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것들 - 잘난 척 인문학,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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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귀찮음을 극복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인간의 도전은 한계를 넘어서고자 마음먹는 데서 시작됩니다.

모든 최초의 것은 문명을 만들어내고 또 다른 도전 위에서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최초의 것들'은 최초로 중심으로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서 모임에서 이야기를 주도하고 싶은 이들에게 상식으로 무장하기 딱 좋은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잘난 척 인문학'인가 봅니다.

연예정보를 가지고 잘난 척하는 것보 의식주를 포함한 역사의 맥락으로 잘난척하는 사람에게 손가락질할 사람이 있을까요?

친구들을 만났을 때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 결혼반지는 왜 생겼을까?

결혼 형태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세기 북유럽 게르만계의 약탈혼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랑 들러리의 관습은 무장한 2인조 약탈혼의 흔적이라고 합니다.

신부가 신랑의 왼쪽에 서야 하는 전통도 단순한 관례가 아니라 왼손으로는 신부를 안아야 했고 오른손으로는 무기를 잡아야 했기에 생긴 거라고 하네요.


처음으로 결혼반지가 등장한 것은 기원전 2800년 경의 이집트 왕조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집트에서는 시작도 끝도 없는 고리는 영원을 나타난대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결혼의 정표로 반지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결혼반지를 왼손 약지에 끼는 관습은 그리스인의 잘못된 인체해부학 지식에서 기인됐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이른바 '사랑의 혈관'이 약지에서 곧바로 심장으로 흐르고 믿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만 보면 오늘날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결혼에 대한 모습이 그다지 좋은 모습으로 다가오지는 않네요.

2.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를 배출한 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스 혁명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마리 앙투아네트이죠.

그녀와 연결된 최초의 역사가 또 있네요.

디자이너 의상을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고 브랜드 현상의 시조가 된 로즈 베르탱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가난한 시골 소녀가 마리 앙투아네트의 '패션 장관'이 되는 여정 또한 한 편의 드라마일 것 같습니다.

혁명의 폭풍이 이는 가운데서도 앙투아네트의 패션에 대한 집착은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도망치기 10여 일 앞두고 로즈 베르탱에게 대량의 여행복을 시일 안에 주문한 것이 발각이 되어 곧 단두대에까지 오르게 되었으니, 옷에 대한 욕망이 목숨과 바꾼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3. 초콜릿의 비밀을 누설하면 사형?

남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코코아나무 열매에서 채취하는 초콜릿은 마야, 아스테카, 톨텍 등 세 문명권에서 제사 때 사용하는 액체였다고 하네요.

이것이 16세기 초 콜럼버스에 의해 처음으로 유럽에 소개가 되었고, 이 맛에 매료된 에스파냐 왕조들은 혼자만 즐기려고 공표 금지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비밀을 누설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명이라고 합니다.

강력한 금지령 때문 탓이었는지, 초콜릿 음료가 다른 나라로 새어나가는 데는 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하네요.

이후 1606년에 이탈리아에 등장하고 프랑스에 들어간 것이 1660년의 일이라고 합니다.

미국에는 1765년 영국인들이 서인도 제도에서 코코아 열매를 들여와 맛을 알기 시작했다고 하니,

초콜릿이 대륙을 건너간 시간에는 비밀이 숨어 있네요.

이제 초콜릿을 먹을 때 긴 대륙을 여행해 온 역사를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것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맨 처음이 궁금해지는 것만으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음을 던지는 책, 스스로 시작을 궁금해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쓴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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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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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화가의 작품들, 아니 그보다 몇 백 년 전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그림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당연한 질문이다.

미술품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 보존과학이라고 한다.

미술 작품의 생명은 예술가에서 시작되지만 세기를 건너 당시의 색감을 우리가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몰랐던 '보존과학'이라는 분야가 있기에 가능하다.


이 책은 미술관에서 보존가로 일하면서 맞닥뜨렸던 문제들과 현대미술 작품의 보존에 대한 고민 속에서 쓴 김은진 작가의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과학고와 카이스트에서 공부했고,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한 미술품 복원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해서 난해한 과학 보존의 세계보다는 미술 보존의 재미난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맘껏 들려준다.

1. 세월도 작품의 일부

그림 위쪽에는 새똥이 묻어 있고, 그림 곳곳에 물로 얼룩분 부분이 가득하고, 가장자리는 찢어진 작품을 미술관에서 본다면?

이는 미술관의 잘못이 아니라 뭉크가 그림을 보관하는 독특함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한다.

