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책을 읽을 때, 집으로 엄청난 양의 택배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전공하는 딸아이가 졸업 작품을 찍는데 필요한 물건들이었다. 이번 작업에서 PD로 참여한 딸아이는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원활한 진행을 맡아야 한다. 계획된 모든 것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참여하는 스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적당한 시간에 세끼의 식사를 배달시켜야 하고, 간식을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해 그들이 지치지 않게 해야 하며, 심지어 흡연자를 위한 담배 피우는 시간과 스텝들이 커피를 마시는 시간까지 일과표에 넣어야 한다.

 

택배상자에는 여러 가지 간식, 핫팩(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스토브와 주전자, 각종 테이프, 심지어 쓰레기를 담는 비닐 등 수많은 자질구레한 물품들이 가득했다. 남편은 이 많은 물건을 은평구 증산동의 촬영장까지 차로 실어주어야만 했다. 전쟁으로 치자면 딸아이는 보급품을 지원하는 병참장교의 역할을 한 것이었다.

 

30분짜리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관객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느라 많은 다른 의견의 조율을 통한 수정작업이 필요했다. 제작, 연출, 촬영, 미술을 맡은 헤드와 스텝들은 단 며칠간의 촬영을 위해 몇 달 전부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엄청난 회의를 해야만 했다. 흡사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처럼 작전, 총사령관, 장교, 병사, 무기, 보급품, 차량 등이 그들에게도 필요한 것이었다.

 

 

24명의 스텝이 움직이기 위해 이렇게 많은 물품이 필요하다면, 1941열등한 슬라브족을 몰살시키고 볼셰비즘을 박멸하기 위해 친 추축국(親 樞軸國)의 부대를 합쳐 400만 병력을 소련으로 이동시킨 독일의 총사령관 히틀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1812년 나폴레옹 군대가 처절하게 패배해 퇴각한 곳을 다시 점령하고자 하는 히틀러의 시나리오에는 어떤 것이 들어 있었고, 우리는 무엇을 납득할 수 있을까?

 

1933년 권력을 잡은 히틀러는 군비 확장과 동시에 국민 생활을 수준 이상으로 유지시키려는 말도 안 되는 의지가 있었다. 당연히 이런 무리한 정책은 부작용을 가져오기 마련이고 더 많은 재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또한 공업부문의 노동력 부족현상이 일어났고, 이것은 서비스업이나 항만 노동자 등, 다른 곳의 노동력 부족과 농업 인구의 감소로 이어진다. 독일의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석유가 필요했다. 소련보다 먼저 선점한 루마니아에서 석유를 얻는 독일은 소련의 루마니아 공격을 우려했고, 루마니아뿐만 아니라 코카서스의 유전까지도 필요했다. 이런 여러 가지 위기로 독일은 외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타국 병합에 의한 자원과 외화 획득, 점령한 국가의 주민 강제노동으로 독일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군비확장 경제를 유지했다. 물론 이러한 내치적 요인으로 추진된 영토 확장정책은 타국과의 분쟁을 고조시키는 것이었지만, 나치 독일은 위기극복을 위해 전쟁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제2차 세계 대전은 시작되었다.......

사실 프랑스 등 각국을 정복한 후 독일의 점령정책은 자원과 공업제품 징발, 노동력의 강제 동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그 덕분에 독일 국민의 생활은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1944년에 전쟁 판세가 급격히 패배로 기울기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들은 초기 제국주의적 수탈정책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누린 공범자였던 셈이다. -p128~129, ‘독소전쟁’]

 

독일이 소련을 상대로 일으킨 전쟁은 세계관, 절멸, 통상 전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두 마리도 아닌 세 마리의 토끼를 쫓겠다는 욕심과 나에게 없는 것을 남에게서 가차 없이 빼앗아 내 가족을 배불리겠다는 뻔뻔한 생각이 동시에 있었다. 이런 파렴치한 히틀러와 절대로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스탈린이 맞붙은 독소 전쟁은 양쪽에 엄청난 손실을 주었고, 그 어떤 것에서도 도덕과 관용, 국제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문짝을 부수면 썩은 건물 전체가 무너져 내릴 것이다!(p.54, 스탈린그라드)”라고 소련을 과소평가한 히틀러는 9~17주 정도 만에 소련 침공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망상에 불과한 희망사항이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소련의 저항이 강해 독일은 모스크바를 점령하는 데 실패한다. 작전을 바꾼 독일은 코카서스의 석유를 포기하지 못해 스탈린그라드로 향했지만, 결국 독일 제6군은 그곳에서 완전히 소련군에게 포위당한다. 히틀러는 끝까지 항복이나 퇴각 명령을 내리지 않았지만 파울루스 원수는 소련에게 항복한다.

 

독일의 소련 침공에 대한 앤터니 비버의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굉장히 미시적인 접근으로 서술된 책이다. 독일 현대사를 전공한 오키 다케시의 독소전쟁은 거시적인 관점으로 일목요연하게 독소전쟁을 잘 정리해 놓았다. 예상과 달리 앤터니 비버보다 오키 다케시의 책에서 이 전쟁에 대한 개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앤터니 비버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대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번 여름에 읽은 저자의 다른 책인 베를린 함락 1945때문이었다. 어떤 이유로 소련 병사들은 독일에 대해 복수의 칼날을 갈았으며, 그들이 왜 그렇게 끔찍한 집단 강간을 저질렀는지 궁금했다. 책의 여러 부분에서 계속 언급된 집단 강간과 독일군이 러시아에서 한 짓’, ‘독일군이 소련에서 저지른 만행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렇다면 독일군은 소련 침공 시 강간을 하지 않았을까? 이 책(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강간이란 단어는 딱 한군데에서만 언급된다.

