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요 선생님 - 남호섭 동시집
남호섭 지음, 이윤엽 그림 / 창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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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섭 시인의 '놀아요 선생님'은 2007년 울산시가 수여하는 '제1회 서덕출문학상'을 받았는데, 2회 수상작인 신형건 시인의 '엉덩이가 들썩들썩' 때문에 알게 되었다. 2009년 내가 처음 읽은 책이고 첫 리뷰다.  

남호섭 시인은 간디학교 선생님으로 처음 접하지만, 시를 읽기도 전에 시인이 쓴 머리말부터 찡한 울림이 왔다. "교사로 살다가 힘겨울 때, 나는 시인이지 하면서 얼른 시 뒤로 숨었다. 시인으로 살다가 부끄러울 때, 그래 나는 교사지 하면서 학생들 뒤로 숨었다." 고 고백하는 그의 시에선 간디학교 생활이 잘 드러난다. 그들의 학교생활이 부럽고, 우리 애들도 이 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자연과 하나된 모습이 좋았다.  

만우절에는 '오늘은 쉽니다' 교무실 문에 써 붙여 놓고 선생님들이 먼저 도망가는 학교, 아이들이 쌤이라 부르면서 싸준 김밥을 들고 소풍을 간 선생님, 시를 읽으며 삶도 읽어내도록 가르치는 시인선생님, 처음 오신 선생님을 환영한다며 냉이와 달래 광주리를 내미는 아이들, 교문 없는 학교라 동네 개들까지 모여 들어 네 다리 쭉 뻗고 잠드는 풍경까지... 경쟁을 부추기는 도시의 공교육 현장에선 느낄 수없는 것들이 부.럽.다. 이 시집엔 관념어로 된 시는 찾을 수 없다. 짐짓 꾸미지 않은 생활 그대로 그려낸 시인의 시적 진술에 감동이 된다.   

네살 때 미국 가서 / 아버지가 박사 될 때까지 / 우리말 모르고 지내다가 / 우리나라 학교에 와서 / 수업 알아들을 수 없어 / 말문 막히고 마음 문 막힌 정식이 / 숲길로 산길로 산책하면 친구들이 하나 둘 함께 걸어주어 천천히 마음 문 열어 갔다는 진술에 눈물이 날 뻔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더 공감이 됐다. 표제가 된 '놀아요 선생님'은 공부하기 싫어 떼쓰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대응이 유쾌하다. 건강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리라.

놀아요 

이렇게 날씨 좋으니까 놀아요. 
비오니까 놀아요.
(눈 오면 말 안 해도 논다.)
쌤 멋지게 보이니까 놀아요.
저번 시간에 공부 많이 했으니까 놀아요.
기분 우울하니까 놀아요.
에이, 그냥 놀아요. 

나는 놀아요 선생님이다.

한솥밥을 먹으며 한 식구가 되어 가는 간디학교 풍경이 쓱쓱 그려진다. 환경을 위해 일반 치약을 '물사랑' 치약으로 바꾸자는 지구특공대 동아리의 치약전쟁과, 힘들 때마다 선생님을 찾아와 울고 불다가 졸업하면서 '내 여자 친구'라고 선생님 핸드폰에 새겨 놓고 떠난 현정이. 바쁠 것없는 시골 마을버스와 뭔가 없어지면 두양댁 할머니가 다녀갔다는 걸 아는 도둑할매. 말 못하고 걷지 못하는 손녀를 돌보느라  머리 빗을 새도 없는 명동댁 할머니는 귀신 할매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어우러진 정다운 모습이 동시를 통해 오롯이 살아난다. 

특히 시집 뒷편에 실린 신경림 시인의 해설은 독자가 놓친 것들과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들을 친절히 알려준다. 밝고 환한 이미지와 활기찬 언어 구사가 뛰어나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살아가는 힘을 갖게 한다고 말한다. 시인은 자연을 꿰뚫어 보는 눈과 사람이 아름답게 사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발견하도록 돕는다. 사는 것의 진정성을 똥을 누는 소를 보면서도 깨닫게 된다. 정말 내 맘에 쏙 드는 시집이다.

똥 

풀 뜯는 소가 똥 눈다. 

긴 꼬리 쳐들고 
푸짐하게 똥 눈다. 

누가 보든 말든
꼿꼿이 서서
푸짐하게 똥 눈다. 

