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대로 그 대답은 복잡하겠지요. 하지만 단 하나만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줄곧 여러분을 생각해 왔다는 거예요.
-존조 - P7

사라는 알아서 전부 다 잘하는 사람이다. 예의범절도 바르지, 공부도 잘하지, 친구도 많다. 어른들은 사라를 좋아한다.
나는? 내 생각에 사라는 아첨꾼이다. 우리 부모님은 심지어 사라한테 친구 집에 가서 잠을 자도 괜찮다고 한다. 나한테는 절대 허락하지 않으면서. - P22

"로드니 킹은 테이저건을 한 방 맞고, 경찰봉으로 쉰세 차례이상 구타당했습니다." - P26

엄마는 웃음 지었다. 다음에 엄마가 무슨 말을 할지 난 알았다.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 P27

"화가 안 난다고 말한 적 없어. 끔찍하지 않다고 말한 적도없고,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이 폭력은? 이게 누구한테 도움이 돼? 어쨌거나 엄마 말은, 아빠 걱정하지 말라고. 다 잘될 거야." - P28

"전쟁 통에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고 멈추면 자기 목숨이 날아갔어. 그러니까 네가 해야 할 일이나 그냥 해.‘ - P29

아빠는 라타샤 할린스가 살해된 다음 날 총을 집에 가져다놓았다. - P39

아빠가 총을 어디에 두었는지 나는 정확히 안다. - P38

"아직 내가 원하는 모든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진못한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면 내가 보고 싶은영화에 출연한다는 거다." - P258

그런데 총이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하는지,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닌지 고민이 됐습니다. 총을 가진 한 어린이가 등장하는 소설을 써야 하는지 주저하는 동안, 불행하게도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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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에 아빠는 한 방 먹은 것 같았다. 긴 침묵이 이어지고 처음에 깨닫지도 못했는데 나는 숨을 죽이고 있었다.접기

부모님은 우리에게 대단한 기회를 주려고 이민을 왔다. 그런데 내가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면? 아빠가 이미 생각한 것처럼 말이다. 한편으로는 짜증이 일었다. 미국에서 산다고 어떻게 저절로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지?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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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나에 대해서 시를 쓰지 마
i는 팔짱을 끼며 눈을 찡긋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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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나에 대해서 시를 쓰지 마
i는 팔짱을 끼며 눈을 찡긋거렸다

생일 아닌 거 알아,
네 생일에 올 수 없으니
내가 오는 날에 태어나주렴

사라지는 일에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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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정체를알고 있다 - P11

그 시절, 나는 엄마보다도 아빠보다도 지리산이 그리웠다. 백운산을 뒷산으로, 지리산을 앞산으로 보고 자란 탓인지 모른다. - P13

"홍은혜입니다."
막 주워대고 보니 절친의 이름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 P18

A의 집은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시골 어르신 누구나그렇듯 A의 부모님도 일찍 잠자리에 든 듯했다. A는 막둥이였고, 형과 누나들은 죄 객지살이를 하는 중이었다. 그무렵의 누구나 그랬다. 나이 들면 당연히 떠나는 곳, 고향은 그런 곳이었다. - P45

나는 아직도 A가 겪고 있는 불행의 긴 터널을 A처럼 담담하게 직시할 수가 없다. 그래서 A와 술 마시는 게 즐겁지 않다. 가슴이 먹먹하고, 알 수 없는 무엇엔가 화가 치민다. 그 여름밤, A가 직접 만든 밤나무 위 오두막에서의 그하룻밤이 사무치게 그립다. 그때의 싱그럽던, 똑똑하던, 깔끔하던, 능청스럽던 스물두엇의 A도 눈물겹게 그립다. - P53

"마셔. 우리에게는 알코올이 있잖아. 알코올처럼 인생에잘 어울리는 게 없어."
맑고 투명한 호수 같은 데이브의 푸른 눈동자에 희미하게 웃음이 번졌다. 데이브가 한국에 있는 동안 우리는 그렇게 자주 잔을 부딪쳤다. 지리산에서도. - P59

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된 초원의 단 하루, 이것이 술의 힘이다. 최초로 술을 받아들인 우리의 조상도 아프리카 초원의 저 동물들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해마다 돌아오는해방의 하루 숙취의 고통을 알면서도, 술 깬 직후의 겸연쩍음을 알면서도, 동물들은 그날의 해방감을 잊을 수 없어또다시 몰려드는 것일 테다. 다시 - P67

살면서 다시는 그런 날을 만나지 못했다. 그런 날이 어찌 흔하랴. 오천 원으로 여섯 명이 만취한 밤이라니! 할매의 따스한 호의가 만든 기적과도 같은 밤이었다. - P86

나는 한 방울의 눈물을 찔끔 떨궜다. 위스키는 소주는천천히 오래오래 가만히 마시면 누구나 느끼게 된다.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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