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할매식당
우에가키 아유코 글.그림, 이정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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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아이들은 주로 동물이나 어린이가 주인공인 그림책을 좋아하지만 쌍둥이 할매식당에 나오는 할머니들도 좋아한다. ‘할매는 할머니를 더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다. ‘쌍둥이 할매식당의 안나와 한나는 마을 숲 어귀에서 식당을 한다.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분홍과 파란색 원피스와 스카프로 쌍둥이 패션을 완성한 센스 있는 만능 요리사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오늘의 추천요리는 이웃들이 좋아하고, 손님들 표정엔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즐거움과 행복이 묻어 난다.

 

 

 

쌍둥이 할매식당을 쓰고 그린 우에가키 아유코는 좋은 그림책은 그림만 보아도 이해가 되는 책이라는 원칙을 지키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1978년 카나가와 현에서 태어나 와코 대학에서 일본화를 전공하고 제1DIY 창작어린이 책 대상과 제3회 핀 포인트 그림책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경력이 말해주듯 밝고 따듯한 분위기를 연출 한다.

 

첫 장면은 작고 아담한 일본식 주택에 사는 주민들 일상이 펼쳐지고, 쌍둥이 할매식당 주방엔 우메보시 같은 절임 반찬류를 담은 올망졸망한 병들이 즐비하다. 알록달록한 접시 장식물과 액자는 일본 문화와 정서가 묻어나지만 따뜻함도 놓치지 않는다.

 

도입부의 밝고 훈훈한 식당 분위기와 달리 불 꺼진 침실의 어두운 풍경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불러온다. 창 밖에서 식당을 엿보던 큰 곰은 침엽수가 빽빽한 어두컴컴한 숲으로 쌍둥이할매를 업고간다. 왜 그런 걸까?

알고 보니 큰 곰은 심한 감기에 걸려 먹지 못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쌍둥이 할매들이 만든 음식을 먹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쌍둥이할매는 가족을 사랑하는 곰 마음에 감동하여 특별요리를 정성껏 만들었고, 그 덕분에 곰 아내와 아이들은 기운을 차린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걱정하던 곰 얼굴엔 웃음이 피어나고, 곰 가족이 먹는 걸 지켜보던 쌍둥이할매들의 흐뭇한 표정에도 마음 가득 따듯한 기운이 감돈다. 쌍둥이할매의 종을 초월한 소통과 나눔 정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곰집에서 나는 음식 냄새에 숲 속의 동물들이 코를 킁킁거리며 찾아왔고, 곰은 넉넉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화면을 가득채운 세밀한 그림은 보는 재미와 상상의 즐거움을 동시에 즐기게 한다. 식탁 위에 올라앉은 생쥐와 다람쥐도 귀엽지만, 너구리와 토끼의 의자 받침대로 쓰인 냄비와 벌꿀사전은 배려와 재치를 보는 것 자체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단순히 글 내용을 설명하는 그림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눈썰미 좋은 독자는 깨알 같은 기쁨도 맛본다.

 

 

 

숲에서 식당으로 돌아온 쌍둥이할매는 깜짝 놀랄 이벤트를 준비하고, 숲 속 동물들을 식당으로 초대하면서 음식 값은 숲에서 난 과일이나 나무 열매와 버섯으로 내면 된다는 광고를 낸다. 소식을 접한 동물들이 숲에서 난 열매와 버섯을 이고지고, 식당으로 모여드는 모습은 저절로 엄마미소를 짓게 한다. 빨간 열매를 물고 온 비둘기, 버섯바구니를 목에 걸고 온 뱀, 작은 수레에 머루를 싣고 온 다람쥐, 열매바구니를 등에 지고 온 메추라기. 버섯이 가득 찬 바구니를 나뭇가지에 걸고 동무와 메고 온 생쥐, 버섯이나 열매가 담긴 바구니를 앞발에 걸고 온 너구리와 여우와 사슴과 토끼, 뾰족뾰족 솟은 가시에 열매를 콕콕 꿰고 온 고슴도치는 상상력이 반짝, 빛나는 장면이다.

