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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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대를 위한 인생선배의 조언이라 엄마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오~ 이 책 완전 대박이다. 생물학적 청춘의 자녀를 둔, 정신은 청춘인 부모가 읽어도 공감하고 도움이 될 책이다. 이 책 좋다고 입소문이 나서 10월에 중학교 엄마들이 토론도서로 정해 같이 읽었고, 오늘은 막내 고등학교 독서회 토론도서였다. 또 다른 초.중학교 독서회에 소속된 엄마들도 이미 토론도서로 이야기를 나눴다니, 역시 좋다는 입소문이 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8월에 구입한 책이 423쇄였으니 백만부가 팔렸다는 계산인데, 지금은 몇 쇄를 찍었는지 궁금하다. 알라딘에서 올해의 책으로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와 경합을 벌이는데, 워낙 카가의 도움이 커서 '닥치고 정치'한테는 역부족이다.ㅠㅠ 그래도 백만부 이상 팔렸다는 말은 젊은이들에게 인생선배의 조언과 위로가 얼마나 절실한지 반증하는 숫자다.

우리아들은 20대의 문턱에 올라서려 까치발을 딛고 있다. 며칠만 지나면 20대에 성큼 들어서게 되는데, 지난 주 이 책을 읽고 짤막한 감상을 남겨서 일부 인용한다.

수능도 끝나고 잉여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보고 나의 잉여스러운 나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중략)

수능도 망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는데, 책을 보고 생각이 달라졋다. 내가 하고 싶고, 키우고 싶은 능력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 운동 등등 내일부터가 아니라, 오늘부터 해야겠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부터 하겠다고 작심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우리아들의 '작은삼촌'은 안녕하신지 확인해봐야겠다.ㅋㅋ
본인 표현대로 '수능도 망해서' 벼르고 있던 스마트폰 사달라는 소리도 못 꺼내고, 날마다 바쁘다고 설거지도 팽개쳐 둔 엄마 대신 설거지도 곧잘 한다. 한두번 하다 말겠지 싶었는데, 한달이 지난 지금도 설거지가 쌓여 있으면 알아서 한다. 이런 아들이라면, 대학교에서 선배들에게 사랑받고 직장에서도 눈에 들고 더 훗날 사랑받는 남편이 되지 않을까...ㅋㅋ
 

어쨋든 녀석은 대학입시로 나름 아픔을 겪었다. 본인이 희망했던 '심리엔학과'가 너무 높아 수시를 정외과로 접수했고, 1차 합격하고 면접을 봤는데 대기 9번이라 크게 기대하지 못한다. 담임샘은 가,나,다 3곳을 찍어서 생각해보라고 하셨지만, 꼭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수도권에 진입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선뜻 원서를 내기도 어렵다. 어떻게든 수도권에 진출시키려는 뭇 부모와 달리, 우리는 가정경제를 고려할 때 국립대 아니면 어렵다고 못을 박았고, 그도 안되면 군대를 가야 한다는 현실적인 얘기를 농담처럼 했으니 내심 속도 상하고 경제가 곤란한 부모가 원망스럽지 않았을까... 다행이 대기 9번이어도 합격했다는 통지받고 오늘은 예치금을 넣었으니, 이젠 빼도 박도 못할 정외과 대학생이 되는 거다. 큰딸도 그랬지만 우리 애들은 수시 딱 한 군데 넣어서 대학을 갔으니, 그것도 복이라면 복이다 싶어 고맙다. 물론 성적에 맞춰 들어갈 수 있었을 사립대를 대상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아들은 아들대로, 딸은 딸대로 저희 나름의 아픔을 겪었다. 그래서 김난도쌤의 말을 빌려 위로하자면
"그래,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고 말할 수 밖에 다른 위로의 말을 찾기는 어렵다.

대학 졸업반이 된 큰딸은
"지금까지 뒷바라지해줘서 감사하고, 이제 진짜 성인으로 내손으로 밥벌어 먹어볼게요!"
11월 12일 문자를 보내왔고, 12월 9일에는
"삐딱하게 말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결핍을 견디며 산 경험이 큰 자산이라고 생각해오고 있어"
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문자를 받고 전화를 해보니, 임고를 앞두고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친구들은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는 등 엄청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고생들을 했단다. 우리딸은 까짓거 임고 실패하면 또 다른 길이 있겠지... 초연하게 아무렇지 않아서 결핍의 경험이 자산이라는 걸 실감했단다. 그런 딸에게 엄마로서 해 준 말이다.

