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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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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6번째 읽는 임경선의 책.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읽고 팬이 되서 챙겨 읽는다. 

 

문제 자체보다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화나는 경우들이 많고 태도는 습관의 산물이다.

 

로버트 번스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보는 것처럼 우리를 보라” 고 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을 실행한 후 정당한 결실을 얻는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1보 전진 2호 후퇴라는 말이 있지만 물러선 것이 아니라, 일단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손 내밀고 다가가야 인연으로 이어지지,  상대방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기기만 하면 지속적인 관계는 어렵다.

 

자신의 수준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나한테는 이것이 최선이야, 라고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큰 용기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행동을 일으킨 다음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릿속에서 선만 긋는 것과는 다르다. 확고한 생각이나 단단한 가치관이 되어주는 것들은 내가 자발적으로 경험한 것들을 통해서 체득된다.  18~19쪽

 

난 사람을 믿는다는 건 어느 정도는 상처받는걸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사랑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행복해기기 위해서 현재를 희생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행복이 쌓이는 나날의 삶이 행복 아닐까.  슬픔, 괴로움도 겪어봐야 행복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 

 

빠르게 변화는 지금, 유행을 쫓는 것보다 묵묵히 지켜나가면서 변하지 않는 것도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만든 건 과거에 내가 했던 노력들이고, 나 역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그 때는 다른 장벽이 있었을 테고,  지난날을 돌아보기보다는 지금 가는 길에 충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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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감동은 위험하다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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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이라는 대비평가는 후배 비평가들에게 극복의 대상일까요? 그 역시 그렇지 않습니다. 진정한 극복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분과는 다른 길을 찾는 것, 그게 극복의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을 추구하는건 논픽션이다. 논픽션 대신 소설로 쓰는 건 메시지를 쉽게 전달하고 논픽션에 쓸 수 없는 빈 공간을 소설적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젝은 문화대혁명은 본질에 충실하고 강하게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설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학계, 출판계의 어두움을 236페이지라는 분량안에 많은 걸 보여줄려고 하는데  집중해서 한 분야만 파고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명원 사태의 출발은 김윤식 교수의 표절이지만  본질은 원로 교수의 표절을 덮으려는 서울대 학벌을 정점으로 하는 국문학계의 압력과 학문세계의 폐쇄성이다.   <말>지를 제외하고는 언론이나 문예지에서는 아예 취급을 안했고 오마이 뉴스 같은 인터넷 언론에서만 조명했다. 이명원의 글을 실으면 앞으로는 기고하는 일이 없을거라는  말도 나왔을 정도다.

이명원 사태 후 표절 문제는 해결되었는가?  표절문제는 여전히 인사청문회에서 단골로 등장한다.  학문세계에서 자유로운 토론은 가능한가?  대학원 진학자는 많지만 자리는 한정되 있는 현실에서 수직적 위계 질서는 견고해 졌다.     

국내에서 대학원을 중도에 포기하는 주된 이유는 교수와의 갈등과 부조리 때문이다.  대학원에서 금기는 교수의 이론에 대한 이의제기와 후임 교수 인선에 대한 반발이다.  학문을 한다는 이상과 누가 우리를 가르칠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모순을 본다.  번역은 대학원생이 하면서 번역자 이름만 교수 이름으로 나오는 경우들이 지금도 있다.

지젝은 ‘사건에 무관심한 비-존재보다는 사건에 충실한 재앙이 낫다’고 주장한다.  김윤식 교수의 표절을 재앙이라고 생각하고 원점에서 학계의 표절관행을 검토했으면 1보 후퇴했지만 지금은 2보 전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윤식교수에게  생채기를 내는 스쳐가는 해프닝으로만 취급하고 이명원이 뜰려고 한거라는 악선전이 비극이고,  그 후 해결하는 과정은 재앙 자체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표절을 하면 안 된다는 각성보다는 표절을 발견해도 침묵하는 관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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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시민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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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들썩이는 폭행이나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우리는 그에 맞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납득한다. 원한이 있어서 죽였거나 학교다닐 때 왕따를 당했거나 부모의 방치와 학대 때문에 성격이 엇나간 사람들이 결국에는 사건을 일으키고 사회에서는 근원을 추적하고 대책을 세운다. 하지만 그냥, 우발적으로 죽였다면 당황한다.

