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가 태어나면 구연동화도 해주겠다고지후가 올해 주문이 성공하면 내년에도 같이 하자고 말해서나는 그러자고 했다.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그러자 이모든 게 내가 어젯밤 꾼 꿈처럼 느껴졌다. - P139

간밤에 남편이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 P115

네 번의 절교와 한 번의 왕따를 당한 뒤 선물처럼 찾아온 단짝 친구의 죽음과 아버지의 죽음을겪었다. 두 번이나 이직을 했고, 스트레스로 탈모를 겪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섯번째로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렇게애를 써서 나는 그냥 어른이 되었다. 그 생각을 하자 헛웃음이 나왔다. 구급대원이 내 입에 귀를 가까이 대고 물었다. "뭐라고요?
방금 뭐라 말했나요?" 나는 간신히 대답했다. "추워요. - P59

고등학교 2학년 때 테니스라켓에 맞아 손가락이 부러진 걸 시작으로 나는 지금까지 다섯 번이나 뼈가 부러졌다. 윤정은 그때마다 깁스에 자신의 사인을 가장 먼저 남긴 친구였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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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없는 소리
김지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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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남은 소리 마음을 울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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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인식하는가? 우리 안에 난데없는 정적이 깃들고, 심장에 비수가 꽂힌 듯 출혈이 이어질 때이다. - P40

객관적인 눈으로 차분히 행하는 독서가 완벽한 독서는 아니다. 그런 독서가 핵심에 이르는 독서는 아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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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는 선생으로 살아가면서 종종 그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볼이 빨갛고 내성적인 누군가의 빈틈을 알아보게 해준, 얼굴 까맣고 내성적인 다른 누군가의 동일한 빈틈. 그럴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비록 학생들에게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 모델이나 근사한 멘토가 되어주지는 못할지라도 내가 지닌 모종의 빈틈 덕분에 타인의 그것을 세심하게
알아차리고 보듬어줄 수는 있을 거라고. 그리하여 싱그럽고 화사하고 당찬 젊음의 틈새에 숨어든, ‘수줍어 인사 못하고’, ‘소심해서 예의 없는’ 몇 안 되는 얼굴들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고 다독일 것이라고. "내가 너야. 그래서 나는 알아본단다"라며 말이다

공부하고 가르치며 밥 벌어먹게 되기까지, 돌이켜보면 먹고살 길이 실제로 끊긴 적은 없었다. 그래서 막연한 배짱 같은 것을 가졌더랬다. - P15

선량한 이웃이 무심코 던진 말과 시선에 상처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손을 보태고 싶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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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난 두더지를 잡으러 갈 거야녀석들의 매끈하고 부드러운 몸뚱이를가시나무에 걸쳐놓을 거야농부들이 내 결과물을 볼 수 있고반짝이는 까마귀들이 게걸스레 먹을 수 있게.

나는 정원사다. 나는 오랜 시간 정원과 농장에서 두더지를 잡아왔고, 이제 더는 그 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두더지잡이는 내게 풍족한 생활을 가져다준 전통적 기술이지만, 인제 나는 늙었고, 사냥을 하고 덫을 놓고 죽이는 일에 지쳤으며, 그것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은 모두배웠다. - P15

나는 진실을 추적하고 그것과 함께 놀면서, 과연 진실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기억은 좀처럼 시간 순서대로 찾아오는 법이 없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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