"00야, 네 인생에 처음으로 쓴맛을 본 임고 실패지만, 코 빠뜨리고 처져있지 마라, 인생 길게 보면 오히려 값진 경험이 될 거다. 너 하고 싶은 일 해봐. 엄마는 결혼 전 독립을 하릭받지 못해서 지금도 독립하고 싶은 욕망이 있잖아~ㅋㅋ. 엄마가 너한테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진짜 네 인생이니까 네가 하고 싶은 일 해보라는 거야~~~"

큰딸은 제가 살만큼의 돈벌이만 하는 선에서 이미 직업(장)을 구했고, 이달 말에 서울 00도서관 앞으로 이사할거라고 말했다. "무슨 돈이 있다고 이사야, 고시텔로 가는 거야?" 했더니, 자기 돈이 조금 있다는데 알바할 때 저축했거나 1년동안 보내준 용돈을 아꼈는지 알수가 없지만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그대 좌절했는가?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34쪽)

난도쌤은 이렇게 멋진 말로 20대를 위해 조언하지만, 지천명의 엄마가 읽어도 좋은 책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만나는 수많은 학생들의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의 불안과 두려움, 막막하고 암담한 미래와 흔들림까지 감싸 안는다. 바로 그런 고민들은 청춘이기 때문에 맞이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어른들은 다 겪어봐서 하는 말이지만 그 당시에는 잘 모른다. 불행하게도 다 지나봐야 알 수 있고 얻을 수 있는 해답이라는게 인생의 아이러니다.

 

저자는 건전지를 넣지 않은 탁상시계를 책상에 두고, 해마다 생일이면 18분씩 시계바늘을 앞으로 옮긴다고 한다. 인생을 하루 24시간으로 설정하고, 평균수명을 80으로 셈할 때 1년이 18분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란다. 저자를 따라 셈한 내 인생 시계는 현재 오후 3시 26분이다. 아침형 인간보다 심야족인 내게는 충분히 무언가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인생에 너무 늦었거나, 혹은 너무 이른 나이는 없다는 말이 절절하게 실감된다.

저자는 스무 살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데, 그렇게 살고만 있는 나이'라고 정의한다. 20대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좋든 싫든 공감할 문장이다. 뚜렷한 목표나 방향도 없이 휘청이고 흔들리는 나이,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서 별볼일 없는 스펙을 쌓느라 죽을 고생하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갖고 도전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자신을 보여주는 건 스펙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전 경험으로 경력을 쌓는 일이 더 실용적이라 말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 가득한 책, 수없이 밑줄을 그으며 곱씹어 볼 책, 인간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진정한 선생님이고자 애쓰는 저자의 조언을 젊은 아들딸에게 들려주자! 특별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보다 큰 꿈을 꾸는 것이 과욕을 부리는 것처럼 생각됐을 우리 아이들에게 난도쌤의 말을 전한다. 경제적인 성공만을 최고로 치는 세상이지만...

돈보다 소중한 것, 그것은 바로 그대의 미래다 (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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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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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다.

손현주, 처음 만난 작가지만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단편으로 등단해 2009년엔 문학사상사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 평사리문학대상과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까지 수상한 검증된 작가(?). 이 작품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지루하지 않고 술술 읽힌다. 불량한 가족을 주재료로 다양한 양념을 곁들여 제대로 한상 차린 가족이야기다. 막장드라마 같은 불량한 가족 이야기를 유쾌하게 요리한 레시피로 식상한 결말이 아니라서 작가의 역량이 짐작된다.

고등학교 1학년 여울이는 도덕 수행평가를 위해 가족을 중심으로 자서전을 써야 하지만, 솔직하고 진지하게 쓸만큼 가족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이 없다. 일본에서 여학교까지 나왔지만 아들과 손주들 치닥거리에 골병든 여든 셋의 할머니, 채권추심 하청일을 하는 쉰넷의 불곰아빠, 다발경화증으로 스물한 살에도 기저귀를 차는 전문대생 오빠, 여울이만 보면 욕을 해대는 뚱땡이 고3 언니, 주식에 올인하다 뇌경색이 된 쉰 가까운 삼촌까지 그야말로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불량한 인생들이다.