 

[98일자 스탈린그라드 전선 소식지 스탈린코에 즈나미아에는 사지가 묶인 채 겁에 질린 소녀의 사진이 실렸다. 설명은 이러했다. “여러분의 사랑하는 딸이 파시스트들에 의해 이렇게 묶여 있다면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그렇다. 그들은 이 어린 아이를 무참히 강간한 다음 전차 밑으로 던져 버릴 것이다. 전진하라, 전사들이여. 적을 쏘라. 범죄자들이 여러분의 딸을 강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여러분의 임무다.

-p.192]

 

저자는 이 문장에 대한 주석으로 ‘1942년 늦은 여름의 이 강간을 모티프로 한 선전이 1944년 말과 1945년 붉은 군대가 독일의 영토로 진격하면서 집단 강간을 저지른 것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후, 그들은 엄청난 양의 곡식과 가축, 원료와 노동력을 수탈했다. 히틀러는 출동부대라는 특수기동대를 투입해 유대인과 코미사르, 소련군 포로를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900일 동안 봉쇄한 레닌그라드에는 굶주리다 못해 인육을 먹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탈린그라드에서 포위된 독일군 역시 나중에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 인육을 먹는 군인이 있었다. 인생사 새옹지마이다.

 

히틀러가 이렇게 소련인들을 가볍게 학살할 때, 스탈린은 그들을 구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독일을 이길 수만 있다면 자국 국민들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었다. 소련군 포로는 전쟁이 끝난 후에 굴라크로 가야만했다. 군인들이 전사하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또 다른 국민이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고 전투에 동원되었다. ‘굶어 죽어가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p.75)

 

[한 독일군 장교는 러시아인들이 자기 동포의 시체를 발가벗기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와 병사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얘기했다. 하지만 독일군 병사들은 더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그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서 옷과 장화를 빼앗은 다음 얼어붙은 허허벌판으로 쫓아 버렸던 것이다. 이렇게 내쫓긴 러시아인들은 대개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을 수밖에 없었다......

모스크바 퇴각 때 독일군 병사들은 농가에서 닥치는 대로 가축과 식량을 빼앗아 갔다.

-p.86]

 

이런 독일의 만행으로 러시아인들은 분노와 원한을 키웠고, 그들에게 절대 질 수 없다는 결의를 다졌다.

 

히틀러는 스탈린그라드에서 포위된 제6군에게 항복을 원하지 않으며 끝까지 싸우라고 한다. 그들의 패배를 확실히 인식했을 때, 각 사단에서 두 명의 병사를 차출해 원래의 6군에서 나온 상징적인 씨앗으로 새로운 6(p.14)’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히틀러판 노아의 방주(p.14, 스탈린그라드 전투)’였다. 히틀러의 소련 침공으로 붉은 군대가 입은 피해는 사상자 110만 명, 그 중 사망자는 48만 이상이었다. 민간인 피해자의 정확한 수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스탈린그라드 참사 뒤 유일하게 밖으로 터져 나온 불만의 표시는 백장미라는 소규모 뮌헨 학생 그룹에게서 볼 수 있었다. 그들의 주장은 함부르크, 베를린, 슈투트가르트, 빈의 다른 학생들에게로 전파되었다. 조피 숄과 한스 숄 남매는 218일 나치 체제의 전복을 호소하며 전단지를 살포하고 벽에 슬로건을 쓴 뒤, 뮌헨의 무트비히-막시밀리안 대학교에서 다시 전단지를 뿌리다가 체포되었다. 남매는 게슈타포에게 고문을 당한 뒤 뮌헨 인민 재판소 특별 재판에서 폴란트 프라이슬러에게 사형을 선고받고 교수형을 당했다. 철학 교수 쿠르트 후버를 비롯하여 그들 그룹의 다른 많은 인원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p.562, 스탈린그라드 전투]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거리는 온통 떨어진 낙엽으로 덮여 있다. 그 길을 걸으며, 낙엽을 밟으며 이 낙엽들이 전쟁으로 고통스럽게 죽어 간 인간의 생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개개인에게 죽음은 존재의 소멸이라는 엄청난 것이지만 권력을 가진 자에게 이 죽음들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술잔보다도 가벼웠을 것이다. 가진 것 없고, 약하기만 민중은 무엇을 위해 그렇게 목숨을 바쳤을까? 나 역시 아무것도 아닌 민중이기에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위태롭게 느껴진다.

 

지금 당신은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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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1-09 0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에서 독소전 당시 독일군이 러시아 사람들을 불태워죽였던 게 떠오릅니다 생지옥이죠...백장미단 이야기가 이 책에도 언급되는군요 따님 영화 잘 찍으시길 응원합니다~

페넬로페 2023-11-09 09:51   좋아요 2 | URL
독일군들이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하게 수탈을 했더라고요.
그들에게 필요 없는 것도 무조건 빼앗고 집도 불태우고~~
생각지도 않게 이 책에서 백장미단이 언급되어 있었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coolcat329 2023-11-09 10: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오랜만이에요~
앤터니 비버의 <베를린 함락 1945> 저도 읽어야 하는데 사놓고 그냥 방치네요.
스탈린그라드 전투 저 책도 사야겠어요.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다룬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서 소련 병사 두 명 당 총 한 자루만 주고 앞서가던 총 든 병사 죽으면 뒤에 총 없이 따라가던 병사가 총 주워서 돌격하던 장면이 넘 충격적이었어요.
어차피 죽을 거 총을 아까자는 거죠. ㅠ

페넬로페 2023-11-09 13:06   좋아요 2 | URL
쿨캣님, 요새 많이 바쁘신가 봐요. 그래도 책은 꾸준히 읽으시는 것 같아요.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알라딘에서 품절이라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읽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베를린 함락 1945‘가 훨씬 더 짜임새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쿨캣님께서 알려주신 영화를 저도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보기에 힘들 수도 있겠어요 ㅠㅠ
어쨌든 히틀러와 스탈린은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인데 그 두사람을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이 참 슬퍼요.

