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다양한 인종이 나온다고 하던데, 그래서 표지도 그렇고. 그렇다면 오히려 여자 쪽을 아프리카계로 캐스팅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애초에 Simon이 icy blue eyes 라는 특징이 있고 Daphne가 chestnut hair란 특징이 있는데. 어차피 드라마 안 보니까 내가 뭐라 할 건 아니지만… 뭐가 인종차별인 건지 더 공부해야할 거 같다. 이해가 안 감. 현대극에서야 다양히 쓰는 게 좋아보여도. 인어공주 실사판이야기 들을 때만 해도 Ariel이 금발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해도 그건 뭐 다양하게 쓸 수 있겠다 싶고 해리포터도 좀더 다양한 인종을 캐스팅하면 어땠을까 싶긴 하지만 시대물에선… 그래서 그런가+진짜 1950년 이전 작품들 보다 문체도 쉽고 하니깐 웹소설 읽는 기분이 든다. 이세계 판타지 로맨스라고 생각하면 표지에 몰입이 좀더 쉬울 듯.

자꾸만 매리 바턴이나 브론테 자매, 제인 오스틴 소설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데(내용구성 때문이 아니라 남주 여주가 처음엔 좋지 않은 인상으로 만나다 빠져들고 사랑을 이루는 구조는 너무나 흔하기 때문에;;) 여성의 한정 상속을 자꾸 떠올릴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나 남편이 죽고 나면 아들이나 가까운 남자 친척이 재산을 상속 받는데, 그러니깐 아빠가 죽기 전에 딸들이 빨리빨리 시집을 가야 지참금이라도 쥐어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결혼후 딸들의 지참금은 사위의 재산이 된다. 한편 결혼한 여성은 남편이 죽으면 아들이 그 재산을 물려받아 자기 어머니에게 일부 용돈을 쥐어드리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이거는 일종의 염치이자 도리일 뿐 법적으로 미망인에게 유산을 남겨 보호해주는 장치는 없었다. 정말 현대에 와서야 그런게 생긴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니깐 남편이 없는 엄마가 나오는 오만과 편견은 상황이 굉장히 절망적일 수밖에 없는데 멘탈강한 여주는 그래도 나름 그 상황에서 주체적인 선택을 한 거다.
브리저튼 가는 그래도 아들 딸 골고루 있고 오빠가 여동생을 아껴서 아무한테나 시집 못 가게 막고 있으니 좀 신경써주는 거 같긴 하다. 어떤 처절한 상황은 아니니까 대프니가 더욱 당차고 자기가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거처럼도 보이고. 어쨌든 처절한 상황은 아니니까 그냥 나도 덜 부담스럽게 읽고 있다.

Besset가문은 15년간 난임으로 고생하다가 Simon이 태어났는데 그 출산으로 인해 사이먼 엄마가 돌아가시고, 사이먼은 말더듬을 보여 아빠가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는데 그래도 돌아가시면서 유산은 자기 아들에게 남기긴 했다. 아직 사이먼이 비혼주의자처럼 굴고 여자들 접근하면 차단하고 하는데 술취한 남자의 구애에 주먹을 날린 대프니랑 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나 티격태격 꽁냥꽁냥 한 후 어쩌지, 자꾸 생각나는걸, 단계에 진입한 상태까지 초반부 읽었당.

˝Aren‘t they lovely?˝ the lady continued. ˝My pride and joy. And so even-tempered.˝
Simon had the queasy feeling that he‘d heard the same words once when shopping for a dog.
19% 쯤.
자기 딸을 지위가 높은 미혼 남성에게 소개시키는데 성격이 순하다고 하면 진짜 강아지 살 때처럼 느껴지긴 하겠다.

"Aren‘t they lovely?" the lady continued. "My pride and joy. And so even-tempered."
Simon had the queasy feeling that he‘d heard the same words once when shopping for a dog.

