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와 시대착오
전하영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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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삶 곁에 웅크리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기지개를 판다 전하영은 그 동선을 예의 주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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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면 왜다 말려요?
그럼말리지,
부추겨? - P157

그래,
내가 모르는너도 있겠지. - P283

난 왜 우리를 갈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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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는 울적한 기분에 휩싸인 그는 남자들을 떠나한적한 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갔다. 서늘한 벤치에 반쯤 걸터앉았다가 이물감을 느끼고 일어나 바지 뒷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노트 하나를 꺼냈다. 그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것으로 파란색 표지에는 흰색 구체 세 개가 허공에 떠 있는 듯 그려져 있었다. - P232

제 고양이가 아닌데요.
그럼 그냥 잠시만 가만히 계셔보세요. - P235

아버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았다는 건・・・・・・ 아무 느낌도 아니군요. - P237

그녀는 말했었다. 뒤돌아보지 마요. 왜 뒤를 돌아보면안 되는지, 뒤를 돌아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혹여 그것은잠에서 깨는 주문이 아닐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그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P253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 P255

영화가 끝나면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는 항상 네시에 시작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그 속에는 영원히 바깥을 향해 걷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 얼굴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벽에 기대선누군가가 몇시입니까? 하고 물었다. 몇, 시, 입니까? 그는 입 모양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할 필요를 느낀 듯 자세를 바로 고치고 또박또박 재차 발음해준다. 그는 한참 동안 시간을 느끼지 못했다. 누구에게서도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던 것이다. 최사해는 중간부터 시작한 영화를 보듯 어중간한 곳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 P259

당신은 작업실 한구석에 서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것 또한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다. 당신은 당신을 팔아야 한다. 백화점의 판매원이 된 기분으로 당신은 매번 똑같은 어휘로 당신의 작업을 소개한다. 판매원은 월급을 받지만 나는 무얼 받지? 그런 상념에 빠져들었다가도 이내 새로 들이닥친 관람객에게 친절한 미소를 짓는다. 당신은 프로다. 돈을 벌지는 못해도 프로는 프로다. - P269

잊었던 기억이네요. 이곳에 와야만 생각해낼 수 있는.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적당한 연기를 하고 있는 것같다. - P282

허무하고 쓸쓸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자유롭다. 당신은 진실로젊은 작가였기 때문에 여론은 당신의 작업에 더 호감을 보인다.
곧 당신에게서 사라질 그 무엇에 대한 애정을 당신은 당신 자신과분리하지 못한다. 현재는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생생하고 끝없다. - P289

당신의 마음은 일렁거린다. 호의로 건넨 가벼운 말이 당신의 ㅁ음속을 잔잔히, 오랫동안 흔들어놓는다. 무언가가 건드려진다. 진심 없이 발화된 그런 말들은 잘못 흩어진 씨앗처럼 당신의 머릿속에 깊숙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어떤 몰입의 마음, 사건의 시작.
당신은 당신 안에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려 한다. 어쩌면 그건 없는 것으로 없는 것을 만들어내려는 행위라 할 수 있을지도모른다. - P292

남자가 말한다.
죽으면 다 쓰레기가 된다고 했죠. 그런데 쓰레기조차 될 수 없다면, 어쩌면 그게 더 슬픈 일 아닐까요. - P300

나는 JHY의 부탁으로 어느 호텔에서 하루를 묵었다. 약 한 달후 철거될 운명인 5성급의 고급 호텔이었다. 한 달 후라고요? 나는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멀쩡한 호텔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짓는다니, 하루이틀 듣는 뉴스도 아닌데 매번 놀라게 되었다. 호텔은 겨우 사십 년간 영업했을 뿐이었다. 인간으로 치더라도 요절이었다. - P305

애쉬트레이1983~2016(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했던 기간). - P325

"공중에 물감으로 수채화를 그리려 해도 사물의 모습을 그려낼 수 없고, 마른풀로 만들어 불을 붙인 횃불로는 거대한 강의 물을 말려 없애지 못하며, 잘 무두질한 두 조각 가죽은 아무리 맞대고 비벼 문질러도 까칠까칠한 깨지는 소리가 나지 않듯이, 그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쉽게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마음을 키워가야만 한다." - P335

것이기도 하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가소설에서 메타픽션형식은 리얼리티에 대한 회의나 재현 불가능성에 대한 작가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데 주로 활용되어왔다. - P346

젠더화된 대립 구도를 통해 강화된 예술의 낭만성을 허무는 작업은 연애/사랑의 탈낭만화와도 이어져 있다. 「숙희가 만든 실험영화에서 ‘아줌마‘라 분류되는 나이에 접어든 미혼의 여성 작가숙희는 연하 남성 찬영과 연애중이다. 숙희는 세간에서 "열몇 살이나 어린 남자를 애인으로 둔, 정신 나간 아줌마" (136쪽)라고 비난할 것을 의식하며 찬영과의 관계를 숨기려 한다. 이러한 "자기혐오와 자기 객관화" (144쪽)는 곧 나이 어린 파트너를 가진 중년남자와 자신을 비교하는 일로 이어진다. 나이 어린 여자와 나이많은 남자의 연애는 더 많은 자원을 가진 남자가 어린 여자를 보호하며 지배하는 관계의 전형적 사례로, 가부장제 사회에 강화된낭만적 사랑의 흔한 각본 중 하나다. - P353

그는 확신을 가진다. 오늘의 일정은 내부로의 실험적인 산책. 반항적인 산책. 있어서는 안 되는 시간에 그곳에 있기. 비어 있는 극장, 혼자 울리는 전화벨, 투덜거리는 영사기사, 넘어지는 찻잔, 쓰러짐 깨짐, 혼자 남음. 아무도 제자리에 있지 않음. 영화는 네시에시작합니다.(「경로 이탈」, 238쪽)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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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밭 걷기 문학동네 시인선 214
안희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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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그렇게 자신을 잊으려 하지 말아요’
이 문장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충만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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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그렇게 자신을 잊으려 하지 말아요 - P85

이곳은 완전히 나를 버려야만 도착할 수 있는 세계. 한 아이가 가던 길을 되돌아와 내 눈을 감겨주고 간다. 나는 잠시슬퍼할 자격이 있는 사람처럼 굴어보았다. - P93

부록씨, 당신은 말했습니다. 나는 부록이다. 내 삶은 부록이다. 본지는 따로 있다. - P102

다 끝났다고. 더는 의미가 없다고, 스스로를 한 번 죽였으니 이제부터의 삶은 부록일밖에요. - P103

나는 너의 가장 탁한 부분억지로 꿰매지 않고다만 갈 뿐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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