인이라는 주장에 다른 인물은 실제로 그런 처지가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반박한다.이 대화는 자유를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경계하게 한다.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상태는 집착에서 벗어난 자유일 수 있지만,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힘조차 없는 빈곤일 수도 있다.자유는 단순히 가진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굶주린 사람에게 내일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말은 자유가 아니라 막막함일 수 있다.가진 것이 많아 생기는 구속도 있지만, 가진 것이 없어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구속도 있다.진정한 자유는 모든 관계와 책임을 버리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이 감당할 관계와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데 있다.<br>배설자의 죽음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도 단순한 복수의 통쾌함으로 끝나지 않는다.배설자는 일본 경찰에 협력하며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와 공포를 남긴 인물이다.그런 그가 소나무에 묶인 채 죽음을 맞지만, 누가 왜 그를 죽였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는다.강선혜는 배설자로 인해 오랫동안 불안과 고통을 겪었고, 그의 죽음 이후에도 마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한편 여옥은 자신 역시 누군가를 미워하며 벌을 바랐지만, 어느 순간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고 벌할 자격이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가해자의 죽음이 피해자의 상처를 곧바로 낫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복수는 사건을 끝낼 수 있어도 기억과 공포까지 지우지는 못한다.『토지 19』는 악인이 벌을 받는 장면을 보여주면서도 그것만으로 정의가 완성된다고 말하지 않는다.누군가의 죄를 기억하고 책임을 묻는 일은 필요하지만, 증오가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질문을 남긴다.<br>홍과 보연의 딸 상의가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장면도 인상적이다.평소 조용히 지내던 상의는 학생들을 함부로 대하는 교사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밝힌다.전쟁과 식민지 교육은 학생들에게 질문하지 말고 명령에 복종하라고 가르친다.신사참배와 군사훈련, 근로 동원은 학교를 배움의 공간이 아니라 국가가 원하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공간으로 바꾸어놓는다.그 안에서 상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행위는 작아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거대한 폭력에 맞서는 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일상의 부당함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연습에서 시작된다.상의의 용기는 어른들이 체념한 시대에도 다음 세대의 정신까지 완전히 길들일 수는 없다는 희망을 보여준다.어두운 시대에도 학생들은 웃고 장난치며 서로를 위로한다.그들의 해맑음은 현실을 모르는 철없음이 아니라 폭력적인 시대가 끝내 빼앗지 못한 생명력처럼 느껴진다.<br>『토지 19』에서 광복은 가까워지고 있지만 인물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독자는 곧 역사의 전환점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기에 이들의 절망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가장 어두운 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새벽 가까이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그래서 희망은 언제나 확신의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희망을 믿을 힘조차 없을 때에도 오늘을 견디고, 아이를 돌보고, 누군가를 사랑하며, 책 한 권을 다시 펼치는 행동 속에 희망은 이미 존재한다.누군가는 미래가 없으니 오직 오늘만 생각하며 살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그 말에는 체념과 생존의 지혜가 함께 담겨 있다.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시대에는 하루를 버티는 일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된다.그러나 오늘만을 살아야 하는 삶이 진정으로 홀가분한 것은 아니다.내일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회는 인간에게서 꿈과 선택의 가능성을 빼앗은 사회이기 때문이다.사람은 오늘의 밥으로 목숨을 이어가지만, 내일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삶을 계속할 수 있다.“사람이 어찌 무병으로 살 수 있겠소? 아플 때도 있고, 고개를 넘어 또 넘어도 사람 사는 것이 안 그렇소.”삶은 하나의 고개를 넘으면 끝나는 길이 아니다. 고개를 넘은 뒤 또 다른 고개가 나타난다.그럼에도 사람들은 아픈 이를 돌보고, 떠난 이를 기다리며 서로에게 밥 한 술과 마음 한 조각을 내어준다.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이 전혀 없는 상태에 도달하는 일이 아니라, 아픔이 찾아올 때마다 서로를 돌보며 다시 고개를 넘는 일인지도 모른다.<br>『토지 19』는 거대한 역사를 기록하면서도 역사의 진짜 얼굴은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전쟁은 멀리 떨어진 전쟁터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헤어지게 하며 평범한 가족의 끼니마저 빼앗는 일이다.또한 학교의 수업을 바꾸고, 예술가의 문장을 검열하며 사람들 사이에 의심과 소문을 퍼뜨린다.전쟁은 전선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사람의 생각과 언어, 관계와 기억을 차지하려는 순간 일상 전체가 전쟁터가 된다.그런 세상에서도 인간은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섬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마음이 사람을 변화시킨다.사람은 밥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살아간다는 작품 속 문장처럼,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 나를 사람답게 바라봐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인간을 끝까지 살아 있게 한다.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그 사람만 살리는 것이 아니다. 돌보는 사람 자신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게 한다.폭력적인 시대가 사람들을 서로 의심하고 외면하게 만들 때 타인의 곁을 지키는 행동은 시대의 명령을 거스르는 일이 된다.<br>『토지 19』가 전하는 가장 깊은 메시지는 결국 이것이라 생각한다.역사가 인간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갈 수는 있어도 서로를 기억하고 지키려는 마음까지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절망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단순히 목숨을 이어가는 일이 아니다.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며 사랑과 양심을 다음 세대에 건네는 일이다.광복을 한 권 앞둔 이 책은 희망을 크게 외치지 않는다.대신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밥을 짓고, 자식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이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을 보여준다.소문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사람, 잘못된 명령을 거부하는 사람, 자신의 조국이 저지른 죄를 부끄러워하는 사람, 교사의 부당함 앞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말하는 학생도 보여준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반드시 거대한 영웅만이 아니다.자신이 선 자리에서 양심을 포기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 역사의 방향을 조금씩 바꾼다.어쩌면 희망은 밝은 미래를 확신하는 마음이 아니라 미래를 믿지 못하면서도 오늘 해야 할 일을 계속하는 태도인지도 모른다.아무도 새벽이 온다고 장담해주지 않는 밤에도 밥을 짓고, 아이를 키우고, 사랑하며,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그것이 『토지 19』가 보여주는 가장 끈질긴 생명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br>ㅡ#채손독 을 통해 #도서협찬 받았습니다.@chae_seongmo@dasanbooks<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1830/97/cover150/k79283312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830976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현자병법 :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 항우 -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4086</link><pubDate>Mon, 27 Jul 2026 03: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140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174&TPaperId=174140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97/coveroff/k3621301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62130174&TPaperId=174140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a><br/>항우 지음 / 블랙라벨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역사는 대개 승자의 이름을 오래 기억한다. 초한쟁패의 최종 승자는 유방이었고, 항우는 해하 전투에서 패한 뒤 오강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이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더 강하게 흔드는 인물은 항우다. 천하를 얻은 황제보다 천하를 잃은 패자의 마지막 노래가 더 오래 남았다.<br>“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br>산을 뽑고 세상을 덮을 만한 힘과 기개를 뜻하는 이 말에는 단순한 무용담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현자병법 : 망설임은 스스로를 베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는 항우의 승리와 패배를 따라가며, 결국 우리 삶의 주도권을 누가 쥐고 있는지 되묻는 책이다. 항우의 생애를 소개하는 역사서라기보다 그의 결단과 자존심, 타협하지 않는 태도를 오늘의 삶에 비춰보게 하는 인문 자기계발서에 가깝다.<br>이 책은 진나라가 정해 놓은 질서 안에서 부속품처럼 살아가던 백성들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사람은 자신이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라는 사실조차 잊기 쉽다. 오늘날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놓치기도 한다. 타인의 기대와 시선을 하나씩 걷어냈을 때 내 결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남는지 돌아보게 된다.<br>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것과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것은 다르다. 조직에 속한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의 생각과 선택을 완전히 포기하는 순간이 문제다. 타인과 협력하면서도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br>항우는 진시황의 행차를 보며 언젠가 자신이 그 자리를 대신하겠다고 말한 인물이다. 멸망한 초나라의 후예였지만 진나라가 정해 놓은 운명에 자신을 맡기지 않았다. 끝내 황제가 되지는 못했지만 사마천은 『사기』에서 황제의 일대기에 사용하는 ‘본기’에 항우를 기록했다. 왕조를 세우지는 못했어도 자신의 의지로 살아낸 삶 자체가 하나의 역사였기 때문일 것이다.<br>하지만 이 책은 항우를 무조건 영웅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그는 과감하고 강인했지만 잔혹하고 오만했으며,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해 사람들의 마음을 잃었다. 그의 강한 기개는 수많은 승리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고립과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br>그래서 항우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극단적인 고집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남에게 맡기지 않으려 했던 자세는 배우되, 자기 확신이 타인의 목소리를 지우는 순간은 경계해야 한다. 주도적인 사람은 자신의 선택과 결과를 책임지지만, 독단적인 사람은 자신의 결정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그 대가까지 떠넘긴다.<br>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거록대전의 파부침주(破釜沈舟)였다. 항우는 강을 건넌 뒤 배를 가라앉히고 솥을 깨뜨렸으며, 병사들에게 사흘 치 식량만 남겼다. 그러나 이것은 무모한 만용이 아니었다. 그는 적의 상황과 보급선을 살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뒤, 그 결정을 끝까지 실행하기 위해 퇴로를 끊었다.이 장면을 현실에 대입해보자면, 무조건 직장을 그만두거나 모든 것을 걸라는 이야기가 아니다.퇴로와 안전장치는 때로 우리를 보호하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준다.다만 그것이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인지,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핑계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나를 보호하는 안전망은 필요하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할 이유부터 찾는 마음속 비상구는 결단의 힘을 약하게 만든다.<br>이 책은 ‘완벽한 계획’의 함정도 지적한다. 우리는 “자료가 더 모이면”, “상황이 안정되면”, “조금 더 준비되면” 움직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백 퍼센트의 정보가 주어지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 모든 변수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선택할 기회와 결정권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결단이란 두려움이 사라진 뒤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를 판단한 뒤, 불완전함을 안고 움직이는 일이다. 완벽한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핵심을 파악하고 첫 행동을 시작하는 힘이다.<br>타협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남았다. 인간의 삶에는 타협이 필요하지만,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의 가능성을 깎아내리는 타협은 다르다. “이 정도면 됐다”, “나는 원래 이 정도다”라는 생각은 결과보다 먼저 기세를 꺾는다. 모든 일에 사력을 다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선택한 일이라면 적어도 스스로의 한계를 미리 정해놓지는 말아야 한다.