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가졌을 때 태교삼아 그림을 그리고자 시도를 했었다. 수채화나 색연필화는 재료도 간편하고 접근하기 쉽지만 뭔가 학생 시절 미술시간에
그림 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유화를 하기에는 재료준비도 쉽지 않거니와 기름 냄새가 배면 아기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고민하다 아크릴화를
떠올리게 되었다. 마침 동생이 안 쓴다며 넘겨준 아크릴 물감도 있었다. 냉큼 캔버스를 샀다. 아크릴붓도 샀다. 그런데 한두 개 그리고 나니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아크릴화를 배운 적이 없다보니 붓터치며 그리는 방법이 제대로 되지 않고, 인터넷에서 아크릴화 사진을 찾아서 따라 그리려니
중간 과정이 쉽게 이미지로 떠오르지 않아서 어디를 어떻게 그리기 시작해야 할 지 잘 몰랐던 탓이다.
그래서 아이가 좀 더 크면 다시금 아크릴화를 그려볼까 하는 생각으로 보게 된 '나의 작은 갤러리-그리기 쉬운 50가지 아크릴화'.
아크릴화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에게도, 좀 더 아크릴화를 제대로 그려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이 책에는 처음 아크릴화를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그릴 수 있도록 작은 정사각 캔버스에 그릴 수 있는 아크릴화 표본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주 쉬운 작품부터 다소 복잡하게
덧칠이 필요한 난이도 있는 그림까지 다양하게 실려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 맞게 보고 따라 그리면 될 것 같다.
이 책은 참 친절하다.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붓의 모양과 털의 종류에 따른 표현, 아크릴 물감의 종류와 학생용, 전문가용
아크릴물감에 대한 설명, 다양한 보조제 사용법, 파레트 사용법, 밑그림 그리는 방법 등 기초적인 부분부터 짚어주어서 도움이 많이 된다. 내가
몰랐던 내용들도 있어서 본격적으로 아크릴화 그리기를 취미로 삼기 전에 잘 읽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크릴화 작품의 느낌도, 종류도 다양해서 직접 캔버스에 그려서 벽에 걸어 장식해놓으면 나름 보람도 있고 인테리어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어설프게 아크릴화를 해보려고 할 때 어려웠던 게 중간과정을 보지 않고 인터넷에 있는 완성된 이미지만 보고 그리려다 순서를 헷갈리는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는 밑그림부터 색을 채워나가는 과정, 덧칠하는 과정이 친절하게 사진으로 실려있어서 순서대로 보고 따라 그리기가 좋다. 한결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아직 쓰지 못한 아크릴 물감도 캔버스도 그대로 있다. 참고로 할 책도 있으니 시간이 허락된다면 다시 그림 그리는 연습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