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빌렸어요 I LOVE 그림책
알렉산더 스테들러 글.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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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된 도서대출증을 갖는 건 참 설레는 일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비벌리는 매주 화요일 엄마와 같이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을 좋아하는 비벌리는 자기 이름의 대출카드를 만들고 책장을 샅샅이 살펴 <백악기 시대의 공룡들>이라는 책을 빌린다. 자기 이름으로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빌린 비벌리의 마음이 찌르르 느껴졌다.

책을 읽는 재미에 빠져 공룡도 그리고 숲을 만들어 놀이도 즐기는 비벌리는 귀엽다. 밥 먹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 심지어 목욕할 때도 책을 읽는 비벌리가 사랑스럽다. 반납일을 못 지킨 불안에 배가 아프고, 맛있는 후식도 먹지 못하는 비벌리는 순진하지만, 꿈속에서 트리케라톱스와 대적하는 비벌리는 당차다.
"나를 돌려보내 줘어어어어!"
"여기 너무 오오오오래 있었어. 나를 보내주지 않으면 너를 잡아먹을 테야!"
소리내어 읽어보면 으르렁거리는 공룡의 말에 가위 눌릴것 같은데, 비벌리는 책에서 배운대로 초식공룡은 식물만 먹는거라고 외친다. 'april 7' 이라고 빼곡히 적힌 잠옷을 입고 두려움에 떨던 비벌리를 똑똑하고 당당하게 만든 책이 정말 신통방통하다!

반납일을 못 지켰지만 용기를 내어 사서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두려움에서 벗어난 비벌리는 올리버와 시작한 '어린이 공룡 탐구단'이 너무나 기대된다. 책은 이렇게 어린이의 탐구심을 길러주고 해답까지 찾아주는 멋진 마법사이다!

순진하고 귀여운 비벌리의 캐릭터와 내용이 초등학교 1학년 보다는 유치원생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빌리는 경험도 초등학교 1학년보다는 유치원생이 더 공감되지 않을까? 요즘 초등학교는 잘 갖추어진 도서관이 있어 입학하면 도서대출증을 받는다. 수업시간에 독서활동과 대출까지 경험하기 때문에, 반납일을 어긴 날짜만큼 대출이 금지된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초등 1학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었더니,
"반납일 어겼다고 돈을 물거나 감옥에 간다는 말을 믿는 바보가 어딨어? 비벌리는 바보 같아요!" 라면서 순진과는 거리가 먼 비평을 해 대었다. 그래서 초등생보다는 유치원생 비벌리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원작이 쓰여진 게 언제인지 모르지만, 컴퓨터로 처리하는 요즘에 뒤표지 안쪽에 꽂힌 대출카드 이야기는 맞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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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7-11-18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출카드는 없어도 되겠지만 ... 대출기록표는 뒤표지 안쪽에 붙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대출기록표에 찍힌 반납예정일 도장을 보면, 굳이 컴퓨터를 켜서 반납예정일을 확인할 필요가 없거든요.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읽었는지 알기도 하고, 가끔은 내가 처음 빌리는 책이라는 기쁨도 있으니 말이에요. (요새 애들은 이런 게 별로 필요없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요 ^^)

순오기 2007-11-19 10:3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컴퓨터 시스템으로 바뀌고 그런 즐거움이 없어졌어요. 예전에 대출카드마다 내 이름 올리느라 엄청나게 부지런 떨며 독서했던 시절이 그립네요 ^^
 
꼬물래 작은도서관 23
김민령 외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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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래>에 실려있는 4편 모두가 푸른문학상 당선작가와 푸른아동문학 아카데미를 수료한 작가의 작품이라서, '동화작가로 등단하려면 우선 푸른문학아카데미부터 등록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훌륭한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좋은 작가를 배출하는 것 같아서......