<br>이 책은 신중함과 망설임도 구분한다. 신중함은 칼을 휘두르기 전에 자세를 가다듬는 일이고, 망설임은 이미 휘두른 칼에서 힘을 빼는 일이다. 결단은 극적인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결심한 다음 날에도 행동하고, 실패한 뒤에는 방법을 고쳐 다시 시도하는 시간 속에서 완성된다.<br>그래서 큰 결단보다 작은 결판을 자주 내보는 일이 중요하다. 미뤄둔 전화 한 통을 하고, 보내지 못한 메일을 보내고, 핑계만 늘어놓던 일을 오늘 한 페이지라도 시작하는 것이다. 큰 결단은 타고난 용기가 아니라 작은 선택을 스스로 내려온 습관에서 나온다.<br>책을 읽는 동안 한 가지 질문이 오래 남았다.<br>“나의 오늘은 누가 결정하고 있는가?”<br>망설임은 단순히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미루는 동안 선택지는 줄어들고, 결정권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첫걸음은 거대한 선언이 아니라, 더 이상 두려움을 신중함이라고 부르며 삶을 미루지 않는 것이다.<br>항우는 천하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지는 않았다. 역발산기개세는 산을 뽑겠다는 허황된 외침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무게를 스스로 들겠다는 한 인간의 선언이었을 것이다.<br>망설임이 스스로를 베는 칼이라면 오늘 우리가 내려야 할 결단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남의 허락을 기다리며 미뤄둔 작은 일 하나를 내 손으로 결정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남이 짠 판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길을 여는 첫 번째 파부침주일지도 모른다.<br>ㅡ'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97/cover150/k3621301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9972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김병호 그림에세이 (세종마루 - [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 2026 충남문화관광재단 선정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700</link><pubDate>Wed, 22 Jul 2026 14: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7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0705&TPaperId=174057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6/83/coveroff/k7321307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32130705&TPaperId=174057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 - 2026 충남문화관광재단 선정작</a><br/>김병호 지음 / 세종마루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일에 머무르는 것이 편하고, 서툰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점점 부담스러워진다.하지만 『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를 읽다 보면 늦었다는 말이 꼭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br>이 책은 50대 중반을 지나던 글쟁이가 코로나 시기에 동네 문화강좌에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탄생한 그림 에세이다. 저자는 그림일기를 매일 성실하게 쓰겠다고 다짐하지 않는다.자신이 그린 그림을 핑계 삼아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일기라는 이름을 붙여두면 그림을 조금 덜 미루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을 뿐이다.<br>그림을 배우게 된 계기도 거창하지 않다. 팬데믹으로 수강생이 줄어든 화가 친구의 문화강좌에 “나라도 나가지, 뭐” 하는 마음으로 등록한다. 두 달 동안 4B연필을 쥐고 씨름한 뒤에야 수채화로 넘어가고, 어렵게 완성한 첫 그림을 바라보며 혼자 뿌듯해한다.그러나 선생님은 “도화지 한 장을 꽉 채워보는 일도 좋은 경험”이라는 짧은 말을 남긴다.정성을 쏟아 완성한 그림인데 그 이상의 가치는 없는 것인지, 저자는 속으로 아쉬워한다.<br>이 책은 자신의 어설픈 순간을 숨기지 않는다.혼자 애써 그리던 그림을 선생님이 고쳐주기도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한 모습과 실제 그림이 달라 속상해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부족함까지 농담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림 실력이 빠르게 늘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툴러도 계속 그리면서 조금씩 자기 그림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br>그림을 시작한 뒤 저자는 동네를 더 자주 걷는다.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골목과 논길을 돌아다니며 그림의 소재를 찾는다.사진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불필요한 것은 지우고, 없던 것은 더하고, 색도 마음대로 바꾼다.동네 고등학생들이 다니는 논길을 그리면서는 자신만의 이름을 붙이고, 그 길에서 학창 시절의 흡연과 폭력적인 학교문화까지 떠올린다.그림 한 장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자꾸 옆길로 새지만, 그 옆길이야말로 이 책의 진짜 재미다.굴다리를 그리다가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리고, 동네 풍경을 그리다가 설날 아침에 마주친 육상선수를 생각하며, 힘겹게 운동하는 자신을 손오공과 팔계, 대왕달팽이에 빗댄다.저자의 시선은 조금 삐딱하고 능청스럽지만 그 안에는 지나온 시간과 주변 사람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따뜻함이 있다.<br>특히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선생님이 그림의 어두운 부분을 손보자 밝은 색이 더 선명해지는 장면이었다. 저자는 어둠을 잘 다뤄야 밝은 부분이 더 밝아지듯, 현실에서도 어두운 부분을 잘 만져야 삶의 명도가 높아질지 모른다고 말한다. 삶의 어둠은 무조건 지워야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바라보고 다룰 때 오히려 밝은 순간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른다.<br>〈비 오는 날 도시〉에 담긴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저자는 그림을 그리는 일을 인간의 아주 오래된 본능이라고 말한다.언어가 생기기 전부터 사람들은 동굴 벽화에 소와 말, 고래와 사람, 별을 그렸다.그 안에는 먹고사는 일과 사랑, 두려움과 꿈이 담겨 있었다.그림은 자신의 삶을 남기고 다른 사람과 이어지기 위한 오래된 소통 방식이 아닌가 싶다.<br>저자는 특히 그림 속 ‘상징’에 주목한다. 동그라미 하나도 숫자 0이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연인의 얼굴이고, 밥그릇이며, 보름달일 수 있다. 같은 모양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것은 다르다.그래서 상징은 정답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보는 사람의 기억과 감정이 더해질수록 의미가 계속 달라진다.<br>비 오는 날의 도시도 마찬가지다. 빗방울을 통과한 풍경은 휘어지고, 색은 번지고, 도시의 불빛은 평소보다 더 강하고 낯설게 보인다. 저자는 이를 칸딘스키적인 미학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하면서도, 사실은 아마추어로서 부족한 부분을 감추기 위한 꼼수일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 솔직함이 오히려 재미있다.하지만 나는 이 그림에서 그 이상의 의미를 떠올리게 되었다.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비 오는 창밖 풍경과 비슷하지 않을까?같은 장면을 보고도 마음 상태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어느 순간 흐려지고 휘어진다.결국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통과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그래서 예술은 현실을 정확히 복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보인 세계를 자기 방식으로 다시 보여주는 일인지도 모른다.<br>저자가 말하는 예술은 경건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술은 노는 일이며, 말려도 하고 싶은 일이고,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 그 안에서 마음껏 움직이는 일이다.그림도 시도 음악도 잠시 우리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놀이이며, 슬픔조차 그 안에서는 표현의 한 부분이 된다. 그래서 거실 벽을 보수하라는 아내의 잔소리에 잔머리를 굴리다가 벽 전체를 하나의 그림처럼 바꾸어버리는 엉뚱한 장면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br>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작품은 〈바람의 고향을 주제로 한 변주곡〉이었다.시인 주우1이 등단 30년을 기념해 기획한 전시에서 시는 시대로, 그림은 그림대로, 영상은 영상대로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의 시를 표현하는 자리였다.저자는 그 가운데 시 「바람의 고향」을 주제로 그림 한 점을 맡는다.시 내용을 그대로 옮긴 삽화가 아니라 시를 자신의 시선으로 다시 해석한 작품이었다.<br>그림 왼쪽에는 한 사람이 힘겹게 똥을 싸고 있다.이를 본 아내는 남의 중요한 행사에 걸 그림에 왜 똥을 그리느냐며 타박하지만,저자는 “예술은 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며 그림을 지킨다.작품 속 인물은 오랫동안 묵힌 것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꺼낸다.그렇게 나온 똥은 책이 되고, 책은 바람을 만든다.오른쪽의 위아래가 뒤집힌 세상에서는 그 바람에 놀란 존재들이 무언가를 깨달은 듯 뒤돌아본다.<br>나는 이 그림을 보며 ‘바람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여기서 똥은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작가 안에 오랫동안 쌓여 있던 생각과 경험, 고민과 감정, 그리고 창작의 시간을 상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것을 힘겹게 밖으로 꺼내면 책이 되고 그림이 되고 한 편의 작품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작품은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고 익숙하게 보던 세상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바람이 된다.뒤집힌 세계와 뒤돌아보는 존재들은 예술이 익숙한 현실을 낯설게 보여주는 힘을 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 바람은 비로소 마음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림 속에 숨겨진 마릴린 먼로 역시 오래 바라볼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예술의 성질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왼쪽 아래의 ‘670달러, 가격 흥정 없음’이라는 문구에는 창작에 들인 시간과 마음은 쉽게 흥정할 수 없다는 유쾌한 자존심도 담겨 있는 듯하다.<br>물론 이런 해석이 작가가 정해둔 하나의 답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묘한 매력이다. 처음에는 장난스럽고 조금 삐딱하게 보이는 그림이지만, 그 안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생각하다 보면 의외로 깊은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저자의 엉뚱한 시선을 따라 웃으며 걷다가 어느 순간 멈춰 서서 삶과 창작, 나이 듦과 새로운 시작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br>『동네 시인이 그리고 쓴 느지감치 그림일기』는 그림을 통해 평범한 하루를 다시 보고, 오래된 기억과 감정을 꺼내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그 의미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서툴더라도 계속 바라보고, 그리고, 기록하는 동안 평범했던 하루는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어쩌면 예술의 시작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자기 눈으로 다시 바라보고 마음속에 오래 묵혀둔 것을 용기 내어 꺼내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이 책을 읽고 나면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지금이라도 느지감치 시작해 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기존의 책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묘한 책이다.<br>ㅡ'세종마루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6/83/cover150/k7321307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68398</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크레타) - [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011</link><pubDate>Wed, 22 Jul 2026 00: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50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0205&TPaperId=174050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3/1/coveroff/k1121302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0205&TPaperId=174050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a><br/>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근아 옮김 / CRETA(크레타)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어린 왕자』는 비행기 사고로 사하라사막에 불시착한 한 조종사가 작은 별에서 온 어린 왕자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어린 왕자는 자신이 살던 소행성 B612를 떠나 여러 별을 여행하고, 왕과 허영심 많은 사람, 사업가와 점등인 같은 어른들을 만난다.이후 지구에 도착해 장미와 여우, 뱀을 통해 사랑과 관계, 책임과 이별의 의미를 배워간다.어린 시절에는 신비로운 별에서 온 아이의 모험담처럼 읽히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로 다가온다.숫자와 성과를 좇느라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어른들의 모습, 사랑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관계, 꿈과 상상력을 잃어버린 삶이 곳곳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어린 왕자』는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라기보다 한때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어른을 위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br>『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의 첫머리에서 정여울 작가는 우리가 『어린 왕자』를 혹시 잘못된 서랍 속에 넣어둔 것은 아닌지 묻는다.‘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서랍에서 꺼내 ‘꿈을 깜빡 잊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책들의 서랍’에 넣어두자고 말한다.