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지구 산책 - 제15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20
정현혜 지음, 김상욱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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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비초등 뽀야는 그림책보다 동화를 더 많이 봅니다. 그래서 저도 어떤 동화가 좋을지 많이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특정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작가의 필력과 내용 구성이 믿을 만하지 않을까 안심이 드는 기분이에요. 2023년 웅진주니어 문학상을 수상한 <모리와 지구 산책>의 경우, 글작가 이름이 익숙했어요. 얼마전 <코야옹 상담소의 마송이>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이번 신간은 앞표지의 끌리는 그림체와 더불어, 외계인이 지은 죗값으로 지구에 머무르게 된다는 기본 설정도 참신하게 다가왔어요. 지상 최대의 별똥별 쇼가 열리는 날, 예리는 별똥별님에게 지구 탈출이라는 소원을 빌 생각이었대요. 외계인이었던 예리는 왜 지구에 떨어졌으며, 지구에서 벗어나고 싶을 만큼 왜 이곳 생활이 싫은 것일까요?

스카우르나에서 온 외계인 도예리는, 대한민국 5학년 3반 교실에서 "지구살이 10년 형"을 받고 죗값을 치르는 아뜨레토리모랍니다. "지혜를 전하는 자" 리스토가 모습을 바꾸어 그 앞에 나타나곤 하지요. 리스토가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지구살이가 100일 남았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정보 제공 정도이고, 리스토는 예리가 어떤 죄를 지었던 것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예리와 우연히 만난 강아지의 인연에 대해 뭔가 숨기는 게 있는 눈치입니다.

예리가 자기를 괴롭히는 현아에게 하는 말이 나오는데요, 그동안 예리는 왜 가만히 참고만 있었을까요? 아무튼 인상적인 대사라 옮겨봅니다.

"너한테 누구를 싫어할 자유는 있을지 몰라도 상처를 줄 자유까지는 없어. 나쁜 감정은 좀 감출 줄도 알아야지. 네 말대로 나처럼, 착한 척이라도 좀 해 봐."(72쪽)

한편, 예리는 꿈속에서 본 자기(아뜨레토리모)를 통해 강아지 짱구에게 닥친 위험을 알게 되고, 만류하는 리스토를 뒤로한 채 짱구를 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무리 극적 효과를 의도했다고 해도 솔직히 많이 위험한 상황 설정이라서, 개인적으로 이런 전개가 마음에 들지 않네요.)

모리는 예리가 이름을 바꾸어준 짱구입니다. 모리가 자신의 운명을 거꾸로 바꾸어 놓았다고 해서 원래 이름(아뜨레토리모)의 끝, 두 글자를 따온 거예요. 여운을 주는 마지막 구절은, 전체 내용을 모두 알고 읽는다면 더욱 새롭게 다가옵니다.

비밀에 휩싸인 지구는 아름다웠다. 예리의 지구 산책, 모리와의 작은 산책 역시 내내 아름다울 것이었다. 비밀이 가득한 풍경 위로 첫눈이 폴폴 내렸다.(143쪽)

웃음이 팡팡 터지는 이야기는 아니고, 스스로 지구 생활을 잘하고 있나 돌아보게 되는 동화입니다. 어쩌면, 지구살이 벌을 받고 있는 자들을 관리하는 리스토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해보면서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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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생태도감 : 식물편 - 나무 나의 첫 생태도감
지경옥 지음, 이기숙 사진 / 지성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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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대상의 책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온 가족이 펼쳐보면 좋겠어요. 뽀야와 산책하면서 여러 풀과 나무를 보는데요, 어떤 이름인지 궁금한 게 참 많더라고요. 수목원에 갈 때마다 좋은 점은, 그곳에 있는 식물마다 이름표가 달려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유심히 보고 전부는 아니라도 몇 가지 이름을 메모해오지요. 낯선 이름은 여러 번 발음해보면서요.

책 소개만 봤을 때도 4도 인쇄된 나무 사진들이 많이 실려 있어 유익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보니 정말 많아요. 본문 311쪽 분량 가운데 256쪽까지 전부 사진이에요. 특정 나무에 대해, 대표 사진이 있고 열매, 꽃과 잎, 씨앗 또는 개체 특성을 알 수 있는 사진이 있어요. 국립생태원 연구원이자 생태안내자 양성 프로그램 강사분이 책 속 사진을 전담했는데, 각 나무에 관한 전체와 부분 사진을 한눈에 이해하기 쉽게 잘 찍어주었네요.

글작가님은 숲 해설가로 자연생태 프로그램에서 강연하거나 환경 정보를 수집, 점검한다고 해요. 이 책에 앞서 <나의 첫 생태도감>(식물 편: 풀)을 펴낸 바 있는데, 그 책도 함께 활용해보면 좋겠어요.

책의 구성도 흥미롭고 깔끔해서 좋아요. 사진 수록 편에서는 계절별로 꽃이 피는 나무를 색깔 순서로 보여줍니다. 사진 하단에 짤막하게 덧붙인 설명이 부족하다면, 가다다 순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생태 특징을 읽어볼 수 있어요. 각 나무 사진 옆의 페이지 수를 찾아 사진과 상세 설명을 이어볼 수도 있지요.

