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탄생과 포에니전쟁 세계 석학들이 뽑은 만화 세계대역사 50사건 1
김창회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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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만화이기에 그저 다른 만화들처럼 로마에 대한 지식을 이것저것 알려주려니 하는 마음도 있었다. 로마라고 해도 새로울 것이 없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시대순서로 평면에 늘어놓은 역사가 아니라 오늘날 이 사건을 바라보는 눈은 이러이러하다거나, 역사학자 누구는 이렇게 말하기도한다고 하여 그 일이 어떤 중요성이 있는지 더 잘 느끼도록 하는 입체구성 역사이다.  

 위기를 기회로, 아픔과 고통을 이겨 제국에 힘을 보태는 진리를 곳곳에서 느끼게 하는 서술.역사에서에 진짜 배워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닐까.  

 역시 수많은 질높은 학습만화를 기획한 손영운씨 기획답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서양 명화 속에 나타난 로마역사, 문학작품에 드러난 로마 그림자까지 놓치지 않고 알맞은 때에 끄집에내어 설명하고 있는 해박함이 읽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게다가 미국이 왕정이 판을 치던 시대에 새 나라를 시작하면서, 하필 공화정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오래 전 로마가 본보기가 되었다는 설명도,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는 역사를 잘 읽게 한다.  더구나 한 권 책에 로마 긴 역사를 다 담음으로써 오히려 한 눈에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장점까지 있다. 그러면서 장면마다 허술하게 넘어가지 않았다.

 이런 여러 가지 면에서 이 책은 보기드문 서술로 역사에 다가가게 하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이 책에서 나는 문자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가 기대하면서 보았는데 그것이 없었다. 자음만 기록하던 페니키아 문자에서 배워와 어떻게 자기 문자를 가지고 자기나라 말을 기록하게 되었는지, 그것이 큰 제국 로마를 오늘날까지 어떻게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살아있게 하는지를 설명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또 72쪽 세번째 칸 그림에서 지구에 땅 부분을 바다처럼 칠하고 바다 부분을 땅으로 칠한 것은 귀여운 실수로 보인다.  

 이제 우리 아들, 딸한테 읽으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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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다이어리
박진선 외 지음, 박형주 사진 / 평민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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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미국 초등학교 생활을 이모저모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게 쓴 책이다.  

 학부모들이 스스로 학교생활에 봉사하여 힘을 보탬으로써 진정으로 학교를 돕는다는 의식을 가진 것들, 그리고 한 학기가 끝나고 선생님이 작은 선물을 주신다는 것도 새로웠다.  

 책을 읽을 권리의 날이라는 것도 한 번 해보고 싶은 재미있는 생각이라고 느꼈다.    

 영어로 된 책을 무척 갖고 싶던 때가 있었다. 그 시작이 된 것은 'I Have a Sister - My Sister Is Deaf'였다. 그 책은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로 제목을 옮겨 놓았는데, 영어로는 자연스러운 have 동사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 어색했다. 그래서 차라리 영어로 읽고 싶었는데, 영어책은 얇고 가볍기까지 했다. 영어로 된 책을 사면서 미국교실을 머릿속으로 떠올린 적도 많다. 가보진 않았지만 많은 책에 나오는 장면- 선생님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많이 떠올렸다.  

 나도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부터 책을 읽어주었지만 내가 책을 읽어주는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거기는 50~60명인 아이들이 있었다. 지금은 학생수가 많이 줄었지만 말이다.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지만, 빈부 차이가 심하고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학교 환경 차이도 크며 때로 총기 난사 사건도 뉴스로 나오는 곳. 그 곳 교육이 꼭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꼼꼼히 챙겨 배울 일은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전에 어떤 책에서 읽은 건데, 동부에 환경 좋은 곳으로 갔던 학부모가 하는 말이, 미국 그 학교는 날마다 오렌지 쥬스를 마실 건지 우유를 마실 건지 물어보고 준다고 했다. 수요를 정확하게 모르니까 인원수보다 남게 준비하면서 말이다. 급식할 때 '이거 먹을 거니?'하고 묻지 않고, 심지어 먹으라고 강요하는 학부모는 그곳에서 한국사람뿐이라고 했다.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그다지 새롭지는 않지만 이모저모 미국교육에 대해 설명한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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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해전의 파도 소리
김근희 지음, 이담 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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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워낙 이순신 장군을 좋아하기에 이 책 제목을 보고, '아, 그렇지. 그러고 보니 이 위대한 싸움을 소재로 만든 그림책은 없었구나.'했다.  

