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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른 우주에서 만나면
전여울 지음, sujan 그림 / 키다리 / 2023년 4월
평점 :
SF소설은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재미가 있어 자주 찾아읽게 됩니다. <우리가 다른우주에서 만나면>은 청소년 SF소설이지만 설정이 독특하고 재미있어 어른이 읽어도 매우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에요. 지구의 주인, 더 나아가 우주의 정복자라고 생각하는 인류의 거만한 사고방식에 의문을 던지는 단편소설집인데요. 읽으면서 문득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이 책에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뒤바뀐 자리', '어니를 찾아서' '바다 저편으로'라는 제목의 소설인데요.
첫 번째 이야기는 '뒤바뀐 자리'는 오염된 행성을 버리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떠나는 무리를 실은 우주선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점점 생존이 힘들어지면서 가족처럼 생각하던 반려동물을 우리에 가둬 두고 열악한 환경에 방치해두게 되는데요. 주인공 안지의 반려동물 참치 역시 우리에 갇혀 답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감을 이야기 하려나 싶었더니, 중간쯤부터 그들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미요 행성의 주민인 안지는 고양이이고, 반려동물인 참치는 소형화 된 인간인 것이죠. 우리가 반려동물로 키우는 고양이와 우리 인간이 입장이 뒤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소설인데요. 마지막 반전(인간이 반려동물이라는 점에서 쉽게 상상할 수 있기는 합니다.)까지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인 '어니를 찾아서'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에피소드에요. 특히나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요즘 더욱 의미있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사람이 더이상 살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우주 난민 수용소에서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를 기다립니다. 주인공 날은 수용소에서 어니와 우정을 쌓지만, 둘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통신으로 우정을 이어가던 중 큰 사고와 함께 어니의 연락이 끊기게 되고, 한참 후에야 다시 연결이 되는데요. 사고 이후 어니는 어딘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낯선 모습입니다. 어니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세 번째 이야기인 '바다 저편으로' 역시 묵직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인류의 멸종을 막기 위해 다른 동물들을 인간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 인류. 그 중 심해어를 인간화하는 실험이 성공에 가까워지고, 얀이라는 반인 반어가 탄생합니다. 그리고 이 실험을 반대하는 사람들. 과연 인류를 위해 다른 동물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옳은 일일까요?
하나같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어요. 이야기가 주는 메세지도 청소년들이 깊이 생각해 볼만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독후활동까지 이어서 해보면 아이들의 사고력이 깊어질 것 같아요. 우주에서 인류의 위치에 대해서도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