 

 

 

마을 사람들과 숲 속 동물들이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모습은 한 편의 판타지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동물들을 식당으로 초대한 건 쌍둥이할매의 인생 경륜에서 나온 나눔 정신으로 읽힌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를 중시하는 일본 정신과 문화가 녹아 있다. 와는 의 일본어로 사람들끼리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것을 의미한다. 즉 섬나라 일본은 모두 한 가족이므로 싸우지 말고 화해하자'는 것인데, 뒤집어 생각하면 '화해하지 않는 자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그러므로 ()’는 평등한 공동체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엄격한 질서를 뜻한다. 일본인들이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자기 역할을 분명히 하고,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보은하는 것도 와 정신에서 나온 것이다. 초대받은 동물들이 공짜로 먹지 않고 숲에서 얻은 것으로 값을 치르게 한 것도 ()’ 문화로 이해된다.

 

이 그림책은 위에서 내려다 본 부감법을 사용했다. 부감법(High angle)은 전체 상황을 보여주는데 편리하고, 실내 인물 배치나 공간 상황 묘사에 적절한 방법이다. 독자의 시선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기 때문에 편안하고, 전체와 부분 묘사 및 입체감도 금세 파악된다. 모두가 어울려 식사하는 장면에서 제라늄 화분을 올려두었던 창틀에 마련된 생쥐와 다람쥐를 위한 식탁이나, 천정에 매단 바구니에 새들이 둘러앉아 모이를 먹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안나와 한나 할매처럼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로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숲 속 동물들과 소통하는 모습에서는 옛날 만화 호호아줌마가 떠오른다. 동글동글한 모습이나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는 모습이 닮았다.

 

이 책은 쌍둥이 할매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서로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즐겁고 행복한 삶을 따듯하게 풀어내어, 보는 즐거움과 종을 초월한 나눔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좋은 책은 국가와 민족을 초월하여 서로 이해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미덕을 느끼게 한다. 좋은 책이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을 갖게 하듯 쌍둥이 할매도 그렇다. 아이에게 사랑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쌍둥이 할매식당을 슬쩍 놓아주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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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1-01 0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눈에 호감이 가는 그림책 표지와 제목이라서 저도 자세히 봤네요. 안나와 한나라는 이름, 두 할머니의 의상, 밀가루 반죽하는 모습 등을 보고 미국이나 유럽 작가인가 했는데 자전거타고 돌아오는 남자의 모양새가 어딘지 우리 나라나 일본 같았어요. 동물들을 많이 등장시킨 것, 직접 만든 음식으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 할매가 한 명이 아니라 굳이 쌍둥이 할매로 하여 재미를 더하고 서로 돕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 것 등 작가의 의도가 잘 읽혀져요. 부감법은 흔히 말하는 조감법과 같은 뜻 같네요?
자세한 리뷰 잘 봤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순오기 2014-01-04 16:18   좋아요 0 | URL
상세한 댓글 고맙습니다~ 답글이 늦었지만, 나인님도 새새 복많이 받으셔요!^^
 
서로를 보다 -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 / 낮은산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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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산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느라 11월 29일 포토리뷰를 작성했는데 이벤트 응모 페이지에 등록이 안돼서 마이리뷰로 다시~

포토리뷰 원문은 여기 http://blog.aladin.co.kr/714960143/5986189

 

이 책을 보는 1학년들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그림책은 설렁설렁 휘리릭 넘기던 녀석들도 뭔가 느끼는 게 있나 보다.
그게 뭘까?
부모님과 함께 갔던 동물원에서의 즐거움을 떠올릴까? 

아니면 우리에 갇혀 있어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었던 좋아하는 동물을 만지지 못한 안타까움을 생각하는 걸까?
이 책은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팔짝 뛸만큼 여러 동물들이 등장한다.

 

잠깐, 그림책을 보기 전에 우리집 토끼를 좀 봐 주시라~ ^^

우리집에는 종일 우물거리며 뭔가를 먹어대는 '돼지토끼'가 있다.
토끼장 안에 넣어주던 마른 풀만 먹던 토끼가 제법 자라서 수시로 우리를 탈출한다.

