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기사의 비밀 창비아동문고 243
루돌프 헤르푸르트너 지음, 조승연 그림, 김경연 옮김 / 창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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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루돌프 헤르푸르트너’는 독일 중견작가로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라고 한다. 추리탐정물이라 흡인력이 대단해 손에서 내려 놓지 못하고 단박에 좌르르 읽었다.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파울리네의 일기로, 있어서는 안되지만 어느새 흔한 일이 돼버린 이혼과 유괴 두 사건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파울리네 엄마아빠는 만날 싸우다가 결국 헤어졌다. 파울리네는 엄마랑 살다가 주말에만 아빠를 만난다. 아빠는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지만 완벽한 소풍은 나쁘지 않았다. 예정시간보다 늦게 돌아와 엄마 아빠는 또 소리치며 싸우고...파울리네는 그때마다 자기가 잘못한 것 같아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어한다. 파울리네는 대체 엄마 아빠는 왜 내 생각은 해주지 않는가? 화가 나지만 분별있는 아이로 길들여져 어른보다 낫다.  


폐쇄된 피자성에 어느날 사람들이 어린소년을 데려와 가두는 걸 목격하고 계속 관찰한다. 그 아이는 다섯 살 로렌쪼, 이혼한 부부가 서로 아이를 차지하기 위해 꾸민 일이다. 부부가 아이의 한 팔씩 잡고 잡아당기는 현장을 목격한 파울리네는 마치 기사가 된 듯 소년을 낚아 채 자전거에 태우고 달아난다.  

 

이혼한 부부가 이기적인 생각으로 아이가 원치 않는 방법으로 사랑하는 건 아이에게 또 하나의 상처다. 노란기사 아서왕의 성으로 가고 싶어하는 로렌쪼는 자기만의 성에 스스로 갇힌 아이다. 행복한 가정을 꾸며 아이가 충분한 사랑과 행복을 누리며 자라게 하는 건 부모가 마땅히 해야 될 일임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이혼은 가족해체와 자녀에게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는 잔인한 짓이다.  



아이들은 헤어진 부모를 이해하는데,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이런 책을 읽으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될 거 같다. 아니 이 책을 읽고, 현재 이혼의 기로에 선 부부가 마음을 돌린다면 더 좋은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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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10-25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쪼. 로렌조. 레터스 투 줄리엣에 나오는 할아버지랑 비슷한 이름.
이혼은 자녀에게 깊은 상처를 주지만, 매일 싸우고, 으르렁 거린다면 차라리 이혼이 나을듯도 해요. 본인들의 삶도 중요 하잖아요. 이혼한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각자 삶의 몫이 있는 거니까...

순오기 2010-10-25 23:49   좋아요 0 | URL
그래요~ 으르렁거리며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더 나쁠지도 몰라요.
정답이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지요~
로렌쪼, 로렌조~^^ 아직 그 영화를 안 봤어요, 오늘 심야에 보기로 했던 엄마가 컨디션 나쁘다고 취소문자가 왔어요. 우리동네 극장은 목욜에 프로그램이 바뀌는데 내려질까봐 내일은 꼭 가보려고요. 수애 나오는 심야의 FM도 봐야 되는데...

2010-10-25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5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달타냥 창비아동문고 242
김리리 지음, 이승현 그림 / 창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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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가볍지 않은 주제와 가정폭력이란 소재가 어둡고 무겁지만, 주인공 민호와 등장하는 개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흥미롭게 읽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에 종종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상처 받은 아이와 달타냥이 나누는 우정과 사랑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수작으로 일독을 권한다. 



할머니를 모시고 엄마 아빠와 사는 민호는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발표하지 않는 소심한 아이다. 반 아이들도 그런 민호를 ’약골’이라며 놀린다. 사육장에서 도망친 개를 학교로 데려 온 정만이 때문에 졸지에 주택에 산다고 떠맡게  된 민호는 삼총사의 ’달타냥’이라 이름 붙인다. 달타냥과 민호의 이야기가 교차 진술되며 밀도있게 그려진다.

 

고부간의 갈등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민호부모는, 교통사고로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부부 사이가 멀어진다. 할머니의 죽음을 엄마의 잘못으로 인식한 아빠는 수시로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민호는 엄마를 지키지 못한 죄의식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아빠가 두렵다.  



