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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With Postcard] (Hardcover)
J. J. Abrams / Little Brown & Co / 2013년 10월
평점 :
https://youtu.be/6BEe9a_fXA4
내용물 보여주는 영상
https://m.youtube.com/watch?v=60ksEdciNDg
이건 북 트레일러. 테세우스 배 작가 시점인데 아 입을 진짜로 꼬매는 장면이 있을테니 주의 부탁합니다. 좀 무서움.
책등에서 라벨이 툭 떨어졌다. 지금 발견해서 다행인가? 하긴 떨어지고 누군가 버리거나 이리저리 휩쓸려서 잃어버리면 나중에 속상했을 듯.
아 이 책은 위버스에서 보이는 외국 뮤지션 Gracie Abrams의 아부지 J.J. Abrams와 Doug Dorst가 쓴 S라는 책이다. 나는 영화 드라마를 안 봐서 스타트렉인지 스타워즈였는지 뭘 프로듀싱했는진 잘 모르겠다. 둘다 못 봤다. 책도 안 읽어보고.
물성을 사랑하는 책덕이라면 소장할 가치가 있을지도. 영어 몰라도.
액자식 구성의 소설인데 진짜로 ‘물리적으로 액자식’ 소설인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강조 ㅋㅋ)
소설의 이름은 S.
그러나 검은 종이 상자 안에 씰링된 책은 ‘테세우스의 배’ V.M. Straka가 썼다는. 그래서 이 책 검색시에 늘 곤란한 게 어느 곳에는 이 책 제목을 테세우스의 배로 해놔서 링크하기도 서평쓰기도 겁나 힘들었다는 후문(불가능). 이젠 어떨런지 모르겠네.
테세우스의 배는 S에서 등장하는 소설이다. 그래서 액자식 구성. 그런데 플롯과 정해진 텍스트로 쓰인 것은 테세우스의 배 뿐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소설의 모습을 띈 것은. 책 안에 텍스트로 채우고 있는. 근데 이 이게 겁나 재미없어요…. 읽기도 힘든데 기억도 안 나다니. 암호 메시지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기 전에 이미 머리를 꽉차는 가려움증. 대체 왜 이런 개고생을 하는데요. ㅠㅠ
이 테세우스의 배는 어느 대학 도서관에 있던 인기없는 책인데, 이 대학다니는 애도 아닌 소년이 메모해둔 것을 본 소녀가 메모로 말을 거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점점 작가 스트라카의 실종과 책의 내용을 실마리 삼아서 책에 자료를 끼워가며 대화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대화가 첫번째 대화 두번째 대화,세번째 대화… 등등이 다른 색 볼펜으로 되어있고 먼저 읽어본 외쿡 독자들이 순서까지 친절히 인터넷에 알려주긴 하지만 읽고 또 다시 되풀이 해 읽고 또 다시 처음으로 가야하고 둘이서는 손글씨로 쓰고 있어서 물론 또박또박 썼지만 밑줄을 치거나 줄을 긋거나 표시를 한 걸로 일반적인 소설의 묘사와 서술을 대신한다. 말해지지 않는 부분과 보여주는 부분으로만 이루어진 셈.
거기다 이 친구들이 주고 받은 냅킨, 사진, 엽서, 자료등은 책을 처음 받아 펼치면 해당 페이지에 꽂혀있는데 여기에 잘 ㅇ꽂혔던 해당 페이지를 넘버링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언젠가 반드시 한번은 책을 쏟아 내용물이 다 떨어져 나오는데 그 때 정신줄을 안 놓을 수 있다. 정리하다가 다른 책 집다가 이 책 집어서 책 등에 도서관 라벨이 떨어졌다. 끈끈이가 아니라 진짜 책 상하지말라고 풀로 붙였나봄. 아 이거 어떻게 하지.