먹으면서 똥 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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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1-04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놀아요 선생님 하고 싶은데 맘만 그렇지 잘 못놀아서 애들 데리고 노는게 더 어려워요. ㅎㅎ

순오기 2009-01-04 02:00   좋아요 0 | URL
앗, 수정하는 사이에 다녀가셨군요.
놀아요 선생님, 놀아요 엄마...이러고 싶은데 저도 그게 잘 안된다죠.ㅜㅜ
새해에도 여전히 행복하시고 해아와 예린이의 모습도 자주 보여주세요.^^

마노아 2009-01-06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쾌, 상쾌, 감동이 함께 묻어나는 책이었어요. 전에 어떤 분이 이 책을 보내준다고 해놓고 깜깜 무소식이었거든요. 기다리다 지쳐서 제가 구입해서 읽었어요. 책이 너무 좋아서 또 선물했답니다. ^^ㅎㅎㅎ

순오기 2009-01-06 16:26   좋아요 0 | URL
감동이 좀 길고 찐하죠~~~~ ^^
깜깜무소식인 그분이 누구실까?ㅋㅋㅋ 대충 짐작은 가는군요.^^

2009-01-06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정한 영웅은 혼자 되는게 아니다
난중일기 - 이순신과 함께한 임진왜란 7년의 이야기 파란클래식 3
이명애 지음, 박혜선 그림 / 파란자전거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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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앞 부분에 난중일기를 읽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난중일기가 어떤 책이고 임진왜란 7년은 어떠했는지, 바다에서 패배를 모르던 이순신의 전략 및 임진왜란에 대한 재평가도 실었다. 유물과 유적의 사진과 지도를 실어 이해를 돕고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시해 역사공부를 도와 준다.

  임진년(1592년)부터 무술년(1598년)까지 7년 전쟁 기간 중 기록한 일기는 어린이가 알아야 할 부분만 발췌해서 많은 부분이 빠져 있다. 하지만 난중일기 전체가 들어 있다면 어린이가 읽기는 쉽지 않기에, 이 책은 3학년 이상 어린이가 읽기엔 좋을 듯하다. 큼지막한 삽화도 들어 있어 상황을 이해하기 좋고, 무리 없이 쉽게 읽힌다. 더 관심 있는 어린이는 윗 단계의 책을 봐도 좋겠고, 한겨레아이들에서 출판한 ’이순신을 만든 사람들’을 읽으면 좋겠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일기쓰기를 지도할 때,  이순신 장군처럼 기록을 남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할 것이다. 나 역시 충무공의 후손임을 강조하면서 우리 애들에게 일장연설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엄마는 일기를 썼냐면 그건 아니기에 ’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씀에 비추어 부끄러운 고백을 살짝 털어 놓으며 난중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중에 쓴 ‘난중일기’는 국보 76호로, 이순신 장군이 직접 붙인 이름이 아니고 정조 때 ‘이충무공전서’를 엮으며 당시 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난중일기’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실제로 읽은 이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읽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를 위한 난중일기를 먼저 보면 좋겠다.  


  ‘난중일기’는 전란을 기록한 공식문서가 아닌 이순신 개인의 일기지만, 소중한 역사적 사료로 임진왜란 7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전쟁 중 나라 안팎의 사정이나 임금으로부터 군사에게까지 명령이 전달되는 과정과 군사 작전, 군인들의 활동과 상벌 제도 및 거북선과 무기를 만들던 장인과 의병활동도 기록했다. 또한 군사들의 식량을 마련키 위해 전쟁이 뜸한 시기엔 농사를 짓고, 사슴이나 노루를 사냥하거나 전복과 미역을 따고 물고기도 잡은 걸 알 수 있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서 전쟁 중의 괴로움이나 가족과 떨어진 외로움도 일기를 쓰면서 다잡았음을 짐작케 된다.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장군으로 걱정도 많았지만, 어머니와 아들을 사랑하는 우리들의 아버지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7년의 역사를 후대에 전한 이순신의 ‘난중일기’는 기록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소중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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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세덱 2008-12-26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찍 일어나신 거에요, 아직 안 주무신 거에요? ㅎㅎㅎ

순오기 2008-12-26 05:34   좋아요 0 | URL
ㅋㅋ 일찍 일어났어요. 제가 10시쯤 자면 두세 시에 깨거든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 오늘 반납일이라 열심히 쓰고 있어요.^^

가시장미 2008-12-27 04:59   좋아요 0 | URL
아니 새벽부터 리뷰를 쓰시는 이 부지런함.. 대단하시네요. ^^
저도 오늘 일찍 읽어났는데, 비몽사몽해서 눈팅만 하다가 몇 자 남겨요. ㅋㅋ

전호인 2008-12-26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가장 분주하고 부지런하신 참알라디너가 순오기님이지염.
연말이라는 핑계로 눈팅만 살짝살짝할 뿐 댓글을 남길 여유까지도 없었네요.
건강하신 듯 하여 기쁩니다. ^*^

순오기 2008-12-26 16:19   좋아요 0 | URL
가장 분주할진 모르지만 부지런하진 못합니다.ㅋㅋ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도 자주 뵙자고요.^^

노이에자이트 2008-12-26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중일기 완역판은 미성년자들 읽기 민망한 구절이 있을 걸요.이순신은 전쟁 때 첩을 데리고 다니면서 동침한 일까지 적었으니까요.본부인은 위험해서 집에다 모셔뒀나 봐요.

