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금 이야기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1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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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논술 수업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이다. 이런 책은 어른이나 어린이 누가 읽어도 좋겠다. 우리 역사에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비하하고 업신여기는 마음을 가졌다면, 그런 마음을 싹 몰아내 줄 책이다.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시리즈에서 내가 읽은 건 1권 첫 임금 이야기 하나지만, 2권 명재상 이야기, 3권 전쟁영웅 이야기, 4권 선비학자 이야기, 5권 예술가 이야기까지 챙겨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자 박윤규 선생님이 열두 살 아들 민후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라  말하듯이 풀어써서 쉽고 재미있다. 역사란 사람들의 이야기로 역사에 영향을 끼친 인물들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인 '나'를 돌아보라는 아버지의 말씀은 독자에게도 주는 말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시조의 탄생신화나 건국신화를 들려주는 수준이 아니고, 우리 역사지식 뿐 아니라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고 인식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지금까지 알고 있는 역사가 제대로 된 역사인지 돌아보게 한다. 단군신화를 믿는가?  단군신화의 단군은 실존인물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이야기를 펼쳐간다. 신화는 무엇이고 신화 속의 단군과 곰은 어떤 존재였는지 역사 기록을 제시하며 흥미롭게 설명한다. 우리민족을 배달민족이라 하는데 무슨 뜻인지 풀어주는 아버지의 말이 참으로 자상하다.

   
 

예전에는 우리 말과 글의 뜻이 똑같지 않았어. 그리고 말뜻이 변하기도 했지. 처음에는 한자의 뿌리가 되는 녹도문자라는 걸 썼는데, 한자로 기록하기 시작했을 때는 고구려나 백제나 신라가 다 이두를 썼어. 이두는 뜻보다는 소리를 중시했거든. 그래서 소리가 비슷한 한자로 적었는데, 배달은 '박달'을 한자로 적었다고 보는 학설이 있단다.  

'박'은 '밝'으로 밝음을 뜻하고 또 하늘과 태양을 뜻하기도 해. '달'은 달이고 땅이면서 나라를 뜻하기도 하지. 지금도 달에는 땅을 뜻하는 말이 남아 있어. 햇빛이 드는 땅을 양달이라 하고, 그늘이 진 땅을 응달이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배달'은 '밝은 나라'라는 뜻이 돼. 처음 환웅천왕이 내려 온 산을 태백산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크게 밝은 산'이란 뜻이거든. 또 배달은 '하늘과 땅', '양과 음'이란 뜻도 되니까 온 누리를 다 일컫는 말이야. 알고보니 '배달'은 참 엄청난 말이지?(46~47쪽)

 
   

저자는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이 "조선 사람들이 자신의 역사와 전통을 알지 못하게 하라. 조상들의 무능력함과 나쁜 점을 들추고 부풀려서 후손들에게 가르쳐라."고 요구했기에, 전국을 뒤져 20만권의 역사서를 모아 불태워버렸으며 식민사관으로 왜곡된 역사를 주입했음을, 바로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역사의 진실 찾기는 중국의 역사서와 아직 학계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환단고기'나 '단기고사'의 기록도 제시하지만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단군이나 환웅은 사람 이름이 아니고 황제와 같은 큰 임금을 뜻한다는 것, 그리고 한 사람이 다스린 게 아니고 47명의 단군이 대를 이어 2천년 이상 통치했다는 것, 우리 역사의 시작을 단군조선 이전 환웅천왕이 신시에 나라를 세운 때를 기준으로 삼으면 6천 년이나 된다는 것, 단군신화의 '곰'은 언어학자들에 따르면 짐승을 가르키는 말이 아니라, 곰의 옛말이 '고마'인데 고마는 신이라는 뜻과 땅을 일컫기도 했으니 '땅의 신'이란 말이 되는데 한자로 적다보니 곰 웅(熊)자를 썼고, 훗날 진짜 곰으로 오해했다는 학설도 있다고 들려준다.  

이와 같이 단군신화와 시조들의 건국신화에서 의문점을 짚으며, 다양한 학설이나 역사해석을 들려주지만 어느 것 하나로 단정짓지 않는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어떤 관점에서 기록되었는지 알려주고, 김부식이 삼국사기에서 단군조선의 계통을 이은 부여의 기록을 뺀 것이야말로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즉 단군조선을 잇는 부여와 그 뒤를 이은 나라가 고구려였는데, 김부식은 신라의 후손이며 사대주의에 물들어 신라를 우리 겨레의 뿌리로 삼기 위해 그렇게 꾸민것이 아닐까? 의문을 남긴다. 