 

가족임에도 서로 으르렁대며 욕이나 해대는 관계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꼴은 눈꼽만큼도 찾을 수 없는 남보다 못한 인간관계다. 더구나 배다른 삼남매의 엄마들은 모두 '독사 같은 년들'이라는 말로 대체되는 형국이고, 삼촌과 형식상 이혼하고 아이 둘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난 작은엄마는 삼촌에게 연락하지 않는다. 다들 집나간 엄마들이지만,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할머니가 집나간 엄마들의 자리를 채워주는 유일한 엄마다.

참담한 환경과 현실에 어긋나거나 문제아로 전락하기 쉬운 청소년기에 우울하지 않고 담담하게 가족 이야기를 풀어가는 여울이가 신기하다. 코스튬플레이를 즐기기 위해 용돈을 모으고 때론 할머니와 아버지 지갑에 손을 대지만, 이런 탈출구가 있었기에 여울이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과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사는 게 싫어 가출하려고 돈을 모으는 여울이를 제치고, 이해받거나 사랑받지 못한 가족들-오빠, 언니, 삼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집을 떠난다. 결국 아빠는 채권추심 정보 유출로 감옥에 가고 할머니와 여울이만 남는다. 지긋지긋하던 가족이 해체되어서야 비로소 가족의 온기와 사랑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결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천명관의 '고령화가족'이 떠올랐다. 고령화가족이 인생 실패자로 늙어가는 자식을 거두는 늙은 어머니의 한없이 품는 모성애와 집밥의 힘을 얘기한다면, 이 책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고, 가족이란 무엇인지 의미를 새겨보는 가족 이야기다. 두 편 다 막장드라마 같은 가족 이야기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한 참담한 가족도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험한 세상에서 언제나 내편이 되어 주는 가족은, 위기에 처했을 때 비로소 진화하는 인간들의 특성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가족이란 '집밥을 같이 먹는 사이, 차마 남에게 내보일 수 없는 치부를 공유하는 사이'
라고 정의한다면, 여울이네 불량한 가족도 조금은 이해되지 않을까?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는 관계지만, 기운 빠진 어머니를 위해 순대국을 사오고 홍삼엑기스를 건네오는 아들과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위해 설렁탕을 사식으로 넣는 딸, 쓰러진 할머니를 위해 흰죽을 쑨 손녀의 마음 씀씀이가 바로 가족이라고 느끼는 따뜻한 온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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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생활 지침서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4
캐롤린 매클러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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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은 빼빼마른 체형과 성형미인을 조장한다. 특히 여성의 날씬함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뚱보가 살아가는 일은 시선처리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몸둘바를 모르게 한다. 여성을 성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성적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에 비일비재한 성폭력 사건에서 우리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도가니' 열풍으로 장애자의 인권과 성폭력 사건에 많은 이들이 분노한다. 누구보다 똑똑한 인재들이 모였을 사법부는 돈 있는 자들의 성폭력 사건에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한다. 또한 권력자들의 오만한 행태에 우린 언제까지 침묵만 할 것인지... 하지만 시민들의 분노가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조금은 드러난 듯하다. 선거의 결과로 부도덕한 사회와 도덕적 불감증에 변화의 바람을 기대해본다.


이 책의 표지는 '뚱보 생활 지침서'라는 내용을 짐작키 어렵게 도발적이다. 표지만 보곤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몰라 우리 아이에게 권하기를 망설였었다. 도입부에서 보여지는 버지니아와 프로기의 애정행각이 좀 거슬렸던 것도 학부모 마인드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청소년 성문제만 다룬 건 아니고, 자기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는 정체성 찾기다.