19% 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1-01-31 14: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주가 백인인 상황이 아무래도 더 파격적인것 같아요.(그래서 이렇게 했을듯) 반대의 경우는 KKK가 활개치던 때에도 그나마 수용적이었다니까요.ㅡ비슷한 내용이 <제2의 성1>에서도 언급ㅡ
지금도 트럼프지지자들쪽 사람들은 좀 많이 불편해할껄요?
(제 느낌ㅋㅋ)

Persona 2021-01-31 14:51   좋아요 2 | URL
애초에 다양한 인종을 등장시킬 생각이었다면 주연만 백인으로 놔두는 거는 오히려 전혀 의미 없었다고 비난을 받기 뻔할테니 가장 중요한 인물을 백인이 아닌 인물로 배치하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한 설정일 것 같다고 저는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그렇게 되면 또 전혀 다른 시각이네요. 만약 여주가 흑인이고 남주가 백인일 때에 여전히 두 집안을 귀족 설정인 걸로 안 보고 노예와 귀족 구도에 익숙한 나머지 수용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면 왠지 더 좀 그렇네요. 에휴.
한편 이런 걸 볼 때마다 아시안은 포함 안되는 그들의 오랜 빚 청산? 내지는 오랜 투쟁이 과연 racism때문만인가 싶기도 하고요. 복잡하네요.

미미 2021-01-31 15:02   좋아요 2 | URL
그러네요~부끄럽지만 저도 아직 이런부분에 편견이 많이 있어요.(깜놀깜놀함) 덕분에 좀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감사🤔👍

Persona 2021-01-31 15:10   좋아요 2 | URL
저야말로 다양하게 생각해보게 됐어요. 모르는 게 너무 많기도 하고요. 알고도 당황스러운 것도 많고요. ^^; 세상의 시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옳은 ‘방향’으로 간다기 보단 그 범위가 무한 확장되고 있는 거 같아서 뭐가 맞고 뭐가 틀리다고 하는 것이 무의미한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무섭고 불안해서 다수의 의견을 늘 곁눈질하는데 제가 소화시키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거 같아요. ;; 여튼 감사합니다!^^

유부만두 2021-02-01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 뮤지컬 The Great Comet (전쟁과 평화 일부를 각색)에서 나타샤 역을 흑인 배우 Denee Benton이 맡은 걸 보고 많이 놀랐어요. 하긴 영국 NT에선 흑인 배우들이 더 많지만요. 오필리아는 백인 배우인데 오빠가 흑인인 경우는 정말 강렬하죠. 작품 내의 혈연관계 무시하고 그저 역할을 다양한 인종이 연기하면서 (특히 연극에선) 이건 play다, 이야기를 갖고 노는 것이고 그만큼 관객의 역할이 크다, 라고 강조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Persona 2021-02-01 12:49   좋아요 1 | URL
공연에서 그런 걸 신경쓰고 보는 편은 아니에요. 장애인 배우이든 아이돌 배우이든 연기만 잘하면 잘 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창작극보다 번역된 작품이 많이 올라오기도 하고요. 다른 나라랑 서로의 언어로 각자 같은 걸 연기하는 연극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영화지만 해리포터에서도 실제로 프랑스나 영국이나 독일에 흑인이 적은 것도 아닌데 인구 비율상 호그와트 학생들이 좀더 다양해야하지 않을까 싶었기도 해요.
다만 책에서 외모 묘사가 있어서 아, 그런 부분을 완전히 다르게도 캐스팅하는구나, 아직 적응이 안 됐을 뿐이지요. ^^;; 책을 읽으면 바로바로 떠오르는 배우가 있곤 하고 드라마 소식이 있을 때마다 가상으로 캐스팅배우 이랬으면 좋겠다고 올려놓는 팬들의 예상과 맞는 드라마 나오면 신나기도 하고 그런 게 넘 익숙했나봅니다. ^^;;
더 읽고 더 익숙해져야겠어요. _ 읽으면서 넷플릭스 캐스팅 계속 보니깐 괜찮은 거 같고 점점 몰입되고 적응이 돼요. ^^;;