얄라알라 2023-11-11 02:17   좋아요 1 | URL
책도, 영화도
맥락을 알고 봐야 오래 기억난다는 당연한 진리를 페넬로페님 글과 coolcat님의 댓글로 다시 생각해봅니다.
<에너미 앳 더 게이트>를 보았어도, 그 역사적 배경도 기억에서 희미하고
coolcat님 말씀하신 장면도 희미하고.

[피에젖은 땅]이며, [돗소전쟁]이며 높은 고지처럼 보이지만 외면하면 안 되겠네요.
맥락 없는 이해는 빈 깡통과 같음을 깨닫기에

페넬로페 2023-11-11 08:17   좋아요 0 | URL
쿨캣님께서 말씀해주신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 보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4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언급된 저격수에 대한 내용이더라고요.
실제로 목동 출신의 이 저격수가 유명했다고 했어요.
영화 소개해주신 쿨캣님께 감사드려요.
책을 읽고 보니 이해가 넘 잘 되었어요. 얄라님 말씀처럼 배경과 맥락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쿨캣님 말씀하신 장면은 영화의 거의 첫 장면인데 전장에 도착하자마자 총 한 자루만 주면서 바로 적진으로 뛰어가라는 장면이었는데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레삭매냐 2023-11-09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성해 주신 글에 오류가 있어
알려 드립니다.

한스와 조피 숄 남매는 교수형이
아니라 단두대에서 기요틴 처형
되었습니다.

<베를린 함락>에도 나온 것처럼
파시스트 짐승의 소굴로 진격하던
붉은군대의 전사들이 동프로이센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더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걸 보고 놀랐다
고 하지요.

이렇게 잘 먹고 잘 살면서 상대적
으로 못사는 우리를 왜 침공했나
하고 말이죠.

우리는 잠시 유예된 평화 속에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주
무감각하게.

페넬로페 2023-11-09 13:12   좋아요 3 | URL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은 제가 대학 다닐 때 읽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해요. 교수형도 아닌 단두대에서 처형했다니 ㅠㅠ
아마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네요.

베를린 함락에서 저도 그 부분 읽으면서 공감했고, 소련인들이 당한 고통도 이해했지만 꼭 그런 방법이어야 했었는지 경악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갑자기 전쟁이 찾아온다면 어떨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레이스 2023-11-09 1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급품 얘기를 하니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이 생각나네요. 벌써 졸업작품 찍을때가 됐네요.
세월 빨라요...;;;

페넬로페 2023-11-09 13:18   좋아요 2 | URL
무기의 그늘~~
읽었는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요즘 머리가 좀 이상해진 것 같아요.

딸아이 동네 친구들은 벌써 취업도 많이 했어요. 제가 딸아이에게 취업도 그렇고 남친도 없어서 씁쓸하다고 했더니 가만히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그 모습이 좀 짠하기도 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요.

새파랑 2023-11-09 1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요즘 역사 책 많이 읽으시는거 같아요~!!

요즘 러시아는 안그런데 예전 러시아는 점령이 쉽지 않은거 같아요. 땅도 척박하고 날씨도 안좋고 ㅋㅋ

날씨가 추워졋니 코트를 꺼냈습니다 ㅋㅋㅋ

따님이 피디라니 뿌듯하실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3-11-09 13:21   좋아요 3 | URL
러시아는 워낙 날씨가 추워 그것이 그 나라를 돕는 것 같아요.
책 한 권을 읽으면 다른게 궁금해 또 다른 책을 읽게 됩니다.
딸아이는 아직 학생인데 취업 생각하면 많이 암울해요 ㅠㅠ

서니데이 2023-11-09 2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영화전공하시는군요.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단편영화를 찍는 것도 큰 일이라고 들었어요.
전체과정에서 가장 할 일이 많고 어려운 역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페넬로페님, 내일 아침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고 해요.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11-10 00:21   좋아요 2 | URL
네, 짧은 단편영화, 그것도 학생들이 찍는 영화인데도 너무 할 일이 많고, 제작비도 많이 들더라고요. 고생한 만큼 좋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맘도 추워지는 느낌입니다.
서니데이님께서도 건강 유의하시기 바래요^^

꼬마요정 2023-11-09 2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영화 찍으시는군요. 너무 멋져요!! 영화는 종합예술이잖아요!! 정말 대단해요!! 정말 자랑스러우실 것 같아요^^

전쟁은 너무 잔인해요. 쿨캣 님이 말씀하신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진짜 저도 충격이었어요. 두 사람이 한 조인데 한 명은 총 한 명은 총알… ㅠㅠ 지금도 러시아를 포함해서 여러 곳에서 전쟁 중인데 부디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랍니다ㅜㅜ

페넬로페 2023-11-10 00:27   좋아요 3 | URL
옆에서 보니 극장에 걸리는 영화 한 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들어갔는지 알겠더라고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곳에 들어가도 일을 잘 해낼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마침 왓챠에 ‘에너미 앳 더 게이트‘가 있어 보기 시작했어요.
그 어떤 이유에도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책을 통해 또 한 번 실감했어요^^