뭉크는 야외에서 비바람을 맞고 약간 뿌옇게 변한 표면 느낌을 좋아했다고 한다.

- 142쪽

세월의 흔적마저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는 뭉크!

앞으로 그의 작품에서 시간의 자국을 찾아보는 것도 그의 그림을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이지 않을까.


2. 미숙한 복원으로 더 유명해진 그림

인구 5000명의 작은 도시, 브라하.

이곳에는 그림을 보기 위해 연평균 1만 6,000명 정도가 찾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바로 '원숭이 예수'라고 알려진 이 벽화를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2012년 당시 80세 할머니는 성당의 벽화가 일부 떨어져 나가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색을 칠하면 칠할수록 원래의 그림은 사라지고 할머니의 그림만 남게 되었다.

이 잘못된 복원 사례, '원숭이 예수' 그림은 원작보다 더 유명해졌다.

위의 케이스는 0.001%도 되지 않는 성공사례이지 않을까 싶다.

한순간의 판단 오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되는 일이 어디 미술 복원뿐이겠는가.

3. 고흐의 숨은 그림 찾기

"사랑하는 동생 테오야, 잘 지내고 있나?

요즘은 아주 바빴어. 유화 수업 후 저녁에는 소묘 수업에 갔고, 10시 반부터 11시 반까지 클럽에서 모델을 그렸어. 이번 주는 대형 나체 흉상과 2명의 레슬러를 그렸어. 아주 즐거웠어."

_반 고흐의 편지에서, 1886년 1월 경

고흐의 편지에 명시된 2명의 레슬러 그림?

아마 이 그림을 본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 미상으로 결론이 났던 <들꽃과 장미가 있는 정물> 작품이 고흐의 작품으로 결론이 났다.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Macro X-ray Fluorescence)에 의해 그동안 사라졌던 레슬러의 그림의 존재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고흐가 1886년 안트베르펜 미술 아카데미 시절에 습작으로 그렸던,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언급한 2명의 레슬러 그림이, 파리로 이주한 이후 그가 그린 꽃 그림 아래에 130년이 넘도록 숨겨져 있었다' - 222쪽


이제 미술관에서

미술작품에 숨어 있는 예술가의 손끝만이 아니라, 작품의 생명을 보존하는 보존과학자의 손길마저 느껴보면 어떨까.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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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단어 혹하는 문장 - 마음을 흔들고, 시선을 사로잡고, 클릭을 유발하는 5가지 글쓰기 비법
송숙희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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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인생을 설탕물이나 팔면서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잡겠습니까?" 


스티브 잡스가 펩시콜라 CEO인 존 스컬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던진 말.


"난 자네 지분의 20%를 살 수 있지.아니면 전부 사 버릴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직접 이 사업에 뛰어들어 자네를 매장시킬지도 몰라."


온라인 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빌 게이츠가 AOL의 CEO 스티브 케이스를 상대로 던진 한마디.

이 말을 듣고 인수 합병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갈 때 결정적 한 방 때문에 AOL은 독립 법인을 고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빌 게이츠의 이력서 속 한 줄로 전락하겠습니까,

혹은 온라인 혁명의 주인공이 되겠습니까?" 


이렇듯 인생이 바뀌고, 회사의 운명이 바뀌는 데는 단 한마디면 끝이다.

한마디를 어떻게 쓸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한 실전 글쓰기 책이 '끌리는 단어 혹하는 문장'이다.


<비대면 마케팅은 문장력이 좌우한다>


같은 내용의 글이라도 어떤 제목에는 손이 머리보다 더 빠르게 움직인다.

글쓰기는 작은 가게를 하는 사람에게도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비대면 시대, 잘 쓴 한마디는 매출을 늘리는 비장의 카드다.




1908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러더퍼드의 말이다.

이렇게도 응용해 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돈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글을 써야 한다"

"우리에게는 매스미디어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SNS를 잘 활용해야 한다."


이제 언어가, 단어가 총알이 되는 시대다.


한마디는 스위치이다

한마디는 마중물이다

한마디는 마스터키다


당신이 제대로 고른 한마디는 사람과 돈을 끌어당길 것이다.

문제는 한마디를 어떻게 골라 쓸까 하는 방법이다.



이 책에는 한마디를 쓰기 위한 여러 가지 공식들이 있다.

2가지만 소개한다.


