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날아라, 마법의 양탄자 - 제2회 푸른문학상 수상집 작은도서관 14
김지영 외 지음, 원유미, 박지영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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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부문 대상 수상작인 김지영님의 "날아라, 마법의 양탄자'를 표제작으로, 그 외 추천우수작 세편을 묶은 책이다. 뜬금없이 한참 지난 푸른문학상 수상작을 차례로 읽어가는 중이다.

'날아라, 마법의 양탄자'는 기자 엄마의 터키 취재여행에 따라 나선 토담이가, 잠시 미아가 되어 겪은 경험을 그려내고 있다. 낯선 외국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엄마를 찾게 될지 긴장되었다. 세계인에게 통하는 바디 랭귀지와 짧은 단어로 우리의 토담이도 대화를 시도한다. 만약 우리 아이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이 작품에서 길을 발견할 것이다.

2002월드컵을 통해 '형제의 나라'로 부각된 터키에서의 짧은 경험이 어린 독자들에게 관계 소통의 의미를 전해준다.


박혜선님의 '그림자가 사는 집'에선 가식과 위선으로 본질을 숨기고 있는 어른을 향한 아이의 외침이 들린다. 나도 어느 한 부분은 허위로 감싸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남에게 보여지는 자신 때문에 행복을 과장하거나 진실을 감추는 어른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부모의 이혼만큼 아이에게 큰 상처가 있을까? 아이들도 알 건 다 아는데 어른들은 왜 자꾸 숨기려는 것일까?


문영숙님의 '엄마의 날개' 는 직장인 엄마를 부러워하고, 전업주부 엄마가 부끄럽거나 불만인 요즘 아이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내게 없는 것의 가치는 한없이 크고,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이 여기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아이들이 우리 엄마들의 날개임을 새삼 확인케 된다.


임문성님의 '지렁이 대작전'은 요즘 아빠들의 자화상을 실감케 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의 의미를 살려내면서, 아이다운 발상으로 아빠를 위해 부장님께 복수하는 재현이의 아빠사랑이 부럽다. 안팎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요즘 아빠들에게, 가족의 따뜻한 사랑이 가장 큰 힘이고 응원이란 걸 보여준다.


가족을 둘러 싼 크고 작은 일상에서, 가정의 소중함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가족을 소재로 그린 동화가, 가족 사랑과 가정의 소중한 의미를 일깨우면 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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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이청준 문학전집 연작소설 2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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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님의 작품은 여러편 읽어봐도 다른 책에 비해 술술 읽히는 편이 아니다.  아마도 작가의 건조한 문체 때문일거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어렵게 읽고 나면 가슴에 남는 그 묵직한 울림이 참 좋다. 인간의 원초적 삶의 아픔을 잘 보여준다고 할까? 그러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위력이 있다.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문학 교과서에 '선학동 나그네'가 실렸는데, 연작소설로 그려낸 것이라 '서편제'와 '소리의 빛', '선학동나그네' 까지 다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각 편마다 연작의 맛이 살아나게 연결되어 읽는 재미가 더한다.  많은 대중에게 소설보다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라는 영화로 알려졌고, 그 후속으로 '선학동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천년학'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관객과 소설독자의 이해도는 다를거라 생각되지만, 영화를 보고 책도 읽은 독자라면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가슴에 쌓아둔 원망의 한이 아니라 한을 풀어내는 소리가 된다. 바로 한을 소리로 풀어내면서 용서하고 화홰를 담아낸다. 우리 민족의 이 한을 어느 나라 말로서 제대로 담아낼 수 있겠는가? 바로 우리 말과 글로 온전히 담아낼 수 있으리라. 소리를 위해 딸을 장님으로 만든 비정한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하고 살의를 품는 아들과, 그 아버지를 용서한 딸의 승화된 사랑이 담아내는 서편제의 그 울림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동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달라지고 비로소 용서하는 아들의 아픔도 마음을 적신다. 어쩌면 아버지를 떠날 때 이미 용서했는데,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고 인정할 수 없어 괴로워한 것은 아닐지 내 마음이 아프다. 딸 송화는 이미 아버지를 용서하고 한을 풀었는데, 그 아들은 가슴에 한을 남겨두었기에 화해와 용서의 과정이 필연적이었음을 깨닫는다.

