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아아! - 2022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코리 R. 테이버 지음, 노은정 옮김 / 오늘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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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그림책과 달리 위로 넘기는 형태일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정말 그랬고요, 중간에 책의 위아래를 바꾸라는 주의사항도 있었어요. 물총새 멜을 얼른 만나기 위해 <간다아아!>를 펼쳤지요.


둥지가 답답한 멜은 날고 싶었나 봐요. 언니, 오빠는 고개만 내민 채 동생을 걱정할 뿐이었어요. 멜은 곧장 날아보려고 해요. 그렇게 아래로, 더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데요, 그 찰나마다 나무 위 동물들 눈이 휘둥그레져요. 멜이 크게 다칠까 봐 염려해서 어떻게든 멜을 도우려고 하는 듯해요. 책 속에 어떤 동물, 곤충이 등장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수 있어요.


멜은 물속으로 첨벙!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멋지고 대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다음, 다시 솟구치며 물 밖으로 나오지요. 이번에는 멜이 위로, 더 위로 올라가네요. 이처럼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멜과 주변 환경을 세심히 관찰하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언니, 오빠보다 먼저 날기를 시도한 멜은 자립심이 참 강해 보여요. 날기 성공이든 실패든 중요한 것은 도전 정신이 아닐까 싶어요. 두렵고 떨리지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보려는 시도 자체가 멋져요. 이웃의 박수와 가족의 칭찬 이전에, 스스로 으쓱하게 여길 만해요.


이 그림책 내용을 영상으로 본다면 5분 정도 될까요. 순식간에 물속 깊이 풍덩 빠지고 금방 나무 위쪽 가지로 슝 올라갔을 거예요. 멜에 감정이입하여 첫 비상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짧은 영상이 줄 수 없는 여운이 있어요. 귀여운 물총새 멜의 재잘거림과 작은 몸동작을 마음에 담아봅니다.


무엇이든 처음이 많은 유아들에게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그림책이 될 거예요. 아무쪼록 아이가 멜처럼 뭔가 시도한 후 뿌듯함을 느끼는 일이 하나씩 쌓여가기를 소망합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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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코끼리 - 서커스 소년과 코끼리의 우정 이야기 행복한 책꽂이 24
랄프 헬퍼 지음, 테드 르윈 그림, 이태영 옮김 / 키다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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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소년과 코끼리의 우정 이야기라는 책 소개만 봤을 때는, 이렇게 파란만장하고 울컥할 내용이 많이 있을 줄 몰랐어요. 이 동화는 독일 원더 서커스단의 조련사 브람과 코끼리 모독 사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삼았어요. 둘은 같은 날 자정에 태어났지요. 함께 성장하고 공연 무대에도 섰답니다. 여섯 살 브람은 모독에게 '모지'라는 애칭을 붙여주었어요.

서커스단의 주인이 바뀌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브람은 모지와 헤어질 위기에 처하지요. 가까스로 모지와 다시 만난 것도 잠시뿐, 둘이 탄 배가 폭풍우를 만나고 모지 덕분에 사람들이 망망대해에서 이틀간 견딜 수 있게 됩니다. 다행히 다른 배가 나타나 이들을 구조해주는데요, 큰 몸집의 모지를 태울 수는 없었어요. 모지 혼자 바다에 두고 갈 수 없어서, 브람도 같이 남기로 하지요. 모지의 코마저 물속에 잠기고 브람도 더 버티기 힘들어질 즈음, 인도의 어느 대왕의 도움을 받아 둘은 무사히 구조됩니다. 서커스단의 새 주인이 그들을 뒤쫓는 가운데, 둘은 끝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서커스단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은 동화일까 하고 짐작했는데요, 실상 브람과 모지의 모험 이야기였어요. 모지 찾아 삼만리처럼, 브람이 모지 가는 곳마다 따라가거나 모지 곁을 지켜주고 잃어버린 모지를 찾아 헤매기도 합니다. 독일, 인도, 미국에서, 또한 자연재해와 익사 위기, 전쟁의 포화와 화재 현장 속에서도 브람과 모지는 함께했어요. 여러 차례의 위기 가운데서도 서로 의지하던 둘을 응원하게 되는데요, 동화 혹은 실화의 결말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저는 브람에게서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어리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모지를 지켜주는 언행이 돋보였어요. 작고 약한 소년이 몸집도 크고 무거운 코끼리를 지킨 힘은, 진정한 교감과 사랑이겠지요. "부우 부우" 하면서 모지가 팔로 껴안아주듯이 코로 브람을 감싸주는 대목도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동물과 식물이든, 가족과 연인, 친구든 소중한 존재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감사하게 되는 동화입니다. 아끼면 지켜주는 것! 그게 우정이고 사랑이며 용기겠지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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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서관 고래숨 그림책
엄정원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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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모든 책이 사라진다면? 이런 상상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대요. 작가 엄정원의 신간 <하늘도서관> 이야기입니다. 이런 책은 독자의 상상과 사유가 더해져서 더욱 풍성한 감상을 안겨주는 듯해요.