 이 책은 먼저, 그림이 멋지다. 하나하나 이런 느낌이 나도록 하려고 참으로 애썼겠구나 생각이 든다.  

 글을 읽었을 때, 글은 흐름이 끊어지는 느낌이 들고, 위인전 한 부분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이라면 예술스러운 맛이 나야 하지 않나. 작가의 말이나 소개글에 보면 '백성 모두 한마음으로 절실히 힘을 모을 때 세상을 치유하는 '기적의 힘'이 나온다고 해서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썼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임진왜란 설명이 나오다가 (1592년 왜군이 쳐들어 온 이야기) 갑자기 1597년으로 뛰어넘어 그 사이에 이순신 장군이 파직되고 다시 나가는 일이 다 일어났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이 전쟁을 준비하려고 보니 배는 열 두 척밖에 되지 않는 형편이었다.  

 그런 설명이 있고 나서 바로 여랑이 가족이 주고받는 말이 나오니, 작가는 이 전쟁의 주체가 이순신장군만이 아니고 이름없는 백성들이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지만, 갑자기 이 사람들이 왜 나타나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야기 흐름을 끊었다.  

 가장 중요한 장면. 열 두 척 배로 전쟁을 이기게 되는 그 지점. 그 지점에 대한 묘사와 설명이 없다. 단지 '그들은 이순신 장군을 하늘처럼 믿고, 장군과 한마음이 되어, 오직 장군의 말씀을 그대로 따랐다.'고 했는데 그 다음 순간 몇 장 그림이 멈춤화면처럼 나오고 적장의 목을 베면서 승리할 기색이 돈다. 과연 이순신 장군을 하늘처럼 믿고 그대로 따른 것이 역사에 이름도 남지 않은 영웅들 때문에 이겼구나 하고 생각하게 할 단서가 되어 줄까? 그렇다면 그 앞에 우리가 졌던 모든 싸움은 장군을 하늘처럼 믿지 않고 따르지 않아서인가? 지금은 성공한 싸움이라 그 덕을 돌릴 수 있지만 져버린 다른 싸움에서도 책임을 함께 질 수 있는 원인. 그것을 보여주어야 성공과 실패를 함께 질 수밖에 없는 지도자와 백성의 관계가 또렷이 드러난다.

 이래서 아이들한테 읽어주다가 나중에는 그저 그림만 보여주고 그림책보다 훨씬 많은 설명을 나 스스로 넣어주어야 했다. 제목과 그림만 보고 신나서 시작한 책 읽어주기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은 이순신 장군이 썼던 작전을 그려넣을 수도 있고, 당시 우리 배가 일본 배보다 작지만 빠르기에 오히려 좁은 바다에서 훨씬 유리했다거나 하는 사실을 정확하게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이긴 배경을 알아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하지 않았나 한다.  

 참으로 힘든 일이지만, 바로 그러한 관심과 그 관심의 성공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이 그림책을 즐겁게 읽고 작가가 바라는 대로 이름없는 모든 사람까지 훌륭했다고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긴 역사 속에서 어느 나라보다 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아는 듯 하지만, 또한 정확하게 안다고 볼 수 없는 이 자랑스러운 기록을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힘써 그려낸 것이 참 좋다. 우리는 이 책이 가진 성공과 실패를 딛고 또 그 다음 책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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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머니 평화그림책 1
권윤덕 글.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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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할머니가 위안부라는 걸 알았을 때, 그 이야기를 어떻게 그림책으로 풀어낼까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겉장을 넘기면서 그림에 가득찬 무기와 그 사이사이 꽃. 점점 믿음이 생긴다. 그냥 믿고 천천히 지은이를 따라가면 될 듯했다.  

