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신이 연주하는 품목이 관악기라면? - P91

"야, 돈 걱정은 니네가 하는 거 아니니까 그냥해!" - P93

악기 소리와 노래와 대화와 웃음의 재료가 되는 인간의 숨결은 언젠가 멈추지만 음악은영원히 남는다. 인간은 공기를 인생으로, 또 음악으로 바꾸는 존재다. - P93

인류를 사랑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 P99

내 손가락과 숨결과 타액에 길들여진 내 리코더는 유일하다. 숱한 곡을 연주하고 연습해온 시간이 그렇게 만들었다. 세상 모든 장미와 다른 어린 왕자의 장미처럼.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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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거절과 실망이, 가난과 여유 없음이,
결핍과 우연이 나를 리코더에게로 이끌었다. 지금의내가 되게 만들었다. - P50

비어 있는 줄도 모르던 빈 자리가 나를 의식주의 필수 영역으로부터 아주 멀리까지 벗어나보게이끌었으며 내가 오래 종사한 직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했다. - P50

리코더를 비롯한 관악기의 구조가 인간의 성대와 닮아서 비슷한 실수가 벌어진다는 면을 떠올리면 리코더의 삑사리는 어딘가 사랑스럽기도 하다. - P71

"바람은 소리가 없어요. 깃발이 소리를 내는거예요. 종소리처럼."
목관악기는 일종의 깃발이고 종이다. 바람으로부터 소리를 만들어낸다. 영화 속 딸은 클라리넷 연주자가 되어 아버지 곁을 떠난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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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문장 호흡과 문단 호흡이 잔물결 같다가, 크고 든든한 파도 같다가 하면서 소설 전체가 내내 "일렁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P115

소설을 발표하며 산다는 건 부족한 면모를 만천하에 드러내며 사는것 같아 괴롭기도 하지만, 작업이 아니라면 제가 향자라는 인물과 이렇게 오래오래 함께할기회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 P119

면사무소를 떠난 후로 트럭 안은 내내 고요했다. 녹원은 음악도 라디오도 틀지 않았다.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 사람이기는 했다. 노아는 실수로라도 그를 곁눈질하지 않기 위해 차창 밖을 보았다. - P124

"저, 야생 독수리 자체를 처음 봐요." - P125

"실례가 될 수 있는 질문인데,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아요."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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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세 사람 모두 기억이 흐릿하다. 깡, 소리를내며 바닥으로 떨어지던 토치, 얼어붙은 학생들, 서둘러뛰어오던 교사,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해산을 알리던 교내 방송・・・・・・ 그런 것들만 띄엄띄엄 떠오를 뿐.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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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디스트 남형주의 공연에 가서 그런 경험을했다. 남형주 님은 공군 군악대에서 복무하다가 <왕벌의 비행>을 리코더로 연주한 영상이 화제가 되며
‘유퀴즈 온 더 블록‘에까지 출연한 바 있어 우리리코더계에서는 멀홀랜드만큼이나 유명해진 분이다. - P29

그런데 점차 사라지게 된 바로 그 특징이야말로 이 악기만의 특별함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쩐지애틋했다. - P31

"바로크 음악을 욕하고 싶은 건 아닌데.. 너무 아름답고 저도 많이 듣습니다만, 제 영화에서 바로크 음악이 쓰일 때는 인물이나 상황이 허세로 가득할 때입니다. <기생충>에서 점잖은 척하면서 사람뒤통수 때리는 장면에다가 <믿음의 벨트>를 쓰는 식이죠." - P33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이 곡의 아름다움을 널리알린 글렌 굴드의 해석을 누가 ‘옳지 않다‘라고 할수 있을까? - P34

"유리 에고로프에게 물었다. ‘당신은 악보를성경 말씀처럼 따릅니까, 아니면 자유롭게 연주하는편입니까?‘ 에고로프가 답했다. ‘악보는 북쪽 같은겁니다. 방향을 알려주지만 정확히 거기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 P35

음악으로 감동을 자아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웃기기도 마찬가지로 쉬운 일이 아닌데 리코더는그걸 자주 해낸다. 둘 중 뭐든 할 수 있다면 굉장한능력이 아닌가. - P38

어떤 사치는 상상의 재료가 빈약해서 부러워할수조차 없다.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바이올린을 위한 송진의 존재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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