우리집 손바닥만한 화단을 초토화시키고 화분에서 자라던 부드러운 풀잎도 몽땅 뜯어먹었다.
먹을만한 화초를 싹 먹어치운 녀석은 무화과나무를 갉아 먹고 좀 뻐신 관음죽과 팔손이까지 먹기 시작했다.
정말 하루 종일 먹어대니 '돼지토끼'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녀석이다.ㅋㅋ


우리집 토끼는 오늘도 아침부터 진종일 화단에서 뭔가를 뜯어 먹고, 밤에는 우리에서 먹이를 먹다 잠든다.

<서로를 보다>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어떻게 지낼까?

우리집 토끼처럼 우리에서 화단으로 수시로 들락거리며 자유를 누리는지 살펴보자.

바람처럼 초원을 달리는 동물 치타는 신나게 초원을 달리겠지?
넓은 초원에서 달리기 선수 치타는 누구를 쫒는 걸까?

 

이런 이런,

젖먹이 동물 가운데 가장 빠른 치타는 한 시간에 백 킬로미터 속도로 달릴수 있다지만
동물원 우리에 갇혀지내느라 그렇게 달려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ㅠ

아~ 그림책은 자유를 누리는 치타와 우리에 갇혀 무기력하게 주저앉은 치타를 보여준다.

아이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비교되는 그림이다.

또 한 가지는 '동물'에 쉼표를 찍어 강조하고 있다.

동물,이란 말을 반복함으로 점점 심화 확대시켜 나간다.

구름처럼 하늘을 나는 동물, 쇠홍학

나뭇가지를 타고 숲을 누비는 동물, 긴팔원숭이

파도를 타고 바다를 누비는 동물, 돌고래

얼음 들판 위로 떠도는 동물, 북극곰은 어떻게 지낼까?

 

쇠홍학은 먹이가 많은 호수를 찾아 날지 못하고
긴팔원숭이는 힘센 팔로 하루종일 창살에 매달릴 뿐이고
조련사 말을 잘 알아들어 똑똑한 돌고래는 바다가 그립다고 친구에게 말하고
북극곰은 추운 북극의 눈보라가 기억나질 않는다.ㅠㅠ

이들은 왜 갇혀서 지내는 걸까?
누가 무슨 권리로 그들이 누리던 자유를 빼앗아 갔을까...

달처럼 어둠 사이를 가르는 동물, 올빼미
바위산 위로 뛰어오르는 동물, 바바리양
함께 노래하고 사냥하는 동물, 늑대
함께 집을 짓고 지키는 동물, 프레리도그


이들은 자유롭게 지내고 있을까?

 

해처럼 하늘 높이 떠오르는 동물, 콘도르는 마음껏 하늘을 날고 있을까?

안데스 산맥 높은 곳에 둥지를 짓는 콘도르도 역시 하늘을 날지 못하고 앉아 있다.

왜? 하늘로 솟구쳐 날지 않을까...

자연스런 질문이 생기게끔 책은 독자를 안내한다.

자유를 누리는 동물을 보여주고 다음엔 자유를 잃은 동물을 보여주는 편집이다.

 

자~ 누구보다 자유로운 동물, 인간은 어떨까?
자연을 이해하는 능력이랑
자연을 파괴하는 능력이 모두 뛰어난 인간은...

 

 

아~ 이 녀석의 눈은 정말 슬프다.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애절해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거 같다.
녀석의 눈에 담긴 간절한 소망을 알아채는 사람은 없는 걸까?

 

눈과 눈을 마주하고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힘이 필요한데.

서로 마주 바라보지 않고, 요렇게 등을 대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내지 못하겠지...

 

 

다행히 그림책에선 서로 마주 본다.

네 마음 내가 알고, 내 마음 네가 알지?

침묵의 대화가 오가는....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독자들도 숨을 죽인다.

 

어쩌면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큰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인지 모른다.

사람도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 때문에, 혹은 주어진 임무 수행에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는... 자유를 빼앗긴 동물이다.

오늘, 나는 어떤 자유를 누렸는가~~ 생각해보면 많은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바람처럼 달리지도, 해처럼 솟아오르지도,
산 위로 바다 위로 뛰어로르지도 못하지만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가지면 그들은 행복해질까?