우리막내가 중1때 읽고는 "미국 애들 정말 조숙한 것 같아. 나보다 겨우 한 살 많은 열다섯인데 이렇게 진한 애정행각을 벌이다니 놀라워! 그래도, 버지니아가 자신을 사랑하고 당당하게 펼쳐나가는 결말이 좋았어!" 라고 소감을 피력했었다. 이제 고1이 된 막내는 토욜에 기숙사에서 돌아와 읽을 책을 찾다가, 새로 나온 이 책을 보더니 읽은지 오래 돼서 기억이 가물거린다며 다시 펴들었다. 아이가 3년 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는다는 건 그만큼 이 책에 대한 느낌이 좋았다는 반증이다.^^ 두번째 읽고 나서는 당당한 버지니아처럼 자신의 삶도 당당했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언지 딱 짚어서 말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인공 버지니아는 열다섯 살 고등학교 1학년이다. 우리 큰딸도 고등학교 1학년때 중학교보다 넓은 학군에서 만난, 반 친구들의 서슴없는 애정표현과 자랑하듯 성 경험을 얘기하는데 충격을 받았더랬다. 아이는 역겨워하며 그런 이야기를 버젓이 하는 것에 더 놀랐고, 내가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미국 고등학생들의 애정표현 수위에 충격 받았던 느낌 그대로였다. '뚱보생활 지침서'에 묘사된 청소년들의 성과 애정행각, 애정표현 수위에 대해서도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책이다.


이 책에서 새삼 놀란 것은 버지니아 부모가 자녀보다 부부의 삶에 우선한다는 것과, 그러면서 자녀에겐 부모의 결정에 따르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나 역시 사회적인 규정과 부모의 뜻을 거부하던 청소년기를 거쳤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그걸 요구하는 엄마가 되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청소년 심리학자인 버지니아 엄마는 완벽한 가정으로 보이는데 신경 쓰면서, 정작 자녀들의 소리엔 귀기울이지 않았다. 엄마가 제시한대로 따르도록 요구해 큰딸과 마찰을 일으켰고, 자랑스러웠던 아들은 술에 취해 여학생을 강간한다. 부모가 쌓은 성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 하지만 부모는 그 소리에 정직하지 못하고 없었던 일처럼 가장하고 살기 바란다. 우상이었던 오빠 행동에 충격받은 버지니아를 배려할 여유는 없었다.


다이어트를 하던 버지니아는 미친듯 먹어댔고 자신을 학대한다. 오빠 바이런이나 엄마 아빠 누구도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이나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한 여자의 인생을 망쳐 놓은 오빠를 용서할 수 없었던 버지니아는, 섀넌 가족의 초대로 시애틀에 가서야 상처를 위로 받는다. 오빠가 애니 밀스에게 한 짓이 자기에게 한 짓이 아니라는 것과, 오빠는 완벽하지도 않았고 항상 자기를 무시했다고 깨닫는다. 시애틀에서 섀넌과 자유롭게 지낸 후, 버지니아는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 망설이던 애니 밀스를 만나 오빠의 잘못을 사과하고, 드디어 남들의 규정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깨닫는다. 애니 밀스의 말을 듣고 자기 삶의 해답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끔찍한 경험을 했다고 해서 그만큼 내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았어. 그가 나를 지배하게 두진 않을 거야."
"무슨 뜻이에요?"
"앞으로 미래의 내 인생은 내게 달려 있어. 사람들은 스스로 희생자가 될 수도 있고, 자기 자신에게 선택권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그거야. 내가 선택권을 갖는 것."(266쪽)  

 
버지니아는 뚱보지침으로 '다이어트 조언 목록'을 적던 것을 멈추고, 비록 뚱보일지라도 '쉬리브스' 가족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행동한다. 시애틀에서 눈썹에 피어싱도 하고 옷도 제맘대로 고르는 버지니아가 못마땅하던 엄마도 결국 인정한다. 학교 생활도 재미없고 친구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던 버지니아는, 웹사이트를 추진하며 친구들과 소통하는 중심인물이 된다. 정체성을 회복하고 자기 인생의 당당한 주인으로 사는 버지니아에게 박수칠 수 있어 좋았다. 우리 청소년들도 남의 시선이나 규정에 매이지 말고, 뚱보라도 상관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당당하라는 '뚱보 생활 지침서'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면 좋겠다. 
 


1. 성에 관련된 어떤 행동도 비밀로 할 것. 애정을 드러내지 말 것. 카페테리아에서 키스하는 흉내를 내지 말 것. 복도에서 쪽지를 돌리지 말 것. 공공장소에서 막대 걸레를 타지 말 것.