<두루미 마을>의 현기 엄마는 어려운 경제상황에 고향 밤골의 할머니에게 현기를 잠시 맡깁니다. 아이의 인생에 영향을 끼칠 환경이 바뀌는데, 왜 가장 중요한 당사자를 배제하는지 이것도 어른들의 횡포일거라 생각합니다. 현기도 받아들일 여유는 주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현기 엄마는 혼자 결정하고 달랑 편지 한 장에 마음을 전합니다. 현기는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혼자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지' 알게 됩니다. 애꿎은 두루미에게 화풀이하고 마음을 졸이다가, 던진 돌멩이에 다친게 아니라는 할머니 설명에 안도하면서 두루미가족의 재회에 기뻐합니다. 현기도 엄마와 함께 살 희망을 품었겠지요? 엄마의 편지를 읽는 현기의 뒷모습은 아프게 다가왔지만, 노란 점퍼를 입은 멋쟁이 할머니의 넉넉한 모습이 푸근하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표제작인 <꼬물래>는 이름이 고문래인데 부르기 편하게 고문래, 꼬문래, 꼬물래로 되었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네요. 제 고향에서도 옷을 줄줄이 걸치고 다니던 여자를 '행구엄마'라 불렀는데, 아이들이 잘못하면 "행구엄마한테 데려다 준다!"라는 말로 공포감을 조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속의 꼬물래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암으로 엄마를 잃고 아빠랑 둘이 살고 있는 주호가 '꼬물래'로 불려서 마음 아팠는데, 시커멓게 때에 절은 아들의 등판을 밀어주며, "별명도 유전되나?"라는 아빠의 한마디에 유쾌하게 웃었습니다. 서로 등을 밀어주는 부자의 모습에서 씩씩하게 살아갈 희망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견우랑 나랑>에서 견우는 엄마가 있었을 때 자주 웃었던 아이입니다. 그러나, 엄마의 가출로 숙제도 안 해오는 천덕꾸러기에 무료급식을 먹는 나와 같은 처지가 됩니다. 학교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나는, 저녁이면 어김없이 뱃속에 동굴이 생긴다는 표현에 마음이 아팠답니다. 돈이 없어 나쁜짓 하는 오빠를 보면서, 돈이 없으니까 그렇게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나를 당황스럽게 합니다. 엄마와 살게 돼 전학가는 견우는, 내가 나쁜 애가 되어 나중에 못 알아 볼까봐 걱정합니다. 나는 '정말 나쁜 애 안 될게' 약속하면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서 '아~ 이제야 정말 배가 부르다'고 느낍니다. 현실은 여전히 배고프지만 정신적인 포만감을 느끼는 어린 나를 보면 희망이 보입니다.

<빰빠라밤! 우리 동네 스타 탄생>의 마을 사람들 모습에 즐겁게 웃었습니다. 우리네 누구라도 TV에 나온다면 흥분되겠지요? 세상은 약삭빠른 사람과 어리숙한 사람, 모두가 어우러질 때 사람 사는 맛이 나는 거겠지만, 잇속에 너무 영악한 사람은 좀체로 정이 가지 않는답니다. 스타가 판을 치는 세상의 한복판에 놓여진 우리네 자화상이라 씁쓸함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네 편 모두가 아픔을 그리지만 희망을 품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희망을 간직한 책 읽는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의 중심이 되고, 사인을 해주는 당당한 인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스타가 아닌 아름다운 인간으로 키워내는 자랑스런 엄마들이 세상을 바꿔갈 수 있답니다. 우리 책 읽는 엄마들이여, 희망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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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또 읽고
작가는 어떻게 책을 쓸까? 그림책 보물창고 20
아이린 크리스틀로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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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떻게 책을 쓸까?>는 동경하던 작가의 세계를 살짝 엿보기 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책의 탄생을 지켜보는 산파 같은 마음이 들었다면 심한 과장일까요?  책을 쓰고 그려내는 작가의 수고가 단박에 이해되는 그림과 말 주머니가 재미있습니다. 머릿속으로 늘 이야깃거리를 찾다가 순간 번쩍했지만, 막상 글을 쓰려면 수없이 고치고 다듬어 완성하는 과정이 쉽게 펼쳐집니다. 하지만, 넘쳐나는 휴지통이나 거품 목욕과 물구나무 장면에선 작가의 고뇌가 느껴집니다.

출판사에 원고를 넘기고 편집자와 디자이너, 화가의 손을 거쳐 교정까지 끝내고도 미진함을 느끼는 작가의 심정을 알 것도 같습니다. 유아.어린이용 그림책은 대부분 쪽수가 없는데 이 책은 쪽수가 적혀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만화 형식이라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으며 작가가 책을 쓰는 어려움과 책의 탄생 과정을 이해하기에 좋았습니다.

나 혼자 읽을 때는 못 느꼈는데, 초등 1,2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다 보니, 한자어로 된 낱말이 눈에 많이 뜨이더군요. 우리의 언어습관이나 문자생활이 한자어나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쓰기 때문이지만, 동화책을 만들 때는 되도록 쉬운 말로 풀어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말이지만, 아이들은 한자어보다는 풀어 쓴 우리말을 더 쉽게 이해하기 때문에 조금 아쉽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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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아 풀아 애기똥풀아 - 식물편, 생태 동시 그림책 푸른책들 동시그림책 3
정지용 외 지음, 신형건 엮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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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의 물구나무 선 익살맞은 녀석이 정겹네요. 우리의 산자락과 들판에 핀 풀꽃을 어쩜 이리도 정감있게 그려냈는지요.  버들강아지와 개구리, 제비꽃과 호랑나비, 민들레와 병아리, 할미꽃과 제비...... 한 장면 한 장면 풀꽃과 짝을 맞춘 것들을 숨은그림 찾듯이 찾아보는 맛도 좋아요. 풀꽃시의 향기를 한껏 살려주는 그림을 보고 또 보며 그리신 양상용님께 감사하며 넙죽~ 절합니다.