유부만두 2021-02-02 07:10   좋아요 0 | URL
맞네요! 우리 배우들이 해외 작품들 번역해서 공연하는 생각을 못했네요. 얼마나 좁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Persona 2021-02-02 11:56   좋아요 1 | URL
에고 아니에요. 좁은 생각이라뇨! 미미님도 유부만두님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뭘 잘못 생각하고 있었고 어떤 점에서 생각이 짧았는지도 깨닫지 못했을 것 같아요!
유부만두님 글 보면서 저도 느낀 건데요. 펄벅 대지 영화로 만든 데 주인공도 서구권 배우들이 중국인 분장을 한 거였잖아요. 그거 떠올려보다보니 물론 분장을 해서 원작 등장인물에 최대한 가까워 보이려는 거랑은 다르겠지만, 원작에서 재해석을 하고 나름의 주안점을 두고 캐스팅하는데, 누가 연기를 하든 뭐가 어떤가 싶어졌어요. 애초에 제작의도는 원작과 영상작품이 다를 수도 있고 이렇게 해석할 수도 저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고 애초에 인종차별이냐 다양성이냐 자체는 원작에서도 포인트가 아니었는데 몰입이 안 될 거 까진 없지 않겠느냐 싶어졌어요. 배우가 연기만 잘 하면 됐죠 뭐. ㅋㅋㅋ 쓰다보니 제가 완전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읽다보니 막 사극 대본이나 실록처럼 원전에 충실하고 고증 철저히 하고 그런 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말 자체도 클래식들 보다 훨씬 직설적이고 쉽게 적혀있어서 이제는 뭐 그냥 몰입하면서 읽는 중입니다. ㅋㅋㅋ
 
The Hate U Give (Paperback, Movie Tie-In, International Edition)
앤지 토머스 / Harper Collins USA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밑줄을 필기하다가 문득 Big Mav는 몇살인가 궁금해졌다. 17에 낳은 아들이 18세이면 물론 만 나이라 하여도 35-37세?? 헐. 여태 그래도 나보다 나이 많을 줄 알았어.
근데 나이키 플립플랍에 양말은 좀 아니지 않니. ㅠㅠ 그르지 마라. ㅠㅠ
이 사람은 자식 셋을 키우고 가게를 경영하는데 나는 뭐냐. 뭘 하고 산 거지;;; 170만원 준다는 계약직(커리어가 발전될 가능성이 없어보이고 내가 회사라도 또다른 계약직으로 갈아치울 거 같은 일) 들여다보고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다가 머리 복잡해 필기 시작했다가 뭔가 부러워짐. 현타가 여기서도 오다니. 내가 애를 낳으려면 일정기간 주사 일곱번 맞아야 하고 임신기간 내내 네번은 자가주사 놔야한단 생각에 요즘은 빨리 아이 낳은 사람이 또 그렇게 부럽다. 근데 그들 입장에선 엄청 힘들었을텐데. Maverick 이랑 Lisa가 아이들 잘 키워서 보기 좋고 마냥 부럽다. 기승전부럽. 다 부럽. ㅋㅋㅋ
Jodeci와 Tupac 감성 좋다. ㅋㅋㅋ 그래서 결국 앤지 토머스 작가님 좋다. 짱.

근데 자꾸 여기에 블로그처럼 트위터처럼 토막글 남겨도 되는 건가;; 이건 또 언제 다 필기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노트1-1. 밑줄만.

"그래도 그건…… 읽지 마세요."- P20

하지만 나는 아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왔던 나의 인간 됨에 대해서 적어도 한 번은 어떤 균열을 느낀적이 있다.- P22

"너는 인간이니?"- P24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사이보그로 여기가나 그에 비유하는 일은 드문 것 같다.- P26

내 삶을 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확히 그게 무엇인주방을 구경하며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나에게도 전환하는 도구들이 있다면 어떨까. 그때 내가 한 생각은 분명 소리를 듣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다. 소리를 들으려면 어느 날 갑자기놀라운 신약이나 치료법이 개발되고, 부작용도 없어야 할 텐데그런 걸 기대하지는 않았다. 나는 저 멀리 있는 최첨단의 기술,
의학의 획기적인 발전이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아이디어들이지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P32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은 엘리베이터 설치에 엄청난 기술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그곳이 장애인의 출입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건물의 문제를 뒤늦게 알아차리고 고치려다 보니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보도블록을 제대로 정비하고, 키오스크에 음성 안내를 포함하는 것은 미래적인 기술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주의를 기울이느냐 아니냐의 문제이고,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흔히 사람들은 장애를 치료할 과학기술과 의학의 ‘위대한’ 발전에 기대를 걸지만, 그렇게 멀리 가지 않더라도 장애인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선택지들이 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여전히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P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 [With Postcard] (Hardcover)
J. J. Abrams / Little Brown & Co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youtu.be/6BEe9a_fXA4
내용물 보여주는 영상

https://m.youtube.com/watch?v=60ksEdciNDg
이건 북 트레일러. 테세우스 배 작가 시점인데 아 입을 진짜로 꼬매는 장면이 있을테니 주의 부탁합니다. 좀 무서움.