2. 남자 친구와 몸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말 것. 그냥 정면으로 부딪힐 것. 둘 다 그 사실을 아니까, 몸에 대해 탄식해서 “무슨 소리야? 넌 전혀 안 뚱뚱해 보여.” 같은 거짓말을 하도록 남자 친구에게 압력 넣지 말 것.

3. 날씬한 여자들보다 훨씬 더 뛰어날 것. 남자와 대화할 때 저속한 말을 사용해서 후추 가루를 뿌리지 않도록 조심할 것. 몸매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다른 성적인 것이라고 더 뛰어나야 함.

4. 절대로, 꼭, 무슨 일이 있든지 관계에 대해 밀어붙이지 말 것. 남자들이 이런 얘기를 싫어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그러니 남자를 편하게 해 줄 것. 영화를 보러 가거나 학교 댄스 파티에 갈 때도 마찬가지. 최소한의 선만 유지할 것. 소를 사지 않고도 우유를 마실 수 있게끔 할 것.
 


아줌마인 내게는 버지니아가 적었던 다이어트 조언 목록이 여전히 유효하다. 사람들의 이목이 아닌 내 건강을 위해 버지니아의 뚱보지침을 기억하고 실천해야 겠다.^^


다이어트 조언 #1 배가 고플 때마다 위가 가득 차도록 생수를 마신다.
다이어트 조언 #2 한 입 먹을 때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오랫동안 입 안에 넣고 씹는다
다이어트 조언 #3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매니큐어를 집어라. 바르는 동안 먹겠다는 갈망이 사라질 것이다.
다이어트 조언 #4 몸의 매력 없는 부분을 운동하기 위한 독창적인 방법을 찾아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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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11-0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팁, 다 그럴 듯 한데요~
1번은 좀 거시기해요.
위가 가득 차도록 생수를 마시다가 위의 크기가 늘어나 버리면 어쩌죠~(,.)

잘 지내시죠?
완연한 가을이예요~^^

양철나무꾼 2011-11-02 15:15   좋아요 0 | URL
참, 대문 사진 바뀌셨네요?
좋아요~^^
제가 한동안 안치환이 부른 '풍경달다'라는 곡을 끼고 살았었거든요.
그 곡은 정호승님이 가사를 쓰신 건데...거기 나오는 절은 운주사였던 것 같아요.
선암사라면 요번 유홍준 님 '문화유산답사기6'에 나온 그 절인가요?

순오기 2011-11-03 10:45   좋아요 0 | URL
오늘은 햇살도 좋은 가을날이네요.
운주사 풍경도 2007년에 보았고, 선암사는 올가을에 세번이나 갑니다.
아래에 선암사 사진 줄줄이 올렸는데~ 못 보셨나요?^^

잘잘라 2011-11-0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조언 #2...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오랫동안 입 안에 넣고 씹는다!!!
튼튼한 턱관절과 이빨,부터 갖춰야겠군요. 흐흣.

뚱보 생활 지침서 2,3,4는, 듣기는 좋은데 막상 실철하려면 정말 뼈를 깎는 아픔이 따른다는 걸, 아시잖아욧.ㅠㅠ
2번은 실천하는건 문제 없는데 그렇게 했을때 '효과'는 미미하고,
3번은 남자들 '의외로' 논리적이고 역사적인 근거를 막 들이대기때문에 '대화 상대' 하기가 어렵더라구요. 늘 감정이 앞서고(아니 감정'뿐'이고) 역사 지식 자체가 얄팍한 저로서는.. ㅠㅠ
4번은 일단 '머리' 보다 '몸(손,발)'을 먼저 쓰는 저라서 힘들어욧.

