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밋빛 인생이었구나.
중학교 땐가 고등학교 때 청소년들이 볼 법한 잡지에서(뭔지 기억은 안남) 헤드윅과 루도빅을 만났다. 근데 영화는 기억이 안나고 잡지에서 본 장면은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을 읽다가 검색해보니 그 장면이 나왔다.
톰보이나 천하장사마돈나나 그러고 보면 나는 퀴어라고 생각도 안하고 영화를 보았던 거 같다. 마이걸이랑 똑같이 설레며 보았던 거 같고. 인천이 나와서 반갑다고 보고 여학교에도 남자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으니 남학교도 그렇겠지 뭐 그 정도로 보았던 거 같다. 인천이 배경인 영화를 보는 게 좋다. 많은 부분이 너무 빠르기 바뀌니까. 써니에 나오던 폐허같은 제물포 시장도 천하장사 마돈나에 나오는 동산고나 풍미나 공자상 같은 것도 그렇고. 피아노 조민수 집으로 나온 제물포 구락부나 남자사용설명서에 나오던 이시영집이라는(보진 못함) 히스토리 카페는 내 기억에도 잘 남아있다.
제일 좋아하는 건 고양이를 부탁해였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것이 북성포구인데 그게 요즘 가면 또 바뀌어있다. 영화엔 남았다. 낮보다는 밤에 더 멋지고 자연물이라기보단 쓸쓸한 불빛과 공장연기가 다른 세상인 양 하는 인공물이지만.
책을 덮고 북성동에 가고 싶어졌다. 그림 막 그리기 시작할 때 종이랑도 안 친했을 때 ㅋㅋ 수첩에 그렸던 동네인데 다시 한번 그려보고도 싶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