고조선을 세운 단군왕검, 고구려를 세운 동명성왕 고주몽, 백제를 세운 비운의 왕자 온조, 가야 왕국을 세운 김수로, 천년 왕국 신라와 박혁거세, 꺼지지 않는 대진국의 불꽃 대조영, 민족 통일의 영웅 왕건, 조선을 세운 신궁 이성계까지 여덟 명의 첫 임금의 탄생신화와 건국신화가 재미있게 펼쳐진다. 우리가 아는 신라의 석탈해, 김알지, 알영신화와 후삼국의 궁예, 견훤의 탄생과 건국신화도 들어 있다. 특히 발해는 당나라가 제멋대로 부른 이름이고, 실제로 '진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했기에 중국 역사서에도 정식 이름은 '진국'이라 기록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역사에서도 '발해'가 아닌 '진국'으로 기록하고, 현재 러시아, 중국 땅이 돼버린 진국의 역사를 발굴하고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끄덕이게 된다. 

TV드라마에서 본 시조의 탄생신화나 건국과정이 실제 역사와는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고, 곧이 곧대로 믿기엔 황당한 시조의 탄생신화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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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두레아이들 그림책 6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숙희 그림, 김은정 옮김 / 두레아이들 / 2006년 1월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톨스토이보다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지만, 톨스토이 작품을 읽으면 마음에 평정을 찾으며 삶을 돌아보게 된다. 대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톨스토이가 젊은 날 방탕하게 살다가 쉰 살이 되어서 회심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그 후의 작품은 지극히 교훈적이고 감동적이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어른을 위한 책으로 많이 읽힌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도 알지만,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생각케 된다.

구두장이는 집도 없고 땅도 없었지만 열심히 구두를 만들고 고치는 일로 가족을 먹여 살린다. 하지만 벌이는 시원찮고 물가는 비싸서 먹고 사는데도 허덕인다. 부부는 낡은 외투 하나로 버티며 새 외투를 장만하려고 2년이나 벼르고 있지만 쉽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살림살이는 펴질 날이 없다는 게 공통점인 듯.

구두장이는 밀린 돈을 받아 외투를 사려고 나갔지만 돈을 받지 못했다. 겨우 받은 20꼬페이카로 보드카를 마셔버리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 길모퉁이 교회 담벼락에 벌거벗은 사람을 발견한다. 시묜은 모른척 지나려 했지만 양심에 찔려 결국은 그에게 외투와 장화를 벗어주고 집까지 데려온다. 그는 하느님에게 벌을 받아 버려졌다고 대답한다.

시묜의 아내 마뜨료나는 내일 아침 먹을 빵밖에 없는데 손님까지 데려 오자 너무 화가 나서 집을 나가려고 했다. 그 전에 손님을 왜 데려오게 됐는지 이야기나 듣고 가려고 물었다. 구두장이 시묜은 벌거벗은 그를 내버려 두었으면 얼어죽었을 거랴며, 당신에겐 정말 하느님이 없느냐고 묻는다. 마뜨료나는 그를 보자 마음이 진정되어 저녁상을 차렸다.

낯선 남자를 바라보던 마뜨료나는 그 남자가 가여워졌고, 곧 그 사람이 좋아졌다. 그러자 낯선 남자는 기쁜 빛을 띠고 빙그레 웃었다. 그는 왜 웃었을까?^^

구두장이 시묜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는 미하일에게 구두 만드는 일을 가르치고 같이 일했다. 일년이 지난 미하일의 구두 솜씨는 소문이 나서 일감이 늘었고 더불어 수입도 늘었다.

어느 날 삼두마차를 탄 까다로운 손님이 와서 비싼 가죽을 내놓으며 장화를 주문한다. 1년 동안은 탈 없이 신을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라고 말했지만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마차에서 죽었다. 미하일은 구두가 아닌 죽은자가 신을 슬리퍼를 만들었고, 그 부자는 결국 구두가 아닌 슬리퍼를 신게 되었다. 부자가 주문할 때 미하일이 빙그레 웃었던 이유가 그의 죽음에 있을까?