책등에서 라벨이 툭 떨어졌다. 지금 발견해서 다행인가? 하긴 떨어지고 누군가 버리거나 이리저리 휩쓸려서 잃어버리면 나중에 속상했을 듯.

아 이 책은 위버스에서 보이는 외국 뮤지션 Gracie Abrams의 아부지 J.J. Abrams와 Doug Dorst가 쓴 S라는 책이다. 나는 영화 드라마를 안 봐서 스타트렉인지 스타워즈였는지 뭘 프로듀싱했는진 잘 모르겠다. 둘다 못 봤다. 책도 안 읽어보고.
물성을 사랑하는 책덕이라면 소장할 가치가 있을지도. 영어 몰라도.
액자식 구성의 소설인데 진짜로 ‘물리적으로 액자식’ 소설인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강조 ㅋㅋ)
소설의 이름은 S.
그러나 검은 종이 상자 안에 씰링된 책은 ‘테세우스의 배’ V.M. Straka가 썼다는. 그래서 이 책 검색시에 늘 곤란한 게 어느 곳에는 이 책 제목을 테세우스의 배로 해놔서 링크하기도 서평쓰기도 겁나 힘들었다는 후문(불가능). 이젠 어떨런지 모르겠네.

테세우스의 배는 S에서 등장하는 소설이다. 그래서 액자식 구성. 그런데 플롯과 정해진 텍스트로 쓰인 것은 테세우스의 배 뿐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소설의 모습을 띈 것은. 책 안에 텍스트로 채우고 있는. 근데 이 이게 겁나 재미없어요…. 읽기도 힘든데 기억도 안 나다니. 암호 메시지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기 전에 이미 머리를 꽉차는 가려움증. 대체 왜 이런 개고생을 하는데요. ㅠㅠ