 

 

'콘도르'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뜻하는 잉카말!

이 책 속의 동물들이 갈망하는 것도 바로 자유다!

 

눈과 눈을 바라보며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는 사랑!
하나는 동물원의 우리 안에서, 다른 하나는 우리 밖에서 바라 볼지라도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되는 따뜻한 가슴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사람들은 왜 동물들을 가둬두고 구경만 하는 것일까?

그들도 자기 고향에서 마음껏 뛰놀며 살 수 있도록 풀어주어야 하는데...

가장 영리하고 자연을 해롭게 하는 사람이라는 동물이 찾을 해답은 무엇일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동물들이 빼앗긴 자유가 안타까우면서도 부끄럽게 인간의 이기심이 발동하여

또 하나의 동물인 인간의 삶에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동물들의 슬픈 표정처럼 행복한 얼굴을 잃어버린, 가장 큰 우리에 갇힌 또 하나의 동물 사람의 앞날도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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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2-12-0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 "動"이 "움직이다"잖아요.그런데 그 좁은 우리에 옴짝달싹 못 하고 갇혀 지내고 있네요.
그들도 인간처럼 자유로이 움직일 자유와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감동 있는 책과 리뷰, 감사해요.

순오기 2012-12-02 12:04   좋아요 0 | URL
자유로울 권리~~~그걸 제한하는 인간의 이기심이 부끄럽지요.ㅠㅠ

잘잘라 2012-12-01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원, 너무 슬프고 잔인한 곳...
저는 조카들 데리고 절대 동물원 안가요.
차라리 그림책을 읽어주고말아요.

순오기 2012-12-02 12:05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런 생각도 못하고 아이들 데려가 동물 구경시켰어요.ㅜㅜ

2012-12-03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12-03 22:2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우리가조 모두 26년 보게 해야죠.^^
 
[삐약이 엄마]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삐약이 엄마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2월
구판절판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님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처럼 상상에 무한도전하는 작가다.
흑백 그림에 유일하게 노란색만 사용한 <삐약이 엄마>는 알록달록 채색된 이전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이 책은 속지부터 특별한 여백의 힘이 느껴진다.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구겨진 종이의 질감도 고스란히 감지되고
속지에도 꼭대기엔 제목과 작가 이름만 쓰고, 아래에 노란 병아리만 그리고 여백으로 남겨두었다.

마치 돼지를 보는 듯한 뚱뚱한 덩치에 불독같은 표정의 고양이 이름은 니양이다.
넓은 바탕 중심에 뚱보 니양이를 놓고 시선이 확 뚫리는 여백이 넉넉해서 좋다.
앞발로 잡아 챈 쥐새끼 때문에 요 녀석이 고양이라는 게 확인되는데

전체를 보여주기 보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그림이 화면을 압도한다.
생략된 부분을 상상해보거나 이어서 그려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다.

덩치에 안 맞게 닭장의 달걀을 먹어치운 고양이.
고양이가 병아리를 잡아먹거나 닭들을 괴롭히는 건 어린시절에 봤지만
달걀을 먹어치우고 유유히 사라진 니양이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점점 부풀어오른 배를 보며 내가 상상한 것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이 장면~
어린 독자들은 무얼 상상했을지 궁금해진다.ㅋㅋ
'설마, 그럴리가!'

설마가 사람잡는다!
배불뚝이 고양이 뱃속에선 병아리가 자라고 있다.ㅋㅋ


제 뱃속에서 병아리가 자라는 것도 모르는 고양이지만,
무릇 생명을 잉태하여 달이 차면 태어나는 게 순리다.
고양이는 단지 똥이 마려웠을 뿐인데....ㅋㅋㅋ

요즘말로 대박!
"내가 병아리를 낳았어!"

엄마가 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니양이지만, 품으로 파고드는 병아리를 밀어내지 못한다.
제 새끼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고양이도 예외는 아닌 듯
종이 다른 새끼지만 품으로 파고드는 병아리를 돌보는 엄마 고양이 모습은 감동이다.