이 표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한 번 읽었다는 이유로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책이 사실은 어른이 된 뒤 다시 읽어야 비로소 보이는 이야기일 수 있기 때문이다.<br>어떤 책은 눈으로 읽고 어떤 책은 마음으로 읽지만 이 필사책은 손끝으로 읽는 책이다.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전체 내용을 직접 따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 삽화와 함께 작품의 주요 장면마다 ‘사유의 시간’이 배치되어 있다.눈으로 읽으면 한두 초 만에 지나갈 문장도 손으로 옮겨 적으려면 한 글자씩 바라보아야 한다.문장의 속도에 맞춰 생각도 느려지고, 평소라면 지나쳤을 표현과 감정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필사는 문장을 단순히 베껴 쓰는 일이 아니라 한 문장이 내 안을 충분히 통과할 수 있도록 시간을 내어주는 일이다.빨리 읽을 때는 작가의 이야기였던 문장이 손끝을 거치고 나면 나의 기억과 꿈, 관계와 상처를 돌아보게 하는 문장으로 바뀌게 된다.<br>이 책은 “어른은 누구나 한때 어린아이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는 어른은 거의 없다”라는 유명한 헌사로 시작한다.생텍쥐페리는 처음에는 이 책을 자신의 친구 레옹 베르트에게 바쳤지만, 곧 ‘어린 시절의 레옹 베르트’에게 바친다고 고쳐 쓴다.이 한 문장 안에는 『어린 왕자』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잊는다.상상하는 법, 이유 없이 좋아하는 법, 사소한 것에 감탄하는 법, 누군가의 마음을 숫자 없이 바라보는 법을 잃어버린다.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마음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현실을 이해하면서도 그 마음을 잃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세상을 계산하는 능력은 커졌지만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지 잊었다면 우리는 성장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일부를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br>이야기의 화자인 조종사는 여섯 살 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린다.하지만 어른들은 그 그림을 모자라고 생각한다.보아뱀의 내부까지 다시 그려 보여주었지만 어른들은 그림을 그만두고 지리와 역사, 연산과 문법을 공부하라고 충고한다.결국 그는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화가의 꿈을 포기한다.이후 어른이 된 조종사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보아뱀 그림을 보여주며 상대가 자신의 상상력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한다.그러나 누구나 모자라고 답한다. 그러면 그는 그 사람 앞에서 보아뱀과 원시림, 별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대신 골프와 정치, 넥타이 같은 이야기만 나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어른들의 상상력 부족만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이해받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사람은 꿈이 없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말해도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고 느낄 때 먼저 입을 다물게 되는지도 모른다.우리는 꿈을 잃은 것이 아니라 내 꿈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마음속에 숨겨둔 것은 아닐까?<br>이 책의 ‘사유의 시간’은 바로 이런 지점에서 독자의 삶을 향해 질문을 건넨다.어린 시절 진지한 호기심을 보였지만 어른들에게 이해받지 못한 적이 있는지 주변의 만류와 사회적 시선 때문에 포기한 꿈은 무엇인지 묻는다.그리고 그 열정이 아직 남아 있다면 지금부터 조금씩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따라서 ‘사유의 시간’은 단순히 작품의 내용을 되짚는 코너가 아니다.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내 삶과 연결해 보고 나라면 어땠을지 천천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br>“나라면 어땠을까?”“나는 이해받지 못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지금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꿈은 무엇일까?”<br>이런 질문을 통해 독자는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좋은 질문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평소 외면했던 마음 앞에 잠시 멈춰 서게 한다.이 책의 ‘사유의 시간’은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읽는 시간을 넘어 자신의 삶을 천천히 읽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br>조종사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 없이 살아가다가 사하라사막에 불시착한다.마실 물은 일주일 분량밖에 남지 않았고 혼자서 고장 난 비행기를 고쳐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그런데 그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제발, 양 한 마리만 그려줘!”이렇게 조종사는 어린 왕자를 만난다.조종사가 여러 번 양을 그려주지만 어린 왕자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아파 보인다거나 숫양이라거나 너무 늙었다고 말한다.결국 조종사는 상자 하나를 그려주며 원하는 양이 그 안에 있다고 말한다.그러자 어린 왕자는 환하게 기뻐한다.“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어른에게는 빈 상자일 뿐이지만 어린 왕자에게는 양이 잠들어 있는 집이다.어린 왕자는 눈에 보이는 그림보다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바라본다.상자 속 양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사랑과 믿음, 위로와 희망도 눈앞에 형태로 드러나지 않지만 사람을 살아가게 한다.어쩌면 우리에게도 힘든 날마다 떠올릴 수 있는 ‘상자 속 양’ 같은 존재가 하나쯤 필요하다.<br>이 책은 여기서 다시 질문한다.눈에 보이지 않아도 나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상자 속 양’ 같은 존재가 있는지?황량한 사막 같은 고난의 시간에 어린 왕자와 같은 존재를 만난 적이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사막은 아무것도 없는 장소처럼 보이지만, 조종사는 바로 그곳에서 어린 왕자를 만난다.삶이 가장 메마르고 고립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나 책, 문장 하나가 찾아와 삶의 의미를 바꾸기도 한다.힘든 일이 언제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은 순간에도 새로운 사람이나 뜻밖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난다는 것은 절망 속에서도 관계와 의미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br>특히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어린 왕자와 양에 관한 대화다.조종사는 양이 제멋대로 가다가 길을 잃을 수 있으니 끈과 말뚝을 그려주겠다고 한다.그러나 어린 왕자는 자신이 사는 곳이 아주 작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한다. 그리고 슬픈 기색으로 덧붙인다.“앞만 보고 가봤자 아무도 멀리 갈 수 없는걸….”처음에는 작은 행성에서는 아무리 걸어도 멀리 갈 수 없다는 단순한 의미처럼 보였다.하지만 이 문장은 어른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우리는 흔히 앞만 보고 나아가는 사람을 성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멈추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리며 더 높은 자리와 더 많은 성과를 얻는 것을 성장이라고 여긴다.그러나 어린 왕자는 앞만 본다고 해서 반드시 멀리 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방향을 돌아보지 않고 속도만 높이면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같은 자리만 맴돌 수 있다.멀리 간다는 것은 단순히 많은 거리를 이동하는 일이 아니다.자신이 왜 이 길을 걷는지 알고, 곁에 있는 존재를 살피며, 필요할 때 방향을 바꿀 수 있어야 비로소 멀리 갈 수 있다.<br>또한 이 문장은 ‘앞’만 바라보는 삶이 무엇을 놓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앞에는 목표와 미래가 있지만 옆에는 함께 걷는 사람이 있고, 뒤에는 내가 지나온 삶과 포기했던 마음이 있다.앞만 보는 사람은 빠르게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미가 외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누군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인생은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가 아니다. 때로는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고, 옆 사람의 속도를 기다리고, 내가 출발한 이유를 다시 떠올려야 한다.삶의 깊이는 얼마나 빨리 갔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보고 누구와 함께 걸었는가에 의해 만들어진다.<br>이 문장은 자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조종사는 양이 길을 잃을까 봐 묶어두려고 하지만 어린 왕자는 양을 묶는다는 발상 자체를 이상하게 여긴다.어른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행동을 제한하거나 자신의 뜻대로 하려 할 때가 있다.하지만 상대를 걱정한다는 이유로 붙잡아두는 것은 사랑이라기보다 잃을까 봐 불안한 마음일 수 있다.진정한 사랑은 상대를 억지로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떠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만큼 서로 믿는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br>어린 왕자의 말에는 앞으로만 달리는 삶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작은 세계 안에 갇혀 있는 외로움도 담겨 있다.아무리 걸어도 멀리 갈 수 없는 작은 행성은 어쩌면 자신의 생각과 습관 안에서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도는 사람의 마음처럼 느껴진다.그래서 이 문장은 현재의 방향이 맞는지, 내가 걷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자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삶에서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때로는 멈춤이 후퇴보다 더 큰 전진이 되며 방향을 바꾸는 용기가 속도를 높이는 노력보다 더 멀리 데려다준다.<br>『어린 왕자』는 숫자로 세상을 판단하는 어른들의 모습도 보여준다.어른들은 새로 사귄 친구의 목소리와 좋아하는 놀이보다 나이와 몸무게, 형제의 수와 아버지의 수입을 묻는다.분홍빛 벽돌과 창가의 제라늄, 지붕 위의 비둘기가 있는 집을 설명하면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비싼 가격의 집이라고 말하면 그제야 멋진 집이라고 감탄한다.오늘날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사람을 연봉과 직함, 학력과 팔로워 수로 설명하고, 집은 가격으로, 책은 판매량과 순위로 평가한다.우리는 하루를 잘 보냈는지도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로 판단할 때가 있다.숫자는 결과를 쉽게 보여주지만, 한 사람의 마음과 삶까지 설명해주지는 못한다.어떤 목소리로 이야기하는지, 무엇을 기다리고 누구를 사랑하는지는 숫자로 나타낼 수 없다.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은 대부분 셀 수 없기에 더 귀하다.<br>필사로 『어린 왕자』를 읽는 장점은 이런 문장 앞에서 쉽게 지나가지 않게 된다는 데 있다.눈으로 읽을 때는 익숙한 명문장으로만 받아들였던 표현도 손으로 쓰면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더 오래 생각하게 된다.또한 각 장면 뒤에 놓인 ‘사유의 시간’은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도록 돕는다.질문에 반드시 훌륭한 답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한두 문장으로 답해도 좋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해도 괜찮다.중요한 것은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그저 아름다운 동화로 남겨두지 않고 현재의 나와 연결하는 일이다.나는 아직 보아뱀 속 코끼리를 알아볼 수 있는가.사회적 시선 때문에 포기했던 꿈은 무엇인가.내 삶에서 단 한 송이 장미처럼 특별한 존재는 누구인가.나는 지금 앞만 보고 걷고 있지는 않은가.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묶어두려 한 적은 없는가.이 질문들은 독서를 삶의 문제로 확장한다.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권의 책이 나에게 어떤 질문을 남겼는가이다.<br>『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는 빠르게 완독하고 덮어두는 책이 아니라 하루에 몇 쪽씩 천천히 쓰고,질문 앞에서 잠시 멈추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책이다.글씨가 예쁘지 않아도 괜찮고 매일 정해진 양을 채우지 못해도 괜찮다.중요한 것은 문장을 따라 쓰면서 내가 무엇을 잊고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데 있다.필사는 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연습이라기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놓쳐버린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에 가깝다.어린 시절 좋아했던 것과 마음속에 숨겨둔 꿈, 소중하지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한 문장씩 다시 꺼내보는 일이다.<br>삶의 방향이 흐릿해졌을 때, 숫자와 성과에 지쳤을 때, 관계 속에서 마음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어린 왕자의 문장을 손으로 따라가다 보면 아주 새로운 답을 발견하기보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잠시 잊고 지냈던 진실을 다시 만나게 된다.우리 안의 소행성 B612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잊혀 있었을 뿐이다.보아뱀 속 코끼리를 알아보는 눈과 상자 속에서 잠든 양을 믿는 마음도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는 잊어버린 별로 돌아가기 위한 나침반이다.앞만 보고 달리느라 놓쳤던 마음을 돌아보고 내가 정말 멀리 가고 있는지 다시 묻게 하는 책이다.손끝에 별 하나를 올려놓고 싶은 밤, 꿈을 깜빡 잊어버린 어른에게 건네고 싶은 책이다.<br>ㅡ'크레타 CRETA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3/1/cover150/k1121302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30147</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 캥맨 지음 (중앙북스 출판사) - [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 - 다이어트 좀 해본 사람을 위한 마법의 주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4892</link><pubDate>Tue, 21 Jul 2026 2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48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7881710&TPaperId=174048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71/coveroff/892788171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7881710&TPaperId=174048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 - 다이어트 좀 해본 사람을 위한 마법의 주문</a><br/>캥맨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다이어트를 결심할 때마다 우리는 늘 비슷한 방법을 반복한다.