이 테세우스의 배는 어느 대학 도서관에 있던 인기없는 책인데, 이 대학다니는 애도 아닌 소년이 메모해둔 것을 본 소녀가 메모로 말을 거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점점 작가 스트라카의 실종과 책의 내용을 실마리 삼아서 책에 자료를 끼워가며 대화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대화가 첫번째 대화 두번째 대화,세번째 대화… 등등이 다른 색 볼펜으로 되어있고 먼저 읽어본 외쿡 독자들이 순서까지 친절히 인터넷에 알려주긴 하지만 읽고 또 다시 되풀이 해 읽고 또 다시 처음으로 가야하고 둘이서는 손글씨로 쓰고 있어서 물론 또박또박 썼지만 밑줄을 치거나 줄을 긋거나 표시를 한 걸로 일반적인 소설의 묘사와 서술을 대신한다. 말해지지 않는 부분과 보여주는 부분으로만 이루어진 셈.
거기다 이 친구들이 주고 받은 냅킨, 사진, 엽서, 자료등은 책을 처음 받아 펼치면 해당 페이지에 꽂혀있는데 여기에 잘 ㅇ꽂혔던 해당 페이지를 넘버링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언젠가 반드시 한번은 책을 쏟아 내용물이 다 떨어져 나오는데 그 때 정신줄을 안 놓을 수 있다. 정리하다가 다른 책 집다가 이 책 집어서 책 등에 도서관 라벨이 떨어졌다. 끈끈이가 아니라 진짜 책 상하지말라고 풀로 붙였나봄. 아 이거 어떻게 하지.
책은 내가 험히 봐서 낡은 게 아니고 구매할 때부터 책등이 저렇게 닳아서 오니 불량 아님. 그도 그럴게 80년대 출판된 책이라는 가정 때문에. 스캇 피츠제럴드의 this side of paradise 였나. 난 그게 소설 구성에 있어 혁신적인 책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처음 보고 6-7년간은 이 책이 소설 혁신의 대빵이라고 생각함. 이 소설을 능가하려면 qr코드로 음악과 미술과 후각장치까지 가동시키고 타임워프 기능을 넣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종이가 노란데 진짜 옛날 책 종이가 아니라서 냄새는 안 난다. 옛날 책 냄새도 안나고 만지면 간지러운 것도 아니고 그냥 새 잡지 냄새 남.
49년에 이 책을 쓴 스트라카는 이 책을 쓴 뒤 실종하였다. 세계대전 직후니까 스파이란 설도 있고 어디서 스트라카가 어땠다 이런 거를 쫓아다니는 거다 보니깐 여기저기 현지에서 보내는 자료같은 것이 많은데, 그걸 저렇게 타이틀에 [with Postcard]라고 쓰다니. 뭔가 심플하면서 쿨한 느낌. 알라딘 쿨해. 좋아. ㅋㅋㅋ
대화는 재밌다. 그러나 카톡이나 페메 대화를 묶어 책을 하나 더 내는 건 어땠을까 싶다. 책에다 일일이 편지를 쓰는 거의 한계는 보통 우리가 대화를 이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뭐라 해야하지?
가령,
야, 327쪽의 근거는 67쪽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봤어.
뭐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러니깐 실마리를 찾는 것은 테세우스의 배 페이지 순대로 가는 게 아닐텐데. 뭐랄까 아브람스 아재 아이디어는 좋은데 더그 도스트님이 페이지 순대로 자료와 대화를 배치하기 위해서 스토리 고심했을 거 생각하면 좀 암담하다. 보통 으샤으샤로는 같이 해볼 생각을 못 냈을 거 같은. 물론 대화 한타임 끝나면 다시 되돌아오긴 하지만 그래도 예를 들어 검정-파랑펜 대화를 따라간다, 했을 때 앞에 나온 이야기에 이어지는 부분이 분명 있고 뒤에 나올 이야기는 절대 앞에서 해결이 안된다. 긍까 뭐랄까 순차적이다. 한 사람이 읽었을 때 쭉 쓰고 그걸 받아본 다른 애가 쭉 쓰고 한 게 아니라 수업시간에 노트 숨겨놓고 서로 순서대로 적어내려가는 거에 가깝다. 이거는 작가님들이 포기했나보나.
뭐라뭐라 설명하면 다음 애가 그래? 왜? 그러면 그 밑에 그에 대한 설명이 같은 색으로 좔좔. 근데 책을 한사람이 가져갔다가 다른 사람이 다른 날 그 책을 발견하고 그러는 거면 그렇게 50년은 오고가야 책 한번 끝마칠듯 해서.
감안하고 보는 거지만 참…

다시 읽어볼까?
근데 난 스트라카 문체가 너무 어려워. 아니, 재미가 없어…. 분명 별 다섯개인데 과거에 별 세개를 때렸다니 테세우스의 배가 재미없긴 엄청 재미없었나보다. ㅋㅋㅋ
다시 읽어도 배 안의 선원들이 죄다 입을 꼬매고 있어서 쟤들은 밥을 대체 어떻게 먹을 것인가? 나 생각하면서 집중을 못 할듯. 근데 이런 컴컴한 이야기를 번역체로 역자 서문에 레퍼런스까지 쓰면서 456페이지나 쓴다는 건 진짜 리스펙트. 거기에 깨알같이 하나하나 수다 떠는 걸 배치해 다른 필체와 색으로 낙서를 연출한 것도 리스펙트. 진짜 이 책은 박수 받아야 마땅한데 그만큼 하품의 기억이 있어서 복잡한 심정.
아… 책 하나 굴러떨어져서 이런 글을 쓰며 한눈팔다니.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1-01-28 0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르소나님! 아 이거 도서관에서 빌리신건데 이런 상태인거 맞죠?! 뭔가 번거로울듯 한데 꺼내보는게 재밌을것도 같아요. 근데 재미없다니 음음. 🙄그리고 누가 낙서한게 아니고 이런 책인가요??(질문이너무많아죄송ㅋㅋ)

