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니 후랑크후르트로 간댔나.
거기 가면 집도 주고 옷도 준댔다. - P219

병원을 폭파시킬지도 모른대.
에이, 설마.
아니야, 누가 진짜 들었다고 했어. 병원 곳곳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말도 있고, 폭격기를 보낼 거라는 소문도 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P221

누가 들으라는 듯이,
제발 들으라는 듯이,
누구라도 제발 좀 들으라는 듯이. - P223

풀밭에는 잡초들이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언니는 경사면에 퍼질러 앉아 핸드백에서 성냥갑과 돌돌 만 연초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연기를 내쉰 언니가 경사면에 비스듬히 눕더니 안을 들여다보는 정혜를 보지도 않고 말했다.
거기서 뭐 하냐? 안 들어와? - P231

죽고 싶지 않다.
제발, 죽고 싶지 않다.
죽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 P245

죽었으면?
정혜가 외치듯이 묻는다.
나 죽었으면 어쩌려고? - P251

1980년 5월 22일의 오후.
정혜는 투명한 팩 안에 조금씩 차오르는 피를 묵묵히 지켜보았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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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고쳐 쓰기: 완성되었다고 착각한 소설을 진짜로 완성하기위해 몇 번이고 고친다. - P151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쓸 필요가 있다. 작은 붓으로 신중하게땅을 파고 흙을 털어내 파묻힌 옛날 물건을 바깥으로 꺼내는고고학자처럼 한문장씩 한문장씩. - P155

자신에 대한 의미없는 낙서 같은 글쓰기는 깊은 샘을 끌어올리는 한 바가지의마중물 같은 것이다. 아닐 것 같지만, 땅 밑에 물 같은 것은없을 것 같겠지만, 모를 일이다. 혹시 모르니 물통은 큰것으로 준비하면 좋겠지. - P157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소설을 읽기 위해 책상에 앉는다.
원활한 독서를 위해 인터넷으로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고그의 삶과 이력을 살펴본다. 그렇게 멍하게 두 시간 동안 그세계를 헤매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 보면 나는 보지도 않던드라마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있다. - P166

인터넷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엄청난 의지로정해진 시간 동안 그것과 단절하며 자기 할 일 딱딱 하는사람들 엄청 존경하고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해마다결심한다. 그리고 그 결심을 슬며시 취소하지. - P169

그러니까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말자. 똑똑한 이성과 논리에내 마음을 맡기지 말자. 상황이 어렵다. 시간이 없다. 재능이없다. 반응이 안 좋다. 전망이 어둡다. 끊임없이 말하는똑똑한 머리는 내 마음을 잘 모르거나 모르고 싶어 할 테니. - P174

"아는 것이 아니라 익히는 거구나. 익혀야 사용할 수있구나." - P188

‘구하기 전에 먼저 원할 것.‘ 당분간 내 좌우명. - P198

유라.
(용) - P206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어 준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삶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다고 믿는 그것을언제나 소중히 간직하세요. 그리고 그것과 함께 살며 자신있게 만세!를 외칠 수 있는 행복한 날들 되세요.
그럼 안녕!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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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말인의 특성을 규정했습니다. 저는 말인의 참모습을 더 잘 보여주고 있는 게저 주인공인 것 같아요. 행복을 발견하고 느낄 줄 모르는 사람, 행복을 추구하는 데 게으른 사람, 행복에 무관심한 사람. - P55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건강하세요.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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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느 법학자가 있었어요. 그는 정년 후에 본인의 평생 직업을 버리고 하고 싶은 일을 했어요. 그 하고 싶은 일이 뭐냐 하면곤충 연구에요. 쉬지 않고 열심히 연구한 덕에 여든 살 넘어 곤충전문가가 되었어요. 그 법학자에 비해 엄청나게 빨리 시작하는 거니 용기를 가지세요." - P21

