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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 위에 서다 - 25개국 522일, 미니벨로 세계여행!
황장수 지음 / 알비 / 2017년 3월
평점 :
<다시, 길 위에 서다>에 마음을 뺏긴 것은 처음엔 사진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대도시보다 소도시가 좋고 야경보다는 너른 들과 바다가 펼쳐져 있는 자연풍경이 좋다. 그래서 처음 책과 마주했을 때 설렘이 온 몸을 간질이고 있음을 느껴야했다. 그렇게 마주한 책은 생각했던 만큼 멋진 색감과 웅장함, 소소함들이 사진에 한데 뒤섞여 담겨 있었다. 방송PD이며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작가이기에 이런 멋진 책이 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접이식 미니벨로와 단둘이 세계여행을 떠난 황장수 작가는 나의 취향을 저격하였다. 중국, 티베트, 네팔, 인도 등
화려한 역사를 자랑하는 곳보다는 사람들과 자연이 날 것 그대로 살아있는 곳을 주되게 여행했다.(물론 유럽도 돌아다녔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이 쉼을 주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물론 그런 특성도 있다. 실제로 오랜 기간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을 보면 행색은 안탑깝기 그지 없을지 몰라도 내면적으로 충만해서 돌아왔음을 느낀다. 그 충만함은 단지 쉼에서만은 오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보고 겪었던 것들에 대한 경외감 행복감 신선함 등의 총체적 감정이다. 아마 여행병이라고 하는 것 또한, 이런 감정들에 대한 그리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여행을 다니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언급한다. 길 위는 언제나 사람이 살고 사람이 살기에 다양한 사건사고와 감정이 동반된다.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잘 풀어써주었다.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캠핑을 선택하지 않은 그의 태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내어주는 그의 행동에서 기분좋음이 느껴졌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되고 그 인연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 그것을 여행이 주는 선물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며 나 또한 괜한 뭉클함이 일었다.
생소한 여행지에서의 하루가 기대되는 것은 그 곳에서의 일들이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보고 누구를 만나게 될지 모르는 생소한 여행지에서의 생활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설레인다. <다시, 길 위에 서다>를 읽으며 작가와 함께 여행을 다니는 기분이었다. 대리만족이었지만,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