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te U Give (Paperback, Movie Tie-In, International Edition)
앤지 토머스 / Harper Collins USA / 201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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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러가 쓴 리뷰.

불편한 부분이 두 군데 정도 있었지만 그래도 금방 까먹을 정도로 괜찮다. 어쨌든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대화가 필요하다.

일단 나는 외국인 나오는 방송에서 ‘한국인 다 됐네’라고 말하는 것이 불편한 불편러다. 그 말이 있기 전엔 그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이지만 동시에 한국 사람과 문화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말이 나오는 순간 결국 어쨌든 한국인이 아니라는 말이 내포돼 있어서 이전까진 한국인 아니었다, 그런 벽을 치고 할 수 있는 말 같아서. 한국인 같단 말도 그렇다. 영원히 한국인이 될 수 없단 말 아닌가. 그 말을 귀화한 한국인에게 하는 건… 아이코 두야….대체 그 문화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왜 그 문화를 가진 민족/국적이어야 한단 말인가?
우스갯소리로 나는 중국인을 닮았단 말을 참 많이 들었고 중국인 유학생들과 그들의 고향음식을 먹으러 가면 꼭 나에게 중국어로 질문하는 그런 경우도 많았다. 한국인들은 영어로 물어본다. 또 중국에서 온 불체자로 멋대로 오해한 집단에게서 납치까지 당할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런 말을 들으면 복잡 미묘하다. 게다가 납치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 일본인으로 오해받아서다. 다른 나라 사람 취급 받는 것은 그게 좋은 나라든 아니든 그냥 기분이 나쁘다. 나 스스로 그것을 개그화 하긴 하지만, 방송을 볼 때마다, 특히 외국인을 내세워 한국문화 체험 시키는 방송들을 볼때마다 머리가 좀 복잡해진다. 음식이든 문화든 싫어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도 거의 보여주지 않고, 무조건 좋아요. 맛있어요. 엄지척 반응만 보여주고, 한국인들은 이렇게 해, 하며 강요하는 것도 그렇고 그런 걸 시키면서 국뽕 차는 것들 보면 그냥 이상하다.
그런 방송의 조상 격인 브루노 보쳉 방송을 보았을 때도 그냥 내눈엔 시골에서 지속적으로 차별받는 두 외국인을 보고 있는 거 같아서 그들을 보고 웃는 내가 너무 나쁘다고 느끼기도 했었다. 그 땐 해외여행 자체가 좀 낯선 것이라 외국인들 보는 거 자체가 생소한 경험이긴 했지만 말이다. 중국인에겐 꼭 ‘쭝국인이야?’하고 천천히 또박또박 물어본다. 그건 20대의 나에게도 그랬다. 꼭 중이 아니고 쭝, 으로 해서 물어본다. 그게 쭝궈렌엔 더 가깝겠지만, 어쩐지 맞다고 하면 짱깨, 되놈 떼놈, 왜놈 다 나올 거 같기도 하고.
