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았으면 했던 날이 결국 왔다. - P106
어제는 텅 비었던 곳에 무언가가 찰랑찰랑 차오르고 있었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화려한 성과들보다 남들에게 이야기조차 할 필요 없는 평범하고 지루한 그 순간들이, 나는너무 그리웠다. 그 순간들을 간절하게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 P118
여기에는 내재된 가정이 있다.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기에 본인이 최선을 다해서 관리해야 하고, 전적으로 관리가능하다는 가정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관리를 못한 사람이고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건강을 잃은사람은 자극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최고의 오브제다. 생활습관이 안 좋았을까, 스트레스에 취약했을까, 운동을 안 했을까. 실험대 위에 묶어놓고 핀셋으로 여기저기 들춰본다. - P123
나는 행복할 거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건강을 잃으면 다잃는다는 사회에 저항한다. 이게 내 투쟁의 방식이다. 비장한 마음으로 토마토를 썰러 간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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