엄마 고양이를 따라 지붕 위에 오른 병아리는 구름빵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지붕 위에 나란히 앉아 구름빵을 먹는 고양이 형제의 사랑스런 모습은 다시 봐도 좋다.

뒤표지 속지에 담긴 엄마 고양이와 병아리의 발자국은 흐뭇한 미소를 머물게 한다.
비록 고양이와 병아리로 종은 달라도 낳은정 기른정의 모성애를 담뿍 담아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여백으로 처리하며 말을 아낀 작가의 의도를 부모들은 충분히 감지하지만 어린이도 이해할까?
모성애란 무엇이고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다.

출간 즉시 이 책을 샀는데, 알라딘 서평도서로 받아 두 권이 되었다.
그래서 두돌이 되는 조카의 아들에게 선물했고...그래도 서평도서니까 마크는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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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1-26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 다를 뿐 아니라 사실 고양이는 병아리를 잡아 먹기도 하잖아요,,^^;;
암튼,,,포토 리뷰를 올리시는 것 보니까 이제 좀 한가해 지신거죠???
명절은 어떻게 보내셨어요???영화는 어떤 영화를 보셨을까요??

순오기 2012-01-26 02:03   좋아요 0 | URL
병아리를 잡아먹는 고양이, 어린시절에 봤던 공포의 장면이지요.^^
명절은 잘 보냈지만, 아직 1월에 영화 한 편 못 봤어요.
이번 금욜까지만 출근하면 2월까지는 백조로 지내며 영화를 맘껏 봐야지요.ㅋㅋ

숲노래 2012-01-26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닭이 낳은 알이
'눕지' 않고 '서서'
어미 품이 아닌 따로 떨어진 채 있는데
병아리가 태어나는군요... -_-;;;

이것도 상상력이라고 하기에는 좀...

순오기 2012-01-26 10:10   좋아요 0 | URL
눕지 않고 서 있어야 잘 보이잖아요.^^
어미닭 품은 아니지만 고양이 배 속에서 부화의 과정을 겪는다는 설정이죠.ㅋㅋ

희망찬샘 2012-01-2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못 읽는 조카에게 이 책 읽어보라고 줬더니, 그림만으로 다 이해하던걸요. 그림이 말하는 책, 아이들이 좋아한다에 한 표 던집니다. 말을 아낀 작가의 의도는 지금 이해되지 않으면 나중에 이해하면 되지요. ^^

순오기 2012-01-27 20:43   좋아요 0 | URL
그림이 말하는 책, 아이들이 좋아한다~~ 찌찌뽕이요!^^

마녀고양이 2012-01-2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알라랑, 언니 페이퍼 보면서
저는 징그러 하고, 코알라는 말두 안 돼 이랬습니다.. 이게 저희 모녀 리뷰랍니다. ㅋ

순오기 2012-01-29 23:59   좋아요 0 | URL
우리 애들도 과학을 무시하고 이렇게 엉터리로 알려주면 어떡하냐고 난리에요!.ㅋㅋ
 
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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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아동문학을 1969년 발표된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강아지똥>은 아동문학을 성인문학의 하위개념으로 여기던 인식을 바꾸고 어린이문학 수준을 높였으며, '똥'에 대한 정서까지 바꾼 획기적인 작품이다.  '정서'가 바뀌는 기간을 30년으로 보는데, 그저 더럽고 혐오스런 감정으로 대하던 '똥'이 <강아지똥> 이후 킥킥거리는 웃음의 대상이 되고 소중한 가치를 인정받고 배려받는 대상으로 정서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권정생 선생님은 돌이네 흰둥이가 골목 담 밑에 눈 <강아지똥>을 주인공으로,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로 제1회 기독교 아동문학상에 당선되었다. 어린이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나 세계명작이 판치던 때, 우리 이야기에 목말랐던 독자들에게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에 의미를 부여한 <강아지똥>을 선물하신 것이다. 더구나 어린이들이 보기 좋게 정승각 선생님의 그림으로 태어난 <강아지똥>은 가히 그림책의 고전이라 할 만하다. 흰둥이의 똥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스한 김까지 그려낸 섬세함은 웃음을 넘어 감동을 선물한다.