미하일은 어느 날 아주머니가 데려 온 쌍둥이 자매를 보더니 하늘을 보고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 아이들은 아빠 엄마가 모두 죽어 이웃 아주머니가 친자식처럼 키운 아이들이다.미하일은 왜 웃었을까?

미하일은 하느님에게 순종하지 않아 벌을 받았던 천사였음을 밝힌다. 미하일은 차마 남편을 잃고 쌍둥이를 낳은 여인의 영혼을 데려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느님은 여인의 생명을 거둬오면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으며,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이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알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미하일은 바로 그 세 가지를 깨달았기에 빙그레 미소 지었던 것이다.

미하일이 깨달은 그 세가지는 무엇이었을까?^^
미하일은 세 가지 외에 하나 더 깨달았는데, 사람은 제 스스로 돌보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즉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있는 사람이며, 하느님은 사랑이기 때문에 그 사람 안에 거한다.

우리도 주변에서 이웃의 사랑으로 산다는 걸 발견하면 즐겁고 행복하다. 나도 사랑으로 누군가를 돕고, 나 또한 이웃의 사랑으로 산다는 건 오래전에 깨달았다. 하느님이 사랑이라는 말씀은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어도 이미 우리들 삶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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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바람 2010-02-08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많이 읽는데 읽을때마다 생각하지만 꼭 잊어요.사랑의 힘.
사진이 큼직해서 보기 좋아요

순오기 2010-02-09 05:06   좋아요 0 | URL
우리 디카를 가장 작은 사이즈로 설정해도 이렇게 크게 나와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을 생각하게 하죠.

카스피 2010-02-08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좋은 내용에 좋은 그림이군요^^

순오기 2010-02-09 05:06   좋아요 0 | URL
좋은 내용인데 그림은 제 마음에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ㅋㅋ
 
시턴 동물 이야기 2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지음, 윤소영 옮김 / 사계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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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턴 동물이야기2에서 은여우 도미노의 생존기는 진정 강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개보다 빨리 달려 피난처에 돌입한 13승의 달리기 선수 멧토끼 워호스는 영원한 자유를 얻는다. 편지를 전달하는 비둘기(전서구) 중에서 가장 빠른 ‘아녹스 2590C'는 진정한 영웅이었다. 달빛 아래 춤추는 요정 캥거루 쥐는 정말 사랑스런 캐릭터다. 야생동물들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고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 하나를 뽑을 수 없을 만큼 모든 이야기가 재미와 감동이 넘친다.
  

일제고사로 학교 간 서열을 가르고 한줄 세우기에 올인 하는 우리 교육현실을 보면,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교육인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도 어렵지만, 각자의 관심과 적성에 따라 360도 방향으로 뛰어야 할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운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우리 교육문제를 생각하며 어린이들의 관심분야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시턴 동물이야기를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최근 노원구청의 아기 호랑이 전시가 언론의 이슈가 되었다. 행동범위가 어마어마하게 넓은 아기 호랑이들을 가로, 세로 2~3m의 아크릴 상자에 가둬놓은 것이다. 비상식적인 행동 자체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을 분노케 한 것은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아이들의 동물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노원구청의 변명이었다. 좁은 상자 안에 갇힌 아기 호랑이를 보며 아이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한 순간의 호기심은 채웠을지언정 자연과 함께 올바로 사는 법을 배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진정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법을 가르치고 싶다면 감금된 아기 호랑이 관람이 아니라, 자연속의 야생동물을 관찰 기록한 ‘시턴 동물이야기’를 추천한다.


100년도 전에 쓰인 시턴의 동물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동물들을 가두어 놓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관찰한 게 아니라 자연 속에 찾아들어 동물과 ‘마주보며’ 작성한 기록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턴의 동물이야기는 실제 존재했던 동물들의 이야기를 날것 그대로 보여 준다. 야생동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려준다. 늑대, 코요테, 여우, 개, 토끼, 비둘기 등, 시턴 동물이야기 속의 동물들은 인간 못지않은, 혹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략과, 우정, 사랑, 의리를 보여준다. 시턴이 들려주는 처절하지만 숭고한 동물들의 삶에 빠져들면 어느새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만심은 사라지고 대등한 존재로서 동물들을 바라보게 된다.


