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내 공부 안 하고 아주 잘 놀고 있습니다.
동네 꽃밭. 이천 호국원. 동네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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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9-20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부하시면 당연히 안되죠! 복 달아나요!ㅎ 즐건 명절되시구요!

Persona 2021-09-20 22:56   좋아요 2 | URL
헐 복이 달아나나요? ㅋㅋㅋ
막시무스 님도 즐거운 명절 되세요! ^^

scott 2021-09-21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페르소나님 요기가 어디 인가여 ??

안구 휴식, 머리 휴식
페르소나님 푹 쉬세여!

2021-09-21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1-09-21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뽀요

Persona 2021-09-21 20:34   좋아요 1 | URL
저도 왜 일찍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연휴 되었어요. 그레이스님도 남은 연휴까지 알뜰하게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eBook] 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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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단편들은 아픈게 많았다. 아프고 아픈 걸 회피하고 끝까지 말하지 않으려는 진실도 있고.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고통을 끝까지 마주보고 견디는 힘이 생기고 희망이 생기고 치유가 되는 그런 느낌이다.
음식 이야기와 익숙한 골목. 가게 이야기 나오는 것이 너무 좋았는데, 그래서 특히나 <점등>이 참 좋았다. 물론 슬픔을 회복하는 자리에서 지은 이야기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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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르소나님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Persona 2021-09-19 12:3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스캇 님께서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하은은 간장에 조린 당면찜을 제일 많이 담아왔다. 규옥은 무청나물과 월동초겉절이와 버섯탕수이를 담아왔다. 우무묵은 부드러웠고 미역줄기장아찌는 고슬고슬했다. 은형은 김부각을 두 접시째 갖다 먹었다.
“하은아, 니 엄마는 어려서부터 시꺼먼 음식을 그렇게 좋아했어.”
김부각을 부숴 먹고 있는 은형을 보고 규옥이 말했다.
“떡도 거뭇거뭇한 도토리떡을 좋아하고. 아파도 흰죽은 안 먹어. 흑임자죽씩이나 해줘야 쳐다나 볼까.”



“겨울에 회양목 화단에 눈 내려봐. 그게 꼭 쑥버무리 같아.”
규옥의 말에 “맞아” 하고 은형이 말했다.
진짜 그런 음식들이 있었다. 풀에 눈 내린 것 같은 음식들. 두부쑥갓무침 같은 것. 톳에 두부 으깨 무친 것. 쑥에 흰 쌀가루 뿌려 쪄낸 것. 쑥버무리, 쑥설기.
“너 가졌을 때, 알이 꽉 찬 양미리조림이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11월행>중, 78%



양미리 그냥 구워서 고추장에 먹고 싶다. 알이 꽉 찼다니… 아가들에겐 미안하지만 너무 먹고 싶다. 선물 들어온 멸치나 좀 먹어야겠다.

쑥버무리 쑥설기 쑥 된장국 도다리 쑥국 정말 좋아하는데 그걸 왜 여기서 이렇게 보나. ㅠㅠ 11월행. 김부각은 없으니 명태 껍질 부각이라도 먹어야겠다.

새벽에 호국원에 다녀왔다. 내일부터 출입 금지니까 갑자기 다녀왔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가면서 나는 빵에 클로티드 크림, 송편을 먹었다. 파는 송편에 참기름을 뿌리니 할머니가 만들어준 솔잎 넣고 찐 쑥 송편 같단 말을 하면서. 하지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밀가루든 찹쌀가루든 상관없이 넣고 찐 쑥버무리이다. 아 먹고 싶다!! 올 봄엔 일하느라 바빠서 먹지를 못했다. 아쉬워라.

집에선 비가 안 와서 그냥 갔는데 이천은 비가 왔다. 바람개비가 태극기 무늬인 것이 볼 때마다 인상깊은데, 엄만 누가 태극기를 저렇게 접어놨어? 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할머니가 해주던 음식들 이야기를 내내 했다. 그러면서 제사는 5대조까지 지내는 걸 보면 그 시간동안 구천을 떠도니 제삿날 제사하는 집 가서 식사할 수 있는 거 아닐까? 란 질문이 시작됬다. 여기 호국원에 모시는 것도 120년간 가능한데, 그렇게 따지면 120년간은 구천을 떠도는 조상님들 제사는 하고 살아야 할 것 같은데 우린 너무 할머니 할아버지 빽믿고 사는 거 아니냐며. 온라인 성묘는 알아서 찾아 오실까 걱정도 되고. 뭐 암튼 그랬다. 제삿상 우리 거 받아도 성에 안 차시려나. 한달 내내 준비하는 것들은 조금 자신이 없고 제사도 주문 배달 시켜서라도 간소하게 할 수 있음 좋겠단 상상도 했다.
아 나 죽으면. 부모님 돌아가시면. 우리는 누가 챙겨주나. 조부모님은 삼촌들이 챙겨주겠지만. 나는 주민센터에서 와서 처리해줄라나? 그렇다곤 해도 이제 납골공원 이야기 들으면 잘 들어둬야겠다. 혹시 모르니.
이제 독서실 가야지.