순오기 2008-12-26 16:22   좋아요 0 | URL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어린이용은 그런 부분까진 안 나와도 한달 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책은 한 달 일기가 몇 개 안되거든요.
칼의 노래에서도 난중일기에 나온 '여진'을 이순신의 여자로 그리고 있지요.^^ 본부인은 자식들 키우고 어머니 모시고...

다락방 2008-12-2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일찍 일어나는 순오기님! 멋져요, 멋져. 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들어요.


음...한끼 굶는게 더 힘들던가? ( '')

순오기 2008-12-28 23:12   좋아요 0 | URL
헤헤~ 나도 결혼 전에 엄마가 '내일 일찍 일어나라'그러면 '안자고 날샌다고 했어요. 늙으니까 잠이 없어진 걸까요?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고...ㅋㅋ
 
날마다 뽀끄땡스 문지아이들 93
오채 지음,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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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가 졸업한 초등학교 도서실에 한달에 두어번은 책을 빌리러 가지요. 교육청에서 지원받은 사천만원으로 멋지게 리모델링도 해서 더 신이 나지요. 오늘은 신간코너에 새책이 많이 들어와 더 반가웠어요. 창비어린이가 선정한 2008 올해의 책, 어린이문학 순위에 올랐던 제목이라 얼른 '날마다 뽀끄땡스'를 빌려왔어요. 잘 몰랐는데 제4회 마해송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네요.

작가(오채)는 바닷가에서 자랐는데, '도서 벽지 아이들에게 책 보내기 운동'으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보내준 책을 읽으며 가슴이 뛰었다고 하네요. 제가 20년 전 '도서 벽지에 책 보내기' 운동하는 교회도서관에서 일했는데, 그런 일이 밀알이 되어 작가를 배출한 것 같아 공연히 으쓱해졌어요. 작가가 스물아홉이라니 그땐 아홉살이었겠죠. 물론 저희가 보냈던 책이 이 학교로 갔던 건 아닐지라도요.^^

섬에 사는 열두살 소녀 민들레와 진수, 섬에 복무하는 해군장교 아버지를 따라 온 보라, 세 아이가 엮어내는 성장동화로 초등고학년이 읽으면 좋을 책이네요. 순우리말이 많이 나오는데 *표의 뜻풀이를 보며 예쁜 우리말에 감동했어요. 우리말을 잘 보존하고 살려낸 작가와 작품에 별을 듬뿍 주고 싶어요. 여기 나온 순우리말은 '물마루, 서울까투리,끌밋한, 샘바리, 내풀로, 바람만바람만, 꽃잠, 갈맷빛, 나들잇벌, 깜참하게' 이런 말이 나오는데 혹시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아버지는 바다에서 돌아가시고 돈벌러 뭍으로 나간 엄마는 식당주인과 재혼했다는 걸 알게 된 민들레의 아픔과 갈등이 잔잔하게 펼쳐지네요. 엄마가 보내준 오카(거위) 리나(새끼)를 불며 좋아했는데, 엄마에 대한 배신감에 집어 던져 깨버렸어요. 뭍으로 엄마를 찾아가 마음과는 다르게 가슴에 못을 박은 들레의 심정도 섬세하게 보여주네요. 그래도 다행인 건, 머리끄댕이를 당기며 싸웠던 서울까투리 보라와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도 무리없고, 진수의 역할도 순박한 섬소년답게 잘 그려졌어요. 할머니와 들레가 주고받는 사투리도 정감있고 억지로 꾸미지 않은 그네들의 삶을 잘 보여주네요.