 열세 살 무렵 나물을 캐다 일본군에 끌려가는 언니와 꽃할머니. 꽃할머니는 언니와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그 뒤로 다시는 만나지 못했고, 전쟁터로 끌려다녔다. 그렇게 끌려다닌 곳, 일본군위안부가 확인된 곳이 동남아시아와 중국 지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그림은 참으로 충격이었고, 30만으로 추정되는 그들 80~90%가 식민지 조선의 여성들이었다니 피가 끓을 판이다.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 서서 고향마을을 조심스럽게 보지만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반겨 줄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다는 그림이 참으로 서글프다.  

 지금도 끊임없이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꽃할머니가 겪은 아픔은 베트남에서 보스니아에서 지금 콩고에서 이라크에서 되풀이되고 있다는 말로 이 책은 끝나면서 끝나지 못한다.  

 스무 살 때, 지은이는 위안부가 무엇인지 책에서 처음 읽고 그 뒤로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니 나로서는 부끄럽다. 삼 년 전 스케치를 시작하면서 몸도 마음도 아팠다고 하는 말과 수도 없는 참고자료를 보니 이 책을 만드느라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알겠다.  

 다시 오지 않을 인생을, 쓰고 버릴 물건처럼 쓰다 버리는 비열한 무리들이 지나간 일을 뉘우치지도 사과하지도 않고 지구 곳곳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그것이 어린 그들 자신이 결정한 일이었다 해도 그것은 씻을 수 없는 범죄다. 더우기 대부분 식민 조선 여성들처럼, 꽃할머니처럼 그 결정에 자신이 아무런 참여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죄값을 아무도 치르지 않았다면 어떠할까.  

 마음에 깊이 와 닿는 경건한 노래와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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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궁궐사건 - 궁궐, 조선의 역사를 말하다! 쏭내관의 재미있는 기행 시리즈
송용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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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지은이는 한국화를 전공한 사람이다. 그 덕분인지, 책은 보는 사람  눈을 배려한다.  

 또 이 책은 술술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다.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그야말로 책 제목처럼 사건에 집중하여 짧은 순간 일어났던 대단한 일들을 눈앞에 펼치듯이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카메라 앵글처럼 보는 각도를 이리저리 바꾸면서 사건을 찍어 읽는 사람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는 경험을 한다.  

 게다가 이렇게 정성껏 샅샅이 공부하여 궁궐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 보여주니, 주인도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던 궁궐에 핏줄이 살아 돌고 말을 걸어 오는 듯 하다.  

 한 가지 바라는 바는, 이 책을 끌고 나갈 때 덧붙였으면 좋았을 방향이다. 지은이가 전공자도 아니면서 이와같은 책을 내려면 그 공부가 어떠했을지, 얼마나 공을 들이고 애를 썼을지 짐작이 간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전공이 역사가 아닌 대다수 사람들이, 끓어오르는 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무엇을 참고하면 되는지 하는 내용을 넣었더라면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실록에서 나온 말을 끌어쓴 글들이 나오는데, 조선왕조실록을 많이 참고했을 것이고, 그 밖에 어떤 자료(사료)를 썼는지 밝혔으면 한다.  

 들어가는 말에서 지은이는, 세자로서 문종이 20년 넘게 제왕수업을 받고 단종이 태어나기도 한  선당 앞에서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지나버리는 엄마와 아이 이야기를 했다. 그랬기에 그 옆쪽에 자선당 사진이 나오는 게 강녕전이 나오는 것보다 낫겠다.  

 정희왕후가 자을산군으로 다음 왕위를 잇겠다는 전교를 내릴 때, 자을산군은 열세 살이었다. 정희왕후가 수렴청정을 몇 년 한 끝에 그는 경국대전을 완성하고 정치 안정을 이루었으니 그가 성종이다. 이 때, 단종은 이보다 한 살 어린 열두 살이었던 것이 떠올랐다. 단종도 충분한 보필이 있었다면 수많은 피를 흘리고 수많은 특권층을 만들어 두고두고 정치와 백성에 부담이 되었던 세조 반정 대신 세종대 치적을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한 두 가지 더 짚어보자면, 이 책은 아주 술술 읽기에 좋은데, 그것은 어렵지 않은 대화글과 쉬운 우리말을 살려 쓴 덕도 있다. 그러기에 들어가는 말에 쓴 '필자'라는 말은 더 아쉽다. 요즘은 필자라는 말을 훨씬 덜 쓴다.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그저 'I' 라고 하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왕같은 사람이 자기를 부를 때 삼인칭으로 할 뿐이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을 삼인칭으로 부르는 것을 보고 처음에 많이 놀란다고 한다. '선생님은', '엄마가' 이런 말들에 '필자'도 들어간다. 이오덕선생님도 이것을 조심하도록 하였다.  