또, 방탄 이야기에 깜놀하기도 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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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긁어줄까? 물으면 고개를 저으면서. 승미는 말한다.
내 피는 긁는다고 맑아지고 그런 피가 아니야.


•나는 니가 내 깜지에 뭘 썼는지 다 알아. 너는 흰 종이엔 못 쓰지. 깜지에만 쓰지.

<운내> 중에서



열세 살 어린 애들이 저런 말을 할 수가 있다니. 나는 꽤 늦게 저런 이야기를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거 같다. 중학생이 고등학생이랑 가출해서 혼숙할 때도 가출해서 부모님이 많이 속상하시구나 생각만 했지. 남자랑 여인숙에서 잡힌 거 때문에 등을 때리고 애를 개끌듯 끌고가는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진짜 스무살이 되어서야, 그것도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오빠’들과의 관계에서 왜 자신이 더러워졌다고 생각하는지 알게되었다. 나는 진짜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눈치 더럽게 없는 애였다.


어젠 공부에 집중이 안됐다. 하루종일 무언갈 봤다. 그러다가 ‘미망인’들을 보았다. 쓰면 안 되는 단어라는 걸 알지만, 그래서 놀라웠다. 아직도 순장 풍습이 있구나. 21세기에도. 그래서 순장풍습에 못죽은 여인들은 다들 은둔자로 죽은 사람처럼 살아야 하는구나. 내 운명이 내가 아닌 남편에게 있구나. 13-14때에 결혼하는 경우도 있고 10대 과부도 있구나. 뱅골지역 아주머니들은 남편이 죽으면 시댁에서도 친정에서도 쫓겨난다고 한다. 자살하면 열녀로 추앙받지만 그렇지 않으면 쫓겨나 흰 옷을 입고 수도원으로 간다고 했다.

https://youtu.be/Nk8WTkPw944
이 영상에서 결혼한 지 7개월 만에 과부가 된 18살 소녀를 보았다. 물론 40세 이상에 남편을 잃은 여성들에게도 그 이전에 과부가 된 여성들에게도, 이런 삶은 안타깝다. 그러나 10대에 조혼하고 과부가 된 ‘아이들’을 지역사회에서 쫓아내는 것도 안쓰럽고 이런 삶의 풍습 자체가 화가 나지만 하리야가 너무나 아직 어리고 아름다웠다. 기도한 댓가로 하루에 한컵의 생쌀과 양파 두개 살 돈을 얻는다.
그녀는 그런 불합리함을 그저 받아들였다. 어떻게 귀족 집안에서 아직 어린 딸을 저렇게 할 수가 있는 거지? 그걸 정신승화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고 촬영거부 하는데 집요하게 쫓아가는 것도 그랬다. 한편으론 오랜만에 저 아이를 데려와서 공부도 시키고 새로운 삶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맞는 건진 모르겠다. 왜냐면 저 어린 소녀가 힌두교에서 원하는 수도자의 삶을 살기를 원한다고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산주님도 남편을 잃었다. 그래서 큰도련님의 핍박을 받았다. 남편이 죽고 며느리가 그 보험금을 다 타는 것에 대해서 난 별로 이상하거나 싫지 않은데, 장례식장에서 돈을 세어보며 히죽거리는 것은 정말 견딜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산주님에게 돈이 가는 게 아까웠던 백수 큰 도련님은 계속 핍박을 하고 협박을 하고 망언을 하고 모욕을 한다.

남편과 맺어진 법적 관계는 합의를 해서 이혼하거나 사별했을 시 그 효력이 끝난다. 그런데도 여전히 며느리, 제수를 강요하고 의심하고 쫓아다니는 것은 위법이 아닌가. 더이상 친족이 아닌데.

남편이 죽어서 슬픈데 가족도 위로가 되지 않고 참 삶이 힘들다. 남편이 없어도 되는 세상에서 나 하나로도 버거워서 다행이지 싶기도 하다.

물론 이 단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가해자들이 무언가를 잃을 때 이야기가 끝이 났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해피엔딩이든 그렇지 않든.