아빠를 이해할 수도 마음을 열수도 없는 민호와 달타냥의 눈은 슬픈 눈이다. 개 사육장에서 도망쳤지만 동생을 돌보다 잡혀간 달타냥의 형은 싸움개가 된다. 원망과 분노가 가득찬 형 태풍을 만나고 온 달타냥의 슬픔과 민호의 슬픔도 같다. 민호의 아빠는 어린시절 폭력을 휘두르는 할아버지로부터 할머니를 지켜내지 못한 죄의식을 동반한 상처를 갖고 살았다. 민호는 아빠의 상처를 이해하곤 아빠도 자기와 같은 마음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민호 아빠가 어린 날의 상처였던 폭력을 답습하는 걸 보면, 자식은 무의식적으로 부모가 하는 걸 본대로 배운대로 하게 되나 보다. 

 

이해는 사랑을 회복시킨다. 민호는 아빠에 대한 미움과 원망을 버린다. 진정한 용기란 용서하는 것임을 일깨워주는 감동적인 동화다. 민호 아빠의 폭력이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생각도 됐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욱 잔인하다는 걸 알기에 온실 속의 동화로만 남을 수는 없다. 아빠의 폭력에 달타냥이 희생된 건 안타깝지만, 달타냥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아빠를 용서하고 사랑의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년 여름에 읽었는데, 김리리의 다른 작품을 리뷰한 hnine님을 위해 때늦은 리뷰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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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10-25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어린 민호가 아빠에 대한 미움과 원망을 버리는 용기를 가지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민호가 달타냥에 자기 모습을 투사했나봐요.
달타냥이 나중에 희생되는군요 ㅠㅠ


순오기 2010-10-25 23:36   좋아요 0 | URL
아~ 벌써 다녀가셨네요.^^
이 책 읽으며 좀 울었더랬어요. 나도 어린시절에 아버지가 엄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걸 딱 한 번 봤거든요. 그때, 난 절대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ㅜㅜ

마노아 2010-10-25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호와 달타냥의 시선으로 함께 진행된다고 하니 더욱 눈길을 끌어요. 이해는 사랑을 회복시킨다는 말이 유독 울려요.

순오기 2010-10-25 23:37   좋아요 0 | URL
아이의 시선과 개들의 시선으로 그려낸 사실과 진실에 부끄럽기도 했고요.
최재천 교수는 '알면 사랑한다'고 했지만,
동물과 다른 인간관계는 알면 이해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되는 거 같아요.^^
 
꽃이 들려주는 따뜻한 꽃 이야기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에 관한 이야기, 개정판
최성수 지음 / 북피아(여강)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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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름의 유래나 꽃에 얽힌 전설을 들려주는 책이다.  

이룰 수없는 사랑으로 생겨난  등나무, 매화나무, 쑥부쟁이, 도라지, 연꽃, 백일홍 등은 안타까웠다.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 불렀던 꽈리는 부잣집 딸의 놀림에 부끄러워 죽은 넋이 꽈리가 되었다.
내 유년기 시골집 뒤뜰에 지천으로 피어났던 꽈리라 새삼 그리움이 더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생겨난 할미꽃과 찔레꽃 이야기, 
마을에 간 스님을 기다리다 죽은 동자승의 넋으로 피어난 동자꽃은 애잔하다. 

특히 내 조상인 율곡을 살리기 위해 밤나무 천그루를 심었다는 사임당 얘기는 처음 듣는 얘기라서 놀랐다.
천 그루에서 딱 한 그루가 부족했지만 어디선가 ’나도 밤나무요’ 하는 소리가 들려 천그루를 채워 율곡은 목숨을 건졌고, 
그의 호에 밤나무 율(栗)자가 들어가게 됐다는 건 설득력이 있다. 

모란꽃 그림에 나비가 없어 향기가 없다는 걸 알아낸 덕만공주의 지혜는 많이 회자되지만, 
실제로 영랑생가에서 모란꽃을 보고 냄새도 맡아 보니 향기가 있었다. 