네가 더 자라면 엄마를 이해할 거라며, 손녀의 마음을 다독이는 할머니는 힘든 농사일을 하지만, 내풀로 다니는 들레는 할머니를 돕는 일에는 별로 마음을 쓰지 않아요. 농사 일에 힘든 할머니는 일년에 한번 열리는 운동회에서 배운 뽀끄땡스(포크댄스)를 추면 절로 힘이 난대요. 그래서 날마다 손녀와 뽀끄땡스를 추면서 살면 좋겠다고요. 할머니가 입원한 병상을 지키던 엄마를 거부하지만, 보라의 말처럼 마음 가는 대로 엄마를 덥석 안고 모녀가 통곡하며 마음을 여는 장면에선 살짝 눈물이 났어요. 할머니 때문에도 눈시울이 젖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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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12-09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궁금해요

순오기 2008-12-09 08:38   좋아요 0 | URL
흐흐~ 기회되면 보시와요.^^

마노아 2008-12-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잔잔하니 파고드는 책이에요. 전 윤영수 작가의 착한 사람 문성현을 읽으면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순 우리말에 감탄했어요. 그 뜻이 너무 낯설어서 또 깜딱 놀랐구요. 이 책도 너무 좋아보여요!

순오기 2008-12-09 09:45   좋아요 0 | URL
착한 사람 문성현이라~ 기억해 둬야겠어요.^^
순우리말 너무 예쁜게 많은데 우리가 또 그쪽으론 너무 몰라서 부끄러워요.ㅜㅜ
 
몰입 천재 클레멘타인 동화 보물창고 24
사라 페니패커 글, 말라 프레이지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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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좋아할 '몰입'과 '천재'란 낱말을 달고 온 책이 있으니 바로 <몰입 천재 클레멘타인>이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채 고기잡이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 있다. 내사랑아 내사랑아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애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애절하게 부르던 노래, 클레멘타인이 떠올랐지만 이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물구나무 선 표지 그림만 봐도 말괄량이 삐삐나, 최고의 이야기꾼 구니 버드와 친구하면 딱 어울릴 아이다.

2007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받았고, 뉴욕 공공도서관이 뽑은 ‘올해의 최우수도서’ 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은 1967년 제정되어 ‘뉴베리 상’, ‘칼데콧 상’과 더불어 미국 3대 아동문학상으로 상당한 권위를 가진 상이다. 따끈따끈한 신간으로 '제4회 알라딘 리뷰대회 대상도서'로도 선정됐다.



속지와 차례에 있는 삽화만 봐도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아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클레멘타인 말에 의하면 '가만히 있는 것에 알레르기가 있단다' 교장선생님 앞에서 당당히 말하는 걸 봐선 절대 주눅들거나 기죽을 아이가 아니다. 클레멘타인은 솔직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착한 어린이표'가 아니라서 어린 독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 좌충우돌 천방지축 유쾌 발랄한 클레멘타인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재미도 좋다. 3학년 클레멘타인은 누구보다 집중을 잘 하는 아이다. 다만 선생님께 집중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집중한다는 게 문제지만.^^ 글쓰기보다는 그리기를 좋아하고,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내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진 아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마거릿의 머리도, 접착제가 묻은 머리를 잘라내고 당황한 친구를 도와준 것 뿐이다. 민들레 홀씨처럼 변한 마거릿의 머리에 '불타는 저녁놀' 마카펜으로 빨간 머리를 만들어 주었고, 마거릿과 같아지기 위해 자기 머리도 자르고 초록색을 칠한 클레멘타인은 의리도 있다. 보통의 부모 입장에선 자기 아이가 클레멘타인 같다면 심히 고민되지 않을까?^^ 선생님들도 반에 이런 아이가 있다면 수업도 방해되고 여간 신경 쓰일 것 같은데, 클레멘타인 선생님도 어쩔 수 없었는지 문제가 생기면 교장실로 보낸다.

아무도 집중하지 않을 때 진짜로 집중하는 건 클레멘타인 뿐이다. 몰입의 천재 클레멘타인을 알아주지 않아도 엄마 아빠는 인정해 준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일이 캐묻지 않고 클레멘타인은 도와주려 했을 거라고 믿는다. 어른들이 결과만 놓고 클레멘타인을 문제아로 생각할 때, 부모님은 클레멘타인이 어떤 마음으로 했을지 생각해 본다. 이런 부모를 만났다는 건 행운이다. 나를 비롯한 보통의 교사나 부모들은 결과만 놓고 평가하기에 어린이 입장에선 억울한 일이 한두 번은 아닐 것이다.

클레멘타인은 밝고 긍정적인 아이다. 누가 뭐라 해도 '그래요, 좋아요' 바로 인정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자기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클레멘타인의 머리 속에선 굉장한 아이디어들이 뿅뿅 떠오르기 때문에 잽싸게 낚아 채야 한다. 이런 아이디어는 무언가에 집중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다. 주변 일에 몰입하면서 문제도 해결한다. 아파트 관리하면서 비둘기 똥 때문에 고심하는 아빠를 위해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바로 7층에서 비둘기 먹이를 주는 야코비 할머니의 심부름을 자청하면서 정면이 아닌 측면의 식당에서 먹이를 주는 방법으로 해결한다.클레멘타인은 집중을 잘하기 때문에 마거릿이 좋아하는 것을 다 모아 붙인 멋진 모자로 서먹했던 관계도 해결한다.