여튼.
이 책에서도 크리스가 그런 담당이다. 백인인 크리스를 보고 넌 그냥 흑인이야, 하며 농담을 하는데 물론 답답함 스타와 흑인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거의 크리스로 대변되긴 하지만 그래도 서로 다른 상태에서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최선이지 한 사람이 백인처럼 보여도 속은 흑인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좀 거슬렸다. 그런 말 없이도 충분히 마음 열고 서로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지 않나 싶어서.
그래도 인권이나 레이시즘에 관한 책 읽다보면 그런 정도로 우리를 잘 이해해주는 외부인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로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내내 걸리는 것은 늘 당사자성인 거 같다. 흑인같다고 말하기 전에 계속 스타는 크리스에겐 당사자성이 없음을 말한다. 내가 너무나 속하고 싶은 세계에 있는 남자친구여서. 크리스 너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나의 또다른 게토의 정체성이기에 너에게 고백하지 않았노라고 말하거나 넌 몰라. 나를 구성하는 이 절반을 너는 이해할 수 없어, 혹은 너만은 모른 채로 남았으면 좋겠어, 하면서 나중엔 크리스를 캠페인에, 게토에 동참시키면서 완전 흑인이나 다름없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그래서 이 부분이 아쉬웠다. 왜냐면 그런 농담을 해봤자 크리스는 끝내 당사자성을 가질 수 없는 상태인데 그런 상태에서 당사자들이 그런 농담을 하는 것. 당사자성은 존중받아야겠지만 이런식의 농담은 당사자성을 캐노나이제이션 시키고 고립시키는 거 같다. 너 완전 한국인 같다. 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그 뒷면에 네가 뭘 알아, 가 같이 존재하는 그런 상황 아닌가. 아이고 난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너를 지칭하는 말을 하는 것도 고민스럽네. ‘네가’가 맞는데 가요프로그램들은 아프리카계들이 보는 걸 염두해 자꾸 ‘너가’로 자막들을 쓰시니 맞춤법이 이제 그렇게 돼 가는 거 아닐까 싶어져서.
암튼.
유튜브를 볼 때도 성정체성에 혼란이 온다/난 오늘부터 게이야/ 형/오빠// 누나/언니 바꿔부르는 반응을 칭찬처럼 하기도 하고, 위에서처럼 민족이나 국적을 지칭하며 넌 ㅇㅇ나 다름없어라는 식으로 당사자들이 내집단인 거처럼 ‘인정’해주는 경우는 많이 봤는데,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넌 참 이해심이 많구나’하는 건 들었지만, 야, 오늘부터 너도 농인이나 다름 없어, 뭐 이런식으로 이해를 잘 받았다고 감사하는 표현으로 저런 말을 하는 건 본 적이 없다. 무언가 이런 말 한마디 안에 엄청난 차별과 모욕이 숨어있는 것 처럼.
뭐 암튼 그렇다.