부부의 애틋한 사랑으로 생겨난 민들레와 충선왕과 가야금을 타던 봉선이의 사연으로 탄생한 봉선화도 애틋하다. 
구전된 이야기라 책마다 꽃들의 유래와 전설이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과 억울함이나 원통함으로 피어난 꽃들의 유래는 우리 민족의 정서를 나타낸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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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10-0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란꽃에 향기가 있어요? 그렇구나...
꽃의 유래나 전설 들어보면 참 진지해요. 애틋함도 있구요.

순오기 2010-10-04 16:18   좋아요 0 | URL
다른 꽃에 비해 향기가 진하지 않을 뿐이지 전혀 없는 건 아니고~ 아주 좋은 향기가 났어요.^^

라로 2010-10-0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제가 언니가 올리신 리뷰들의 길이가 맘에 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ㅎㅎㅎ
유래나 전설을 들려주는 책이라니,,,예전엔 많이 읽었지만 요즘은 늙었는지 시큰둥 했는데
언니의 리뷰를 보니까 다시 호기심이 동하네요,,
특히 민들레의 전설이나 유래가 궁금해요,,

순오기 2010-10-04 16:20   좋아요 0 | URL
흐흐~ 리뷰의 길이가 맘에 든다고요.ㅋㅋ
독서마라톤에 올리는 감상평이 600자, 거기에 올린 것들이 마감되면 사라질까봐 옮겨오고 있어요.
리뷰로 쓰려면 좀 더 보충해야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책읽기에 올인하느라 역부족이죠.ㅋㅋ
민들레 전설은 나중에 자세히 알려줄게요.^^

마녀고양이 2010-10-0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나 이것도 보고 시퍼요, 언니.
왜이리 보고픈 책이 많죠? 에고에고.

순오기 2010-10-05 03:40   좋아요 0 | URL
꽃의 유래와 전설에 관한 책은 여러 종 나와 있어요.
우리집에 있는 것만 해도 네 권~ ^^
 
호랑이가 예끼놈! 사계절 그림책
이은홍 지음, 박지원 원작 / 사계절 / 2010년 7월
절판


뭐가 이렇게 재밌을까~ 초딩들이 홀딱 빠져든 이 책은?

연암 박지원의 '호질'을 이은홍이 다시 쓰고 그린 '호랑이가 예끼놈!'이다.

오늘의 주인공, 호랑이님을 소개할 친구들이다.^^

호랑이님은 이 친구들이 준비한 저녁식사 메뉴가 맘에 들지 않는다.
산골 동물들은 백년 천년 전에도 먹던 것들이라 식상하고
소, 말, 돼지, 염소, 닭은 사람들이나 먹는 거라 싫댄다.(칫~ 식성도 까다로우셔!)
그래서 준비한 특별메뉴를 자신있게 권하는데.... 두두두두 기대만땅!^^

북곽선생의 현신, 위대한 사람 홀로홀로방방이다!
대체 어떤 일을 했기에 위대한 사람이라 칭하는가?

홀로홀로방방이 어떤 분인지 알려면 초딩들이 가리키는 이 장면에 주목하자.
한껏 거드름을 피우는 홀로홀로방방의 서재에는
세상에 이름만 대도 알아주는 분들과 찍은 사진이 즐비하게 걸려 있다.
대체 어떤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기에 뻐기는 거야?

홀로홀로방방이 누구랑 찍었는지 알아 맞추는 건 또 하나의 재미다.
공자와 예수, 석가모니와 교황, 세종대왕과 신사임당,
동화 속 백설공주와 알라딘, 비틀즈와 나폴레옹,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유명인들과 만난 홀로홀로방방, 님좀짱인듯~ ㅋㅋ

자~ 사진 속 주인공들을 모두 맞추었다면 님도 짱인듯...
하지만 초딩들이 절대 맞추기 힘든 사람도 몇몇 있으니,
플라톤인지 아리스토텔레스인지... 어른들도 헷갈릴거다.ㅋㅋ

홀로홀로방방을 잡숫기 위해 납신 호랑이은, 먹이가 정말 훌륭한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한밤중 집을 나선 홀로홀로방방을 따라갔더니... 아뿔싸!