희선 2023-11-13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러 사람이 한 가지 일을 하려면 많은 게 있어야겠습니다 전쟁은 더하겠습니다 그런 걸 다른 곳에서 빼앗다니... 예전 싸움에서는 전쟁에 쓰는 물품을 옮기는 길을 막아버리기도 했네요 세계 전쟁이 일어났을 때라고 그런 일이 아주 없지 않았겠습니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전쟁을 하는 사람은 피해 입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걸지... 사람을 죽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길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되면 안 될 텐데... 지금도 전쟁이 끊이지 않는 건 피해 입는 사람을 별로 생각하지 않아서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11-13 08:32   좋아요 1 | URL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잖아요.
그것이 전쟁터라고 해서 필요해지지 않는것도 아니고~~그런것을 민간인들이나 침략국의 포로들의 노예 노동에 의존한다는 게 더 큰 폭력과 원한을 가져오는 것 같아요 ㅠㅠ
폭력은 더 큰 폭력을 가져올 수밖에 없어요. 이 세상에 전쟁이라는 단어가 없어지면 좋겠습니다.

독서괭 2023-11-15 1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따님이 영화 찍으시는군요! 앞으로 좋은 영화를 많이 찍어주시길 바라봅니다. 영화 찍는 얘기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전쟁 얘기로 넘어가셔서 깜짝..ㅎㅎ 전쟁 책은 읽기 너무 힘들 것 같은데 열심히 읽고 남겨주시는 거 대단해요 ㅠ

페넬로페 2023-11-15 19:15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의 응원, 감사합니다.
전쟁에 대한 책은 정말 읽기 힘들어요. 사람 목숨이 너무 가볍게 취급되니 참 씁쓸하더라고요. ㅠㅠ
제발 전쟁이 없어지면 좋겠는데 그저 제 희망사항인 것 같습니다.

미미 2023-11-17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보일러를 돌리지 않아 거실이 마침 썰렁해서 더ㅋㅋㅋㅋ)
<피에 젖은 땅>에서도 스탈린이 군에게 강간을 부추기는 듯한 내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ㅜ.ㅜ
저는 자국민까지 학살하고 방치했기에 늘 히틀러보다 스탈린이 더 밉더라고요. 게다가 스탈린의 악행은 히틀러보다 더 잘 숨겨진 측면도 있어보이고요.

그나저나 페넬로페님 따님이 영화를 전공하신다니 이번에 PD로 참여한다니 너무 멋진걸요?! 페넬로페님의 리뷰를 읽으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지금 전쟁이 얼른 좀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꾸 뉴스를 찾아보게 되네요.


페넬로페 2023-11-17 18:01   좋아요 1 | URL
정말 스탈린과 히틀러의 만행은 읽으면 읽을수록 끝이 없습니다.
그저 국민은 전쟁 기계에 불과하고요 ㅠㅠ
자국민에 대한 선처나 애정도 전혀 없더라고요. 스탈린과 히틀러는 자존심 싸움만 했던 것 같아요.

딸아이가 영화전공하는데 앞으로 어떤 길을 가던 잘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세상 모든 곳에 평화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3-12-09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축하합니다 여전히 전쟁은 끝나지 않는군요 전쟁이 끝나고 평화로운 세상이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사는 게 전쟁이다 하기도...

페넬로페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12-10 10:37   좋아요 0 | URL
여전히 전쟁은 진행중입니다 ㅠㅠ
빨리 끝나기를 매번 희망합니다.
 
슬픈 짐승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9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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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지옥 편 중 제5(2)에는 사랑 때문에 삶을 마친 영혼들이 나온다. 그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무섭게 휘몰아치는 바람에 휩쓸려 다니는 벌을 받는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인 라 뷔페라 인페르날(la bufera infemal)은 멈춘 적이 없고 난폭하게 영혼들을 몰아붙이며 뒤집고 흔들면서 괴롭히고, 그들은 고통스럽게 태풍에 끌려 다닌다.(p.41~42, 신곡, 지옥, 단테, 열린책들)

 

시동생과 형수 사이인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도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남편인 잔초토는 두 사람을 죽인다. 지옥에서 그들 역시 쉬지 않는 바람에 휩쓸려 다니고 있다. 단테는 얼마나 달콤하고 큰 욕망이 있어야 이런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지옥에서만 함께 있을 수 있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벌을 받으면서도 행복했을까?

 

 

사랑에 대한 기억만을 간직한 채, 소설속의 나는 세상과 단절한다. 그저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p.20)’는 자신이 내린 씁쓸한 답만을 껴안고 산다. 그렇게 살아가다 지금은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이 사십 년 전의 것인지, 육십 년 전의 일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늙어버렸다.

 

프란츠와 화자는 각자 결혼한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때부터 화자에게는 프란츠와의 사랑이 전부였지만, 대다수의 남자들이 그렇듯 프란츠는 아니었다. 프란츠는 자기 아내는 불행에 단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아내를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이 남자는 화자를 찾아 와 사랑을 나누고 밤 12시 반이면 어김없이 그의 아내에게로 돌아가는 사람이다.

 

화자의 사랑은 점점 집착으로 변해간다. 프란츠가 아내와 함께 스코틀랜드의 하드리아누스 방벽을 보기위해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 공항으로 가서 프란츠의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훔쳐본다. 그들이 여행지의 호텔에서 섹스하는 장면과 갈 만 한 곳, 다정한 행동들을 상상한다. 프란츠의 아내를 미행하며, 그녀 행동의 특징들을 살펴보기도 한다.


