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의 교세라 필로소피 - 경영의 신이 남긴 불변의 철학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유윤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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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교세라 필로소피》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가 평생의 경험과 사색 속에서 갈고닦은 삶과 경영의 원칙을 압축해 담은 철학서입니다. 단지 회사를 크게 키운 성공담이 아니라, 가난한 시절의 좌절과 분투, 밑바닥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길어 올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라는 근본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경영 철학이라는 말이 더 이상 CEO나 리더만의 것이 아니라, 평범한 한 사람의 인생 태도를 결정하는 내면의 나침반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중심 문장은 “인간으로서 무엇이 옳은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라”는 이나모리의 원칙입니다. 그는 모든 의사결정의 출발점을 손익 계산이나 효율성, 경쟁 우위가 아니라, “이 일이 사람으로서 옳은 일인가, 부끄럽지 않은가”라는 질문으로 삼았습니다. 수많은 기업이 단기 실적과 주가, 이해관계자의 압력 속에 방향을 잃어갈 때, 이나모리는 오히려 더 단순한 기준으로 돌아갑니다. 그 단순함이야말로 가장 지키기 어려운 원칙이며, 동시에 위기 속에서 조직과 리더를 살리는 힘이라는 메시지가 깊이 남았습니다. 조직에서 일을 하다 보면, ‘옳은 것’보다 ‘편한 것’, ‘빠른 것’을 택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순간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될 잣대를 하나 선물해 줍니다.



이나모리가 말하는 교세라 필로소피의 또 다른 축은 ‘성실함’과 ‘노력’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는 재능이나 출발선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결국 사람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어떤 마음으로, 어디까지 노력했는가”라고 말합니다. 그가 강조하는 ‘열심히 일하는 것’은 단순히 장시간 노동이나 자기희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 기준을 높여가는 자세, 오늘 할 수 있는 만큼의 발전을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에 가깝습니다. 공정하지 못한 현실과 운의 차이를 탓하기보다,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노력과 성장을 모색하는 모습은, 단순한 근성의 미화가 아니라 삶과 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라는 점에서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책에는 교세라라는 회사가 세워지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나모리가 실제로 적용했던 원칙들이 다채롭게 등장합니다. 그는 “이익은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고 말하며, 고객에게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인격과 삶을 존중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 과정에서 직원을 비용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료’로 바라보고, 숫자와 실적 뒤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끝까지 보려 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그가 일본항공(JAL) 재건에 참여했을 때도,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이라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심했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경영은 숫자의 게임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일”이라는 그의 말이, 단지 미사여구가 아니라 실제 선택의 기준이었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남았던 부분 중 하나는, 이나모리가 ‘동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대목입니다. 그는 “동기가 선하면 결과도 선해진다”는 말을 자주 남겼는데, 이는 단지 도덕 교과서적인 선언이 아닙니다. 탐욕과 명예욕, 경쟁심만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히고, 겉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여도 내면의 평안과 지속 가능한 성취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여러 사례로 보여줍니다. 반대로, 타인을 돕고 싶다는 마음,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싶다는 동기는 어려운 시기에도 버티게 하는 힘이 됩니다.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들고 살아온 사람이기에, 그의 말은 단순한 수양론이 아니라 실제 경영 현장에서 검증된 통찰처럼 다가왔습니다.






책을 덮으며 느낀 점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교세라 필로소피가 단순한 경영 지침이나 성공 노하우 모음집이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도 실천적인 대답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는 철학을 말하지만, 그 철학은 늘 현장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거래처를 대하는 태도, 동료와 부하 직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 회사의 수익을 나누는 기준, 심지어 하루를 시작할 때 마음을 다잡는 습관까지, 모든 곳에 그의 필로소피가 스며 있습니다. 그래서 읽는 사람 역시 자신의 일터와 가정, 인간관계를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나는 지금 어떤 기준으로 살고 있는가”를 묻게 됩니다.