탄수화물을 끊고, 닭가슴살만 먹고, 하루에 몇 시간씩 운동을 한다.처음에는 체중이 빠지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가고,체중도 함께 돌아온다. 결국 “나는 의지가 약해서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자책만 남는다.<br>『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책이다.저자 캥맨은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을 의지 부족이 아니라 지속할 수 없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그래서 이 책은 극단적인 식단이나 특별한 운동법을 소개하기보다 평생 유지할 수 있는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br>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체중 감량 속도에 대한 이야기였다.많은 사람이 한 달에 10kg을 빼고 싶어 하지만, 저자는 그런 목표가 오히려 실패를 부른다고 설명한다.몸은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에너지를 아끼려 하기 때문에 무리한 감량은 결국 요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빨리’보다 ‘오래’가 중요하다는 말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삶의 모든 성장에도 적용된다.눈에 띄는 변화만 쫓다 보면 쉽게 지치지만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쌓인 습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결국 사람을 바꾸는 것은 단기간의 열정이 아니라 오래 이어지는 작은 반복이다.<br>식단에 대한 설명도 현실적이다. 이 책은 탄수화물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nbsp;오히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끊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아침과 저녁에는 조금 줄이고, 활동량이 많은 점심에는 충분히 섭취하는 방식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단백질도 마찬가지다. 단백질을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단순한 접근이 아니라 자신의 체중과 활동량에 맞게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지방 역시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올리브유, 견과류, 등푸른생선처럼 좋은 지방은 적당히 먹고, 가공식품과 튀김은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한다.<br>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다이어트 음식’이라는 개념 자체를 바꿔준다는 것이다.닭가슴살만 먹고 샐러드만 먹는 삶이 아니라 평소 먹던 음식 안에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조금씩 조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제육볶음을 먹어도 채소를 충분히 곁들이고 밥 양을 조절하면 되고,회식에서는 회나 숙회, 계란찜처럼 단백질 위주의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심지어 배달음식과 여행 중 식사까지 현실적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소개한다.<br>이 부분을 읽으며 가장 크게 공감했던 것은 다이어트는 특별한 날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평범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의 문제라는 점이었다.회식이 있다고 포기하고, 여행을 간다고 무너지는 식단이라면 결국 오래 유지할 수 없다.진짜 실력은 완벽하게 참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뒤에도 다시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오는 힘이다.<br>운동 파트 역시 부담이 적다. 헬스장에서 수십 가지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가슴, 등, 어깨, 하체의 대표 운동 몇 가지만 정확한 자세로 꾸준히 반복하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상체는 핵심 운동 세 가지 정도, 하체는 두 가지 정도만 꾸준히 해도 전신 운동 루틴을 만들 수 있으며,러닝머신도 무작정 오래 걷기보다 경사를 활용한 파워 워킹과 근력운동 후 유산소를 추천한다.특히 하체 운동을 강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nbsp;힘들다고 가장 먼저 빼먹는 운동이지만, 오히려 큰 근육을 사용하는 하체 운동이 전신을 효율적으로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또한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휴식과 회복이라는 점도 반복해서 강조한다.잠이 부족하면 식욕이 늘고 회복이 늦어져 운동 효율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잘 쉬는 것 역시 다이어트의 일부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br>우리는 종종 ‘열심히 하는 것’만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몸은 기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이다. 운동으로 자극을 주었다면 회복할 시간도 필요하다.&nbsp;쉬는 시간을 게으름으로 생각하지 않고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다이어트는 훨씬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습관이 된다.<br>이 책은 화려한 비법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원칙을 알려준다.목표 체중에 맞춰 적절한 섭취량을 설정하고, 탄단지의 균형을 맞추며, 극단적인 제한보다 꾸준한 습관을 만드는 것~!그리고 운동 역시 복잡한 프로그램보다 기본 동작을 반복하며 몸을 천천히 변화시키는 것이다.<br>결국 다이어트는 체중계 숫자와 싸우는 일이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한 선택을 반복하는 과정이다.몸은 하루 만에 바뀌지 않지만, 습관은 하루의 선택에서 시작된다.오늘의 작은 선택이 모여 몇 달 뒤의 몸을 만들고, 그 몸이 다시 삶의 자신감을 만든다.<br>『이름이 적힌 자는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를 여러 번 실패했던 사람일수록 더 큰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이다.이번에는 의지만 믿지 말고 습관을 바꿔보라고 평생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용히 이야기한다.그래서 이 책은 살을 빼는 방법을 알려주는 다이어트 책을 넘어, 건강한 삶을 오래 이어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생활 안내서처럼 느껴졌다.<br>ㅡ'중앙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75/71/cover150/892788171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757196</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주사위는 던져졌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프라임북스) - [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2959</link><pubDate>Mon, 20 Jul 2026 23: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29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691&TPaperId=174029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2/83/coveroff/k0421306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691&TPaperId=174029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a><br/>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 프라임북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나는 정말 신중하게 살고 있는 걸까?실패가 두려워 계속 결정을 미루고 있었던 건 아닐까?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작하지 않고, 책임감이라는 말로 익숙한 자리에 남아 있으면서스스로는 꽤 괜찮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어온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주사위는 던져졌다』를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이유는 책 속의 카이사르보다 자꾸만 내 모습이 먼저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br>한 사내가 루비콘강 앞에 멈춰 선다. 강은 좁고 수심도 얕다.말 한 마리면 쉽게 건널 수 있지만, 그 강을 넘는 순간 이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건너면 반역자가 되고, 건너지 않으면 야심을 품은 채 늙어간다. 카이사르는 마침내 강을 건너며 선언한다.<br>“주사위는 던져졌다.”<br>처음에는 이 문장을 운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주사위는 운이 아니다.오랜 관찰과 계산 끝에 내린 결단이며, 더 이상 자신의 선택을 뒤로 미루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br>이 책은 카이사르의 일생을 시간순으로 설명하는 전기라기보다,그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어떻게 두려움을 바라보고 자신의 약점을 무기로 바꾸었는지를 보여주는 자기계발서다. 카이사르가 무엇을 얻었는지보다 무엇을 걸었고, 왜 안전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는지를 따라간다.<br>이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표현은 ‘안전한 파멸’이었다.사람들은 안전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익숙함을 좋아한다.익숙한 월급, 익숙한 자리, 익숙한 인간관계, 익숙한 불만을 놓지 못한다.그것이 자신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손을 떼지 않는다.놓는 순간 무엇이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래서 한 번에 실패하는 위험 대신 천천히 부서지는 삶을 선택한다.<br>실패해서 무너지는 것만 파멸은 아니다.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안도감 속에서 자신의 열망과 가능성을 조금씩 잃어가는 삶도 파멸이다.다만 너무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뿐이다.책은 이런 안전지대를 가장 안락한 감옥에 비유한다.창살도 보이지 않고, 식사도 따뜻하며, 주변 사람들도 친절하다.사람들은 그곳을 ‘내 직장’, ‘내 자리’, ‘내 일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오래 머물수록 야망은 닳고 감각은 무뎌진다. 처음에는 답답했던 현실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해지고, 처음에는 부당하다고 느꼈던 일도 익숙한 농담처럼 받아들이게 된다.<br>카이사르는 그런 삶을 거부했다. 절대 권력자 술라가 아내와 이혼하라고 명령했을 때, 명령에 따르면 목숨과 재산, 정치적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거절하고 도망자의 삶을 택했다. 겉으로는 무모해 보이지만, 그는 한 번 자신이 정한 선을 무너뜨리면 다음에는 아무것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살아남는 것과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어떤 선택은 당장의 안전을 지켜주지만, 그 대가로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기준을 빼앗아가기도 한다.<br>기원전 69년,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상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알렉산드로스는 자신의 나이에 이미 세계를 정복했는데, 자신은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이 장면을 읽으며 조금 뜨끔했다.나 역시 누군가의 성취를 보고 부러운 마음이 들 때면 그 감정을 인정하기보다 애써 의미를 줄이곤 했기 때문이다.<br>“나는 저런 삶을 원하지 않아.”“나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야.”“이 정도면 충분해.”<br>책은 이런 말을 겸손이 아니라 두려움의 변장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진짜 겸손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만, 위장된 겸손은 부족함을 보지 않기 위해 욕망 자체를 부정한다. 카이사르의 눈물은 자기 연민이 아니라 자기 진단이었다.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이 부족하며,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직하게 확인한 순간이었다.부러움은 반드시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다.때로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가장 솔직한 신호다.부러움을 부정하면 마음은 잠시 편해지지만, 그 감정이 가리키던 길도 함께 사라진다.<br>책은 두려움을 없애려 하지 말라고 말한다. 두려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더 큰 욕망이다.실패가 두렵고, 비웃음을 살까 걱정되고, 무능이 드러나는 것이 무서워도 원하는 삶이 그보다 크다면 결국 움직일 수 있다.그런데 우리는 자주 결정을 미룬다. 조금 더 준비한 다음에, 돈을 더 모은 다음에, 상황이 좋아진 다음에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준비가 완벽해지는 날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시작하는 사람만이 시작하고, 모든 시작은 어느 정도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머뭇거림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삶을 계속 선택하는 일이다.결정을 미루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미루지 않은 사람은 실패하고 배우며 이미 몇 걸음을 앞서 나간다.<br>카이사르가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이야기도 강렬했다. 그리스에 상륙한 그의 군단은 돌아갈 함대를 잃고 고립된다. 퇴로가 사라지자 카이사르는 그것을 절망의 이유가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로 바꾼다. 책은 야생의 포식자와 동물원의 짐승을 비교하며, 지나친 안전망이 사람의 야성과 감각을 무디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물론 무조건 직장을 그만두거나 가진 것을 전부 버리라는 뜻은 아니다.무모함과 결단은 다르다. 무모함은 충분히 보지 않고 뛰어드는 것이지만, 결단은 오래 관찰하고 계산한 뒤 행동하는 것이다. 카이사르의 하루짜리 결단 뒤에는 갈리아에서 보낸 8년과 로마 정계에서 쌓은 20년의 관찰이 있었다.결단력은 생각하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충분히 생각한 뒤 더 이상 생각 속에 숨지 않는 능력이다.<br>파르살루스 전투에서 카이사르는 자신보다 두 배가량 많은 폼페이우스의 군대를 상대한다. 그는 병력의 숫자만 보지 않고 사람의 심리를 읽었다. 