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법을 바꾸면 통증이 사라진다 - 인생이 달라지는 ‘굽히며 걷기’의 기술
기데라 에이시 지음, 지소연 옮김 / 길벗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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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오래전 크게 아프셨던 이후 걸음걸이가 좀 버거워지셨다. 병원에서 어떤 조치를 해줄 영역도 아니고 일상 속에서 잘 걷도록 연습하실 수밖에 없는데, 도움 드릴 마땅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동작학 전문가가 쓴 걷기 책이 나와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무쪼록 엄마가 이 책을 통해 좀 더 편안하게 걸으실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정리해본다.


이 책은 "굽히며 걷기"의 비결을 알려주고, 핵심이라 할 내용인 "통증별 처방전"과 "상황별 걷기법"을 소개하며, 사람들의 체험담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4도 인쇄의 그림으로 되어 있어 쉽고 확실하게 적용해보고 배울 수 있겠다.


"굽히며 걷기"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뻗으며 걷기"와 상세히 비교하며 설명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걸을 때 고관절과 무릎, 발목이 구부러져서 근력을 아낄 수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그림으로 살펴본 후, 굽히며 걷기 위한 기본 동작, 간단한 스트레칭 연습을 해볼 수 있다.


통증별 처방전


무릎, 허리, 발목 통증을 비롯해, 이 책에서는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한 여러 가지 통증의 원인을 알려준다. 무릎 통증의 경우, 고관절이 지나치게 안쪽으로 돌아가면 무릎이 발끝보다 안으로 들어가서 통증으로 이어지는데, 구체적으로 무릎을 펴고 걸을 때나 지나친 파워 워킹을 할 때, M자 다리로 앉는 버릇이 있을 때 그렇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고관절이 바깥쪽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발바닥 바깥쪽에 압력을 느끼며 걸어보는 것이다. 이때 고관절을 여는 동작도 같이 연습해본다. 책상다리 자세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상황별 걷기법


계단을 오를 때부터 지팡이를 짚고 걸을 때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걷는 게 올바른지 자세히 나와 있다. 배낭을 메고 걸을 때를 예로 들어본다. 배낭이 등에서 멀어져 가슴이 움츠러들고 중심이 뒤로 쏠리면 다리의 근력으로 몸을 옮기면서 힘겹게 걷게 되는 반면, 배낭을 등에 밀착하고 몸을 앞으로 조금 기울인 자세가 되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걸을 때도 무릎을 구부려 앞으로 보내듯이 걷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무릎을 구부리면 발을 내디딜 때의 충격이 줄어 발목, 무릎, 고관절, 허리 부담도 적어진다.


발이 편안한 등산과 달리기에 대한 비결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굽히며 걷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통증별 처방법과 상황별 걷기법을 적절히 활용하며, 궁극적으로 편안하고 부담 없이 걷는 법을 일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뿐 아니라 가끔씩 걸을 때 발목이 아프곤 했던 나, 새롭게 달리기를 배우는 뽀야 등 다른 가족들에게도 두루 필요한 "올바른 걷기법"에 관한 책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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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장은 안녕하신가요? -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최고의 습관
마쓰이케 쓰네오 지음, 오세웅 옮김 / 북드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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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랫배 왼쪽 부분이 콕콕 찌르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는데요, 병원이나 한의원 내원시 물어보면 "장이 예민한가 보다" 그런 식의 말을 듣곤 하지요. 통증이 지속적이거나 그 강도가 커지는 게 아니라서 저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갑니다. 그래도 장 건강에 신경 좀 써야겠구나 싶었고, 장의 중요성을 실감하면서도 정작 관련 정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이 책을 참고해볼까 합니다.


이 책은 소장과 대장에 대한 상세한 정보, 쾌장을 위한 올바른 식사 및 중요한 습관, 그리고 장의 힘을 키우기 위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소개하고 있어요.


면역력이 장 건강에 달려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 책에서도 강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이유는 면역력 덕분인데, 이러한 면역을 좌우하는 면역 세포의 60퍼센트 이상에 소장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요. 그러니 소장의 역할이 중요하겠지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게요.


장관의 점막에는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모인 조직이 있어요. 그 조직은 페이에르판, 상피 내 림프구, 점막고유판 림프구로 구성됩니다. 바이러스, 세균 등이 몸에 침입하면 장관 면역이 해롭다는 판단을 내리고 페이에르판의 림프구가 움직여 병원균을 무력화시켜요. 영양분이 되는 음식, 장내 상주균에 대해서는 몸에 이롭다고 판단해서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대장의 유익균과 유해균, 중간균의 이상 비율은 2:1:7로, 이 균형이 깨지면 병에 걸리고 맙니다. 대장 기능의 저하로 변비, 암을 유발할 수 있고, 소장과 대장 기능이 동시에 저하될 때 설사, 감염증을 유발하게 된다는군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한 장 기능 개선책은 가장 먼저 식사입니다.