인터넷상에서 퍼지는 연인들간의 섹스장면을 몰래 찍은카메라가 무서운건 일상에서 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포르노물을 보거나 연예인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평범한 이들을 몰래 보면서 우리는 일상에서 보는 사람들과 겹쳐서 연상한다. 그래서 평범함이 무섭다. 남을 보면서 웃지만 결국은 그 모습이 나를 보여주는 거울이라 섬뜩하다.

사소한 우연이 인생을 결정짓는 필연이 될 수도 있고 일을 하다 실직을 하면 경제적인 어려움, 지루함보다는  쉬는것에 익숙해지고 습관이 들어서 재기하지 못하지 않나 하는 두려움이다. 한 번 들인 습관은 그래서 무섭다.

국제면에서 전쟁이나 재해로 죽는 사람들 소식을 접해도 우리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무관심하다. 타인의 불행도 가십거리로 이야기할 뿐 내 일처럼 걱정하지는 않고 웃고 떠들 뿐이다. 그럴수록 고립되는 것은 개인이 아닐까. <선량한 시민>은 이러한 현대 사회를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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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자유롭게 뻥! - 황선미 인권 동화, 중학년 베틀북 오름책방 6
황선미 지음, 정진희 그림 / 베틀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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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과보호에 숨쉴틈없는 한국의 이경주와 생계를 위해서 축구공을 만드는 파키스탄의 라힘, 두 나라의 어린이의 대조적인 이야기. 이 동화의 장점은 작가가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는 열린 결말이라서 책을 덮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공정무역, 공정여행 이라는 말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 초콜렛을 현지에서는 먹지도 못하고 싼값에 팔아서 판매회사들만 이익을 얻고 있는데 돈을 조금 더 주고라도 생산자가 이득을 얻자는 취지이다. 이것은 소비자들의 미안함을 가려주는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돈이 없어서 일하는 어린이에게 일을 못하게만 하면 생계는 어떻게 해결하나. 근본적인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 책은 막연히 공정무역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고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는가를 묻는다.  

축구공 이라는 소재로 한국과 파키스탄은 연결되지만 축구공이 지니는 의미는 다르다.

월드컵에 열광할 때 지구 한편에서는 저임금으로 축구공을 만드는 어린이들이 있다.  학교 교육도 못받고 결국에는 눈이 멀고 마는 아이들. 이들에게 축구공은 놀이도구가 아니라  지겨운 일감일뿐이다. 축구를 하면서도 결국은 영어를 연결시키는 한국의 엄마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현실의 욕망을 참으라고 한다. 나 역시 어릴 때 강제저축을 했었고 통장에는 돈이 있지만 사고 싶은 걸 못한 경험이 있다. 지금 행복한 삶이 아니라 언제나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살면 결국에는 수동적인 존재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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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눅빌 스토리
유재현 지음 / 창비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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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눅빌은 캄보디아의 해안 휴양지이다. 그래서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곳으로 앙코르와트 다음으로 여행객들이 많다. 작가는 6개월간 시하눅빌에서 머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생한 현지체험이 살아 있다.
프랑스의 지배, 베트남 전쟁때 미국의 폭격, 베트남과의 전쟁, 크메르루즈의 학살 등 캄보디아는 현대사의 비극을 안고 있는 도시이다. 가난하고 마약, 매춘, 살인이 성행하는 곳이 캄보디아다.

무척 특이한 소설이다. 한국인 작가가 캄보디아라는 공간에서 캄보디아인들을 주인공으로  쓰고 있고 6편의 연작이 내용은 이어지지만 각 편의 주인공은 다르다. 처음과 끝이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돈보다 중요한것이 인정임을 알게 해주고 작가의 시선은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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