[브라키오사우루스 앞의 작은 감독관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우스운 내 상황을 의식하면서도 나는 이성을 찾을 수 없었다그때 잊고 있던 시구 하나가 내 머릿속에 서서히 떠올랐다. .........‘그러나 두 가지 중에서 재빨리 한 가지를 결정했어요그대를 차지하거나 아니면 죽는 것.’ 펜테질레아에 나오는 문장이었다. -p.106]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이 찾아오면, 그것이 순수한 상태로 지속되는 것은 짧은 순간에 불과하다. 화자의 연인인 프란츠가 화자의 집에 오면 항상 여러 식육식물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 소설에서 식육식물은 화자와 프란츠 사이를 암시하는 단어인 것 같다. 사랑 또한 식육식물처럼 두 사람이 자라온 환경, 생각과 이데올로기, 관습, 습관 등을 빨아들인다. 이것은 사랑을 변화, 왜곡시키고, 결론을 불행하게 만들기 쉽다.

 

동독에서 자란 화자는 자신이 기이한 시대를 살아냈다고 생각했다, 서독 사람인 프란츠와는 완전 다른 시대를 살았다. 화자는 불행했고, 현재가 아닌 미래의 삶과 자유를 얻는 것을 꿈꾸었다. 박물관에 박제되어 있는 거대한 브라키오사우루스를 관리하며, 언젠가는 매사추세츠 주 사우스해들리에 있는 플리니 무디의 정원으로 가 살아 움직였던 새의 발자국을 보기 원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화자와 프란츠가 만날 수 없었겠지만, 이 장벽 때문에 그들의 사랑에는 무수한 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찬송가를 전혀 모르는 화자는 프란츠에게 러시아어로 스탈린 찬가를 자신 있게 불러 줄 수 있었다.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은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나는 화자가 선택한 삶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기이한 시대에 예속되어 있던 사람들(p.151)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 그들과 화자가 느꼈던 허무와 상처들이 섞인 상황이 있다. 이 내용들이 화자의 감정, 프란츠와의 사랑과 잘 어우러져 식상할 수 있었던 것을 상쇄해 주었다. 소설을 읽어갈수록 점점 이 소설의 화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자유를 얻었을 때, 화자는 자신의 이상향이었던 플리니 무디의 정원으로 가기 위해 뉴욕으로 떠난다. 뉴욕은 아늑했고 프란츠마저 생각나지 않게 해주었다. 그곳에서 잠시 평화롭게 지냈지만, 어느 날 화자는 검은 색 자동차에 치일 뻔한 일을 당한다. 죽음 직전의 상황에서 프란츠가 생각났고, 자유를 누리는 혼자인 삶보다 사랑이 있는 지옥의 삶을 다시 살기 위해 프란츠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뉴욕에서는 아무도 그녀의 마음과 존재를 알아주지 않고, 프란츠에게 자신의 처지와 고통을 각인시켜 줄 수도 없었다. 이 도시에서 느낀 부자연스러움은 인간은 자유보다는 사랑을 택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자신이 더 뻗어나갈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게 해준다. 눈앞에 있음에도 꿈꾸었던 이상향으로 가지 않고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는 인간은 미련하지만 숙명을 받아들이는 슬픈 짐승이다. 이 소설은 그런 과정을 잘 담고 있으며, 결국 슬픈 짐승은 화자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삶을 선택하는 우리 모두인 것이다.


[순수한 감사의 시간은 사랑의 첫 단계이다어떤 사랑이나 그럴 것이다어떤 사람이 우리를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다우리가 원했던또는 심지어 우리 안에 파묻혀 깨어나지 않은 채 숨어 있던 특성들이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가 더불어 사는 데 익숙해 있던 다른 특성들을 몰아낸다우리는 스스로를 다시 인식하게 된다우리는 더 아름다고 더 부드럽고 현명하다우리는 우리의 소심함과 우리의 악의에서 구원된다우리는 가장 사악한 적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우리의 행복으로 모든 나무와 모든 거리와 모든 순간을 환하게 비추고 그때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그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경탄한다우리는 마침내 이 세상에 속해 있고 또 마침내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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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11-03 1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그래서 나쁜 남자가 늘 인기인걸까요? ㅋㅋㅋ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자가 나름의 지옥을 추구하는 것은 어쩜 숙명인것도 같습니다.

페넬로페 2023-11-03 20:05   좋아요 2 | URL
저한테는 좀 그래 보였는데 화자에게는 운명으로 다가 왔겠죠 ㅎㅎ
사랑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는 것들이 이상향보다는 지옥행이 더 많을 것 같아요.
그게 인간의 삶이고 더 스펙타클하게 살 수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새파랑 2023-11-04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었던거 같은데 ㅋ 반전이 있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안납니다 ㅡㅡ
그런데 이책을 읽었던 장소(카페)는 기억이 납니다 ㅎㅎ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건 당연한거 같으면서도 슬픕니다 ㅜㅜ

페넬로페 2023-11-04 09:47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리뷰에 제가 쓴 댓글과 새파랑님 댓글 다시 읽어봤어요 ㅎㅎ
반전이 있는데 약간 애매모호하게 표현되었더라고요.
저도 그 부분은 그냥 제외시켰어요^^
 
드립백 가을하다 - 12g, 7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7가지 다른 맛이지만, 그 전에 출시되어 이미 한 번쯤 마셔 본 커피로 구성되어 아쉬웠다. 골라 먹는 재미로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처럼 알라딘 커피도 보다 더 다양하고 맛있는, 새로운 커피로 가을을 넘어 겨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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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10-27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존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 아쉽기도 했었고, 신제품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시음해 보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있긴 했었습니다.^^;;
그나저나 저도 백자평 써야 하는데...
계속 미루고만 있어요.^^;;