우리민족은 유독 아픔을 많이 겪은 역사를 가졌기에 '한의 정서'라는 발로 표현된다.  그 한의 정서가 개인이든 민족이든 서편제의 소리를 통해 승화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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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의 봄 - 제1회 5.18 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높은 학년 동화 11
한정기 지음, 김영진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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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5.18어린이문학상을 공동수상한 한정기님의 '큰아버지의 봄'과  서지선님의 '도둑'을 다 읽었다. 물론 5.18을 소재로 다룬 소설이나 동화, 연극공연도 빠지지 않고 보았다. 광주의 아픔으로 대변되는 5.18이 우리 민족의 아픔으로 승화되려면 광주,전남이란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 전남 지역의 문인과 예술인들 작품만 많았는데, 이제는 공간적인 울타리는 넘어선 듯하다.

큰아버지의 봄은 초등학교 6학년 열세 살 경록이의 눈으로 이해하는 5.18을 그리고 있다.  5.18민주화 항쟁의 주역이었던 큰아버지가 폐인이 되어 아직도 봄을 맞지 못하는 가족의 아픔을 그려낸다. 개인의 아픔이 역사의 아픔과 맞물리면서 그려지는 깊이에 감동이 있다. 삼별초 항쟁지였던 용장성터를 배경으로, 소년 경록이가 서울서 전학 온 재동이와 패거리들에게 당하는 괴롭힘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역사를 통해 깨우치게 된다. 바로 역사에 살아있는 우리의 정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작품이기에 당시 집권을 위한 군부세력의 잘못을 깊이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일에 의문을 갖거나 더 알고 싶은 어린이라면 성장단계에 맞춰 다른 작품이나 역사로 충분히 깨우치게 될 것이다. 역사가 나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 개인의 삶에 역사가 얼마나 깊이 관여하는지 잘 그려냈다. 아무리 어린이들이라도 '그때 그 자리에 없었던 나' 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도리질 하지는 못할  것이다.

큰아버지의 육신을 흙으로 보내면서 벌이는 씻김굿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을 풀어내고소망을 기원하는 모습에 진한 감동으로 눈물이 솟구쳤다. 한이 많은 우리 민족의 응어리가 풀어질 그날이 언제일지 아득하기만 하다. 한을 풀고 진정한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지는 날, 망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이 날아갈 것이다.

이제는 화려하고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5.18국립묘지를 바라보는 망자의 가족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아무리 화려하고 웅장할지라도 한번 가버린 청춘의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 것을..... 아직도 산자들이 떵떵거리며 사는 이 잔인한 세월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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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학으로 만나는 5.18
    from 파피루스 2008-05-19 04:48 
    다른 지역보단 5.18을 가까이 느끼며 자랐을 광주의 초등학생들은 5.18을 얼마나, 혹은 어떻게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해마다 5.18기념일이면 학교에서 교육하지만 아이들이 체감하는 5.18의 실체가 궁금해서 정의를 내려보게 했다. 아이들에게 5.18의 실체와 정신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라 생각해, 나역시 작은 역할이라도 담당하려고 5월 이야기 한 꼭지라도 들려주고 풀어내는 커리큘럼을 짠다. 작년에는 3학년 이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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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그녀는 참 멋지다. 당당하고 열정적인 삶이 참 아름답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소모되는 삶이 아니라 이타적인 삶의 자세가 눈부시다. 준비된 사람만이 오를 수 있는 경지에 그녀가 우뚝 서 있다.

