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부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어른을 위한 동화
김세라 지음 / 하다(HadA)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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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에 선뜻 읽게 된 책 '황금부리'. 노란 부리를 가진 귀여운 아기오리가 표지를 장식하는 이 책은 얼핏 보면 귀여운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동화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들이 사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것이다. 이 책은 2012년에 포포와 토슈즈 공장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초판 발간되었다가 이번에 황금부리라는 제목으로 다시 발간되었다. 포포는 표지에 그려진 노란 부리의 오리로 아이러브캐릭터에서 수상도 한 귀여운 녀석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황금호수로 이사 온 아기 다람쥐들에게 나무 아래에 사는 두더지 아저씨가 ‘황금부리 이야기’ 책을 읽어 준다. 황금부리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기 오리 포포이다. 포포는 백조 무리들 사이에서 백조로 살고 있다. 이 호수에 사는 모든 백조들은 황금부리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발레 연습을 한다. 아기 오리 포포도 혈통을 숨긴 채 발레연습을 한다. 발레 토슈즈를 사지 않아 발레선생님의 미움을 산 포포는 우연히 마법의 부츠를 얻게 되고, 소녀 션티를 만나 진정한 황금호수의 보물을 찾으러 달팽이 이오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이 책의 부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다. 모험 끝에 포포가 발견한 토슈즈 공장에서 조개,펭귄들은 토슈즈 생산을 위해 세뇌를 당한 채 끊임없이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 자기만의 시간은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달팽이 이오와 두더지 모리, 그리고 포포가 시간을 착취한 거인을 무찌르지 않았다면 이들은 언제까지 노동의 굴레 속에서 살아야 했을까. 문득 '모모'라는 동화가 생각났다. 그리고 끊임없이 일에 치어 매일 같은 루틴을 반복하는 현대인들의 모습도......


동물들을 등장시켜 아기 오리의 모험을 보여주고 있지만 왕따문제부터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해 희생되는 약자들의 모습까지 많은 부분을 읽어내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가보다. 이 책을 읽고 다들 한번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볼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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