귀족 자제들로 이루어진 적의 기병대가 죽음보다 얼굴에 상처를 입고 명예를 잃는 일을 더 두려워한다는 점을 파악했고, 병사들에게 적의 얼굴을 공격하라고 지시한다. 카이사르는 적의 갑옷이 아니라 허영과 자존심을 찔렀다.이 장면은 불리한 조건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우리는 돈과 시간, 경력과 인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물론 모두 중요한 조건이다.그러나 눈에 보이는 자원만으로 승패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상대의 자만, 피로, 두려움, 시장의 빈틈처럼 보이지 않는 요소가 판을 뒤집기도 한다.<br>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를 받아들이는 일이 아니다.오히려 내가 질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이다.자신을 속이지 않는 사람만이 상대와 현실도 정확히 볼 수 있다.책을 읽고 나니 결국 카이사르보다 내 삶을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내가 아직 던지지 못한 주사위는 무엇인지, 건너지 못한 강은 어디인지,안전이라는 이유로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게 되었다.<br>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카이사르 역시 마지막에는 동지들의 칼에 쓰러졌다.이 책도 용기를 내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위로하지 않는다. 선을 넘으면 대가를 치른다.그러나 아무것도 잃지 않으려는 삶 역시 시간과 가능성, 자신에 대한 믿음을 조금씩 잃게 한다.<br>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는 말은 성공을 위해 무작정 자신을 희생하라는 뜻이 아니다. 잃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가능성까지 시작 전에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 가깝다. 어차피 삶에서 무언가는 사라진다. 그렇다면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위해 잃을지, 그 방향만큼은 스스로 정해야 한다.<br>이제 강 앞에 선 사람은 카이사르가 아니다.책을 읽는 나이고, 우리다. 생각보다 강은 깊지 않을지도 모른다.필요한 것은 완벽한 계획이나 거대한 용기가 아니라 작은 한 발일 수 있다.던지지 않은 주사위는 영원히 굴러가지 않는다.그리고 건너지 않은 강 너머의 삶은 끝내 내 것이 되지 않는다.<br>ㅡ‘단단한맘킴히 서평단(르온서평단)‘을 통해,'프라임북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12/83/cover150/k0421306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128358</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 라비니야 지음 (모티브 출판사) - [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1263</link><pubDate>Mon, 20 Jul 2026 02: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4012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592&TPaperId=174012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8/45/coveroff/k99213059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592&TPaperId=174012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a><br/>라비니야 지음 / 모티브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살다 보면 마음속에 쌓인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온다.서운했지만 괜찮은 척 넘긴 일, 상처받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견딘 시간,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쪽에 남아 있는 슬픔까지.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마음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라비니야의 『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는 그런 마음을 글로 천천히 꺼내보도록 이끄는 책이다.이 책에서 글쓰기는 멋진 문장을 완성하거나 책을 출간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흔들리는 삶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기록이며, 보이지 않는 내면을 돌보는 생활의 한 방식이다.<br>저자 역시 한동안 자신을 위한 글쓰기를 잊고 살았다.마감에 맞춘 글, 돈이 되는 글, 책으로 묶일 글은 썼지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록은 사라졌다.글쓰기가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변하자 즐거움보다 피로와 불안이 커졌다.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노동이 되면, 사람은 그 일을 계속하면서도 시작한 이유를 잊게 된다.문제는 목표가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시간까지 실패로 여기는 데 있다.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한 문장이라도 그날의 나를 지켜냈다면 이미 충분한 글이다.<br>이번 책을 준비하며 저자는 자신이 처음 글을 썼던 이유를 다시 기억한다.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알고, 내면을 지나는 감정의 결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다.우울과 불안에 가라앉지 않으려고 두서없는 문장이라도 적었다.삶을 회복시키는 것은 정돈된 문장보다 정직한 문장이다.‘나는 괜찮지 않다’, ‘그 말이 오래 아팠다’는 고백은 마음을 현실로 불러낸다.내가 슬픔 자체가 아니라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임을 아는 것, 그것이 회복의 시작이다.<br>글쓰기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맛없는 샌드위치, 무심코 들은 말, 퇴근길의 흐릿한 야경도 충분히 글이 된다.중요한 것은 특별한 삶이 아니라 평범한 삶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태도다.기록은 없던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다.같은 하루처럼 보여도 그날의 빛과 표정, 마음의 온도는 모두 다르다.<br>저자는 자신을 이해하려면 ‘자기 추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적다 보면 희미했던 자신의 윤곽이 드러난다.기록은 답을 대신 내려주지는 않지만, 무엇을 두려워하고 어떤 삶을 원하는지는 보여준다.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놀랄 만큼 자신을 모른 채 살아간다.매일의 문장을 이어보면 반복되는 감정과 선택의 무늬가 보이고, 그때 비로소 다른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br>남편의 사고 이후 가장이 되어 괜찮은 척 살아온 한 수강생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그는 다른 이들의 상처가 담긴 글을 읽으며 자신 역시 오래 지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침내 자신의 이야기를 쓴다.슬픔을 견디는 데 익숙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도 늦게 알아차린다.기록은 마음의 균열을 바로 메우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금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는 것은 책임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삶을 오래 감당하기 위한 정직한 점검이다.<br>이 책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감정을 억누르거나 긍정으로 서둘러 덮는 것도 아니다.흙탕물이 맑아지려면 계속 휘젓기보다 가만히 기다려야 하듯, 마음에도 가라앉는 시간이 필요하다.잠시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허락하는 태도는 무책임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성숙함이다.<br>저자는 거창한 목표보다 오늘의 몫을 꾸준히 써나가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과거에 좋은 글을 썼다는 사실보다 지금도 계속 쓰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삶을 바꾸는 것은 화려한 결심보다 지루할 만큼 반복되는 작은 습관이다.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음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따르지 않는 날에도 소중한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일에 가깝다.<br>독서 역시 쓰기와 연결될 때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좋은 문장을 읽고 감탄하는 것만으로는 타인의 생각을 잠시 빌려온 데 그칠 수 있다.‘나는 정말 동의하는가’, ‘내 경험과 무엇이 다른가’를 적어볼 때 생각은 자기 언어로 바뀐다.읽기와 쓰기는 서로 경쟁하는 활동이 아니라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과 같다.<br>필사도 좋은 문장을 베끼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왜 첫 문장이 시선을 붙잡는지, 어떤 단어와 리듬이 마음을 움직이는지 살펴야 한다.필사는 문장을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그 문장이 만들어진 사고의 과정을 배우는 일이다.<br>기록은 사진과 링크를 많이 저장하는 일과도 다르다.인간은 데이터를 쌓는 존재가 아니라 경험을 해석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다.짧은 한 줄이라도 왜 이 장면을 남기고 싶은지 고민하며 쓴 기록에는 그날의 감정과 가치관이 담긴다.기록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남겼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의미를 부여했는가에 있다.<br>『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는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오래 괜찮은 척 살아온 사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기록을 성취의 수단으로만 여겨 지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매일 스트레칭으로 굳은 몸을 풀어주듯 마음에도 빗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글을 쓰는 시간은 생산하지 못한 시간이 아니라 무너진 내면을 다시 정돈하는 시간이다.<br>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어른이 되지 않는다.쓰다가 멈추고 다시 돌아와 문장을 잇는 동안 조금씩 자란다.성장이란 덜 흔들리는 상태가 아니라 흔들릴 때 돌아올 자리를 자신 안에 마련하는 일인지도 모른다.글은 그 자리로 되돌아가는 길을 표시해준다.<br>이 책은 기록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기계발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버리지 않기 위한 약속이라고 말한다.잘 쓰지 않아도 괜찮고 대단한 이야기가 없어도 괜찮다.오늘의 마음을 정직하게 한 줄 적는 순간, 우리는 삶을 다시 살아갈 힘을 마련한다.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약함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지난날의 자신을 함부로 미워하지 않게 되는 일이다.<br>ㅡ'단단한맘수련 서평단'을 통해,'모티브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8/45/cover150/k99213059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84551</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마일로 로시 지음 (현대지성 출판사) - [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고학 기초 체력 수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9250</link><pubDate>Sat, 18 Jul 2026 23: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92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809&TPaperId=173992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8/35/coveroff/k3821308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0809&TPaperId=173992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고고학 기초 체력 수업</a><br/>마일로 로시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박물관에 가면 유리 진열장 속 유물보다 설명문을 먼저 읽게 된다.제작 연대와 출토 지역, 재료와 용도를 확인한 뒤 다음 전시물로 이동한다.수천 년을 견디고 우리 앞에 도착한 물건인데도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많지 않다.유물의 정보는 보았지만, 그것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의 삶까지는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br>마일로 로시의 『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는 유물과 우리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고고학 입문서다.이 책은 연도와 유물의 이름을 외우게 하기보다 작은 물건과 흔적 속에서 인간의 마음을 발견하게 한다.유물을 보는 법을 넘어, 유물 속 사람을 만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br>우리는 역사를 왕과 영웅, 전쟁과 혁명, 국가의 흥망을 중심으로 기억한다.그러나 거대한 역사를 만든 것은 아이를 돌보고, 음식을 나누고, 일하고, 사랑하고, 불평하며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였다.이 책이 황금관이나 피라미드보다 아기곰 모양 딸랑이, 신석기 시대 젖병, 아이의 낙서와 노동자의 결근 기록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저자는 유물이 얼마나 귀한가보다 왜 만들어졌고, 그것을 사용한 사람이 무엇을 느꼈는지를 묻는다.<br>기술과 제도는 변했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과 욕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20만 년 전에도 아이는 걷다가 힘들다고 보챘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 아이를 등에 업었을 것이다.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기뻐했고, 사랑하고 웃었으며, 상실 앞에서 슬퍼했다.우리는 오래전부터 쓰여온 ‘인류’라는 거대한 책에 가장 최근 들어온 존재에 가깝다.<br>이 책은 출생과 어린 시절에서 시작해 음식, 동물, 놀이, 의식, 사랑, 패션, 교육과 노동, 질병과 건강, 죽음과 장례까지 인간의 생애를 따라 이야기를 펼친다.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의 유물을 한 사람의 인생처럼 연결해 보여주기 때문에 역사를 보다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다.<br>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에서 발견된 약 2만 3천 년 전의 발자국은 고고학이 과거를 복원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발자국에 눌린 수생식물 씨앗을 분석해 기존 통설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북아메리카에 사람이 살았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특히 발자국 대부분이 아이와 청소년의 것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저자는 이를 단순한 연대 정보로 설명하지 않고, 호숫가에서 돌을 던지고 거대한 짐승을 바라보던 아이들의 모습으로 그려낸다.