남동생을 이름 대신 그때 그때 온갖 채소 이름(피망, 파슬리, 양배추, 브로콜리, 완두콩, 토마토, 샐러리)으로 부르는 클레멘타인은 놀아주기도 잘한다. 다만 냄비돌리기를 오래 태우거나 너무 웃게 해서 먹은 걸 다 토하게 하는 게 문제지만.^^ 이런 클레멘타인에게 고민이 하나 생겼다. 동생은 '쉬운쪽'이고 자신은 '어려운 쪽' 아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드디어 부모님이 쉬운 쪽 하나면 충분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 '사라져서 속이 다 후련해! 클레멘타인' 이라는 글씨를 쓴 케익을 주문하는 걸 듣고, 자기방을 청소하고 동생방도 청소하려고 맘 먹는다. 하지만, 청소는 만만치 않아 오후 내내 뿌리고 문지르고 했지만 깨끗해진 건 하나도 없다. 결국 엉엉 울면서, 엄마 아빠가 원하지 않는 일은 앞으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집중도 잘 하고 숙제도 잘하며 피아노 레슨도 잘 받고, 동생처럼 쉬운 쪽이 될테니 보내 버리지 말라고 애원한다.

하하하~ '사라져서 속이 다 후련해'는 비둘기를 말하는 것이었고, 비둘기 대전쟁의 영웅 클레멘타인을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했는데 클레멘타인이 오해를 했던 것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클레멘타인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지만 역시 순진한 어린이였던 것.

이의 관점에서 본다면 크게 잘못된 것도 없는데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고 있음을 돌아보게 한 책이다. 또한 결과보다는 과정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너그러움을 깨닫게 한 책이다. 내 수업에 오는 아이 중에도 클레멘타인 비슷한 아이가 있다. 늘 입이나 손으로 소리를 내서 수업을 방해하고, 눈을 가운데로 모으거나 엉뚱한 말을 해서 아이들은 깔깔거리지만 교사는 결코 웃을 수없는 상황을 만든다. 내심 저 아이는 그만 왔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따로 불러서 '잘 생긴 호영이는 시도 잘 쓰고 재미난 이야기도 잘해서 시인이 되고 작가도 되겠다고 추켜주며, '임작가. 임시인' 하고 불러주니까 절대 빠지지 않는다. 1학년부터 2년째 다니는데 순진무구한 글로 나를 종종 감동시킨다.

엄마가 학원을 운영하는데 자기 아들을, 강사들이 문제아로 생각하고 수업에 안 넣으려고 한다며 상담전화를 해왔다. 방과후학교에서도 산만하고 수업을 방해하는지, 이해력이 떨어져 설명을 못 알아 듣는지 물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설명할 땐, 클레멘타인처럼 주변에 집중하느라 설명을 놓치기 일쑤다. 그러나 다시 설명해주면 금세 알아 듣고 클레멘타인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퐁퐁 솟아나는지 뚝딱 써온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기발한 생각을 잘하는 창의성 넘치는 아이라며, 다른 아이들과 똑같기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언으로 위로해줬다. 그런데 이녀석 정말 자기 엄마를 끔직히 생각하는 효자다. 모든 글에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철철 넘치는 사랑스런 녀석이다. 아마도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결과라고 생각되는데, 클레멘타인 엄마 아빠처럼 자녀를 믿어주고 이해한다면 충분히 몰입 천재로 자랄 거라 생각된다. 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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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2-08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레멘타인 같은 아이는 정말 우리나라같은데서는 살기 힘들거예요. ㅠ.ㅠ
클레멘타인이 교장실에 보내졌다니까 생각나는 얘기가 예전에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오신분이 학교 선생님이 되셨는데 너무 힘든 아이가 있으니까 교장실로 보냈다네요. 상담좀 받으라고...외국에서는 교장 선생님이 학생 상담을 하잖아요. 우리 나라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얘기지만... ㅠ.ㅠ

순오기 2008-12-08 23:24   좋아요 0 | URL
교장실을 상담실로 한 학교도 있긴 해요. 우리 애들 학교가 그랬는데 상담오는 아이는 없었답니다.ㅜㅜ
클레멘타인 같은 아이는 견디기가 쉽지 않지요.ㅜㅜ

2008-12-08 0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12-08 23:26   좋아요 0 | URL
원제는 살펴볼 생각도 못했어요.
몰입과 천재~ 그래서 저도 엄마들이 좋아할 낱말이라고 썼어요.^^

이팝나무 2008-12-0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오랫만이에요..구입할 책목록에 살포시 담아갑니다. 남이 볼 때는 우등생이나 엄마눈에는 한없이 산만한 우리 아들을 위해 꼭 읽어봐야겠어요...

