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이 중학교에 들어간 2002년부터 학부모독서회에 참여했는데, 초등학교처럼 열심히 참여하지 못한다. 초등학교 학부모 독서회는 처음부터 내가 제안해 만든 동호인 모임인지라 남다른 관심으로 참여했었고, 금년 2월 막내의 졸업으로 7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중학교 독서회에 열심히 참여하려는데 그게 잘 안된다. 중1, 3 남매가 있어도 엄마의 참여도는 뜨뜻 미지근한 정도로, 옆에서 이끌어가는 사람이 있으니 적당히 따라 간다.
어제는 정기 모임 토론도서인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도 못 읽었지만, 마감일이 24일인줄 알고 있던 구청과 학교에 낼 제류가 21일이어서 부랴부랴 작성하는라 독서회는 결석했다. 혹시 책을 못 읽어도 토론에 참여하면 얻어 듣는게 많아서 나중에 읽을때 도움되니까 뻔뻔하게 나가는데... 오늘은 반성모드로 상반기 선정도서를 정리한다.
년간계획에 매달 분야별 도서를 세 권씩 정해준 선생님의 자료를 참고하되, 결정은 그달 모임에 나온 회원들이 한다. 주로 자녀들과 같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정한다. 어제도 6월도서가 자기계발 분야였지만 계발서는 이론이 아닌 실천의 문제라서, 회원들은 요즘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는 먹을거리 문제의 책을 선정했단다. 읽기에도 부담없고 우리 식생활에 실천 가능한 것으로 아이들도 경각심을 갖고 매식이나 외식을 자제할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는 취지로...
3월 선정도서로 아이들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부모의 강요가 아닌, 그들의 꿈을 지원할 수 있는 열린사고를 갖자는 취지로 선정했다. 대중스타에 빠져 팬클럽 활동이나 연예인을 꿈꾸는 현중이와 민기, 공개입양된 준희와 열악한 환경의 연호를 보면서 엄마들의 눈물샘이 반응한 성장소설이다. "접으면 그게 꿈이냐? 종이지,"라는 현중이의 말로, 청소년의 꿈은 현재진행형임을 전한다.
4월 선정도서로 토론거리가 많았던 책이다. 녀석들이 열광했다는 반응과 더불어 단순히 재미있는 책이 아니고, 사회 모순이 널려 있는 현실에 엄마들의 마음이 많이 아팠던 책이다.
게다가 '동남아'라는 말이 '동네에 남아있는 아줌마'라는 뜻이라며 전업주부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동남아가 그런 뜻으로 쓰인다는 걸 처음 들어서 놀랐다.
가을 문학기행을 소록도로 가려고 선정한 책이다. 광주에서 소록도 가는 게 먼거리는 아닌데 혼자 나서기는 쉽지 않아 다들 호응했다. 하지만, 이청준의 책 읽기는 만만치 않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체에 그 딱딱함...그래도 읽고나면 가슴을 울리는 묵직한 주제가 좋다. 난 아직 못 읽었다~ ㅠㅠ
6월 선정도서로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책으로 정했단다. 좀 더 무게있는 책을 원하면 '죽음의 밥상'이나 '육식의 종말'을 봐도 좋겠다는 보충설명이다. 쉽게 읽히고 우리 식생활에 실천할 수 있으면 좋은 책이지 않을까? 이 책들이 구미에 당기지만 다 읽을수는 없으니까 일단은 쉬운 길로 가보자!^^
*후반기에 중학생들과 같이 읽을 좋은 책을 추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