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똥 꿈을 꿀 때마다 복권을 샀다. - P346
버무린 진홍색그 자극적인 향을 맡자 엄마와 이모들과 함께 명동의 한 백화점 지하에 있는 고급 식품점으로 장을 보러 간 기억이 떠올랐다. 머릿수건과 앞치마 세트를 두른 아주머니가 "어서 오세요"를 외치며 다양한 젓갈을 꽂은 이쑤시개를 내밀었다. - P342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모와 같이 음식 먹는 일이 나에게 얼마나 뜻깊은지를 이모에게 설명하려 애썼다. 음식을 통해 엄마에 대한 기억들을 되살리려고 애써왔다는 것도. - P340
나는 궁금해졌다. 만일 엄마를 가장 잘 아는 우리 세 사람, 그러니까 아빠와 나미 이모와 나에게 엄마가 남겨둔 10퍼센트의 부분이 제각각 다르다면, 우리가 같이 그 숨겨진 부분을짜맞추어 엄마의 전모를 알아낼 수 있을지. - P338
아침에 일어나니 이모는 벌써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잘 잤어?" 내가 물었다. 이모는 레인지 위로 몸을 구부리다놀란 눈으로 뒤돌아보았다. 한 손엔 기름 묻은 젓가락을 든 채다른 한손으로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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