이 책이 일본 번역서인데요, 옮긴이가 자연스럽게 표현한 대목이 나옵니다. 가령 쾌장을 위한 "한식과 지중해식 식단"에서 한식을 서술하고 있거든요. 한편 글루타민과 식이 섬유 부족은 면역력 약화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글루타민은 소장의 상피 세포와 림프구를 위한 에너지 공급원으로, 식사를 통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체내에서 생성되지요.


이 책에는 어떤 음식이 장 건강에 좋은지 상세한 내용 설명이 나와 있는데요, 그중 키위는 불용성, 수용성 식이 섬유를 이상적인 비율 2:1에 가깝게 함유하고 있으니, 꼭 챙겨먹어야지 싶어요. 양파에는 장의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인 부티르산을 만드는 올리고당이 풍부하고 혈관을 부드럽게 해주는 성분도 들어 있어서 장과 혈관 모두 좋아지게 한답니다. 이런 양파에 당근, 양배추를 더하면 쾌장 채소 삼총사가 된다고 하네요.


이 책에 수록된 쾌장 습관 열한 가지 가운데 "과도한 냉방/난방 하지 않기"를 소개해보면, 실내와 실외 온도 차가 10도 이상 되면 장의 냉증이 시작된다고 해요. 추위를 많이 타는 저는 겨울철 난방을 많이 올리는 편인데요, 실내를 너무 덥게 만드는 게 장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어요. 이 외에도 쾌장 운동법인 하늘 자전거 타기, 복근 및 그로인 운동, 다양한 스트레칭과 마사지 등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림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서술된 장 정보, 실생활에 적용해볼 수 있는 식사, 습관, 운동법 등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는 건강서적입니다. 독자들마다 필요한 대목을 그때그때 찾아보고 일상 속에 적용하기에도 좋을 듯해요.


최근 길어지는 감기, 특히 심한 마른기침 때문에 한의원을 찾았을 때 전반적으로 몸의 균형을 잃고 면역력도 많이 떨어져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이 책을 읽다 보니 장 건강 따로, 면역력 준비 따로가 아니라는 실감을 해봅니다. 장 건강을 제대로 챙기면 면역력이 저절로 보강될 수 있겠어요. "장이 건강하면 살의 질이 달라진다"는 문구를 새겨보면서, 이 책을 참고로 저와 가족들의 건강을 챙겨보도록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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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함께 삽니다 - 반려견에 대한 모든 것, 2023 볼로냐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셸프’ 선정작, 2022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베스트 지식 그림책 9
옐레나 불라이 지음, 이윤정 옮김, 설채현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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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에 사는 열 살 넘은 강아지가 있어요. 이름은 재롱이고요, 80대 할머니가 키우고 계시지요. 가끔씩 엘리베이터에서 만나 인사한 후, 저와 뽀야는 밖에서 놀고 있는 재롱이를 볼 때마다 반갑게 얘기를 나누거나 머리를 쓰다듬곤 합니다. 몇 달 전 감기에 걸렸는데 지금도 계속 콜록거리더라고요. 할머니 말씀으로는 나이 탓인지 재롱이의 감기가 낫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처럼 주변에서 강아지와 함께 지내는 분들을 보면, 강아지는 가족이고 친구라는 실감을 하게 되지요. 그런데 막상 "내가 강아지와 함께라면?" 하는 질문을 스스로 해볼 때 자신이 없는 거예요.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완전히 버리지 못하겠고요.

강아지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는 것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던 중, 볼로냐 수상작인 한 그림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작가가 유기견을 입양한 경험을 담은 그림책이라는 소개글에 주목했지요. 책 표지 속 주인공은 작가의 반려견 조입니다.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 뽀야와 함께 보면서, 실제 키우게 될 상황을 미리 준비해보는 것도 괜찮겠구나 싶었어요. 저도 많이 궁금했던 내용이 가득 담겨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은 반려견 입양에 대한 정보부터 나와 있는데요, 입양 전에 스스로 해볼 질문이나 확인할 사항도 꽤 상세해요. 작가가 임시 보호 가정에 있던 조를 만난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반려견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물, 개들의 신체 언어를 비롯한 의사 소통도 나와 있습니다. 작가의 집으로 온 조는 6개월간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고 해요. 그만큼 탐색의 시간이 길었던 것이지요. 반려견의 여권과 예방 접종, 마이크로칩이 나와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말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의 여권은 없다고 합니다.