과부를 꼬시려다 경을 치네 그랴~~~
죽어라 도망치다 똥통에 빠진 홀로홀로방방, 꼼짝없이 호랑이 앞에 무릎 꿇었는데~
살려만 준다면 싱싱한 젊은이들로만 골라 하루 만 명이라도 올리겠다네~ 헐!
제 목숨 살리자고 남의 목숨 만 명을 내놓겠다니, 정말 훌륭한 사람 맞어?

호질의 주제가 잘 드러난 장면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밤낮 말이 바뀌는 인간들이 득시글거리고,
욕심많고 잔인한,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인간들이 드글대는 소굴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이런 인간들이 많아서, 초딩들도 공감하는 장면이다.

현대적인 해석으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는 명쾌한 장면이다.
인간들의 욕심이 빚어낸 전쟁,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자~
홀로홀로방방처럼 귀하고 높으신 분들이 아니더냐?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비롯해 군면제자들로 드글대는 MB정부~ ㅠㅠ

호랑이의 추상같은 호령에 바들거리는 홀로홀로방방은 잡아 먹혔을까... ^^

조선 후기(1737~1805) 문인이자 학자였던 연암 박지원은, 실제 생활에서 동떨어진 채 점잖고 고상한 말고 글만을 귀히 여기는 학문 풍토를 비판하고, 귀천을 떠나 사람의 사람에 도움이 되는 문물을 받아들이고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러한 생각을 담은 수많은 글을 남겼는데 이 책의 바탕이 된 호질을 비롯해 열하일기, 양반전, 허생전, 예덕선생전, 광문자전 등이 있다.

초딩들이 열광한 '호랑이가 예끼놈!'은 만화적인 즐거움과
잘난체하는 사람들의 위선을 꾸짖는 주제도 잘 살려내 어린독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대박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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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0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핫 재밌겠어요! 어린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그림 그린 분이로군요.
정성스런 그림도, 재기넘치는 글도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접하게 도와주는 책이네요.

주말에도 바쁘신가요? 저는 아버지 뵈러 가기로 했는데 놀토가 아니어서 오후에 출발해야 하는데다 날씨가 꾸물꾸물..

순오기 2010-10-03 00:52   좋아요 0 | URL
예~ 이은홍씨 작품을 아시는군요.^^

친정아버지는 잘 뵙고 왔어요?
비오는 토요일... 밤이 깊었어요.

양철나무꾼 2010-10-03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디서 또 봤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ㅠ.ㅠ
그때도 '이은홍'님 참 흥미로웠는데요~

순오기 2010-10-03 16:01   좋아요 0 | URL
이은홍 작품 흥미롭지요.^^

2010-10-03 0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10-03 16:03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아이들이 연암선생의 의도를 다 알아채긴 어렵겠지만,
일단 재밌어 하고 현실에서도 위선과 가식적인 인간들을 많이 보고 사니까 공감하더라고요.

마녀고양이 2010-10-0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기 언니.... 이 책 잼나겠어요.
코알라에게 사주기는.... 좀 어린 책이라 아쉽다. ㅠㅠ

하기사 저는 11월 30일까지 책 안 사려고 결심 중이니까, 자제를... 눈을 감고... ^^

순오기 2010-10-03 16:02   좋아요 0 | URL
11월 30일까지 책구입 자제하는 거 성공하시길 빌어요.^^
 
호박 속에서 자란 토끼 - 올레졸레 북녘동화 올망졸망 남녘동화 사계절 저학년문고 46
김형운 외 지음, 김용철 그림 / 사계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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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졸레 북녘동화 올망졸망 남녘동화 시리즈로 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동화를 읽는지 궁금해서 구입했는데, 재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시리즈 7권 중에 4권은 북녘 동화 3권은 남녘 동화집인데, 북녘동화는 북한에서 발표되었던 동화들을 선별하여 정식 계약을 통해 출간했다고 하니,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녘 동화를 접하는 감격과 감동에 가슴이 찡했다. 북한과 남한이 아닌 하나의 나라 북녘과 남녘이라 쓴 의미도 깊이 새긴다.              