그래도 마지막 말은 정말 마음에 와닿아요. 그렇죠. 맞죠.
우유를 마시려고 꼭 소를 살 필요는 없는 거~죠!!! ^^

순오기 2011-11-03 10:48   좋아요 0 | URL
다이어트 지침처럼 오래오래 씹으면 밥을 덜 먹어도 포만감이 채워지던데~
일부러 헤아리면서 씹지 않으면 그냥 꿀떡 넘어가버려요.^^
똥보 생활 지침은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듯... 소를 사지 않아도 되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ㅋㅋ

마녀고양이 2011-11-02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뚱보 생활 지침서라,,,
코알라가 그 문제로 스트레스를 조금 받는지라 먼저 눈독이 들여지네요.
다이어트 조언,,, ㅠㅠ,,, 그래두 맛난게 맨날 먹고 싶으니, 먹으면서 적당히 빠지는 그런거 그런거 나왔으면 좋겟어요. 언니, 요즘 감기 넘 지독해요, 건강 챙기셔염!

순오기 2011-11-03 10:51   좋아요 0 | URL
맛난 거 먹고 싶으면 먹어야죠.ㅋㅋ
그래서 요즘엔 일주일마다 확인해도 몸무게가 100그램씩만 줄지만, 늘어나지 않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감기와 맞짱뜨지 말고 가까이 올 조짐이 보이면 관리를 잘 해서 그냥 보내버리지...4년째 감기를 모르고 사는 순오기. 하하~ 요렇게 자랑질하다 덜컥 찾아올라~~~~

2011-11-03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11-0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봐도 그렇고 확실히 식습관은 심리 상태와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청소년기에는요.
막내따님이, 읽었던 책을 다시 읽기로 한 동기는 무엇일까요?

순오기 2011-11-03 10:53   좋아요 0 | URL
식습관과 심리상태~ 나만 봐도 분명히 관련이 있는 거 같아요.ㅜㅜ
우리막내 기숙사에 들어가서 살이 좀 쪘다고~~~~~그래서 이 책을 다시 봤을거에요.ㅋㅋ

머큐리 2011-11-0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안은 전부 말라깽이들만 있어서 말이죠...큰 아들은 어떻게 하면 살을 찌울까 고민하는 중이에요..(돌 맞으려나?) 햄버거, 콜라를 맘껏 먹게 해달라고 시위죠..살쪄야한다고...^^;

순오기 2011-11-03 10:54   좋아요 0 | URL
아~~~~ 돌이 어디 있지? 두리번두리번~~~~ ㅋㅋ
콜라와 햄버거, 피자, 스파게티, 짜장면과 라면~~~~ 고칼로리 식품만 먹게 하세욧!
 
동화창작교실 - 개정판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2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소장한 노란 표지의 동화창작교실이 붉은색 표지의 개정판으로 나와서 반갑다.
전에 썼던 리뷰를 읽으니,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음에 헛웃음이 난다.
살짝 일부를 옮겨보면  

 
30여년이 지나고 만난 초등학교때 짝꿍이 말했다. 
"다른 애들은 장래희망에 선생님, 현모양처... 이런거 썼는데,
너는 당당하게 '문학가'라고 썼더라~"
"어~~ 내가 그랬어? ㅎㅎㅎ~"
라고 얼버무렸지만,
내 꿈의 변천사는 중학교 때 '고아원원장' 고등학교 땐 '현모양처'
그 후엔 유치원 선생님으로 현실적인 직업이 되었다. 

<동화창작교실>에서 이금이 선생님이

"이 책이 당신을 동화작가로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라고 했는데, 그
말씀이 백 번 맞습니다.
꿈만 꾸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문학가도, 고아원원장도, 현모양처도 될 수 없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거든요. 

 

이런 책을 읽으면 누렇게 퇴색하다 새까매진 꿈을 일깨워준다.
삼 남매를 키우느라 꿈 꿀 겨를도 없이 훌쩍 가버린 10년 세월~
내 나이 40줄이 넘어서야 잃어버린 꿈이라도 찾을 양으로
시를 써 본다 동화를 쓰겠다며, 문학 언저리를 기웃거려 보았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   

목차만 봐도 창작의 세계가 손에 잡힐 듯 친절하다.
'그래 이렇게 시작하면 되겠지~~ 나에게도 글감은 많잖아~
주제를 정하고 주인공의 성격을 설정하고, 심리묘사와 대화로 풀어가면 되겠지?
아 참, 복선도 깔아야지~~ 그래, 기막힌 반전은 어떻게 할까?'
책을 읽으며 마음 속에선 동화 한편이 쉽게 만들어질거 같지만, 펜을 잡으면 그만 머릿속이 까매진다. ㅜㅜ  