그리고 무슨 사건이 일어나면 movement 가 아닌 riot이 되곤 하는데 그만큼 흑인들의 삶이 궁핍하다 보니 처음엔 블랙 소유 아닌 거 위주로 털고 화재일으키고 한다는 것을 얼핏 이해는 하겠는데 그게 또다른 인종혐오를 재생산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자꾸 든다. 솔직히 동양 여자가 여행가면 쉽게 성추행이나 인종차별적 발언 하는 게 유럽계만 있는 건 아니잖아. 물론 서울에선 여자들이 쉽게 벌려준다는 식의 말을 못알아들으리라 생각하고 영어로 뻔뻔하게 했던 강사놈은 유럽계였으나;; 이태원에서 버스 타는데 내 허리랑 엉덩이를 만졌던 사람도 아프리카계였고. 인종혐오 재생산 아닌가에서 너무 딴데로 빠진듯; 다시 돌아가서;;;
역시 이건 총문제인가. 아무리 못사는 동네라도 여기에선 비교적 심각한 폭력사태로 안 가는게. 아니면 사실 우리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이 아니라 위로부터의 운동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도 잠깐 든다. 시위를 하면 꼭 도와주는 단체가 있는데, 같은 피해를 입거나 같은 노동을 한 사람이 아니다. 오프라 씨처럼 인권변호사가 이끄는 단체도 아니고 노무사가 이끄는 단체도 아니다. 자문 변호사나 노무사는 있었지만. 어쨌든 시위 현장에서의 전략은 많이 알지만 업계특성과 당사자들의 이해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나는 실제로 한 시민단체장의 집에 가본적이 있다.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노동환경에 대해 말 안해도 안다는 식이었고 제대로 듣지도 않고 떼쓰기처럼 보이는 여러 시위 전략을 구사하는 사람이었는데 사는 집이 궁전 같아서 급 위화감을 느꼈었다. 진짜 아래로부터의 운동이 되려면 스타처럼 피해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하는 건가? 정말 내 말을 관철 시키기 위해서 폭력도 불사하는 것이 맞는가? 소설은 억울한 걸 speak out하라는 것만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스타의 일로 격분한 가든하이츠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갱들까지 참여하여 riot을 일으키는 걸 보면 좀 폭력적이기도 하고. 생존을 위해 복싱을 가르치는 아빠 모습을 보면 살기 위해 거칠게 자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폭력적이게 될 수밖에 없겠다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내 억울함을 듣게 하려고 패서라도 말해줘야한다는 거엔 여전히 반대라 이것도 생각이 참 많았다. 조금이라도 더 평화적으로 할 수 없을까? 물론 먼저 최루탄 던진 경찰에게 다시 최루탄 던져주는 건 솔직히 난 폭력이라고는 생각 안한다. 그렇지만 Black owned가 아닌 가게와 건물을 왜 불을 지르지? 인종이 다르더라도 이 사건에 스타 편일 수도 있잖아.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 비합법적인 그래피티를 싫어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남의 소유물에 손을 대서라도 내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는 게 마뜩잖다. 그래피티는 원래 불법이고 스트릿 아트라는 걸 이해는 한다. 누군가 내 가게 셔터에 밝고 예쁘고 귀여운 걸 그려주는 거면 모르겠는데 서울에서 늦은 시각 셔터마다 징그럽게 생긴 양아저씨를 보면 너무나 공포스럽다. 셔터에만 낙서하면 몰라. 대리석 건물에 낙서하는 건 참 지나가는 행인인데도 화가 난다. 예쁘지 않아서 그런가? 메시지를 모르겠어서 그런가? 싫다. 글벗서점 건물에 그려져 있는 것과 망원동 기업은행 사거리 쪽에 그려진 셀카봉 든 세종대왕님 같은 위트있는 그림은 좋다. 근데 자기 영역 표시한 것 같은 그림은…그냥 개 같다. 원래 남이 소유한 건물이잖아. 내가 약자고 내가 가진 게 없으면 남에게 해를 끼쳐도 되고 뚜까패도 된다는 논리 자체가 싫다. 이래서 내가 가게를 하고 싶단 생각을 일찍이 접은 거 같다. 아 근데 취직도 안 돼.
하나는 너 흑인이나 다름없다였는데 또다른 이질감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고 계속 헛소리만 쓰네.