 '며칠'이라 할 것을 '몇 일'로 쓴 것도 보이고 19쪽 인정전에서 연잉군은 영조인데 정조라 쓴 대목도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보인다.  

 꼭 하고 싶은 말은 319쪽 덕혜옹주를 두고 한 말이다.  

  비운의 황녀로 남아 있는 덕혜옹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결코 받지 않았을 너무나 많은 상처를 그녀는 평생 안고 살아야 했다. 

 공부를 하다가 그 대상을 진정으로 아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역사에서 위와 같은 태도는 때로 더욱 중요한 측면을 놓치게 한다. 역사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것은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간 수많은 우리 백성들이다. 그들은 역사에서 주인이지만 어느 때도 제대로 대접받거나 알맞은 지위나 힘을 가져보지 못했다.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쥐고 휘두르는 권력에 늘 희생당했다. 바로 앞 시대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하늘 아래 사람은 모두 같다는 깨달음을 이끌어 동학혁명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들은 목이 잘리거나 죽임을 당하고 우리는 스스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기회를 또 다시 잃어버렸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라를 바르게 이끄는 선택을 하지 못했을 때, 위정자의 딸도 어려움을 겪지만 힘없는 백성들이 겪은 수많은 고초는 더욱 헤아릴 수 없이 크고 뼈아픈 법이다.  

 위부터 해내려는 개혁정치를 꿈꿨던 정조임금도 시대를 혼자 다 치유하지 못하고 끝없이 싸워야만 했다. 그또한 가진 권력을 조금이라도 내놓지 않으려는 세력에 밀려 개혁을 완성하지 못하고 수원화성을 다 지어놓은 상태에서 죽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밀실정치, 권모술수 정치를 하지 않으려고 검은 권력을 내어놓고 홀홀단신 애썼지만 마지막에 역시 깨어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있어야만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느꼈다 하니 그 아픔과 외로움에 참으로 미안하다. 왜냐하면 지금은 정조임금 시대보다 훨씬 낫게도, 국민 모두한테 선거권이 있고 우리가 만드는 여론이 힘센 까닭이다. 우리는 그 선거권으로 노대통령한테 투표했으나 일하기 아주 애매한 국회의원 구성을 이루어 놓았고 마지막에는 미디어에 몰리는 그를 내어주고 멀찍이서 보기만 하다가 돌이킬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눈물로 그를 잡았다. ) 민비가 죽임을 당한 일 또한 더 많은 기가 막힌 일이, 그 시대 우리한테는 많았다는 것을 놓치지 않으면서 이런 사건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을사조약이 일어난 일을 '민망한'일이라고 쓴 일도 바꾸어야겠다. 요즘 세대가 하는 말로 크게 따지지 않고 쓰다보니 그랬을 텐데, 그 일이 어찌 '민망한'으로 꾸며서 다할 일이었겠는가. 

 이런 모든 것이 이 책에 있어도 그것은 이 책이 가진 좋은 점을 다 가리지는 못한다. 오히려 좋은 책이기에 이런 몇 가지가 눈에 띄었으며, 궁궐은 각 건물 앞에서 1분을 더 있기 어렵게 하지 말고 마땅히 이런 책이나, 홍순민 '우리 궁궐 이야기' 같은 책에 나오는 설명을 건물에 함께 두어 보는 이가 역사를 알고 그 자리를 떠나게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1분이 안 되어 떠나는 엄마와 아이보다, 그렇게 떠나게 하는 궁궐, 박물관이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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