1부 동화창작 실기 개론
1. 내 이야기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2. 어떻게 글감을 찾을 것인가?
3. 어떻게 부풀릴 것인가?
4. 누구를 등장시킬 것인가?
5. 어디에서 살게 할 것인가?
6. 어떻게 집을 지을 것인가?
7. 누구의 눈으로 볼 것인가?
8. 어떤 흐름과 변화를 줄 것인가?
9. 얼마나 생생하게 그릴 것인가?
10. 어떤 스타일로 쓸 것인가?
11.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12. 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지을 것인가?
13. 퇴고 - 어떻게 고칠 것인가?  
2부 동화창작 실기 각론
1. 의인화 동화에 대하여
2. 기획동화에 대하여
3. 역사동화에 대하여
4. 판타지동화에 대하여
5. 청소년소설에 대하여

3부 등단, 그리고 시작되는 머나먼 여정
1. 응모
2. 등단

부록
1. 창작 노트
2. 이금이 작품 연보
3. 공모 제도
4. 찾아보기


동화계의 대모, 이금이 작가님의 친절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열정'이 2% 부족한 것일까?
우리 딸들이나 아들 중에 한 녀석쯤은 작가가 되지 않을까...보통 엄마들처럼 대리만족으로 마무리하지만

그래도 작가가 소개한 작품 대부분을 읽었다는 위안이라도 건진다. ^^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는 유쾌하게 읽은 것으로 만족했는데
<동화창작교실>은 창작의 어려움과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 수 있어 좋았다.
한때, 혹은 현재 열병처럼 문학을 꿈꾸는 독자라면 훌륭한 참고서와 지침서가 될 듯하다.

누군가에겐, 가슴 떨리던 그 옛날의 빛바랜 꿈을 찾아줄 책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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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빛바랜 꿈을 찾아 줄 '동화창작교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12-02-01 04:13 
      30여년이 지나고 만난 초등학교때 짝꿍이 "다른 애들은 장래희망에 선생님, 현모양처... 이런거 썼는데, 너는 당당하게 '문학가'라고 썼더라~" 라고 하더군요. "어~~ 내가 그랬어? ㅎㅎㅎ~" 라고 얼버무렸지만, 내 꿈의 변천사는 중학교 때 '고아원원장' 고등학교 땐 '현모양처' 대학교 땐 유치원 선생님이었던가? 아마도 현실적인 직업을 썼겠지요. <동화창작교실>에서 이금이 선생님이 "이 책이 당신을 동화작가로 만들어 주
 
 
하늘바람 2011-09-2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 오기 언니는 그 누구보다 잘 하실 것같아요 아주 멋지게.
꼭 응원해 드릴게요

순오기 2011-09-24 00:51   좋아요 0 | URL
예전에 꿈꿨었다고요.^^
지금은...

잘잘라 2011-09-23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은 작가, 그거 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순오기님이 작가하시면, 책은 누가 소개해주고 도서관은 누가 지키고 에 또 뭐냐 거시기 답사는 누가 다니고 독서지도는 누가 해요! 무엇보다 작가하시면 알라딘서재도 떠나실거잖아요 그러니까 안되요 절대 절대!!!
뭐 그래도 정 하셔야한다면야~~~ ^^;;

순오기 2011-09-24 00:51   좋아요 0 | URL
하하~ 지금은 작가를 꿈꾸는 게 아니고, 그냥 충실한 독자나 하렵니다.ㅋㅋ

희망찬샘 2011-09-24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는데 리뷰는 안 썼네요. 다시 한 번 더 읽어 봐야겠어요.

순오기 2011-09-25 03:48   좋아요 0 | URL
아~ 개정판을 받아 보셨어요?

희망찬샘 2011-09-25 10:40   좋아요 0 | URL
아니요. 순오기님 리뷰 예전에 읽고 탐나서 책 샀어요. 그리고 그 때 읽었는데 리뷰는 안 써지더라구요. 남편도 너무너무 좋다며 열심히 읽었어요. 이금이님 책을 많이 읽어서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많이 되었고, 그리고 읽지 못했던 책은 찾아서 다시 읽고 그랬어요.
 