반려견의 음식, 대소변 가리기, 산책하기 가운데 목줄보다 가슴줄이 더 좋은 이유가 나와서 주목해봤어요. 거리를 지나가다 강아지 목줄을 볼 때마다 동행자보다 앞서 빨리 걷는 경우 목이 아플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이 책에서는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가슴줄을 추천한다고 해요. 가슴줄의 경우 산책줄을 당길 때 목으로 전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주는 효과가 있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강아지와의 게임 종류였어요. 활동적인 게임뿐 아니라, 간식을 종이로 돌돌 말아 상자 안에 넣고 종이 몇 장은 간식 없이 구겨넣는 "상자 게임"를 비롯한 여러 두뇌 발달 게임도 나와 있네요. 그 외에 기본 훈련과 홈 케어, 동물 병원과 교통수단 이용, 반려견의 문제 행동과 그에 따른 해결책, 그리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반려견의 노화 신호와 이별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간과하면 안 될, 개의 5대 자유도 나와 있습니다.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을 자유

불편하지 않을 자유

통증, 부상, 질병으로 고통받지 않을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을 자유

위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명심할 부분이겠지요. 작가는 반려견을 사랑하는 마음과 가장 좋은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강조해요.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우리나라의 현황이 나와 있다는 거예요. 반려견 입양과 관련한 정보, 2023년 3월 기준 동물보호법과 반려동물등록제에 대한 정보가 책 말미에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해볼 수 있습니다.

이 책 한 권이면, 반려견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부터 함께 생활하기, 그리고 떠나보내기까지 전 과정을 그려볼 수 있겠어요. 작가님! 이런 그림책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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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라이 라이온의 새빨간 거짓말 상담소 다정다감 생활책 1
권재원 지음, 김민화 감수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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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가 올해 초 교회 유치부에 다녀왔을 때의 일이에요. 처음 산 머리띠를 하고 간 날이라 제가 "와, 오늘 선생님들이 뽀야를 모두 예쁘다고 하겠다. 몇 명이나 그렇게 말해줄까?" 하고 말했어요. 이후 교회를 다녀온 후 뽀야가 말하는 거예요. "두 명이 예쁘다고 했어."라고요. 그런데 이튿날 저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거예요. "사실 어제 한 명도 예쁘다고 말해주지 않았어."라고요. 저는 뽀야가 저에게 원하는 답변을 해주려고 "백색 거짓말"을 한 사실에 좀 놀랐지요. 아이들에게 무심한 그곳 주일학교 선생님들의 모습이 많이 씁쓸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그 일을 계기로, 저는 말을 조심하기로 했어요.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쓰지 않도록 가르쳐야겠구나 하고요.


거짓말에 대한 특별한 책이 나와서 눈에 띄었어요. 스물다섯 가지 사례를 재미있는 그림 형식으로 소개하고 각 사례마다 라이온의 선물이 나와 있어요. 참, 라이온이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겠지요. 표지에서 짐작하듯이 사자 캐릭터인데요, 단순히 영어로 표현된 것이 아니라 작명의 심오한 뜻이 있다고 해요.


lie[라이-거짓말]+on[온-켜지다]=라이온, '거짓말이 켜지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라이온은 거짓말하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잘 읽어서 거짓말 상담소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거짓말 때문에 답답한 친구들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찾아왔는지, 라이온은 어떤 명쾌한 이야기를 해주는지 들여다봅니다.


좋아하는데 안 좋아한다고 거짓말했어


누군가를 좋아하는 친구는 부끄럽기도 하고 상대방이 자신을 안 좋아할 수도 있어서 자기 마음을 숨겼어요. 라이온은 그 친구에게 용기 주스를 건네면서 이런 맥락으로 이야기합니다.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마음을 숨기다 보면 진짜 원하는 것을 놓칠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상대방이 뭘 좋아하는지 살펴보고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지요. 라이온의 선물은 함께 찰 때마다 우정이 샘솟는 "퐁퐁 제기"랍니다.


떡볶이가 싫은데 좋다고 거짓말했어


매운 거 못 먹는 친구는 아이들과 어울려 떡볶이를 억지로 먹었어요. 혀가 불타는 것처럼 아프면서요. 라이언은 "요술 맛 도넛" 선물을 가지고 그 친구를 찾아가 이야기합니다. 거짓말로 자신의 모습을 숨기다 보면 싫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솔직하게 자신에 대해 알려주어야 서로 좋아하는 것을 맞추고 싫어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요.


부모님을 실망시키기 싫어서 거짓말했어


시험을 망친 친구는 시험을 잘봤냐고 묻는 부모님에게 그렇다고 말했어요. 부모님이 기대를 너무 많이 하니까 힘들다고 해요. 라이온은 중요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기대가 나쁜 것만은 아니야. 기대 덕분에 힘든 일을 이겨내기도 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도 있으니까. 기대가 문제가 되는 건 너와 맞지 않기 때문이지. 부모님께 네게 맞는 기대를 해달라고 말하렴."(54쪽)


공부보다 식물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였기에, 라이온은 갑갑할 때 향기를 맡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상쾌 식물"을 선물로 주지요.


