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동물농장 - 스노볼의 귀환
존 리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천년의상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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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에서 사라졌던 스노볼이 돌아왔다. 나폴레옹이 인간을 몰아내고 다스리는 동물농장이 보여주는 것은 환멸과 절망이었다. 동물농장은 소련을,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스노볼은 트로츠키를 상징한다고 평론가들은 말한다.  스노볼이 돌아온 후 동물농장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변화한다. 농장에 나오는 동물 캐릭터들은 철의 장막속에 있는 소련의 지도자들, 이슬람 테러리스트 들은 다양하다.   

동물농장을 이끄는 리더와 철학은 바뀌었지만 권력을 향한 욕망은 변하지 않았고,  공존보다는 경쟁을 선택했고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은 대립과 반목 끝에 테러라는 부메랑을 맞는다.  타집단과 갈등끝에 다른 존재를 차별하고,  싸우고, 소수지만 관용을 실천하는  이데올로기 투쟁 같은 현상들은 역사 속에서 늘 되풀이된다.

끝없이 진보하면 상황은 나아질까?  눈에 보이는 빌딩, 컴퓨터 같은 하드웨어는 진보라는 환상을 심어주었지만 성찰 없고 올라가기만 하는 진보는 무슨 소용이 있다는 것인가.  편리하지만  어리석음도 함께 얻지 않는가.  

공산주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등 다양한 해결책이 등장하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속에서 미완성으로 남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쉽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들을 해결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연대의 힘이다.  각자도생 보다는 연민을 가지고 이웃들과 손잡고 타인들과 연대 하면서 공존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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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1~3 세트 - 전3권 파리 리뷰 인터뷰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김율희 옮김 / 다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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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1권 읽고 나서 밀란 쿤데라 전집을 다 읽었을 정도로 이 책은 작가에 대한 궁굼증을 해소해시켜주고, 작품을 읽을수 있는 동기를 불러온다.  2, 3권을 연달아 읽었고 올해 수전 손택, 프리모 레비 처럼 작가의 작품을 먼저 읽었고 2권에 나온 살만 루시디. 3권에 나온 토니 모리슨의 책도 읽을 예정이다. 

3권에 나오는 12명의 작가들중에는 앨리스 먼로, 가즈오 이시구로, 줄리언 반스 등 5명의 책들을 읽었는데 작가들의 작품을 몰라도 이 책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지만  평소에 알던 거하고 처음 보는거하는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이 다른 느낌이다.

인터뷰를 어떤 식으로 이끄는가, 인터뷰어가 작가에 대한 이해 못지않게 다른 문학인들에 대한 지식이 대담에서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36명의 작가들을 나만의 분류를 만들어서 작가들을 묶어서 읽어도 좋다.  여성 작가들로 묶거나, 남미 작가들의 묶음도 있겠지만 나는 가즈오 이시구로와 살만 루시디를 한묶음안에 놓었다,.

아시아 작가가 유럽 세계에서 영어로 작품을 쓴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살만 루시디는 어느 한 지역의 이야기가 동시에 다른 모든 곳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고 책에서 말한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책에서 한 말은 아니지만 "나는 '인터내셔널한'소설을 쓰는 작가이고 싶다. 인터내셔널한 소설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세계 전역의 독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비전이 담긴, 그렇지만 상당히 단순한 소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대륙을 넘나들지만 세계의 어느 후미진 한구석에서도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는 인물들은 품고 있는 그런 소설 말이다."  라고 했다.

이 두 세계에 걸쳐 있는 작가 묶음에는 『작가란 무엇인가』에는 나오지 않지만 재미작가 이창래, 줌파 라히리도 넣을 수 있다.

로컬을 그리지만 글로벌에서 타 문화에 대한 호기심 못지않게 우리도 그렇다는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책 말이다. 

책에서 질문은 작가들의 일상에 대한과 작품을 어떻게 쓰게 됐는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작가이기 그들도 우리처럼 생활인이지만 글쓰는 과정과 생활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각자의 글쓰기 철학을 들을 수 있다는게 수확이다.

바르가스 요사는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쓴다고 한다. 그에게 글쓰기는 불행과 싸우는 방식이라고.

도리스 레싱은 작가의 일은 질문을 이끌어 내는 겁니다. 약간은 다르데 생각하게 될 계기인 무엇을 경험했으면 합니다, 그것이 작가의 존재이유 라고 설명한다.

3권 통틀어서 가장 인상적인 작가는 토니 모리슨이었다. 모리슨은 나만의 것이면서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전통에 부합하고, 문학전체에 걸맞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문학을 읽어서 뭐하나 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문학은 읽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지식으로 알기 위해서가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아픔처럼 느끼게 위해서, 행복만 가득찬 삶의 공허보다는, 삶의 풍요속에서는 아픔과 슬픔도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 문학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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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은 엄마의 파업 이야기 희망을 만드는 법 9
다이애나 콘 글, 프란시스코 델가도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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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기자 등 전문직과 청소노동자 와 누가  몇일간이라도 파업을 하면 사회가 마비될까? 청소를 멈추면 거리엔 쓰레기가 쌓이고 악취가 가득할 것이다. 늘 보지만 고마움을 모르는 공기와 같고 투명인간 같은 존재가 청소노동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남자화장실에 들어오는 여자 청소노동자들을 보면 서로가 민망하지만 보고도 못본척 한다.

