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박물관 I LOVE 그림책
린 레이 퍼킨스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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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정보 위주의 비문학 그림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 감성과 상상이 풍부한 책입니다. 바버라 리먼의 그림책 <이상한 박물관 여행>을 떠올리게 해요. 흥미로운 발상이 톡톡 드러난다는 점에서요.


그림책 속 아이는 크고 요란하며 분주한 세상 속에서 작은 것들을 유심히 보고 모아두지요. 실제로 어떤 물건들을 한곳에 둘 뿐만 아니라, 마음속에 꾸며놓아요. 일명 상상의 박물관이에요.


섬 박물관, 덤불 박물관, 은신처 박물관, 그림자 박물관, 하늘 박물관 등 다양한 형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필 수 있습니다. 저는 하늘 박물관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하늘 전체를 날씨와 시간 변화에 따라 책 페이지 넘기듯이 펼쳐본다는 발상,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지요.


이 책은 여러 박물관을 상상하고 이를 그림으로 형상화했는데요, 무엇보다 작가가 작은 것들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구나 느껴졌어요. 순수한 동심으로 주변 사물과 현상을 바라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당연하게 넘어가는 것들에, 시선을 멈추고 발걸음도 머물고 질문을 하잖아요. 그 덕분에 어른들은 다시 보거나 새로 보게 되지요.


이 책을 보면서 작가는 아이의 눈으로 관찰하고 그 결과 독특한 박물관들을 만들었겠구나 싶었어요. 뽀야와 함께 읽으면서, "우리는 어떤 박물관을 만들어볼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요. 그림으로 꾸미든, 실제 작은 것들을 모아보든, 재미있는 활동이 되리라 기대해요.


이 그림책 속에서 세 가지 공간과 만나게 되는 듯해요. 상상의 박물관, 작은 것들의 박물관, 그리고 뒤죽박죽 세상이요. 이런 구절이 나와요.


"다시 밖으로 나가곤 해. 세상은 바쁘고, 거대하고, 때때로 시끄럽지만, 난 가끔 그게 좋기도 하니까."


현실로부터 완전히 괴리된 일상이 아니라 안심이 됩니다. 혼자만의 관찰 시간도 필요하지만 함께 어울려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복잡해 보이는 세상도 그 나름의 박물관일지 모르겠어요. 다만, 아이들이 혼돈의 세상 박물관에 휩쓸리지 않고 작은 것들의 소중함, 상상의 행복함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자신만의 박물관을 꿈꾸게 해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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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몰리맨디 이야기 4 - 오리 덤덤을 만나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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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소녀와 만나본 시간이에요. 바로 밀리몰리맨디 이야기를 읽었지요. 이번 네 번째 시리즈는 일곱 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요. 지난 내용들에 비해 조금 줄어든 느낌도 드는데요, 되도록 많은 일상을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밀리몰리맨디가 강아지 토비와 숨바꼭질을 해요. 술래인 토비가 밀리몰리맨디를 찾아 너무나 기쁜 나머지, 그만 주인의 옷을 찢고 말지요. 줄무늬 원피스 말이에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니까 밀리몰리맨디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는 않아요. 다만 엄마가 그 옷을 수선해주신 지가 얼마 안 되어 죄송할 따름이었지요. 엄마를 비롯한 가족 모두 이제 새 옷을 입을 때라고 말해주고요, 이에 안심한 밀리몰리맨디는 엄마와 함께 옷감을 사러 나갑니다. 이왕이면 새로운 분위기의 옷감을 사려고 했으나, 여전히 줄무늬 옷감을 고르게 되지요.

정말 밀리몰리맨디다워요. 다른 옷감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친구에게 양보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멋지고 당당한 선택이라고 느끼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해요.

이웃 어른에게 한 모종을 받아 자신의 텃밭에 심고 가꾼 후 교회에 가장 큰 열매를 기부한 일, 친구들과 함께 대장장이 아저씨의 결혼식 들러리에 참석한 일, 기찻길 없는 곳에 나타난 기차의 정체를 알게 된 일, 외롭고 나이 든 오리 덤덤을 특유의 친화력으로 애완견처럼 만든 일 등도 웃으며 읽을 수 있었어요.