 

"똥! 똥! 에그 더러워......"
날아가던 참새도 콕콕 쪼면서 무시하는 존재인 강아지똥은 서럽다.

 

 

 

 

"넌 똥 중에서도 제일 더러운 개똥이야!"

심지어 소달구지에서 떨어진 길가의 흙덩이조차도 비웃는 존재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더러운 똥이라고 버림받은 강아지똥은, 이제 어떡해야 할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존재를 인정받으려면, 강아지똥은 무엇을 해야 할까?

'착하다'는 의미가 요즘에 아무데나 붙여 이상하게 쓰이는데, 본래의 뜻에 맞게

'어떻게 하면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우리의 주인공 강아지똥의 고민이 깊어가는 겨울밤이다.

 

 

 

 

이 책의 주제는 누구나 쓸모 있는 존재라는 가치의 발견이지만, 빤한 주제를 넘어 다른 각도에서

나는 강아지똥을 보면서 '비'가 되고 싶었다.

강아지똥의 몸을 잘디잘게 부수어 쓸모 있는 거름이 되게 한 건, 바로 하늘에서 내린 '비'의 공로다.

이렇게 누군가 쓸모 있는 존재가 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은 '비'가 없었다면,

미안하지만 강아지똥은 민들레꽃을 피우기는 커녕 여전히 쓸모 없는 존재로 길모퉁이에 방치된 채 짓밟혔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강아지똥이 아니라 '비'라고.... 감히 선언하는 바이다.^^

 

 

 

 

강아지똥의 몸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아니 비가 내리도록 강아지똥의 인생에 봄이 오지 않았다면

어찌 강아지똥이 민들레꽃을 피워 올릴 수 있으랴!

강아지똥이 '비'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결코 꽃을 피우는 쓸모있는 존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에도 촉촉히 봄비 내리는 날이 있으리라.

나 또한 누군가의 인생에 한줄기 '비'가 되어 주는 날이 있으리라.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도 혼자서는 할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 된다고 속삭이는 권정생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길가 돌틈이나 시멘트 사이에서도 흙만 있으면 피어나는 민들레는 사람들에게 짓밟혀도 꽃을 피운다.
흔하디 흔한 민들레지만 강아지똥의 희생과 헌신으로 피운 꽃이라는 걸 기억해주자.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은 정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존재라고 슬퍼하던 강아지똥이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했으며

강아지똥이 거름이 되도록 몸을 녹여 준 '비'는 돕는 역할을 했다.

물론 강아지똥은 거름이 되어 민들레꽃을 피워 내는 헌신을 했고...

따라서 사람 사는 세상은 이렇게 서로 돕고 도우며 살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권정생 선생님은 강아지똥을 빌어 우리 인생에 등불같은 말씀을 들려주시기에 선생님이 더욱 그리워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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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2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똥은 책도 애니도 정말 이뻐요..
민들레라니, 아흑, 겨울은 시작도 안 한 느낌인데, 벌써 봄이 그립네요.

순오기 2011-12-24 03:19   좋아요 0 | URL
빨리 봄이 왔으면....^^

희망찬샘 2011-12-21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들레는 꽃잎 하나하나에 암술 수술이 있어서 꽃잎을 떼면 꽃 한 송이가 된다고. 민들레 한송이만 바쳐도 꽃 한 다발을 바치는 거라고 교수법 시간에 말씀하시던 노교수님이 생각나네요.

순오기 2011-12-24 03:20   좋아요 0 | URL
오호~ 민들레 한 송이가 꽃 한다발~~~ 괜찮은데요.^^
 
나무집 - 생명.평화.자연을 노래하는 글 없는 그림책 날개달린 그림책방 4
로날트 톨만.마리예 톨만 글 그림 / 여유당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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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아버지와 로나트 톨만과 딸 마리예 톨만이 함께 만들었고,
2010년 볼로냐 라가치상 팍션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 들어있는 예쁜 해설을 읽기 전에는 무얼 얘기하는지 잘 몰랐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준 친절한 해설을 읽고서
앞뒤 표지를 펼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걸 알았다.