베스트셀러가 된 그녀의 책을 읽을때마다 참 솔직한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 때론 본성에 충실한 아줌마처럼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는 그녀, 감정을 숨기지 않고 퍼부어대는 따발총 같은 언어에도 감동된다면 너무 심한걸까? 하지만, 난 이렇게 당당하고 거침없는 그녀가 좋다.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간 그녀의 용기는 미혼이기 때문에 가능할거야~   세 아이의 엄마와 아줌마로 산 세월이 20여년이 된 지금도,  내안에서 꿈틀거리는 꿈을 주체하지 못하고 체념하는 나의 생활과 견주어본다. 엄마가 되면 내 꿈을 펼치기보단, 아이들의 꿈을 펼칠수 있게 뒷바라지하는게 정상일거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며 스스로 위로한다.

<중국견문록> 책 제목 그대로 중국에서 보고 들은 그녀의 체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다. 중국어를 배우기 우해 중국의 문화와 정신을 이해하고, 그들의 잘못된 태도까지도 사랑해야 한다는 역설이 드러난다. 또한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경제적 수준의 우월감에서 비롯된 타민족에 대한 무시와 교만을 일깨우는 따끔한 일침도 빼놓지 않는다.  짱께집이나 짱꼴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활속에서 얻는 중국인에 대한 이해가 섬세하게 녹아있다. 우리가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아주 못된 습성을 아직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한국인의 자세와 정신을 한 수 배울 수 있다.

외국어를 비롯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내 인생의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지? 그러기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알고 깨닫고도 행함이 없다면, 그 많은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요즘 만나기 흔지 않은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독서수준이 높은 초등고학년이나 중학생 수준이라면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자신의 꿈을 갖고 목표를 세우는 일에 그녀가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실천하는 지식인, 나누는 삶의 미학을 실현하는 그녀가 준비해온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청소년들이 허황된 야망이 아닌, 진정한 인간애을 실천하는 참된 인간이 되는데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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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속의 바다 - 200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2
케빈 헹크스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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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첫인상도 대부분 얼굴이 좌우하듯이,  우리가 만나는 책도 표지에서 그 이미지가 결정된다. 2004년 '뉴베리상' 수상작인 <병 속의 바다>는 짙은 녹색 바다에 떠 있는 물고기와 꼼지락거릴듯한 그녀의 발이 눈길을 확 잡아끈다.

열두 살 소녀 마사의 사춘기를 풀어 헤친 케빈 행크스의 <병 속의 바다>를 읽으며 독자는 자신의 사춘기를 떠올리며 따라갈 것이다.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추억으로, 때론 아픔으로 기억될 사춘기의 통과의례를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의 아름다운 영상을 감상하듯, 작가가 그려내는 마사와 같은 마음이 되어 동행했다. 아주 짧은 챕터로 이야기를 끌어가기 때문에 간결하지만, 스토리에 빠져들기엔 좀 방해가 되는 듯 했다. 길게 끌어가는 챕터에 길들여진 때문인지 개인적으론 아쉬웠다.


마사와 동행하면서 나의 사춘기가 떠올라 잠시 행복했다. 우리 땐 남녀 손을 잡고 하는 중간놀이(포크댄스)가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손을 안 잡는다고 날마다 벌을 받았던 기억에, 30여년 지난 이제는 맘껏 손이나 잡아보자며 우리들의 동창회가 시작되었다. 변소에 "누구누구랑 좋아한대요"라고 끼적거리던 악동들이, 그녀만 있으면 변소도 못 갔다는 첫사랑 고백이 즐거웠던 추억여행이었다.


마사의 감성에 공감하며 내 얘기 같은 친밀감이 들었고, 작가가 되겠다고 습작하는 모습이 마치 젊은날의 내 모습 같았다. '모방이 곧 창조'라는 진리를 확인하듯, 올리브의 일기와 갓비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자기의 소설을 끌어 나가는 마사가 대견했다. 나중엔 소설쓰기보다 시 쓰기에 도전하지만...... 꿈은 아름답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유행가처럼, 마사는 사랑의 아픔과 미움을 경험하고, 할머니 빼고는 다 싫었던 가족이 더할 수 없이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이제는 사춘기란 통과의례를 겪어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주는 <병 속의 바다>를 권해 보자.

 

*책을 읽는 동안, 케빈 고스트너가 주연했던 '병속에 담긴 편지'가 여러 번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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