그 순간 발자국은 차가운 자료가 아니라 한때 살아 움직였던 사람의 흔적이 된다.<br>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 깊다.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소금 광산에서는 광부들의 배설물 화석을 통해 보리와 누에콩, 동물 뼈를 먹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DNA 분석에서는 블루치즈 곰팡이와 맥주 효모도 발견되었다.화려한 유물이 아닌 배설물조차 당시 사람들의 식단과 건강, 노동환경과 발효 기술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는 것이다.<br>중국 시안 인근 무덤에서 발견된 2천 년 전 뼈 스튜, 발트해 난파선에서 나온 170년 묵은 샴페인, 미국 금주법 시대의 포도 벽돌 이야기도 흥미롭다.특히 포도 농축액을 물에 녹여 어두운 곳에 두지 말라는 경고를 이용해 사람들이 몰래 와인을 만든 일화는 규칙을 피해가는 인간의 창의성을 보여준다.한국전쟁 이후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번데기가 오늘날 길거리 음식이 된 과정에서는 생존의 선택이 문화와 추억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br>책의 후반부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 고대의 악기와 놀이, 통과의례와 결혼, 패션과 미용, 교육과 노동, 질병과 장례 문화를 폭넓게 다룬다.이름으로 불린 최초의 개와 전쟁 영웅이 된 비둘기, 고대 게임과 테트리스, 왕실의 보라색 염료와 리바이스 청바지, 이집트 노동자의 근태 기록과 고대 바빌로니아인의 불량 상품 항의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진다.시대와 문화는 달라도 동물을 사랑하고, 놀고, 자신을 꾸미고, 지루한 수업을 견디며, 부당한 일에 화를 내는 인간의 모습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br>이 책은 인간이 오래전부터 무엇을 먹고, 누구와 살며, 어떻게 사랑하고 일하고, 아픈 사람을 돌보고 죽은 이를 기억할지 고민해왔음을 보여준다.시대마다 답은 달랐지만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래서 이 책을 읽는 일은 과거의 정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반복해서 품어온 질문의 역사를 만나는 일이다.<br>역사를 가까이 느끼게 하는 것은 거대한 사건보다 작은 공감이다.왕의 승리보다 아이를 위해 딸랑이를 만든 부모의 손길이, 제국의 멸망보다 불량 상품에 화를 낸 평범한 사람의 기록이 우리를 과거로 데려간다.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것은 연도나 왕조가 아니라 시대를 넘어 누구나 느끼는 감정과 살아가는 모습이다.<br>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이름이 남지 않은 삶을 하찮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세계를 유지한 것은 밥을 짓고 아이를 키우며, 도구를 만들고 동물을 돌보고 아픈 사람 곁을 지킨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기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삶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작은 흔적을 귀하게 바라보는 태도는 과거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이기도 하다.<br>『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를 읽고 나면 작은 토기 조각과 낡은 숟가락, 발자국과 낙서 앞에서도 그것을 사용한 사람의 하루를 상상하게 된다.박물관은 죽은 물건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누군가의 필요와 기쁨, 노동과 사랑이었던 것들을 통해 사라진 삶을 다시 불러오는 장소다.<br>박물관을 걷는 일은 오래된 물건을 구경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먼 시간을 건너온 사람들이 무엇을 사랑하고 두려워했는지를 살펴보며 오늘의 나를 이해하는 일이다.오늘의 작은 메모와 낡은 물건, 평범한 식사와 사소한 농담도 언젠가는 한 시대를 설명하는 흔적이 될 수 있다.『도슨트처럼 박물관 걷기』는 과거를 이해하는 시선과 현재의 평범한 삶을 소중히 바라보는 마음을 함께 길러주는 다정하고 흥미로운 책이다.<br>ㅡ'현대지성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28/35/cover150/k3821308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283542</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괴테의 말 낭독 x 필사책‘,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저(유노북스) - [괴테의 말 낭독 x 필사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7849</link><pubDate>Sat, 18 Jul 2026 01: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78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498&TPaperId=173978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81/56/coveroff/k622130498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498&TPaperId=173978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괴테의 말 낭독 x 필사책</a><br/>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임재성 편저, 정서우 낭독 / 유노북스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우리는 매일 수많은 문장을 읽으며 살아간다.스마트폰과 책, 뉴스와 SNS를 오가며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저장하고 밑줄을 긋는다.그러나 그렇게 많은 문장을 만나도 삶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문장의 뜻을 이해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그 문장을 삶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충분히 머무는 시간은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괴테의 말 낭독×필사책』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괴테의 문장을 눈으로 읽는 데서 끝내지 않고, 소리 내어 낭독하고 손으로 옮겨 쓰며 문장을 자기 삶 안으로 가져오도록 이끈다. 낭독은 문장을 소리로 깨우는 일이고, 필사는 문장을 손으로 붙드는 일이다. 눈으로 읽을 때 지나치기 쉬운 운율과 호흡은 입술을 통과하며 살아나고, 자신의 목소리로 들은 문장은 다시 마음속으로 돌아온다. 이어 한 글자씩 천천히 옮겨 쓰는 동안 독자는 문장의 뜻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괴테가 남긴 “먼저 뜻을 깨닫고 그 뜻에 어울리는 말을 천천히 고르겠다”라는 말은 필사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필사는 글씨를 그대로 베껴 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문장 안에 담긴 삶을 느끼고, 그 문장이 지금의 나에게 무엇을 묻는지 생각하는 시간이다. 손의 속도가 생각의 속도를 늦추면서 문장은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호흡과 태도로 스며든다.이 책에는 괴테의 방대한 저작에서 길어 올린 100개의 문장이 담겨 있다.젊은 날의 격정에서 나온 문장도 있고, 오랜 사유와 삶의 마지막에서 건져 올린 문장도 있다.특히 아픔과 불안, 고통과 성장에 관한 문장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독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건드린다.“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적 없는 사람”은 삶의 참맛을 알기 어렵다고 말하는 첫 번째 글은 고통을 단순한 불행으로만 보지 않는다. 눈물과 외로움의 밤을 견딘 사람만이 살아 있다는 것의 무게와 의미를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 자신에게서도 도망치고 싶은 날」에는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고 자기 자신에게서조차 벗어나고 싶은 불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을 붙드는 것은 외부의 상황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매달린 마음일 수 있음을 보여 준다.「숨이 막히는 순간도 은총이다」에서는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삶에 비유한다.숨을 들이쉴 때 가슴이 눌리고 내쉴 때 다시 편안해지듯, 인생도 답답한 순간과 풀리는 순간이 함께 어우러져 완성된다는 것이다. 압박받는 시간조차 삶의 일부라면 우리는 고통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단정할 필요가 없다.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글은 「아직 오지 않은 불행을 먼저 슬퍼하지 말 것」이었다.근심은 집의 문제와 세상의 일, 사람의 얼굴과 아이의 모습 등 끊임없이 새로운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때로는 불처럼 다가오고, 물처럼 밀려오며, 독처럼 마음속으로 스며든다.결국 사람은 아직 잃지 않은 것을 두고도 이미 잃은 것처럼 슬퍼하며 살아간다.이 문장은 실제로 닥친 고통보다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며 현재를 잃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이 책이 일반적인 명언 필사책과 다른 점은 문장 사이사이에 괴테의 삶과 문학을 해설하는 에세이가 실려 있다는 것이다. 열 개의 문장마다 한 편씩 이어지는 에세이는 괴테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떠한 사랑과 방황과 고통을 통과해 그 문장에 도달했는지를 들려준다.덕분에 문장을 단편적인 명언으로 소비하지 않고, 한 인간의 긴 생애와 함께 이해할 수 있어 읽을거리가 한층 풍성하다.괴테는 문학가에만 머문 인물이 아니었다.시인과 소설가, 극작가이자 사상가였으며 식물과 빛, 색채를 탐구한 과학자이기도 했다.행정가로 현실 정치와 국가 운영에 참여했고 예술과 자연과학 전반으로 관심을 끊임없이 확장했다.스물다섯 살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유럽 문학의 중심에 섰지만, 젊은 날의 성공에 머물지 않았다. 『빌헬름 마이스터』 연작에는 50여 년을, 색채 연구에는 40년을, 『파우스트』에는 약 60년을 바쳤다.그의 위대함은 단숨에 완성된 천재성보다 평생 자신을 고치고 빚어 간 성실함에 있었다.괴테는 인간을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되어 가는 존재’로 보았다.사랑 앞에서 흔들리고, 선택 앞에서 방황하고, 고통 속에서 자신을 의심하면서도 다시 배우고 나아가는 존재로 이해했다. “나는 사랑했노라. 괴로워했노라. 그리고 배웠노라”라는 고백은 그의 생애와 문학 전체를 압축한다.「꽃은 어느 날 갑자기 피지 않는다」라는 글은 괴테의 세계관을 가장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보여 준다. 특히 꽃이 피기 전, 대지 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먼저 움직인다는 표현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우리는 눈앞에 드러난 변화만을 성장이라 여기기 쉽지만, 삶의 중요한 변화는 대부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시작된다.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으려 애쓴 시간, 답을 찾지 못한 채 오래 고민한 시간,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묵묵히 하루를 견딘 시간이 땅속의 뿌리처럼 한 사람을 붙들어 준다.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해서 자라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겉으로는 제자리에 머문 듯한 시기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새로운 삶을 감당할 힘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뜨거운 계절을 견디기 위해 뿌리가 말없이 제 몫을 다하듯, 사람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살게 하는 힘을 길어 올리며 자란다. 그러므로 아직 눈에 보이는 결실이 없다고 해서 자신의 시간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견디고, 생각하고, 다시 살아내려 했던 모든 날이 결국 한 사람을 피워 내는 밑거름이 된다. 이 문장은 지금 당장 달라지지 않는 자신을 조급하게 다그치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미 움직이고 있는 삶의 힘을 믿어 보라고 말하는 듯하다.『괴테의 말 낭독×필사책』은 빠르게 읽고 덮는 책이 아니다.하루 한 문장씩 천천히 읽고, 소리 내고, 손으로 쓰며 그 문장이 태어난 삶과 지금의 나를 함께 바라보는 책이다. 반복해 쓰는 동안 조급했던 마음은 잠시 멈추고, 흔들리던 마음은 한 문장 안에서 다시 중심을 찾는다.괴테의 문장을 따라간 끝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은 괴테가 아니다.사랑하고 괴로워하면서도 다시 배우고 조금 더 깊고 단단해진 자기 자신이다.이 책은 좋은 문장을 수집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문장을 삶으로 옮기며 천천히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용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독서의 시간을 건넨다.ㅡ'유노북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81/56/cover150/k622130498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815659</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테오‘, 앨런 레비 장편소설 (오팬하우스 출판사) - [테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6167</link><pubDate>Thu, 16 Jul 2026 2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61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74&TPaperId=173961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79/coveroff/k992130174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74&TPaperId=173961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테오</a><br/>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앨런 레비의 장편소설 『테오』는 미국 남부의 작은 도시 골든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신사 테오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봄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골든은 층층나무와 철쭉꽃이 만개하고, 강물 위로 옅은 안개가 리본처럼 드리워지는 곳이다.테오는 이 도시에서 꼭 1년을 살아간다. 길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그가 자신만의 조류를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그 안으로 끌어들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포르투갈에서 태어난 테오는 어린 시절 도루강 옆에서 뛰어놀았고, 젊은 시절에는 센강에서 추억을 만들었으며 은퇴한 뒤에는 허드슨강을 걸었다.골든에 도착해서도 자연스럽게 옥스보우강 근처에 머문다. 강은 이 소설에서 테오의 삶을 닮은 상징처럼 다가온다.수많은 굽이를 지나면서도 끝내 바다를 향해 흐르는 강처럼, 테오는 깊은 상실을 안고서도 삶을 멈추지 않는다.