여튼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인 건 헤일리 발언 중 하나인데, 물론 헤일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을 싸긴 했다.
중국인들은 중추절에 고양이를 먹는다며? 농담이야 농담.
요 이야기로 찾아보니 우리 나라도 관절염에 좋다고 나비탕과 고양이소주를 먹는다는 거다. 솔직히 나는 필요만큼 취하는 게 맞는 거 같고 사냥했던 원시시절만큼 현대인들이 움직이는 건 아니니 고기 한판! 하는 식으로 먹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정도인데, 실제로 나와 또 다른 기저질환을 가진 친구는 병원에 가면 붉은 고기를 일정량 섭취하도록 처방받고 있다. 채식만 하면 얼마나 몸이 안 좋아지는지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채식도 문화권력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럽다. 건강하니 할 수 있구나. 나는 이렇게나 냄새나는 것들에 적응해야지만 수치가 좋아지는데. ㅠㅠ
나는 햄이나 어묵같은 가공육은 좋아하지만 그외 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병에 걸리기 이전에는 고기는 더욱 먹지 않았다. 우유는 키가 크려고 그랬던 건지 10살 때부터 17살 때까진 정말 엄청 좋아했으나 달걀이나 닭고기도 냄새가 나서 잘 못 먹었다. 여전히 삼겹살과 오리는 왜 먹는지 모르겠다. 보기만 해도 토할 거 같은데(그러면서 이제는 닭근위와 닭발과, 껍데기와 곱창에 맛을 들임;; 왜 아직도 오리랑 삼겹살을 싫어하는지 의문이다) 왜 회식은 꼭 삼겹살일까;; 뭐가 맛있다는 걸까;; 먹을 게 없던 시절의 슬픈 문화가 현대까지 내려오는 거니까 그 습관이 남아있는 사람에게 먹지말라고 할 순 없진 않나. 싶고 도축 방식이 다른 가축들과 비슷하다면 개를 먹든 고양이를 먹든 양을 먹든 토끼를 먹든 닭을 먹든… 거기에 차이를 두고 싶진 않다.
아무튼 내가 충격 받은 건 죽이는 방식이었다. 그 이야기는 굳이 떠올리지 않을란다. 어쨌거나 나는 개도 안 먹어. 고양이도 안 먹어. 그런 건 끔찍해. 거기다 미국 사는 미국인인데 차이니즈는 고양이를 먹다니 끔찍해. 그런 말을 대체 왜 하지? 마찬가지로 위안부 문제 빡이 치지만 사석에서 일본인만 보면 위안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말이 거꾸로 인종차별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어떻게 생각하긴 뭘 어떻게 생각해;; 아무 생각이 없지. 미즈노 교수 같은 사람도 있지만 사유리 씨처럼 더 알아보려고 하고 말 먼저 안했는데도 죄송하다고 하고 후원하는 사람도 있는 거고. 대부분은 피차 기분이 나빠지기도 할 거고 그게 뭐가 문제냐는 이야기만 되풀이 될텐데. 일단 일본사 교과서 부터가 우리랑 상당히 다른 서술로 역사를 배운다. 이 판에선 진짜 서로가 딴 소리를 할 뿐인데 국가도 그런데 민간인들끼리는 뭐가 더 이해가 되겠나 싶음……. 필리핀 가서 코피노 이야기 듣고 하면 솔직히 우리도 미안한 마음 반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이야기 들어야 하지 싶지 않나. 내가 미안하다 하면 뭐해. 그 아버지들은 말이 없는데. 아니지. 그래도 늘 미안한 마음 갖고 살아야지. 아 그것도 생각난다. 중국애들이랑 밥먹고 있는데 한 애가 해맑게 왜 너네들은 안 씻어? 하고 물어본 거. 순간 중국인 친구들은 하나같이 밥에 돌이 들어있던 것 처럼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때 몽골 애가 말했다. ‘우리는 땅이 넓어서 물이 귀한 지역에서 살기도 해. 건조하고 물도 없고. 나도 고비 사막에서 왔는데 거긴 물도 없지만 땀도 잘 안나는 지역이야. 우리 고향은 여기처럼 쉽게 습해지거나 더러워지지 않아서 목욕습관이 잘 안들어있어. 하지만 일년 지내다보니까 나도 자주하게 됐어. 그냥 이렇게 적응해나가는 시기라 목욕 주기가 사람마다 다른 거야. 냄새 나? 나는 안 나는 거 같은데, 뭐’ 뭐 이런 식으로 짜증도 안내고 말하고 넘어간 적이 있긴 하지만… 흐아… 이렇게나 우리는 서로를 모른다. 김치공정 한국공정도 생각하면…아. 할 말 없다. 답 없다.

아무튼.
나는 상당히 헤일리에게 화가 났고. 스타 방식대로 해결한 것이 마음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어쨌거나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특히 독자가 아프리카계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있어서 참 좋은 기분이다. 덕분에 흑형치킨이 ‘흑형’이란 표현도 문제지만 색때문에 차별이라는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근데 그것도 이틀간 기사 검색하며 생각해보았는데 뭐가 문제인지 아는데 표현을 못하는 사람들 뿐이라서 결국 흑형이란 말에 부들부들한 걸로 논란이 종결된 거 같아서 좀 아쉽다. 엄마테 한번 설명해봤는데 유난스럽다란 말을 들은 걸로 봐선 엄마도 설득시킬 수 없는 상태였던 거 같아서 다시 언급은 포기한다.

난 참 말은 많은데 말을 할 줄은 모르겠다.

어쨌든 앤지토머스 책 세권 다 읽어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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