Persona 2021-01-28 10:55   좋아요 1 | URL
컨셉이에요. 대출도서라고 도장 찍혀있고 뒤에 대출카드 같은 스탬프도 잔뜩 찍혀있어요. 51년 부터 2000년까지요.
S의 두 주인공이 대학 도서관에서 이 책을 각자 우연히 발견해요. 그 책을 우리가 실제로 보는 컨셉이랄까요? 폴라드 주립대 도서관 책인데요. 테세우스의 배는 동유럽사람인가? 독일사람인가 암튼 스트라카라는 사람이 쓴 책을 칼데이라라는 사람이 미국 뉴욕에서 번역한 책이에요. 근데 스트라카가 이중 스파이인가 그럴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칼데이라가 쓴 서문부터 수상한 게 가득한 거에요.
두 애가 이 책 여백에 책 내용을 채워가는 거에요. 그걸 다른 소설 같으면 작가가 묘사와 서술로 글을 썼을거잖아요? 여기는 먼저, 49년도에 나온 이 책을 2000년 이후의 어느날에 에릭이 쎄벼서(?) 자기 혼자 주석과 감상을 적으며 수상쩍다고 생각하는 걸 문학 전공 학부생 제니퍼가 발견해요. 애초에 책 아주 첫장 간지부터 이 책 발견하면 서가가 아니라 워크룸에 갖다 놓으란 이상한 요구를 하고 공공물에다가 왜 이렇게 하냐고 제니퍼가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결국 생각 공유하자면서 여백에 필담이 생겨나기 시작해요. 이게 다 초반부터 여백에 적혀있어요. 제가 낙서하는 게 아니고요. ㅋ
이 책 여백에 쓰인 것과 자료를 보는 활동은 재미있어요. 처음에 연필만 따라가고 파랑 검정 글짜 따라가고 뭐 그런 게 귀찮진 않거든요? 그리고 오래된 신문 스크랩, 냅킨, 대학 리포트 용지, 카드, 엽서, 사진이 흑백도 있고 컬러도 있고 재미나요. ㅋㅋㅋ
그러나… 읽다보면 테세우스의 배를 먼저 읽어야지 되겠구나 생각이 드는데 이게 재미가 없단 뜻이었어요. 작중 스트라카의 책이요. 근데 겉에서 보이는 건 스트라카 책 뿐이니까 내용 전체가 재미없는 거 처럼 느껴져요. ㅋㅋㅋ
아무튼 상당히 구성이 재미져요. 이 자료를 토대로 소설이 나와야 하는데 자료를 풍부하게 해서 독자가 알아서 미스터리의 내용을 구성하게끔 한달까요?

미미 2021-01-28 11:0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보고도 믿기지 않아서 여쭤본거였는데 기발하네요!!정말! 중고로 구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어요.
(새책 가격이!!)
덕분에 새로운 발견을 한 기분이예요~♡

Persona 2021-01-28 11:24   좋아요 0 | URL
덕분에 가격을 봤네요. 헐! 처음 나올 땐 45000원 정도였는데 환율 때문인가봐요. ;;; 4만원 때도 비싸긴 했지만 들어가는 자료랑 컬러들이랑 빈티지 책 같은 비주얼 보면, 자료들이 페이지마다 들어가는 것도 사람이 일일이 작업했을 거잖아요? 이 책은 유명인이 썼음에도 번역서가 안 나오겠다 싶었었어요. ㅠㅠㅋㅋㅋ

Persona 2021-01-28 11:32   좋아요 0 | URL
https://youtu.be/6BEe9a_fXA4
내용 보여주는 영상이에요.

https://m.youtube.com/watch?v=60ksEdciNDg
이건 북 트레일러고요. 궁금해하실 거 같아서 올려봅니다.