엄마가 씌워 준 털모자를 쓰고 쏘옥쏘옥 얼굴 내민 버들강아지.
겨우내 들이 꾼 꿈 중에서 가장 예쁜 꿈 제비꽃.
"나도 어린시절이 있었단다"  읊조리는 할머니의 할미꽃.
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 햇빛이 입 맞추고 간 해바라기.
너도 엄마한테 혼났어 그래도 집에 가렴 꽃다지야.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오래오래 서 있는 개망초꽃.
다닥다닥 밥풀을 달고 선 놀부네 밥주걱 꽃며느리밥풀.
작은 바람에도 가만 있지 못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강아지풀.
지나가는 사람들에 화살 한 촉씩 쏘아대는 도깨비바늘.
철늦은 호박꽃에도 -이제 피면 어쩌지 언제 호박 열리게-

편편마다 스며 든 시인의 눈길이 어쩜 그리 곱고 예쁜지, 흔하디 흔한 꽃에 애정의 눈길로 잡아낸 한 절 한 절에 감동이 밀려오네요. 같은 풀꽃을 보고도 느낌없이 바라봤던 나의 눈길이 부끄러운 시간이기도 하고요. 아~ 이렇게 다른 시선이 있기에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겠지요! 그저 감탄하며 감동할 뿐이예요. 담장 밑 강아지풀과 사방으로 달음박질하는 아이들 그림이 어찌나 실감나는지...... 도깨비바늘을 떼어내는 아이들도, 내 유년기의 한 장면을 옮겨 놓으셨네요!

초등학교 교과서 1-2 읽기 '강아지 똥'에 나온 민들레꽃과 2-2 읽기에 애기똥풀과 강아지풀, 3-2 읽기에도 '소나기를 이긴 강아지풀'이 나오네요. 5-2 읽기 '풀꽃아기'에 강아지풀이, 사진으로는 개망초와 토끼풀, 민들레꽃이 나오지만,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접하는 풀꽃도 사실 많지 않아요.
이런 생태동시집으로 풀냄새 물씬 나는 시와 그림을 보면, 시까지 외우고 풀꽃을 아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것 같아요. 물론 본문의 해설과 뒤쪽에 '더 알고 싶어요'가 있으니 확실한 풀꽃 공부도 할 수 있어 좋아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차례에만 시인의 이름이 있고 본문에는 시인의 이름이 없어서,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시인이 누구인지 다시 차례를 넘겨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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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잃어버린 날 동화 보물창고 8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원유미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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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니, 바로 위 언니를 따라다니느라 지청구 먹고, 언니들끼리 가려고 따돌리고 도망치던 언니가 미워 발 동동 구르며 울었던 유년기가 생각나네요. 그리고 엄마가 되어선, 돌 지나 아장아장 걷던 막내딸을 잃어버려 잠시지만 눈앞이 새까맣던 기억... 한번쯤은 이런 기억 갖고 있겠죠?

안네마리 노르덴이란 작가는 처음인데요, 생활속 이야기를 '실오라기 끝을 살살 잡아당기듯' 풀어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작가군요. 누구나 유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면,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듯이 나도 그랬다는 걸 잊고 사는데, 작가는 우리 기억의 끝을 잡고 살살 풀어내는군요.

'동생 잃어버린 날'을 읽으며 마치 내 얘기 같고, 우리 애들 얘기 같았어요. 둘이 다투고 편들어 달라고 일러바치는 아이의 모습이나, 이야기를 들어주기 보단 바쁜 일상에 소홀히 대하는 엄마 모습은 우리네 가정의 일상이 아니던가요? ㅎㅎ

소파 밑으로 살짝 숨어 잠들어 버린 안나.
안나가 사라졌다고 여기저기 찾아나서는 오빠 얀은, "꺼져버려"라고 말한 게 영 편치 않네요. 엄마 역시도 "나가 있어"라고 한 말이 마음에 걸리긴 마찬가지고요.
어린이집 쉬는 날인지도 모르고 아이를 내려주고 출근한 토비 엄마는 또 어떤가요? ㅎㅎ 이 정도 건망증이면 치매수준이라 할 수 있겠죠?  그래도 어린이집 문 열어줄때까지 온종일 기다리고 있던 토비가 대단하네요.

스스로 '사람 찾는 도사'라고 말하는 토비와 얀이, 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딜 가고 싶을까? 생각해내는 모습이 너무 어른스러워요. 말 그대로 '사람 찾는 도사'가 되어 소파 밑에 숨은 안나를 불러내는 토비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이제 토비랑 결혼할거라 우베 혼자 화성에 가야한다는 안나의 말에는 깔깔 웃었어요.

아이를 잃어버리면 대부분 어른들은 당황하여 어찌할 줄 모르는데, 어디를 갔을까 생각하며 찾아나서는 침착한 모습에 감동되었어요. 어떤 경우든 침착한 행동이 해결의 열쇠를 가져다 주는 것 같아요.
"살면서 오늘처럼 기쁜 날은 없었어!"
아이를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다면 이 말에 100% 동감하실 거예요.

세상에는 아이같은 어른이 많은데, 책 속의 어른같은 아이들이 나를 기쁘게 하고, 또 아이의 순진함을 그대로 보여줘 행복에 젖게 하는군요. 있을때는 잘 모르다가 잃어버리고 없어졌을 때 가치를 제대로 알듯이, 형제나 가족의 사랑도 잃어봐야 소중함을 더 알 수 있어요.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을 맛보게 한 '동생 잃어버린 날'은 그 후를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남겨주네요. 초등2학년 정도면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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