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감이 없는 나지만, 한눈에 알아보는 학년이 있다. 바로 중학교 1학년이다. - P138
공부 부담이 커지는 건 말할것도 없다. 잘 적응한다고 해서 힘이 들지 않는 게 아니다. 어른도 괜찮아 보이려고 무리할 때가 있다. 어린이는 더 자주 그런다. 얼마큼 감당할 수 있는지 자기도 잘 모르니까. - P139
"아름다운 건 우리보다 오래 남아요." - P142
"영화관, 한동안 궁금했던 것을 알아냈을 때의 기분, 편지, 글을 쓰다가 최근에 알게 된 단어를 썼을 때의 기분, 꽃잎들이 붙은 모습, 새를 보는 것, 유리창에 붙은 빗방울, 질병이 없는 세상, 비행기 날개......." 청소년들이 써주었다. 이런 낭만적인 아름다움이라니. - P144
"우리 국어 선생님이 6, 7월이 제일 위험하대요. 날씨가너무 좋은데 창가에서 누가 책을 읽고 있다. 그러면 백 퍼센트 반한대요." - P150
읽는 사람들은 읽는 세계 안에서 서로 알고 지낸다. 정치가 책을 미워하고 사회가 책을 소외시키고 경제가 책을의심해도, 독자는 계속 생겨난다. 브레히트는 "암울한 시대에도 노래를 부를 것인가? 그래도 노래 부를 것이다. 암울한 시대에 대해"라고 했다. 우리는 계속 읽을 것이다. 우리 세계에 대한 책을. - P151
"아하! 그래서 부서진 달 조각이라고 한 거네요?" "예쁘다." "느낌이 좋아요." - P154
그러니까 시는시여 네가 좋다너와 함께 있으면나는 나를 안을 수 있으니까. 진은영 「그러니까 시는」 중에서 - P156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선생님은 날마다 ‘가까이에서 보는‘ 의미 있는 어른이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위상은 어쩌다 마주친 (허세에 찬) 작가와는 전혀 다르고, 소방관이나과학자와도 다르다. 그러니 선생님을 위해서만이 아니라아이들과 사회를 위해서 그분들에게 안정과 인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그게 잘되고 있는 걸까? - P161
"나는 신앙이 있다. 너희는 꼭 그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누구든 신념은 있어야 한다" - P168
우리가 그날 느낀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저 ‘감수성예민한 아이들‘의 한때였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월이 오래 흐르고 생각해보니 우리가 느낀 건 예술에 대한 경외감이었다. 너무 아름다우면 감동을 받을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적어도 나는 두려울 만큼 놀랐다. - P177
"열일곱 살이면 어린 거 아니야. 네 인생 네가 살면 되는거지." - P182
질문은 이랬다. "배우님이 생각하기에 ‘배우‘라는 직업의 제일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산뜻하고 또렷한 답이 돌아왔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를 영화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요." - P186
어린이들과 ‘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로 했다. 독서교실근처에서 시작했다. 우선 내가 있다. 어떤 어린이는 "선생님도 일을 해요?" 하고 깜짝 놀랐다. (아니 그럼 내가 노는 것같으냐!) 미용실 원장님, 피아노 선생님, 약사 선생님, 반찬가게 사장님, 경비 아저씨, 학원 버스 선생님...... - P194
흔히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줄도 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줄곧 의심을 품어왔다. 사랑을 잘하는 사람은, 사랑을 해본 사람 아닐까? 누군가의 팬이었던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사랑의 진짜 기쁨은 사랑을 주는 데 있다는 걸. 그 기쁨은 사랑을 받을 기회가 없던 사람도 얼마든지누릴 수 있다. - P199
"차별하게 내버려두는 거는 이제 좀 구리잖아."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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