어느 날 도서관의 책들이 사라져요.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고요, 이 책에서는 생명이 다하면 별이 되듯이, 그렇게 모든 책은 별이 되었다고 말해요.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책을 보기 위해 우주로 가게 되지요. 우주가 곧 하늘도서관이 된 거예요.


저는 위와 같은 후반부 대목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전반부 내용은 책이 사라진 후 일반 사람들의 반응이나 각계각층 대표자들의 견해 혹은 대처를 다루고 있어요. 이를 통해 "나라면 어떻게 대응할지" 독자 나름대로 생각해볼 여지를 줍니다.


종이책뿐 아니라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내장된 전자책도 사라진 것이라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닐까 상상해보기도 하고요, 책이 상징하는 여러 가지, 곧 언어나 문장, 이야기, 정보와 지식, 백과사전 등의 실종이라면 과연 인류는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가져봅니다. 나에게 책이란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자문해보게 되는 그림책이에요. 책의 생명력에 대해서도 숙고해볼 수 있어요.


아이가 한 페이지씩 진지한 표정으로 넘겨보는데요, 그만큼 그림체가 가볍거나 경쾌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모든 책이 사라졌으니 심각하고 다소 무거운 느낌인 게 당연하겠지요. 종이책의 다양한 질감, 색감뿐 아니라 책 자체에 대해 새삼 고마워하게 되네요. 책이라는 존재가 별이 되어 제 곁에서 사라지기 전에, 이미 읽은 책은 더 오래 기억하기를, 앞으로 읽게 될 책은 더 깊이 새겨놓기를 바라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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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챔피언 - 이기는 체스 게임의 법칙!
김도윤 지음 / 성안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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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체스를 가르쳐주기 위해, 사실 저도 함께 배워보기 위해 체스판, 기물을 마련했었고, 간략하게 나와 있는 체스 입문서도 구매했었지요. 언젠가 아이가 관심을 가지면 해보자고 생각하면서 집안 한쪽에 보관해둔 상태였고요. 기본 기능을 전부 익히고 선보였어야 했는데, 아무튼 아이는 얼른 해보자고 하고 저는 체스판에 기물 놓는 법, 각 기물의 성격을 설명해주고 제가 샀던 입문서에 나온 대로 폰만으로 대결하는 법을 가르쳐줬지요. 그렇게 하나씩 각 기물의 성격을 익혀가는 가운데, 번역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체스 책을 발견하게 된 거예요. 바로 <체스 챔피언>입니다.


체스 플레이어이자 코치인 저자는, 347쪽 분량의 꽤 두툼한 체스 입문서를 내놓았어요. 그렇다고 제가 가진 책처럼 아주 간략하게 나와 있지는 않고 꽤 자세합니다. 안심이 되는 부분은, 저자가 '천명신화의 체스 이야기'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책의 설명 중 어렵게 느껴지는 대목이 있다면 언제든지 동영상으로 확인해볼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이 책 구성은 다음과 같아요. 체스 규칙을 이해하는 기초 사항, 수를 읽는 체스의 기본 전술, 이기기 위한 체크메이트 패턴, 대국의 시작인 체스의 오프닝, 전략이 필요한 체스의 미들 게임, 확실한 승리로 이끄는 체스의 엔드 게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부 장들의 서술마다 연습문제가 있어서 배운 것을 곧장 적용해볼 수 있어요.


기초 사항 편에서는, 체스판 배치, 체스보드 64개의 각 자리 이름, 룩부터 폰까지 체스 기물의 종류와 움직임, 상대 킹을 포위해서 체크를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체크메이트의 조건, 체크에 걸린 것도 아니고 어떤 수도 둘 수 없는 상황인 스테일메이트, 여기에 더해 특수 규칙 세 가지 곧 한 턴에 킹과 룩을 동시에 움직이는 캐슬링, 폰의 변신인 프로모션, 특이한 폰의 움직임인 앙파상을 설명합니다. 앙파상에 대한 내용은 생소했어요. 체스 기보를 읽고 쓰는 법, 체스의 에티켓 및 기초 체크메이트 패턴까지! 이것이 기초 사항의 내용들입니다.


기본 전술 편에서는, 하나의 기물로 여러 기물을 동시에 공격하는 포크, 상대 기물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이득을 추구하는 핀, 직선과 대각선으로 한 줄에 있는 기물을 공격하는 스큐어, 두 개의 기물로 두 개 이상의 기물을 동시에 공격하는 디스커버드, 상대 기물을 특정 칸으로 유인해서 이득을 보는 디코이, 서로 위협을 가하고 있을 때 예상 위협에 대처하는 수가 아닌 시간을 버는 수인 사잇수, 기물이 도망가지 못하게 퇴로를 막고 이득을 획득하는 트랩 등 다양한 전술 용어 및 방법을 살필 수 있어요. 낯선 용어가 꽤 많네요.


기초 사항 편에서 '기초 체크메이트 패턴'이 나와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최종 승리로 이어지는 체크메이트 패턴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이후에는 체스 진행을 세 부분으로 나눈 오프닝, 미들 게임, 엔드 게임에서 알아둘 심화된 플레이를 배울 수 있어요.