순오기 2008-12-09 08:42   좋아요 0 | URL
오~ 이팝나무님 반가워요~ 별일은 없는 거죠?
흐흐~ 남이 우등생으로 봐주는 아들이라면 괜찮을 듯 한대요.^^

L.SHIN 2008-12-09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데요, 리뷰. ^^
근데 왜 저는 저 흑백 케익 위에 싸인펜을 들고 마구 색칠하고 싶어지죠? (웃음)

순오기 2008-12-09 08:43   좋아요 0 | URL
리뷰가 너무 길어졌어요, 수정하려니 또 어디를 줄여야할지 난감하네요.ㅜㅜ
하하~ 케익 위에 칼라펜으로 마구 마구 색칠해 주세요.^^

L.SHIN 2008-12-10 07:26   좋아요 0 | URL
그랬다가는...
제 컴 모니터에 몹쓸 자국이 남을...크하하핫,
(사실 진짜 시도할뻔 했다고는 말 못하겠..;; -_-)
 
예담이는 열두 살에 1000만원을 모았어요 명진 어린이책 1
김선희 지음, 최상훈 그림 / 명진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읽고 심한 말을 할까 봐 리뷰를 안 썼는데, 경제나 자기계발 리뷰 다섯 편이 숙제라 마무리로 올린다. 솔직한 감상은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아류작이라는 느낌이다. 독일엔 키라가 있고 한국엔 홍예담이가 있다는 게 자랑일까? 키라가 말하는 개 '머니'를 만나 시작되는 것처럼 예담이도 분홍토끼를 만난다는 건 너무나 뻔한 복사판이다. 홍예담 어린이의 실화를 다루면서 이런 환상적인 얘기는 별로 먹히는 설정이 아니다. 그래도 키라보단 우리 현실과 맞는 부분이 있어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다. 물론 경제동화라고 표방했으니 동화적인 요소로 받아들이면 그만이지만, 독자들이 현실에서 경험하기는 어렵다. 그냥 꿈같은 접근으로 돈 모은 이야기를 자랑하는 정도라면 너무 냉정한 평가인가.

그러잖아도 애 어른 할 것없이 '돈돈돈'하고 미처돌아가는 세상인데, 인간이 되는 걸 배워나가야 할 아이들이 돈 모으는데 귀신이 된다는 건 입맛이 씁쓸하다. 게다가 예담이네는 잘사는 집이라 일반 서민이 생각하기엔 좀 심통이 꼬인다. 무슨 애들 용돈을 그렇게 많이 주고, 부모를 위해 안마하고 심부름 좀 했다고 꼬박꼬박 돈으로 값을 쳐준다는 게 어느 나라 법도냐 말이다. 어쩌다 아이의 기분도 맞춰주고 부모도 기분 좀 내 보느라 돈을 줄 수는 있지만 아예 값을 매겨놓고 한다는 건 별로 맘에 안든다.

보통의 가정에선 애들 세배돈이나 친척들이 준 돈도 엄마가 가로채 쓰는게 보통이다. 나도 애들 어려선 그냥 살림에 보태썼다. 사는 게 힘들면 애들 코묻은 돈이라도 쓰게 되더란 말이다. 그러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자기 통장이라는 걸 학교에서 만들어주니까 한 푼 두 푼 저금을 해주게 됐고, 아이들이 받은 세뱃돈은 뺏어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부터 저금을 하니까 그럭저럭 졸업때까지 백만원은 모으게 됐다. 우린 특별히 애들 용돈을 따로 주지 않았다. 세뱃돈을 받으면 5천원이나 만원 정도만 자기 지갑에 두고 쓰게 했고, 나머지는 모두 저금했다. 자기들 손으로 통장도 만들었고 은행예금도 직접 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은행 업무도 알게 되고 3개월마다 몇 십원이나 몇 백원의 이자가 붙는 것도 재밌어 했다. 그렇게 돈이 늘어가는 걸 좋아 하면서도 학년이 높아질수록 자기가 쓰고 싶어서 몽땅 저금하라면 투덜거렸다.^^ 

우리 주변에만 봐도 이렇게 애들 세뱃돈 뺏어 쓰지 않고 저금해 주는 가정도 많지 않다. 학교 아이들한테 물어봐도 대부분 엄마가 가져간다고 했다. 물론 엄마가 저금해 준다고 가져가지만, 우리도 겪어봐서 그게 말뿐이라는 거 알만큼 알지 않는가! 애들은 엄청 억울해하면서도 엄마가 저금해준다고 달라면 줄 수밖에 없단다. 개중엔 착한 맘으로 엄마한테 주는 게 당연하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은 억울하고 아까워했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세뱃돈을 가로채지 마시라!^^ 

