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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세 아빠 육아가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
리처드 플레처 지음, 김양미 옮김 / 글담출판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오늘은 그림책 대신 아빠들을 위한 육서서적을 소개해드릴께요.
바로 [글담출판사]에서 나온 <0~3세, 아빠 육아가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인데 제목부터 오싹하지 않나요?
0~3세 사이의 자녀를 두신 아빠가 보신다면 솔깃솔깃한 내용이 될거랍니다.
저희 신랑은 객관적으로 봐도 아이에게 참 잘하는 편이고 육아에 관해서도 잘 도와주는 편이에요.
매일매일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원래 주마가편이라고 읽어보고 좀 더 깨달음을 얻으라는 의미로 권했죠.
킁, 하필이면 직장일이 정말 한껏 피크일 때라 눈꼽만큼도 읽어볼 시간이 없다고 팅기더군요.
결국 제가 읽고 이리 주절주절거려봅니다.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걸린꼴...
요즘은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가 확실히 전 세대보다 늘어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빠들이 육아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엄마에게 지고
정작 본인들은 서포트를 하는 정도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 아빠분들은 긴장하고 들으세요.
엄마는 절대 해줄 수 없는 아빠만의 영향력이 분명 존재한답니다.
한걸음 물러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관망하기만 한다면 삶에서 정말 큰 부분을 놓치고 있는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책은 EBS 다큐프라임 <아빠 놀이 엄마 놀이>에 출연한 리처드 플레처 박사가 최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아빠 역할에 대해 집중조명하고 있는 내용이에요.
목차만 보셔도 크게 도움이 되실거에요.
1. 육아하는 남자 신종 아빠의 출현
2. 세 살 전 아빠 자극이 자녀의 두뇌를 바꾼다
3. 세 살 전 아빠와의 유대감이 아이 미래를 결정한다
4. 아빠 양육의 최대 강점, 놀이
5. 초보 아빠가 알아야할 육아 상식
6. 아빠의 자격, 부성
단순히 가정의 경제만을 책임지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요즘은 아빠들은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그만큼 일과 양육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양육 스트레스 또한 점점 커져가기도 합니다.
마치 여자들이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워킹맘들의 고충을 아빠들도 같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책은 아빠 양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엄마 양육의 중요성을 매 순간 떠올리게 하는데요.
좋은 아빠 되기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역시 엄마랍니다.
아빠의 양육법이 엄마 눈에 보기에는 턱도 없이 모잘라 보이는 순간도 있지만
엄마 역시 엄마가 채워주지 못하는 아빠 양육의 장점을 받아들여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답니다.
그럼 이런 아빠 양육이 왜 중요하고 어떤 점이 중요할까요.
세 살 전 아빠의 양육 태도와 자녀의 지능 지수를 연구한 검사 결과만 봐도 답이 되는군요.
양육참여도가 높은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가
지능이 높을 뿐만아니라 사회적 신분 상승능력이 더 크고 아이의 사회성에도 영향력을 미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엄마가 다양한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아이의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충격적 사실.
다양한 단어를 사용하는 아빠를 둔 아이들의 언어능력이 훨씬 더 발달한다고 합니다.
책 제목이 왜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에요.
하지만 이런 양육서를 챙겨 읽으시는 분이라면 아이의 지능지수에 연연해 하며 벌벌 떠실 분들은 아닐꺼라고 생각해요.
더 중요한건 아이와의 유대감을 통한 정서적인 교류가 아닐까요.
물론 이 유대감 파트에서 꽉 막히시는 아빠들도 계실꺼에요.
많은 아빠들이 모유수유를 통해 아이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엄마와는 달리
모유수유를 못하는 아빠는 유대감을 형성하기에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얼마전 꽤 크게 회자되었던 철사엄마 실험을 통해서 유대감에 대한 모유수유 이론에 종지부를 찍었답니다.
단순히 모유수유만으로 아이와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착각은 정말이지 유대감 형성의 극히 단편적인 부분일 뿐이랍니다.
그래도 불리하다는 생각이 드시는 아빠가 계신다면 책에서 제시하는 캥거루 케어를 시도해 보세요.
옷을 벗은 상태로 알몸의 아이를 가슴에 올려놓고 아이의 작지만 빠르고 힘차게 뛰어가는 심장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아빠, 제가 여기 있어요! 하고 외치는 아이의 소리를 들으실 수 있을꺼에요.
그리고 이런 유대감 형성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이유!
아이와 '유대감'이 형성되는 시기는 만 3세까지라고 하는군요.
많은 아빠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아이가 아직 어려서 제대로 놀아줄 수 없다며
좀 더 크면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생각하고 어영부영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좀 더 크면 이미 늦어버린 거랍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아이와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아빠 양육을 잘 할 수 있는건지 궁금해지는데요.
저자가 말하는 방법은 참 심플하게 잘 놀아줘라! 요겁니다.
엄마 양육과 아빠 양육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바로 몸놀이일텐데요.
많은 분들이 아마 공감하시지 않을까요.
엄마는 해주기 어려운 몸놀이야 말로 아빠 양육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엄마와의 놀이가 정적이고 내면적,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면 아빠와의 놀이는 그야말로 다이나믹하지 않나요.
아이는 아빠와의 놀이를 통해 사회성과 규범을 배우고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깨우칩니다.
또한 흥분을 조절하는 법, 타인의 감정을 읽는 법, 마지막으로 배우는 자세까지 습득할 수 있답니다.
아빠들 역시 이런 놀이의 중요성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으면서도 걸려하는 부분이
딸에게는 얼마만큼의 몸놀이를 해줘야하는건지 애매해 하실 수 있죠.
하지만 딸과 함께하는 아빠의 몸놀이는 아이가 좀더 적극적인 성향을 가지는데 도움을 줄 뿐더러
신체적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아이와 우당탕탕 뛰어다니는 아빠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접시를 닦는 엄마의 모습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실은 다르죠.
아빠가 그런 몸놀이를 해주는 시간이 대부분 퇴근후 저녁 시간인데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어놓고선
잘 시간되었으니 아이들 재우라고 한다면 엄마는 정말이지 멘붕 아니던가요.
그게 아니면 우당탕탕 뛰어다니다 결국은 어쩜 당연하게도 다쳐서 대성통곡하는 아이를 보게 될 수도 있고요.
저자는 놀이의 대장은 바로 아빠이므로 대장의 권위를 내세워
놀이를 마칠 시간임을 분명히 하는 것도 아빠의 몫이라고 하고 있어요.
또 대성통곡은 다쳐서 우는 경우와 놀이 중 부당함으로 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격한 감정을 처리하는 법과 또한 부딛치고 깨지는게 인생이므로
불평할 시간에 놀이에 참여하는 편이 다 낫다는 사실을 배우는 기회로 생각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넘어지고 멍이 들더라도 세상을 탐색하도록 격려하는 아빠 양육이야 말로 엄마 양육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요.
책은 남자와 여자는 뇌 자체가 다르므로 서로의 차이점을 받아들이고 중요성을 인지하며
누구의 양육법이 옳다 그르다가 아닌 서로의 양육법을 절충하며 합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엄마도 아빠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는 문구처럼
아빠에게는 아빠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 있겠지요.
아빠 양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양육서였습니다.
물론 읽을때는 그렇구나, 무릎을 치다가 다 읽고 난 후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도 적잖이 받게 되는게
요런 양육서의 함정이기도 합니다.
어디 아빠뿐이겠어요.
부모가 되기는 쉽지만 부모답기는 어려운 거 다들 절감하실거에요.
좀 더 부모답기 위해 오늘도 그저 노력할 뿐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