총평하자면, 《이나모리 가즈오의 교세라 필로소피》는 조직의 리더나 사업가뿐 아니라,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의미 있게 일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숫자와 실적, 경쟁과 효율 속에서 방향을 잃기 쉬운 시대에, 이 책은 “인간으로서 옳은가”라는 가장 오래되고도 단순한 질문을 다시 품게 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정직하게 답하며 살아갈 용기를 조금씩 북돋아 줍니다. 언젠가 삶이 흔들릴 때마다, 이 필로소피를 다시 펼쳐 보며 내가 서 있는 자리와 마음가짐을 점검하고 싶다는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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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로지컬 씽킹 - 압도적 성과를 만드는 새로운 논리적 사고의 교과서
모치즈키 안디 지음, 김윤경 옮김, 이준희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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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신 로지컬 씽킹》(모치즈키 안디)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라”는 추상적인 구호를, 실제 회의·보고·기획·영업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구체적 사고 도구로 재구성한 책입니다. 특히 생성형 AI가 ‘정답 찾기’를 대신해주는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논리적·창의적 사고의 역할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짚어준다는 점에서 기존 로지컬 씽킹 책들과 차별화됩니다. 단순히 MECE, 피라미드 구조 같은 고전 도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 속에서 “그래서 뭐가 중요한가(So What)?”, “왜 그런가(Why So)?”를 집요하게 캐묻는 과정을 통해, 남들과 다른 통찰과 설득력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로지컬 씽킹을 “틀에 맞춰 생각하는 기술”이 아니라 “틀을 익힌 뒤 깨뜨리는 기술”로 이해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연역법·귀납법·그룹핑·MECE 같은 기본기를 철저히 훈련하되, 그 위에서 일부러 구조를 비틀고 논리의 빈틈(비약)을 허용해야 비로소 ‘나만의 시사점’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스타벅스의 ‘제3의 공간’ 사례처럼, 널리 알려진 비즈니스 모델도 “지금 세상 사람들은 어디서 숨을 쉬는가?”, “집과 회사 사이의 공백을 채우는 제3의 장소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으로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낸 과정을 논리적으로 해부합니다. 이를 통해 논리와 통찰, 안정성과 창의성이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고 과정의 서로 다른 얼굴임을 보여줍니다.





이 책에서 가장 유용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질문력’을 논리적 사고의 핵심 기술로 격상시킨 대목이었습니다. 저자는 “질문의 질이 사고의 질을 결정한다”고 단언하며, 막연히 ‘생각 좀 해보자’는 주문이 아니라, 문제를 파고드는 각도를 정하는 구체적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So What?/Why So? 질문, 5 Why 기법, 문제·과제·해결책을 구분하는 프레임, 그리고 QADI 사이클(질문 Question–가설 Assumption–데이터 Data–통찰 Insight)을 제시하며, 생각을 헛돌지 않게 만드는 절차를 안내합니다. 특히 생성형 AI를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의 차이가 ‘질문 설정 능력’에서 갈린다는 설명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 현재 일하는 방식에 직접적인 경고처럼 다가왔습니다.



책 후반부에서 제시되는 ‘신 로지컬 씽킹’의 클라이맥스는 QADI 사이클과 ‘성숙도 모델’입니다. QADI 사이클은 문제를 볼 때마다 곧바로 답을 찾으려 들지 말고, 먼저 좋은 질문을 세우고, 가설을 만들고, 데이터로 검증한 뒤, 거기서 한 단계 높은 통찰을 뽑아내는 순환 구조를 몸에 배게 하라는 제안입니다. 성숙도 모델은 자신의 사고 수준을 “단순 정리–원인·결과 파악–시사점 도출–결론 도출–새로운 지식 탐구” 같은 단계로 나누어,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게 해줍니다. 덕분에 막연히 ‘생각이 짧다’고 자책하는 대신, 어느 단계를 더 훈련해야 할지가 선명해집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양질전화(量質轉化)”, 즉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고 많이 말해볼수록 어느 순간 질적 도약이 일어난다는 메시지도, 로지컬 씽킹을 단기간에 배우는 스킬이 아닌 장기적인 훈련으로 보게 만듭니다.






이 책이 준 가장 큰 울림은, 논리적 사고가 특정 직무나 소수 엘리트만의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훈련할 수 있는 생존 기술”이라는 확신이었습니다. 기획자는 아이디어의 방향을 잡고, 마케터는 전략의 설득력을 높이며, 영업 담당자는 고객의 숨은 니즈를 질문으로 끌어내고, 경영자는 복잡한 현상을 단번에 구조화하는 데 이 사고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저자는 “논리는 정확하지만 평범한 사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논리와 비약, 구조와 파괴를 오가며 자신만의 관점을 갖춘 사람이야말로 AI 시대 상위 1%의 문제 해결자라고 말합니다. 