책은 내가 험히 봐서 낡은 게 아니고 구매할 때부터 책등이 저렇게 닳아서 오니 불량 아님. 그도 그럴게 80년대 출판된 책이라는 가정 때문에. 스캇 피츠제럴드의 this side of paradise 였나. 난 그게 소설 구성에 있어 혁신적인 책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처음 보고 6-7년간은 이 책이 소설 혁신의 대빵이라고 생각함. 이 소설을 능가하려면 qr코드로 음악과 미술과 후각장치까지 가동시키고 타임워프 기능을 넣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종이가 노란데 진짜 옛날 책 종이가 아니라서 냄새는 안 난다. 옛날 책 냄새도 안나고 만지면 간지러운 것도 아니고 그냥 새 잡지 냄새 남.
49년에 이 책을 쓴 스트라카는 이 책을 쓴 뒤 실종하였다. 세계대전 직후니까 스파이란 설도 있고 어디서 스트라카가 어땠다 이런 거를 쫓아다니는 거다 보니깐 여기저기 현지에서 보내는 자료같은 것이 많은데, 그걸 저렇게 타이틀에 [with Postcard]라고 쓰다니. 뭔가 심플하면서 쿨한 느낌. 알라딘 쿨해. 좋아. ㅋㅋㅋ
대화는 재밌다. 그러나 카톡이나 페메 대화를 묶어 책을 하나 더 내는 건 어땠을까 싶다. 책에다 일일이 편지를 쓰는 거의 한계는 보통 우리가 대화를 이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뭐라 해야하지?
가령,
야, 327쪽의 근거는 67쪽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봤어.
뭐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러니깐 실마리를 찾는 것은 테세우스의 배 페이지 순대로 가는 게 아닐텐데. 뭐랄까 아브람스 아재 아이디어는 좋은데 더그 도스트님이 페이지 순대로 자료와 대화를 배치하기 위해서 스토리 고심했을 거 생각하면 좀 암담하다. 보통 으샤으샤로는 같이 해볼 생각을 못 냈을 거 같은. 물론 대화 한타임 끝나면 다시 되돌아오긴 하지만 그래도 예를 들어 검정-파랑펜 대화를 따라간다, 했을 때 앞에 나온 이야기에 이어지는 부분이 분명 있고 뒤에 나올 이야기는 절대 앞에서 해결이 안된다. 긍까 뭐랄까 순차적이다. 한 사람이 읽었을 때 쭉 쓰고 그걸 받아본 다른 애가 쭉 쓰고 한 게 아니라 수업시간에 노트 숨겨놓고 서로 순서대로 적어내려가는 거에 가깝다. 이거는 작가님들이 포기했나보나.
뭐라뭐라 설명하면 다음 애가 그래? 왜? 그러면 그 밑에 그에 대한 설명이 같은 색으로 좔좔. 근데 책을 한사람이 가져갔다가 다른 사람이 다른 날 그 책을 발견하고 그러는 거면 그렇게 50년은 오고가야 책 한번 끝마칠듯 해서.
감안하고 보는 거지만 참…
다시 읽어볼까?
근데 난 스트라카 문체가 너무 어려워. 아니, 재미가 없어…. 분명 별 다섯개인데 과거에 별 세개를 때렸다니 테세우스의 배가 재미없긴 엄청 재미없었나보다. ㅋㅋㅋ
다시 읽어도 배 안의 선원들이 죄다 입을 꼬매고 있어서 쟤들은 밥을 대체 어떻게 먹을 것인가? 나 생각하면서 집중을 못 할듯. 근데 이런 컴컴한 이야기를 번역체로 역자 서문에 레퍼런스까지 쓰면서 456페이지나 쓴다는 건 진짜 리스펙트. 거기에 깨알같이 하나하나 수다 떠는 걸 배치해 다른 필체와 색으로 낙서를 연출한 것도 리스펙트. 진짜 이 책은 박수 받아야 마땅한데 그만큼 하품의 기억이 있어서 복잡한 심정.
아… 책 하나 굴러떨어져서 이런 글을 쓰며 한눈팔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