조회 수 높은 썸네일의 2가지 특징 

1. 핵심 키워드를 맨 앞에 쓰기

2. 동기를 부여하는 보상형 문장 쓰기  (주제형보다는 보상형으로 표현 ) 돈이 되는 글쓰기 3단계 ==> 글쓰기로 돈을 버는 3단계


뇌에 꽂히는 제목 쓰기 

새롭거나 놀랍거나 (5살짜리 아이가 6주 만에 피아노를 완벽하게 치는 방법)

이상하거나 어색하거나 (진한 두유 검은콩 식빵을 읽다)

질문으로 불러내가 (서울대생은 중학교 3학년 때 뭐 했을까?)

부정적으로 과장하기 (글쓰기 코치는 저는 글쓰기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

콕 집어 호출하기 (올해 연말에 최직하는 사람을 위한 마케팅 글쓰기 수업)

단어보다 숫자 (조회 수 2배 높아지는 글쓰기 5분 가이드)  : 한글보다 아라비아 숫자로 

안 보고 못 배기는 세트 메뉴 표현

당신이 피해야 할 6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3가지 핫 트렌드

고객을 안심시키는 9가지 룰

당신에게 알맞은 공식 하나를 건져서 연습하다 보면 최고의 마케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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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의 양식 - 한식에서 건진 미식 인문학
송원섭.JTBC <양식의 양식>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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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탐하는 식탐(食貪)을 너머

지식을 탐하는 식탐(識貪)으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 하나로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나도 어떤 음식을 먹을 때 그러하다.

추어탕을 먹을 때는 쪽대를 들고 미꾸라지를 잡던 시절이 영화처럼 흐른다.

조개 구이를 먹을 때는 친구들과 불을 피워 가리비를 구워먹던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처럼 음식은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음식에서 인문학적 통찰을 찾을 수 있다면?


<양식의 양식>은 올해 초까지 JTBC에서 방송된 8부작 교양 프로그램이다.

한 편도 시청을 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이번에 책으로 그들이 나눈 지적 수다를 대신할 수 있었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울푸드 8가지로 만나는 베테랑 논객들(백종원, 정재찬, 유현준, 채사장, 최강창민)의 감칠맛 나는 지적 수다.

그들이 선택한 소울푸드는 삼겹살, 냉면, 치킨, 백반, 국밥, 불고기, 짜장면 그리고 젓갈이었다.

자주 접하는 음식들이지만 이 음식들에 인문학적 수다를 가져본 적은 없다.

이유는 딱히 우리가 접하는 음식에 질문을 던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식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을 보고 놀랐다.

음식을 생각하면서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딱히 뭐라 답해야 할 지 몰라서가 두번째 이유였다.


위의 질문 중에서 몇 가지만 정리를 해본다.


1. 삼겹살의 짧은 역사


삼겹살집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1979년이라고 한다.

재래종보다 3,4배 더 체구가 큰 수입 비육종 돼지가 재래종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성한 삼겹살(뱃살)이라는 신세계를 열어준 덕분.

그리고 부루스타와 철판이라는 새로운 조리 도루의 도입이 결정적인 영향 덕분이라고 한다.

삼겹살의 대중화에 기술의 영향 (부루스타와 철판) 덕분이라고 말한 백종원씨의 통찰력에 놀랐다.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요리 도구가 나온다면 삼결살을 대신할 부위가 나올까?


2. 치킨

우리나라의 수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를 보면서 우리의 독창성과 경쟁력에 대해서 생각한다.

전 세계인의 맛을 통일 시킨 KFC마저 한국에서는 동네 프랜차이즈에 밀린다.

다시 생각해도 멋진 일이다.

프랜차이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 아파트 건설 붐의 영향으로 보는 유현준 교수의 통찰력도 빛났다.

'아파트가 주거 문화의 핵심이 되어가면서, 단지를 중심으로 식음료 상권이 시작했고, 배달 문화가 진일보했다'

꼭 이것 때문에 한국이 치킨 강국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겠으나, 전혀 상관관계가 없지는 않아 보인다.

무엇이든 하나의 산업이 발전을 하려면 인프라에 대한 발전 또한 필수적으로 살펴볼 일이다.

'한국 치킨의 역사는 1960년대 후반, 미국으로부터 콩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시작됐다.

일단 콩은 그 자체로 닭을 사육할 수 있는 사료로 쓰일 수 있고, 한 번 가공하면 식용류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P128)


3. 한국인에게 국밥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은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로 대신 했다.


말린 토란대와 고사리에 선지를 넣고 끓인 국이었다. 두부도 몇 점 떠 있었다. 거기에 조밥을 말았다.

