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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 ㅣ 작고 아름다운 수업
지연리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0월
평점 :
작년에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책의 신드롬으로
쇼펜하우어와 철학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저도 감명깊게 읽었는데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쇼펜하우어의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기에 읽어 보았습니다.
<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
아이들이 아무런 계획 없이 기차에 타서
쇼펜하우어 할아버지에게 질문을 하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인생 답을 이야기를 해주는 형식의 글입니다.
중간중간 재미있는 캐릭터 그림들로
흥미를 이끌어가고
진짜 여행하는 기분이 듭니다.
마법의 주문 설명서로
해리포터가 된 듯 다양한 주문을 외칠 수 있게
알려주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메로제에리제!
상대방과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주문."
'비비디 바비디 부' 는
희망을 상징하는 주문이예요.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요정 할머니가 신데렐라를 무도회에 보내기 위해
마법을 걸 때 외치던 주문인데,
'살라카둘라 메치카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로
그 리듬이 생각나네요! ^^
쇼펜하우어 할아버지는 항해 여행을 하면서
100명의 아이들과 10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십니다.
함께 그 여행을 떠나볼까요!
p.21
"삶은 살아 내려는 수많은 의지의 충동적인 힘으로 꾸려져 있어. 소유하지 않는 것을 원하는 이 의지는 힌계도, 분명한 목표도 없이 영원히 이어지지.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할까?
바로 원하는 것과 주어지는 것 사이의 거리야.
이 둘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우린 불행을 느끼고,
가까울수록 행복감을 느끼거든.
그래서 우리는 삶이라는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자기가 무엇을, 왜 원하는지 알아야만 해.
그 가치 또한 알아야 하지."
쇼펜하우어 할아버지는
부, 명예, 명성, 지위, 칭찬, 성공, 외로움, 기쁨 등 100가지 질문에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그 중 가장 감동적이었던
어른인 저에게도
깨달음을 주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볼께요!
<타인의 평가에 대하여>
p.32
"할아버지는
다른 사람의 평가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어요.
그런데도 우린 왜
타인의 안 좋은 평가에 상처받는 걸까요? "
쇼펜하우어가 대답했어.
"나약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대다수가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자신을 과도하게 의식하고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생각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
인생이란 자기 생각과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지 타인의 평판으로 사는 게 아닌데도 말이지."
"그러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내가 아닌 무엇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죠? "
"나 자신의 눈으로 본 내가 아닐까?
왜냐하면 네가 본 그대로가 곧 너의 세상이니까.
지금도 너는 네가 보고, 느끼고, 아는 대로 너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어.
그 세상이 곧 너이고 말이야.
그래서 자신의 행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 자신일 수밖에 없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기뻐하거나 불쾌해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냉정히 평가하는 일일 테고 말이지."
<실수에 대하여>
p.64
"할아버지 실수를 통해서도 배울 게 있나요? "
"물론이야. 하지만 그건 실수 자체라기보다는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다짐하는 과정에서 얻어져.
인간은 자기 징계가 없으면 성장하지 못하거든.
그런데 실수가 분명한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변명하거나 그런 자신을 미화하면 어떨까?
평소 실수가 잦았지만,
잘못을 저지른 뒤 반성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면
실수햐 사실 하나만으로 괴로워할 이유는 없단다. "
"하쿠나마타타!
걱정하지마.
다 잘 될거야!"
<예의에 대하여>
p.100
"할아버지, 저는 화석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살던 때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어느 추운 겨울날의 일이야.
고슴도치들은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서로 바짝 달라붙어 있었어. 하지만 곧 서로의 가시에 서로가 찔린다는 사실을 알고는 한 걸음씩 떨어졌단다.
그러다가 다시 추위를 견딜 수 없게 되었고,
또다시 모여 한 덩어리가 되었어.
이렇게 수없이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를 반복한 끝에 고슴도치들은 마침내 가시에 찔리지 않고 추위를 이길 적당한 거리를 발견했어.
그게 바로 예의야.
인간이 도적적, 지적으로 빈약한 상태를 서로 무시하거나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암묵적으로 합의한 결과이기도 하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스트랄로피테구스에게도 지켜야 할 예의는 있었을 거야. 지금과는 내용이 달랐겠지만."
"마하켄다프펠도문!
슬픔과 고통을 잊게 해주는 주문!"
<불안에 대하여>
p.160
"할아버지, 저는 가끔 불안해요.
예를 들어 미래를 생각할 때요.
이유가 뭘까요? "
"불안은 생존의 전형적인 모습이야.
우리가 사는 이 지구상에 한 번 존재했던 것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버리니까.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지.
현재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음 순간 벌써 존재했던 게 되어 버리고 말이야.
불안은 바로 이러한 생의 불안정한 속성에서 비롯된단다.
"그럼 우린 계속 불안에 떨어야 해요."
"그렇지만은 않아.
현재에 발을 디디면 그동안만큼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거든.
우리가 오직 현재를 살아야 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야."
<과거, 현재, 미래를 대하는 자세에 대하여>
p.165
"삶의 지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과거, 현재, 미래에 주의를 기울이는 비율을 올바로 조정해 한쪽이 다른 한쪽을 망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란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
그래서 지난 일에 대한 후회가 무의미하며
예찬 또한 존재하지 않는 제단에 꽃을 올리듯
어리석음을 아는 일이지.
그렇다면 미래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미래는 어디까지나 신의 뜻에 달려 있어.
그래서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어.
하지만 현재는 달라.
오직 오늘만이 우리가 현존하게 해 주니까.
그래서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하루하루를 하나의 인생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했단다."
"카스트로폴로스!
항상 행복하라!"
<인생에서 행복의 의미에 대하여>
p.198
"할아버지, 인생에서 행복이 목적이 될 수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나요?"
"볼테르가 말했단다.
행복은 꿈일 뿐이고, 고통은 현실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도 현명한 사람은
즐거움을 추구하지 않고
고통 없는 상태를 추구한다고 말했지.
이 말에는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나
안락함에 끌려가지 말고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재앙에서
되도록 멀리 피하라는 지혜가 담겨 있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덜 불행하게 산다는 걸 의미하거든.
왜냐하면 인생은 실제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우리에게 보내진 선물이 아니니까.
오히려 극복해야 할 것이고,
고되게 갚아야 할 의무이며 임무야."
<행복한 삶에 대하여>
p.234
"할아버지,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해 주실 말씀이 있나요?"
"사랑받는 사람이 될 것.
그런데 그러려면 먼저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해.
내가 얼마나 베푸는지에 따라 상대의 호감도 바뀌니까.
또한 삶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었다면 그것이 잠시 빌려준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
그리고 온전히 나의 것이라 할 수 있는 자기 자신에 만족해야 하지.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고 자기 자신이 전부일 수 있어서 '나는 모든 재산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거든."
"마크툽!
신의 뜻대로,
신의 생각대로 되게 해주세요."
이 책을 읽으면
인생에 대해, 행복한 삶에 대해, 통찰에 대해,
욕망, 결핍, 참된 부, 편견, 정의, 도덕, 죽음 등
궁금한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아이들에게
쇼펜하우어의 현명한 답을 들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