철학을 담은 잔소리 통조림 1218 보물창고 4
마크 젤먼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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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런 참신한 발상, 잔소리에 숨어있는 작은 뜻과 큰뜻을 찾는다니 멋지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님의 서른두 가지 잔소리 목록을 소개하며, 그 잔소리에 담긴 작은 뜻과 큰 뜻을 헤아리라고 말한다. 부모의 잔소리에 짜증내거나 그냥 귓등으로 흘러보내지 말고, 잔소리에 숨어 있는 참뜻을 알아내라고 조언한다. 우리네와 문화가 다르고 환경이 달라도 부모의 잔소리는 거의 똑같다. 예를 들면


깨끗한 속옷을 입으라는 잔소리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부분도 좋아야 하고, 속과 겉이 똑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영장 안에서 소변을 보지 말라는 건, 남들이 몰라도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채소를 먹으라는 건, 우리가 하고 싶은 일과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 늘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교훈한다.

쓰레기를 내다 놓는 일을 통해서는 힘들고 지저분한 일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길을 건널 때 양쪽을 살피라는 잔소리는, 어떤 일에 덥석 뛰어들지 말라는 뜻이다.


이렇게 서른 두 개의 부모님 잔소리에서 보여지는 외적 내용보다는
그 안에 담긴 진정한 핵심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생각의 힘, 철학의 힘이라고 깨닫게 된다.
요즘 아이들, 뭘 물어도 분명하게 자기 생각을 밝히는 아이들이 많지 않은데
잔소리 통조림을 읽으면 생각하는 법과 생각의 힘을 발견하지 않을까?

나는 세 아이를 키운 엄마라 충분히 공감하지만 청소년들도 나처럼 깔깔 웃으며 공감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너도 나중에 너 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 봐라'는 정말 압권이다.ㅋㅋ

물론 부모님은 우리가 어른이 되어 별나고 당혹스러운 자식을 낳게 되기를 진짜로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언젠가 우리가 부모가 되었을 때 자식이 우리처럼 행동할 경우 부모가 얼마나 좌절감이 드는지를 우리가 깨닫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소리다. (98~99쪽)


우리 엄마도 나한테 이런 말씀 하셨는데, 나 역시 우리 큰딸한테 이런 말을 했었다.
먼 훗날에 우리 딸도 제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엄마의 속을 알겠지. 내가 그랬던 것처럼~~~~~~~~~ ^^
이 잔소리의 큰 뜻은 '남의 입장이 되어 보라'는 것이다. 정말 저 닮은 자식을 낳아 키우면 부모 속을 잘 알게 될 거다.


부모의 잔소리는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애정표현이다. 하지만 부모는 필요 없는 잔소리를 줄이고, 자녀들도 잔소리에 짜증내거나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그 속에 담긴 부모의 속마음을 헤아려 보면, 부모와 자식 사이의 잔소리 전쟁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귀에 콕 박힌다.


어디선가 잔소리가 들려온다. 우리집인가, 이웃집인가? ^^
자식들은 부모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지만, 자신도 부모가 되면 자식에게 제 부모와 똑같이 잔소리를 해댈게 분명하다.
그러면서 비로소 부모님의 잔소리가 사랑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
자식들은 부모의 잔소리에 숨은 빛나는 지혜를 길어올릴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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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9-23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의 잔소리를 헤아려들을 수 있는 자식이 있다면 이미 잔소리가 필요없는 자식이겠지요.
이런 책이라도 나와주는게 대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제부터는 잔소리할 때 이 책에서 본대로 그 잔소리가 무엇을 뜻하는가 하는 것 까지 덧붙여서 하면, 음...잔소리가 더 길어지겠지요? ^^

순오기 2011-09-23 12:47   좋아요 0 | URL
흐흐~ 그렇겠네요.
부모 잔소리를 헤아릴 줄 아는 자식이면 잔소리가 필요없겠고, 속뜻까지 알아 들으라고 하면 잔소리가 더 길어질 듯~~~ㅋㅋㅋ

수퍼남매맘 2011-09-23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딸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입니다.

순오기 2011-09-24 00:52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좋아할지는 모르지만, 엄마는 공감됐어요.
우리 막내는 지난 주말에 권했더니 조금 읽어보긴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