골든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첫날, 테오는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거리를 천천히 걷는다.오래된 건물의 장식과 역사 안내판을 읽고, 작은 새에게 말을 걸며, 길에 떨어진 빈 병을 주워 쓰레기통에 넣는다.주머니에서 루페를 꺼내 철쭉꽃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무엇이든 쉽게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바라보는 사람이었다.이러한 태도는 훗날 그가 골든 사람들의 얼굴뿐 아니라 그 얼굴 안에 담긴 삶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출발점이 된다.테오는 카페 첼리스에서 벽을 가득 채운 92점의 연필 초상화를 발견한다.연령과 인종, 표정이 모두 다른 얼굴들이다. 화가 애셔 글리슨은 “모든 얼굴은 이야기를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이 그림들을 그렸다.그러나 훌륭한 작품인데도 대부분 팔리지 않은 채 카페 벽에 걸려 있다. 테오는 그림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초상화는 그 얼굴의 주인이나 그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한 점씩 구입해 실제 주인에게 선물하기 시작한다.첫 번째 초상화의 주인인 미넷 프렌티스에게 테오가 편지를 보내는 장면은 특히 기억에 남았다.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노인이 자신의 초상화를 선물하겠다며 만나자고 한다면 누구라도 의심부터 할 것이다.미넷과 남편 데릭 역시 편지의 의도와 발신인의 정체를 여러 방향으로 추측한다.스토커일 수도 있고 장난일 수도 있으며, 위험한 목적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상에서 좀처럼 겪기 어려운 사건이 생겼다는 사실에 호기심과 설렘도 느낀다.부부가 편지를 함께 읽고 흥미진진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그 자체로 소중해 보였다.이 장면을 읽으며 중학생 때 잡지의 펜팔 코너에 신청했던 기억이 떠올랐다.잡지를 구독하던 또래 친구들에게 편지를 받고, 한 번도 만나지 않았으며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과이야기를 주고받고 작은 선물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다.상대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하며 답장을 기다리던 설렘과,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대화를 오래 이어가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이 테오의 편지를 통해 되살아났다.테오의 편지는 정중하고 세심하다. 낯선 사람의 연락이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먼저 사과하고,자신을 수상한 사람으로 여기지 않도록 나이와 옷차림, 만날 장소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자신을 “선한 의도만 있는 이빨 빠진 사자”라고 소개하는 대목에는 위트도 있다. 상대가 느낄 불안까지 미리 헤아린 문장이다.SNS와 짧은 메시지로 소통하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손으로 편지를 쓸 기회가 거의 사라졌지만,자신의 필체로 천천히 적은 편지에는 말만으로는 전하기 어려운 사람의 온도와 태도가 담기는 것 같다.테오의 편지는 정중한 편지가 어떻게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현대에는 사람에게 상처받은 경험 때문에 마음에 높은 경계를 세우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누군가 이유 없이 호의를 베풀면 고마워하기 전에 목적부터 의심한다.그것은 지나친 냉소라기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익힌 태도일지도 모른다.그러나 마음 한편에서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털어놓고, 판단받지 않은 채 들어주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가까운 가족이라고 해서 언제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오랜 세월을 함께하지 않은 사람, 세대 차이가 날 만큼 나이가 다른 사람과도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오히려 이해관계가 적은 낯선 사람에게 오래 묻어둔 이야기를 고백하며 마음을 치유받기도 한다.이런 힘은 혼자서는 얻기 어렵다. 나를 제대로 바라봐 주는 타인을 통해서만 자신을 새롭게 발견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테오는 질문을 잘하고 그보다 더 잘 듣는 사람이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재촉하지 않고, 위트와 예의를 잃지 않으며 사소한 표정의 변화까지 알아차린다.무엇보다 그의 관심은 상대에게 진심으로 전달된다.진심 어린 칭찬 한마디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누군가가 발견해 준 좋은 점을 통해 비로소 자기 안의 가치를 믿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칭찬은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칭찬받은 사람은 다시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진심 어린 칭찬은 또 다른 칭찬을 남긴다.테오의 다정함이 단순히 타고난 낙천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설은 더 깊어진다.그는 음주 운전 사고로 사랑하는 딸과 아내를 모두 잃었다.아내가 운전한 차에서 딸과 아내가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그에게 견디기 어려운 죄책감과 후회를 남겼다.그는 그 슬픔에 빠져 익사하지 않기 위해 걸었다. 가만히 있으면 자신을 덮칠 생각들이 두려워 매일 혼자 걷고 또 걸었다.초라하고 분노한 채, 위로받을 수 없는 상태로 절박하게 걸었다.그러나 가장 암울한 순간에도 자연은 계속 아름다웠다.프랑스의 어느 4월 저녁, 해가 지기 직전부터 황혼의 첫 별이 떠오르기까지의 짧은 시간에 테오는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라는 사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산산이 부서진 영혼의 치유가 그때부터 아주 조금씩 시작된다.치유는 완전한 회복도, 슬픔의 삭제도 아니었다. 앞으로도 전진과 후퇴를 반복할 것이며 슬픔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따라올 것이다.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했다.이 부분에서 테오의 다정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그는 슬픔을 모르는 사람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친절했던 것이 아니다.오히려 적어도 한 번은 누군가를 온 존재로 사랑했고, 그 사랑을 잃은 뒤 무너져 본 사람이었기에 타인의 슬픔을 알아볼 수 있었다.상처가 언제나 사람을 다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상처를 오래 들여다본 사람은 다른 이의 아픔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않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테오는 상대를 고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곁에 앉아 듣고, 그 사람의 슬픔이 존재해도 괜찮다고 알려준다.초상화는 그러한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다. 그림의 가치가 뛰어난 묘사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초상화 속 얼굴 뒤에는 살아온 시간과 사랑, 후회, 상실, 말하지 못한 사연이 있다.테오는 그림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동시에 그 사람에게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볼 기회를 돌려준다.예술은 현실을 잊게 하는 장식이 아니라 잊고 있던 자신과 타인을 기억하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한 사람의 초상화는 결국 “당신은 자세히 바라볼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가 된다.작은 도시 골든도 이 소설의 중요한 주인공이다.첼리스 카페와 분수대 옆 벤치, 강변 산책로와 서점에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주민들이 모인다.테오가 한 사람씩 만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개인의 변화는 관계의 변화로 이어지고, 관계의 변화는 공동체 전체에 잔잔한 파문을 만든다.강물의 작은 흐름들이 하나로 모여 바다로 향하듯 테오의 작은 친절도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세상을 바꾸는 일은 반드시 거창한 선언이나 영웅적인 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한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고 한 사람에게 필요한 초상화를 돌려주며 눈앞의 존재를 함부로 지나치지 않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다.작가 앨런 레비의 실제 삶을 살펴보면 테오와 겹쳐 보이는 부분도 적지 않다.그는 미국 조지아주 콜럼버스에서 성장해 조지아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법학을 공부했다.변호사로 일하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교에서 스코틀랜드 문학을 공부했으며,이후 다시 법률가로 활동하다가 1996년부터 전업 싱어송라이터이자 이야기꾼의 길을 걸었다.20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했고, 판사로 일한 경력도 있다. 또한 2012년 세상을 떠난 동생 게리와의 우정을 기록한 회고록도 출간했다.『테오』의 직접적인 출발점 역시 작가의 실제 경험이었다.앨런 레비는 고향의 한 카페에서 벽에 걸린 92점의 초상화를 보다가 “누군가 이 그림을 모두 사서 주인에게 돌려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그는 실제로 그날 초상화 네 점을 구입했고, 집에서 그림 속 인물의 사연을 상상하기 시작했다.다만 소설 속 테오의 행적 전체가 실화인 것은 아니다.작가는 처음부터 특정 인물을 모델로 삼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써갈수록 사람을 사랑하고 충만하게 살았던 동생 게리가 테오 안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작가와 테오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두 사람 모두 천천히 바라보고, 걷고, 이야기를 듣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앨런 레비는 가족의 땅을 돌보며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없는 숲속 작업실까지 걸어가 손으로 글을 쓴다.그는 테오가 완성된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도 테오처럼 살고 싶어 이 인물을 썼다고 설명했다.사회의 큰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각자가 이름 없이 행하는 작고 지속적인 친절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작품에 담겨 있다.음악가로 오래 살아온 경력도 소설의 문체에 스며 있다. 장면은 계절과 빛, 강물과 새, 사람들의 목소리를 따라 음악처럼 완급을 조절한다.작가는 집필할 때 수백 곡의 영화음악을 들었고, 장면과 음악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그래서 『테오』는 사건을 빠르게 밀어붙이기보다 여러 인물의 사연을 하나씩 쌓아 올리고,후반부에 이르러 흩어진 음들이 하나의 선율이 되는 듯한 울림을 만든다.앨런 레비는 이 작품을 3년 반 동안 쓰면서도 출간할 생각이 없었다.완성된 원고를 서랍에 넣어두려 했지만 대학 시절 친구들이 읽은 뒤 반드시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고 권했다.그는 거의 일흔이라는 나이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조카와 함께 2023년 자비 출판을 선택했다.목표는 천 부 정도를 판매하는 것이었다.그러나 광고보다 독자의 추천과 북클럽의 입소문을 통해 판매량이 늘었고,2025년 ‘하얀 책’이라 불리며 출판계의 예상 밖 화제작이 되었다.2026년 6월에는 누적 판매량이 250만 부를 넘어섰다.이 데뷔 과정 역시 소설의 메시지와 닮았다. 테오의 친절이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며 골든을 변화시킨 것처럼,『테오』라는 책도 한 독자가 다른 독자에게 건네면서 세계로 퍼져나갔다.작가가 거의 일흔에 시작한 첫 장편소설이라는 사실은 새로운 시작에 정해진 나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오랫동안 법과 음악, 가족의 상실과 돌봄, 지역사회에서의 관계를 경험한 시간이 있었기에 이러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테오』를 읽고 난 뒤 가장 오래 남은 것은 화려한 사건이나 반전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테오의 태도였다.우리는 매일 많은 얼굴을 보지만, 그 얼굴 안에 한 사람의 진짜 삶이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테오는 초상화 앞에서 멈추었고, 그 사람을 궁금해했으며,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얼굴을 바라보는 일은 그 사람을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있음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인생에서 테오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큰 행운일 것이다.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사람을 기다리는 데서 멈추지 말고, 내가 누군가에게 테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지도 묻는다.누군가의 말을 조금 더 오래 들어주는 것, 진심으로 좋은 점을 발견해 말해주는 것,가까운 사람의 얼굴을 익숙하다는 이유로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작 1년이었다. 하지만 테오는 골든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의 조류를 만들었다.그 물에 떠가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 함께 노를 저었고, 마침내 하나의 물살이 되어 바다를 향했다.『테오』는 한 사람의 진심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슬픔을 없애주지는 못하더라도 함께 살아갈 힘을 건네는 사람,상처 입은 얼굴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대가 없이 친절을 선택하는 사람이다.책을 읽고 나면 테오의 이름이 한 인물의 이름을 넘어 우리가 닮고 싶은 마음의 이름처럼 남는다.<br>ㅡ‘이키다서평단 @ekida_library’을 통해,'오팬하우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39/79/cover150/k992130174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397936</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 마틴 츠바이크 지음 (이레미디어) - [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 - 40년간 시장을 이긴 월스트리트 전설의 투자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3681</link><pubDate>Wed, 15 Jul 2026 20: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36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0774&TPaperId=173936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9/65/coveroff/k5321307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0774&TPaperId=173936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 - 40년간 시장을 이긴 월스트리트 전설의 투자법</a><br/>마틴 츠바이크 지음, 송미리 옮김 / 이레미디어 / 2026년 06월<br/></td></tr></table><br/><br>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매일 새로운 정보를 찾아보게 된다.