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제 안의 말간 얼굴을 들키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제겐 여행지에서의 순간들이 그러합니다. - P10
풋기는 미숙하여 푸른 기운이 남아 있는 정도를 뜻하는 말. 우리 안에서 완전히 새어나가는 순간 우리를 폭삭 늙게 할 무엇. - P13
과거의 장면을 읽고 쓰면서 우리는 남은 날들을 채워갑니다.때론 과거의 문장 한가운데에 취소 선을 긋고 새 문장을 적어넣으며 시간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실패했다가도 돌아오고 멀어졌다가도 가까워지는 과정을 여행이라 부르면서요. - P20
그런데 아주 의외의 순간에 과거의 장면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하루는 하행선을 타기 위해 서울역 플랫폼에서 열차를 가다리는데 일종의 환시처럼, 파리의 기차역에서 보았던 한 연인이 불쑥 끼어들었다. - P28
왜요? 내 말이 신경 쓰이나 봐? - P138
열매의 시선이 가닿은 벽에는 나무 십자가가 보였고사위는 고요했다. 열매는 내세라는 것이 정말 있었다는사실을 깨닫고는 그럼 그렇지 싶었다. - P141
다 잃은 건 아니니까. 가끔 인류애 북돋는 사람도 나타나잖아요. 그쪽처럼. - P143
네? (말을 더듬으며) 저는 있죠, 있어요. - P130
아니, 『햄릿』 대사에서 왔는데? ‘투비 오어 낫투비 To be or not to be‘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 오빠가 지어줬어. 오빠 아는거 짱 많아. - P132
열매는 순리를 거스르지 말라던 할아버지 목소리를떠올렸다. 진짜 만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잊히지 않는,안타까움이 가득한 목소리가. - P136
교미적 느낌적 느낌은 뭘 말하는 건데요? - P138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P65
피츠제럴드는 루바이야트]를 번역하면서 코웰과 계속편지를 주고받으며 페르시아어 문구를 어떻게 해석할지 상의했다. 이 원고는 코웰과 피츠제럴드를 이어주는 끈이었고, 코웰과 협업으로 탄생한 두 사람 사이의 (적어도 피츠제럴드 입장에서는) 사랑의 결실이었다. - P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