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문장 호흡과 문단 호흡이 잔물결 같다가, 크고 든든한 파도 같다가 하면서 소설 전체가 내내 "일렁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P115

소설을 발표하며 산다는 건 부족한 면모를 만천하에 드러내며 사는것 같아 괴롭기도 하지만, 작업이 아니라면 제가 향자라는 인물과 이렇게 오래오래 함께할기회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 P119

면사무소를 떠난 후로 트럭 안은 내내 고요했다. 녹원은 음악도 라디오도 틀지 않았다.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 사람이기는 했다. 노아는 실수로라도 그를 곁눈질하지 않기 위해 차창 밖을 보았다. - P124

"저, 야생 독수리 자체를 처음 봐요." - P125

"실례가 될 수 있는 질문인데, 그래도 해야 할 것 같아요."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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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는 세 사람 모두 기억이 흐릿하다. 깡, 소리를내며 바닥으로 떨어지던 토치, 얼어붙은 학생들, 서둘러뛰어오던 교사,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해산을 알리던 교내 방송・・・・・・ 그런 것들만 띄엄띄엄 떠오를 뿐.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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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디스트 남형주의 공연에 가서 그런 경험을했다. 남형주 님은 공군 군악대에서 복무하다가 <왕벌의 비행>을 리코더로 연주한 영상이 화제가 되며
‘유퀴즈 온 더 블록‘에까지 출연한 바 있어 우리리코더계에서는 멀홀랜드만큼이나 유명해진 분이다. - P29

그런데 점차 사라지게 된 바로 그 특징이야말로 이 악기만의 특별함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쩐지애틋했다. - P31

"바로크 음악을 욕하고 싶은 건 아닌데.. 너무 아름답고 저도 많이 듣습니다만, 제 영화에서 바로크 음악이 쓰일 때는 인물이나 상황이 허세로 가득할 때입니다. <기생충>에서 점잖은 척하면서 사람뒤통수 때리는 장면에다가 <믿음의 벨트>를 쓰는 식이죠." - P33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이 곡의 아름다움을 널리알린 글렌 굴드의 해석을 누가 ‘옳지 않다‘라고 할수 있을까? - P34

"유리 에고로프에게 물었다. ‘당신은 악보를성경 말씀처럼 따릅니까, 아니면 자유롭게 연주하는편입니까?‘ 에고로프가 답했다. ‘악보는 북쪽 같은겁니다. 방향을 알려주지만 정확히 거기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 P35

음악으로 감동을 자아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웃기기도 마찬가지로 쉬운 일이 아닌데 리코더는그걸 자주 해낸다. 둘 중 뭐든 할 수 있다면 굉장한능력이 아닌가. - P38

어떤 사치는 상상의 재료가 빈약해서 부러워할수조차 없다.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바이올린을 위한 송진의 존재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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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왜 누웠어." 반이 말했다.
"어서 바다에 몸을 담그고 와." 백이 말했다. - P101

그리고 순례를 시작했다. - P101

어쩌면 생의 모든 행위는 수평적 움직임과수직적 움직임을 내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 P107

「방랑, 파도」의 ‘선물‘은 ‘유산(遺産)‘과 같은 의미인 것 같습니다. 유산은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물려준 그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니까요. - P109

소설의 문장 호흡과 문단 호흡이 잔물결 같다가, 크고 든든한 파도 같다가 하면서 소설 전체가 내내 "일렁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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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나중에 들어야겠네요. 어머님 잘 뵙고 좋은 휴가 보내세요." - P158

참나무가 우거진 산 중턱에 위치한 은총원은 재활치료와 신경계질환 관리 전문병원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환자의 생명 유지와 격리를 목적으로 하고있다. 유희진은 휑하게 빈 야외 주차장에 주차했다. - P159

회복 불가라고 선고받은 가망 없는 삶이 가라앉을 때 그 옆에서 함께 잠기며 서서히 젖어가는 어둡고 불행한 삶. - P162

"잘 있었어? 너무 오랜만이지. 미안해. 일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어. 무슨 생각하고 있어? 말해봐. 자주 안 온다고 딸 욕하고 있었어?" - P163

하지만 묻지 않았다. 어떻게 답할지 알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대답을 들은 것 같았다. - P167

"맞아요. 그런데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전에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작가님께 관심이 많다고요." - P176

꼬박 사흘 하고 반나절을 침대에 누워 있었다.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하고 뒤집어놓았다. 어디냐 묻는 문자엔 휴가 중이고 여행지에 있다고 했다. 암막커튼으로 창과 빛과 시간을 가렸다. 약통을 열었다. 한 알을 삼켰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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