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내가 원한 전부였다. - P319

이제 모두 유령이 되었다. 가운데에 있는 사람만 빼고 나는나미 이모의 시선으로 사진을 보려고 했다. 사진에서 가족들의 형체가 서서히 녹아 사라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영화에서등장인물이 과거로 돌아가 현재 그들이 처한 상황을 바꿔놓았을 때처럼. - P327

이제 모두 유령이 되었다. 가운데에 있는 사람만 빼고, - P327

소 타이어드! 머스트!" 나미 이모가 짧은 영어 실력으로 외쳤다. "굿, 굿! 릴랙스!" "유 헝그리 하우 어바웃?" - P332

"울지 마, 미셸." 눈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흘러내리자 이모가 말했다.
나는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았다.
"엄마가 항상 제 엄마가 죽었을 때나 우는 거라 했거든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도 노상 그렇게 말했어." 이모가 말했다. "너랑 네 엄마 똑같네." - P337

변해버리기 전에 엄마가 나를 데려가려 한 곳이었다. 엄마가나와 함께 만들려던 마지막 추억이고, 엄마가 나를 키우며 내가 사랑하도록 만든 것의 원천이고, 내가 기억했으면 하는 맛이고, 내가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하는 감정이었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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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너의 빛 - P64

진실이 어서 세상으로 나오기를갈비뼈를 부수고 튀어나온 심장처럼 - P63

너는 이제 다 커버렸는데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똑같다바뀐 그림 하나 없이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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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는 맛도 있고 향도 있지만 소리도 있다. 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술이 내는 소리까지도 사랑한다. 캐럴라인 법이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이라는 책에서 "와인 병에서 코르크가 뽑히는 소리, 술을 따를 때 찰랑거리는 소리, 유리잔 속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를 사랑한다고 말한 것처럼. - P26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소주병을 따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다. 똘똘똘똘과 꼴꼴꼴꼴 사이 어디쯤에 있는, 초미니 서브 우퍼로 약간의 울림을 더한 것 같은 이 청아한 소리는 들을 때마다마음까지 맑아진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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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현관에 선 채, 그녀를, 길모퉁이 가로등 불빛 속에서 나무아래를 걸어가는 중간 체구에 머리는 백발이 된 일흔 살의여자를 바라보았다. 원 이게 대체. 그가 말했다. 자, 괜히 앞서갈 것 없어. - P11

사람들 눈에 덜 띌 것 같아서요. - P13

무슨 뜻이지?
밤새도록 외박을 하고도 날이 밝으면 멀쩡하게 제구실을하니 말이야. - P29

고마워요. 하지만 그 사람들로 인해 나는 상처받요. 나는 우리가 함께하는 밤들을 즐길 거예요. 그것들이 지속되는 한.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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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바로 너야! 넌 천사가 아니야. 무늬만 천사야!"
그전엔 불의를 봐도 못 본 척 지나쳐서 싸울 일이 없었는데, 모두 내가 무섭다고 한다. 대체 나는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바보도, 천사도, 무늬만 천사도 아닌 그냥 나, 이순자다. 사라드이 나를 나로 인정해주면 좋겠다. - P29

고통을 통해 조금씩 완성되어 간다는 걸, 나는 쌍둥이를통해 깨달았다. 우리 가족에게 고통은 운명을 길어 올리는 원동력이자 사랑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니 고통을 잘 따라가볼 일이다. 꿀같이 달디단 열매가 거기 스윽 열려 있다. - P25

"그거 엄마한테 잘 맞긴 한데, 엄마 나이에 너무 힘들잖아. 다른 거, 하고 싶은 거 없어?"
"문창과는 힘들겠지?"
"딱 좋네! 엄마 책 좋아하잖아!" - P23

할아버지, 할머니 팔짱끼고 새벽 산책을 나온 길, 평창강줄기 따라 우뚝 솟은 삼각산 능선 위로 붉은 해, 불쑥 떴다. 가끔 팔랑팔랑 뛰어오는 내가 보인다는 할머니, 할아버지 - P19

융릉과 건릉 사이 소나무 산책로를 걷다가 넝쿨에게 제몸을 내어준 소나무를 보았다. 보기 좋았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제 몸을 내어주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다. 나는 한때 아버지 등에 업힌 아기를 부러워했다. 내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태어났기에 누군가의 아버지가 아이를 업은 모습을 보면 지금도마음이 뭉클해진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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