금리와 환율, 기업 실적, 증권사 보고서, 유튜브와 뉴스까지 확인할 것이 끝도 없다.정보를 많이 알수록 투자가 쉬워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판단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어떤 사람은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큰 하락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br>『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를 많이 모으는 일이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해석하느냐는 것이었다.지금은 누구나 비슷한 시간에 뉴스와 주가를 확인할 수 있다.츠바이크는 전쟁의 승패가 무기의 성능보다 그것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주식시장에서도 같은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br>우리는 정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너무 많은 정보에 흔들려 자신이 세운 기준을 잃을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결국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 하나가 아니라 수많은 정보 속에서도 판단을 지켜줄 단단한 원칙인지도 모른다.<br>마틴 츠바이크는 투자 심리를 측정하는 풋·콜 비율을 개발하고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원칙을 널리 알린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략가다.그는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지표와 원칙을 실제 시장에서 반복해 검증했다.하지만 자신을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예언자로 설명하지 않는다.“나는 확신이 아닌 확률을 다룬다”는 그의 말이 책을 읽는 내내 기억에 남았다.<br>츠바이크는 바닥과 꼭대기를 정확히 맞히려 하지 않는다.가장 낮은 가격이 아니더라도 상승 가능성이 커졌을 때 사고, 꼭대기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하락 위험이 커지면 시장에서 나온다.조금 덜 벌더라도 크게 잃지 않는 선택을 통해 오래 시장에 머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br>이러한 철학은 1987년 블랙 먼데이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당시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22.6% 폭락했다.츠바이크는 높은 주가 수준과 금리 인상, 과거 폭락 직전과 비슷한 가격 흐름, 투자자들의 지나친 낙관을 발견했다.그러나 시장이 반드시 무너진다고 단정하지 않고 자신이 틀릴 가능성까지 고려해 주식의 손실을 제한하고 일부 자금을 풋옵션에 투자했다.<br>시장이 상승하면 작은 비용만 부담하고, 폭락하면 풋옵션 수익으로 주식 손실을 방어하는 전략이었다.실제로 폭락이 발생하자 보유 주식의 손실을 상쇄하고도 포트폴리오는 블랙 먼데이 당일 9% 상승했다.<br>진짜 실력은 미래를 완벽하게 맞히는 능력보다 예상이 빗나갔을 때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능력에서 드러난다.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최악의 순간에 나를 지킬 방법은 미리 정해둘 수 있다.<br>츠바이크 투자법의 첫 번째 축은 연준의 정책과 금리, 유동성을 살피는 것이다.금리가 내려가고 시중에 돈이 풀리면 주식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반대로 긴축이 시작되고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주식시장도 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좋은 종목을 찾기 전에 시장 전체의 환경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br>두 번째 축은 가격과 거래량으로 확인하는 모멘텀이다.츠바이크는 상승·하락 종목의 수와 거래량, 가격 변화 속도를 통해 자금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살핀다.그는 “테이프와 싸우지 말라”고 강조한다.기업의 전망이 좋아 보여도 주가가 계속 약해진다면 자신의 생각보다 시장의 움직임을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br>츠바이크는 하락하는 종목을 싸다는 이유로 매수하는 행동을 공중에서 떨어지는 금고를 받아내는 일에 비유한다.금고 안에 귀중한 것이 들어 있어도 떨어지는 순간에 받으려 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바닥에 떨어진 뒤 움직임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하고 다가가도 늦지 않다.<br>나 역시 많이 하락한 종목을 보면 충분히 싸졌다는 생각부터 할 때가 있다.하지만 많이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싸게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는 추세를 사는 일이다.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며, 다시 상승할 힘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좋은 기회가 된다.<br>개별 종목을 고를 때는 기업의 이익 성장과 P/E, 재무 상태 같은 펀더멘털과 주가의 상대 강도를 함께 살핀다.좋은 기업을 찾는 것과 좋은 매수 시점을 선택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br>종목을 고른 뒤에는 손실 관리가 중요하다.츠바이크는 매수할 때 현재 주가보다 10~20% 아래에 스톱 가격을 정하고, 그 가격이 무너지면 자신의 판단을 합리화하지 않고 매도한다.주가가 상승하면 스톱 가격도 올려 이미 얻은 수익을 지킨다.<br>모든 매매에서 수익을 낼 수는 없다.야구의 3할 타자도 열 번 중 일곱 번은 아웃된다.투자 역시 손실은 작게 제한하고 수익이 나는 종목을 오래 보유한다면 성공 비율이 높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br>손실을 인정하는 것은 실패를 확정하는 일이 아니라 더 큰 실패를 막는 결정이다.틀린 선택을 오래 붙잡는 것이 끈기는 아니다.때로는 빠르게 놓아주는 것이 자본과 다음 가능성을 지키는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이다.<br>츠바이크는 성공적인 투자자에게 자제력과 유연성,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모든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치기 좋은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타자처럼, 투자자도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br>『마틴 츠바이크의 위대한 투자 원칙』은 단기간에 큰돈을 버는 비결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연준의 정책을 살피고, 가격과 거래량이 보여주는 추세를 따르며, 예상이 틀리면 손실을 제한하라고 말한다.<br>책을 덮고 나니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는 시장이 아니라 내 감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언제나 정답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틀렸을 때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br>좋은 투자는 미래를 완벽하게 맞히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변화한 상황에 맞게 자신의 판단을 수정하는 데서 시작된다.<br>결국 츠바이크가 남긴 위대한 투자 원칙은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시장과 함께 움직이라는 것이다.시장의 흐름을 존중하고 확률이 유리할 때 참여하며, 상황이 달라지면 미련 없이 전략을 바꾸는 것.투자 기준과 손실 관리 원칙을 세우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br>ㅡ'이레미디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99/65/cover150/k5321307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996584</link></image></item><item><author>하놀</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서협찬/리뷰]  ‘반경 5미터 세계사‘, 히스토리카 지음 (더퀘스트 출판사) - [반경 5미터 세계사 - 방구석에 누워만 있었는데 역사 천재가 되어버렸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2181</link><pubDate>Tue, 14 Jul 2026 22: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5769124/173921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493&TPaperId=173921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44/coveroff/k1421304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493&TPaperId=173921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반경 5미터 세계사 - 방구석에 누워만 있었는데 역사 천재가 되어버렸다</a><br/>히스토리카 지음, 김효진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07월<br/></td></tr></table><br/><br>이 책을 읽기 전에는 방 안에 놓여 있거나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유심히 바라본 적이 없었다. 유리컵은 물을 마시는 컵이었고, 책상 위에는 읽다 만 책과 메모지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의자에 걸린 옷과 창가의 커튼, 벽에 걸린 시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익숙한 풍경이었다.<br>너무 익숙한 나머지 존재조차 의식하지 않았던 물건들. 그런데 『반경 5미터 세계사』를 읽고 나니 그 평범한 물건들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br>이 책은 왕과 영웅, 전쟁과 왕조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유리, 세라믹, 종이와 책, 직물, 나무, 시계처럼 생활 반경 5미터 안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물들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들려준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물건들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떤 기술과 교역, 사람들의 삶을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를 하나씩 따라가게 만든다.<br>가장 먼저 만난 것은 유리였다. 지금은 너무 흔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유리는 자연 속에서 먼저 만들어졌다. 리비아 사막에서는 운석 충돌로 생성된 천연 유리가 발견되었고, 투탕카멘의 무덤에서는 그 유리로 만든 장식품도 출토되었다. 이후 인간은 유리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로마를 거치며 귀한 교역품이자 생활용품으로 발전해 왔다.<br>유리컵을 보며 운석 충돌이나 고대 문명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평범한 유리컵 하나에도 수천만 년의 자연과 수천 년의 문명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되었다.<br>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종이와 책의 역사였다. 우리는 글은 당연히 종이에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최초의 문자는 점토판과 파피루스, 거북 등딱지와 짐승의 뼈 위에 기록되었다. 종이가 등장한 뒤에도 곧바로 널리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채륜이 기존 제지법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였고, 종이는 동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전해지며 인쇄술과 만나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다.<br>활판 인쇄술은 성서를 더 많은 사람이 읽게 만들었고, 지식은 소수의 것이 아니라 대중의 것이 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 이후 종이가 대량 생산되면서 신문과 책은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고, 생각과 정보는 훨씬 빠르게 퍼져나갔다. 얇은 종이 한 장이 사회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br>책은 기술만 발전했다고 문명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보여준다. 같은 금속활자를 가지고도 조선과 유럽이 다른 길을 걸었던 이유처럼, 기술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회와 사람들, 시장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br>유리와 종이 외에도 이 책은 토기와 자기, 직물, 나무, 시계를 통해 또 다른 세계사를 펼쳐 보인다. 중국 자기를 둘러싼 유럽의 기술 경쟁, 산업혁명을 이끈 직물 산업, 숲의 감소가 가져온 에너지의 변화, 정확한 시계가 항해와 지도를 바꾼 이야기까지 어느 하나 지루할 틈이 없다. 하나의 물건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역사 속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br>책을 다 읽고 방 안을 둘러보니 책에서 만났던 물건들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유리컵과 책, 종이, 커튼, 시계는 여전히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평범한 물건들이 오랜 시간 동안 기술과 교역, 사람들의 삶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을 한 번쯤 떠올리게 된다.<br>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지는 데 있는 것 같다. 익숙해서 아무 의미 없이 지나쳤던 물건 속에도 수천 년의 역사와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 기술의 발전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평범한 일상도 이전보다 훨씬 깊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지식은 특별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늘 곁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발견하게 해주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br>『반경 5미터 세계사』는 역사를 암기해야 할 정보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이야기로 바꾸어주는 책이다. 눈앞의 평범한 물건 하나를 보며 "이것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자연스럽게 세계사의 문이 열린다. 방 안에서 책을 읽었을 뿐인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베네치아와 산업혁명의 현장을 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가장 흥미로운 역사 여행으로 바꾸어주는 교양서였다.<br>ㅡ'더퀘스트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작성자]#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하놀 인스타 @hagonolza<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44/cover150/k1421304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442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