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죄많은 신데렐라 : 못돼먹은 공주 시리즈 1 못돼먹은 공주 1
아니타 밸리 지음, 김보라 옮김 / 파피펍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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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때로 다른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마리사 마이어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도 좋아하고 디즈니에서 출간된 악당들이 주인공인 이야기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도 좋아한다. 이 두 시리즈에서는 그래도 우리가 알고있는 주인공들은 여전히 정의의 편이거나, 적어도 악당은 아니었다. 그런데 아예 동화 속 공주들을 못되먹은 여자들로 만드는 새로운 시도. 그 시도의 첫번째인 '죄많은 신데렐라' 는 참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 속의 신데렐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착하고 가련한 신데렐라가 아니다. 물론 아빠가 돌아가시고 계모와 두 딸들에게 하녀취급 당하고 사는 설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하지만 신데렐라가 착해빠져서 자기 집에서 하녀 노릇을 하면서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마음 속에 어둠을 품고 있으며 음흉하다. 자신을 더욱 아름답게 해줄 백마법을 모으기 위해 착한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한다. 타고난 아름다움을 지닌 캐릭터도 아니다. 예쁘기는 하지만 어쩐지 평범한 얼굴을 백마법으로 끊임없이 바꾸는, 외모집착증 소녀다. 현대사회로 치면 성형중독 쯤 되려나. 요정 대모 역시 친절하지 않다. 어딘지 모르게 뒤틀린 구석이 있는, 요정인지 마녀인지 모를 여자다. 신데렐라는 지긋지긋한 계모와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무도회에 가서 왕자의 눈에 들어 신분상승을 해야겠다는 집념으로 백마법을 모은다.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고 선한 모습으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주들. 그건 어쩌면 정말 '동화 속 이야기'이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환경이 뒤틀리면 사람의 마음도 뒤틀리게 될 수 있다. 그건 동화 속 공주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친부모는 모두 돌아가시고 없는데 계모와 양언니들에게 매일같이 구박받는 환경에서도 비단결같은 마음씨를 가진 착한 소녀. 그건 어쩌면 여자들에게 그런 미덕을 요구했던 과거 시대의 환상이 만들어낸 건 아닐까. 비록 착하지는 않을지라도 이 책 속 신데렐라는 (비록 나쁘기는 하지만) 인간적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환상 속 공주님이 없는 만큼 한 번 본 공주를 사랑하여 온 나라를 찾아 헤매는 순정파에 환상적인 왕자도 없다.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무도회에서 한 번 만난 왕자와 결혼한 동화 속 신데렐라는 과연 행복했을까?

시리즈의 다음권인 백설공주편과 이어지는 장치가 절묘하다. 까만 드레스를 입은 신데렐라가 이블퀸으로 재탄생하는 모습이 기대되어 2권도 이어서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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