모두들 미래를 위해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최재천 교수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고, ‘알면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람 뿐 아니라 동.식물의 관계에서도 적용되는 말이다. 우리가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면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때 ‘어떻게 알 것인가’를 착각해서는 안 된다. 시턴이 본 것은 ‘갇힌 호랑이’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놓았던 늑대 덫에 걸려 꼼짝없이 죽음을 기다리면서 비로소 덫에 걸린 늑대의 기분을 이해했고,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일들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함께 살아가는 대등한 존재로 동물을 바라보는 시턴 동물이야기를 읽으면 동물에 대해 바르게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이 무언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시턴 동물기’와 ‘파브르 곤충기’는 자연 기록기의 양대 산맥이다.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1860~1946)은 화가가 되기 바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미술을 공부했지만, 결국 자신이 원했던 박물학자와 동물학자가 되었다. 영국 사우스실즈에서 태어났으나 여섯 살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사했고,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자랐다. 그는 화가였고 작가였으며, 뛰어난 사냥꾼이기도 했다. 환경보호주의자로 인디언 문화운동과 보이스카웃을 발전시켰고, 삽화를 직접 그린 ‘시턴 동물기’를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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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계절 즐거운 책읽기, 순오기가 추천하는 책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3-25 11:57 
    사계절출판사에서 계간으로 발행하는 <사계절 즐거운 책읽기>2010년 봄호가 나왔다.  청소년 대상의 1318 북리뷰도 같이 나왔다. 어제 우리집에 도착한 선물보따리! ^^     2010년 봄호에는 <파워블로거가 소개하는 이 책>이라는 코너가 신설됐는데, 바로 순오기가  추천한 책이 소개되었다. 요렇게~ ^^     
 
 
비로그인 2010-02-0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리뷰를 읽고서 홀리스 우즈~와 시턴 동물기를 아이에게 사줄 작정을 했어요. 그러면서도 공부와 관련된 책이 아니라 잠깐 망설이게되는 현실이라니...

순오기 2010-02-04 22:26   좋아요 0 | URL
모든 엄마들의 이중성이죠.ㅋㅋ
시턴동물기는 과학적 지식도 얻을 수 있어요.^^
 
살아있는 역사 재미있는 논술 1 - 인류의 등장부터 삼국의 통일까지 살아있는 역사 재미있는 논술 1
모난돌역사논술모임 엮음 / 성안당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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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육은 우리 민족의 뿌리 교육이다. 그러나 점점 우리 역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짙다. 특별히 관심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학생들도 그다지 흥미를 갖지 않는다. 역사하면 외워야 하는 과목으로 생각하거나 TV드라마에서 본 내용이 전부인 줄 안다. 역사교육을 소홀히 했다가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이 책은 모두 6권의 시리즈 도서로, 1권은 인류등장에서 삼국통일까지 다룬다. 우리 문화의 뿌리를 아는 역사 이해 뿐 아니라 논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극히 기본적인 것들을 수록했다. 모난돌학교 선생님들이 공동으로 집필했는데 어린이보다 역사와 논술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님이나 교사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듯하다.

이 책의 쓰임을 알 수 있게 차례에 들어가기 전, 단원별 구성과 본문 구성을 소개한다. 단원의 시작, 역사 탐구, 역사 해석, 역사 토론, 역사에 비추어 보는 오늘, 논술 한 단계, 미래 열기, 첨삭 지도, 테마가 있는 부록까지 상세히 소개한다.

차례도 4쪽에 걸쳐 역사 탐구와 역사 해석으로 나누어 세분화했다. 차례만 살펴봐도 역사의 전반을 알 수 있다. 공부하기 전 목차를 공책에 정리해보면 역사의 줄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배운 내용 토론하기에서 다룰 주제 18가지를 차례에 넣어 한 눈에 볼 수 있다.
단군은 신화일까, 역사일까? 주몽과 동명성왕은 동일한 인물일까? 삼국시대일까, 사국시대일까? 임나일본부설은 사실일까? Korea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삼천 궁녀 이야기는 허구인가, 진실인가? 삼국 통일은 완전한 통일인가, 아닌가? 꽤 심도있는 토론주제가 제시 돼 뜨거운 토론을 펼칠 수 있다.

