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양말을 신은 의자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3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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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던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대표 작품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 작품의 원작자이며 판타지 여왕이라고 불리는 다이애나 윈 존스의 존재를 알고 나서 '네 명의 할머니'라는 동화를 너무 재미있게 읽고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세번째 이야기는 <축구양말을 신은 의자>.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의자가 하나 등장한다.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고 여기저기 얼룩이 묻어있는, 오래되어 헤지고 무늬도 이상한 의자. 사이먼과 마르시아네 가족들은 텔레비전 앞에 놓여있던 그 의자를 불태워버리고 새 의자를 사기로 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고 만다. 발단은 크리스타 이모이다. 진짜 이모는 아니지만 그렇게 부른다. 남의 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배려심도 없으면서 여기저기 일을 벌이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일을 벌이고 나서 힘든 일은 제 손으로 하는 법이 없고, 남에게 떠넘기기 선수이다. 문제의 그 날도 크리스타 이모는 다과회 준비를 떠맡기러 사이먼네 집에 들른다. 중고품 매장에서 마술사 세트를 사들고 와서는 깨진 수정구슬에서 흘러나온 물을 의자에 흘리고, 지팡이로 톡톡 두드리기까지..... 그 때문이었을까. 낡은 의자는 창고 안에서 갑자기 사람이 되어 등장한다. 그런데 이 의자사람, 보통 성가신 손님이 아니다. 사고란 사고는 다 치고 다니고, 집안에 있는 음식과 음료를 동내면서 미안한 기색도 없다. 하루종일 티비를 보아온 탓인지 주절주절 잘난척까지...... 정말 상대하기 힘든 사람, 아니 의자다. 뻔뻔하기가 크리스타 이모급이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미안함에 의자사람에게 잘 해주려고 하지만,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사이먼과 마르시아는 이 의자사람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계획을 세운다. 


읽다보면 뭔가 속시원한 결말은 아니다. 계속 사고를 치는 의자사람을 보며 사이먼네 가족에게 감정이입되어 부글부글하다가, 다 읽고 나니 또 생각이 많아진다. 의자가 갑자기 사람이 된 건, 낡았다고 쉽게 자신을 버리려는 사이먼네 가족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을까? 오래된 물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재미있는 판타지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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