백성의 국물은 깊고 따뜻했다. 그 국물은 사람의 몸에서 흘러나온 진액처럼 사람의 몸속으로 스몄다. 무짠지와 미나리무침이 반찬으로 나왔다. 좁쌀의 알들이 잇새에서 뭉개지면서 향기가 입안으로 퍼졌다. (중략)

국에 만 밥을 넘길 때 창자 속에서 먹이를 부르는 손짓을 나는 느겼다. 나는 포식했다.


육개장의 모태가 된 음식이 개장국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개고기를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개고기 대신 소고기로 바꿔 끓인 것이 육개장, 즉 '소고기로 끓인 개장국'이고 이 음식의 발상지가 대구이기 때문에 육개장을 '대구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음식의 유래를 아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과의 식사 자리가 즐겁지 않을까.


4.부와 권력의 상징 소고기


조선시대에 소를 잡아먹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우금령(牛禁令) 정책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소를 잡아먹었으면 나라에서 이런 정책까지 만들었을까 ?

한국인이 먹어온 소고기의 역사를 보는 것은 새롭다.


20세기 초에 술안주로 양념갈비구이가 등장하고,1960년대 이후에는 로스구이라는 이름으로 얇게 썬 등심구이가 유행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로 들어서며 'OO 가든'이라는 이름으로 기업형 갈빗딥들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거친 뒤 '꽃등심'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고기가 달라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정채찬 교수는 이런 변화가 취향의 변화가 아니라 '구별 짓기'의 일환이라는 점을 짚어냈다.

그것은 바로 소비를 통한 과시와 허세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과세와 허세가 어디 고기 소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인가?

그렇지만 먹는 것에서 조차 이러하니 씁쓸하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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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선택 - 세계 경제사 주요 사건으로 읽는 부의 지도
한진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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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문제는 경제 문제에서 비롯하고 경제 문제로 귀결된다."


부의 지도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제사에 더 가까운 책이다.

따라서 세계사를 좋아하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재테크 용도로 이 책을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 :)

이 책에서 재밌게 읽은 대목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15세기 신항로 개척과 감자가 세계 경제사에 끼친 영향

신대륙 발견과 신항로 개척의 시기를 발견의 시대라고 하지만, 반대의 입장에서는 침략자의 유입이 본격화된 사건이다.

당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 간의 거래된 주요 작물 중의 하나가 감자였다.

1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감자는 '악마의 작물'로 불렸다고 한다. 감자의 생김새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유럽에 널리 퍼진 시기는 18세기 중반 이후라고 한다.

감자가 주요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독일의 프리드리히 대왕(1712~1786)의 영향이라고 한다.

그런데 감자가 도대체 경제사에서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감자가 산업혁명에 필요한 값싼 노동력을 공급할 수 있게 해준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감자와 관련된 또 하나의 주요한 경제사가 있다.

아일랜드인의 운명을 바꾼 '감자마름병'이 바로 그것이다.

아일랜드인들은 기근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나라보다 감자를 주식으로 일찍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1845~1846년 감자가 썩는 병이 돌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굶어 죽은 아일랜드인이 100만 명이나 되었고, 아메리키로 이민을 간 인구도 10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당시 화가 어스킨 니콜이 그린 그림은 이 시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남루한 남자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NEW YORK이 있다.


2. 신항로의 개척과 자본주의의 태동

"황금을 가진 사람은 세계에서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고 성취할 수 있으며, 영혼까지도 천국에 보낼 수 있다."

콜럼버스의 말이다. 콜럼버스가 탐험에 나선 첫 번째 목적도 금이었다고 한다.

신항로 개척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16세기 초부터 17세기 중반까지 상당한 양의 금과 은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져온다.

이로 인해 유럽 경제에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물가가 급등하는 가격혁명(price revolution)이 나타났다.

결과 고정된 명목 금액을 받으며 생활했던 지주와 노동자 계층은 어려움에 처하게 된 반면,

공업과 상업에 커다란 자극이 되어 상인이 부를 축적하게 되었고, 이는 금융 시장의 발달로 이어졌다.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데 공급원이 되었던 상공업자 또한 신항로와 연결이 되어 있으니, 경제사적으로 이 사건은 아주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20세기 돈의 선택은 곧 자원의 선택이었다.

한정된 자원 때문에 인간은 전쟁을 벌였다. 누가 많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느냐가 곧 국가의 부로 이어졌다.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천연자원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돈의 선택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DATA가 바로 돈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속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특징이 '데이터'를 자산 가치로 삼고 있는 기업들이다.

1,2,3차 산업혁명에 개인이 개입할 여지는 없었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은 다르다.

이제 바퀴가 굴러간 정도이니, 잘 올라타면 충분한 부의 기회 또한 개인이 맛볼 수 있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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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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