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사람들은 모두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 도착한 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여름에 집착하는지 금세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 P9
그러나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대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르블랑 부인은 가는귀를 먹었고, 나는 어법에 맞지않는 말들을 더듬더듬 할 뿐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서로 뭐라고? 뭐라고요? 만 주고받은 채 정해진 시간을 채웠다. 약속한 기간 동안 지원자가 먼저 그만둬서는 안 된다는 강제 조항이 없었다면 나는 일찌감치 르블랑 부인 만나는 일을 포기했을 것이다. - P13
이곳에 온 지 몇 달 만에 깨닫게 된 사실은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는 사람들은 상대에게 모든 것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는점이었다. 떠날 사람들은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아니 보여줘도되는 만큼, 아니 보여주고 싶은 만큼만을 드러낸 채로 제한된삶을 살았다.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 P15
파업은 언제 끝날 것입니까? 뭐라고? 언제 파업이 끝납니까? 뭐라고? 파업은 언제 끝납니까? - P17
"선생님, 선생님은 정말 친누나 같아요." 폴이 유리코에 대해서 처음으로 내게 말을 꺼낸 것은 혀가풀린 채로 내게 누나 같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던 날이었다. - P41
교포들의 역사는 narrative적으로 진부하죠. 모든 집의 역사가 다 다르지만 이야기로 만들고 나면 결국 모두 cliché예요. - P59
"그렇게 시원하게 오줌을 눈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오줌은 멈추지 않을 것처럼 그렇게 오래오래 쏟아졌으니까99요." - P63
다. 나는 이번엔 폴의 발음을 교정해주지 않았다. 비록 내가그의 이름을 그가 발음하는 대로 부를 수 없더라도 이것이 내가 그를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나는 믿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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