전체적인 내용을 모두 숙지하려면 꽤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책의 구성만 봐도 입문서 이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이와 체스를 배워보려는 이유는 단순했어요. 장기나 바둑에 배해 각 기물의 모양이 분명히 구별되어 있어서, 아이가 그 특성을 더 재미있게 알아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지요. 아무튼 이 책으로, 체스판과 기물이 닳도록 연습해야겠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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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산책 - 예술의 정원
강명재 지음 / 일파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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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문학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전까지 관심 밖이었던 나라 스페인이 궁금해져서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 등록을 하기도 했었다. 그 나라 수도명을 내세우면서 예술서의 성격을 가진 책이라니, 어떤 책일까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예술의 정원 마드리드 산책>의 저자는, 직장의 해외주재원으로서 3년 6개월간 마드리드에서 생활하면서 경험한 예술 감상을 이 책 속에 담았다. 프롤로그를 보면 "놀라운 보물을 간직한 화수분" 같은 마드리드의 매력을 전달하고 싶은 저자의 간절함이 읽힌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저자를 따라 책을 통해 예술기행을 떠나보기로 한다.


첫 여정은 프라도 미술관이다. 저자는 이 미술관의 평판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을 열거하는데, '종교화'가 풍부하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유럽여행에서 성당과 종교화를 건너뛴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자에 따르면 종교화야말로 예술가들의 재능이 가장 화려하게 돋보인 고전미술의 정점이고, 성경을 비롯한 가톨릭 성인들의 이야기를 알고 나서 감상한다면 감동과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저자는 미술관의 내부 구조와 구역별 특징을 자세히 소개하는데, 실제 방문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듯하다.


고전회화를 어떻게 하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까. 저자는 미술 감상은 철저히 지적인 활동이라는 전제하에 예술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펼친다. 플랑드르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판 데르 베이던부터 스페인 고전회화의 마지막 대가로 일컫는 고야, 그 후 고전회화의 명맥을 유지한 프란시스코 프라디야까지 시대별로 아우른다. 특히 프라도에서 많은 사람들을 몰리게 만드는 그림이라는 <시녀들>, <쾌락의 정원>, 프라도가 소장하고 있는 틴토레토의 걸작 중 하나인 <세족식>에 대한 저자의 감상글을 흥미롭게 읽었다.


다음 여정은 다른 미술관들이다. 프라도 미술관 내 소장품이 왕실 취향이 반영되어 미술사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면, 티센 미술관은 서양 미술의 카달로그 같은 장소로 명명한다. 14세기 고딕부터 20세기 모더니즘까지, 유럽 각국을 포함한 미국 작품을 갖춘 곳이다. 저자는 이곳이 소장한 여러 그림들을 소개하는데, 존 앳킨스 그림쇼의 <달밤>의 경우, 드뷔시의 달빛보다 베토벤의 월광이 어울리는 신비한 풍경이라는 감상을 덧붙이고, 에리히 헤켈의 <벽돌공장>에 사용한 '임파스토'(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회화기법)로 반 고흐의 그림을 연상시켜 서술한다. 티센 미술관을 나오면 기타리스트 세고비아의 초상화를 소장한 왕립예술원, 회화와 조각뿐 아니라 장식예술품도 전시된 라사로 갈디아노 미술관, 수많은 해변 그림이 있는 소로야 미술관을 둘러볼 수 있다.


책의 비중으로 보면, 저자는 확실히 미술관 산책을 선호하는 듯한데, 다음 목적지는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저자는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국립 콘서트홀, 왕궁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왕실 콘서트,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 극장인 왕립극장, 유럽 10대 재즈 클럽으로 손꼽히는 카페 센트랄 등을 소개한다. 음악 감상의 시간이 끝나면 궁전과 성당을 둘러볼 차례다. 저자는 유럽에서 단 하나의 궁전을 본다면 바로 레알 궁전이라고 말한다. 그곳에서 천장에 화려한 샹들리에가 걸려 있는 만찬장, 다섯 대의 스트라비바리우스를 직접 보고 싶다. 저자가 소개하는 그랑하 궁전 내 정원도 들어가보고 싶은데, 그곳에 21개의 분수와 수십 개의 야외 조각이 있어서다. 숨겨진 보석 같은 곳으로 소개된 산 안토니오 데 로스 알레마네스 성당 안에는 그림들 외에도 알론소 카노의 조각품 <외로움의 성모>도 만날 수 있다.


궁전과 성당을 둘러본 후, 두 산책 코스를 거닐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예술을 품은 프라도 산책로, 근대 건축의 다양한 양식을 감상할 수 있는 왕국부터 국회까지의 산책로다. 산책길에 음식이 빠질 수 없는 법! 이 책 속에는 마드리드 안의 여러 식당을 소개하고 각종 메뉴를 사진 자료와 함께 보여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해외여행 희망 리스트에 '마드리드'를 추가하게 되지 않을까. 마드리드가 얼마나 멋진 예술 도시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이 확실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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