 

 
북녘 동화라고 우리와 크게 다르겠나 생각은 했지만, 동화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낯선 북녘말을 알게 돼서 좋았다. 하지만 동화 끝부분에 드러낸 교훈에도 불구하고 제법 재밌는 이야기다. 수록된 3편의 동화 중 2000년에 발표한 '호박 속에서 자란 토끼'가 시리즈 동화 중 가장 멋진 작품이라 생각됐다. 북한동화도 최근작일수록 노골적인 교훈을 감추고 세련된 동화가 된 거 같다. 
 

북녘동화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이상한 소경'은 비겁한 어른에 대한 질타로 읽힌다. 잘못하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잘못을 지적하거나 꾸중하지 않고 귀찮아서 모른 척하던 오소리는, 버젓이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는 잘못을 보지 못하게 된다. 다른 건 다 보이는데 동물들이 잘못하는 것만 보이지 않는 이상한 소경이 된 것이다. 새끼 토끼가 복숭아 나무 밑둥을 갉아 먹는 것도 안 보이고, 새끼꿩이 옥수수밭에 심은 낱알을 파 먹는다고 너구리가 알려줘도 보이지 않는다. 새끼사슴이 도랑둑 밑에서 땅굴을 하는 장난질도 보이지 않고...동물들이 잘못하는 행동만 보이지 않는 건, 그동안 모른체했던 벌이련가? 딱따구리 의사는 남의 잘못은 자기의 결함처럼 여기고 꼭꼭 고쳐주라고 처방을 내렸다.^^  

 

'호박 속에서 자란 토끼'는 열두 마리 새끼를 낳은 엄마토끼가 수리개를 피해 푸른 숲 골짜기로 피난하면서 넷째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다시 찾으러 갈 수 없었고, 위급해진 호박넝쿨은 호박꽃으로 넷째를 덮어버렸다. 넷째 토끼는 호박 속에서 단물을 빨아 먹고 쑥쑥 자랐고, 엄마 호박은 토끼를 살리느라 모든 가지를 처내고 말라 죽었다. 멧돼지한테 잡혀가던 호박 속의 토끼는 바깥으로 나와 엄마와 형제를 만나게 된다. 엄마 토끼는 넷째를 잘 키워준 호박을 찾아 은혜를 갚으려 하지만, 이미 돌아가신 호박 엄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에게 효도하려 해도 때가 늦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렸다.   

 
 

'귀가 큰 토끼'는 큰 귀만큼이나 남의 말을 잘 듣고, 그 말에 휘둘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한심한 토끼다. 감자 농사를 짓는다고 씨감자를 심다가, 물새들이 물고기를 물고 오는 걸 보고, 물고기를 잡는다며 강가로 달려간다. 알려주지 않았다고 곰에게 투덜거리며 낚시를 던지다가 달리기 경기가 있다는 걸 알곤, 낚시를 때려 치우고 달리기 시합에 나간다. 달리기 시합에서 월등하게 1등으로 달려나가던 토끼는 좀 쉬었다 가려다가, 산삼을 물고 오는 꿩을 본다. 토끼는 물고기고 달리기구 다 집어치우고 산삼을 캐러 갔어야 된다며 그곳으로 달려갔지만... 산삼도 캐지 못하고 달리기는 이미 끝나버렸다. 한심한 토끼를 내세워 한우물을 파야 한다고 교훈하면서도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의 또 다른 버전으로도 읽힌다. 북녘 동화 시리즈 4권 중에 가장 재밌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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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8-3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선 북녘말이 담긴 요 동화시리즈 꼭 한번 보고싶네요.^^

순오기 2010-09-02 07:37   좋아요 0 | URL
낯설지만 북녘말이 정겹게 느껴졌어요.
이 다음에 통일돼서 통하려면 북한 동화도 많이 알아야겠어요.
지역도서관에 신청하는 방법도 좋지요.^^

희망찬샘 2010-09-06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리즈 한 권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기획 의도도 좋고요. 저학년들이 보기에 좋게 구성 되어 있더라구요. 저는 남녘동화로 읽었습니다. <<무적의 용사 쿨맨>>

순오기 2010-09-02 07:42   좋아요 0 | URL
남녘동화는 아직 못 읽었어요.
사계절의 기획도서 읽어보면 다 괜찮았죠.^^

2010-09-06 0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6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