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생각났다. 거기도 시장에서 만난 아줌마인지 지나가던 누구를 보고(쫓아가니 매춘부였던 거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성적으로 흥분한 청소년인 내가 나오는데 너무 우아하게 써서 개웃겼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도 첫 문단부터 웃겨버리는데 말투가 넘 개정색. 개딱딱.
독자가 넘 무식해서 죄송할 정도다. 말투 저렴하네.

어제부터 계속 산책길이 기묘했다. 나는 사실 활동사진이나 사진으로 보는 살아있는 것들은 싫지 않다. 아니 살아있지 않은 것들도. 그렇지만 실물로 살아있는 것이 내 옆에 있는 게 싫다. 애완 식물이 있었는데 걔가 배신했다고 느낀 이후로 살아있는 것에 별로 정이 안간다. 거기다 나를 만만하게 여기는 동물들 딱 질색인데 그래서 개를 안 좋아한다. 싫어할 이유는 없지만 싫은데 계속 하는 건 범죄라고 가르치고 싶어질 정도로 나를 알게된 개들은 엄청 조르고 보챈다. 기빨려. 그런데 내가 피하고 싶은 그 개들이 어제부터 자꾸 따라오고 눈마주치고 말을 거는 것이다. 육성으로 어느 개에게 어우 싫어, 라고 했다. 그 반려인에게 미안하다. 으르렁 거리고 하는 게 아니라 갑자기 반려인이 잡던 목줄을 탈출해 내 앞으로 와서 빤히 보고 한 마디 한다. 왈! 내가 가려고 하면 길을 막고 또 왈 한다. 그게 꼭 어이 형씨, 하고 시비터는 거 같아서 좀 무서움.
아무튼 어제부터 모든 형용사에 개를 붙이기 시작했다. 하다못해 어제 엄마가 산 햇 생강도 개깨끗했다.

번역서는 없는데, 누구나 인용하는 소설에 대한 글쓰기에 대한 인용글이 어디 나오나 궁금했는데 이미 첫문장에 나와버리네.

처음 문장 졸라 있어보이는데 한동안 딴 생각 못하도록 3분은 씹을 수 있는 빵을 입에 넣고 눈에 힘빼고 잡 생각 빼고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화자가 웃겼다.
‘좋은 글은 도입이 한 세개 쯤 있고 결말은 그 백배쯤 있어야지. 이응이응.’
독특한 생각이긴 하지만 요즘은 메타 시나 메타 소설도 많이 나오고 뭐랄까 자다 깨서 라면 먹고 부은 눈으로 차분하게 식은 치킨 뜯으면서도 할 수 있는 말 같아서.
그리고 곧 세 개의 도입을 쓴다는 작가. 나는 세 개의 이야기를 만날 것이고.
Swim-Two-Birds라는 뜻의 게일어/아이리시어 명칭이 있었다던 쉐넌 강이 궁금하다. 일단 더블린이 궁금하다. 가보고 싶으나 먼 여행 안 좋아하는 나는 살면서 가보긴 할까 싶다. 서울만큼 재밌는 곳이 세상에 많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넘나 세상을 앞선 것이다. 39년판 웹드라마나 TV인생극장 같은 것. (그래 결심했어!)

그러나 제임스 조이스와 마찬가지로 한문장 읽는데도 책 읽는 게 쉽지 않은 나는 벌써 기운이 빠졌다.


tmi지만 나는 r을 원래 1번처럼 썼다. 그러나 러시아어를 배운 이후로, л,г와 구별해 r,을 쓰려고 하는데 자꾸 아직도 r쓸 때 게와 엘처럼 쓰는 것 같다. 성급함을 자제하면 이럴 일도 없긴 하겠지. 엉터리 필기체인 거 잘 알고 있는데 지적받을 때마다 좀 무안하다. ㅋㅋㅋ 영어 잘하는 반기문이나 청하 보고 발음 지적하는 거 보는 거 같아서. 그렇다고 내가 영어 잘한다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같은 한국인 쪼 있는 사람들끼리 거 너무 지적하진 맙시다. ㅋㅋ 막 이런 심정. ㅋㅋㅋ

tmi2 오늘 장갑은 가오나시 장갑이 되고 싶었으나 되지 못한 녀석이다.
도안은 무료다.
https://www.ravelry.com/patterns/library/no-face-mittens
원래 인따르시아 기법으로 가오나시 얼굴을 박아야 하는데 내가 인따르시아를 모른다. 왔다갔다 하면서 저 가오나시 얼굴을 박으려고 했는데 다른 무늬가 없어 콧수을 세야 하는데 그런 계산이 너무 귀찮아서 그냥 평범한 마대자루같은 장갑이 되어버렸다. 손부분이 크고 엄지는 아주 작고 게다가 투 스트랜드 이상이 아니고 실 하나로 짜버리니 정작 추운 겨울엔 못 낀다. 손모아 장갑이 아니고 워머 손싸개 같은 느낌.

대파 사러 가야 하는데 수틀린 거 같다. 780원에 살 기회 오늘 뿐인데.


그로하닷. 이건 한 문단 읽고 쓰는 독서일기. ㅋㅋㅋ



1. 푸카 맥피릴리미이
2. 존 퍼리스키이
3. 핀 맥 쿨
맞게 읽는 건지 모르겠다. 찾아봐야지. 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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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27 17: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센과 치히로
페로소나님 센스 ^^

돌Persona 2021-11-27 19:56   좋아요 2 | URL
정작 센과치히로를 저는 안 봤는데 가오나시는 스크림에서 나오는 거랑 다르게 귀여워 보이더라고요? ㅎㅎ 근데 진짜 얼굴 없는 장갑이 됐어요. ㅋㅋ케

미미 2021-11-27 18: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악♡.♡ 가오나시 너무 귀여워요!!!!

돌Persona 2021-11-27 19:57   좋아요 2 | URL
저도 귀여워서 도전했는데 가오나시의 가오를 뺀 장갑이 됐어요. ㅋㅋ

프레이야 2021-11-29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꺄악 손뜨개 장갑이랑 넘 이뻐요. 색상도 곱고 배색도 귀엽고 아고 사랑스러워라. 책과 손뜨개 어울리는 조합이에요. 러시아어 ㅠ 대단해요 저 어려운 걸. 대파는 사오셨나요 ㅎㅎ

돌Persona 2021-11-30 22:5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러시아어는 인사하고 여행다닐 정도로만 해서 책은 못 읽어요. ㅋㅋㅋ 부닌 사놓고 10년째 멀뚱멀뚱인데요. 러시아어 하면 좋을 거 같긴 한게 러시아는 해적판이 많아서 그런건지 도서 정가제가 없어서인지 되게 책이 싸더라고요. _ 이북도 궁금한 거 찾아보면 몇 백원에서 몇 천원이고요. 그런데 아직 못 읽습니다. 호텔 어디입니까 감사합니다 얼마입니까 이런 거만 알아서 ㅋㅋㅋㅋ 시제 모르고요. 에고.
저때 대파는 실패했어요. 8시 땡하면 돌진해야 했는데 점심 이후 가니 이미 780원짜리 대파는 동이 났더라고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