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블이 설계한 사소하고 위대한 과학

마블이 설계한 사소하고 위대한 과학 - 슈퍼 히어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세바스찬 알바라도 지음, 박지웅 옮김 / 하이픈 / 2019년 11월

신랑도 나도 마블영화의 팬이다. 조금 나이드신 분들과 함께 마블 영화를 보면 너무 '만화'같다는 말을 많이들 하신다. 당연하다. 만화가 원작이니까. 그런데 놀라운 건 마블영화에 나오는 과학지식들이 그저 '공상과학'의 영역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과학지식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들이 많다는 점이다. 

아이언맨 슈트는 진짜로 제작가능한 것일까? 캡틴 아메리카를 탄생시킨 슈퍼 솔저 혈청의 성분은 무엇일까? 스파이더맨의 거미줄로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게 가능할까? 호크아이의 엄청난 활 솜씨에는 숨겨진 비밀은? 비브라늄, 양자 영역과 멀티버스 등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현실세계에서 진짜로 가능한 일들일까? 저자는 생명공학 회사에서 4년 동안 일하다가 본격적으로 이 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에서 총 10개 장, 43개의 주제를 가지고 마블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와 줄거리, 과학적 설정에 대해 소개를 한 뒤 실제 과학기술과 연계하여 실현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준다. 
사실 그 동안 마블영화 개봉을 매번 애타게 기다리며 재미있게 영화를 보면서도 SF는 SF, 전부 허황된 얘기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어느 정도 과학적 지식에 기반을 두어 아주 터무니없지는 않은 이야기들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새삼 마블 영화 설정의 치밀함과 세심함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영화 속 이야기이니 100% 재현하는 것은 당연히 힘들다. 실현불가능하다고 못박은 장면들도 있다. 하지만 상당부분 실제 연구되고 있는 기술들도 있다고 한다. 아이언맨 수트도 영화 속 모습과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있고, 스파이더웹도 영화에서처럼 절대 끊어지지 않는 만능은 아니지만 거미줄을 일상 생활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가능하다는 것을 보면 기술이 더욱 발전하다 보면 영화속 장면이 아주 허황된 이야기만은 아닐듯 싶기도 하다. 

내 경우에는 신랑의 영향도 많이 받아서 마블 영화 대부분을 보았기 때문에 (그런 나도 엑스맨 시리즈는 아직 못 보았다.) 히어로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도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마블 히어로들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마블 세계관을 기초로 한 과학서적이라 잘 알고 읽으면 더욱 이해가 빠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어느 정도는 마블 영화를 파악하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