우리 애들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중학교 때 외국여행을 보냈다. 큰딸은 중1 겨울방학에 4박 5일 일본여행을 보냈고, 아들은 중2 여름방학에 3박 4일 고구려 역사캠프로 중국과 백두산에 다녀왔다. 이제 중1 막내만 남았는데 YMCA 적당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보내려고 한다. 자기들이 모은 통장에서 절반, 엄마가 절반의 경비를 대서 가는 여행인데 자기 통장에서 인출하는 걸 아까워하고 억울해 했다. 자기들이 쓸 거 못 쓰고 저금했는데 절반이 쑥 빠져나오니까 허탈하다는 것이다. "엄마 돈 쓰는 건 안 아깝고 니들 돈 쓰는 것만 아깝냐? 니들도 정말 도둑 심보다!" 라고 말했더니 염치는 있는지 낄낄 거렸다. 그래도 자기들이 모은 돈으로 가는 여행이라 알차고 값진 여행이 되도록 맘쓰는 게 느껴졌다.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배낭여행도 가고 유학도 간다고 꾸준히 모으고 있지만 별로 많이 늘지 않는다. 다행히 독서활동으로 퀴즈 골든벨이나 글쓰기 대회에서 상품권이라도 받으면 현금으로 바꿔 저금해줬다. 이제는 용돈도 본인의 수고로 얻는다는 걸 알고, 쓰고 싶은 걸 아껴서 저금한다는 것도 충분히 알 나이다. 세살 버른 여든 간다지만, 경제교육을 너무 일찍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담이가 일곱 살부터 열두 살까지 모은 돈이 천만원이란 건 놀랍다. 우리 애들은 6년간 백만원 모았으니까 하늘과 땅 차이다. 물론 예담이는 용돈만 저축한게 아니라 인터넷 소핑몰도 운영했고 알바도 했다. 어린 나이에 돈이 좋다면서 너무 영악스럽게 돈을 모으는 게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돈을 잘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필요하거나 귀한 일에 잘 쓸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값진 일에 자기가 모은 돈을 턱 내놓을 줄 아는 따뜻한 심성의 아이가 나는 더 좋다. 그래서 내 아이들도 영악스럽게 돈을 모으기보단 제대로 쓸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

'예담이는 열두살에 천만원을 모았어요' 후편으로 '예담이는 돈을 값지게 잘 썼어요' 이런 책이 나오고 불티나게 잘 팔려서 남을 위한 봉사나 도움주는 일에 마음을 쓰는 아이들로 자라면 좋겠다. 내 희망사항이 실현되긴 너무 어려운 때일까? 이 책을 읽은 어린 독자들이 너도나도 돈만 모으려고 눈에 불을 켤까봐 겁난다.ㅜㅜ 나는 이 책을 혹평하지만 좋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많다. 각자의 취향이고 무엇을 원하는가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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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8-10-31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서평을 읽고 제 조카들이 생각이 납니다. 저는 조카들에게 자주는 못 주더라도 한달이나 석달 기간으로 용돈을 보내지요. 미국이다 보니 택배비도 비싸고 해서 보낼 때에는 십만원씩 보내는데....사실 아이들에게 외가가 없고 조카들에게는 저는 하나뿐인 이모라서 신경을 많이 쓰는 쪽입니다. 사돈댁에서도 언니한테 눈치를 많이 주는 편이고....
그런데 조카들이 학교 준비물이다 학원에 필요한 책값. 문제집 등을 용돈으로 산다는 걸 이년 전에 알았지요. 이년 전에 한국에 나갔을 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있으면 말을 하라고 했더니 두 조카가 학교에 필요한 책들과 문제집을 사 주면 자기네들 용돈을 조금이라도 모을 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처음에 저는 이해를 못했는데 언니한테 이야기를 듣고.....
제가 용돈을 보낼 때마다 그 용돈으로 학교와 학원에 필요한 책들을 사나 봅니다. 그리고 언니가 조금씩 주는 용돈으로 저금을 하기도 하고 군것질도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막내 조카는 돈에 욕심이 아주 많습니다. 집에서 구두쇠라고 소문이 났지요. 이게 좋은 것인지....따로 통장까지 갖고 있는데 군것질 하다가 아니면 준비물 사다가 남은 돈으로 조금씩 저금을 해 놓았더군요. 그런데 아이들이 용돈이 떨어져도 저한테 용돈 보내 달라는 소리를 들은 본 적이 없답니다. 아이들이 착하고 순해서 그저 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니.....