총 340여 종의 나무가 수록되어 있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뽀야와 같이 재미있게 읽고, 이 책의 도움으로 산책하면서 이름 모를 나무의 정체도 알 수 있겠어요. 나무 탐정 혹은 나무 박사가 되어 놀이하듯이 살펴봐도 좋을 거예요. 나무 이름 대기 놀이도 할 수 있겠네요.

얼마전 수목원에서 봤던 천사의나팔도 반갑게 만났는데 이름의 느낌과 달리 독성이 있다네요. 일본조팝나무와 꼬리조팝나무의 차이도 보게 되고 약재나 요리로 쓰이는 나무 열매들도 확인해보게 됩니다. 유아들은 사진 위주로, 초등부터 상세 설명을 같이보면서 이 책을 활용할 수 있겠어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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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일러스트 매거진 아노락(Anorak) : 상어 - ISSUE 12
아노락 코리아 편집부 지음, 이희경 옮김 / 아노락코리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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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닷'(dot.)과 함께 처음 접하게 된 어린이 잡지입니다. 2006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는 잡지라고 해요. 수준 높은 일러스트를 담고 있고, 매호마다 다른 주제로 다채롭게 꾸며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12호까지 나와 있어요. 출판사 리뷰를 참고해보니 "5세부터 9세 어린이를 위한 창의성 미술 교재"라고 소개되어 있네요.

저는 '닷'(3-6세 대상 표방)을 먼저 살펴봤던 터라 '아노락'은 7세 이후부터 보는 잡지인가 했거든요. 그게 아니었고요, 실제로 이번 호 '아노락 어린이 미술관' 코너에서는 4세~11세까지의 상어 그림이 나와 있어요. 아무튼 '아노락'이 초등 이상은 아니라는 사실. 유아부터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첫 페이지부터 흥미로워요. 하루 동안 거북이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걷는 '거북이의 날', 종이에 풀로 그림을 그린 다음 그 위에 콩을 뿌리는 '콩으로 그림 그리기' 등 재미있는 놀이 소개부터, 나만의 '빈티지 북' 컬렉션 만드는 방법, 깔깔 수수께끼와 한 문장 생각거리, 다양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과 글을 만나볼 수 있어요.

상어는 지구상에 언제 나타났을까요? 종류는 얼마나 많을까요? 멋진 그림과 친절한 서술로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요. 그중 하나만 살펴볼게요.

수염상어는 다른 상어들과는 좀 달라.

납작한 몸으로 바다 밑바닥에서 지내는데

얼룩덜룩한 피부로 몸을 감추고 사는 데다가

움직이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

모래 속에 가만히 누워 있다가 먹이가 나타나면

쓱 나와서 눈 깜짝할 새에 확 낚아책 뒤

우걱우걱 먹어 치운대.(33쪽)

멸종 위기에 처한 상어를 위해 우리가 할 일도 알아보고, 상어 보호 전문가와의 특별 인터뷰 내용도 볼 수 있지요. 꼬물꼬물 만들기 코너, 같이 놀자 코너에서도 상어를 주제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그린 멋진 상어를 아노락에 소개하고 싶다면 명시된 이메일로 그림을 보내면 되는데요, (저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번 호에 아이들이 그린 상어 그림이 실려 있는데 그것은 미리 받았다는 것 아닌가요? 이메일로 상어 그림을 보낸다고 해도 다음 호에는 또 다른 주제가 될 테고요.) 이번 호를 읽고 나면 아이들이 나만의 상어 그림을 그려볼 것 같아요.

아노락 상어 이야기 덕분에, 아이들이 수족관에 가게 되면 더욱 관심 있게 상어를 지켜보고 또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여러 책도 찾아보게 되겠지요. 아이들뿐 아니라 가족 모두 즐겁게 보면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어린이 일러스트 매거진 아노락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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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일러스트 기반 유아미술 닷(dot.) : 우주 이야기 - Vol.7 The Space 영국식 일러스트 기반 유아미술 닷(dot.) 7
아노락 코리아 편집부 지음 / 아노락코리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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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가 한글을 몰랐을 때, 제가 그림책과 함께 유아 잡지를 많이 검색해보고 구매도 했던 듯한데 당시에는 없었던 잡지네요. (좀 일찍 나와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예비초등인 뽀야는 '닷'과 '아노락'의 경계쯤 될까요.)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보니, '닷'은 2023년 2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곱 권이 나왔군요. 매호마다 주제가 있는데, 꽃, 낮과 밤, 숫자, 농장, 친구, 스포츠, 그리고 이번에는 우주 이야기입니다.

'닷'은 6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유아 창의성 잡지로, 더 높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잡지 '아노락'과 마찬가지로 광고가 없고 일상 속 아이들이 접하는 주제들로 이야기를 꾸몄다고 해요. 영국에서 건너와 번역된 잡지입니다.