본문에 써야겠네요. ㅋㅋ

미미 2021-01-28 11:34   좋아요 1 | URL
오 감사해요! 완전 궁금하던 참이었어요ㅋㅋ
하나더요! 이거 도서관에는 절대 없을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1-01-28 11:38   좋아요 1 | URL
도서관! 그렇네요! 맞네요. ㅋㅋㅋ 도서관에서 사이사이 끼워진 저 자료들을 아카이빙 못 할 거 같긴 합니다. ㅋㅋㅋ 그래서 헌책이 나와도 다시 비닐래핑해야할 거 같고요. 자료 다 맞게있나 확인해야할텐데 일반적인 서지 정보엔 포함이 안 돼있으니 그럴 수 있으려나 싶기도 합니다;; 이거 이북 나온다고 할 때도 대박이다 어떻게 이걸 전자책으로 만드냐 싶었어요. ㅋㅋ

미미 2021-01-28 11:52   좋아요 1 | URL
어머 이북이라니 그것도 또 놀랍네요!ㅋㅋㅋㅋㅋㅋ덕분에 오늘 큰 즐거움을 얻었어요. J.J.에이브럼스의 구상이란것 부터 모두 다 신기해요. 까도까도 놀라움요ㅋㅋㅋ👍

scott 2021-01-28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르소나님 이책은 내용이 재미가 없다해도 어딘가 소장 가치가 있어보여요 골동품 가게 진열대에 올려져 있을것 같은 스멜이 ㅋㅋㅋ

Persona 2021-01-28 10:33   좋아요 1 | URL
대화는 재미있어요. 진짜 소장가치 충분히 있고요. 이거만 보면 막 벅차오릅니다.. ㅋㅋㅋ 근데 소설 안의 테세우스의 배가 재미없었다는 거 뿐이죠. ㅋㅋㅋ
 
Still Alice (Paperback)
리사 제노바 지음 / Gallery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s://n.news.naver.com/article/421/0005132122
알츠하이머랑 관련돼 참 좋은 소식.

이 책이 생각났다. 공학 과학 의학을 공부한 사람도 거슬리는 것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 움화하하하하! 작가님이 바로 전공자이시기 때문. 근데 슬프긴 엄청 슬프다. 공포에 가깝기도. 알츠하이머를 하버드대에서 연구하는 교수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하나둘 기억을 잃어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러프컷으로 20000원 정도에 샀으니 이 책이 맞는 거 같다.

어쨌든
오늘은 신오쿠보역 사망사건 20주년 되는 날이라 참 그랬는데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될 수도 있는 기전을 발견했다니 막 멋있다. 오늘도 세상을 구하는 사람이 있구나.

쓰러진 이를 위해 선로에 뛰어든 고 이수현 씨와 세키네 시로 씨의 명복을 빕니다. 덕분에 스크린도어나 대피 공간등 안전장치가 많이 마련된 거 같다. 당시만 해도 자살하는 사람 있으면 전철이 선로 이탈해서 기우뚱한채로 몇 분을 갇혀있고 했었던 끔찍한 기억이 참 여럿있는데 요즘은 지하철이 위험하다고 느낄 때는 딱 이상한 사람 있을 때 뿐인 거 같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의로운 삶을 살 수는 없을 거 같아서 그저 대단하고 죄송하고 고맙고 미안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파엘 2021-01-27 2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러프컷으로 나온 원서들을 좋아해요. 뭔가 더 고풍스럽고 독특하면서 매력적이죠 ㅎㅎ

Persona 2021-01-28 00:08   좋아요 3 | URL
맞아요맞아요! 무엇보다 손도 베이지 않고요. 보들보들한 페이지 모서리가 괜히 안정감도 주고 책(먼지) 냄새에 푸근한 느낌도 들고요. ㅎㅎㅎ 페이퍼백이라도 러프컷이면 괜히 마음이 뿌듯하고 풍족해지는 거 같은데 당장 읽을 땐 비싸기도 하고 부피 차지하는 게 부담돼서 페이퍼백 헌책 아니면 이북위주로 사게되니 그게 좀 아쉬워요. ㅎㅎㅎ 우리나라 책이 바지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문고판이나 더 쉽게 산화되는 저렴한 종이로 만든 값싼 페이퍼백 나오면 좋겠다 싶은데 반면 어차피 소장본이면 러프컷도 있음 좋을 거 같아요. 정말 덕질하는 작가들 거는 다 러프컷으로 모으게요. ㅎㅎㅎ 저는 워터프루프 리커버 다 필요없고 러프컷 나오면 좋겠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