지구에는 약 150만 종의 동물이 살고 있다. 그중 곤충의 수는 약100만 종으로 전 세계 동물의 3분의 2나 차지한다. 그러나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정식으로 기록된 종수일 뿐이고, 아직 이름 없는종들과 발견되지 않은 종들도 많다. - P22

그러는 사이 나는 학업에 더 골몰하면서 집안일에, 아이들 돌봄에 소홀해져갔다. 원더우먼이 아닌 이상한 몸으로 여러 일을 다 잘할 수 없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 P35

식물과 곤충의 관계는 ‘바늘과 실‘에 비유된다. 누가 바늘이고누가 실인지가 중요하진 않지만 바늘은 식물에, 실은 곤충에 해당될 것 같다. 곤충은 스스로 영양물질을 만들어내지 못해 식물을 먹어야 하므로, 식물만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갈 테니 말이다. - P39

식물이 많은비용을 투자해 만든 꽃은 아이러니하게도 곤충에게는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고마운 식량이다. - P41

그럴 때마다 꽃은 간절히 소망할 것이다. "어서어서 많이 묻혀 다른 꽃의 암술로 날아가 중매를 해주렴." - P41

그러니 분류학자들에게 표본은 황금만큼 가치가 있다. 호랑이는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죽는다지만, 곤충은 온몸을표본 형태로 남기고 죽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곤충 표본을 영생의산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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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기에 좋은 업계에 발을 디뎌 계속 성장 곡선을 그리며 순탄하게 일해온 사람은 과로는해도 번아웃으로 오래 고생하는 일이 드문데, 그것은성과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 개인의역량과 무관하게 업황이 좋지 않은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과가 나지 않는다. 그러니 보상이 없다. 원래 열심히 하던 사람이니 주변에서갖는 기대도 크다. 그러니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도무지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만 든다. - P208

‘더‘가 아니라 ‘덜‘ 한다. 일을 줄이고(당연하다), SNS를 끊고(타인의 성과에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노는 대신 쉰다(어디 업로드하지 않아도 되는, 재충전이 아니라 그냥 비우는 시간을 갖는다). - P211

대단하게 잘해주지는 못해도,
나쁜 신호가 올 때 얼른 캐치하고돌봄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
자족할 수 있는 나의 시간으로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P214

근면한 현대인들이여,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이 없는 하루야말로 휴식한 하루입니다. - P230

나는 언제나 꾸준히, 오랫동안 일하기가 목표였다.
내가 계획을 세워 이뤄낼 수 있다는 보장이 있다면, 30년뒤에도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숨 가쁘게 뛰는 대신, 매일의 일을 매일 하면 된다. 당신이 세울 수있는 전략은 다른 사람도 세울 수 있다. 당신이 하는 셈이 다른 사람 눈에 안 보일 리도 없다. 하지만 꾸준함이전략이자 셈이라면, 그것은 그냥 그 사람이 일하는 태도가 된다. 앞으로 계속 이 업계에서 생존할 사람을 허투루 대할 사람은 없다. - P239

하지만 일로 얽힌 사람들이 피곤하거나 어렵게 느껴진다면 굳이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다. 친분으로 일을 얻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지만, 친분으로 얻은 일은 친분과 함께 날아가기도 한다. - P265

실패도 경력이다. 맞는 길을 찾는 데 실패했다 하더라도, 틀린 길은 알 수 있다. 길이 아닌 줄 알았는데 해봤더니 뜻밖에도 계속 전진하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다. 사고실험은 책을 읽을 때, 혹은 실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할 때 해야 한다.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고 기다리는 일은 성공까지 가는 길을 지연시킨다. 당신이정의하는 성공이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 - P286

내가 메일을 받는 입장이라면 ‘우리 업계‘의 화법을상대가 알고 썼네 모르고 썼네 신경 쓰지 않는 편이 일처리에 도움이 된다. 필요한 내용이 잘 안내되어 있다면 형식은 부차적인 문제다. 즉, 메일을 보낼 때는 예민해지고, 받을 때는 약간 둔감해지는 편이 좋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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