미산은 내게 내가 나일 그때인가에서 나왔던 거 같은데 아닌가? 없는 사람을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나중엔 나도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냥 좀 눈물이 났다. 이와중에 딸인 첫째가 아닌 아들인 둘째를 때리는 아버지라니. 나는 어릴 때부터 욱자를 좋아했다. 그렇다고 욱일 승천기를 좋아한 건 아니고 내 돌림글자엔 욱이 어울렸다. 그래서 나는 x욱이 되고 싶었고 대학 때 나랑 돌림글자가 같은 x욱이가 부러웠다. 그래서 관심이 많았다. 이성에 대한 호감이 있었던 건 아닌데 그렇게 본 사람도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같은 본관에 같은 돌림글잔데. 이보다 더 우애를 느낄 수가 없는데 말이지. 빠르게 사이가 멀어졌다. 아무튼 나는 몇번의 창작수업에서 내 필명을 은욱으로 해서 냈었다. 내 이름과 내가 되고 싶던 이름. 자주 욱해서 욱이가 내 이름으론 딱이지 읺냐고 초딩때 엄마한테 물어봤었다. 엄마는 나를 쎄리나 쎄나나 쎄라로 짓고 싶었다고 했다. 해외로 나가 살라고. 근데 나는 여행도 별로 즐기지 않고 외국인 앞에선 일본어가 아니면 외국말이 나오지 않는 그런 어른이 되었다. 은욱이 때문에 이 단편을 읽고 왠지 내 아이가 나윤일 것 같다. 그러나 또 다른 이름도 생각한다. 나묵이나 윤묵이. 영원히 태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존재의 이름을 상상해 본다. 단편이 말하는 중심생각에 도무지 가까워질 생각이 없어보이지. 내가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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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에 이름을 새겨준다는 말을 듣고 신청했었고 그래서 이메일로 보내주시는 글을 보고도 또 이렇게 종이책을 사고 말았다. 이름을 신청할 필요도 없었을텐데 괜한 흔적을 남겼구나 싶다. 내 이름이 있으나 없으나 상관이 없었을 것이니까.
책 앞뒤로 러키 시스터스 목록에는 심하게는 (9)가 붙은 이름도 있다. 동명이 그렇게 많다는 뜻이구나. 내 옆에도 숫자가 붙어있다. 내 이름도 나는 나와 동명인 사람과 친분이 있던 적이 여태 한번도 없었지만 어디에서나 A나 B가 붙고는 했다. 화실에서도 A다.
다양한 언니들에게 다양한 여성들이 편지를 쓴다. 언니나 동생에게 편지 받는 기분으로 매주 이 언니단의 편지를 받았었다. 어떤 날은 감동받고 마음이 따뜻해졌는데 또 어떤 날은 연대고 뭐고 너무 지쳤다.
나는 여성이라는 것이 꼭 종교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요즘 유튜브에는 특정 종교에 관해서 내 알고리즘으로 뜨는데 그 종교 같다. 태어난 것 만으로 이런 걸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남성들이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는 다른 불편을 목격한 적도 있다. 하나도 안 궁금한 한 코미디언 커플이라는 짜증난 경상도 여성과 답답한 충청도 남성의 부부 영상에는 늘 지겹도록 싸움을 조장하는 댓글이 달린다. 이럴 땐 그냥 내가 무성이면 좋겠다. 오죽하면 포스트 크로싱을 할 때 나는 한동안 내 성별을 it으로 해두었다. he/she/it/they중에 고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어차피 내게 보내줄 익명의 엽서는 나를 You나 D. 라고 할 뿐일테니까 사실 그들이 나를 뭐라고 알든 상관이 없지 않나 싶다. 나는 내가 you이거나 I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여성인 게 싫다. 언니나 누나라는 호칭이 낯설고 부담스러우며, 가끔 주류에 편승하고 여성이라는 젠더는 지워버리고 싶다. 그래서 그냥 it이 되기로 했다. 왠지 이 책도 열어보기가 겁이 난다. 편지를 읽고 착잡했던 순간이 많았고 나는 역시나 연대가 겁이 났기 때문이다. 왜 우리가 연결돼 있어야만 하는 걸까. 그런데도 난 언니단 신청을 했었다. 그리고 응원도 받은 거 같다. 그러니깐 언니들이란 두려운 연대이면서도 따뜻한 응원이다. 겁이나더라도 서로가 서로의 진실에 증인인 게 혼자인 것 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

사고 나니 종이책으로 안 사기로 했는데… 그런 생각이 또 들고 가책이 생긴다. 읽은 책을 어서 팔아야겠는데 안 읽은 건 팔 수 없고 읽고 정이 든 것 역시 팔기 어렵다. 불 나면 내가 제일 먼저 타 죽을 것이다. 그 생각도 너무 자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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