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든 루스”를 읽고.


이게 신인의 소설이라고? 물론 그 신인도 이제는 4년차 작가겠지만 이런 글이 있어서 세상이 다행이라고 느낀다.
라이팅클럽은 조금 고전 스타일의 느낌의 성장소설이라면(쓴다는 거에 대해 포커스를 두면 공감도 많이 가고 좋은데 좀 고구마와 신파가 있었다) 담배를 든 루스는 요즘 시기에 맞는 트렌디한 느낌이 좀 있다. 그게 이 책 속 주인공의 취향 때문에 하는 소리가 아니라. 구성이. 이 가운데 쯤 한국이 싫어서가 있으려나?
사실전혀 다른 스타일의 성장소설인데 삼십대 백수는 무척 공감하며 읽었다.

특히 담배를 든 루스는 페이지마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있다. 어쩜 이런 생각을하지? 아니면 그렇다고? 아니면 맞아맞아 의 느낌으로. 이런 책은 이북으로 보는 게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일단 만나서 다행이었다.

물론 험버트와 로리타의 연애 같은 것이 계속 나오는 부분은 고구마였지만 근데 상대가 거지같은 걸 알아도 끌릴 때도 있으니 그런 부분까지 뭐라 할 순 없을 거 같았다. 바가 바뀌면서 졸지에 술집여자처럼 되어버리는 상황도 화가 났지만 살다보면 이렇게도 저렇게도 될 수 있는 점이 잘 드러난 것 같았다. 내가 떡볶이 먹으러 가면 자주 보는 바에서 일하는 언니도 있고 열여섯에 만났던 모델하다 술집에서 알바하는 언니도 생각이 났다. 그럴 때 사정이 있겠지 하고 마는 편이었는데 그 언니들의 상황도 그렇지 않았을까? 지금 보면 어른들의 유혹을 뿌리치먀 하루를 버티는 어린 여성이었을 뿐이다.
근데 꼭 이런 부분 외에도 다양하게 세상의 바운더리에서 꾸준히 밀려나는 많은 젊음들이 보였고 그게 아프면서도 따뜻했다. 나만 삭제되는 젊음이 아니었어, 하는? 푸하하하하.
이런 등장인물들이 친구처럼 느껴진다니 갑자기 이십대가 된 기분이다.

지금은 딱히 뭐라고 정리하기가 어렵다. 굴무침과 굴전이 갑자기 땡긴다.

김환기와 줄리언 오피의 그림이 이 책의 영원한 이미지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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