논술 기초를 위한 갈래별 글쓰기도 18회에 걸쳐 이론과 실전으로 나누어 기술했다. 서사문 쓰기에서는 글감 찾기, 첫머리 쓰기, 기승전결로 쓰기, 자세히 쓰기, 마무리 쓰기, 기사문 쓰기 등 실제적인 글쓰기에 도움이 되겠다. 설명문 쓰기에서는 물건, 놀이사전 만들기, 정의 비교, 대조, 구분과 분류, 묘사하기 및 원고지 사용법까지 안내했다.

단원 별로 쉽게 설명되었고 그림이나 지도를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중요한 내용은 글자색을 다르게 표시해 눈에 쏙 들어온다.

설명이 끝나면 아래에 표를 만들어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 편집했다.

논술 한 단계에선 먼저 개념을 설명하고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칸을 나누어 구별해 놓았다. 사실은 이런 기본적인 것만 지켜도 글을 잘 쓸 수 있는데,기본은 무시하고 높은 단계만 요구하는 잘못이 비일비재하다.

우리 역사를 줄줄이 읊어도 지도상에 위치를 표시하라면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제법 많다. 그래서 역사 공부는 꼭 지도상의 위치를 같이 기억해야 된다. 이 책은 한 단원에 들어가기 전 색깔을 구분한 종이에 지도를 실었다. 먼저 지도를 보고 위치를 알고 공부하기에 좋은 편집이다.

역사 해석에선 왜 그런 풍습이나 전통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혹은 옛날의 무엇이 변해 내려왔는지 알려 준다. 이해한 내용을 동생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풀어 쓰라면 대부분 아이들은 재밌게 줄줄 쓴다.

책 뒤에는 참삭지도용 학습 가이드와 예시 답안을 덧붙였고, 지도로 찾아 보는 우리 나라 국보와 보물을 지도상에 표시해 두었다. 이런 건 머릿 속에 지도 그대로 기억하면 좋지만, 실제 답사를 하면 저절로 기억이 되니까 현장 답사는 최고의 공부법이다.

국보 목록과 소장 위치를 1부터 100까지 국보 번호와 이름, 주소까지 표로 정리했다. 훌륭하고 친절한 자료다.^^

뒷편에 접혀 있는 지도를 펼치면 길어진다. 따로 분리해서 벽에 붙여두고 수시로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왼쪽의 초록바탕은 첨삭지도 답안이다. 부모나 교사가 지도하기에 좋은 교재로 활용하거나, 어린이들이 모둠으로 주제토론을 하기에도 좋은 교재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 사실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알고, 보다 나은 미래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역사 인식이 필요하다. 요즘 벌어지는 일을 보면 개념없는 지도자들이 너무 많아 심란하다. 731부대야 깜박할수도 있다고 없는 도량을 베푼다 쳐도, 정말 역사 인식 수준을 보면 저절로 혀를 차게 된다. 미래의 지도자가 될 우리 아이들이 역사공부를 제대로 해야 될 이유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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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1-2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리뷰는 정말 좋아요.^^ 역사 논술 책으로 너무 좋겠네요. 몇학년 아이들에게 좋을까요?
아차, 순오기님 손톱 물어뜯는 아이와 관련된 책이 뭐였죠? 다시 찾아보려니 못 찾겠어요. 요새 현준이가 손톱을 물어뜯고 다녀요.ㅠ.ㅠ 알려주셔요.^^

순오기 2010-01-26 23:37   좋아요 0 | URL
부모를 위한 책 카테고리에 넣어서 그랬군요. 4학년 이상이면 괜찮겠죠.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손톱깨물기'요~ 고대영 그림책인데 시리즈 도서처럼 여러가지 있어요.^^ 현준이가 손톱을 물어 뜯다니~ 책을 보면 도움이 되겠네요.

프레이야 2010-01-26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초등 고학년 역사책으로 좋아보이네요.
요새 작은딸 읽고 있는 어떤 역사책엔 신라를 후진국, 약소국으로
표현해놓았더군요. 용어에 신경을 써야겠더군요. 특히 어린이 역사책에.
원고지 7매 리뷰는 쓰셨는지요? ^^

순오기 2010-01-26 23:39   좋아요 0 | URL
신라를 후진국이나 약소국으로~ 우리 역사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것도 문제지요. 정말 아이들이 볼 교재는 용어 선택에 신중해야 돼요.
원고지 7매 데드라인은 말일까지~ ^^

잎싹 2010-01-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논술에 필이 꽂히셨네요.
저도 아이들과 역사공부하는거 무지 좋아해요.ㅎㅎ