하얀 북극곰이 고래등에 올라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어디로 가는 걸까?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의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살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일까?

고래를 타고 온 북극곰이 도착한 것은 커다란 나무인데 좀 특별하다.
나무에 나무집을 올려 놓았다.

하얀 북극곰이 나무 위에 올라서 보니, 갈색곰이 조각배를 타고 온다.
나무 아래 빨간 물고기 세 마리도 나란히 줄을 맞춰 어디로 가는 것일까?

흰곰과 갈색곰은 사이좋게 나무집에 들어 있다.
인사를 나누고 서로 동무가 되었겠지...^^

오~ 붉은 바탕에 가득찬 얘네들은 누구일까?
모두 붉은 색은 아니고 노랑과 흰색도 보이는데...

새들이 몰려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독서삼매경에 빠진 곰들~ 사랑스러워!!

날아온 새들은 나무에도 깃들고,
곰들은 새들과 같이 숨바꼭질이라도 하는지...

지진이라도 난 걸까~ 왜 나무가 흔들리지?
앗~ 코뿔소가 나무를 들이받았네.
뭣 때문에 화가 난 걸까?

어느새 나무집엔 동물 친구들이 들어찼다.
흰곰과 갈색곰, 팬더 두 마리, 코뿔소와 공작새, 부엉이도 있고
또 나무 아래엔 하마가 등을 기댔네, 하마도 머무를 집이 필요한가 보다.

노란 바탕에 붉은 배를 타고 오는 친구가 있다.
멀리서도 반가이 손내민 곰돌이를 바라보는 나무집 식구들~~

나무집에 깃든 작은새들과 몸집이 큰 하마나 코뿔소도 모두가 동무가 되었다.

서로 등에 태워주기도 하는 정다운 친구들~ 서로 돕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번에 붉은 노을처럼 하늘 가득 핑크다.
홍학인지 플라밍고인지 새들과 코뿔소, 하마, 팬더는 어디론가 떠난다.
나무 위에 남겨진 흰곰과 갈색곰은 동무들을 배웅하는 듯...

나무집에는 도르래를 이용해 등불도 달아놓았다.
흰곰과 갈색곰은 등불에 의지해 밤에도 책을 읽겠지...

새들을 모두 구름 위를 날아 포근한 나라를 찾아 떠났을까?
등불을 집안으로 들여놓았는지, 창문에 노란 불빛이 보인다.

눈내리는 겨울, 세월을 낚는 어부처럼 눈송이를 낚는 갈색곰~
도르래에 매달린 양동이에도 흰눈이 소복히 담겼고,
겨울밤의 눈송이들은 마치 반짝이는 별들처럼 빛난다.

둥근 보름달이 둥실 떠오른 밤~
흰곰과 갈색곰은 나무집 지붕에 올라 달맞이를 하고 있다.

어쩌면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함께 해로할 인생을 설계하는지도...

맨처음 나무집에 당도한 흰곰과 갈색곰 둘만 남았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친구들이 돌아오겠지...
시간이 흘러 계절이 바뀌어도 함께 어우러져 사는 자연의 이치는 변함이 없으리라.
생명. 평화. 자연을 노래하는 나무집 그림책이 독자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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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11-07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술같은 색채예요. 글없이도 이런 주제를 말한다는 것이 경이로워요!

순오기 2011-11-08 16:37   좋아요 0 | URL
마술같은~ 썩 어울리는 표현이네요.
이런 책은 보고 또 보며 꼭꼭 씹어먹게 되어요.^^

자하(紫霞) 2011-11-07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는 정말 좋더라구요. 그림책을 볼 때마다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하고자 하는 말을 결국엔 같잖아요.ㅋ

순오기 2011-11-08 16:38   좋아요 0 | URL
그림책을 볼때마다 이야기가 달라지는 건~ 좋은 독자라는 말씀이죠.^^

2011-11-09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11-10 04:3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며칠째 잠을 못자서 수험생 아들보다 엄마가 더 피곤했어요. 어제는... ^^
신새벽에 일어나 오랜만에 수험생 엄마 노릇 좀 할랍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