알록달록,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색감으로 꾸며진 일러스트라 펼쳐보기만 해도 흥미로워요. 우주 이야기라는 주제를 유아 대상으로 어떻게 구성했는지,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궁금했는데요, 좀 놀랐어요. 큼직큼직한 그림 위주로 핵심 개념인 여덟 개의 행성, 별, 태양, 달, 지구, 우주여행, 우주 비행사를 소개하는데요, 글밥이 적지 않아요. 또한 단편 지식도 담고 있지요. 핵심 개념과 관련해서 페이지마다 직접 무엇인가 그려 보도록 여백도 마련되어 있네요.

가령, 달에 대한 서술과 활동을 보면 다음과 같아요.

달에서의 하루는 지구에서의 10일과 같아. (중략)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를 여행할 때 우리는 그것을 일식이라고 불러.

밤하늘을 지켜 주는 달에게 고맙다고 전할 수 있는 멋진 그림을 그려 보자.

펼친 양면을 색칠하는 페이지도 있고요, 재미있는 이야기 두 편도 실려 있고 우주 이야기와 관련된 만들기 코너도 있습니다.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에서 키우기 쉽다는 감자를 주재료로 요리 교실도 보여줍니다. 그 외에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선 긋기, 미로 찾기, 낱말 찾기, 주사위 게임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볼 때는 그림 귀엽고 재미의 요소도 많네, 이렇게 생각했다가 한 페이지씩 넘겨보니 흥미 사이에 지식을 살짝 가볍게 끼워넣었다는 사실. 그냥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연필 하나를 쥐고 끄적끄적, 마음대로 표현해보는 공간이 있다는 점도 좋아요. 내년 초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뽀야도 '닷' 시리즈를 신나게 즐겨봐도 좋을 것 같아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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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4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한지윤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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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어른 모두 함께 읽는 책은? 이런 질문에 각자 답이 다양할 테지만, 저는 그림책과 우화라고 말하겠어요. 그중 <이솝 우화>는 뽀야와 함께 읽고 싶어서 여러 출판사의 책들을 살펴보던 중이었어요. 그림 위주보다는 가급적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최근에 발매된 책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거기에 부합하는 책을 발견했지요.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4번째 책입니다. 그림 형제의 동화에 그린 그림으로 명성을 얻은 아서 래컴의 삽화도 볼 수 있어요. 이 책은 전체 200편의 내용을 실었고요, 부록으로 <이솝 우화>를 잇는 우화들, 이솝이 태어난 시공간인 고대 그리스, 이 책으로 배우는 지혜 등을 담고 있습니다.

기원전 6세기경 살았던 고대 그리스인 이솝의 본래 이름은 아이소포스, '이솝'은 영어식 발음이지요. 노예였다는 그의 생애는 불확실하고 단편적인 게 많다고 해요. 이솝이 세상을 떠난 뒤 아테네의 한 철학자가 전해오던 이야기를 모아 <이솝 이야기 모음>으로 펴낸 것이 <이솝 우화>의 시작이었답니다.

이 책은 전체 실린 200편을 4부로 구성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부 정직함이 가장 현명하다

2부 여럿이 뭉치면 강해진다

3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4부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마라

아마 편의상 붙여진 구성이 아닐까 해요. 세부 내용에서는 한 줄 메시지가 첨가된 것도 있습니다. 가령 고양이가 죽은 척하며 생쥐들을 유인하지만 생쥐들은 속아넘어가지 않는 이야기가 나와요. 거기에 첨가된 한 줄은 이렇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나쁜 짓을 한 사람이 꾸며 놓은 계략에 속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해봐도 좋겠어요. 우화 속 교훈이란 사실 하나로 정해진 게 아니잖아요. 또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많고요. 그렇게 풍성한 독서 토론장이 마련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게와 어미 게'에서, 엄마 게는 아들에게 옆으로 걷지 말고 똑바로 걸으라고 말해요. 아들은 엄마에게 직접 보여달라고 하고, 엄마는 아무리 해도 똑바로 걷지 못했지요. 그제야 엄마 게는 자식을 나무란 행동이 어리석었다고 깨닫습니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좋다는 교훈도 있겠지만, 저는 엄마 게가 왜 "똑바로 걸으라"고 말했을까 의문이었어요. 게의 입장에서는 옆으로 걷는 것이 "똑바로"의 의미잖아요. 그러니 타인과 비교된 다름을 이상함이나 문제로 받아들이는 태도 자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겠지요. 이솝이 의도했든 안 했든, 내용이 전해오는 과정에서 혹은 독자들이 그 내용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풍성한 이야깃거리, 생각의 여지들이 확장될 테고요.

주로 동물들이 주인공이라서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장점도 있고, 한 편당 짧은 이야기라서 여러 가지 설정을 만들어볼 수도 있을 거예요. (줄거리 첨가 혹은 이야기 상상해보기 등) <이솝 우화>를 기본 삼아 우리나라 우화를 비롯한 다른 우화도 찾아 읽을 수 있겠어요. 책 읽기와 쓰기 모두에 유용하고 무엇보다 어른과 아이가 교감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솝 우화>였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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