페넬로페 2023-10-27 22:24   좋아요 1 | URL
책 무료 배송이 만원에서 만 오천원으로 올라서 드립백 커피를 종류별로 하나씩 샀거든요. 그래서 여기 가을하다에 있는 커피는 다 마셔봐서 그 맛을 거의 알고 있어 아쉬웠어요. 저는 요즘 부산의 모모스커피에서 원두 배송받고 있는데 확실히 알라딘보다 맛있더라고요. 알라딘커피가 더 노력하고 새로워져야한다고 생각했어요.
100자평 쓰면 스탬프 준다고 하니, 책나무님, 10월 가기전에 어서 글 올려셔야 합니다 ㅎㅎ

희선 2023-11-01 0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 님 시월이 가고 십일월이 왔네요 시월 한달이 빨리 가다니... 남은 십일월이나 십이월도 다르지 않을 것 같네요 페넬로페 님 감기 조심하시고 십일월 하고 싶은 거 하시면서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3-11-01 09:41   좋아요 0 | URL
10월의 마지막 날과 11월의 첫 날은 하루 차이인데도 느낌이 다르네요.
올해가 얼마남지 않았고, 요즘 나이 들어가는 것에 좀 민감해 맘이 심란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죠!
건강 챙기며 11월도 잘 살아 보겠습니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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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는다. 책에 관심도 많고 다양한 책을 많이 읽고자 하는 욕심도 있다. 현재 내 삶에서 책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책읽기가 좋고 즐겁다. 하지만 한 번씩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책읽기에 몰두하면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도 걱정된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과연 독서 중독자가 맞는지 궁금하여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을 읽었다. 어떤 면에서는 책으로 인해 내 삶이 조금 뒤죽박죽 엉키는 느낌도 들어 독서 중독자들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심정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정해 놓은 독서 중독자의 기준은 엄청 높다. 내가 이제껏 읽은 책 정도로는 독서 중독자에 낄 수도 없다. 운동이 배드민턴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남편의 말이 생각난다. “그 어디를 가도 고수는 늘 존재한다.” 배드민턴계에서 매번 좌절하는 남편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p.5

 

(페넬로페)4남매 중 막내로, 부모가 강요하지 않아도 책 읽기를 좋아했고, 그 결과로 생각과 고민이 많으며 성격이 급하고 예민하지만, 그 나머지는 아닌 걸로....


나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번지지 않았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집안에서 설기는 혼자 책을 좋아한 아이였다. 사서로 일하면 한적하게 책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도서관에 취업하지만, 막상 그곳에서 하는 일은 그녀의 생각과 달랐다. 사서 업무는 책과 관련 없는 엉뚱한 일을 처리해야 할 때가 많았으며, 특히 도서관 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해야 했다. 일에 지치고 오히려 독서량이 줄어든 설기는 독서 중독자들이 포진한 독서모임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설기가 참가한 첫 날, 독서 모임에서는 전통에 따라 새 회원인 설기에게 슈테판 츠바이크의 글을 읽어 준다.


[책은 인간과는 달리 마음을 짓누르거나 수다를 떨거나 떼어 버리기 어렵지가 않다. 책은 불러내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이 책이나 저 책을 집어 들 수 있다.

 

책들이 자기들의 의견을 말하면 그도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그들은 나름의 생각을 발언하고 그에게 생각하도록 자극한다그가 침묵하면 전혀 그를 방해하지 않고 오직 그가 물어볼 때만 말을 한다.

 

책과 그의 관계는 다른 모든 일과의 관계가 그렇듯이 자유의 관계였다.

-슈테판 츠바이크위로하는 정신-p37


 이런 구절을 읽으면 당장 츠바이크의 책 전부를 읽고 싶어진다.

 


계속해서 독서 모임에 참가한 설기는 그곳에서 독서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듣는다.

 

1) 책은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가?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어야 하는가?

2) ‘잘 알아서 끌리는 주제잘 몰라서 끌리는 주제

3) ‘blind date with a book’-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자주 하는 이벤트

4) 뉴스에서 전문가를 인터뷰할 때 배경에 보이는 책장의 책에 관심이 간다. 인터뷰 내용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5) 아무리 책을 많이 읽은 독서 중독자라도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는 난처해진다. 누군가에게 전혀 취향이 다른 책 선물을 받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6) 수십 년간 헤비하게 책을 읽어 온 결과, 독서 중독자들의 취향은 복잡하고 확고하고 제 각각이다.(p.84)


-p80~81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독서 중독자들의 내공은 빛난다초심자와는 다르다.


-p.127~128

 

사람들은 자세한 사정도 모르면서 성급히 판단을 내리지만 독서 중독자들은 독서를 통해 논리적 추론 능력이 강화되어 맥락을 살펴볼 줄 알고 판단을 뒤로 미룰 수 있다.


-p.244~245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은 약간 싱겁기는 했지만 웃음을 주는 임팩트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1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독서 중독자들의 독서 리스트가 너무 거창할 정도였다. 약간 유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과 공통분모가 들어있다. 행간을 읽을 수만 있다면 나름 괜찮다.


-p.166

 

어쨌거나 독서 중독자들은 숨을 쉬듯 끊임없이 책을 읽는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책이 좋아 도끼자루 썩는 줄을 모를 뿐이다.

 

 

요 며칠 내가 좋아하는 이선균 배우에 대한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져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정상에 서 있고 아내도 유명한 배우이며,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면서 그는 왜 그런 행동을 하고 나쁜 중독에 빠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들에게는 화려하고 좋아 보이지만 그들에게도 고민이 있고, 힘든 것이 있다는 걸 물론 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그가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차라리 독서 중독자였다면 그런 길로 빠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세상의 얘기로 시작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고, 더 넓은 시각과 마음으로 다시 세계를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독서 중독자의 조건에서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는 있어도 자신을 망치게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하게 해 주고 자존감을 높여 준다. 적어도 나에게 책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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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10-23 0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기에서 말하는 독서중독자 아니네요 책도 제목 아는 책 몇 권 없고 읽은 책 겨우 한권이네요 《어린 왕자》... 사람은 책을 읽지 않아도 살지만, 읽으면 좀 더 나을지도 모르죠 그렇게 되려면 읽지만 않고 생각해야겠네요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하겠지만...