순오기 2008-10-31 11:03   좋아요 0 | URL
우리 애들도 친척들 만날 일이 있으면 은근히 기대해요. 하지만 달란 소린 못하죠~~ 때론 안 갈려고 할때, 너희들 가면 용돈 두둑히 벌어(?)오잖아~~ 이러면서 꼬시지요.^^ 이모가 이렇게 용돈을 지속적으로 챙겨주는 것도 쉽지 않아요. 좋은 이모시네요.^^

미설 2008-10-3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이 참 화끈하네요 ㅋㅋ

순오기 2008-11-01 16:42   좋아요 0 | URL
화끈했나요?ㅋㅋ

뽀송이 2008-10-3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애들이 그렇게 여행을 갔었군요.^^
참으로 멋진 생각이십니다.
요즘 애들... 너무 돈돈 하는 거 저도 무척 싫어요.ㅡㅜ
그리고 지 돈 저금 한 거 한푼도 안 쓰려고 하는 것을 보면 세대차이가 팍팍!! 느껴져요.
우리 어릴 때는 엄마가 다~ 가져가도 그리고 집안일에 그 돈을 써도 뭐... 당연한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ㅋ ㅋ

순오기 2008-11-01 16:43   좋아요 0 | URL
절반씩 부담하면 서로 수월하지요~~~ 이젠 민경이 차례!^^
우리땐 빨리 졸업해서 돈벌어 엄마 갖다 줘야지~ 하는 맘으로 살았죠.

메르헨 2008-10-31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돈돈하면서 미쳐돌아가는 세상입니다.
모이기는해도 또 기부나 이런면에선 아주 짜죠.흠...
부자를 부러워하면서 어디 뒤가 구리게 모았을거라는 의심도 대부분 하구요.
존경할만한 부자가 없다는것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돈보다 중요한게 참 많은데 세상이 만만찮은게 어렵네요.^^

순오기 2008-11-01 16:44   좋아요 0 | URL
돈돈돈~~~~ 같이 돌아요.ㅜㅜ
존경할만한 부자를 찾아내는 노력도 필요하긴 해요.^^

bookJourney 2008-10-31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제목부터가 마음에 안들어서 아이에게 읽어보라고도 안 했답니다. 세태에 뒤떨어지는 것인지는 몰라도, 아이들에게 '돈 모으고, 굴리는' 법을 일찍 알려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직도 부자가 못되었는지도 ... ^^;)

순오기 2008-11-01 16:45   좋아요 0 | URL
모은 돈도 없어 굴릴 돈도 없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아요.
그냥 먹고 사는 걱정 안하는 정도로도 족해요~~~ ^^

마노아 2008-10-3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본 건 아니지만 리뷰를 보고 나니 C급 책에 A++++리뷰가 올라왔네요. 이주의 마이 리뷰 한 번 더!!! 감동의 명 리뷰였어요. 나중에 내 아이들 이렇게 키웠다!로 책 한 권 쓰셔도 될 것 같아요. 배울 게 너무 많아요. 순오기샘(>_<)

순오기 2008-11-01 16:47   좋아요 0 | URL
허걱~~ 이렇게 혹평한 리뷰를 마이리뷰로 뽑겠어요.ㅋㅋㅋ
'내 아이들 이렇게 키웠다' 책 내려면 열심히 실험정신을 살려야겠군요.^^
전설의 56점 갱신한 36점도 있고, 이젠 '미스저작권'까지 가지가지...ㅋㅋ

파란 2008-11-0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돈돈 미쳐돌아간다는 말이 맞아요. 돈으로 관계맺을수 없는 행위들은 몽땅 뒷전이에요.애들 세뱃돈 살림에 보태쓴다는 말에 동감하면서 웃어요. 둘째가 5살때 저한테 도둑이라고 하더라구요. 자기들 세배돈 모두 가지고 갔다구요. 그때 받은 충격이란..그래도 지금까지도 저한테 그냥 주기는 하는데 언제 저금한거 다 달라고 할지 모르겠어요.

순오기 2008-11-02 11:34   좋아요 0 | URL
돈돈돈~ 미처돌아가는 세상이지만 없는 사람은 애들 세뱃돈도 빼앗아 살아야지 어쩌겠어요.^^ 우리 애들도 비슷한 말로 엄마를 코너로 몰았죠~ 그럼 내가 입히고 먹이고 키운 거 다 돈으로 셈해볼까? 이랬었는데~ㅋㅋㅋ
세뱃돈 따로 저금하지 않으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없어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