순오기 2010-01-27 14:46   좋아요 0 | URL
역사논술 수업중이라 이것 저것 많이 봅니다.^^
 
콜라 마시는 북극곰 - 제5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초록연필의 시 6
신형건 글,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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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새벗어린이'에 이금이 작가는 동화로, 신형건 시인은 동시로 등단한 인연으로 25년째 우정을 나눈다. 잘나가는 치과병원을 접고 어린이와 청소년 책을 내는 푸른책들의 대표가 된지도 10년이 지났다고 한다. 2008년에는 <엉덩이가 들썩들썩>으로 울산시에서 주는 '서덕출시인상'을 받았고, 2009년<콜라 마시는 북극곰>으로 윤석중 문학상을 수상했다.  

 

초등고학년이면 교과서에 실린 신형건 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다. 4학년 1학기 말.듣.쓰기에는 '거인들이 사는 나라' 5학년 2학기 읽기에는 '시간여행' 이  5학년 2학기 말.듣.쓰기에는 '발톱' 이 실렸고, 6학년 2학기 읽기에 '그림자' 6학년 2학기 말.듣.쓰기에 '넌 바보다'까지 다섯 편이 실렸다. 신형건 시인은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며, 시를 쓰고 또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가슴에서 새로운 시가 샘솟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금이작가는 '아이가 되어 쓴 동시'라는 제목으로 독자에게 신형건 시인과 시집을 소개한다. 제1부-우리를 비추는 거울같은 시, 제2부-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야 함을 일러 주는 시, 제3부-온몸의 감각을 일깨워 주는 시로 나누어 조목조목 칭찬했다. 역시 두 분의 찐한 우정이 느껴진다.  애정어린 해설이 실렸는데 어줍잖은 독자의 서평을 덧붙이기가 송구하니 직접 시를 감상하시라 안내만 한다.^^

 
콜라 마시는 북극곰

엄마북극곰이 
서로 몸을 감싸고 잠든
아기곰 형제를 살살 흔들어 깨우더니
아빠북극곰이 가져온 병을 내밀었어.
아기곰 형제는 그 병을 보더니 반짝! 눈을
더 크게 번쩍! 뜨고는 좋아라 받아 마셨지.
- 야, 콜라다! 정말 맛있다!
.
중략
.

하지만 북극곰들은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하고는 달콤쌉쌀한
콜라 몇 병을 모델료로 챙긴 대가로
그만, 콜라 중독이 되고 말았대..
.
중략
.
만날 콜라만 찾으며 칭얼거리던 아기곰 형제는
엄마곰과 아빠곰이 주워다 준 콜라를
홀짝홀짝 마시더니 결국, 이가 다 썩고 말았대.
북극곰을 치료해 주는 치과가 없으니
아기곰 형제는 이젠 이가 아프다고 앙앙 울고
그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자니
엄마곰과 아빠곰도 눈물이 철철 날 수밖에.
요즘 북극의 빙산이 자꾸자꾸 녹는 까닭은
바로,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한 북그곡 가족의
슬프디 슬픈 사연 때문이래.
온 입을 콜라로 적시고, 온몸을 코라로 적시고,
온 지구마저 콜라 거픔으로 흠뻑 적시려는
사람들의 뜨거운 욕심 때문에
북극의 커다란 눈도 질금질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거래.

 

표제작처럼 환경문제를 고발하는 시도 있지만, 온몸의 감각이 깨어나는 것처럼 시를 보고 듣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시도 많다. 시인은 얼른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과 다시 아이가 되고 싶은 어른들에게 주는 시라고 했는데, 시를 읽고 나면 같은 마음이 된다.^^ 

이 시집은 넉넉하고 재치있는 그림도 한몫 한다. 대개의 동시집 삽화가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데 비해 전면을 차지한 그림이 많다. 줄무늬 셔츠 아이와 짝으로 등장하는 곰돌이(?) 캐릭터가 웃음을 유발한다.  




안아 주기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느티나무나
그윽한 솔향기를 풍기는
소나무에게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
아무 말 하지 말고
그냥 

꼭 껴안아 주는 거야.
 

신형건 시집을 읽으면 위에 나온 시처럼 '그냥 꼭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어른이 아이의 마음과 눈으로 순수하고 예쁜, 혹은 날카로운 세상보기를 읊어내는 시인이 고맙기 때문이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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