말썽꾸러기들, 일명 나쁜 서클을 만난 내용에서는 좀 긴장했어요. 선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교훈적인 전개라서 안심했지요. 소위 착한 동화답게 바람직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현실에서도 삼총사인 밀리몰리맨디와 수전, 빌리 같은 친구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나쁜 서클과 달라야 한다면서, 말썽꾸러기들이 물건을 쳐서 떨어뜨리면 물건을 주워 주자는 식이에요. 멋진 발상이지요?

빌리의 새 썰매는 먼 거리에서 통학하는 친구를 위한 교통수단이 되는데요, 이번에도 삼총사가 활약합니다. 물론 "절로 꺅 소리가 터져 나왔고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빠른 썰매 타기 시간도 당연히 가졌지요. 이 동화에서는 어떤 사물, 동물, 사람도 예사롭거나 평범하게 그려지지 않아요. 모두 따뜻한 정감을 담아낸다고 할까요. 나쁜 서클 아이들은 좀 예외로 하고요.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이 그림 좀 봐!" 하곤 했지요. 앞선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 동화 속에는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가 곳곳에 있습니다. 오리 덤덤이 부리로 문을 두드리는 장면, 밀리몰리맨디가 날쌘 바람과 함께 신나게 썰매 타는 모습이 덩달아 즐거웠어요.

이 동화로, 사소한 일상이 웃음과 위로,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진리를 배워갑니다. 선하면서 용기 있고 어리지만 야무진 밀리몰리맨디를 통해서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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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순 채소법 : 도시락 조말순 채소법
김지나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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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위주의 식단을 소개하는 책들이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최근 출간된 이 책은 제목부터 특별하다. 누군가의 이름을 내세웠는데 저자명과 다르다. 제목은 저자의 엄마 이름과 손맛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자가 요리 전문가는 아니지만, 차례 구성을 보면 62가지의 각 레시피가 정말 궁금해진다. 그럼, 묵직한 양장본에, 상세한 사진 및 설명을 담은 요리책 속으로!

저자가 자주 사용하는 재료와 양념 중에서, 건고추, 퀴노아, 허브와 식용 꽃이 눈에 띄었다. 미리 준비하면 좋은 밑작업으로, 멸치육수, 닭육수, 양파 캐러멜라이징, 매실절임이 소개되어 있다. 솥밥 만들기와 채소 도시락 만드는 팁도 정리되어 있다. 그중 채소 수분에 따른 조리법을 주의 깊게 읽어본다. 여기까지가 준비 과정!

밥과 함께, 고기와 즐기면서, 간편하게, 샐러드로, 따뜻하게. 크게 이런 구성으로 요리를 분류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다양한 채소 김밥, 주먹밥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번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서 스스로 빈곤함과 지루함을 느끼던 차였다. 간장볶음, 초절임, 굽기 등 만드는 방법도 복잡하지 않다. 무엇보다 이 책으로 여러 채소의 조합을 볼 수 있어서 익숙한 재료의 낯설게 하기랄까, 그런 새로움을 느낀다. 이 책은 여러 종류의 덮밥과 솥밥부터, 토마토살사와 오리고기 월남쌈, 양배추 절임을 넣은 감자 크로켓 샌드위치, 단호박 후무스와 금귤 케일 샐러드, 미소 크림 채소 그라탱 등 익숙한 채소 중심의 화려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말은 해야 맛이듯, 요리책도 직접 해봐야 맛! 구운 두부를 넣은 풋마늘김밥을 만들어봤다. 먼저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어 손질하고 김밥용김을 준비한 다음, 두부를 구웠고 당근을 볶았다. 그런 다음 김밥 완성.


아직 맵거나 강한 음식, 좀 낯선 채소를 접하지 않은 아이와 함께 먹을 것이라서, 풋마늘 대신 숙주나물, 세발나물 대신 바타비아 상추를 활용했다. 이 요리의 포인트는 두부 같다. 2센티미터 두께로 길고 두툼하게 썬 두부에 전분을 살짝 묻힌다.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노릇해질 때까지 두부를 굽고 살짝 식힌다. 팬에 해당 간장 양념을 넣고 중불에서 끓이다가 살짝 졸아들면 앞선 두부를 넣고 양념 입힌 뒤 살짝 식힌다. (저자는 '살짝'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듯하다.)


