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무엇이 글쓰기를 숨쉬기처럼 필수적이게할까? 우리가 노력하고, 실패하고, 앉아 있고, 생각하고, 저항하고, 꿈꾸고, 복잡하게 하고, 풀어내는, 우리를 깊이 연루시키고, 기민하게 하고, 살아있게 하는 수많은 나날이다. - P194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서 엉망인 글이라도 급하게써서 일단 보냈다. 그래서 소설집으로 묶을 때 제외한 단편소설이 꽤 있다. 이번에는 과연 어떻게될까. - P199

나는 나를 아니까. 나만 나를 아니까. 내가 마음껏 해칠 수 있는 존재는 나뿐이니까. - P201

불행에라도 의지하면서 살고싶어 했던 그때 그 마음이 지금 나를 빤히 바라본다. 너 계속 살고 있구나 확인하는 눈빛으로. - P205

요즘은 주문처럼 ‘한 번 사는 인생‘이라는 혼잣말을 자주 한다. 나에게 뭔가 당부하고 싶은 것 같다. - P213

나는 나 때문에 지치고 나 때문에 쪽팔리고, 아무리 실망하고 후회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도 결국 나여서 힘을 내고 기를 쓰고 해내는 것 같다. - P215

언젠가는 나도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나의 지옥마저 사랑할 수 있을까. - P216

글을 쓸 때 창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면 그소리가 그칠 때까지 글쓰기를 멈추고 기다린다. - P225

쓰고 싶다. 쓰고 있다. 완성했다.
세 문장으로 삶을 차곡차곡 채우고 싶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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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젖어 있으니 비의 안쪽을 바라보고있는 것만 같았다. - P169

소설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렇게 쓰고 보니소설에 무슨 뜻이 있었니? 묻고 싶네. 뜻은 없었다. 쓰고 싶다는 열망만 가득했다. - P169

어떤 글쓰기는 방 청소 같다. 잃어버린무언가를 찾기 위해 곳곳을 탈탈 털어보는 일처럼느껴질 때가 있다. - P173

분위기를잡아야 흐름이 만들어지고 나는 그것을 따라가며쓸 수 있다. 그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아니, ‘만든다‘보다는 ‘찾는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것 같은데, 그걸 찾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 P177

늦게나마 깨닫는 마음들. 이럴 때 나이 드는 것이 좋다. 당신의나이가 될 수 있어서, 당신의 편에서 그때의 나를바라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 P183

소설 좀 못 쓴다고 내 인생이 다 망하는 건 아니라고. - P187

다시 말씀드립니다.
소설 쓰기에 도움이 되는 건 산책, 맛과 영양을갖춘 한 끼, 충분한 수면, 약속 없음, 책상에 쌓여있는 아직 읽지 못한 책입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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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지금 우리의 선택이 어떤 의미였는지 깨달을수 있겠지. 해석을 하려면 일단 살아야 한다. 정신없게라도 살긴 살아야 해. - P56

어두운 조명 아래서 좋아하는 음악을 온몸으로듣고 있으니 마치 일 년 동안 여행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내일 또 다른 여행지로 떠나는 거다. - P133

승객들이 떠나지 않기를, 기장이 포기하지 않기를, 비행기에 문제가 없기를, 날씨가부디 나를 도와주기를 바라고만 있다. - P140

나에게는 그 세계가 있으니까 현실에서 쓸쓸해도, 이해받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현실의 인물과 상황에 상처받거나 외면당하더라도 소설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나만 알고 있는, 내가 쓰고있는 소설이 나를 안아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 돌아갈 곳이 있었다. 소설이 나의 집이었다. 그 감각이 그립다. 그런데 나의 집은 어디로 갔지. - P145

나는 언제나 잘못하는 사람.
내가 뭔가를 잘하면 그건 실수입니다. 내 실수를 모른 척해주세요. - P149

때로 나는 조롱을 사랑으로 받았다. 경멸을 사랑으로 받았다. 무시와 천대를 사랑으로 받았다.
그 결과 이렇게 사랑 대신 나를 비웃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괜찮아. 나는 강하니까. 지금 내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이럴 때가 종종 있다는것도 알고, 지금을 잘 버티면 다시 산책할 수 있고웃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만큼은 강하니까.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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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건강이 걱정되시면 회의 빨리 끝내고 일찍 퇴근이나 시켜주세요. 그리고 작가 구하세요. 진짜로 이번 회차까지만 할 거니까." - P72

"아니, 아직 찾으려고 노력 중이야." - P76

-김민수. 현재 퀵서비스 기사 오산미 실종 당일 목동에 갔다는 기록 있음. - P62

유희진은 의자에서 일어섰다. 황 피디가 손을 붙잡지않았다면 들고 있던 샤프로 안인수의 눈동자를 찔렀을지도 모른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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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배우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특징과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다. 음악적 취향을 만들어 간다는 건 이렇게 시작된다. - P198

"저는 앞으로 암과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음악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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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남아있는 날 수는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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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행할 수 있다면 어디에 가고 싶은가요?
•마지막 순간에 듣고 싶은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면? - P200

직접 해 보니까 장례식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는 건 내 삶에 귀 기울이게 하는 돌봄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과 비슷하다 - P203

듣기는 찰나가 불가능하다. 일시에, 한꺼번에 본다는 뜻의
‘한눈‘이란 단어는 있어도 ‘한귀‘라는 단어는 없는 것처럼.
한눈에 반하는 건 가능해도 한 귀로 듣는 건 흘려들을 때뿐이다. 오디션 심사위원들은 첫 소절만 들어도 다 안다고 말하지만, 그 첫 소절을 듣는 데에도 2, 3초의 시간은 필요하다. 보기와 다른 듣기만의 특징, 그 핵심에는 ‘시간‘이 있다. - P205

쓰는 건 또 다른 방식의 듣기였다. 나는 나 자신과 길게 대화했다. 질문하고 그 답을 꺼내 엮는 데에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서툴게 풀어낸 이야기의 첫 번째 청자이자, 쓰기라는 낯선 세계의 동행인이 되어 준 편집자에게 깊은 감사를드린다. 그리고 누구보다 기꺼이 나에게 시간을 써 주신 여러분께도. 즐거운 대화였길 빈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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