희선

페넬로페 2023-10-23 14:29   좋아요 3 | URL
이 책에서 독서 중독자들이 어린 왕자를 선물받고 화를 내는 장면이 있어요 ㅎㅎ
희선님은 여기에 있는 책 말고 다른 책 많이 읽으시니 독서 중독자 맞아요.
책을 엄청 좋아하시잖아요.

dollC 2023-10-23 0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행입니다. 전 독서중독자가 아니군요😀
아무렴 어때요. 어쨋든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했지만 주변에 해악을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아갈테니까요.

페넬로페 2023-10-23 14:31   좋아요 2 | URL
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남에게 해 끼치지 않는 것~~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라 믿고 싶어요.

yamoo 2023-10-23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중독자는 아니네요..ㅎㅎㅎㅎ

페넬로페 2023-10-23 14:32   좋아요 3 | URL
여기 기준으로는 그런데 서재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모두 중독자라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새파랑 2023-10-23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은 진정한 독서 중독자 이십니다~!

저도 가짜뉴스에 안속아 넘어갑니다. 뉴스자체를 잘안봐서... ㅋㅋㅋ

책 읽어봤자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거 같아요. 예외라면 출판사? ㅋㅋㅋ

페넬로페 2023-10-23 14:34   좋아요 2 | URL
사실 책 읽느라 유튜브나 Tv를 잘 안봐 가짜뉴스를 잘 접하지 않는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니 나를 위해 독서를 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남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독서하면서 계속 성장할 것 같아요.

미미 2023-10-23 14: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페님이 1권보다 별로라 하시고
저도 그럴거라 예상해 아직 2권 엄두를 내지 않았는데 페페님의 이 글 때문에 2권을 꼭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저도 중독자 해당 사항에 꼭 맞진 않아 씁쓸한 미소가...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10-23 14:37   좋아요 3 | URL
1권보다 많이 재미없고 별로였는데~~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갈 수 없듯 독서 중독자들이란 단어에 그냥 지나갈 수가 없더라고요 ㅎㅎ
사실 저기 기준은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10대때는 다른 즐거운 일이 많은데요~~

서곡 2023-10-23 14: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ㅇㅅㄱ 배우 소식에 깜놀했습니다...아휴

페넬로페 2023-10-23 14:38   좋아요 2 | URL
충격적이었어요~~

서곡 2023-10-23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중독자 이야기보다 이배우 소식에 댓글 달게 되는 저는 독서중독자가 아닙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3-10-23 14:38   좋아요 2 | URL
독서중독자라서 그 배우에 대해 더 안타까움을 느낄 것 같아요.
˝책을 읽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3-10-24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과 고민이 많고 어휘력이 풍부하지만 남에게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
ㅋㅋㅋ 전 입가에 미소가 아니라 마지막 문장에서 빵 터졌는데 이건 독서 중독자인 듯 중독자가 아닌 듯 그런 거겠죠?
남에게 별도움 되지 않는다! 넘 공감됩니다.ㅋㅋ
이 책 반응 좋던데 왜 그런지 좀 알 것 같네요.^^
이선균 배우는 저도 충격이었습니다.
앞서 유아인 배우도 안타까웠는데 이선균 배우는 가정까지 있는 사람이....
제발 아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네요.
그런 자리에 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발을 뺄 수 없는 것일까요?
페페님의 마지막 문단들이 모두에게 명언입니다.

페넬로페 2023-10-24 12:44   좋아요 1 | URL
우리 모두는 독서 중독자인게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책을 사서 읽고, 도서관 가서 대여해 오고, 서재 친구가 좋다는 책, 찜하고~~
책때문에 몸과 마음이 바쁘잖아요 ㅎㅎ
이 책 정말 유치한데 사람을 약간 성찰하게 해줘요 ㅎㅎ
책을 좋아서 읽긴 하는데 과연 이런 책만 읽는 삶이 맞는지 고민되었어요.

제가 유아이도, 이선균 배우도 좋아 하거든요.
제발 아니길 바라지만
사람 시선 돌리느라고 터트린 거라 정황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ㅠㅠ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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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이 완전히 소멸되고 어느 것도 인식할 수 없다는 것,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섭고 막막하다. 종교를 믿고 있기에 영생의 삶이 존재한다고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사실 죽는 순간, 모든 것이 없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에는 언제나 만약이라는 가정과 상상만이 있을 뿐이다. 아무도 죽음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작가,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은 작가가 상상하는 죽음에 대한 얘기이다. 짧은 분량의 이 소설에서 서술된 죽음은 담담하고 가볍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긴 호흡으로 계속 숨을 내 뱉어야 했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그림처럼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외딴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집에 혼자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고독과 쓸쓸함이 느껴졌다.

 

요한네스가 태어난 날에 그의 아버지 올라이가 느끼는 감정, ‘다 잘될 거야라는 축복, 세월이 훌쩍 흘러 요한네스에게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생의 모습들, 의아하고 슬프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요한네스의 막내딸인 싱네....거창한 서사 없이 그저 한 인간에 초점 맞춰진 이 소설은 죽음을 말함으로써 삶을 생각하게 한다.

 

아침 그리고 저녁이란 제목처럼 인생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금세 옮겨지며 요한네스가 지나온 무수한 그리고의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 힘들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견디며 살아갈 수 있었던, 우리가 다 겪는 삶의 과정이 평범하지만 식상하지 않게 연결된다. 죽음 앞에서 느껴지는 온갖 생각들과 엄숙함, 만감의 교차가 내 의식 속에서도 동시에 일어났다.