총평하자면, 《신 로지컬 씽킹》은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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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 글이 책이 되기까지, 작가의 길로 안내하는 책 쓰기 수업
임승수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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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임승수)는 “책을 한 권 쓰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실제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 출간까지 이르게 하는 전 과정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책 쓰기 안내서입니다. 공대 출신이자 마르크스 <자본론>을 읽고 인생의 노선을 바꿔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 저자가, 20년 동안 몸으로 부딪치며 쌓은 글쓰기·출판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놓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글쓰기의 낭만만을 강조하지도, 기술적인 요령만을 늘어놓지도 않고, “나의 어떤 부분이 남에게 쓸모 있는 책이 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읽는 내내 ‘작가가 된다는 것’의 의미부터, 글 쓰는 삶의 현실과 기쁨, 그리고 독자와의 관계까지 차분히 돌아보게 됩니다.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는 먼저 “작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작가란 그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 누군가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쓰기의 출발점은 “어떻게 잘 쓸까?”가 아니라 “왜 쓰는가?”, “나의 무엇이 남에게 쓸모 있을까?”라는 질문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대목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도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면서도, 정작 내 삶의 어느 부분이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본 적이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저자는 화려한 문장력보다 자신의 경험·사유·삶의 노선을 솔직하게 꺼내놓는 태도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내 인생에서 무엇을 꺼내야 책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누구나 자기 삶이 특별하지 않다고 느끼지만, 저자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특별한 관점”이 책이 된다고 말합니다. 같은 직장·육아·투자·공부 경험이라도, 그 안에서 스스로 던진 질문과 깨달음,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낸 통찰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책의 재료가 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화려한 스펙이나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경험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정리하는 힘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나만 겪은 극적인 이야기’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겪지만 말하지 못한 경험’을 대신 언어로 풀어내는 것 역시 작가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설명도 깊게 남았습니다.





이 책은 실제 글쓰기의 기술과 구조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다룹니다. 한 편의 글을 어떻게 시작하고, 독자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구조를 짜며, 어디에서 예시와 비유를 넣어야 이해가 쉬운지, 그리고 자신만의 관점을 문장에 스며들게 하는 법까지, 저자가 실제로 사용해 온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됩니다. “A4 용지 70~100장을 채우면 한 권의 책이 된다”는 말처럼, 책 분량을 숫자로 환산해 보여주고, 목차를 먼저 만들고 각 목차를 작은 글로 나누어 쓰는 방식 등, 실천 가능한 단계들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글이 막힐 때 작가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다시 쓰고 버리고 고치는지, 마치 영업 비밀을 털어놓듯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도 인상 깊었습니다. 글쓰기를 “재능”이라 생각하며 망설였던 독자에게 “훈련과 구조”를 통해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일이라는 용기를 주는 부분입니다.