몇 가지 사례만 소개해봤는데 어때요? 꽤 흥미롭지요? 저는 설명하는 줄글 위주의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상 그림과 대사 위주의 책이었어요. 그래서인지 뽀야도 재미있게 읽더라고요. 초등학생 대상의 사례를 담고 있지만 유아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가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종종 상대를 보호하기 위한 "백색 거짓말"을 하게 되니까요. 뭔가 난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둘러대듯 하는 거짓말도 있지요. 문제는 자신의 거짓말이 부담스럽고 타인의 거짓말이 짜증나는 경우일 거예요.


여러 사례 중에서 "장난으로 거짓말했어"의 경우 저는 라이온의 이 말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상대도 함께 즐거워야 장난인 거야. 나만 재미있고 상대가 싫어하면 괴롭힘이지. 모두 함께 재미있는 걸 하렴."(62쪽)


그래서 뽀야에게 말해주었어요. 누군가 장난이라고 하면서 뽀야가 듣기 싫은 말을 하거나 툭툭 치는 행동을 한다면, 그때는 "하지 마!" 하고 분명히 말하면서 화를 내야 한다고요. 제가 요즘 그런 말과 반응을 가르치는 중이거든요.


이 책의 마지막은 거짓말의 사례보다 생각해볼 질문이에요. "거짓말을 한 친구는 망신 주어도 괜찮을까?"인데요, 라이온은 거짓말을 사라지게 하고 싶다면 비난 대신 조용한 곳에서 거짓말을 한 이유를 들어보자고 제안해요. 그러면서 거짓말을 한 아이들을 망신 준 친구에게 "마음의 소리를 듣는 귀"를 선물해줍니다.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친구들을 이해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는 대목이었어요. 작가의 말로 마무리해볼게요.


"진짜 마음과 진짜 모습을 숨긴다는 점에서 거짓말은 가면과 같아. (중략) 꼭 필요한 순간이라면 가면을 쓰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잘못된 가면은 스스로 벗어 던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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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 웅진 세계그림책 240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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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만으로 그림책을 고를 때가 있지요. 그런 작가들 중 한 사람이 앤서니 브라운입니다. 아기였던 뽀야에게 보여줄 만한 그림책을 찾다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원서를 여러 권 구매했었지요. 페이퍼북 원서가 양장 번역본보다 더 좋았던 이유는, 양장본 모서리의 뾰쪽한 부분이 없고 가벼우며 당시 할인 행사로 꽤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나중에 영어 공부 텍스트로 활용할 수 있겠구나 미리 생각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아주 어릴 때부터 봤던 그림 스타일 때문인지, 뽀야는 이후 출간된 앤서니 브라운 책들도 꽤 친근하게 여기더라고요. 오랜만에 신간을 만나게 됐습니다.

소년과 강아지의 뒷모습, 바다 풍경이 그려진 표지만 봐도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바닷가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어떤 그림과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소년 대니는 강아지 스크러피를 데리고 바닷가로 갑니다. 좋아서 나가는 것은 아니고요, 같이 놀아줄 대상이 없어서 그저 스크러피와 산책하러 가는 거예요. 바닷가는 만날 똑같아서 재미없다고 말하는 대니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지 않을걸. 눈을 크게 뜨고 잘 보렴.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니?"

저는 엄마의 대사를 소리 내어 읽어봤어요. 반복되는 일상, 지루하고 나른해지려는 오후 무렵에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주는 말 같아서요. 엄마의 말을 마음속에 새겼기 때문일까요? 대니는 늘 똑같아 보였던 바다에서 새로운 모습들을 보게 되지요.

예전에 비해 막대기 물어오는 것을 곧잘 해내는 스크러피,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뭔가 달라 보이는 조약돌, 바다를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이 모아진 저곳의 정체 등. 과연 대니와 스크러피는 어떤 상황과 맞닥뜨리게 될까요?

저는 이 그림책을 보면서 작가의 작품 <숨바꼭질>이 떠올랐어요. 그 작품에는 남매와 강아지가 나오지요. 무엇인가를 찾고 다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 구조가 비슷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울적한 기분이었다가 행복한 감정으로 바뀌는 과정도 그렇고요. 다만 이 그림책만의 특징이 있어요. 바로 사람들의 환영과 무관심의 극명한 대조가 그려진 부분인데요, 독자들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겠지만 저는 작가의 현실 비판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이 부분은 직접 그림책으로 확인해보세요.

평범해 보이는 바닷가에서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작가의 의도를 탐색하면서 읽어도 좋고, 그냥 자신에게 와닿는 느낌 위주로 봐도 좋겠지요. 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어요.

나는 오늘, 일상의 바다에서 무엇을 건져낼 수 있을까?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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