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16. 일.
세월호 참사 세번째 기억식에 함께하기 위해 광주시민상주모임 식구들과 안산으로 향했다. 9시 15분 광주시청에서 출발~ 오후 1시 안산 와동체육공원에서 순례팀과 합류 합동분향소까지 걸었다.
광주엔 벚꽃이 다 졌는데 안산은 거리마다 벚꽃이 한창이었다. 3년 전 그날, 수학여행을 떠나며 벚꽃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은 단원고 아이들 생각에 가슴이 아렸다. 벚꽃을 보며 날마다 아프고 아팠을 부모와 생존 아이들...ㅠ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오전 김제동과 만민공동회를 마치고, 저희들이 만든 손피켓을 들고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까지 줄줄이 안내하는 모습에 울컥 뜨거움이 차올랐다. 그들의 모습을 하나쯤 남기고 싶었지만 감히 휴대폰을 들지 못했다. 그중에 00고 교복을 입은 한 무리의 학생들이 반가워 웃음꽃을 피우며 인사를 건넸다. 큰딸과 막내가 나온 00고 두 딸의 후배들이 기특해서... ♥
2시 30분 광주 식구들은 먼저 합동으로 분향하고 기억식 맨 뒷자리 바닥에 주저 앉았다. 3시 안산시내에 울려퍼진 추모사이렌 소리에 묵념하는 것으로 세번째 기억식이 시작되었다.
‘잊지 않을게, 끝까지 함께 할게!‘ 수없이 다짐했던 세월호 참사 후 3년,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아홉 분과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진실은 모두를 미안함과 죄책감에 머리 숙이고 눈물나게 했다.
차례로 이어지는 대선주자들의 약속이 헛되지 않기를 빌며... 심상정 후보 차례가 되자 환호가 일었고, 원고를 읽지 않고 얼굴을 바라보며 힘주어 외치는 말에 위로와 감동이 되었다.
˝세월호가 세상으로 나오는데 3년이 걸렸습니다. 어둠의 정권을 끌어내리자 세월호가 올라왔습니다. 세월호가 1700만 촛불을 점화시켰습니다. 저 깊은 바다 속에서 아이들의 해맑은 영혼이 망울망울 떠올라, 잠자고 있는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안돼. 일어서야 해. 너도 당할 수 있어. 모두가 위험해.
그렇게 촛불은 하나가 되고 열이 되고, 100만 개가 되고 1000만 개가 되었습니다. 헌재가 파면사유로 인용하지 않았지만, 우리 국민들 마음속의 대통령 파면사유는 세월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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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함민복 시인의 목소리로 ‘오늘이 그 날이다‘ 가 울려퍼졌고, 합창단의 힘있는 노래도 마음을 울렸다. 도종환의 시 ‘화인‘에 곡을 입힌 ‘사월의 노래‘ 가사말은 가슴을 헤집었다.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슬픔이었다. 화인처럼 찍혀 평생 남아 있을 아픔, 죽어서도 가지고 갈 이별이었다.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 날의 바다가 아니다.‘
마지막 안치환의 노래는 유가족과 기억식에 함께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광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눈 짧은 소감은... 수많은 이들이 안산을 찾아 분향하고 함께하는 연대감에 든든했고,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한다는 약속대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으로 밤이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