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춘 자기소개 해 주세요. 저는 우도에서 나고 자랐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모두 우도에 사셨고요. 중학생 때까지우도에서 있다가 고등학교 입학할 때 제주시로 나왔어요. 뭍(시)에 있는 사람들은 저한테 유학 왔다고 말했어요. - P145

애초에 엮이기 싫다. 그죠. 복잡해지기 싫은 거예요. 단순해지고 싶어서 왔으니까요. 그래도 사는 동안 교류하고 다가가지않으면 어려움이 있어요.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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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떨어진 곳은 의자 위. 앞에는 테이블. 머그컵이 있다. 쿵. 머그컵 안엔 아무것도 없다. 쿵. - P55

도무지 마음에 드는 게 없었으므로. 그런 것을 마음에들어 했지, 피곤해 보이는 서로의 얼굴 같은 것을. 힘없는걸음을. 화를 참는 모습을. - P57

실종된 사람이 늙지도 않고 돌아온 아침엔 그것을 믿는수밖에 없었다. - P59

미래야부르자과거가 꼬리를 흔들면서 달려왔다 - P64

훈련시킨 과거를 데리고미래를 찾으러 나섰다 - P64

소꿉놀이에서 마네킹 역할을 맡아옷을 입고 있는 자신을 조금 견뎌보았다 - P75

주머니 속에서 어떤 손을 잡았다.
그것은 가족도 친구도 애인도 선생도 신도 아닌시를 쓰게 될 중학생의, 미래의 손.
하지만 지금 이 시에는 시인이 등장하지 않고주머니 속에 깊게 손을 찔러 넣은 중학생이 당신을 지나치고 있을 뿐이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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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언제든 돌아오너라!"
나는 차마 외조부 얼굴을 보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외조부는 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 P59

외조부가 없는 고향은 낯선 언어로 듣는 익숙한 노래처럼어색하고 괴기스러웠다. 외조부가 지키지 않는 고향은 더는 본향이라 할 수 없었다. 순간 깨달았다. 인간의 귀소본능이란 태어난 장소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에게 돌아가고싶어하는 그리움이라는 것을. - P60

"담아, 커져라! 내년에 관광 좀 가보자!"
그러면 여인이 응답한다.
"어여! 기운받았다."
일요일 아침 나는 내게로 걸어오는 씩씩한 발걸음소리를기다린다. - P65

아침 6시, 예배가 시작되었다. 우리 학교는 미션 스쿨이라예배가 있었다. 일찍 일어나 노루를 잡겠노라 장담했던 꼬맹이들은 역시나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눈을 뜨지 못했다. 간신히세수만 시켜 예배실로 데려갔다. 아침 예배는 남자기숙사의 사감이자 목사인 윤이 인도했다. - P70

물에서 담뱃재 맛이 났다. 여인이 물컵을 재떨이용으로 썼던 것이다.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고 있는데 여인이 그 광경을보고 깔깔깔 웃었다. 목부터 정수리까지 열 오르는 느낌이 생생했다. 아저씨는 물을 꿀꺽 삼키고 조용히 일어나 다방 문을열고 나왔다. - P73

그와 나는 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며 속없이 낄낄거렸다. 나는 아저씨가 자책에 빠져 누군가를 저주하며 인생을 낭비하지않길 바랐다. 진정한 복수는 앙갚음도 용서도 아니다. - P76

"노루가 대체 몇 마리야!"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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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로의 출발, 그것은 왜 우리끼리는 안 되냐는 반항심에서 시작된 여행이었다. 글에 남기지는 않았지만 더 많은거절과 더 많은 모욕과 조롱이 우리를 따라다녔다. 그럼에도나는 다음 여행을 준비한다. 행복은 바라는 대로 주어지는 게아니라 노력과 의지로 맺는 열매 같은 것이라는 걸 나는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 P62

"외손주 따위야 방아깨비만도 못한거 아니요!"
멋쩍고 무안해진 나는 얼굴을 들지 못했다. 철모르는 어린아이였지만 더부살이 신세가 고달팠다. 그때마다 외조부가 야속했지만 밉고 싫은 감정은 아니었다. 그보다 외조부에게 버림받을까봐 두려웠다. - P67

"얘야! 언제든 돌아오너라!"
흩어졌던 기억들이 하나둘 맞춰지기 시작했다. 버드나무아래 서 계시던 외조부의 그림자가 눈앞에 일렁였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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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엄마가 내게 구급차를 부르도록 했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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