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
김기현 외 지음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 절망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먼저 ‘절망’했다. 먼저 이 책을 쓸 당시 고3이었던 희림이가 읽은 독서의 폭이 내일 모래 마흔(?)이 될 나보다 훨씬 넓다는 것에 그리고 생각의 깊이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필력에서 너무나 큰 절망감이 밀려 왔다. ‘기도’에 대한 질문을 하는 부분에서 언급한 프란시스 베이컨의 ‘신기관’(p 80, 나는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예정’에 대한 질문을 하는 부분에서 인용한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p153), 그리고 ‘과학’에 대한 질문에서 인용한 책들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희림이의 ‘독서력(讀書歷)’에 혀를 내 둘렀다. 역시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희망하는대로 ‘훌륭한 인문학자’가 될 것 같다.

 

- 배움

저자가 아들 희림이를 대하는 태도를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곳곳에 한참 나이가 어린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함’으로 그 질문들을 수용하고 최선을 다해 답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묻어 있었다. “어려운 질문만 골라서 하네. 주제 자체도 까다로운 데다가, 네가 집요하게 캐묻고 작정하고 달려드니 가볍게 응수할 수 없게 됐어....”(p157)라고 앓는 소리를 하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 이미 아들을 ‘하수(下手)’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인생의 주제들을 놓고 고민하는 ‘동반자’로 대하는 태도가 녹아 있었다. 나도 아들이 있고 이 아이가 어떤 모습으로 자라갈지 모르겠지만 목사님께서 희림이를 대하듯 나도 대할 수 있으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개념정리

어떤 용어나 현상에 대해 설명하려면 ‘명확한 개념 정리’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결코 잘 표현할 수 없다. 희림이와 저자가 주고 받는 편지를 통해 내가 얻은 유익은 ‘개념 정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특별히 ‘예정’에 관해 주고 받은 편지는 나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예정의 핵심은 ‘하나님의 주권’이다.......... 하나님의 예정을 강조하는 것이 필연적으로 배제를 함축한다고 보느냐, 아니면 그렇게까지 보는 것을 거부하느냐의 차이(p160. 강한 예정론, 약한 예정론에 대한 탁월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예정에는 구원받은 당신의 백성과 창조된 당신의 세상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의지가 담뿍 담겨져있어. 그러므로 예정은 하나님의 사랑인 거지(p163).

 

많이 읽고, 많이 깨지고, 많이 물어야 할 이유를 두 사람간의 편지가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 아들에게 이야기하듯

이 책은 앞으로 내가 읽게 될 책들, 접하게 되는 지식들이 어떻게 정리되어야 할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주는 책이었다. 앞으로 나는 아들 이야기해 주듯, 아들에게 이야기 해 주기 위해 준비하듯 지식을 정리하고 책 내용을 정리하겠다. 먼 훗날에 내 아들에게 대답해 줄 답을 준비하는 것이 나의 ‘독서목표’가 되었다. 이제 나는 그렇게 읽고, 쓰고, 책을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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