또한 이 책의 큰 장점은, 원고 완성 이후의 현실적인 과정을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점입니다. 투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출판사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계약서에서 저자가 꼭 확인해야 할 조항은 무엇인지, 제목과 부제는 어떻게 지어야 독자의 눈길을 끄는지 등, 출판의 실제 현장을 생생한 에피소드와 함께 알려줍니다. 책값 18,000원짜리가 몇 권 팔려야 얼마의 인세가 들어오는지 냉정하게 계산해주는 부분에서는, 글쓰기의 경제적 현실도 피하지 않는 저자의 태도가 오히려 신뢰를 주었습니다. 출간 이후 홍보의 어려움, 작가가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현실, 재미있는 글이지만 본래 목적을 잃었을 때 겪는 난감한 사례 등도 솔직히 다루며, 이상과 현실 사이를 균형 있게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책을 쓰는 일은 결국, ‘나의 무엇이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행위”라는 말이었습니다. 이 한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과시나 자기연민의 독백이 아니라, 누군가의 선택을 조금 더 나아지게 돕고, 외로운 사람에게 작은 위로를 주며, 누군가를 웃게 만들 수 있는 ‘쓸모’를 찾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나의 무엇이 책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동시에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 “어떤 경험과 관점을 축적해 갈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책을 덮으며, 글쓰기란 결국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평하자면,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는 작가를 꿈꾸는 사람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언어로 정리해보고 싶은 모든 이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글쓰기를 둘러싼 막연한 낭만과 두려움을 걷어내고, 현실적인 방법과 따뜻한 조언, 그리고 냉정한 수치와 리얼한 현장 에피소드를 동시에 제공해 줍니다. 무엇보다 “어떻게 쓰는가”보다 “무엇을, 왜 쓰는가”를 먼저 묻는 이 책의 태도는, 글을 쓰는 사람뿐 아니라 읽는 사람의 삶까지도 깊게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언젠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 길을 비추는 든든한 손전등이 되어 줄 것이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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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9할은 심리 싸움이다 - 투자 심리로 해부한 '주식투자의 본성!'
리처드 L. 피터슨 지음, 조성숙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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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저는 성공의 열쇠가 오로지 차트 분석이나 기업의 재무제표를 꿰뚫어 보는 능력, 혹은 남들보다 한발 앞선 정보력에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서점에 들러 기술적 분석에 관한 두꺼운 서적을 탐독하고, 밤새워 경제 뉴스를 검색하며 소위 ‘대박 종목’을 발굴하려 애썼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좌의 잔고는 제 노력과 비례하지 않았고, 오히려 잦은 매매와 뇌동매매로 인해 심신이 피폐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깊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우연히 접하게 된 책이 바로 『주식 투자의 9할은 심리싸움이다』였습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저는 그동안 제가 투자의 본질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음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 ‘기법’이 아닌 ‘심리’에 있음을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저자는 주식 시장을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나 경제 지표의 반영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공포라는 원초적인 본능이 치열하게 충돌하는 거대한 심리 전쟁터로 묘사합니다. 책을 읽어 내려가는 내내 마치 저자의 시선이 저의 지난 매매 기록을 낱낱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뜨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탐욕에 눈이 멀어 ‘조금만 더’를 외치다 매도 타이밍을 놓치고, 주가가 떨어질 때는 공포에 질려 이성적인 판단을 잃은 채 바닥에서 매도해 버리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개미 투자자’의 실패 패턴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손실 회피 심리’와 ‘자기 과신’에 대한 분석이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오는 고통을 훨씬 더 크게 느낀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인정하고 빠르게 잘라내기보다는,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회로를 돌리며 비자발적 장기 투자자가 되어버립니다. 저 역시 손절매의 중요성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계좌에 파란불이 켜지면 손실을 확정 짓는 것이 두려워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적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책은 이러한 심리적 기제가 투자를 망치는 주범임을 명확히 지적하며, 기계적이고 원칙적인 대응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자신이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함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도 경고합니다.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며, 겸손한 자세로 시장의 흐름을 인정하고 따라가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조언은 제 가슴에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마음가짐과 훈련법들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투자는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조급함은 언제나 투자를 그르치는 지름길입니다. 내가 원하는 가격이 올 때까지, 그리고 내가 설정한 원칙에 부합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고수의 덕목이라는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늘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뚜렷한 근거도 없이 무작정 매수 버튼을 눌렀던 수많은 순간들이 바로 제 실패의 원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매매 횟수를 줄이더라도 확실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을 기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을 넘어, 투자자로서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성찰하게 합니다. 주식 투자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시세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이 아니라,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신의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 강인한 멘탈을 기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저자는 건강한 신체와 안정적인 일상생활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건전한 투자도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주식 창만 들여다보느라 본업을 소홀히 하거나 가족과의 시간을 희생했던 저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투자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진리를 다시금 마음에 새겼습니다.





총평하자면, 『주식 투자의 9할은 심리싸움이다』는 저에게 투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책입니다. 이전까지의 제가 화려한 무기술을 익히는 데 급급했던 병사였다면, 이 책을 읽은 후의 저는 전장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지휘관의 자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물론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완벽한 투자자로 거듭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시장은 변덕스럽고, 제 마음속의 탐욕과 공포는 시시때때로 고개를 들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감정의 실체를 인지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할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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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9할은 심리 싸움이다 - 투자 심리로 해부한 '주식투자의 본성!'
리처드 L. 피터슨 지음, 조성숙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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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모든 정보를 분석할 수 없기에 결국 심리를 잘 다스려야 함을 깨우처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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