<조말순 채소법> '집밥' 편도 있던데, 왠지 '도시락' 편이 따라서 만들기 수월하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이 책을 충분히 활용해본 다음, 저자의 다른 책도 살펴볼 요량이다. 구하기 쉽고 평범한 식재료의 무한 변신, 채소끼리 혹은 채소와 고기, 기타 재료와의 특별한 컬래버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간간이 저자 개인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저자는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싶으면 일주일 정도 완전한 채식을 한단다. 사실 아이에게 다양한 채소 요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서 이 책을 펼친 것이었는데, 나에게 먼저 필요한 책이구나 싶다. 당분간 완전한 채식을 해서 많이 가라앉은 몸 상태를 회복시키는 과정이 절실한데, 때마침 이 책이 긴요한 가이드가 되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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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편지 웅진 세계그림책 232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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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 여기저기 낙엽의 거리가 조성되고 노랗고 빨간 잎들이 두드러져 보이지요. 이 계절과 풍경에 딱 어울리는 그림책이 나왔어요. 작가 기쿠치 치키는 세계그림책원화전에서 이 작품으로 황금패를 수상했다고 해요. 최근에 뽀야와 함께 같은 작가의 <해님이 웃었어>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크고 시원스러운 그림이 인상적이었어요.


빨간색 표지 덮개를 거둬내면 단풍잎이 줄지어 보여요. 뽀야가 놀라며 "와!" 탄성을 지르네요. 예쁘다면서요.


개똥지빠귀 한 마리가 단풍잎 하나를 입에 물고 생쥐를 찾아왔어요. 산에서 온 편지라면서요. 그때부터 생쥐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단풍 편지를 입에 물고서 빨간 것을 찾으러 떠나요.


다람쥐, 직박구리도 따라 나서고요, 가는 길에 빨간 버섯, 빨간 동백꽃, 빨간 산사나무 열매, 빨간 여우를 만나는데요, 생쥐 일행이 찾는 빨간 것은 아니었지요.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간절히 찾던 대상을 결국 발견한 것인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 그림책으로 봐주세요!


역시 크고 시원스러운 그림체가 눈길을 사로잡아요. 귀여운 동물들 이야기 속, 반복되는 빨강이 점층적인 효과를 드러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빨간 바람, 빨간 소리도 등장하고요. 문득 겨울은 빨강의 계절인가 싶기도 하네요.


뽀야와 길을 가면서 예쁜 낙엽을 줍곤 하는데요, 그중 몇몇 잎사귀 위에 글을 써주기도 했지요. 각종 나무가 떨어뜨린 수많은 잎들, 그 하나의 잎 자체가 편지였군요. 단풍 편지를 손에 들고, 생쥐 일행처럼 가을 산책길을 떠나봐도 좋을 거예요. 겨울 바람과 빗자루가 낙엽을 다 쓸어가버리기 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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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와 파랑새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채상우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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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와 가끔씩 이야기를 만들곤 하는데요, 동물 둘을 임의로 정해 줄거리를 꾸미는 것이지요. 이 그림책 제목처럼요. 과연 고릴라와 파랑새는 어떤 이야기를 엮어갈지, 미리 상상해봐도 좋겠어요. 그럼, 채상우 작가님이 쓰고 그린 책 속으로 출발!


고릴라는 회색빛 도시의 동물원에서 지내요. 그에게 파랑새가 찾아와 노래했지요.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서요. 별빛, 숲과 들판, 바다, 햇빛, 열매와 낙엽 등.


파랑새가 숲으로 돌아가자, 쓸쓸하고 외로운 고릴라는 동물원을 나와 낯선 길을 거쳐 숲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길을 잃고 마는데요, 고릴라는 그리운 파랑새를 만날 수 있을까요? 궁금한 이후 이야기를 그림책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도심의 갇힌 고릴라와 숲속 자유로운 파랑새가 대조적으로 다가오지요. 이러한 상징이 주는 의미를 독자마다 각자 적용해볼 수 있고요, 고릴라와 파랑새가 교감하는 정겨운 이야기를 미소 지으면서 보게 됩니다. 특히 독특한 그림체와 단순한 듯하면서 오묘한 색감, 역동적 터치와 효과적인 색처리가 돋보여요.


포로롱. 재잘재잘. 누군가 파랑새처럼 닫히거나 다친 우리 마음에 찾아와 노래하다가 사라질지도 몰라요. 그때 선택은 자유겠지요. 계속 갇혀 지내든지, 아니면 고릴라처럼 새의 노래를 떠올리며 새로운 길을 나서든지요. 반대로,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파랑새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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