 

이 소설은 문장과 함께 쉼표와 물음표가 반복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어쩌면 삶은 쉼표와 물음표로만 이루어진 과정인지도 모른다.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나이가 들어가도 도통 알 수 없는 인간의 길을 매번 질문하며 살아가야 한다. 고통에 지배당하며,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인 세상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런 것에서 벗어났기에 요한네스는 그의 마지막 날에 오히려 몸이 가볍고, 홀가분함을 느꼈을 것이다.

 

어부로 살아가며 7명의 자녀를 키워야했던 가난한 요한네스는 돈을 아끼기 위해 친구 페테르와 오랫동안 서로의 머리를 깎아준다. 먼 길을 떠나야하는 요한네스를 친구 페테르가 데리러온다. 바다가 삶의 터전이었지만 위험해서 그들이 섣불리 가보지 못했던 서쪽의 난바다로 그 두 사람은 떠난다. 그들에게 죽음은 가보지 못한 곳으로 향하는, 끝까지 마침표가 없는 새로운 쉼표의 여정이었다.

 

친구 비아(친구이지만 그녀는 나보다 10살이 어리다)와 커피를 마시며 요한네스와 페테르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우리에게도 이 소설에 나오는 죽음이 주어진다면, 분명 내가 먼저 죽을 것이니 네가 죽을 때 내가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 도중에 내 마음이 조금 슬퍼졌다.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마르타와 분리되어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언제나 혼자일 것이다그러고 나서모든 것이 지나가그의 때가 되면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무에서 무로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p.15

 

야생초들과 그가 아는 모든 것그 모든 것이 이 세상에서 그가 속한 자리다그의 것이다언덕보트하우스해변의 돌들그 전부가그런데 그것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하지만 그것들은 마치 소리처럼그렇다 그 안의 소리처럼 그의 일부로 그 안에 머물 것이었다,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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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0-20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유구무언입니다...어느새 오늘이 이십일이네요 좋은 저녁되시길요!

페넬로페 2023-10-20 20:43   좋아요 2 | URL
벌써 20일이고 오늘 날씨가 엄청 추워요. 이렇게 겨울이 오고 저에게도 저녁이 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서곡님!
감기 조심하시고 주말 즐겁게 보내시기 바래요^^

미미 2023-10-20 21: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이런 문장을 마주하면 마음 한편이 홀가분해지는 기분이예요. 오늘 마침 ‘멜랑콜리아‘가 궁금하던차에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

페넬로페 2023-10-20 21:56   좋아요 3 | URL
무에서 무로~~정말 당연한 말인데도 매번 그걸 잊고 사는 저를 만나게 돼요. ㅠㅠ
욘 포세를 읽으려면 이 소설로 시작하라고 하더라고요.
전 느낌이 좋았고 제 취향과 맞았어요.
멜랑콜리아도 읽어보려고 해요^^

은오 2023-10-20 2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페넬로페님 리뷰 읽으니까 이거 궁금해지네요. 삶은 쉼표와 물음표로만 이루어진 과정인지도 모른다. 어떤 종류의 것이든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 공감합니다. 너무 아름다운 리뷰!!
전 부모님한테 난 엄빠 없이 못사니까 나보다 오래 살아야 한다고 불효발언을 종종 하곤 하는데 ㅋㅋㅋㅋㅋ 정말 그러면 좋겠다 싶을 만큼 제 죽음에 대해선 별 생각 안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생각하면 너무 슬퍼져요. 엉엉. 저 빼고 다 오래 살았으면.... ㅋㅋㅋㅋㅋㅋㅋ 🤣

페넬로페 2023-10-20 23:04   좋아요 1 | URL
저의 딸아이는 자기가 죽을때까지 엄빠가 살았으면 좋겠다고 해요.
그럼 제가 몇 년을 더 살아야하는지 ㅠㅠ
죽음, 넘 슬퍼요.
나이 들어가니 제 주위에 탄생보다는 죽음이 더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걸 다 어떻게 견딜지 걱정됩니다 ㅠㅠ
우리 모두 오래 살기위해 건강하자구요^^

희선 2023-10-21 0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다 언젠가 죽겠지요 그런데도 자신은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죽음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을 텐데, 살다보면 그걸 잊고 살기도 하죠 살아가는 건 참 긴 듯한데, 지나가면 아주 빠른 느낌도 듭니다 죽을 때가 찾아오면 한순간이었다고 느낄지... 그때까지 즐겁게 살면 좋을 텐데, 그것도 쉽지 않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10-21 09:19   좋아요 1 | URL
죽음은 가까이 있는데 그걸 매번 의식하고 살지는 못하죠. 또 그럴 필요도 없고요.
세월도 빠르고, 언젠가는 누구나 죽는데 모두 다 해복한 죽음을 맞이하면 좋겠어요.
이 세상에 너무 어이없고 불행한 죽음이 많아요 ㅠㅠ

새파랑 2023-10-21 15: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벌써 읽으셨군요~!!
이 책 표지랑 제목은 마음에 드는데
막 재미있는 작품은 아닌가봐요 ㅋ

삶은 쉼표, 물음표의 반복이 그런 의미일수도 있겠군요~! 저도 쉼표 물음표 좋아하는데 왠지 어떻게 쓰여있을지 궁금합니다~!!

페넬로페 2023-10-21 15:36   좋아요 2 | URL
재미있지는 않은데 가독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요.
평범한 이야기인데 왠지 울컥하고 먹먹했어요.
북유럽의 분위기도 조금 느껴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