2011년 홍익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우리에게 실상이 알려졌다. 열악한 근로환경과 용역을 통해 계약을 해서 대학과는 상관없다는 태도에 우리는 분노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되면 안되겠다면서 외면하고  공부를 하는것과 나도 언젠가 그들처럼 될 수 있고, 그동안의 무지에 대한 미안함과  그들과 연대하는 태도.  그 갈래길이 사회의 성숙도의 차이일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때 어른이 된다는 말을 했다.  

 

멕시코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카를리토스의 엄마는 청소노동자다.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요?’ 그러자 청소노동자들 모두가
동시에 소리쳤어. ‘그럼, 우린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내일 파업을 시작하는 거야.”

 

엄마는 파업하는 이유를 카를리토스에서 설명하고 카를리토스는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팻말을 만들고 함께 참여한다. 이 책의 장점들은  청소노동을 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는게 아니라 직업을 당당하게 여기고 가족들도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한 뒤에도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호텔 청소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위해서 다시 행진하는 점이다. 약자들의 무기는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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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3
앨리스 먼로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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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에 열린 지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 책을 읽어서 공감이 간다. 그분은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사랑하라는 말을 하면서 떠났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단숨에 책을 읽지 않고  하루에 3개 정도를 음미하면 읽고 각자가 던지는 여백의 물음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저자인 앨리스 먼로는 노벨상 수상이라는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고 처음 읽어 본 캐나다 소설이다. 14편의 단편으로 채워진 책이지만 단편들을 맞추면 캐나다 사회를 상징하는 모자이크 처럼 하나의 장편으로 완결성을 갖고 단편들도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단편은 장편을 위한 습작 연습이 아니라 밀도 높은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캐나다 하면 광활한 나라 라고만 생각했는데 소설들은 타운 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들의 평범한 이웃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륜, 가출, 죽음, 속임수 같은 큰 사건들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단편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상실과 속죄,화해 라고 본다. <기차> 아버지가 기차에 치어 죽은게 전날 목욕하는 나를 봣던 게 아닌가, 기차에서의 정서 후에 사라진 딸 <일본에 가 닿기를>, <자갈>  장난으로 카로는 죽고 어머니의 새 남자친구는 떠난다.  <아문센>에서도 의사와의 결혼직전에 헤어지고  우연히 만난다. <메이 벌리를 떠나며>는 홍콩 영화 첨밀밀에서 기차 에서 서로 엇갈리는 여명과 장만옥을 보는 듯했다. <돌리> 에서도 결국은 짐을 챙겨서 나간다.

 

"죄. 그녀는 다른 것에 관심을 기울였었다. 결연하고 탐닉적인 관심을 아이가 아닌 다른 것에 기울였었다. 죄"     

 

"무슨 일이든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러니까, 세상 모든 일이 그에게 불리한 쪽으로만 일어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삼진 아웃으로 모자라 이십진 아웃까지 당한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나아진다. 어린 시절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사람들이 무엇 하나 잊어버리지 않는 우리 타운 것은 곳(어느 타운이건, 세상의 타운은 다 그렇다)에서 계속 살아간다. 그들은 용케 버티며 자신들이 따뜻하고 활달한 사람임을 보여주고, 다른 어떤 곳도 아닌 이곳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한다."

 

타운, 가족 같은 나를 옥죄이는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혼자서 새출발 하고 싶은 욕구와 안정을 위해서 현재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 갈등한다.  그것을 결정짓은 것은 작은 순간의 우연이고 그 우연은 먼훗날에는 필연으로 남는다. 그 사건이 아니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이 만나서 인연을 만들고 그 사건 때문에 인연을 맺지 못하고 홀로 남지만 맺지 못한 인연이 오히려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순간에나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고 삶에는 정답이 없음을 보여준다.   

 

먼로는 소설들에서 이렇게 살아라 라고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삶이란 이런거라고 언젠가 기다리다보면 잘 될거야,  의지만 있으면  좋게 만들수 있고 결국은 나아질거라고 말해준다.  떠난다고 비난하지 않고 돌아온다고 해서 호들갑스럽게 반기지 않지만 그것 역시 지나가는 일상일 뿐이라다.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억속에 갇혀 살면서 상처 받지만  흐르는 시간 속에서  깨닫고 헤쳐 나오고 화해한다.        

 

“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거야.” 그가 말했다. “뭐가 어떻든 간에, 그냥 그러려고 해봐. 넌 할 수 있어. 하다보면 점점 쉬워질 거야. 주변 상황과는 아무 상관 없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 거야. 모든 걸 받아들이면 비극은 사라져. 혹은 가벼워지지. 어쨌든 그러면 그저 그 자리에서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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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보이지 않아 카르페디엠 34
수잔 크렐러 지음, 함미라 옮김 / 양철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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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을 읽다보면 "한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피라미드 꼭대기의 돌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밑변의 돌 한 개가 없어지는 거로구나 하는" 말이 나온다, 가정 폭력도 마찬가지다. 가정은 사회의 기초이고 애정을 배우면서 타인과 교감능력을 기를 수 있는 장소이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 정을 받지 못하고 폭력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성장해서 자녀를 가져도 정을 주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폭력을 당했을 때 방관하는 이웃들을 보면서 불신감을 갖고 타인의 일에도 무관심해진다.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지만 범죄자의 길을 걸어서 사회 붕괴의 첫걸음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이걸 알면서도 가정폭력은 남의 일이라고 방관할 것인가?

더 이상의 폭력을 막기 위해서 납치라는 수단을 동원했지만 방관보다는 이런 식의 개입이 사회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폭력을 외면하는 이웃들을 보면서 화도 나지만 나는 과연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반성도 든다.

어린이들보다는 오히려 어른들이 읽고 토론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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